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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음양전수환락대법 (22/56)

22) 음양전수환락대법

자정이 가까워오는 시각.

하늘엔 쟁반같은 보름달이 천공을 향해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호천웅은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태극양의심법을 익히려 호수가로 걸어갔다.

장사부앞에서는 담담하려고 무척 노력했지만 어찌 그게 쉬운 일인가?

아직까지 갈팡질팡 마음의 안정이 되지 않는 것은 어린 호천웅에게 어쩔수없었다.

호수가에 다다른 호천웅은 멀리 한명의 인영이 보름달빛아래 서 있는게 보였다.

아마 장은설사부일게 분명했다.

휘이익~

호천웅은 비마영공의 경공술을 발휘해 단숨에 무공을 익히는 장소로 날아갔다.

그리고,

눈을 들어 장사부를 쳐다보던 호천웅.

입을 쩍 벌리고 제자리에서 굳어졌으니...

장은설의 모습이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뒤로 질끈 묶은 길고 탐스러운 머리칼.

살포시 내리깔고 있는 검은 눈동자.

삼각형으로 오똑솟은 콧날.

빨간 입술.

수줍음으로 발그랗게 상기된 볼등.

밝은 보름달이 고개를 숙일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호천웅이 충격을 받은 것은 따로 있었으니...

장은설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옷.

마치 매미 날개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옷차림이었다.

사슴처럼 긴 목.

봉긋 튀어나온 유방과 분홍색의 유두.

잘록한 허리와 확 퍼진 둔부.

울창하게 뒤덮힌 시커먼 음모.

대지에 뿌리내린 나무처럼 곧게 뻗은 두다리등.

마치 달밤에 목욕을 하러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같았다.

"처, 천웅아..."

장은설은 어린 제자의 눈빛을 감당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태연해지려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나이 사십이 넘었어도 아직 처녀가 아닌가?

호천웅이 비록 13살의 어린아이고 아들처럼 생각하던 제자였지만 남자는 남자였다.

또한,

자신도 감당할수 없을 정도로 끌리는 무엇에 가슴이 두근거리던게 한두번이 아니지 않던가?

중요한 일때문에 이렇듯 야릇한 모습으로 제자앞에 섰지만,

장은설은 자꾸만 움추려드는 자신을 달래려고 무척 애를 써야만했다.

영문도 모른체 속옷만 입은 장사부를 바라보는 호천웅,

그는 장사부의 모습에서 벌거벗은 것보다 더욱 야릇한 느낌을 받으며 얼굴이 빨개진체 어찌할줄 모르고 엉거주춤 서 있다 고개를 푹

숙였다.

더이상 장사부의 아름다운 육체를 쳐다볼 자신이 없었다.

몇년전이지만 이미 이모인 염향림과 정사를 나눈 경험때문에 자꾸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니...

고귀한 사부에게 반응을 보이는 자신이 불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 사부님... 이, 이게..."

막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려는 순간,

너무나 귀에익은 소리가 머리속을 울리며 들려왔다.

"이놈, 천웅아. 그렇게 눈치가 없느냐?"

호천웅은 숨이 멎는 것같은 느낌을 받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치 새색시처럼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장사부외에는 누구도 없었고,

호천웅은 어디선가 독심마의 사마춘이 전음을 이용해 소리친것을 알수 있었다.

"못난놈! 사부가 그런 옷차림으로 나타났으면 왜 그런지 생각을 해 보아야지."

"......"

"장사부의 신체는 천음절맥이니라."

사마춘의 이야기를 듣던 호천웅은 너무나 의외의 사실에 깜짝 놀랐다.

천음절맥.

몇백만명중에 한명 태어난다는 절맥.

인간은 보통 네가지의 기를 가지고 태어난다.

태양, 태음, 소양, 소음.

그리고, 

각자가 가진 기에 따라 신체의 특징이 갈라지는데...

하지만,

천양절맥과 전음절맥은 위의 네가지 신체와는 전혀 다른 특징이 있었다.

바로 양음중 오직 한가지 기만이 존재하고,

그 기의 세기가 무척 강했으니...

천양절맥은 양의 기를,

천음절맥은 음의 기만을 가진 신체였다.

따라서 평범한 기를 가진 사람은 천양절맥이나 천음절맥을 가진 사람과 신체적인 결합을 할수 없었다.

바로 양음의 기를 견디지 못하고 즉사하는 것이었으니...

정신을 차린 호천웅은 장사부가 왜 속옷차림으로 자신의 앞에 나타났는지 그제서야 이해가 되었다.

태극양의심법을 익히는 호천웅.

자신은 요즘 양기가 음기를 눌러 형언할수 없는 고통속에 몸부림치고 있지 않은가?

장사부는 그것을 알고 자신의 음기로써 어린 제자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생각을 가지고...

호천웅은 장사부의 마음에 너무나 감격했다.

한데 그때,

한가지 의문점이 떠올랐다.

어떻게 자신의 음기를 전해줄수 있단 말인가?

하나 그것도 뒤이은 사마춘의 말에 들어있었으니...

"몇년동안 같이 살면서도 사부가 어떤 신체인지도 모르다니... 너 사부는 음양전수환락대법을 사용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 세속의 관계에

억매여 장사부를 실망시키지 말아라. 만약 너가 거부하면 장사부의 성격상 분명 자결을 할 것이니 잘 알아서 행동하여라"

사마춘은 말을 마친듯 더이상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그러나,

호천웅은 그런데 신경쓸 틈이 없었으니...

음양전수환락대법.

사람들은 모두 기를 가지고 있고,

그런 기는 사람들의 신체행동을 하는데 기초가 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진 기의 양은 제각각 달랐다.

어떤 사람은 많은 기를 가진 반변 어떤 사람은 기가 부족했다.

따라서,

의학에서는 기가 부족해 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가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줄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부단히 연구를 한결과로써 나온것이 채음보양이니 채양보음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것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의사라고 부르는 제 3자가 있어야했고, 

기를 주는 사람입장에서는 빼내는 기보다 월씬 많은 양의 기가 낭비되어야 했다.

무림에서는 기를 내공이라고 부르며,

모든 무예의 기초가 되는 내공을 연마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하나 내공을 연마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니...

일갑자의 내공을 얻으려면 육십년을 면벽수련이 필요했다.

그래서,

무림인들 특히 사공이나 마공을 익힌 무인들은 수련을 거치지 않고 내공을 쌓는 변칙적인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로 몇가지 사악한 흡정대법들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흡정대법들은 상대방의 내공을 빨아들여 시술자의 내공을 증진시키는 반면,

상대방의 생명을 빼앗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수반했다.

해서 무림에서는 흡정대법을 금기로 정해 익히는 것을 강력히 규제했다.

음양전수환락대법.

이 대법도 흡정대법의 일종이었다.

아니,

지금까지 나온 흡정대법중 최고로 강하다고 알려져있으며 무림의 금기임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음양전수환락대법은 일반적인 흡정대법과 다른것이 있었으니...

시술자가 상대방의 기를 흡수하는 것을 물론이고,

자신의 기를 상대방에게 전수할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기의 양까지 조절할수 있었으니...

그것은 좋은 의도에서 사용하면 아주 유용했지만,

시술하는데 한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바로 상대방의 성기를 결합시켜야만 가능했기 때문에 남녀간에만 사용할수 있었다.

따라서,

비록 무림에서는 음양전수환락대법이 금기로 되어있지만,

의학계에서는 생사가 걸려있고 부부나 연인사이일 경우에 한해 은밀히 그 대법을 실행하고 있었다.

호천웅이 음양전수환희대법이라는 에상치 못했던 말에 커다란 충격을 받아 정신을 못차리고 있을때였다.

"천웅아! 이제 자정이 다 됐어. 태극양의심법을 익혀야지."

장은설의 낮은 목소리에 호천웅은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태극양의심법을 익히는 게 가장 중요한데...

물론 장사부의 행동을 만류하는 것도 중요했다.

여태까지 어머니처럼 보살펴준 사부와 몸을 결합시킨단 말인가?

호천웅은 호수가에 있는 바위위로 올라가며 어떻게 하면 장사부의 행동을 말릴수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호수에서 한참 떨어진곳.

독심마의 사마춘과 황금충 황보중이 씁쓸한 미소를 띤체 서 있었다.

"사마늙은이. 이제 우리의 할일은 끝난건가?"

"후후... 그런거 같으이... 결국 이렇게 되고 마는군."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일 아닌가? 그 동안 장누이의 행동을 보아선..."

"어머! 황보늙은이도 눈치챘었나?"

"에끼~ 내가 바본줄 아나..."

"후후~ 그냥 해본 소릴세. 나이 차이는 꽤 나지만 우리들보다 훨씬 장누이와 잘 어울리지?"

"수긍하기는 싫지만 그런거 같네. 처음 사제지간을 맺을때 혹시나 했는데 하늘의 인연은 어쩔수 없나봐..."

"더 이상 이야기하면 우리 처지가 비참해 질거같으이... 이제 그만 가세..."

"좋지. 자네 집에 있는 빙어주나 마시자구..."

"아니! 빙어주라니?"

"허어~ 내가 모를줄 아나. 자네가 천년 빙어의 즙을 짜고 남은 것으로 술을 담은걸. 감히 나를 속이려 하다니?"

"아, 알았네. 자네는 정말 못당하겠군."

독심마의는 황금충의 매서운 시선을 교묘히 피하며 집쪽으로 달려 내려갔다.

황금충은 잠시 하늘을 쳐다보곤 터벅터벅 독심마의를 따라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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