시간도, 열정도 이제는 나에게 별 도움을 주지 않아 잠시 손을 놓았던 글을 다시 잡아 보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옛날처럼 글을 쓸 엄두는 나지 않는 게 사실입니다. 시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젠 열정이 제 편이 아닌 듯 합니다. 하여 이제는 뒷방으로 물러난 퇴물처럼 간간히 쓰고 싶은 글 몇자만을 끄적이며 이곳을 기웃거려 보렵니다.
아마도 빠른 속도로 글을 올리지도 못 할 겁니다.
생각나면 써보고, 생각이 죽어버리면 또 글을 쓰지 못해 시간만 잡아 먹을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애정도 주지 마시고, 응원도 해주지 마시고.
기다리지도 말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기대는 더더욱 하시지 마시기를 또한 부탁드립니다.
이런 말,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열정도 없는 퇴물 하나가 이곳 한 구석을 또 이렇게 비집으며 구차한 말을 늘어 놓으니 말입니다.
조용히 혼자만의 글을 늘어 놓다가 어느날 조용히 그렇게 사라지겠습니다.
하오니 부디,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부탁 드립니다.
작은 한 구석이면 될 듯 합니다.
어쩌면 그 구석마저도 제대로 채우지 못해 버거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가 오면 그 한 구석에서 조용히 일어나겠습니다.
더 이상의 미련없이 말입니다.
그때까지만 모두들 참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그래도 여러분 곁에 서있었던 사람의
작은 소망이자 부탁입니다.
그럼, 저의 간곡한 작은 바람을 다시 한 번 청하며
저는 여기서 물러 갑니다.
모두들 평안하기를 바라며 안녕히 계십시요.
숲그림자(야설향기)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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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왔습니다 "
" 그래, 어서 씻고 밥 먹어라 "
" 네 "
안방으로 가 인사를 마친 성진이 방을 나서 거실로 향하는 순간 큰 형수인 미주가 주방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 어, 큰 형수님 오셨어요? "
" 네, 누가 고기 좋은 걸 보내와서 어머니, 아버님 좀 드셔보라고 가져왔어요. 삼촌은 별일 없으시죠 "
" 저야, 늘 그렇죠. 형수님은 좀 어떠세요 "
" 저도 그래요. 그런데 장가는 안 가세요? "
" 강가는 여자가 있어야 가죠, 그리고 아직 준비도 안 됐고.. "
" 세상 여자들 참 이상해. 우리 삼촌 같이 좋은 남자가 어디 있다고, 나라면 우리 삼촌 얼른 채 갈 텐데.. "
" 형수님도 농담은.. "
" 농담 아닌데 "
큰 형수와 말을 주고받던 순간 작은 형수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것이 보이자 성진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 다녀왔습니다 "
" 시장하시죠? "
" 아닙니다. 형은? "
" 아직 안 들어왔어요 "
" 네. 그럼 저 좀 씻고 올게요. 큰 형수님 저 방에 좀.. "
" 네, 삼촌.. "
큰 형수와 건네고 방으로 들어 온 성진이 옷을 갈아입으며 조금 전 만났던 큰 형수를 떠올렸다.
사 년 전 사업을 하던 큰 형이 회사 문제로 고민을 하다 쓰러지고 난 후 거의 반년 동안 형의 병간호를 했지만 끝낸 형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후에도 형수는 자주 집에 들러 식구들을 만나고 돌라갔던 것이다. 처음 형이 죽고 나서 성진은 빼어난 미모를 지닌 큰 형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재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욱이 이년 전 큰 형수의 바깥사돈 어른이 돌아가시고 적지 않은 재산까지 물려받고 나서는 그 생각은 더욱 짙었지만 무슨 일인지 형수는 재혼을 하지 않았고 전과 변함없이 식구들과 친분을 이어갔다. 그런 시간이 이어지며 작은 형수보다는 거리감을 느낀 큰 형수에게 성진은 마음을 열었고 자금은 작은 형수만큼이나 큰 형수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 국 더 드려요? "
" 아닙니다 "
작은 형수의 물음에 대답을 한 성진이 밥을 계속 먹었고 그 모습을 보던 작은 형수인 수정이 식탁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 삼촌 "
" 네 "
" 효진이 미국 보낸대요 "
" 미국이요? "
" 네 "
효진이은 큰 형수의 딸인 조카였다. 이제 겨우 열두 살인 조카를 미국에 보낸다는 소리에 성진은 놀랬다.
" 효진이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데요, 무슨 유명한 음대 들어가고 싶다고 했데요 "
" 줄리아드 음대요? "
" 아뇨, 거기는 저도 아는데 거기는 아니고 무슨 커티슨가 하는 음대라고 하더라고요 "
" 그럼, 큰 형수님도 같이 들어가시는 건가요? "
" 아뇨, 형님은 여기 계신데요, 효진이는 왜 미국분하고 결혼하신 언니 분하고 함께 지낸데요 "
" 효진이가 엄마 없이 지낼 수 있을까요? "
" 글쎄요, 효진이가 좀 야무진 데가 있잖아요, 그리고 처음 한 달은 형님도 들어가 있는 다고 하더라고요 "
" 그래도 효진이 혼자서는.. "
"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정답게 해요 "
작은 형수와 이야기를 나누던 성진이 식탁으로 다가오는 큰 형수를 보자 미소를 머금었다.
" 아, 효진이 미국 간다는 이야기 하고 있었어요. 효진이 혼자 걱정이 될 것 같아서.. "
성진의 말에 미주가 미소를 머금었다.
" 걱정 마세요. 언니도 있고, 무엇보다 효진이가 혼자라도 꼭 가고 싶데요. 처음에는 저도 따라가려고 했는데 효진이가 기숙사에 들어가면 거기 가서 혼자 할 것도... "
" 기숙사 생활을 해요? "
" 네, 주말에는 집으로 가고 주중에는 학교에서 생활을 해요 "
" 그런데도 효진이가 간데요? "
" 그럼요, 오히려 더 성화에요, 안 보내주면 나랑 말도 안 한데요 "
" 참, 그 녀석도 별나네 "
" 그러게요 "
" 국 식었겠다. 다시 떠올게요 "
" 괜찮아요 "
말을 나누는 바라보던 수정이 국그릇을 들려하자 성진이 미소를 지으며 만류를 했다.
" 가만히 보면 질투나려고 해 "
" 네? "
큰 형수의 말에 성진이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 삼촌은 동서한테는 되게 살갑게 굴면서 나한테는 조금 차가운 것 같아요 "
" 제가 언제요? "
" 늘 그랬어요. 동서하고 이야기할 때는 너무 다정하게 이야기 하면서 나한테는 쌀쌀 맞았어요 "
" 어휴, 형수님은 제가 언제요 "
" 형님도, 삼촌이 언제 그랬어요 "
" 늘.. 그래서 나 동서만 보면 질투했어, 삼촌이랑 너무 친해서... "
" 후후, 형수님도.... "
큰 형수의 말에 너털웃음을 웃은 성진이 밥을 먹자 수정과 미진이 서로를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지었지만 수정의 시선이 밥을 먹는 성진에게 향하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미주의 얼굴이 무표정하게 변하고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성진은 큰 형수의 말이 아주 틀리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형수의 미모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지닌 큰 형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한 미모를 지녔다. 더욱이 패셔너블한 옷차림은 큰 형수의 미모를 더욱 돋보이게 했고 36살의 나이가 주는 원숙미는 여자로써의 자태를 더욱 고혹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에 비해 서른인 자신보다 한 살이 많은 작은 형수는 단아한 미모를 지녔고 무엇보다 한 집에서 살고 있기에 큰 형수보다는 살가운 게 사실이었지만 가장 큰 차이는 성격이었다. 무언가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해 보이는 큰 형수보다는 다정다감한 작은 형수가 조금은 더 마음에 들었었다. 자신도 결혼을 하게 되면 큰 형수 스타일보다는 작은 형수 같은 여자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 여행이요? "
퇴근을 하고 돌아 온 성진이 세수를 하고 소파에 앉자마자 작은 형수인 수정의 말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네, 효진이하고 형님 미국 들어가기 전에 식구들끼리 여행간데요, 아버님, 어머님도 좋다고 하셨고요 "
" 어디로 간다는데요? "
" 원주 근처래요, 형님이 아시는 분이 별장을 가지고 있는데 조용하고 좋데요, 관광지도 가깝고.. 이번 주는 금요일부터 휴일이니까 여유롭게 다녀와도 될 것 같아요 "
" 네, 근데 형은 오늘도 늦나보죠? "
" 네 "
대답을 하고 주방으로 향하는 형수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지는 것을 성진이 놓치지 않았다. 사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형과 형수의 관계가 요즘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가끔 형은 외박을 하는 것 같았고 식사를 준비하던 형수가 멍하니 서있는 것을 몇 번이가 보고나서 성진은 형수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아버지하고 어머니는 목동에 가셨나보죠? "
잠시 후 커피를 타오는 형수에게서 쟁반을 넘겨받으며 성진이 물었다.
" 네, 오늘 좀 늦으신데요. 다들 모이시나 봐요 "
" 아, 맞다 "
말을 이어가던 성진이 무언가 생각이 난 듯 다리에서 일어나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수정이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 형수님 이거요 "
방에서 다시 돌아 온 성진이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 이게 뭐에요? "
" 선물이에요, 아주 싼 거.......... "
싸다는 말을 강조하는 시동생을 보며 미소를 지은 수정이 상자를 열자 예쁜 팔지 하나가 들어있었다. 얇은 금줄이 꽈배기처럼 꼬여있는 디자인이 너무나 마음에 드는 팔찌였다.
" 너무 예뻐요 "
"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네요 "
" 그런데 이걸 왜 주는 거예요? "
" 그냥 선물입니다. 저 때문에 이것저것 고생이 많으시니까 "
" ...... "
시동생의 말에 고마움이 잔뜩 묻어있는 표정을 지은 수정이 성진에게 선물을 내밀었다.
" 왜요, 마음에 안 드세요? "
" 아뇨, 너무 마음에 들어요 "
" 그런데, 왜.... "
말을 잇지 못하는 성진을 바라보던 수정이 잠시 미소를 머금다 입을 열었다.
" 삼촌, 이런 선물을 여자한테 줄때는 직접 채워주는 거예요 "
" 아.... "
성진이 이해를 했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은 성진이 팔찌를 꺼내 형수의 팔목에 채워줬다. 수정은 다시 한 번 팔에 둘러진 팔찌를 응시했고 너무나 흡족한 듯 연신 미소를 머금었고 성진은 형수가 기뻐하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삼촌 "
" 네 "
" 나, 결혼하고 이런 선물 처음 받아 봐요 "
" 에이, 설마요. 형이 더 좋은 걸 해줬을 텐데....."
" ...... "
시동생의 말에 씁쓸한 미소를 지은 수정이 다시 한 번 팔찌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수정의 말은 사실이었다. 결혼을 하고 얼마 후 깨소금 같다던 신혼은 급격하게 식어갔다. 아니 그 신혼마저도 깨가 쏟아지지 않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편은 한 달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잠자리마저 식어갔다. 남들은 신혼 때는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가지는 것은 물론 한없는 애정을 보여준다고 했는데 남편은 정반대였다. 섹스도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았고 가끔 갖는 섹스도 사정이 끝나면 너무도 빠르게 열기가 식어갔다. 처음에는 함께 사는 시부모와 시동생이 조심스러워 그러는가 싶었지만 한 집이기는 했지만 자신들의 신혼집은 이층이었고 아래층은 사는 시댁 식구들이 살기에 시댁 식구들의 눈과 귀를 조심할 필요는 없었다. 그랬기에 수정은 한때 선을 봐서 만나 짧은 시간을 연애했던 남편이 아직 자신에 대한 감정이 뜨겁게 타오르지 않아서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수정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모습은 달라지지 않자 수정은 혹시 자신이 처녀가 아니어서 남편이 그러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다. 남편을 만나기 전 두 번의 연애를 했고 그 두 번째 남자에게 순결을 줬었다. 결혼을 약속했던 그 남자는 결국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수정은 정확히 일 년 뒤 지금의 남편을 만났던 것이다. 그랬기에 수정은 그런 의문을 품었지만 결혼 전 남편은 여자의 순결 따위를 따지는 남자는 바보 같다는 말도 했기에 안심을 했었는데 혹시 그것 때문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랬던 남편이었기에 수정은 선물은 받아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아니 선물은 둘째 치고 남편이 뜨겁게 자신을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물론 지금도 간혹 두 달에 한 번 정도 부부관계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도 남편의 기계적인 삽입이 끝나면 식어가는 그런 섹스였기에 수정은 여자로써 느끼고 싶은 뜨거운 열락과 쾌감이 늘 아쉬웠다. 남편에게서 그런 뜨거움을 느꼈던 건 결혼 날짜를 잡고 한 모텔에서 가졌던 섹스와 그나마 신혼 때 가졌던 섹스뿐이었다.
[ ........ ]
" ........ "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티브를 보던 성진이 어깨에 무언가 닿는 느낌이 들자 시선을 돌렸고 자신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잠든 형수의 모습이 보이자 형수를 깨우려 했지만 그만 두었고 잠시 형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시선을 티브로 향하려던 성진의 눈에 자신이 사준 팔찌가 드리워진 형수의 팔이 보이자 미소를 머금었다.
잠든 형수를 다시 보면서 성진은 형수에게 조금은 등한시 하는 형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큰 형수 같은 뛰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괜찮은 미모와 더불어 차분한 성격을 가진 형수를 형이 좀 더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여겼다. 더욱이 요즘 같은 세상에 시부모는 물론이고 시동생까지 있는 집에 시집와 살림을 도맡는 여자는 드물었다. 그럼에도 형수는 부모님은 물론이고 시동생인 자신에게도 늘 한결같이 미소를 잃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은 그러지 않지만 큰 형이 죽고 조카인 효주만이 남자 대를 이어야한다며 어머니는 아이가 들어서지 않는 형수에게 부담을 주었었다. 지금은 무슨 까닭인지 어머니가 그 문제로 형수를 채근하지 않지만 형수는 아이가 없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눈치였다. 그럴 때마다 성진은 형수가 형과 함께 분가를 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 넌지시 형수에게 생각을 전했지만 형수는 그나마 가족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하며 그럴 생각이 없다는 말만을 했던 것이다.
" ........ "
그렇게 형수를 측은하게 바라보던 순간 형수의 고개가 앞으로 떨어지려 하자 성진이 황급히 손을 뻗어 형수의 이마를 잡아 뒤로 밀었다. 그 순간 잠들어 있던 수정의 눈이 떠지며 고개를 어깨에서 들었다.
" 몇 시예요 "
" 열 시 반입니다 "
" 많이 늦으시네... "
부모님 이야기에 성진이 다시 시계를 응시했다.
" 피곤하시면 올라가서 주무세요. 제가 문 열어 드릴 테니.. "
" 아니에요, 들어오시면 인사드리고 올라가야죠 "
" 전화 한 번 해볼까요 "
" 네 "
형수의 대답에 수화기를 든 성진이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 엄마, 저예요. 시간이 늦어서 전화 드렸어요. 네, 네, 그럼 떠나실 때 전화주세요. 네... 알았어요 "
" ....... "
수화기를 내려놓고 형수에게 말을 하려던 성진의 눈에 고개를 끄덕이며 졸고 있는 형수가 눈에 들어오자 다시 미소를 지었다.
" 형수님... "
" 아, 네... "
" 오늘 많이 늦으신데요, 그냥 올라가세요 "
" 아우, 오늘 왜 이러지, 그래도 안 돼요. 오시는 거 봐야죠 "
" 그럼, 여기 편하게 누우세요. 제가 일어날게요... "
" 미안해요, 삼촌... "
" 아닙니다 "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무섭게 소파에 길게 누워 잠이 든 형수를 보던 성진이 바닥 한 쪽에 있던 커피 잔이 있는 쟁반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갔고 조용히 커피 잔을 씻고 쟁반을 정리한 후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 ........ "
옆으로 누워 두 손을 가지런히 얼굴 쪽에 모으고 팔걸이를 베고 잠이 든 형수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엷은 미소를 머금은 성진이 잠시 형수를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가 담배를 들고 나와서는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 ........... ]
" ....... "
허공을 향해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은 성진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다 얼마 전 헤어진 수연을 떠올렸다. 긴 시간을 만나지는 않았지만 한땐 결혼을 생각 할 만큼 사랑했었지만 자신이 다니는 회사보다 훨씬 큰 회사에 다니던 수연이 이별을 통보한 건 같은 회사에 다니는 남자 직원을 만나게 됐기 때문이란 걸 나중에야 알았다. 그 남자는 집안도 제법 넉넉했고 인물도 괜찮았으며 무엇보다 성격이 시원시원한 남자다운 사람이라는 말도 함께 들었다. 그랬기에 조금은 덜 아팠다. 자기보다 나은 남자를 만났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수연이 자신을 만나며 그 남자를 만난 것이 아니라 그 남자가 수연에게 마음에 있다고 고백 한 후 한참을 고민하다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자신과 이별을 했다는 말을 수연의 친구에게 전해 듣고는 그나마 자신에게 마지막 배려라도 한 그녀가 아주 밉지는 않았다.
" 후우..... "
그렇게 씁쓸한 기억을 되새기던 성진이 담배 연기를 다시 한 번 길게 내뿜은 후 피고 있던 담배를 끄고 집안으로 다시 들어서고 있었다.
" 와, 여기 경치 죽이네요 "
" 그러게요 "
운전을 하던 성진이 콘크리트 포장이 된 길을 운전하며 주위를 둘러보다 탄성을 내뱉자 수정도 주위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근데 형은 비포장도로를 왜 이렇게 빨리 달려. 애하고 노인네들도 타고 있는데 "
" ....... "
시동생의 말에 수정이 저만치 앞에서 먼지를 일으키며 달리는 차를 보았다. 그 차는 형님뻘인 동서 미주의 차였고 남편은 지금 그 차를 운전해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 차는 시동생에게 맡겨도 되건만 남편은 기어이 그 차를 운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남편 옆에서 대화 없이 가는 것보다 자신을 늘 생각해 주는 시동생과 편안하게 가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 "
잠시 뒤 길이 좁아지는 가 싶더니 갑자기 넓은 경치와 함께 아름다운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오자 수정은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놀라고 있었다.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는 세 채 정도의 전원주택이 들어서 있었지만 자신들의 차가 멈춘 곳에는 한 채의 집만이 들어서 있었다. 그렇게 풍경에 시선을 뺏긴 수정이 차가 멈춰 서자 차에서 내려 다시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 와, 이런데서 한 달만 살아봤으면 좋겠네 "
" ....... "
차에서 함께 내린 시동생의 말에 미소를 머금은 수정이 주위를 한 번 더 둘러보고는 이미 차에서 내려 저만치서 주위를 둘러보는 시부모에게로 향했다.
" 근데 저 건물은 뭐냐? "
시아버지의 말에 미주가 시선을 옮겼다.
" 아, 저긴 이곳 별장을 돌보시는 분이 가끔 지내시는 곳이에요. 한쪽은 조그만 공방 같은 곳인데 이곳 돌보시는 분은 집에 우리 도착하기 전에 내려 가셔 비었을 거예요 "
" 참, 어떤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살고 어떤 사람들은 이런 집 돌보면서 저런 곳에서 지내고, 세상 참.... "
" ........ "
시아버지의 말에 미소를 지어보인 미주는 시아버지가 걸음을 옮기자 다시 한 번 시선을 돌려 집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작은 집을 계속 응시했다.
" 형수님 뭐하세요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 본 미주의 눈에 시동생 성진이 눈에 들어오자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그냥 있었어요. 어서 들어가요 "
" 네 "
말을 끝낸 형수가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자 성진이 조금 전 형수가 바라보던 집을 응시하다 형수의 뒤를 쫓았다.
" 내일은 속초에 갔다 와요. 여기까지 왔는데 바다도 보고, 회도 먹고 와야지요 "
" 맞아요, 그렇게 해요 "
저녁을 먹던 형진의 말에 미주가 맞장구를 쳤고 식구들도 별 불만이 없는 눈치였다.
" 근데 에미야 "
" 네, 어머니 "
시어머니의 부름에 미주가 대답을 했다.
" 이런 집은 얼마나 하냐? "
" 왜, 사게.. "
시아버지의 퉁명스러운 말에 시어머니의 눈초리가 매섭게 변하자 일행 모두 살짝 긴장을 했지만 미주가 이내 입을 열었다.
" 이런 집 생각보다 많이 비싸지는 않아요. 조금 작게 지으면 삼, 사억이면 충분해요 "
" 그렇구나 "
" 어머니 이 집이 마음에 드세요? "
형진이 물었다.
" 집이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나중에 이런 집 지어서 너희 아버지하고 조용히 살면 어떨까 해서.. "
" 뭐 하러 이런 시골에 살아, 심심하게.. 임자나 혼자 와서 살아, 난 그냥 서울 집에서 살 테니까 "
" 그러구려, 그럼 나 혼자 와서 살지 "
" 뭐여 "
" 왜 들 그러세요, 좋은데 오셔서.. 효주도 있잖아요 "
성진의 말에 부모님들이 머쓱한 표정을 짓자 일행 모두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머금어지고 있었다.
" 서방님.. "
" 네 "
미주가 형진을 불렀다.
" 이다가 저랑 잠깐 마을에 좀 다녀와요 "
" 마을은 왜요? "
" 여기 돌보시는 분이 우리 때문에 청소도 하고 이것저것 준비도 많이 해주셨는데 인사는 하고 와야죠, 우리 것도 아닌데.. "
" 그래, 생각 잘 했다. 에미하고 다녀와라 "
" 네 "
형수의 말을 돕는 어머니의 말에 형진이 대답을 했다.
" 뭐하세요? "
밖으로 나와 밤하늘의 별을 보던 수정이 인기척에 뒤를 돌아보았다. 시동생 성진이었다.
" 별 보고 있었어요. 너무 고와서.. "
형수의 말에 시선을 하늘로 향한 성진의 눈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 반짝이는 별빛이 눈에 들어왔다.
" 정말 아름답네요, 서울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네요 "
" 그러게요, 공기도 맑고.... 풀 냄새도 너무 좋아요.. 흠... "
" 네 "
눈을 내려감은 형수가 공기를 깊게 들여 마시자 성진도 따라 숨을 크게 들이켰다.
" 어머님하고 아버님은 뭐하세요? "
눈을 뜬 수정이 성진에게 물었다.
" 벌써 주무세요. 이곳저곳 들려서 왔더니 피곤하신가 봐요. 효주도 같이 잠들었고요 "
" 하긴 피곤하시겠다 "
" 형수님.. "
" 네 "
" 공기도 이렇게 좋은데 우리 데이트나 할까요 "
" 음... 그래요 "
시동생의 말에 잠시 생각하던 수정이 이내 승낙을 하고는 성진을 따라 집을 벗어나고 있었다.
" 저쪽도 모두 놀러왔나 봐요. 불이 밝은 걸 보니.. "
" 그런 것 같네요 "
어둠 때문에 시동생의 팔짱을 끼고 걷던 수정이 시선을 옮겨 강 건너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 휴우, 난 언제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 "
" 이런 곳이 좋아요? "
" 네, 나중에 결혼하면 이런 곳에서 와이프랑 살고 싶어요, 아주 재미나게... "
" 삼촌은 그럴 수 있을 거예요 "
"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
" 그럼요, 대신 나중에 놀러 가면 쫓아내기 없기에요 "
" 그럴 리가.., 제가 형수님을 얼마나 좋아하는데.. "
" 훗, 말만이라도 고마워요 "
" 정말인데 "
" ...... "
시동생의 말에 미소를 머금은 수정이 시동생을 따라 걸음을 옮겨갔고 두 사람의 모습은 이내 어둠속으로 묻혀가기 시작했다.
" 형이랑 큰 형수님은 좀 늦네요? "
강 근처를 거닐다 다시 방향을 바꿔 별장으로 향하던 성진이 물었다.
" 아, 여기 가게들이 작고 일찍 문을 닫아서 여차하면 시내로 나갔다와야 한데요. 그러면 시간 좀 걸린다고 했어요 "
" 시내요? 아까 올 때보니 큰 시내 나가려면 여기서 한 삼십분은 걸리겠던데.. "
" 그렇겠죠 "
" 이럴 줄 알았으면 큰 형수님은 떠날 때 준비하시지.. "
" 정신이 없었겠죠. 혼자 떠나는 여행도 아니고 부모님도 모두 모시고 온 건데 "
" 하기는... "
수긍을 하며 걸음을 옮기던 성진의 눈에 별장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는 작은 집에서 불빛이 순간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 어, 뭐지? "
" 왜요? "
" 저기 집에서 불이 빛났던 것 같은데.. "
" 저기는 비었다고 했잖아요. 여기 지키는 아저씨도 마을로 내려갔다고 했고.. "
" 네, 이상하네, 어, 저기... "
" ....... "
시동생의 말에 시선을 옮긴 수정의 눈에도 불빛이 빛나다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 형수님도 보셨죠? "
" 네, 뭐죠? "
" 한 번 가봐야겠어요. 혹시 전기가 잘못 됐는지 모르니까 "
" 같이 가요 "
따라오려는 형수를 만류하려 했지만 어둠속에서 저만치 떨어져 있는 별장까지 형수 혼자 보내기가 그랬던 성진은 형수와 함께 걸음을 옮겼다.
" 여기 있네 "
" 어디? "
핸드폰 불빛으로 바닥을 비추던 형진이 자동차 키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미주가 손에 들려있는 키를 바라보았다.
" 하필이면 그 뒤로 떨어져서 한참을 찾았네 "
" 한 쪽에다 잘 둬 "
" 알았어 "
이상했다. 형수인 미주와 대화를 하는 형진의 말투가 짧았고 그건 대꾸를 하는 미주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핸드폰을 끄는 순간 보였던 두 사람의 하체에는 아무것도 걸쳐져 있지 않았다. 바지는 물론이고 팬티마저 걸치지 않고 있었다.
" 열쇠 때문에 기분 식었어 "
" 걱정하지 마, 금방 뜨겁게 만들어 줄 테니까. 돌아서 봐 "
" ...... "
형진의 말에 삐진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미주는 순순히 돌아섰고 그런 미주의 등을 밀어 숙인 자세를 만든 형진이 엉덩이 뒤쪽에서 형수인 미주의 보지에 자지를 밀어 넣고 있었다.
" 아.... "
그렇게 형진의 자지가 보지에 들어오자 미주는 짧은 탄식을 흘렸고 자지가 앞뒤로 움직이며 보지를 자극하자 손을 뒤로 뻗어 형진의 허벅지를 잡았다.
" 자기야.. 아... "
" 좋아? "
" 응, 좋아, 조금만 깊게 해 줘, 하아.. 응. 그렇게.... "
형수인 미주의 반응이 마음에 드는 듯 형진이 속도를 높여 삽입을 했다.
" 하아.. 음... 너무 좋아, 자기야... "
" 좀 더 세게 해줄까? "
" ........ "
형진의 말에 미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형진이 좀 더 깊고 빠르게 자지를 박아댔다. 그런 성진의 공격에 미주는 더 짙은 신음을 흘리며 온 몸에 퍼지는 쾌감을 느껴갔다.
그렇게 형진의 자지를 받으며 미주는 시동생인 형진과 이런 관계를 맺어온 지 벌써 삼년이 넘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사년 전 남편이 뇌졸중으로 쓰러지고 반 년 뒤 숨을 거두고 딸인 효주와 함께 망연자실 하며 힘겨워 하던 어느 날 딸이 방학을 맞아 학원에서 하는 수련회를 떠났었다. 텅 빈 집에 홀로 남았던 자신은 그 날 걸려온 형진의 전화 통화 도중 울음을 터뜨렸고 형진은 그 날 밤, 술을 사들고 자신을 찾아왔었다. 당시 결혼을 앞둔 형진은 홀로 남은 자신을 두고 자신만 행복해서 미안하다며 연거푸 술을 들이마셨고 그런 형진을 보며 자신도 연거푸 술잔을 들이켰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어렴풋이 시동생이 자신의 몸 위에 올라와 있음을 느꼈지만 술에 취한 몸은 말을 듣지 않았고 남편이 떠나고 난 후 적적했던 자신의 마음 또한 말을 듣지 않았다. 그렇게 너무도 어이없이 시동생과 몸을 섞어버리고 난 후 미주는 결혼을 앞 둔 형진이 파혼을 하고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말을 하는 순간 형진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고 괴로워하는 형진에게 다시 몸을 허락하고 말았다. 그 후 형진은 동서인 수정과 결혼을 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자신을 찾아왔고 언제부터인가 형진이 며칠 동안 자신을 찾지 않으면 불안하고 초초하기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며 시동생인 형진과의 관계는 깊어만 갔고 이제는 형진 없이 지내기가 점점 힘이 들어갔다.
" 아윽... 자기야 "
생각에 잠겨 있던 미주의 입에서 격한 신음이 흘러 나왔다.
" 헉.. 헉.. 역시 자기 보지가 최고야 "
" 하아.. 하... 오늘 동서랑 안 잘 거지, 그렇지.. 아읏... "
" 걱정 마, 거들떠도 안 본지 한참 됐으니까, 난 자기 보지만 마음에 들어... "
" 하읏... 그래, 내 보지는.... 으음.. 당신거야.... 하읏.... 그리고 당신은 내 거야. 동서 게 아니라.. 아.. "
연신 신음을 흘리면서도 미주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두 사람의 대화가 너무 저속했다. 일반적인 연인이나 부부들도 그런 말은 잘 하지 않건 만 시동생과 형수인 두 사람의 관계를 돌아 볼 때 저런 말들은 더욱 저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진은 물론이고 미주 또한 아무 거부감이 없는 듯 했다. 특히 아름다운 미모를 가진 미주와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남자인 형진은 그렇다 해도 말이다.
" 헉, 헉.. 오늘따라 보짓물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
" 음.. 여긴.. 집이 아니잖아.. 아흑... 그래서 그럴 거야, 그래서 싫어.. "
" 싫기는... 물이 많으니까 더 수월하게 들어가는데... "
형진의 말을 들으며 미주는 오늘따라 자신의 보지가 더욱 젖어 있는 걸 먼저 알았다. 아마도 집이 아닌 곳에서 갖는 섹스이기도 했지만 식구들이 멀리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가지는 섹스 때문 일거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느낌은 시댁에 갔을 때 이층에서 사람들의 눈을 피해 잠시 삽입을 시도할 때 이후 처음이었다. 더욱이 그때는 아주 잠깐 동안 삽입을 하고 피스톤 운동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짜릿함만은 온 몸에 전해졌다. 그 날 이후 몇 번인가 다시 한 번 기회를 노렸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고 그 불만감은 오늘 섹스 도중 주고받는 대화에 반영되는 것 같았다. 자신도 처음에는 형진이 입에 담는 단어들이 좋지만은 않았다. 낯선 것은 차후로 여기더라도 그 저속함이 너무도 부끄러웠기에 처음에는 형진의 물음에 대답을 하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지나 쾌감에 젖어 흥분감이 온 몸을 휘감아 돌때 용기를 내어 입에 담아 본 단어들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입에서 흘러 나왔다. 아마도 자신이 그렇게 변한 것은 자신의 그런 모습을 보고 형진이 무척이나 만족스러워했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가져버린 형진에게 그 어떤 모습을 보이더라도 부끄럽다거나 또는 창피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물론 저속하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말이다. 이제는 자신도 형진과의 섹스 도중 어찌하면 더 많은 쾌감과 흥분을 느낄지 생각했고 가끔은 형진도 놀랄만한 자세와 행위를 먼저 요구하기도 했다.
[ ........ ]
" ....... "
한참을 섹스에 몰두하던 형진의 귀에 무슨 소리가 들리자 움직임을 멈췄고 피스톤 운동이 갑자기 멈추자 고개를 돌린 미주가 입을 열었다.
" 왜 그래? "
" 무슨 소리가 들린 것 같아 "
" 무슨 소리? "
" 잠깐만... "
형진이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자 미주가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고 형진이 문으로 다가가 바깥을 살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자 문 밖으로 나와 주위를 살폈지만 아무 기척이 없자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 뭐, 있어? "
" 잘못 들었나 봐 "
" 아이, 오늘 왜 이래, 벌써 두 번째잖아 "
" 미안해, 빨리 돌아서서 엎드려 봐 "
" 아이... "
짜증 섞인 목소리를 했지만 미주는 다시 돌아서서 엎드렸고 형진이 다시 자지를 보지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 ........ "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에 안겨 떨고 있는 형수를 바라보던 성진이 행여 다시 소리가 날까 더욱 힘주어 형수를 안았다. 그렇게 시동생의 품에 안긴 수정의 귀에 다시금 큰 동서인 미주의 신음 소리와 더불어 원색적인 말들이 들려오자 시동생의 품을 더욱 파고들었고 그런 형수를 안은 성진은 지금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굳은 표정으로 형수의 머리를 조심스레 감쌌다.
" ........ "
사정의 순간을 알리며 형진이 자지를 빼내자 얼른 돌아서 쪼그려 앉은 미주가 자지를 입에 물고 쏟아지는 정액을 입 안에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잠시 뒤 사정이 끝나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정액을 목으로 넘기고는 입술을 손등으로 살짝 훔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먹었어? "
" ....... "
미주가 고개를 끄덕이자 형진의 표정이 밝아졌다.
" 역시, 자기가 최고야 "
" 그럼, 내일도 여기서 또 해줘 "
" 내일... 음.. 그러지, 식구들 모두 잠들면 이리로 와. 내일은 여기서 말고 저 방에 가서 편하게 하자 "
" 알았어 "
대답을 한 미주가 팬티를 찾아 입으려다 말고 형진을 응시했다.
" 자기야 "
" 응 "
" 차에 물티슈 있는데, 차에 가서 뒤처리 좀 하고 옷 입어야겠어 "
" 괜찮겠어? "
" 어때, 밤이라서 보이지도 않을 텐데.. "
" 하긴, 근데 난 벌써 바지 입었는데.. "
" 그럼, 나만 벗고 갈게, 나가서 바깥 좀 봐 "
" 알았어 "
대답을 한 형진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바깥을 살피자 저 멀리 별장의 불빛 말고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깔려있자 바깥으로 나섰다.
" 됐어, 나와 "
형진의 말에 아랫도리를 벗은 몸으로 미주가 조심스레 나왔고 아무도 없음이 확인되자 형진의 곁으로 다가갔다.
" 혹시 모르니까, 차까지 갈 때도 잘 봐, 알았지? "
" 걱정 마, 코앞에 있어도 안 보이겠다 "
웃으며 말을 한 형진이 미주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리고는 걸음을 옮기자 미주 또한 형진을 따라 걸음을 옮기며 팔짱을 꼈다.
" ....... "
그렇게 어둠속으로 두 사람이 서서히 사라져 갈 때 실룩거리며 움직이는 미주의 엉덩이를 어둠속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성진이었다.
" 흑.. 흑... "
어둠을 응시하던 성진의 귀에 형수의 울음이 들려오자 성진이 시선을 떨어뜨렸다. 두 사람이 사라지자 참고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 것 같았다. 자신도 놀랐지만 그 누구보다 놀란 것은 작은 형수라는 생각을 하며 성진은 울고 있는 작은 형수의 등을 토닥거렸다.
" 형수님... "
" 흐흑... 흑... 어떡해요. 삼촌.. 어떡해.. 흑흑.. "
" ....... "
울음을 우는 형수의 말에 성진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하고 그저 형수를 안아주기만 했다. 이 엄청난 현실 앞에서 자신이 형수에게 해 줄 말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고 있었다.
[ ........ ]
" ........ "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저 멀리 숲속에서 자동차의 브레이크 등이 켜졌다 꺼지는 것이 보이자 성진은 아직도 울고 있는 형수를 보았지만 다행히 차는 반대편 쪽으로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자신의 생각대로라면 형과 형수는 애초부터 별장지기를 찾을 생각이 없었던 게 분명했고 섹스를 가지기 위해 시간을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왜 하필이면 이곳에서 섹스를 가졌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또, 하필이면 형수와 자신이 산책을 하던 그 순간 그곳에서 불빛이 흘러나왔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운명의 장난처럼 엉켜 버린 실타래에 고민하던 성진이 울음을 이어가는 형수를 진정시키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고 있었다.
" 어디 가세요? "
다음날 자신이 잠든 것을 확인한 남편이 아무도 몰래 소리를 죽여 가며 다시 별장을 나서자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을 열고 나오다 갑작스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다행히도 시동생인 성진이었다.
" 삼촌은 왜... "
" 가지 마세요 "
" 왜요? "
시동생의 말에 수정이 차갑게 되물었다.
" 뭘 더 확인하시게요. 결국 형수님만 힘들어요 "
" 상관없어요. 하지만 확인해야겠어요. 내가 어제 밤에 본 게 정말인지, 아닌지를... "
" ........ "
" 내가 오늘 하루 어떻게 지냈는지 알아요, 미칠까 봐. 형하고 형님을 보면 내 입에서 입에 담기 힘든 말이 튀어 나올까 봐서 참고, 또 참았어요. 부모님 앞에서는 미친년이 되어서 그냥 웃었어요. 날 보며 생글거리는 형님을 보면서도 그냥 웃었고요. 믿기지가 않아서.. 하도 어이가 없어서... 내가 잘 못 본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가 미쳐서 헛것을 봤을지도 모른다고..... "
" 큰 형수님이 먼저 나가셨어요 "
" ....... "
무덤덤한 시동생의 목소리에 수정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눈가가 젖어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손을 들어 눈가를 훔친 수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 내 눈으로 다시 확인 할래요, 두 사람이 정말 또 그러는지... "
" 그냥, 들어가세요. 서울 가면 제가 형을 만나서.. "
" 만나서 뭐요, 뭐라고 물을 건데요? 형님이랑 잤냐고요. 그럼 형이 뭐라고 할까요. 그렇다고 할 것 같아요 "
" 저도 봤고, 형수님도 봤다고 하면.. "
" 그러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만약에 그래서 형이 인정하면 그땐 나는 어떡해요? 그냥 이혼해요? 그래요? 그리고 부모님이 물으시면 뭐라고 난 또 뭐라고 해요. 그이하고 형님하고 그렇고 그런 관계라고 말씀 드려요. 말해 봐요. 그렇게 해요? "
" ........ "
형수의 말에 성진은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런 성진을 젖은 눈으로 한참을 바라보던 수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삼촌이 뭐라고 해도, 가서 확인해야겠어요. 어제 일이 사실인지... "
말을 마친 수정이 걸음을 옮기려 하자 성진이 형수의 팔을 잡았다.
" 그럼, 같이 가요. 형수님 혼자서는 못 보내드려요 "
" ........ "
단호한 시동생의 눈빛을 보면서 수정은 시동생에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면서도 시동생이 함께 가준다면 조금이나마 마음이 놓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에 하나 자신이 분을 참지 못하고 일이라도 벌린다면 그나마 시동생이 그런 자신을 만류 해 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말없이 걸음을 옮기자 성진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 자기야 "
" 응 "
섹스가 끝나고 나란히 누워 담배를 피던 미주가 형진을 불렀다.
" 그때 기억해, 동서랑 결혼하기 이틀 전에 우리 집에 찾아왔던 때... 동서네 집에 갔다가 바로 우리 집에 왔었잖아 "
" 아, 그때........ "
성진은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나자 미소를 머금었다. 형수인 미주가 울면서 전화를 해서는 결혼을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었던 걸 기억했다.
" 그때 내가 동서랑 결혼하지 말라고 전화해서 자기가 단숨에 달려와서 날 안아줬잖아. 그것도 두 번이나.. "
" 갑자기 그 이야기를 왜 해? "
" 실은 그 날 미국에 있는 언니한테 들어오지 않겠냐는 전화가 왔었어. 난 그러겠다고 했고.. "
" 뭐.. "
형진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미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 솔직히 그때 기분 엉망이었어. 자기랑 관계가 깊어지면서도 자기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고 결혼하라고 했지만 결혼 날짜가 다가오자 불안했어. 결혼하고 나서도 날 계속 찾아 주겠다고 했지만 안 그럴 것 같았거든.. "
" 약속 지켰잖아 "
" 그래, 그때는 그랬다고... 그래서 언니에게 전화했어. 미국에 들어가면 안 되겠냐고, 그래서 언니 전화를 받고 한 가지 실험을 했어, 결혼을 코앞에 둔 자기가 내 전화를 받고 나에게 달려올지 안 올지를 말이야 "
" 그때 안 갔으면 큰일 날 뻔했네 "
" 그래, 그럼 난 지금 미국에 있겠지. 근데 다행히도 결혼을 하고 나서도 날 찾아주는 당신을 보면서 미국 생각은 모두 접었어. 자기 곁에 있고 싶어서... "
" 미안해 "
" 뭐가? "
" 마음 같아서는 자기하고 함께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
" 괜찮아, 난 지금도 만족해... 우리 사이를 생각하면 이것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
" ....... "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형진이 이내 입을 열었다.
" 사죄하는 마음으로 한 번 더 안아줄까? "
" 할 수 있겠어? "
" 훗, 두 말 하면 잔소리, 해 줘? "
" 응, 나도 두말하면 잔소리지, 해 줘.. 아주 뜨겁게.. "
" 알았어... "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지고 잠시 후 두 사람의 몸도 몸이 포개지고 있었다.
" ........ "
수정은 시동생의 말을 듣고 오지 말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어제 자신이 본 것이 헛것이 아니란 걸 확인했고 거기다 두 사람의 관계가 자신의 결혼 이전부터였다는 사실만을 새롭게 확인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망연자실 하고 있는 형수를 보는 성진 또한 무거워진 가슴을 어찌할 줄 몰랐다. 당장이라도 안으로 들어가 무슨 짓이냐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 후 벌어질 일들을 생각하니 차마 그 용기도 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성진은 작은 형수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순간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음을 말이다.
" ....... "
형수와 나란히 앉아 서울로 향하던 성진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형수를 곁눈으로 바라보다 시선을 다시 정면으로 옮겼다. 형의 차를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내내 침묵을 지키는 형수에게 성진 또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삼촌... "
" 네 "
말없이 운전을 하던 성진이 형수의 부름에 대답을 했다.
" 삼촌도 그럴 수 있어요? "
" 뭘 말입니까? "
" 내가 안아 달라고 하면 형처럼 날 안을 수 있어요? "
" 형수님... "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성진이 당황한 목소리로 형수를 불렀다.
" 삼촌은 못하겠죠? 그러기엔 삼촌은 너무 착하니까, 그렇죠? "
" ....... "
성진이 말을 하지 않자 수정의 시선이 천천히 성진에게로 옮겨 왔다.
" 할 수 있어요? "
대답을 하지 않는 시동생에게 수정이 덤덤하게 되물었다.
" 형수님.. "
" 대답해 봐요, 할 수 있어요? "
계속해서 대답을 채근하자 성진이 굳은 표정으로 마침 나타난 휴게소롤 차를 몰고 들어가 구석에 차를 받치고는 형수를 보며 입을 열었다.
" 형수님, 지금 무슨 대답을 듣고 싶으신데요. 제가 그럴 수 있다고 하면 정말 그러실 겁니까 "
" ....... "
큰 소리로 묻는 시동생의 말에 대답을 하지 못한 채 눈가를 적셔가자 성진이 난감한 표정으로 시선을 돌렸다.
" 지금이라면... 그럴 것 같아요. 삼촌이 원하면 날 안아도 좋다고.. 그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
" 형수님... "
성진이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을 하고는 큰 소리로 수정을 부르자 수정이 시동생의 시선을 마주한 체 눈물을 흘렸다.
" 알아요.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하지만 정말 그래요. 지금이라면 삼촌한테 안겨서 형에게 똑같이 복수해주고 싶어요. 형이 그랬던 것처럼 똑같이.... "
" ......... "
말을 잇지 못한 형수가 고개를 떨어뜨리고 눈물을 흘리자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성진이 속상한 마음을 가다듬으며 차에서 내렸고 하늘을 올려보며 한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 미안해요, 삼촌 "
다시 운전을 하던 성진이 형수의 말에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 괜찮습니다 "
" 아까, 내가 했던 말은 잊어버려요. 내가 감정에 너무 치우쳐서 그랬어요 "
" 네 "
성진의 대답을 끝으로 다시 침묵이 이어졌고 그 침묵을 깬 건 수정이었다.
" 이혼해야 할까요? "
" ....... "
" 어떡해야 하는지 말해줘요 "
엄청난 현실을 같이 목격한 동질감 때문인지 아니면 그동안 시동생에게 편안히 마음을 열어서인지 수정은 지금의 현실을 성진에게 자꾸 물었다.
" 형수님 하고 싶은 데로 하세요. 전 형수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던 형수님 편이니까요 "
" ........ "
수정의 시선이 다시 성진에게로 옮겨졌다.
" 이혼을 하시고 싶으시면 하시고, 형이 불러다 고함이라도 치고 싶으면 그렇게 하세요. 그것도 성이 안차시면 큰 형수님 불러다.... 머리채라도 잡으시던지... "
" ........ "
시동생의 말에 수정의 입가에 엷은 미소가 머금어졌다 사라졌다.
" 손 줘보세요 "
" ...... "
시동생의 말에 수정이 순순히 손을 내밀자 성진이 손을 꼭 잡았다.
" 힘내세요. 힘든 게 있으시면 저에게 말씀하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뭐든지 도와 드릴게요 "
자신의 손을 꼭 쥐고 말하는 시동생의 말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된 듯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 삼촌 "
" 네 "
" 서울 갈 때까지 삼촌 손 좀 잡고 있어도 될까요. 삼촌이 있어서 조금은 위로가 되는 것 같아요 "
" 그러세요 "
시동생이 대답을 마치자 수정이 손의 위치를 바꿔 깍지를 낀 상태로 시동생의 손을 잡았고 그런 형수를 바라 본 성진이 운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 ...... "
형수의 손을 잡고 한참을 운전을 하던 성진이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조용히 잠들어 있는 형수를 발견했다. 이틀 동안 잠 한숨 못 잤을 형수가 잠시나마 눈을 붙인 게 다행이라 생각한 성진이 조심스레 손을 풀기 위해 손을 움직였다.
" 음.. "
하지만 잠이 든 형수가 몸을 뒤척이며 손에 힘을 주자 성진이 움직임을 멈췄고 잠시 후 형수가 다시 잠에 빠져든 것을 확인하자 손을 그대로 두었다. 그리고 자신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잠든 형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힘내세요, 형수님.. ]
그렇게 가슴으로 형수에게 응원의 말 한마디를 한 성진이 잠든 형수가 깰까 조심스레 차를 운전해 갔다. 마주 잡은 형수의 손은 놓지 않은 그대로 말이다.
" 나, 오늘 출장 가 "
" ...... "
여행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출장을 간다는 남편의 말에 수정의 가슴이 흔들렸다. 더욱이 오늘은 시부모님들도 친구 분들과 고춧가루를 산다며 시골에 내려간 날이었다.
" 여보세요 "
" 말해요 "
" 나, 출장 간다고.. "
" 알았어요. 다녀와요 "
" 끊어 "
조금은 퉁명스럽게 말을 한 남편이 통화를 끝내자 핸드폰을 내려놓은 수정이 어쩌면 남편이 오늘 출장이 아니라 미주의 집에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던 수정이 자리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갔고 잠시 뒤 방을 나온 수정이 황급히 어디론가 나가고 있었다.
" ........ "
조금 늦은 퇴근을 해 집으로 향하던 성진이 어둠이 깔린 자신의 집 앞에 누군가 쭈그려 앉아있는 것이 보이자 의아한 시선으로 다가갔고 그것이 형수임을 알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 형수님.. "
" ....... "
자신의 부름에 형수가 천천히 시선을 들어 자신을 바라보자 성진이 황급히 형수를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 여기서 뭐하세요? "
" 형, 오늘 출장 갔어요 "
" 그런데요? "
" 혹시나 해서 형님네 아파트 앞에서 기다렸는데 그이 차가.... 형님네 아파트로 들어갔어요. 어떡해요, 삼촌.... 나, 어떡해요... "
" 일단 들어가요 "
형수의 말에 성진도 놀랐지만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서 나눌 이야기가 아니란 생각에 형수와 함께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섰다.
" 그럼, 큰 형수님 댁에 다녀오신 거예요? "
" ........ "
소파에 앉은 수정이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 정말 형이 큰 형수님을 찾아갔어요 "
이번에도 수정이 고개만을 끄덕였다.
" 하지만 효주가 집에 있을 텐데 어떻게... "
" 모르겠어요. 그건..... "
처음으로 수정이 입을 열었지만 이내 다시 침묵이 흘렀다.
" 삼촌 "
" 네 "
" 나, 졸려요. 조금만 누울게요 "
" 방으로 가실래요? "
" 아뇨, 그냥 여기 누울래요 "
" 그럼, 잠시만... "
성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 그냥 있어줘요. 나 잠들 때까지 삼촌이 옆에 있어줘요. 혼자 있기 무서워요 "
" 네 "
대답이 끝나기가 무섭게 형수가 자신의 다리를 베고 눕자 성진이 아련한 눈빛으로 형수를 내려 보았다. 그런데 잠시 후 얼굴을 자신의 배 쪽으로 돌린 형수의 어깨가 흔들리는 것을 본 성진이 본능적으로 형수가 울고 있음을 느꼈고 그런 형수를 위로하기 위해 어깨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렇게 한참을 울음을 참아내는 형수를 위로하던 성진이 고개를 들어 환하게 빛나는 형광등 불빛을 가만히 응시했다. 그리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 ...... "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눈을 뜬 수정이 거실의 밝은 불 때문에 눈이 시린 듯 쉽사리 눈을 뜨지 못하며 눈을 깜빡 거렸지만 이내 빛에 익숙해진 듯 눈을 뜨자 텅 빈 거실에 자신 혼자 소파에 누워있는 것을 느끼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삼촌... "
조금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시동생을 불렀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수정은 큰 집에 자신의 혼자 있다는 생각에 허전함과 두려움을 느끼며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 아..... "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수정이 밀려오는 현기증에 소파에 주저앉다 미끄러져 바닥에 널부려졌다. 수정은 자리에서 일어나려 애를 썼지만 온 몸에서 힘이 빠져버린 듯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고 마친 그때 성진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다 형수의 모습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 형수님.. "
성진은 한 달음에 형수에게로 달려가 형수를 일으켜 안았고 정신을 못 차리는 형수를 조심스레 흔들었다.
" 괜찮으세요? 형수님... 형수님... "
" 괜찮아요.... "
대답을 했지만 수정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고 성진이 그런 형수를 번쩍 들어 안고 이층으로 올라가려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 어디가요..... "
침대에 형수를 뉘이고 주방으로 향하려던 성진이 형수의 부름에 몸을 돌려 다가갔다.
" 물 좀 떠올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
" ..... "
수정이 고개를 끄덕였고 방을 나간 성진이 얼마 후 물 한잔과 젖은 수건 한 장을 가지고 돌아왔다. 성진은 수정에 물 한잔을 먹이고 형수를 다시 편안하게 뉘였고 젖은 수건으로 얼굴의 땀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 미안해요... 삼촌... 귀찮게 해서..... "
" 그런 소리하지 마세요. 어서 기운내세요 "
" ........ "
자신의 얼굴을 정성스레 닦아주는 시동생을 보며 수정은 다시 한 번 밀려오는 슬픔과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 흑...... "
그리고 애써 참으려던 눈물이 흘러나오자 울음을 터뜨렸지만 입술에 힘을 주며 울음을 참으려 애를 썼지만 눈물은 하염없이 흘러 나왔고 그런 형수를 보는 성진의 마음도 아팠지만 말없이 형수의 울음을 바라만 보았다.
" 으흐흑.. 흐흑... "
" 형수님... "
하지만 애써 참으려던 울음이 터지자 수정의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고 그런 형수를 위로하려는 듯 성진이 상체를 숙여 형수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형수가 가슴 쪽을 끌어안고 얼굴을 묻자 어정쩡한 자세로 침대에 몸을 반쯤 눕혔고 그런 성진의 얼굴에 가슴을 묻은 수정은 연신 설운 울음을 터뜨렸다. 성진은 말없이 형수를 안아줬고 시동생의 품에 안겨 우는 수정의 점점 성진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렇게 어느덧 두 사람은 침대에 나란히 누운 자세였고 수정의 울음은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었다.
" ....... "
깜빡 잠이 들었던 성진이 눈을 뜨자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형수의 얼굴이 보였다. 한 손으로는 자신의 허리를 두른 채 헝클어진 머리칼이 얼굴을 가리고 있는 형수의 모습은 평온해 보였지만 슬픔의 어둠이 얼굴에 드리워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성진은 손을 들어 형수가 깨지 않게 조심스레 얼굴에 드리워진 머리칼을 넘기기 시작했고 이내 형수의 얼굴이 온전히 드러나자 가만히 바라보았다. 형과 큰 형수의 일을 눈앞에서 확인하고 큰 충격을 받고 돌아와 안간 힘을 쓰며 버텼던 형수가 출장을 간다던 형이 큰형수의 집으로 향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절망에 빠져버린 형수가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걱정스러웠다.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형과 이혼을 한 후 상처만을 안은 형수가 오랜 시간 힘들어 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을 한 성진은 어떡하던 자신이 형수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안쓰러운 표정으로 형수를 바라보던 성진이 이마의 머리칼을 조심스레 넘겨주던 순간 형수의 눈이 떠지는 걸 보자 손의 움직임을 멈췄다.
" 형수님... "
" ........ "
엉겁결에 성진이 수정을 불렀지만 수정은 말없이 성진을 응시하자 성진이 이마에 닿아있던 손을 얼른 치웠다.
" 죄송해요, 저 때문에 깨셨나 보네요 "
" ......... "
시동생의 말처럼 시동생의 움직임에 눈을 떴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머리칼을 정리해 주는 시동생의 손길에서 포근함을 느낌 수정은 일부러 눈을 뜨지 않았고 본능적으로 시동생의 시선이 자신의 얼굴에 쏟아지는 것을 느끼던 수정은 다시 한 번 시동생의 손길이 이마로 향하자 천천히 눈을 뜬 것이다.
" 괜찮으세요? "
" ....... "
수정이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 혹시, 마실 거라도 가져 올까요? "
" ......... "
고개를 가로저은 수정이 갑자기 성진의 가슴을 파고들어 얼굴을 기댔고 순간 당황한 성진이 이내 안쓰러운 표정으로 그런 형수를 가만히 안았다.
" 기운 내세요, 힘이 드시겠지만..... "
" ....... "
성진이 말을 이어가던 순간 수정이 시동생의 품을 더욱 파고들었고 형수의 그런 몸짓을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받아들인 성진이 입을 다문 채 형수를 가만히 안고만 있었다.
" ........ "
시동생의 가슴에 안긴 채 눈을 감고 있던 수정이 지금 이렇게 한없는 포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가슴이 남편의 가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이내 자신의 생각을 지웠다. 이미 결혼 전부터 큰동서와 육체관계를 가졌음을 알아버린 지금 남편에 대한 어떤 기대로 없었다. 아니 기대는 불구하고 앞으로 어떻게 남편을 대할지 막막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었지만 이혼 사유를 시부모에게 설명 할 길이 막막했다. 있는 그대로를 설명하면 시부모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 분명했고 어쩌면 자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단순한 이유로 이혼을 한다면 남편은 앞으로도 영원히 큰 동서와의 관계를 이어갈 게 너무도 분명했다. 수정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만이 피해를 받고, 자신만이 상처를 안은 채 도망가듯 현실을 외면하고 싶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두 사람에게 복수를 하고 싶었다. 그것이 힘들다면 남편에게 만이라도 복수를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 형수님... "
" ...... "
형수가 대답이 없자 성진이 말을 이어가려 했다.
" 혹시, 형수님이 어떤 결정을 내리셨다면, 한 가지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
시수정은 시동생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살짝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자신에게 형을 용서하라는 또는 부모님을 생각해서 한 번만 참아 달라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 그 결정에서 형수님만을 생각하세요. 형이나 가족 같은 거 생각하지 마시고, 형수님이 가장 편안할 수 있고 , 가장 상처를 덜 받을 수 있고, 가장 아쉬움이 남지 않을 그런 선택을 하세요. 전 형수님이 그런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주위 환경 때문에 후회 할 선택을 하지 마시고요 "
" ........ "
시동생의 말에 수정이 다시 밀려오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시동생의 가슴에 안겨 어깨를 살짝 떨자 그런 형수의 가녀린 어깨를 안고 있던 성진이 자신도 모르게 형수의 이마 근처에 입을 맞췄다. 가여운 형수를 향한 안타까운 본능의 표시였다. 하지만 그 입맞춤을 받는 수정의 가슴은 크게 흔들렸다. 모든 것이 혼란스럽고 아무것도 정리 되지 않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자신을 걱정해 주던 사람의 부드러운 터치는 수정으로 하여금 이 사람에게 위로 받고 싶다는 작은 충동을 일으키게 했다. 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성진은 형수의 이마에 입술을 가져다 댄 채 계속 등을 부드럽게 쓸어가며 위로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 멈춰진 두 사람 사이에 긴 침묵이 흘렀고 시동생의 가슴을 좀 더 파고드는가 싶더니 수정이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자 그때까지도 이마에 입술을 대고 있던 성진이 시선을 내려 수정을 마주했다.
" 삼촌 "
" 네 "
" 나, 지금 위로 받고 싶어요. 내가 제 정신이 아니란 걸 알지만 삼촌한테 위로 받고 싶어요 "
" 알았습니다. 걱정 마세요, 말했듯이.. "
" 키스해 줘요 "
" ....... "
생각지 못한 형수의 말에 성진은 얼어붙은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건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수정은 정말 위로 받고 싶었다. 지금 자신 앞에 있는 사람이 시동생이든 아니면 낯선 남자였든 위로 받고 싶었고 자신의 가슴에 새겨지는 상처를 어떡하든 잊고 싶었다. 그 위로가 왜 입맞춤이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수정은 지금 자신을 안고 있는 시동생에게 입맞춤의 위로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 수정의 마음은 시동생을 바라보는 간절한 눈빛에도 전해졌고 그 눈빛을 바라보는 성진 또한 형수의 눈빛을 통해 형수의 부탁에 그 어떤 혼탁도 없다는 것을 느꼈다.
" 정말 해드려요? "
" ...... "
" 정말 괜찮겠어요? "
" ....... "
재차 묻는 자신의 말에 형수가 말없이 고개만을 끄덕이자 성진은 무언가 결심을 한 듯 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시동생을 바라보는 수정 또한 시동생의 입술이 다가오자 잠시 긴장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눈을 내려 감았고 잠시 후 자신의 입술에 도착한 시동생의 입술을 느끼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몸을 살짝 떨었고 두 입술이 점점 뭉그러지자 수정은 시동생에게 입맞춤을 요구한 자신의 생각이 짧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어쩌면 자신의 내면 깊숙이 남편에게 복수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커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형수인 큰동서와 그랬듯이 자신도 그런 같은 방법으로 복수하기를 갈망하는 본능이 말이다.
" ........ "
하지만 포근했다. 지금 자신이 처한 모든 것을 유일하게 아는 사람인 시동생의 입술은 포근함과 더불어 한없는 나른함을 함께 전해주고 있었다. 수정은 생각했다. 입맞춤이 이토록 가슴에 충만함과 따스함을 전해주는 행위였는지를 말이다. 그동안 자신이 받았던 입맞춤은 설렘이 대부분이었고 그 다음 행위를 이어가기 위한 하나의 전희 단계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입맞춤은 달랐다. 약간 서투르고, 약간은 머뭇거림이 있었지만 따스했고, 부드러웠고, 한없는 충만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수정은 그제야 알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 속의 여주인공이 남자의 입맞춤에 그토록 황홀한 표정을 지었는지를 말이다. 물론 그것이 꾸며진 연기임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자신이 느끼는 이 감촉은 정말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일까, 수정은 물러날 타이밍을 놓친 시동생의 입술을 여전히 마주했고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열어 주었다.
" ........ "
막상 입술을 가져다 댔지만 약간의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 하던 성진은 형수의 입술이 서서히 벌어지는 것을 느끼자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살짝 열고는 혀를 살짝 내밀었고 생각지도 못한 형수의 혀가 닿자 너무도 놀라 뒤로 물러났지만 다시 혀를 앞으로 내밀었다. 조금 전의 접촉으로 시동생만큼 놀라던 수정은 조심스레 다가와 자신의 혀를 터치하는 시동생의 혀를 피하지 않았다. 이유를 설명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키스를 요구하던 수정도 그 요구를 받아들이고 형수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성진의 머릿속에도 지금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아프고 시리던 가슴이 포근해지고 있다는 그 안도감만이 수정으로 하여금 아무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들었고 형수의 입술을 탐닉하고 있다는 흥분감에 빠진 성진 역시 아무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그 행위의 의미조차 생각하지 못하던 두 사람은 서로의 입술을 움직이며 상대방의 입술을 더듬었고 살짝 마주치던 혀 끝 또한 어느새 상대방의 입을 오가고 있었다.
" ........ "
" ........ "
멈춰지지 않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입맞춤이 어느 순간 움직임을 멈췄고 뒤로 물러난 성진으로 인해 두 사람의 시선은 허공에서 마주쳤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입맞춤이 끝나고 나서야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비로써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언가 아쉬웠다. 위로받고, 위로한다는 의미로 주고받은 입맞춤이었지만 두 사람의 시선에는 뜨거운 무언가를 갈망하는 눈빛이 조금씩 깃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아쉬움을 충족하기 위한 움직임은 성진이 먼저였다. 성진은 다시 한 번 입술을 포갰고 수정도 그런 시동생의 입술을 피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받아 들였다. 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입맞춤은 조금 전 보다는 뜨거웠다. 망설임도 없이 입을 벌려 상대방의 혀를 당기고 밀었고, 입술을 움직여 상대방의 입술을 더듬는 행위도 점점 짙어져 갔다.
" ........ "
남자인 성진에게 입맞춤은 부족했다. 성진은 입맞춤의 시간이 길어지며 짙어지자 본능적으로 손을 허리에서 위로 움직였고 겨드랑이로 옮겨간 손을 수정의 중앙으로 가져왔다. 옷 위이기는 했지만 봉긋하게 솟아있는 형수의 가슴 위에 살며시 손을 올려놓던 순간 수정이 시동생의 손목을 잡았지만 그뿐이었다. 그 손을 밀지도 내리지도 않고 있었다. 그렇게 손의 움직임을 제지당했지만 여전히 자신의 입술을 받아들이는 형수를 느끼며 잠시 망설이던 성진이 자신의 혀를 형수의 입안으로 밀어 넣고 혀를 엉키는 순간 살며시 손을 오므려 가슴을 손에 쥐었다. 속옷과 옷으로 가려져 있었지만 뭉실한 감촉을 손아귀에 느낀 성진의 가슴은 한없이 두근거렸다. 형의 일로 정신이 흐트러진 형수의 부탁으로 입맞춤을 시작했지만 자신의 손에 쥐어져 있는 가슴의 감촉에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건 수정도 비슷했다. 이런 행위를 바라고 시작한 입맞춤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겪고 있는 슬픔과 고통의 원인을 함께 확인 한 시동생에게 위로를 받으며 충동적으로 키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벌인 일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을 쥐는 시동생의 손을 느끼는 순간 수정은 무언가 잘못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정신을 몽롱하게 만들만큼 부드럽고 달콤한 시동생의 입술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두어 번 시동생의 손이 가슴을 살며시 쥐었다 놓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쥐고 있던 팔목을 놓아 버리고 말았다.
" 하..... "
시동생의 손이 본격적으로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하자 입술을 비튼 수정이 긴 한숨과 함께 시동생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다. 성진은 그런 형수의 몸짓이 자신의 애무를 받아들이는 몸짓이라 여겼고 다시 한 번 가슴을 움켜쥐기 시작했다.
" 그만해요... 삼촌....... "
이어진 형수의 낮은 목소리에 성진의 손이 그대로 멈췄다. 자신의 짐작이 틀렸음을 그제야 안 것이다. 순간 성진의 곁에 어색함과 무안함이 그리고 일말의 두려움이 함께 밀려왔다. 자신이 너무 많은 걸음을 내딛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성진은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고 그건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여전히 가슴 위에는 성진의 손이 올려 있었지만 그걸 치울 생각도 밀어 낼 생각도 두 사람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 죄.. 죄송.. 합니다... 제가 아무 생각 없이... "
밀려드는 어색함과 두려움이 싫었던 성진이 더듬으며 사과를 하며 물러나려 했지만 수정은 안고 있던 목을 놓아주지 않았고 다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 우리 이러면 안 되는 거였죠? "
" ......... "
한참이 지나서야 수정이 먼저 입을 열었지만 성진은 그 말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 삼촌... "
" 네 "
형수가 자신을 부르자 성진이 이번에는 작은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 이상해요, 아까 저녁때만 해도 가슴이 아파서 미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아무렇지 않아요. 대신.... 지금은 살짝 두려워요. 삼촌과 입맞춤을 하면서 모든 걸 잊었던 내가.... 내 가슴을 만지는 삼촌을 완강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내가.......... "
" ........ "
형수의 말에 성진이 목을 감고 있는 형수의 손을 풀며 얼굴을 들자 수정의 시선이 천천히 시동생에게로 향했고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 저는...... "
성진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멈추고 망설이자 그 모습을 바라보는 수정의 눈빛이 일렁거렸다. 시동생이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솔직히 두려웠기 때문이다. 성진이 다시 입술을 움직였다.
" 저도 솔직히 두려워요. 지금 이 상황까지 어떻게 왔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고요. 하지만 한 가지 분명히 바라는 것은 있습니다. 오늘 일로 형수님이 절 피하거나 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전 오늘 제가 한 행동을 자책하는 것은 물론이고 형수님을 볼 자신이 없을 겁니다 "
" 피하지 않을 거예요 "
형수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문 성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약속 하실 수 있어요? "
" ......... "
자신의 물음에 잠시 대답을 하지 않던 형수가 자신의 목을 당겨 입술을 포개자 성진은 순간 당황했지만 보드라운 입술의 감촉에 당혹감을 잊어갔다. 그렇게 입맞춤이 끝나고 성진이 물러나자 수정이 말을 건넸다.
" 삼촌도 약속 하나 해줘요 "
" 네 "
" 날 헤픈 여자라고 생각하지 말아줘요 "
" 형수님, 무슨 그런..... 또 한 번만 그런 말씀하시면 저 화낼 겁니다. 오늘 일은 그저... 단순히.... "
" ....... "
하려는 말이 정확히 떠오르자 말을 더듬는 시동생을 보며 수정이 처음으로 엷은 미소를 지었다.
" 알아요. 오늘 일은 힘들어하는 날 위로하기 위한 삼촌의 마음이란 걸.... 하지만.... "
" ....... "
잠시 말을 끊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형수를 보며 성진은 다음 말을 기다렸다.
" 마지막은 지켜요. 우리.... 아무리 힘들고, 아파서 내가 삼촌에게 기대고 위로 받고 싶어 해도 마지막 선만은 절대 넘을 수 없어요. 알겠죠? "
" ........ "
수정은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한 말에 얼마나 큰 어폐가 있는지를 말이다. 마지막 선만은 넘지 말자는 말은 마지막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괜찮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정의 실수는 성진의 머릿속에 각인되고 있었다. 형수와 키스 정도는 형수가 허락을 했다는 듯이 말이다. 허나 어쩌면 수정도 자신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다가와 입술을 포개는 시동생을 만류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 들였기 때문이다.
[ ......... ]
너무도 갑작스런 변화였다. 남편의 행선지를 다시 확인하고 돌아와 어쩔 줄 몰라 하던 수정이 너무도 쉽게 시동생에게 입술을 허락했다. 남편과 큰 동서의 불륜 관계를 눈으로 확인했던 수정이었기에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었다. 그리고 그건 성진도 만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왜일까, 왜 수정은 시동생의 입맞춤을 거부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마지막 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았던 것일까, 어쩌면 남편에 대한 복수심이 수정으로 하여금 사리판단을 흐리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남편이 그랬듯이 시동생이 자신을 탐하는 방법을 통해 남편에게 그대로 똑같은 복수를 해주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성진 또한 착한 형수를 힘들게 하는 형에 대한 반감으로 수정의 행위에 동조를 했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수정의 가슴에 흐르는 잔잔한 감정이 너무도 평온했다. 그리고 그런 형수를 안고 입맞춤을 하는 성진의 모습도 그저 사랑하는 여인을 안고 입맞춤을 하는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 ......... "
" ......... "
입맞춤이 끝나고 살짝 물러나 서로를 바라보던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포개졌고 다시 한 번 성진의 손이 가슴으로 향해 부드럽게 거머쥐자 수정이 시동생의 손목을 잡았지만 여전히 그 어떤 반항의 몸짓도 하지 않았고 성진의 손에서 수정의 가슴이 이리저리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하나의 사건을 두고 주고받은 동질감의 감정을 서서히 뛰어 넘어서고 있었다. 앞으로 자신들이 벌일 행위의 단초를 보여주듯 너무도 쉽게 그 동질감을 뛰어 넘어버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