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동서와 만남이 끝난 후 밀려오는 허전함과 아련함에 거리를 한참이나 걷던 미주가 오후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고 모든 것이 귀찮은 듯 신발을 대충 벗고 거실로 들어서다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거실 소파에서 누군가가 천천히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 삼촌 "
동서를 만나기 전 자신과 함께 집을 나와 자신의 집으로 간다던 시동생이 자신의 집에 있자 미주는 너무도 놀란 표정을 지으며 시동생을 불렀고 성진은 그런 형수를 보며 미소를 지은 채 다가왔다.
" 어딜 갔다 이제 오세요? "
" 왜 집에 안가고, 여기에... "
" 갔다가 다시 왔어요, 형수님도 혼자 계신데 저녁 먹고 가려고요 "
" ........ "
자신의 말에 형수가 말없이 서있자 성진이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 아...., 죄송해요, 전 그냥 와도 괜찮을 줄 알고... "
자신을 보며 시동생이 미안한 표정을 짓자 미주가 그런 시동생에게 다가가 와락 끌어안았다.
" 아뇨, 너무 좋아서 그런 거예요, 사과하지 말아요 "
" ....... "
성진이 그제야 안심한 표정을 지었고 자신의 가슴에 안긴 형수의 등을 살며시 어루만져 줬다. 미주는 조금 전 동서를 만나고 온 일은 모두 잊은 듯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시동생을 힘껏 안고만 있었다.
" 삼촌 "
" 네 "
무슨 영문인지 자신을 소파에 앉혀놓고 바닥에 앉은 형수가 자신의 무릎에 얼굴을 기대고 있다가 자신을 부르자 낮게 대답을 했다.
" 나, 삼촌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는데 들어 줄래요? "
" 네, 말씀하세요 "
성진의 말에 미주가 천천히 무릎에서 얼굴을 들어 시동생을 응시했다.
" 고마워요, 그런데, 내가 지금부터 조금 원색적인 말을 할 거에요, 그래도 괜찮죠? "
" 네, 괜찮습니다 "
" ....... "
시동생의 말에 살며시 미소를 지은 미주가 무릎을 꿇고 상체를 일으켜 시동생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는 조금 뒤로 물러나 시동생의 얼굴 앞에서 시선을 응시했다.
" 삼촌, 자지 빨고 싶어요, 지금... "
느닷없는 형수의 말에 성진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생각지도 못한 원색적인 말이었고 섹스도 아닌 오럴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형수의 말에 잠시 놀라던 성진이 어쩌면 형수가 자신을 놀리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저도 형수님처럼 그렇게 말해도 되는 겁니까? "
" ....... "
시동생의 말에 미주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성진이 역시 장난이라는 생각을 굳히며 더욱 미소를 크게 지어갔다.
" 그럼, 저도 형수님 보지 핥아 드려야 하는 겁니까? "
자신처럼 시동생이 원색적으로 말을 하자 미소를 지은 미주가 얼굴을 살짝 내밀어 입맞춤을 하고 물러났다. 그리고 이 장난스러운 대화를 더 하고 싶어졌다. 앞으로는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할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내 보지 보고 싶어요? "
" 네. 보고 싶어요 "
" 왜, 내 보지가 보고 싶은데요? "
" 음, 글쎄요, 형수님이 제 걸 빨아준다고 하니까. 갑자기 보고 싶네요? "
" 그런데 어쩌죠, 오늘은 보지 안 보여 줄 건데 "
" 왜요? "
" 오늘은 삼촌 자지만 빨아줄 거예요, 다른 건 하나도 안 하고... "
" 그런 게 어디 있습니까, 형수님이 보지 안 보여 주시면, 저도 제 꺼 못 보여 드립니다 "
" 피, 치사하게.. "
" 뭐가 치사 합니까, 공평한 거지 "
시동생의 말에 미주가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었다.
" 삼촌 "
" 네 "
" 다시 말해 봐요 "
" 뭘 요? "
" 내 어디가 보고 싶어요? "
형수의 말에 성진이 형수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형수의 장난에 계속 장단을 맞춰 줄 생각을 했다.
" 보지요 "
" 누구 보지요? "
" 형수님, 보지요 "
" 다시 말해 봐요, 누구 보지가 보고 싶어요? "
" 형수님 보지요 "
시동생이 연거푸 자신의 보지를 보고 싶다고 말하자 미주가 상체를 기울여 시동생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시동생이 그런 자신의 등을 안아주자 살며시 눈을 내려 감았다. 저속하고 원색적인 말이었지만 미주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 순간 자신들이 주고받는 대화가 저속하거나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건 이미 형진을 통해 해봤던 말들이라서가 아니었다. 자신의 가슴에 점점 커지는 시동생에 대한 감정을 도려내랴 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에서 시동생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런 말을 하더라도 하나도 부끄럽지도 창피하지도 않을 만큼 좋아하고 있다고 말이다. 미주는 그런 생각을 하며 포옹을 풀고 시동생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는 물러났다.
" 보여 줄게요, 내 보지, 그러니까 삼촌도 내가 자지 빨게 해 줘요, 알았죠? "
" 알았습니다 "" ....... "
시동생의 대답에 미소를 지은 미주가 다시 한 번 입맞춤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잡은 성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시동생을 응시하던 미주가 스스로 바지를 벗기 시작했고 잠시 후 팬티를 내리는 것을 바라보던 성진이 바지를 벗자 이미 옷을 벗은 미주가 시동생의 팬티를 직접 내려 주었다. 그렇게 바지와 팬티를 벗은 성진이 나머지 옷도 벗으려 하자 미주가 시동생의 손을 잡았다.
" 됐어요, 이리와요 "
미주가 시동생의 손을 잡고 소파에 앉혔고 시동생이 자신을 바라보자 얼굴을 내밀어 입맞춤을 요구했고 시동생의 입술이 포개지던 순간 손을 움직여 시동생의 자지를 살며시 거머쥐고는 아래위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입맞춤이 이어지며 미주의 손에서 자지가 점점 커지던 순간 두 사람의 입맞춤이 끝났고 미주는 시동생의 가슴에 입맞춤을 하며 작은 젖꼭지를 빨아댔다.
" 음.... "
형수가 자신의 젖꼭지를 빨자 간지러움에 몸을 살짝 떨었지만 형수의 입술이 이내 밑으로 향하자 시선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의 귀두에 형수가 입맞춤을 하자 성진이 미주의 머리칼을 한쪽으로 쓸어 넘겨 형수가 자신의 자지를 빠는 모습을 확연하게 지켜보려 했다. 그것을 아는지 미주는 혀를 내밀어 자지를 핥아 올리던 순간 시선을 시동생과 마주했고 시동생이 미소를 지어주자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한 번 혀로 자지를 핥아 올렸다.
" ....... "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자 수정이 들고 있던 핸드폰의 시계를 확인 한 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음 같아서는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수정은 시동생이 돌아올 때가지 그냥 기다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했고 알몸이 된 수정이 시동생의 방을 나서고 있었다.
[ ......... ]
" ........ "
욕실로 들어 와 샤워기 물은 틀고 기다리던 수정이 샤워기에서 따뜻한 물이 나오기 시작하자 자신의 몸을 적시기 시작했다. 그렇게 자신의 알몸을 적셔가던 수정이 거울 속의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잠시 응시했다. 왠지 낯설어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가만히 응시하던 수정이 다시 샤워기로 자신의 몸을 적시며 샤워를 시작했다.
" 추우웁.. 푸웁.. 후우웁... "
" 아.... 형수님.... "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미주는 입안에 고여 가는 침을 자지에 묻혀가며 진득한 소리와 함께 자지를 빨아댔고 성진은 오늘따라 짙은 감촉으로 자지를 빨아대는 형수의 애무에 짜릿함을 느꼈다. 그리고 다음 순간 형수의 입술이 자지에 밀착된 채 아래위로 힘차게 움직이자 어쩔 줄 몰라 하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 형수님, 멈추세요, 안되겠어요.. 으.... "
사정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성진이 다급하게 말을 하자 미주가 움직임을 멈췄다. 하지만 여전히 자지를 입에 물고 있었고 잠시 멈춰있던 미주가 자지를 입에서 빼고는 손으로 자지를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성진은 그렇게 한숨을 돌리자 자신의 자지를 부드럽게 이리저리 감싸 도는 형수의 기다란 손가락에 시선을 빼앗겼다. 성진은 처음으로 알았다. 큰형수의 손이 몸매만큼이나 무척 아름답다고 말이다. 섬섬옥수라고 하는 말이 딱 어울릴 만큼 큰형수의 손가락은 길게 뻗어있었고 손등마저 매끄러웠다. 그런 형수의 손이 자신의 자지를 감싸며 이리저리 움직였고 귀두를 부드럽게 감싸던 형수의 손가락 사이로 귀두가 튀어나오던 순간 형수가 그대로 귀두에 입술을 가져대자 그 모습에 성진은 큰 흥분감을 느꼈다.
" .......... "
하지만 잠시 후 자지를 다시 입에 문 형수가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마주 잡아 깍지를 낀 성진이 얼굴만을 아래위로 움직여 자지를 빨아대는 형수의 모습에 흥분을 하며 눈을 내려 감았다. 그리고 소파에 머리를 기대는 순간 자지를 입에 서 빼낸 형수가 입술로 자지를 아래에서 위로 더듬다 다시 입에 무는 것을 느꼈고 다음 순간 다시 빠르게 자지를 빨아대자 성진이 급격하게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 아으, 형수님.. 그만.. 더 못 참겠어요 "
다시 사정이 임박해지자 다급하게 말을 던졌지만 형수가 계속 자지를 빨자 성진이 깍지를 긴 손을 풀려했다. 하지만 그 순간 형수가 손가락 마디에 힘을 주었고 손가락이 쉽게 풀어지지 않자 성진이 당황하며 몸을 빼려 했다.
" 형수님.. 그만.. 안 돼요.. "
하지만 소파에 앉은 성진이 더 도망갈 곳이 없었고 형수가 자신의 말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자지를 빨아대자 당황했지만 다음 순간 입을 벌린 성진이 사정을 시작했고 미주가 그제야 움직임을 멈췄다. 성진은 형수의 입에 사정을 한다는 사실에 당황했지만 형수가 자지를 그대로 입에 물고 있자 안간힘을 쓰며 사정을 멈추려 애를 썼지만 이미 자신의 정액이 한없이 형수의 입안으로 쏟아져 내리는 것을 느껴야만 했다.
" ....... "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사정이 서서히 진정되자 성진이 당황한 시선으로 아래를 내려 보았고 여전히 자신의 자지를 입에 물고 사타구니에 얼굴을 묻고 있는 형수가 보이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손을 움직였다. 그제야 형수가 깍지를 긴 손에 힘을 풀었고 손을 빼낸 성진이 형수의 얼굴을 잡으려다 멈칫하며 손을 멈췄다. 자신의 자지를 손으로 잡은 형수가 천천히 얼굴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낸 형수의 입에서 자지가 빠져나오자 황급히 자세를 고쳐 앉은 성진이 안절부절 못하며 형수를 응시했다.
" 저기. 왜 그러셨어요. 잠시만.. 잠시만... "
시동생이 어쩔 물 몰라 하며 허둥대자 그 모습을 바라보던 미주가 갑자기 입에 힘을 주며 정액을 삼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양이 너무 많아 삼키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허둥대는 시동생의 모습을 보자 생각을 바꾼 것이다. 그리고 그런 미주를 바라보던 성진도 너무도 놀란 눈으로 형수를 응시했다.
" 저기... 혀... 형수님..... "
" ....... "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시동생을 보며 다시 한 번 얼굴을 찡그려 마지막 정액을 모두 삼킨 미주가 혀끝을 살짝 내밀어 입술로 물었다가 감춘 뒤 엷은 미소를 짓자 성진이 너무도 놀란 표정으로 형수에게 말도 못하고 응시만하고 있었다. 한때 사귀었던 수연도, 그리고 그토록 사랑하며 뜨거운 섹스를 나누던 작은 형수도 한 번도 해주지 않았던 행위였다. 성진은 처음으로 느꼈다. 여자가 자신의 정액을 먹어주는 행위가 얼마나 남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행동인지를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설레는 것만은 숨길 수 없었다.
" 왜, 그러셨어요.... "
" 뭐가요? "
시동생의 더듬거리는 말에 미주가 왜 그러냐는 듯 한 표정을 지었다.
" 형수님... "
" 왜 그래요, 그것 하나 해줬다고 감격한 거예요? "
" 네 "
성진은 자신도 모르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 대답에 잠시 시동생을 응시하던 미주가 말을 이어갔다.
" 이렇게 좋아 할 줄 알았으면 전에 해 줄걸 그랬나 봐요 "
" 형수님.. "
" 됐어요, 그냥 해 주고 싶어서 그랬어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
" ........ "
" 사람 그만 쳐다봐요, 자꾸 그러면 내가 무안해 지잖아요 "
형수의 말에 성진이 형수를 당겨 소파로 올라오게 만든 뒤 자신의 다리 위에 걸터앉게 하고는 품에 안았다. 형수의 말대로 그것을 해줘서 감격해 안아 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자신의 생각보다 큰형수가 어쩌면 자신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형수를 안고 있던 성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형수님 "
" 네 "
" 저, 지금 넣고 싶어요. 괜찮죠? "
시동생의 말에 미주가 천천히 얼굴을 들어 시동생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 사정을 했는데 괜찮겠어요? "
" 네 "
" 하지만 아까는 내 보지 보겠다고 했잖아요? "
형수의 말에 성진이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머금었다. 형수의 장난이 여전히 싫지 않았기 때문이다.
" 아뇨, 보는 것 보다 넣고 싶어요, 형수님 보지에... "
그러자 이번에는 미주가 미소를 지었다.
" 다시 말 해봐요, 어디에 넣고 싶어요? "
" 형수님 보지요 "
" 내 보지에 뭘 넣고 싶은데요? "
" 제 걸 넣고 싶어요 "
" 그게 뭔데요? "
" 제, 자지 말입니다 "
원하는 대답을 듣자 미주가 시동생의 입술에 입맞춤을 하고 물러났다.
" 넣어요, 내 보지에 삼촌 자지......... "
형수가 말끝을 흐리며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자 자신의 자지를 보지 근처에 가져댔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미주는 다시 엉덩이를 내렸고 자신의 보지에 시동생의 자지가 천천히 들어오자 눈꺼풀을 살짝 떨며 미소와 함께 시동생을 응시했다. 그리고 자신의 엉덩이가 시동생의 사타구니에 닿는 것과 동시에 보지 깊숙이 자지가 가득차자 미소를 지으며 시동생을 응시했다.
" 모두 들어왔어요, 삼촌의 자지... "
" 어디에 들어갔는데요? "
" 내 보지.... "
마지막 말을 하고 형수가 자신을 안자 성진이 미소를 지으며 형수의 등을 가만히 끌어안았다. 이미 사정을 한 탓에 섹스를 바로 시작할 수 없었지만 형수의 보지 속살이 자신의 자지를 따뜻하게 감싸고 있는 것을 느낀 성진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눈을 감았고 잠시 후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그런 시동생의 움직임에 미주도 상체를 시동생의 가슴에 기대며 편안한 자세로 눈을 내려 감았다.
[ 내 작은 행위에 기뻐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내 보지에 들어와 있는 삼촌의 자지가 이대로 영원히 내 보지에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그럴 수 없겠죠, 난 이제 삼촌을 돌려보내야 하니까 말이에요 ]
미주가 시동생을 더욱 힘주어 안았다.
[ 그래도 이렇게 삼촌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느껴보게 되어 너무 좋아요, 아까 동서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다시는 이런 시간 가지지 못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동서에게 조금 미안해요, 하지만 동서도 이해해 주겠지요, 자신의 남자를 돌려주려는 날 기특하게 생각해서 말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미안해... 동서.......... ]
그렇게 마지막으로 가슴으로 이야기를 하던 미주의 눈가가 다시 젖어들다 가느다란 줄기 하나를 만들며 뺨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성진은 지금의 상태가 너무나 포근한 듯 여전히 눈을 감은 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신으로 인해 두 여자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지도 모르고 말이다.
" .......... "
젖은 머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있던 수정이 다시 한 번 핸드폰의 시계를 응시했다. 그리고 이제는 완전하게 어둠이 내리고 있는 창을 잠시 바라보다 핸드폰의 전화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동생의 핸드폰 번호를 찾아 바라 본 수정이 전화를 걸려는 듯 손가락을 가져갔지만 이내 핸드폰을 끄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 ........ "
가구조차 제대로 있지 않은 거실을 서성이던 수정이 현관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어둠이 깔리는 하늘을 올려보다 시선을 대문으로 향한 채 현관앞에 그대로 서 있었다.
" ........ "
현관으로 들어서던 성진이 밝게 빛나고 있는 거실을 둘러보다 자신이 불을 끄지 않고 나갔나 하는 생각을 하며 방으로 다가가 방문을 여는 순간 그대로 얼어붙었다. 성진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잠들어 있는 수정의 모습을 자신이 잘못 본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눈을 깜빡이며 다시 응시했지만 여전히 형수가 침대에 잠이 들어있는 것이 보이자 천천히 방문을 닫으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 ........ "
방문 바로 옆의 벽에 기대어 선 성진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의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떠나 삶의 터전 속으로 돌아 가버린 작은 형수가 왜 지금 자신의 침대에서 잠들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토록 그리워하고, 그리워하며 많은 밤을 괴로움에 빠뜨렸던 형수가 무슨 생각으로 지금 이렇게 돌아 온 것인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혼란 속에 성진이 가장 힘든 것이 있다면 자신이 조금 전까지 큰형수의 집에서 큰형수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다. 성진은 그랬기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형수를 잠에서 깨워 안아보지도 못하고 있었고, 또 아무것도 물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성진은 벽에 등을 기대고 서서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만 있었지만 아무런 결론이 내려지지 않자 천천히 다리를 굽혀 그 자리에 앉기 시작했다. 바닥에 널브러지듯 앉은 성진이 방문을 바라보다 천천히 눈을 내려 감고는 벽에 머리를 기대가고 있었다.
" ....... "
깜빡 잠이 들었던 수정이 얼굴을 스치는 감촉에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뺨을 쓰다듬는 시동생이 보이자 흔들리는 시선으로 시동생을 응시했다. 두 사람은 아무 말이 없었다. 뺨을 어루만지던 성진의 손이 뺨을 떠났음에도 수정은 아직도 뺨을 스쳐가던 시동생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형수를 바라보는 성진의 일렁이는 시선에는 많은 것을 묻는 듯 한 눈빛이 서려 있었다.
" ......... "
수정은 지금 이 순간 시동생이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던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아무 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동생을 응시하며 수정은 한동안 보지 못했던 시동생의 얼굴을 천천히 응시하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슴에 그 모습을 새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잠시 후 다시 한 번 시동생의 손길이 자신의 얼굴을 스치자 힘겹게 엷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눈가가 촉촉이 젖어 들고 있었다.
" 어떻게 여길 오셨어요? "
" ......... "
성진이 묻는 순간 수정의 눈가에서 눈물 줄기가 눈가를 타고 흘러 내렸다. 그리고 성진이 손끝으로 형수의 눈물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 보고 싶었어요, 정말.... "
그리고 이어진 시동생의 말에 수정의 눈이 감겼고 계속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보고 싶었다는 말이 폐부를 찔러서이기도 했지만 자신에게 존대를 하는 시동생의 말에서 자신들의 사이가 그만큼 멀어졌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물을 흘리며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던 수정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했고 시동생과 시선이 마주하자 잠시 시동생을 응시하다 입을 열기 시작했다.
" 아직, 내가 자기 여자 맞아? "
자신에게 존대를 하지 말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큰동서와 육체관계를 가진 시동생에 대한 반발심인지 수정이 존대를 생략하며 물었고 시동생이 대답을 하지 않고 자신을 바라보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 제가 아직 형수님의 남자라면... "
말끝을 살짝 흐린 시동생이 자신을 응시하자 잠시 입을 다물던 수정이 다시 말을 이었다.
" 그동안 내 이름도 잊은 거예요? "
" ....... "
형수의 말에 고개를 저은 성진이 형수가 말하는 의미를 알았다는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한동안 말없이 서로를 응시만 했다. 그토록 가슴으로 그리워하던 두 사람의 만남치고는 너무 조용했지만 눈물을 흘리고 있는 수정의 눈도, 그런 형수를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가는 성진도 서로의 가슴을 무겁게 누르는 한 사람의 인영으로 인해 쉽사리 자신의 가슴을 상대방에게 보이지 못하고 있었다.
[ 삼촌을 이해하도록 해, 동서가 떠나고 그 외로움에 삼촌은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고, 그런 삼촌을 유혹한 건 나니까.... ]
그랬다. 그토록 그리워하는 시동생을 만났음에도 눈물만을 흘리고 있는 수정의 그림자에는 그토록 믿고 사랑했던 시동생이 큰동서와 육체관계를 가졌다는 일말의 배반감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에게 시동생을 이해하라고 말했던 큰동서의 말 중에서 시동생이 큰동서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말을 거짓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큰동서의 말대로 시동생이 큰동서를 찾아가게 된 이유가 자신 때문이라는 사실만은 인정했다. 결국 수정은 미주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 시동생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 건지 망설이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수정에게 선뜻 다가가지 못하는 성진도 자신이 큰형수와 섹스를 가졌고 자신의 마음 한 구석을 잠시나마 내어주었다는 죄책감에 그토록 그리워하던 형수를 만나고도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 수정아 "
" ....... "
다시 만나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시동생을 수정이 일렁이는 시선으로 응시했다.
" 나, 실은 너에게 할 말이 있어, 나 말이야.. "
" 돌아온다고 했었잖아, 그러니까 기다려 달라고... "
수정이 성진의 말을 가로 막았고 성진이 수정의 말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나와의 관계가 너무 부담스럽게 변해버린 현실 때문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
" 결국, 나는 자기에게 그동안 아무 믿음을 주지 못한 거네, 그래서 내가 돌아온다고 말했음에도 그 말을 믿지 못한 거고... "
" 아냐, 그런 게 아니라,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이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그런 생각을 했던 거야 "
성진의 말이 끝나자 수정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성진의 시선이 형수에게로 향했다.
" 현실이 힘들어서 내가 돌아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그 말, 결국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는 말이 되는 거야, 그래, 어쩌면 자기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내가 자초한 일인지도 몰라, 하지만 분명 나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어, 일그러진 현실을 인정해야 할 시간이 말이야 "
" 수정아 "
" 그래서, 내가 돌아오지 않을 거란 결론을 내리고 자기가 선택한 건 뭔데? "
" ....... "
형수의 물음에 성진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대신 큰형수의 모습이 문득 스쳐갔다.
" 형님이 자기의 선택이었어? "
" ........ "
수정의 물음에 성진이 놀란 표정을 지었고 흔들리는 서선으로 수정을 응시했다. 성진은 당황했다. 어떻게 수정이 큰형수와의 일을 알고 있는지도 놀라웠지만 그 보다는 조금 전 형수가 내뱉은 질문은 어쩌면 자신과 형수와의 관계가 이대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급함 때문인지 황급히 무언가 말을 하려던 성진이 입을 다물었다.
" 조금 전에 하려던 말이 그 말이었어 "
" 나도, 알아 "
자신의 말에 대꾸를 하는 형수를 성진이 다시 응시했다.
" 형님하고의 관계를 다그치려고 묻는 게 아니야, 내가 복잡한 현실 때문에 자기를 떠났다고 생각하면서 나보다 더 복잡한 현실을 안고 있는 형님을 선택했는지 그게 궁금했어 "
" 어쩌면..... "
성진이 무언가 말을 하려다 다시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수정은 시동생이 하려던 말이 무엇인지 희미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시동생은 큰동서를 통해 자신의 그림자를 찾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미모와 몸매를 가진 큰동서에게 어쩌면 호감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한참을 다시 입을 다물고 있던 수정이 침대에서 내려왔고 형수의 움직임에 자리에서 일어난 성진이 자신을 응시하는 형수를 바라보았다.
" 어디 가려고... "
성진이 힘겹게 물었다.
" 집에.. "
" 수정아 "
" 아무 말도 안 하고 나와서 부모님이 기다려 "
" ......... "
가방을 챙기는 형수를 보며 성진이 힘없이 시선을 떨어뜨리자 그 모습을 보던 수정이 핸드백을 들고 성진에게 다가갔다.
" 나 봐 "
형수의 말에 성진이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수정이 시동생의 입술에 살며시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물러났다. 성진이 형수의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당황한 표정으로 응시했다.
" 아까 물었지, 나에게 아직 자기가 남자냐고, 자긴 아직 내 남자고, 아무에게도 안 줘, 내 남자... "
" 수정아 "
" 그러니까, 내 남자 하기 싫으면 지금 말 해,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어 "
" ........ "
성진이 다가가 수정을 힘주어 안았고 잠시 후 성진이 입술을 포개려 하자 수정이 그런 성진을 만류하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 하루 시간을 줄 게, 그때까지는 안 돼 "
" 아냐, 시간 필요 없어, 난.... "
" ....... "
수정이 손을 들어 성진의 입을 막았다.
" 수정아 "
" 갈게 "
성진에게 무거운 숙제를 내놓은 수정이 잠시 시동생을 응시하다 방을 나섰고 성진은 그 자리에 선 채로 조금 전 형수가 던진 말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 하루 동안 잘 생각해, 그리고 형님도 어떻게 할 건지 생각하고..... ]
그렇게 자신에게 던져진 무거운 숙제를 떠올리던 성진이 황급히 방을 나서며 현관으로 갔고 그런 성진을 바라보며 엷은 미소를 지어보인 수정이 현관문을 열고 집을 나서고 있었다.
[ 저희 고객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
" ........ "
큰형수에게 전화를 걸던 성진이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음성에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작은 형수인 수정이 어떻게 큰형수와 자신의 관계를 알게 됐는지 궁금해 하던 성진은 어쩌면 큰형수가 작은 형수를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큰형수가 전화를 받지 않자 난감한 표정을 짓고만 있었다.
" ......... "
성진은 난감하기만 했다. 이유야 어쨌든 작은 형수가 돌아올지도 모를 지금 큰형수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큰형수 때문에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던 작은 형수를 잃을 수 없었지만 한때 자신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던 큰형수를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조금은 답답하기만 했다.
" 응, 언니, 나야 "
전화를 하는 미주의 얼굴이 조금은 무거워져 있었다.
" 나, 미국에 들어가서 살까 봐, 아니.. 그냥 여기 혼자 있으려니 외로운 것 같아서.. 응.. 그러니까 말하는 거야.... "
언니와 제법 오랜 시간 통화를 한 미주가 언니와의 전화가 끝나자 핸드폰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동생에게 온 문자를 열어 살피기 시작했다.
[ 전화를 안 받으셔서 문자 남깁니다, 시간 되시면 전화 부탁드립니다 ]
" ...... "
시동생이 보내온 문자를 확인 한 미주가 덤덤한 표정으로 핸드폰을 옆에 내려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전화를 하고 싶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시동생의 얼굴을 가만히 떠올렸다.
" ....... "
짧았지만 강렬했던 시동생과의 시간을 돌아보며 미주는 자신의 삶속에서 어쩌면 가장 뜨거웠을지도 모를 추억을 다시 천천히 곱씹어보고 있었다. 비록 시동생과 형수라는 관계였지만 격정의 뜨거움으로 자신의 육체를 몰아가던 남자였음은 분명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안긴 순간 조금씩 잊어가던 여자로써의 행복을 완벽히 느꼈고 그 행복 속에서 언제까지나 빠져 있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남자가 아니었다. 한때는 완벽한 자신의 남자가 아닐지라도 그대로 자신의 곁에 두고 행복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은 자신만의 행복으로 끝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순간 시동생을 동서에게 보낼 수밖에 없음을 느꼈다. 그럼에도 후회가 됐고 그리웠다. 그랬기에 시동생의 전화를 받을 수 없었다. 전화를 받는 순간 그토록 지키려 했던 결심 하나가 속절없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후우.... "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던 미주가 한 숨을 내뱉고는 천천히 몸을 돌려 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미주가 방으로 사라진 후 그녀의 마음처럼 휑하니 비어있는 거실만이 애처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자신을 뜨겁게 만들었던 두 남녀의 육체를 그리워하며 말이다.
" ......... "
퇴근을 해 집으로 돌아온 성진이 신발도 벗지 않은 채 현관 앞에 서서 자신을 바라보고 서있는 형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수정도 그런 성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생각해 봤어? "
수정이 먼저 입을 열었고 성진이 무슨 말이냐는 듯 형수를 응시했다.
" 지금 이곳에 들어오면 자기는 이제 다시 내 남자가 되는 거고, 어쩌면 평생 그걸 벗지 못할지도 몰라 "
" 그러는 넌, 너는 계속 내 여자 할 거야? "
" 난 계속 자기 여자였어, 자기와 첫 키스를 하고, 내 그곳을 허락하고, 또 자기를 내 몸에 받아들이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가 자기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적 없어,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테고... "
" ........ "
수정의 말이 끝나자 성진이 일렁이는 형수의 눈동자를 응시하다 천천히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섰고 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응시했다.
" 나도 내 여자는 너 뿐이라고 생각했어, 지금까지... "
" ......... "
자신의 말에 형수가 일렁이는 시선을 던지자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던 성진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 그래, 큰형수와 그랬던 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네가 평생 그걸 가지고 날 괴롭혀도 달게 받을 게, 내가 지은 죄니까 "
" 내가 허락할 때까지 내 몸에 손대지 마, 그게 벌이야 "
" 알았어, 그리고 미안해 정말, 다시는.. "
" ........ "
성진이 말을 이어가던 순간 수정이 성진에게 다가가 허리를 안았다.
" 됐어, 아무 말도 하지 마, 자기를 그렇게 만든 거 나한테도 책임이 있으니까 "
" 미안해, 정말.... "
" 나도 미안해 "
자신도 미안하다는 말을 한 수정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시동생을 응시했고 잠시 후 눈가가 촉촉이 젖어 들자 다시 성진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 보고 싶었어, 정말..... "
끝내 말을 이어가지 못한 수정이 입을 다물었고 성진이 그런 형수의 등을 가만히 끌어안았다.
" 나도 보고 싶었어... "
" 그때 동생만 없었으면, 그랬다면 자기한테 달려갔을 거야, 날 보면서 힘들어했을 게 분명하니까 "
" ....... "
형수의 말에 성진이 놀란 표정을 지으며 형수를 가슴에서 떼어냈다. 지난 번 자신이 차안에서 동생과 걸어가며 웃고 있던 형수의 모습을 지켜보던 것을 형수가 알고 있다는 것에 놀랐던 것이다.
" 날 봤어? "
" ........ "
수정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성진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 어떻게 날 봤다는 거야? "
" 자기 차가 구석에 서 있었으니까 "
" 언제부터 알았어? "
" 동생이랑 집을 나와서 걸어가며 바로 봤어, 하지만 동생 때문에 아는 척 할 수 없어서 그냥, 난 잘 있다고 환하게 웃는 거 밖에는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어 "
" ....... "
수정이 말을 끝내가 성진이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자신이 너무 바보 같고 죽일 만큼 미웠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는 자신의 남자가 숨어서 자신을 보고 있음을 단번에 알고는 웃음을 웃어주며 걱정 말고 기다려 달라 말하고 있었음에도 자신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야속한 마음만을 가졌다. 그래서 결국 그것을 핑계로 큰형수를 찾아갔고 큰형수의 육체를 안으며 잠시나마 아픈 기억을 잊으려 했었다. 성진은 속 좁고 비열한 자신을 향해 한없이 욕을 해대고 있었다.
[ 넌, 쓰레기야, 네가 사랑하는 여자가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지도 몰랐고, 너에게 돌아오기 위해 얼마나 아프고 힘든 시간을 감내했었는지를 조금도 몰랐어, 그래 놓고 아프다고, 야속하다고, 외롭다고, 다른 여자 품에 안겨 스스로를 위안하고,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줬어. 넌, 작은 형수도, 큰형수도 안아서는 안 되는 쓰레기 같은 놈이었어, 쓰레기 같은 놈........ ]
" ........ "
너무나 어이없는 사실에 자신을 자책하고, 또 자책하던 성진이 수정을 힘껏 안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수정은 자신을 힘껏 안아주는 시동생의 가슴에 안겨 눈물을 애써 참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는 시동생의 가슴에 안긴 수정은 행복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푸근함이 자신을 부드럽게 감싸는 것 같은 느낌에 한없는 행복감을 느껴가고 있었다.
" 자? "
" 아니 "
형수의 물음에 그 곁에 나란히 누워 있던 성진이 대답을 했다.
" 이사는 언제 가? "
" 그러고 보니 다음 주말이 이사 가는 날이네 "
" 그 집은 언제 비는데? "
" 다음 주 금요일... "
시동생의 물음에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수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어머님, 아버님은 잘 계시지? "
" 응, 아버지가 시골 가시더니 좋으신가 봐 "
" 다행이네, 걱정했는데... "
" 응 "
성진이 짧게 대답을 했고 다시 침묵이 이어지자 두 사람은 어두운 허공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상대방을 끌어안고 뜨거운 섹스를 가지고 싶었지만 그간 벌어진 일들이 그들로 하여금 선뜻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그토록 그리워하던 상대방이 자신의 곁에 누워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함께 잠이 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 자기야 "
" 응 "
성진이 대답을 했다.
" 나, 팔베개하고 싶어 "
" ....... "
자신의 말에 시동생이 팔을 뻗어 주자 수정이 그 팔을 베고 눕고는 시동생의 옆구리를 파고 들었다, 그리고 한 손을 가만히 올려 시동생의 가슴을 아주 천천히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 ........ "
" ........ "
두 사람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수정을 그토록 그리워하던 시동생의 품에 안겨 잠을 청할 수 있다는 것이 한없이 기뻤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 자꾸 떠오르는 큰동서의 얼굴에 가슴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시동생에게 자신의 육체를 안아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신이 안고 있는 시동생이 큰동서와 섹스를 나눴다는 사실이 자꾸만 자신을 힘들게 하는 것을 느꼈다.
" ....... "
그래서일까, 끝내 아무 말을 하지 않던 수정이 천천히 눈을 내려 감았고 그런 수정을 안고 있던 성진은 여전히 어둠속의 허공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 집에 갈 거야? "
출근을 준비하고 현관에 서있던 성진이 수정에게 물었다.
" 아니, 나 계속 여기 있을 거야 "
" ....... "
형수의 말에 성진이 너무 기뻤지만 그것을 내색하지 못한 채 잠시 형수를 응시했다.
" 저녁에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
" 아니 "
" 알았어, 그럼 잘 다녀 와 "
" 그래, 갔다 올 게 "
" 자기야 "
성진이 엷게 미소를 머금으며 몸을 돌리던 순간 수정이 시동생을 불렀고 성진이 다시 형수를 응시했다.
" 이제 키스도 안 해주고 출근 하는 거야? "
형수의 말에 성진이 머뭇거리며 수정을 응시했다.
" 자기한테 손대지 말라며, 그런데 해도 돼? "
" ........ "
수정이 고개를 끄덕였고 성진이 입술을 내밀며 다가오자 수정도 입술을 내밀어 다가가서는 입맞춤을 나눴다. 그런데 성진이 입맞춤을 끝내지 않고 그대로 멈춰버렸고 그건 수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참이나 입을 마주 댄 채 움직이지 않았지만 수정이 먼저 입술을 거둬갔다.
" 갔다 와 "
" 그래 "
수정의 말에 성진이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집을 나서고 있었고 그런 시동생을 미소로 바라보고 있던 수정이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 작은 목소리로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 바보, 자기 여자라니까... "
현관문을 바라보며 아쉬운 표정을 짓던 수정이 몸을 돌려 시동생의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 ......... ]
" 누구세요 "
초인종 소리에 집안을 정리하던 미주가 현관으로 갔고 아무 대답이 없자 인터폰을 들어 화면을 들여다보는 순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동서인 수정이 서 있었던 것이다. 미주는 잠시 망설이며 인터폰 화면을 바라보다 내려놓고는 현관문을 열었다.
" 어떻게 왔어? "
현관문을 열고 미주가 물었다.
" 전화를 안 받으셔서 찾아왔어요 "
" ........ "
" 여기 서서 말할까요? "
" 아냐, 들어 와 "
미주의 말에 수정이 안으로 들어섰고 현관문을 닫은 미주가 수정과 함께 거실로 가 소파에 앉았다.
" 커피 줄까? "
" 아뇨, 금방 가야해요, 형님하고 할 말이 있어서 왔어요 "
수정의 말에 미주가 잠시 수정을 응시하다 입을 열었다.
" 그래, 말 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데... "
" 주말에 삼촌 여기 올 거예요 "
" ...... "
수정의 말에 미주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 무슨 소리야, 주말에 삼촌이 여기를 오다니? "
" 제가 여기로 보낼 거예요 "
" 동서 "
수정의 말을 가로 막으며 미주가 조금 높은 목소리로 수정을 불렀다. 수정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리고 지금부터는 형님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언니라고 부를게요, 우리에게 그런 호칭은 이제 어울리지 않으니까요 "
" ...... "
이어진 수정의 말에 미주가 할 말을 잃고 수정을 응시했다.
" 이번 주말에 그 사람 언니에게 보낼 거예요, 그러니까 그때 결정해요 "
" 뭘? "
" 그 사람 곁에 있던지, 아니면 언니 생각대로 미국으로 가던지 "
미국이란 말에 미주가 흠칫 놀랐다. 동서인 수정이 어떻게 그걸 아는지 놀라웠다.
" 무슨 소리야, 내가 미국에를 왜 가 "
" 내 생각이 틀렸다면 다행이네요, 하지만 그 사람과 주말을 보내고 아까 말처럼 결정해요, 그 사람 곁에 남던지 아니면 언니 마음대로 하던지 "
" ........ "
미주가 잠시 입을 다물고 수정을 바라보았다. 수정이 지금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자신이 애써 보냈던 시동생을 수정이 다시 자신에게 보낸다고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그 소리, 삼촌을 나한테 보내고 동서는 어쩌겠다는 말인데? "
" 전, 그 사람 여자로 남을 거예요, 언제까지... "
" 삼촌 여자가 되겠다면서, 나한테 삼촌을 보낸다는 소리는 뭐야? "
" 언니도 결정하라는 말이에요, 나처럼 삼촌 여자로 남던지, 아니면 남이 되던지.. "
" 지금, 셋이 같이 살기라도 하자는 말이야? "
" 비슷한 말이에요 "
미주가 다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셋이 같이 살자는 말이 너무 황당하게 들렸기 때문이다.
" 동서 지금 미쳤어? "
" 어차피 우리 세 사람 모두 미친 사람들 아닌가요, 세상에서 인정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서로를 받아 들였으니까요 "
" 좋아, 그래, 우리 모두 미쳤다고 해, 하지만 왜 우리가 함께 살아야 하는데? "
" 언니도 삼촌 좋아하잖아요 "
" ........ "
순간 미주가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수정을 응시했다.
" 알아요, 언니가 뭘 걱정하는지, 그리고 이런 내 생각 그 사람이 어떻게 받아들이지도 모르고 말이에요 "
" 삼촌은 모른다고? "
" 네, 몰라요. 아직 말을 하지 않았으니까 "
" 삼촌은 모르는 일을 동서는 왜 지금 나에게 하는데.. "
" 그 사람을 위해서 이러는 거예요 "
" 삼촌을 위해서라고... "
" 네, 그 사람, 아마 평생을 언니 그림자를 안고 살 거예요. 한 순간의 감정에 휩쓸려 언니와 육체관계를 맺은 것 때문에 평생 언니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 테고, 그 죄책감은 결국 나에게도 드리워 질 거예요 "
" 어째서? "
" 날 두고 언니를 안았다는 죄책감에 힘들어 하니까요 "
" ........ "
미주는 생각했다. 지금 자신에게 말을 하고 있는 수정의 말이 진심인지 아니면 혹시 자신을 떠보기 위한 것은 아닌지를 말이다. 하지만 수정의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이 모든 것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다. 왜냐면 자신을 바라보는 수정의 눈동자가 일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 좋아. 우리 둘이 그렇게 하자고 결론을 내렸다고 하자, 그런데 삼촌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땐 어쩔 건데.. "
" 받아 들여요, 그 사람은... "
" 어째서, 무슨 근거로 그렇게 자신하는데.. "
" 그 사람, 날 사랑하니까요 "
" ....... "
미주의 미간이 살짝 일그러졌다. 알 수 없는 분노가 밀려왔기 때문이다.
" 후우...., 동서 지금 그 말 날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 소리인지 알아? "
" ....... "
" 그러니까, 동서가 사랑하는 삼촌을 위해서 날 희생하라는 소리야? "
" 네 "
" 왜, 내가 왜? "
" 삼촌을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
" 훗, 내가 삼촌을 사랑하는 거랑, 내가 희생하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
" 사랑이란 그런 거니까요 "
" ....... "
미주의 입이 다시 닫혔다.
" 그리고 그걸 계속 희생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제의를 거절하면 되는 거예요 "
" 좋아, 그래, 그렇다고 쳐, 그럼 동서는 무슨 희생을 하는데? "
이번에는 수정의 입이 닫혔고 잠시 미주를 응시하던 수정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 언니, 그 사람, 내 목숨과도 같은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대신 죽어 달라고 하면 난 죽을 수 있어요, 그런 사람이에요, 나에게 그 사람은... "
" ........ "
" 그래서 그 사람 한시라도 내 곁에서 떨어져 있게 하고 싶지 않아요, 내 곁에서 그 사람이 숨쉬고, 생각하고, 기뻐하고, 행복해 하고.... 또, 슬퍼하고,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것 모두를 느껴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걸 이젠 알아요..., 그런 사람을 언니와 함께 간직하는 거예요, 그게 어떤 의미인지 언니는 아세요, 이런 나에게 더 희생을 하라면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요? "
" ........ "
" 도와줘요, 언니, 그 사람이 죄책감 없이 우리 곁에 서 있을 수 있게 말이에요, 언니도 그 사람 사랑하잖아요, 그렇잖아요 "
" ...... "
어느덧 수정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오자 미주가 시선을 돌렸고 미주도 자신의 눈가가 젖어오자 눈을 깜빡이며 애써 눈물을 감추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허공을 응시했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던 수정의 눈가를 벗어난 눈물방울이 수정의 무릎에 하나씩 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