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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태극양의심법의 비밀 (21/56)

21) 태극양의심법의 비밀

먼저 하후중앙이 딸인 하후란에게 남긴 서찰에는 태극양의심법에 대한 엄청난 비밀이 들어있었다.

사랑하는 란이에게.

너가 이 편지를 읽고 있을 때 이 아비는 먼길을 떠난 후일 것이다.

마교와의 싸움에 무사히 돌아오는 너를 기다리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너의 일생이 걸린 문제라 어쩔수없이 떠나게 되어 너무 안타깝구나.

지금부터 내가 왜 떠나게 되었는지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태극양의심법이 만들어지게 된 경위부터 설명하겠다.

천강혼성지체.

그 천형의 신체를 너가 가지고 태어났것을 알았을때,

나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같은 충격에 휩싸였어.

어느 누구보다도 의술에 자신을 가지고 있던 나는 온갖 방법을 다 찾아보았지만 그 신체를 치유할만한 것을 찾을수가 없었고.

내가 할수 있는 것이라곤 오로지 음양의 조화를 맞출수있는 방법만을 알아냈을뿐이야.

한동안 나는 절망에 빠져 있었지만,

아름답고 밝게 커가는 너의 모습에 그냥 물러날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모든 의학지식을 총동원해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으나 역시 해답이 나오지 않았고,

자포자기에 빠지려는 순간 머리속에 스쳐지나가는 것이 있었다.

무공.

심신을 단련해 인간이 낼수있는 극한의 힘을 끌어올리는 비법.

나는 정신없이 무림을 해매며 무공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

그리고,

몸에 기를 다스리는 내공심법이라면 너의 천형을 고칠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였고,

미친듯이 천하에 산재된 내공심법을 모았어.

무림인에게 자신들 고유의 내공심법은 몹시 소중한 것이었지만,

의술을 이용해 나는 방 하나를 가득채울 정도의 책을 구할수 있었지. 

나는 밤낮을 잊고 책을 독파해 나갔단다.

그 결과 내공에 대한 기초지식은 파악했지만 너의 신체를 치료할 방법은 없는거야.

내가 구한 내공심법들.

그것들은 모두 하류에 불과했고 일류는 없었던 것야.

하지만,

방법을 알고 있는 이상 어덯게 좌절을 할수 있겠니?

하나뿐인 딸의 목숨이 달려있으데.

나는 다시한번 무림에 나가 이번엔 명문세가만 돌아다녔다.

그러나,

정도의 인물들은 너무나 자존심이 강해 죽을 지언정 자신들의 내공심법을 내놓지 않았어.

해서 내가 구할수 있는 것이라곤 사도와 마도의 일류 내공심법뿐이었고,

그나마 초일류의 내공심법은 못구했어.

그때 너가 12살이 되었고, 나는 좌절과 함께 조급함을 느끼고 있었단다.

한데 몇명의 무림인이 나를 찾아왔어.

그들은 어떻게 된일인지 내가 천강혼성지체를 고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두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자신들의 내공심법을 주겠다는 제안을 했어.

음양의 조화를 유지할수 있는 비법를 달라는 것과 천강혼성지체를 고칠수 있는 내공심법이 완성되면 자신들에게도 알려달라는 것.

나는 그들의 의도를 몰라 망설였다.

하지만,

그들이 내놓은 내공심법을 보곤 조건을 수락할수밖에 없었어.

여태까지 내가 그토록 찾아헤매던 초일류의 내공심법.

그들은 그것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후,

다행히 나는 천강혼성지체를 완치시킬수 있는 태극양의심법을 완성해 너에게 줄수 있었고,

어떻게 알았는지 그들도 나를 찾아와 태극양의심법을 가져갔다.

나는 너가 열심히 태극양의심법을 익히는 걸 쳐다보며 마음 한구석으로 찜찜한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태극양의심법의 위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들의 존재를 무시할수 없었지.

해서 나는 은밀히 그들의 정체를 수소문해보았지만 지금가지 전혀 찾을수 없었다.

그러니 만약 너가 이 편지를 본후에 태극양의심법을 익힌 사람이 나타나면 정체를 밝혀주기 바란다.

그럼 지금부터 내가 떠난 이유를 말해주겠다.

너가 무림에 출도한후,

나는 시간이 남아 태극양의심법을 다시 한번 보았어.

한데,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치명적인 약점을 발견한 거야.

내가 태극양의심법을 만들때 사용했던 내공심법들.

그것들은 모두 마도의 것들이라 태극양의심법을 십성이상 익히면 미쳐서 끔찍한 마인이 되는거야.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끔찍했지.

너같이 아름다운 얘가 피에 굶주려 사람을 헤치는 악마가 된다는 생각에 미칠것만 같았어.

불안정한 내공심법을 만들어 너에게 주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혀 너무 괴로웠단다.

다행히 들려오는 소문에 너의 화후가 십성을 넘지 않았다는 것을 알수 있었지,

나는 몹시 다급해져 태극양의심법의 약점을 보완할 방법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내공심법들에서는 방법이 없었단다.

그래서,

어쩔수없이 다른 내공심법들을 구하러 무림에 나가게 된거야.

사랑하는 란아.

너의 천강혼성지체는 완치되었으니 절대 태극양의심법을 십성이상 익히지 말아라.

어떻하든 태극양의심법의 약점을 보완해 돌아올테니 그때까지 몸 건강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너에게 불완전한 태극양의심법을 익히게 해 너무 마음이 아프구나.

- 하후중앙 -

하후란은 아버지의 편지를 읽은후 자신만이 알고 잇는 곳에 숨겨두었다.

그리고,

아버지의 편지에 담긴 경고를 직시해 태극양의심법을 익히지 않은 것이었다.

한데,

의동생에서 남편이 된 장운석.

그는 이 사실을 모른체 하후란을 위해 만년삼의 보약을 주게 된것이었으니...

하후란이 말없이 사라진후,

딸 장수아에 의해 발견된 서찰속에 하후란이 떠나게 된 슬픈 사연이 들어있었다.

장사부의 이야기를 듣던 도중 호천웅은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너무나 슬픈 하후란의 서찰에 대한 감정도 느낄 여력이 없었다.

태극양의심법이 불완전한 내공심법이었다니...

청천벼락도 유분수지.

자신의 기구한 신체인 무성무적지체.

그 천형의 신체를 벗어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던 태극양의심법에 그런 약점이 숨어있을줄이야...

호천웅은 자괴감에 빠졌다.

그것은 자신의 목숨이 아까워서가 아니었다.

자신을 위해 지금까지 애써준 많은 사람들.

괴한들의 침입에 생사조차 알수없는 부모님.

자신을 살리기 위해 고귀한 옥체를 바치고 짐승같은 산서사흉에게 욕을 보인체 목숨을 잃은 이모 염향림.

무영림안에서 언제나 자신을 위해 애써주는 무림삼괴사부들...

그들의 모든 희생들이 수표로 돌아간다는 사실때문이었다.

호천웅은 장사부를 쳐다보았다.

너무나 슬픈 눈동자속에 숨어있는 애정어린 따스함이 느껴지며 뜨거운 무엇이 가슴속에서 복바쳐 올라왔다.

울며는 않돼! 저렇게 나를 걱정해주시는 사부님인데...

호천웅은 감정을 다스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이미 수위를 넘긴 둑처럼 모든 것은 호천웅이 제어할수 있는 상태를 넘어선 후였다.

"어엉~ 사부님... 엉엉엉..."

호천웅은 탁자에 엎드리며 울음을 터뜨렸다.

장사부앞에서 울음을 보이지 않으려고 그렇게 참았는데...

태극양의심법의 약점.

그 넘을수 없는 거대한 장벽은 어린 호천웅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컸고,

굳은 심지를 가졌던 호천웅도 결국 13살의 소년으로 돌아간 것이었니...

장은설은 어린 제자의 모습을 보며 울음도 나오지 않았다.

여태가지 가슴에 묻어두고 혼자서 애태우며 너무나 울어 눈물이 말라버린 것도 아닌데...

울고 있는 호천웅을 보자 오히려 정신이 맑아졌다.

장은설은 서서히 일어나 호천웅에게 다가갔다.

"천웅아!"

"사부니~임! 엉엉..."

호천웅은 장사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목청이 터져나 울었다.

장은설은 호천웅의 머리를 두손으로 감싸며 마치 자식을 달래듯 한손으로 등을 쓰다듬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후,

호천웅의 울음도 잦아들었다.

"사부님, 죄송합니다. 제자가 못난꼴을 모여서..."

"다 이해한다. 어린 너에게 얼마나 큰 좌절이겠니...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사부님. 이제는 다시 울지 않고 열심히 수련하겠습니다..."

"그, 그래, 천웅아... 분명히 무슨 방법이 있을거야"

장은설은 호천웅이 몹시 대견스러웠다.

비록 한번 통곡을 하기는 했지만 곧 평정을 되찾고 새로 시작하려는 굳은 의지.

그것은 도저히 어린아이라고 생각할수 없는 행동이었다.

장은설은 감격에 겨워 호천웅의 머리를 가슴에 꼭 끌어안았다.

호천웅은 장사부의 가슴이 몹시 포근했다.

새로이 힘을 내려는 시점에 자신을 그토록 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좋았다.

한데,

갑자기 물컹한 장사부의 젖가슴과 향긋한 여체의 내음이 코속에 스며들며 야릇한 감정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이었으니...

호천웅은 심장이 벌렁벌렁 뛰며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 급히 장사부의 몸을 밀치고 떨어졌다.

호천웅의 얼굴은 마치 잘익은 홍당무와 같이 빨개지고...

장은설은 맨 처음 어린 제자의 행동에 몹시 놀랐다.

하지만,

호천웅의 태도를 보고 상황을 짐작할수 있었다.

제자가 자신에게서 여성을 느꼈다는 사실.

순간,

장은설은 짜릿한 기분을 느꼈다.

어린 제자가 늙은 자신의 육체에 성적 반응을 일으키면 부끄럽고 당황해야 함을...

마치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선 여인처럼 자신이 왜 이렇게 흥분이 되는지...

장은설과 호천웅은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잠시 말을 잊었다.

그리고,

장은설은 뭔가 결심을 한듯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천웅아!"

"녜에... 사부님."

"호천양의심법은 계속 연마할거지?"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뿐이 없잖아요? 십성이 되기전끼지는 괜찮으니..."

"그럼 자정에 조금 일찍 나오렴. 내가 너에게 줄것이 있으니..."

"알겠습니다."

호천웅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러나,

말을 마친 장은설의 모습은 보지 못했으니...

무슨 일인지 장은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이 잘익은 사과처럼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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