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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위기속에 핀 사랑 (35/56)

35) 위기속에 핀 사랑

호천웅은 북도부와 남검부를 오가며 일주일간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틈틈히 천면환마가 남긴 비급을 익혔다.

역세변환술법.

신체의 모든 부분을 자유롭게 변환할수있는 모든 방법이 수록된 책.

약품을 이용하여 역용을 하는 기초적인 방법부터 시작하여 골격을 자유롭게 변형시켜 다른 사람으로 완전히 탈바꿈할수 있는 

법까지 망라되어 있었다.

그리고,

역세변환술법속에 들어있는 최강의 수법.

그것은 역천환유술이었다.

혈도를 마음대로 이동시킬뿐만 아니라 몸의 모든 부분을 부드럽게 만들어 조그만 틈이 있으면 어디라도 스며들수 있는 역천의 환술.

호천웅은 역세변환술법을 익히며 변환술이 하류잡배의 술법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했다.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는 법.

어느덧 내일이면 피할수 없는 결전의 날.

호천웅은 전면환마의 모습으로 역용을 한후 조미련과 북도부를 한바퀴돌고 있었다.

"할머니!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난것같죠?"

"그래, 천웅아. 정말 고생많았다. 이 은혜를 어떻게 값아야할지..."

"아니~ 할머니도 그렇게 말하지마세요. 덕분에 저도 많은 것을 얻었는데요."

"응... 너가 얻은거라니...?"

"히히~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되었잖아요.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자상한 할머니까지 생겼는데..."

"에끼... 이녀석, 할머니를 놀리고..."

조미련은 얼굴이 붉어지며 호천웅의 머리에 손으로 가볍게 쳤다.

하지만,

호천웅은 무흔천보를 시전해 가볍게 사정거리에서 벗어나고...

마침내 두사람은 상대방을 쳐다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이심전심.

위기를 헤쳐나가며 두사람은 친조손처럼 서로를 아끼며 존경하고 있었던 것이니...

이야기를 나누며 걷던 두사람은 어느새 쌍완평의 북쪽 분지의 끝에까지 오게 되었다.

"어머! 언제 이렇게 멀리 왔지?"

"하하~ 할머니와 말을 하다보면 잠시 정신을 잃는다니까요?"

"녀석! 어린애답지 않게 말은 잘해..."

"히히~ 그것은 할머니앞에서만 해당되는 사항인데요..."

"너, 너... 자꾸 나를 놀릴래...!"

"이크, 농담이예요..."

호천웅은 재빨리 조미련에게서 멀어졌다.

하지만,

조미련은 싫지않은 듯 빙그레 웃고만 있었다.

"그만, 돌아가자."

"녜. 할머... 어! 저기 사람이 있는것같은데요."

"응~! 어디...?"

조미련은 호천웅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호천웅과 조미련의 위치에서 약간의 거리가 떨어진 곳.

두 남녀가 두손을 맞잡은체 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미련은 금방 두사람이 누구인지 않아볼수 있었으니...

자신의 아들인 가환과 진여홍의 딸인 화미란.

조미련은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지난 보름동안.

가환과 화미란이 심상치않은 눈빛을 주고받는 장면들을 자주 목격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이미 남녀의 일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알고 있는 조미련은 마음속으로 한가지 결정을 내리고 있었다.

"할머니! 참 정겹죠...?"

"그래. 역시 젊음은 좋은거야..."

"에이! 할머니도 전혀 늙어보이지 않는데..."

"녀석~~ 이번 일만 무사히 끝나면 두 사람을 맺어줘야겠다."

"뭐, 뭐라고요... 그럼 혼인을...?"

"으응... 한데, 뭐가 잘못되었니?"

"아, 아니요! 야~ 빨리 가서 이 소식을 둘째 당숙과 여홍할머니께 전해줘야지..."

"처, 천웅아...!"

조미련은 급히 호천웅을 불렀다.

그러나,

이미 호천웅은 까마득히 멀어지고 있었으니...

"녀석도... !"

조미련은 싱겁게 웃으며 한참을 호천웅이 사라진 곳을 바라보았다.

"어머! 내가 무슨 생각을... 어린애한테..."

급히 정신을 차린 조미련.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쓸쓸히 북도부의 진영으로 걸어갔다.

분지끝 바위에 앉은 두사람.

가환과 화미란은 잠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구름한점 없는 천공에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하는 반달.

내일이면 더 이상 볼수없을지 모르는 풍경이었으니...

"환오빠! 내일 전투... 우리가 이기겠지?"

"응...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그래... 한데 나는 두려워...!"

"왜?"

"만에 하나라도 우리 둘중에 한명이 잘못되면..."

"화, 화누이...!"

가환의 몸은 화미란의 말에 기쁨과 환희로 부들부들 떨렸다.

화미란과의 짧은 기간동안 행동을 통해 어느정도 사랑의 확신을 가졌지만 직접 말로 듣는 것은 처음이었던 것이니...

가환은 세상을 모두 얻은 것같은 황홀한 기분에 화미란을 와락 끌어안았다.

----- 중략 -------

화미란이 가환의 품안에서 사랑의 희열에 몸부림칠때,

쌍완평의 남쪽분지에 자리잡은 남검부의 깊숙한 중지에서는 화미란의 어머니인 진여홍에게 검은 마수의 손길이 뻗치고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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