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천강혼성지체와 태극양의심법
그 이후,
호천웅은 중원삼괴와 함께 무영림에서 살게 되었다.
무영림...
밖에서 보면 안개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금지.
하지만,
무영림안은 그야말로 별천지였으니...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
수천평은 되는 넓직한 분지와 가운데 자리잡은 그림같은 호수.
들을 가득메운 온갖 기화이초와 자유롭게 뛰노는 들짐승들.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고요한계 꼭 신선이 사는 선계같았다.
따라서,
무영림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만 빼고는 사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
독심마의 사마춘,
그는 호천웅에게 매달 한번씩 약을 갔지고 오는 것만을 빼고는 언제나 조제실에만 쳐박혀 있었다.
황금충 황보중,
그는 무영림의 중앙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 앉아 항상 낚시를 하고 있었다.
호천웅이 가끔 옆에 가서 같이 낚시를 했는데,
황금충은 물고기를 잡으면 그냥 놓아주고 다시 낚시의 찌만 바라보았다.
그래서,
호천웅은 대부분의 시간을 무심천녀 장은설과 같이 지냈다.
장은설과 같이 오랜시간을 생활한 호천웅은 장은설의 호에 무심이 들어가는지 이해를 할수 없었다.
호천웅과 함께 한 장은설...
그녀의 얼굴에서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어린아이를 보살피는 엄마와 같은 따듯함이 언제나 느껴졌다.
세월이 흘러 호천웅이 거동을 하는데 불편이 없을 정도가 되었을때,
장은설은 한권의 오래된 책자를 갖다 주었다.
태극양의심법...
겉표지에는 위와 같은 글이 쓰여져 있고,
호천웅은 그 책자를 한장한장 넘겨보았다.
각 장마다 사람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는데 각기 자세가 달랐고,
밑에 깨알같은 글씨가 적혀 있었다.
어려서부터 온갖 책들을 섭렵한 호천웅.
하지만 위의 글씨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옆에 앉아 있던 장은설은 호천웅이 무공에 전혀 기초가 없는 것을 깨닫고,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호천웅은 장은설의 설명을 한번 듣자 모든것을 이해하게 되었는데...
아아,
태극양의심법...
경천동지할 내공심법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은 음과 양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빛과 어둠,
불과 물,
수컷과 암컷등등...
음양은 서로 상반된 성질이지만 균등하게 조화를 이뤄야 모든 것이 평화로울수 있었다.
하지만,
태극양의심법...
그것은 결코 합쳐질수 없는 음양을 조화시키는 심법이었다.
한낮에 뜨거운 태양아래서 한시진,
한밤중에 차가운 달과 별빛을 받으며 한시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수련을 해야했다.
그렇게 연공을 해서 태극양의심법을 터득하게 된다면,
경천동지할 능력이 발휘된다.
오성의 단계...
왼쪽반신은 음한지기을 오른쪽반신은 열양지기를 펼칠수가 있다.
팔성의 단계...
몸의 어느쪽으로든 자유자재로 음양의 두가지 기운을 펼칠수가 있고, 몸 전체에 호신강기가 생기기 시작해 원만한 도검으로는 상처를
입히지 못한다.
십성의 단계...
음양의 기운이 극성에 도달하며 한꺼번에 두가지 기운을 극성까지 펼칠수가 있게 된다.
마지막 십이성 합성의 단계...
두가지 음양의 기운이 조화되고,
지상에서 최고로 강한 힘을 얻게된다.
또한,
써도 써도 마르지 않고 내공의 한계가 없어진다.
그리고,
내공뿐만 아니라 태극양의심법에는 한가지 더 중요한 효능이 있으니...
그것은 최소 칠성의 단계에 도달해야 했다.
양의...
즉 마음이 둘로 나뉘는 것.
한쪽으로는 책을 읽으며 다른쪽으로는 바둑을 둘수 있는,
한번에 두가지를 한다는 이야기였다.
세상에 그런 무공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겠지만,
태극양의심법은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만약,
태극양의심법의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천하제일의 심법이라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수 없을 것이었다.
그랬다.
일반 무림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몇몇 초극고수들은 태극양의심법을 천하제일의 심법으로 꼽는데 주져하지 않으면서도,
그 심법을 찾지도 익히지도 않는다.
약간의 이름이 있는 무공비급이라면 불을 켜고 덤벼드는 무림인들의 속성으로 볼때 너무도 이해할수 없는 일이었다.
한나의 초상승절기를 얻으면 일거에 모든 부귀영화를 거머질수 있는 것을...
하지만 태극양의심법의 비밀을 알고나면 너무나 당연했다.
그 비밀은 보통사람에게 태극양의심법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이었으니...
인간의 몸으로 어찌 두가지 기운을 한꺼번에 가질수 있겠는가.
선천적으로 남자는 양의 기운을 여자는 음의 기운을 가지는 것이 정상이었다.
만약 남녀가 억지로 상반된 기운을 터득하려고 한다면...
주화입마에 빠지기 십상이고,
다행이 그것을 모면한다 해도 극성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니,
어찌 일반인이 태극양의십법을 익힐수 있겠는가.
그러면,
태극양의심법은 아무도 익힐수 없는 그림의 떡이란 말인가?
아니었다.
세상에서 딱 한가지 신체...
그 신체를 갖고 태어난 사람만이 태극양의심법을 익힐수 있었으니...
천강혼성지체...
천년에 한명 태어날까 말까한 신체.
한 사람의 몸에 음양의 두가지 기운을 동시에 가지고 태어난 천의 육체.
만약 그러한 신체를 타고난 사람이라면 태극양의심법을 익힐수 있었다.
그러나,
하늘은 하나의 능력을 주며 하나의 시련도 주었으니...
천강혼성지테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어렸을 적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지만,
만약 10세이후에 음양의 조화가 깨어진다면 피골이 상접되어 죽게된다.
음양의 조화를 맞추는일...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사람이 살아가며 많은 음식을 먹게되고,
그 모든 것들은 음양의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한데 어찌 음양의 기운을 똑같이 받아들일수 있다는 말인가.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만약 천행으로 음양의 조화가 깨어지지 않았다 하여도 20살이 되면 몸에 내재되어 있던 음양의 기운이 부딪치니...
연약간 사람의 몸으로는 그 막강한 기운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천강혼성지체를 타고 태어났다해도 20살이 자신의 수명일수밖에 없었다.
그런 천강혼연지체를 가지고 있는 기재가 살수 있는 단 한가지...
그것은 20세 이전에 태극양의십법을 팔성까지 익혀 음양의 기운을 조절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