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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염향림의 무위와 순간의 실수 (7/56)

7) 염향림의 무위와 순간의 실수

염향림과 산서사흉이 대치를 하고 있던 순간,

"호잇...받아라..."

"여기도 있다..."

"호호...죽림칠검중 일식 독죽검...이식...오식..."

씨이익...차차창...창창...

긴장의 압박감에 더이상 견디지 못한 산서사흉.

자신들의 흉기를 휘두르며 염향림의 상하좌우을 공격했다.

검기가 뻣어나오는 연겸을 휘둘러 대항하는 염향림.

윗쪽을 내리치던 채찍을 검으로 막는다 했더니,

어느새 뒤쪽에 다가드는 철퇴를 무찌르고 있었다.

연겸을 휘두르는 염향림의 모습...

바람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대나무들의 움직임을 연상시킬 정도로 현란했다.

산서사흉은 차륜전을 펼치며 흉흉하게 무기를 휘둘렀다.

검과 병장기들이 부딪치며 불똥이 사방으로 튀겼다.

순식간에 백여초가 교환되었다.

협공을 한 산서사흉...

승기를 잡기는 커녕 점점 염향림의 검을 피하기에 바뻤다.

무공이 가장 약한 산서사흉중 넷째.

뼈가 드러날 정도의 심한 부상을 어깨에 입고 피를 줄줄 흘렸다.

염향림은 이제 끝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창창...쨍쨍...차앙...

"호호...이제는 그만 항복해라...육식...천죽검..."

그러자 상황이 돌변했다.

염향림의 연검에서 펼쳐지는 죽림칠검 후이식중 육식 천죽검.

천개의 대나무가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니...

수많은 검기들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자신들에게 덮치는 검기가 예전과는 판이하게 다른것을 느낀 삼성사흉.

십이성 전력을 기울려 수비를 취했다.

"어림없다. 냄새나는 계집...에잇..."

"흐윽...아아악, 내 팔..."

하나 이미 역부족...

이미 엄중한 부상을 입고 있던 산서사흉의 넷째...

그의 왼쪽팔은 이미 몸체에서 분리되어 한쪽편에 뒹굴고 있었다.

산서사흉의 둘째와 셋째...

그들도 가슴과 배에 커다란 검상을 입었다.

산서사흉의 첫째...

그는 그래도 가장 나았다.

손아귀가 찢어지는 비교적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이었으니...

산서사흉은 죽림칠현의 무서움에 새삼 치를 떨어야 했다.

"헉헉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땅에 내려선 염향림.

그녀도 별반 나을것이 없었다.

죽림칠검의 후이식...

내공이 삼갑자이상이어야만 펼칠수 있고,

위력이 강한 반면 내공의 소모도 극심했다.

왕방울 같은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산서사흉의 첫째.

주위의 상황을 둘러보고 절망감에 싸였다.

수의 우세를 믿고 함부로 덤비는 것이 아니었다는 자책감이 들었지만 이미 업지러진 물...

그의 얼굴이 찌푸러지던중,

한쪽에 서 있는 소년의 모습이 들어왔다.

"흐흐..."

마치 막다른 길에 도착한 쥐가 구멍을 발견한듯 산서사흉의 첫째는 역겨운 웃음을 흘렸다.

"에잇...최후의 방법이다..."

산서사흉의 첫째는 철퇴를 휘두르며 한쪽에 서 있는 소년을 향해 돌진했다.

아니,

무공도 없는 어린 소년을 향해 공격을 취하다니...

하나,

산서사흉에게 무공이 없는 소년이나 아녀자를 공격하지 말라는 무림금기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우선 자신들이 살고 봐야하는 법...

"어머...이모..."

산서사흉의 첫째가 취한 공격에 깜짝 놀란 소년...

자신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고함을 질렀다.

염향림은 소년의 비명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이, 이...파렴치한 놈...무공도 모르는 어린애를 상대로...에잇..."

차차창...

"크윽..."

"으윽..."

소년을 구하러 온 힘을 다해 검을 휘두른 염향림...

곧 날카로운 병기 부딪치는 소리와 흙먼지가 일었다.

말은 길었지만 그것은 가히 전광석화처럼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서서히 먼지가 걷히고 드러난 장내의 상황.

산서사흉의 첫째...

한쪽무릎을 꺽고 격렬하게 숨을 몰아쉬었다.

하나, 

염향림의 모습은 처참했다.

부지불식간에 벌어진 상황...

죽림칠검의 육식을 전개하여 적지 않은 내공을 소모한데다,

진기를 회복하기도 전에 다시 내공을 끌어올려 염향림은 회복할수 없을 정도로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다.

"왝...우엑..."

염향림은 상체를 숙이고 구역질을 했다.

시뻘건 핏덩이와 내장 부수러기가 섞여나왔고,

염향림의 찢겨진 옷은 피로 흥건히 젖었다.

아...

한번의 실수가 천추의 한을 남기다니...

산서사흉과의 싸움으로 잠시 소년에게 신경을 씨지 않은 결과치고는 너무나 처참했다.

"흐흐...냄새나는 계집...이제는 항복해라..."

"으으...무공도 모르는 소년을 공격하고, 그러고도 너희가 무림인이냐..."

"흐흐...잔소리마라..."

염향림의 말을 들은 산서사흉의 첫째...

소년을 공격한 것이 찝찝하던 차에 더욱 수취심을 느끼고 빨개졌다.

그리고,

뒤따라 오는 생각...

그것은 바로 죽여서 입을 막는 일이었다.

무림의 많은 금기중,

가장 큰 금기의 하나가 바로 무공을 모르는 사람을 공격하는 일...

만약 그런 일을 한 무인이 무림에 알려지면,

온 무림의 적으로 몰려 공격을 받았다.

산서사흉의 첫째는 끔찍한듯 온몸이 부르르 떨며,

흉흉한 눈빛을 하고 염향림과 소년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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