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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강호 출두 (28/56)

(28) 강호 출두

사방이 아트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마을.

약 50개가량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초입.

여행자들을 위해서인가?

아담한 주막이 자리잡고 있었으니...

"주인장. 여기 만두 일인분만 주시죠?"

삿갓을 깊숙히 눌러쓴 젊은이 한명이 주막안으로 들어서 자리에 앉으며 음식을 주문했다.

오랜 길을 달려온 것인가?

젊은이의 옷은 흙먼지로 얼룩이 여기저기 묻어서 지져분했는데...

"알겠습니다. 곧 대령할테니 잠시만 기다리십시요."

40대의 마음씨좋게 생긴 주인은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주방안으로 사라졌다.

젊은이는 삿갓을 조금 들어 주위를 살펴보았다.

두개의 탁자에는 이미 손님이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등에 커다란 검을 찬것이 무림인것같았다.

한데,

삿갓안으로 드러난 젊은이의 얼굴.

입고 있는 옷처럼 얼굴에도 여기저기 흙먼지가 묻어있었다.

하지만,

눈만은 하늘의 별처럼 혜지의 빛이 가득했으니...

무영림을 떠난 호천웅이었다.

호천웅이 무영림을 떠난후 처음 며칠동안 무척 곤란한 일을 겪었으니...

크고 작은 고을을 지날때 호천웅의 준수한 모습에 주위에 반한 지나가는 여인들의 감탄과 탄성어린 눈빛이란...

13세의 나이어린 호천웅으로썬 아주 낮뜨거운 시선이었다.

따라서 결국 호천웅이 생각해낸 비책이 현재와 같은 모습이었는데...

호천웅은 혼자 여행을 하며 이모 염향림을 무척 많이 떠올렸다.

천화장에서 무영림까지의 수천리길.

그 험한 산길을 여인의 몸으로 적들의 눈을 피하며 어린 자신을 데리고 갔으니...

이모의 생각이 떠오르자 호천웅의 눈가가 시뻘게지기 시작했다.

무영림을 벗어나 호천웅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이모가 산서사흉과 싸우던 곳이었다.

정신을 잃으며 아련히 들려오던 산서사흉의 흉악한 소리.

호천웅은 이모가 겁탈을 당한후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시신이라도 묻어주기 위해...

한데,

호천웅이 싸움터에 도착했을때,

그곳의 광경은 너무나 의외였다.

뼈만 앙상한 해골 세구와 녹슨 병장기뿐만이 땅위에 뒹굴고 있었으니...

호천웅은 이곳저곳을 헤매었지만 다른 것은 발견하지 못했고,

온몸이 터질것같은 희열에 세상을 다 얻은것같은 기분이었다.

적어도 이모 염향림이 여기서 산서사흉의 손에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 확실했으므로...

잠시후,

호천웅은 한결 가벼운 기분으로 무영림을 떠날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희망대로 이모가 살아있다면 언제가는 만날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을 가득 담은체...

"손님! 만두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요."

주인집 남자가 만두를 식탁에 놓는 순간 호천웅은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탁자위에 차려진 주먹만한 만두 세개중 하나를 입에 물었다.

입속에 퍼지는 만두 특유의 고소한 맛.

몹시 허기를 느끼던 호천웅은 게걸스럽게 만두 세개를 해치우고 동전을 식탁위에 올려놓았다.

주막을 떠난지 벌써 몇시진이 지나고 이제 어둠이 슬슬 내려앉기 시작하던 저녘무렵.

험한 산길을 걸어가는 호천웅은 마음이 조급해졌다.

잘못하면 산에서 노숙을 해야할판이었으니...

"히으~ 사냥꾼의 집이라도 발견하면 좋으련만..."

호천웅은 비바영공을 최대한 발휘하며 섭전처럼 앞으로 달려갔다.

한데,

얼마가지 않았을때,

희미하게 결투를 벌이는 소리가 호천웅의 귀에 들려왔다.

"으응~ 누가 이 험한 산중에서 싸움을..."

호천웅은 잠시 망설이다가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빽빽한 나무들에 둘러싸인 조그만 분지.

이제 막 떠오르기 시작한 달빛에 으스스한 기분까지 느껴지는데...

분지위에는 십여명의 인물들이 모여있었다.

한쪽은 넓은 도를 가슴에 수평으로 든체 서 있는 중년무사.

다은쪽은 복면을 한 십여명의 인물들.

그리고,

한차레 싸움이 있었던지 바닥에는 십여명의 복면인들이 처참한 모습으로 나뒹굴고 있엇다.

"흐흐~ 과연 천변환마의 명성은 헛된것이 아니었군..."

"하하핫~ 너희 은자천도 대단하다는걸 인정하지. 나의 변장을 눈치채고 이렇게까지 곤란하게 만들다니..."

중년무사와 복면인들은 상대방을 무섭게 쏘아보며 설전을 벌이는데...

나무위에 숨어 장내를 주시하던 호천웅은 사람들의 말에 깜짝 놀랐다.

은자천.

황제의 목이라도 베어올수 있다는 살수들의 집합.

그곳에 속한 살수들이 저 복면인들이라니...

그리고,

천면환마.

삼십년전 뛰어난 변장술로 수많은 여인들을 농락했던 색마. 

부인과 딸을 빼앗긴 수많은 무림인들이 눈에 불을 켜고 찾았지만,

자신의 진면목도 잊어버렸다는 변장술을 이용해 교묘히 빠져나갔고,

이십년전부터 무림에서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런 천면환마가 왜 은자천의 살수들과 이 깊은 산중에서 대적을 한단 말인가?

호천웅은 영문을 몰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다시 장내를 주시했다.

"훗! 살수에게 추적술은 기본이지... 어쨌든 우리의 용건은 너가 가지고 있는 물건뿐이니 우리한테 인계하면 조용히 물러나마..."

"크큿! 헛소리하고 있군. 땅마닥에 뒹그는 너희 동료들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느냐?"

"닥쳐랏! 주는 상은 거부하고 굳이 벌주를 마시겠다니... 애들아, 진을 가동해라!"

사사삭...

약간 앞에 나선 복면인의 말이 떨어지게 무섭게 소리없이 움직이는 복면인들.

천면환마를 중앙에 두고 빙 둘러싸기 시작했으니...

"하핫~ 너희같은 오합지졸은 천명이 와도 무섭지 않다."

천면환마는 미동도 하지 않은체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두눈은 은자천의 무리들의 행동에 초조함이 스쳐지나갔으니...

은자천의 무리들이 펼친 진세.

그것은 함부로 대할수 없는 가공할 위력을 내포하고 있었다.

개개인의 무공은 높지 않았지만,

여러명이 진세를 발동하자 숨도 쉬기 힘들 가공할 기운이 뻗쳐오르는 것이었는데...

"애들아, 쳐랏!"

"하앗~~~!"

"핫~~~!"

우두머리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

진을 구성하고 있던 은자천의 무리들은 장소성르 지르며 천면환마를 향해 몸을 날렸다.

동서남북,

하늘과 땅을 향해 짖쳐들어오는 날카로운 검기...

천면환마의 눈썰미가 한번 꿈틀하더니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차차장... 쨍.. 창창창...

천변환마의 상체가 우측으로 약간 비틀어지며 위쪽에서 내리치는 검을 피하는가 쉽더니 도를 앞으로 뻗어 검을 막아내고...

다리를 공격하는 검을 피해 한번 공중회전을 하며 왼쪽에서 휘몰아치는 검을 걷어차는데...

그야말로 눈이 빙빙 돌아갈 정도의 날렵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은자천의 무리들이 펼치는 진세는 너무나 집요했으니...

한무리가 공격에 실패한후 썰물처럼 물러가는가 쉽더니 뒤이어 다른 무리들이 숨쉴틈없이 짖쳐드는데...

처음에 여유있게 막던 천변환마도 점점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고,

기세가 오른 은자천의 무리들.

그들은 자신들의 능력이상으로 천변환마를 몰아부쳤다.

한데 그때,

수많은 싸움을 격은 노련함이 나오는가!

천변환마가 진세의 약점을 발견하고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으니...

승기를 잡은 은자천의 무리들.

그들이 자만심에 빠져 진세의 조화보다 각자의 능력을 우선하였던 것이었다.

"않돼! 진세를 강화..."

우두머리는 그것을 깨닫고 고함을 쳤으나 이미 늦었으니...

"하핫!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 만상필변!"

슈으윽~ 휘익!

"아악~~!"

"크윽~!"

가장 진세가 많이 무너진 북쪽부분을 향해 천변환마의 검이 수많은 변화를 일으키며 휘물아치는 순간,

막 공격을 해오던 은자천의 무리중 서너명이 비명을 지르며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그리고,

그것으로 싸움의 승세는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은자천의 무리들이 다시 진세를 구축할 시간을 줄 천면환마가 아니었으니...

삭~ 사삭~~

"컥!"

"커억, 큭!"

추풍낙엽.

그야말로 도살에 가까웠다.

순식간에 은자천의 무리들이 천변환마의 도에 이승르 하직하고 드러난 장면.

은자천의 무리중 숨을 쉬고 있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오직,

천변환마만이 도를 움켜잡은체 숨을 고루고 있었는데...

그 역시 정상은 아니었다.

가볍지 않은 내상을 입었는지 입가에는 한줄기 피가 흘러나왔고,

몸 여기저기에 검상의 흔적이 역력했으니...

호천웅은 나무위에서 천변환마의 가공할 무위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한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천변환마가 호천웅이 있는 쪽을 쳐다보는 것이었으니...

호천웅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들키지 않으려고 숨소리까지 죽이고 있었거늘...

호천웅은 고개를 설설 흔들며 막 일어서려다 급히 몸을 멈추었다.

호천웅이 몸을 숨기고 있던 장소와 약간 떨어진 나무위.

한명의 인영이 서서히 몸을 드러내고 있었으니...

"쿡쿡... 제법이군. 천변환마... 노부의 위치를 간파하다니..."

휘익~

인영은 나무를 박차고 가볍게 천변환마의 앞에 착지를 했다.

깡마른 몸에 눈빛이 음험해보이는 오십대초반의 인물.

그런데,

인영을 보는 천변환마의 눈이 화등잔만해졌다.

"아니! 백골시마! 당신이 아직도 살아있다니..."

"크크~ 이거 놀라운걸... 노부를 첫눈에 알아보고..."

인영, 백골시마는 약간 의외의 표정을 띠며 조소를 흘렸다.

한데,

백골시마라니...

오십년전.

시신의 음정을 빼내 자신의 무공을 위해 사용햇던 사악한 노괴물.

당시 무림인들은 백골시마의 행위에 격분해 천하무림의 공적으로 지목하고 추살령을 내렸지만,

백골시마의 독문절기인 백골음풍장.

그 사악한 마공에 얼마나 많은 무림인들이 목숨을 잃었던가!

그러나 결국 백골시마도 천장단애의 밑으로 떨어져 죽었다고 알려졌는데...

그런 백골시마가 이곳에 나타났으니...

천변환마는 입술을 꼬옥 깨물었다.

정상인 상태라면 한번 상대해 볼만한데 적지않은 부상을 당한 상태가 아니던가?

"당신이 무슨 일로 이곳에..."

"크크큭... 멍청하게 생기진 않았는데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너 품속에 있는 물건만 주면 깨끗하게 죽여주마..."

"뭐! 그럼 당신이 은자천에게 사주를..."

"쿡~ 눈치가 빠른 놈이군... 엄밀히 말하면 우리 방이지만..."

"으음... 당신은 혼자서 행동하는 걸로 알았는데..."

"크크... 그것은 너도 마찬가지아니야? 천변환마가 북도부의 호법이라니... 정파라고 자부하는 북도부의..."

"닥쳐랏! "

천면환마는 얼굴이 시뻘게 진체 고함을 질렀다.

한데,

백골시마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

그것은 너무나 놀라운 사실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니...

북도부.

비록 지금은 위세가 많이 약해졌지만,

한때 무림을 좌지우지하던 거대문파가 아니던가?

그런 북도부에서 천면환마가 호법으로 있다니...

거기에는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할 커다란 사연이 있었다.

천면환마 노환명.

자신의 변환술을 이용해 수많은 부녀자들을 희롱한 대가로 많은 사람들에게 쫓기던 어느날,

천면환마는 눈에 확 띠는 여자를 보게되었다.

붓으로 그린듯한 둥그런 아미.

쌍꺼풀이 진 눈과 재기가 넘치는 초롱초롱한 눈.

앙증맞게 귀여운 코.

잘익은 사과를 연상시키는 빨간 입술.

우아한 자태.

여태까지 천면환마가 본 어떤 여자보다도 아름답고 기품이 있었다.

천면환마는 쫓기는 것도 잊은체 여자의 뒤를 밟았고,

마침내 여자의 신분을 알아냈는데...

천면환마는 아득한 절망을 느꼈다.

아름다운 여자는 다름아닌 북도부의 사람이었을뿐아니라,

소부주의 부인이었으니...

만학성혜 조미련.

어린나이에 사서삼경을 달달외울 정도로 총면한 머리에 바라만 보아도 황홀한 미모까지 지녔으니...

사람들은 그녀를 중원오혜중의 한명으로 놓는데 주져하기 않았다.

그리고,

당시 신진고수로 위명이 당당한 북도부의 소부주는 조미련을 보고 한눈에 반해 육개월을 쫓아다닌 끝에 겨우 승낙을 받았다는데...

그런 조미련이니 천면환마가 반한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며칠동안 고뇌에 바진 천면환마.

그는 마침내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으니...

조미련이 아무리 북도부의 소부주 부인이 되었지만 포기할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조미련의 환심을 사기위해 별짓을 다했는데...

여자라면 누구나 반할정도의 미남으로 변신해 접근하기도 하고,

여태까지 모아두었던 재물을 이용해 선물공세도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미련은 눈썹하나도 꿈쩍하지 않았으니...

날이 갈수록 천면환마는 초조해졌다.

무림인들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오는데 조미련은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으니...

한데,

조미련을 자신의 마음대로 할 결정적인 기회가 우연히 찾아왔다.

결혼후 처음으로 친정에 방문하러 가는 도중,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습격을 받은것이었다.

북도부도 자신들을 건드릴 집단이 있다는 건 전혀 예상하지 못해 경비를 허술하게 했을뿐아니라,

괴한들은 산공독까지 이용했으니...

무공이 높던 조미련도 힘한번 써보지 못한체 꼼짝없이 괴한들의 손에 봉변을 당할 위기였을때,

천면환마가 나타나 괴한들을 몰살시켰다.

그리고,

살짝 어깨가 드러난 조미련의 뽀얀 살결을 보며 욕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순간,

조미련이 깨어난 것이었으니...

사태를 파악한 조미련은 치욕을 당하느니 자결을 결심햇다.

하지만,

천면환마가 누구인가?

겨우 조미련의 자결을 막은 후 천면환마는 조미련에게 감복했다.

자신이 여태껏 견드렸던 많은 여자들과 조미련은 너무나 다르지 않은가?

그런 여인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할것만 같았다.

해서,

그때부터 천면환마는 개과천선한후 북도부에 머물게 되었던 것인데...

천면환마는 자신의 정체를 알고있는 백골시마에게 위기감을 느꼈다.

자신이 죽는것보다 조미련에게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게 더욱 괴로웠으니...

에잇!"

스윽~

천면환마는 고함을 지르며 선제공격을 가했다.

하지만 백골시마 또한 강호의 능구렁이였으니...

천면환마의 기습에 뒤로 몸을 날려 가볍게 피했다.

"흣... 천면환마가 기습을 다하다니... 세상에 알려지면 어린아이도 웃겠군..."

"흥! 잔소리하지마라. 부상자를 두고 핍박하는 것은 당신은 어떻고..." 

쉬이익...쉭쉭...

천면환마는 백골시마의 비웃음에 게의치않고 연속적으로 도를 휘둘렀다.

몇번 뒤로 물러서던 백골시마도 점점 날카로워지는 천면환마의 도를 경시하지 못했으니...

"핫! 쉽게 끝내려 했더니. 않되겠군... 백골음풍장!"

커다란 고함를 지르며 백골시마가 공격해 들어오는 천면환마를 향해 두 손을 뻗었다.

푸르등등하게 변한 백골시마의 양손에서 파란 강기가 솟구쳐나오며 천면환마의 도와 부딪치는 순간,

"윽! 도, 독을..."

천면환마는 신음을 토하며 두 무릅을 바닥에 꿇었다.

"큭큭... 어리석은 놈. 내 장풍에 시독이 섞여있다는 것을 몰랐다니..."

백골시마는 잔인하게 웃으며 천면환마를 싸늘하게 쏘아보았다.

"하아! 결국 이렇게... 어서 빨리 죽여라!"

"크크큭! 가까이 가면 기습을 하려는 너 속셈을 내가 모를줄 아냐?"

"능구렁이같은 놈..."

천면환마의 입에서 절망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치밀어 오르는 사독을 간신히 억제하며 내공을 손끝에 집중시키고 있었는데...

나무위에 있는 호천웅은 갈등에 휩싸였다.

정파인 북도부의 인물이라 마땅히 구해줘야 되지만,

천면환마라는 색마인것를 생각하면 나서고 싶지가 않았다.

또한,

백골시마라는 전대의 마두를 이긴다는 보장도 없으니...

마침내,

호천웅은 마음의 결심을 내렸다.

"미안합니다! 나도 할일이 막중하니... 나중에라도 백골시마를 만나면 꼭 원수를 갚아주겠습니다."

두손을 맞잡고 명복을 빈후,

호천웅이 막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백골시마의 목소리가 호천웅의 귀에 들려왔으니...

"크큭... 꽤 오래 버티는 걸 보니 내공이 무척 강하군... 좋아좋아. 여기오는 중간의 마을녀석들은 음정이 형편없어 죽이는데 시간만 

낭비했는데..."

호천웅은 제자리에 멈춘체 손을 부르르 떨며,

눈에서 굵은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몇시진전에 만두를 주던 선한 주막주인의 모습이 뇌리를 스쳐갔다.

"이, 이 죽일놈... 착한 양민들을... 용서못해..."

호천웅의 몸이 번개같이 돌아섬과 동시에 장내에 있는 백골시마를 향해 돌진했다.

휘이익~

"죽어라! 소옥수~!"

꽈광...!

호천웅의 손이 하얀색으로 변하며 오성의 소옥수가 백골시마에게 정확히 가격하는 순간,

주위에 있던 나뭇잎들이 거세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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