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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고금제일미 하후란의 비사 (19/56)

19) 고금제일미 하후란의 비사

호천웅이 장은설사부의 집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갔을때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에 깜짝 놀라 자리에 멈춰섰다.

탁자가 휘어지도록 온갖 음식들로 차려진 저녘상,

전에는 호천웅의 신체와 무공을 생각해 영양을 생각한 간편한 음식뿐이었는데...

하지만,

깨끗한 옷을 입은체 탁자 한쪽에 앉아있는 장은설은 변함없이 아름다웠다.

얼굴에 수심이 가득찬 것만 빼곤...

가득이나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던 호천웅의 마음은 더욱 어두워졌다.

오늘 저녘부터 너무나 다른 무림삼괴의 행동.

무엇인가 꼭짐어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좋지 않은 일인것은 분명했으니...

"이리와 앉아 식사부터 하거라."

장은설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거같은 눈동자로 호천웅을 쳐다보며 말했다.

전에는 언제나 웃음을 보이던 장은설이었는데...

호천웅은 마음속에 이는 의혹으로 답답함을 느꼈지만 말없이 탁자에 앉아 음식을 들기 시작했다.

장은설은 말없이 호천웅이 먹는 모습을 바라다 보고,

호천웅은 음식맛도 잊은체 잘 넘어가지 않는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었다.

한데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때,

"흐흑... 불쌍한... 흑흑..."

장은설이 손으로 얼굴을 가린체 울음을 터뜨렸다.

"사, 사부님...!"

호천웅은 장사부의 행동은 몹시 놀라 행동을 멈추었다.

항상 어머니처럼 따듯하게 보살펴만주던 장은설이었는데...

잠시후,

제정신을 차린 호천웅은 장사부에게 가까이 다가가 가녀린 어깨을 감싸앉았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흐느끼는 장사부의 어깨가 가볍게 들썩거리는 것을 느끼며 호천웅은 가슴이 미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넘어왔지만 호천웅은 억지로 삼키며 조용히 기다렸다.

마침내,

장은설의 흐느낌이 작아지며 어깨의 흔들림도 급격히 사그라들었다.

"천웅아, 미, 미안하구나. 어린 너에게 어른답지못한 추태를 보여서..."

장은설은 눈물로 얼룩진 얼굴을 들고 호천웅은 쳐다보았다.

"게의치 마십시요, 사부님..."

"고맙구나. 이제 괜찮으니 식사나 마저 하거라..."

"많이 먹었습니다. 그대신 저에게 할 말이 계신것 같은데..."

"다, 다 컸구나... 하지만..."

"사부님! 만약 저에게 잘못이 있다면 꾸짖어주십시요. 사부님이 슬퍼하시는 모습은 도저히 견딜수 없습니다."

호천웅은 그 자리에 끓어앉았다.

분명히 자신과 관계된 일인데...

자신에게 그토록 다정하게 해준 장사부가 망설이는 이유는 용서못할 큰 죄이기 때문이 아닌가?

"처, 천웅아!"

장은설은 호천웅의 갑작스런 행동에 몹시 놀라 급히 몸을 숙였다.

"너, 너에게 무슨 잘못이 있다구..."

"하오면 왜 사부님이...?"

"으... 휴... 알았다. 이야기해줄테니 자리에 가서 앉거라..."

멈칫거리던 장은설은 힘없이 고개를 떨구고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호천웅은 잠시동안 무릅을 꿇은체 앉아있다,

제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리고,

장은설의 입에서 흘러나온 이야기.

그것은 세상에 알려지지않은 비사였으니...

이야기의 시작은 무려 천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갔다.

고금제일미 여의천후 하후란.

마교교주와 벌인 사일간의 지옥대혈투.

그 싸움에서 승리로 무림을 구한 여걸.

하지만

지옥대혈투에서 비록 이기기는 했지만 하후란도 엄중한 중상을 입었으니...

많은 군중들의 함성을 뒤로한체 하후람이 지친 몸을 이끌고 간곳이 있었다.

그곳은 바로 그리운 집.

자신의 생몀을 구하기위해 한평생을 바친 아버지.

태극양의심법을 창안한 하루중앙이 머물고 있는 집이었다.

멀리 집이 보였을때 하후란은 여태까지의 모든 피로를 잊을수 있었다.

생각하기도 싫은 지난 일년간의 무림생활.

비록 이름은 세상에 떨쳤지만 너무나 외롭고 고달픈 여정이었으니...

하후란은 진저리를 치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어느새 입가에는 미소를 떠올리며...

그러나,

집안으로 들어간 하후란은 석상처럼 굳어져 움직이지 못했다.

깨끗하게 청소가 된 집안은 변한게 없었지만,

제일 중요한 사람이 없었으니...

하후란은 급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아버지를 찾아보았다.

약실이며,

부엌,

약초를 가꾸던 밭,

심지어는 뒷간까지...

마침내 하후란은 제자리에 주져앉았다.

어느곳에서도 아버지의 체취는 느낄수 있었지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기에...

그때,

하후란의 머리속에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아버지가 외출을 할 경우 언제나 편지를 남기셨고,

그것을 보관하던 책상.

하후란은 급히 달려가 책상을 열었다.

단정하게 접어진 두툼한 서찰.

하후란은 서찰을 본 순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태까지 아버지에서 무슨 일이 있을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하후란은 천천히 아버지가 남긴 서찰을 읽어내려갔다.

한데,

서찰을 다 읽은 하후란.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경악의 신음을 토했으니...

그만큼 하후중앙이 남긴 서찰에는 경천동지할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잠시후,

하후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신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새삼 깨달은 것이엇으니...

하후란은 그날부터 아버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약초를 가꾸고,

아버지가 남긴 의학서적은 읽었으나,

구성에 다달은 태극양의심법은 더이상 연마하지 않았다.

일년간의 무림생활에서 덧없음을 깨달은 것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남긴 서찰의 내용이 더욱 커다란 이유였다.

그러나,

하루이틀...

한달둘달...

일년이년...

세월이 흘러 오년이 지났것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한데 그때 하후란의 생에 커다란 변화를 줄 일이 생겼으니...

15살된 소년이 하후란이 살던 집으로 찾아든 것이었다.

소년의 이름은 장운석으로 엄마는 어릴적에 죽고,

사냥꾼인 아버지가 실종되어 혼자 아버지를 찾아다니다 하후란의 집에까지 흘러들었는데...

하후란은 동병상련을 느끼고 장운석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후 다시 10년이란 세월이 덧없이 흘러갔다.

아버지인 하후중앙은 돌아오시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생사조차 모르는 시간이었다.

하후란은 아버지에 대한 걱정으로 밤을 설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처음 아버지를 기다리던 5년만큼 외롭지 않았다.

집에 찾아든 소년.

장운석은 너무나 착하고 순진했을뿐 아니라,

하후란을 너무나 잘따라 의남매까지 맺었다.

또한 부전자전이랄까?

사냥꾼인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사냥하는데 재주가 있었다.

하지만,

남녀의 일을 누구도 알지 못했으니...

이제 25살의 청년으로 자란 장운석은 10년이상이나 연상인 의누이 하후란에게 연정을 품게 되었다.

고금제일미란 소리를 들을 정도의 미모,

언제나 따듯하고 다정한 성품,

장운석은 그런 하루란에게 소년일 적에는 모성애같은 느낌을 받다 점점 남녀의 애정으로까지 발전되었다.

그것은 어쩌면 혈기왕성한 청년에게 당연한 하늘의 섭리일수도 있었으니...

물론 하후란도 그런 장운석의 마음을 어렴픗이 알았다.

10년이란 세월동안 함께 생활했는데 눈치를 못챈다는 것이 이상한 일일 것이었다.

그러나,

하후란은 그것을 무시했다.

하후란이 장운석에게 느낀 것은 마치 모성애같은 정이었지 사알이 아니었기에...

그러던 어느날,

장운석이 끌어오르는 혈기를 참지 못하고 하후란의 침소에 뛰어들었다.

하후란은 잠결에 이상함을 느껴 눈을 뜨고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깨달았은데...

바로 코앞에 보이는 시뻘겋게 충혈된 사내의 얼굴,

온몸을 누르는 묵직한 체중과 이리저리 더듬는 사내의 손길...

장운석은 마치 발정난 한마리 수캐와 같았다.

처음,

하후란은 수치심으로 처죽이고 싶은 분노를 느꼈다.

태극양의심법을 구성까지 익힌 하후란에게 그것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쉬은 것이었으니...

그러나,

하후란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10년이란 세월동안 살아오며 쌓인 정.

그리고 장운석이 흑심을 품고 자신을 범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하후란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장운석이 하는데로 내버려두었다.

장운석의 행동은 몹시 서툴며 거칠었다.

치마가 들쳐지고 장운석의 커다란 양물이 몸속에 침입했을때,

하후란은 희열보다 서러움을 느꼈다.

그것은 35년동안 고이 간직하던 순결을 잃어서도 아니고,

상대가 자신보다 10년이상이나 어린 장운석이라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사실 하후란은 자신의 순결을 가져갈 사람으로 어렴픗이 장운석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단지 서로의 동의하에 사랑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던 것이었으니... 

장운석의 양물이 드나들며 느껴지는 통증을 하후란은 입술을 깨물며 참아냈다.

얼마되지 않아 하후란이 쾌감 비슷한 느낌을 받기 시작할때,

아랫배로 뜨거운 이물질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제정신을 차린 장운석은 하후란에게 백배사죄를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거기다 하후란도 알면서 반항하지 않았던 일이지 않은가?

그후,

하후란과 장운석은 의남매에서 부부처럼 생활하게 되었다.

하후란은 귀여운 딸을 낳았고 장수아라고 이름을 지었다.

장운석은 남편으로써 할일을 다했고,

하후란도 10살어린 남편에게 아내로써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다.

장수아도 하후란은 닮아 예쁘고 튼튼하게 자라주어 하후란의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는 것을 빼곤 단란한 가정이었다.

한데,

장수아가 5살이되던해 하후란에게 불행이 찾아들었으니...

장운석이 사냥을 하다 산삼 한뿌리를 발견했다.

어린아이 모양에다 전신에 안개같은 뿌연 서기가 흐르는...

장운석은 집에 있는 하후란을 생각해 뛸듯이 기뻤다.

집에 온 장운석은 몰래 산삼을 다려 하후란에게 주었다. 

놀래켜줄 생각으로...

하후란은 순순히 산삼즙을 받아마셨다.

전에도 몇번 장운석이 약초를 발견했을때 다려주었기 때문에...

그러나,

산삼즙을 마신 하후란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몹시 당황하는 것이었으니...

내부에서 미친듯 날뛰는 너무나 거대한 양기.

하후란은 도저히 제어할수 없음을 깨닫고 급히 태극양의심법을 운공하기 시작했다.

운공을 마친 하후란은 구성이던 태극양의심법이 순식간에 십성이상이 되었음을 깨닫고 얼굴이 하얗게 상기되었다.

장운석에게 좌초지정을 들은후 하후란은 자신이 만년삼을 복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데 만년삼이라니...

무릇,

산삼은 인간에게 무한한 힘을 가져다주는 보약이었다.

그것은 의학계뿐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익히 아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산삼은 수명에 따라 효능이 천양지차였고,

오래된 것일수록 뛰어난 약효를 보였다.

의학계에서는 산삼중에 제일로 치는 것이 두가지가 있었다.

만년삼과 쌍태삼이 두가지였으니...

만년삼.

만년동안 신신유곡에서 자라야만 만들어지는 전설적인 산삼.

만년이 지나면 어린아이같은 몸체에 뿌연 서기가 어린다고 했다.

인간이 복용하면 죽을때가지 젊음을 유지하고,

무인이 복용하면 삼갑자의 내공이 증진되는 효능이 있다고 전해졌다. 

쌍태삼.

산삼중에 왕으로 일컬어지며 얼마동안 자라야 되는지 수명이 전혀 밝혀지지 않는 산삼.

다 자라면 동남동녀가 붙어있는 모습을 하고 무지개같은 서기가 뿜어져 나온다는 것이었다.

만년삼과 같은 불노의 효능뿐아니라 죽어가는 사람도 살린다는 기사회생의 영물이었으니...

또한,

무인이 복용하면 상상할수 없는 내공을 이룬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천하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아헤매는 그 만년삼을 하후란이 복욕했다면 그건 엄청난 행운인것을...

그러나,

하후란이 팔성이하의 태극양의심법을 익혔다면 말그대로 영약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것이었으니...

하후란은 한동안 서글픈 표정으로 장운석을 쳐다보았다.

만년삼을 복용하기 전에 사실을 알려주었다면...

하지만,

이미 지나간일.

거기다 장운석은 무공에 대해 전혀 모르지 않던가?

단지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한일.

누구도 원망할수 없었고 다 자신의 팔자인것을...

그 날밤.

하후란은 아무에게도 말을 하지 않고 집을 떠났다.

하후란의 돌연한 행동에 장운석은 망연자실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일이 이토록 심각한 것이었다니...

그러나,

장운석은 어떻게 해볼도리가 없었다.

하후란을 찾아 헤매고 싶었지만 어린 장수아가 있지 않은가?

결국,

장운석은 딸 장수아가 하후란처럼 아름답게 커가는 것을 보며 기다렸지만 다시 나타나지 않았고,

장수아가 20살이 되던해 하후란을 찾으러 집을 나갔다.

혼자 남은 장수아는 부모님을 기다리다 우연히 집 한쪽에서 낡은 궤짝을 찾아내었다.

거기에는 몇권의 책과 외할아버지인 편지, 무심히 집을 나간 엄마 장은설의 편지가 놓여있었다.

그리고,

모든 사정을 깨달은 것이었으니...

장수아는 여자의 몸으로 천하에 이름을 날린 엄마에 대한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아무것도 모르는 아버지를 원망했다.

급기야 그것은 모든 남자에 대한 원망과 멸시로 이어졌으니...

장수아는 쾌짝에 들어있던 무공서적들을 익히며 어리석은 남자들을 제외한 여자들만의 세상을 꿈꾸기 시작했다.

말을 마친 장은설은 목이 마른지 침을 삼켰다.

장사부의 이야기를 듣던 호천웅.

너무나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햇다.

고금제일미 여의천후 하후란.

그 무적의 여전사에게 그런 비사가 있었다는 것이 믿지기 않았으니...

정신을 차린 호천웅은 그 이후의 일이 궁금했다.

"사부님. 장수아는 어떨게 되었습니까? 소원을 이루었나요?"

"응. 그렇게 해서 세워진 것이 여왕궁이야..."

"옛! 여왕궁요?! 무림삼비천중 하나인...?"

"그래..."

호천웅은 찢어지도록 입을 벌린체 돌처럼 굳어졌다.

장은설의 얼굴에는 어느새 은은한 자부심이 어린 홍조가 깆들었다.

여왕궁과 무림삼비천가 어떤 곳이길래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렇게 대조적이란 말인가?

그러나,

무림인뿐만 아니라 평민들도 위의 두곳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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