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중원삼괴
독심마의 사마춘...
화타, 편작과 같은 의술을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괴팍한 성격을 가진 신의.
마음에 드는 사람은 죽어가는 사람도 살렸지만,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황제가 와도 눈깜빡하지 않을 괴인이었다.
독심마의의 외골 성격때문에 주위에 은혜를 입은 사람도 많았고, 원수도
많았다.
그 원수들중에는 절정고수도 있었으니...
독심마의는 죽지않기 위해 자신의 신변을 지켜야 했다.
또한,
독심마의의 직업이 의사라 약초를 캐러 이산저산 전국을 돌아다녔다.
영초는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깊은 산중에 서식했으니...
독심마의는 많은 독충과 짐승들과 마주칠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독심마의는 가장 편하게 원수 및 여러 위험스런 짐승들을 피할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으니...
독심마의가 선택한 방법은 보법과 경공술이었다.
하지만,
무림의 절정고수를 피하기 위해서는 천하제일의 보법과 경공술이 아니고는
의미가 없었다.
독심마의는 눈에 불을 켜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랄까...
독심마의가 원하는 무공은 아주 우연히 발견되었다.
어느 화창한 봄날,
독심마의는 가지고 있던 약초들이 거의 떨어져 조그만 보따리를 메고
약초를 캐러 나섰다.
어느 깊은 산중...
독심마의는 산속에서 비를 만나 피하다 커다란 동굴을 발견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동굴로 뛰어든 독심마의는 의외로 동굴이 깊다는 것을
발견했다.
비가 폭우로 변했고 독심마의는 무료하게 앉아 있기 심심해 동굴안을
탐험해보기로 했다.
여태까지 독심마의의 경험에 의하면 혹시 천년석균과 같은 진귀한 약초를
얻을수도 있었기에...
얼마나 동굴안을 걸어가던 독심마의...
걸음을 멈추고 입을 딱 벌릴수밖에 없었다.
동굴이 거의 끝난곳,
한구의 해골더미가 쌓여있는 것이 었으니...
아무리 간이 큰 사람도 섬칫한 느낌에 등골이 오싹 해질 광경이었다.
그러나 독심마의가 누구인가?
겁이 없기로는 천하에 자신을 따를 사람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니...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얼마지나지 않아 독심마의는 한개의 보따리를 발견하고 끌럿다.
보따리안에는 두권의 책과 한장의 편지가 있었고,
독심마의는 편지를 펼쳤다.
연자에게,
노부는 무영화타 종소라고 한다.
독심마의는 여기가지 읽다 깜짝 놀라 뒤로 자빠졌다.
무영화타 종소...
무려 칠백년전의 인물.
수천년 의학역사상 다섯손가락안에 명의.
전국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온갖 독충들의 독을 연구해 해독약을
만들었으니...
그가 지은 해독요람은 현재까지 최고의 해독서로 읽히고 있었다.
독심마의는 이름모를 깊은 동굴에서 의학계의 추앙받는 선배의 글을 보자
잠시 충격을 이기지 못했지만, 곧 제 정신을 차리고 계속 글을 읽어내렸다.
의학계에 투신해 독을 연구한지 어연 일갑자의 세월...
수 많은 독충을 연구하여 이제는 나를 헤칠수 있는 독충이 없다고 자신했다.
한데 그건 오만함때문에 내가 이런 동굴에서 최후를 마치다니...
삼목지주...
책속에서만 읽은 그 거미가 실제 존재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하나, 이미 쌀이 익어 밥이 된후...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일아닌가?
해서 본인은 죽기전에 연자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니 꼭 들어주기 바란다.
그 부탁은 다름아닌 본인의 손에 끼워진 천수쌍환이디.
만약 연자가 의학계에 몸을 담지 않고 있다면,
가장 명망있는 의사에게 전해주기를 부탁한다.
그리고,
부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두권의 무공비급을 남긴다.
여러절지들을 돌아다니며 얻은 것으로 그 방면에서는 손꼽히는 절기라고
감히 단언할수 있는 것들이다.
아아, 서서히 졸음이 몰려온...
무영화타의 글은 다 끝마치지도 못하고 중단되었다.
독심마의는 글을 읽으며 까무러칠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삼목지주...
눈이 세개달린 거미.
이마에 달린 눈에서 강한 독을 품어내 상대방을 마취시킨후,
산체로 잡아먹는 독종.
자기보다 몸체가 커다란 짐승들도 삼목지주의 독은 견디지 못하였으니...
그 독이 얼마나 독한지 커다란 저수지에 한방울만 떨어뜨려도 독지로
변한다고 했다.
헌데 더욱 놀라운 것은 무영화타였다.
삼목지주의 독을 쏘이고도 편지를 쓸때까지 살아있었다니...
무영화타의 해독술이 신의 경지에 다달았다는 것을 알수있었다.
천수쌍환.
의학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신물.
환상의숙...
모든 의사들이 꿈속에서라도 가입되기를 원하는 의학단체.
신의 손을 가진 의사들만이 초대되어 회원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고,
천숙주와 지숙주라는 두명 숙주에 의해 운영되었다.
그리고 그들 숙주의 상징이 바로 천수쌍환과 지수쌍환이었으니... 누구라도 쌍환을 가지고 있으면 환상의숙을 좌지우지할수 있었다.
의사이기 때문에 너무나 잘알고 있는 독심마의.
한쪽에 쌓여있는 뼈들을 해쳐, 번쩍번쩍 빛나는 수정으로 만든 한개의
반지를 꺼낼수 있었다.
독심마의는 한동안 반지를 보다 주머니에 넣고 두권의 책을 집어들었다.
비마무흔경.
소옥수.
두권의 책에 적혀 있는 제목이었다.
아아...
비마무흔경과 소옥수.
무림에 몸담았던 사람이라면 눈을 뒤집고 달라드는 초절기였다.
비마무흔경...
천년전 비마환객의 독문절기.
비마영공.
비마같이 창공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닐수 있는 경공...
무흔천보.
한번에 수천방위를 옮겨다니면서도 한군데 흔적을 남기지 않는 보법...
무림백절안에 드는 무공으로 경공과 보법으로는 세손가각안에 들었다.
소옥수...
구백년전 소수혈마의 무공.
마공서열 오십위안에 드는 절정의 음한지공...
독심마의는 한동안 비마무흔경을 뒤적이다 환희의 표정을 지었다.
바로 자신이 찾던 무공이었기에...
그후 5년간 독심마의는 동굴에서 비마무흔경을 익혔다.
비마무흔경의 또하나 장점...
그것은 내공이 높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독심의에게는 아주 안성마춤이었으니...
독심마의가 비마무흔경을 익힌이후,
아무리 초절정고수라도 독심마의의 털끝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
황금충 황보중...
천하제일의 갑부.
무엇이든 손만 대고 일을 벌리면 황금으로 변하듯 돈을 버는 사람.
오죽하면 천하의 사분의 일을 살수 있는 돈을 벌었다고 알려져 있었다.
처음에 황금충은 그저 운이 좋은 사람이었는데...
한가지 일화를 남긴후 천하에 그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몇십년만에 찾아온 풍년으로 들뜬 어느 해 가을.
각 가정마다 곡간에 쌀을 쌓아놓고도 남아 마당까지 쌀가마가 수북히
쌓였다.
한데,
황금충은 싼 값에 쌀을 사모으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황금충을 비웃는 것은 당연한일...
황금충의 운이 아무리 좋더라도 하더라도 알거지가 될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코웃음을 쳤다.
그러나 며칠후,
몇십년만에 보는 큰 비가 사방에 몰아쳤으니...
집집마다 넘쳐나던 쌀과 가축들이 물에 떠내려가고,
수천명의 사상자와 수십만명의 수재민이 생겼다.
각 마을에서는 쌀이 궁해 끼니를 굶는 사람이 속출했는데...
그때,
황금충은 자신이 사 모은 엄청난 양의 쌀중 반을 수재민을 위해 선듯 내
놓았으니...
비록 황금충이 나머지 반으로 원금은 물론 엄청난 이익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은 열렬히 환호하며 황금충의 은덕을 칭송했다.
그리고 또한,
사람들은 황금충이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하더라도 비웃는 일이 절대 없었다.
예로부터 금전에는 날파리들이 몰려드는 법.
주변의 불량배,
크고 작은 무림방파,
그 모든 곳에서 황금충에게 운영자금을 요구했다.
조건은 황금충을 보호하는 것이었는데...
처음에 그들은 황금충을 보호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요구하는 돈의 액수만 커질뿐 경비는 허술해졌다.
크게 분노한 황금충.
돈을 들여 몸에 좋다는 영약이란 영약은 모두 사들여 복용했고,
진귀한 무공비급을 가져오면 후한 값을 지불하며 닥치는 데로 무공을
익혔다.
돈의 위력은 너무나 막강했으니...
전국에서 모집된 수많은 책자들이 산더미처럼 쌓여갔고,
황금충은 고서들을 뒤적이다 무림에서 절전된 상고의 무공비급을 찾아낼수
있었다.
염라제마장
오백년전 마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기인,
제마혈랑 냉약표.
부모님과 두 누이를 마인들의 손에 잃고 황랑한 벌판에 버려진후,
늑대들에 손에 자란 고독한 야수.
마인이라면 치를 떨며 닥치는 대로 살상을 했으니...
냉약표의 염라제마장에 맞아 죽은 마인들의 수가 산을 이루었다.
황금충은 다른 사람 몰래 염라제마장을 익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년의 세월이 흐른후,
무림인들은 더 이상 황금충에게 돈을 요구하지 못했다.
황금충의 염라제마장에 지옥으로 가고 싶지 않았기에...
무심천녀 장은설...
당시 중원 삼화중 한명일 정도로 아름다운 미인.
16세의 꽃같은 나이에 중원에 출도하자마자 무림에 있는 남성들의 마음을
휘어잡을 정도로 아름다웠으니...
노소불문하고 장은설의 아름다운 모습을 상상하면 몸이 뜨거워 잠을 설쳐야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무인들은 장은설의 모습을 직접 본 사람은 거의 없었는데...
사람과 사람의 입을 통해 전해진 소문만으로 무림이 왈칵 뒤집힌 것이다.
예로부터 한명의 미인이 한 나라를 좌지우지할수 있다고 했으니...
장은설의 모습이 소문대로 아름답다면 남자무인들이 그러는 것도 무리가
아닐것이었다.
처음부터 장은설의 호는 무심천녀가 아니었는데...
장은설이 무림에 출도한지 1년후,
괴상한 사건 다음에 무십천녀와 중원삼괴라는 호칭이 탄생한 것이었다.
장은설의 무림 출도후,
장은설의 미모를 보고자 수많은 영웅호걸들이 몰려들었고, 많은 남자들이
장은설을 보자마자 겉잡을수 없이 빠져들었다.
그들은 장은설의 사랑을 바라지고 않았고, 다만 주위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
1년의 세월이 덧없이 흘러간후,
장은설의 주위에 모여들었던 많은 남자들은 누구 한명도 장은설의 주위를
끌지 못했다.
수많은 처녀들을 농락했던 호화낭군도,
무술이 높은 초극고수도,
벼슬이 높은 정부관리들도 장은설로부터 일언반구의 다정한 말을 듣지
못했다.
그렇게 새월이 흐르던 중,
장은설이 강남지역을 돌아다닐때였다.
공교롭게도 독심마의 사마춘과 황금충 황보중이 강남에 머물고 있었는데...
독심마의와 황금충은 장은설을 보자마자 사랑에 눈이 멀었고...
장은설의 환심을 사기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바치기 시작했다.
독심마의는 절세 영약을,
황금충은 진기한 보물및 값비싼 장신구를 사다 바쳤다.
하지만,
장은설은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눈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독심마의와 황금충도 고집이라면 보통이 아니었으니...
무려 장은설을 1년이상 쫓아다니며 온갖 정성을 다 바쳤다.
그 두사람의 극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장은설을 쫓아다니던 수많은 남자들이 기가 죽어 모두 흩어졌다.
장은설은 일편단심으로 구애를 하는 그 두사람에게 다정한 말은 고사하고
다정한 눈빛 한번도 주지않았다.
그래서,
무림에서는 그런 장은설을 가르켜 무심천녀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한,
독심마의와 황금충, 무심천녀 세명의 괴팍스러운 관계를 한데 묶어
중원삼괴라는 별칭을 만들어 주었다.
그렇게 무림명물이던 세명이 어느날 동시에 무림에서 사라졌다.
많은 무림인들은 중원삼괴가 사라진 이유를 전혀 몰랐고,
그 세사람은 종적은 아무데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세월이 약이라던가...
중원삼괴는 어느덧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갔고,
몇몇 사람들만이 중원삼괴를 꾸준히 찾아다녔다.
독심마의가 소유한 희세의 영약들과,
황금충이 가지고 있던 많은 재화를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