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7) 이부의 반격 (37/56)

(37) 이부의 반격

남검부와 북도부간의 결전의 날.

쌍완평의 남쪽과 북쪽 분지사이의 작은 협곡.

수많은 검과 도를 앞세운 양측의 무인들이 남과 북에 진영에 구축한체 대치하고 있었다.

북도부의 진영.

도를 밴 무인들에 둘러싸인 단위에 다섯개의 의자가 놓여있고,

왼쪽부터 조미련, 부부주, 가환과 가완중이 앉은체 하나의 의자가 비어있었다.

바로 호천웅의 자리.

조미련은 호천웅의 자리를 슬쩍 쳐다보며 인상을 펴지 못했다.

어제 밤에 가환과 화미란의 결혼소식을 전한다며 나간이후 돌아오지 않았으니...

새벽녘에 돌아온 가륙호의 말에 의하면 호천웅을 보지 못했다는데...

호천웅의 범상치않은 무공은 알고 있는 조미련이었지만 불안한 마음을 지울수는 없었다.

그러나,

조미련이 호천웅의 걱정을 하고 있는 사이에도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가완중이 행방불명된뒤부터 묵시적으로 북도부의 대소사를 처리하고 있는 가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치졸한 남검부의 인물들은 들어라! 정파의 탈을 쓰고 우리 부주님을 해치다니 오늘부로 남검부를 무림에서 제명시켜버리겠다!"

"와~ 간악한 남검부를 쓸어버리자...!"

"남검부의 인물을 한놈도 살려주지 말자...!"

쌍완평을 쩡쩡 울릴듯한 가환의 장소성이 터져나오자 북도부의 인물들은 도를 흔들며 환소성을 울렸다.

그러자,

남검부의 진영에서 가환의 장소성에 못지않은 대답이 들려왔다.

"비겁한 북도부의 무리들...! 우리 부주님을 해하고도 오히려 너희들의 잘못을 우리에게 씌우다니... 오늘 한놈도 이 쌍완평을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마라...!"

남검부의 일을 처리하고 있는 진충의 말과 함께 환호성이 쌍완평을 진동했다.

순간,

북도부의 인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남검부에도 부주가 죽는 변란이 있었다니...

그때,

단상에 있던 부부주가 급히 나서 장내에 소리를 질렀다.

"북도부 인물들은 저들의 말에 속지마라! 이것은 필히 우리를 혼란시키려는 저들의 간교가 분명하다... 우리 모두 힘을 합해 저들을 

도륙시키자!"

"와~ 부부주님의 말이 맞다... 저들을 쳐죽이자..."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는 남검부놈들을 박살내자..."

북도부의 무인들은 부부주의 말을 듣고 분기탱천한 표정으로 도를 흔들며 적의를 불태웠다.

그 모습을 본 부부주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스쳐지나갔으니...

한동안 양측의 진영에서는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쌍완평이 조용해졌을때,

가환의 장소성이 우렁차게 메아리쳤다.

"남검부의 무리들! 정파의 아량으로 최후의 경고를 보내겠다. 그 얄량한 검법으로 우리에게 대들어 보았자 조족지혈이니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러면 목숨만을 살려주마!"

"와~ 최고다..."

"하와~~"

북도부의 무인들사이에서 다시 환호성이 들리고...

"돼먹지 못한 소리하지말아라... 너희들의 미천한 도법이 어찌 우리 검법에 비한단 말이냐!! 너희들이나 항복해라!"

"와와~~"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남검부의 진영에서도 쌍완평을 떠나갈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하하하! 입은 살아가지고... 그러면 너의 검법이 얼마나 형편없는줄 보여주겠다. 정정당당하게 일대일 결투를 별이자!"

"하하~~ 우리도 바라던 바다! 일각후에 인원을 내보내면 너희 도법이 진실을 밝혀주겠다...!"

함성속에서 가환과 진충이 말을 주고받자 장내가 순식간에 침묵속으로 빠져들었다.

자기편의 사기를 높여주려고 벌였던 말싸움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 너무나 무서운 결과를 야기했으니...

남검부와 북도부의 전투.

집단끼리의 부딪침이라면 승리와 패배의 결과만이 중요했다.

하지만,

일대일의 결투라면...

이야기가 너무도 달라졌다.

무인이라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공이 전부였으니...

죽음은 무인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오는 것이므로...

그러나,

자신이 배운 무술이 하류로 분류된다면 그것은 죽어서도 눈을 감지못할 치욕이었다.

특히 남검부와 북도부같은 명성이 자자한 문파에게는...

그런데,

가환과 진충은 그런 결투를 제안하고 승낙한 것이었으니...

"소부주! 어쩌자고 그런 제안을 한 것이오?"

"부부주님! 저는 우리 부의 광폭참마도법을 믿습니다. 또한, 우리 부의 무공이 승리하면 이번 전투의 승리는 우리것입니다."

"허어~~~"

부부주는 반박을 할수가 없어 한숨만을 쉬며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런 부부주의 얼굴에는 못마땅한 빛이 가득했으니...

가환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장내에 쳐다보았다.

가환의 말을 들은 장내의 무인들은 어느새 자신감이 가득찬 표정으로 돌아와있었다.

"누가 먼저 우리 도법의 위대함을 보여주겠소?"

"북도삼십육절중 팔절인 내가 나가겠습니다..."

"아닙니다! 내가 일절이니 먼저 본떼를 보여주겠습니다...!"

"나요..."

"접니다..."

장내에 있는 무인들은 자신의 도를 치켜들며 소리쳤다.

한데,

환호하는 사람들이 두가지 종류로 확연히 구분되었는데...

한가지는 적극적인 사람들이고 나머지는 주위를 둘러보며 마지못해 손을 들었다.

그러나,

가환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입가에 만족의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나는 오늘 정말 감격했습니다. 여러분의 뜻이 그러시다면 내가 임의로 지정하겠습니다."

가환의 말에 장내는 다시 조용해졌다.

"음~ 처음이니 기선을 제압하는 의미로 십이공께서 실력을 보이시는게 어떻습니까? 황산에서의 원수도 갚을겸..."

"예! 제가요...!"

십이공은 너무나 의외라는 표정과 함께 잠시 머뭇거렸다.

가환은 미소를 지우지 않고 부드럽게 말했다.

"아~! 무슨 불편한 것이 있으시다면 다른 사람을 지정하겠습니다."

"아, 알았습니다. 제가 나서지요..."

"와~ 십이공이 나선다...!"

"십이공어른! 꼭 이기십시요..."

"십이공, 만세!!!"

장내의 무림인들은 앞으로 나서는 십이공을 향해 환호를 보냈다.

그러자,

십이공은 장내를 향해 어색하게 손을 흔들며 중앙을 향해 경공을 발휘했다.

휘이익~~~

역시 북도부의 최고 고수중 한명답게 날렵한 모습으로 십이공은 장내에 내려섰다.

그리고,

거의 같은 시각,

남검부에서도 한명의 중년대한이 중앙을 향해 모습을 나타냈는데...

그 사내는 아무런 말도 없이 다짜고짜 십이공에게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쉬익~ 휙휙~~

전후좌우로 날카롭게 파고드는 검기에 십이공은 잠시 중심을 잡지 못했지만 곧 노련하게 대응해 나가기 시작했다.

눈이 현란할 정도의 검기와 도기가 하늘을 수놓으며 십이공과 남검부의 무사는 일진일퇴를 거듭했고,

"와아~~ 역시 십이공님이시다..."

"아~~~!"

십이공이 우세를 잡을때에는 북도부의 진영에서 감탄의 신음이 쌍완평을 메아리쳤다.

어느덧 수십합의 격렬한 공수가 지나갔고 어느순간부터 십이공의 우세가 눈에 띠게 나타났다.

그토록 위세등등하게 대응하던 남검부무사의 발걸음이 어지러워지고 내공이 소모되었는지 위세도 전과 판이하게 달랐다.

십이공의 대결을 보던 조미련이 슬쩍 부부주의 안색을 살펴보았다. 

당연하다는듯 부부주의 고개가 끄덕여지며 야읏한 미소가 감도는 것이었으니...

하지만,

조미련의 얼굴에서는 전혀 기쁜 빛을 찾아볼수가 없었다.

북도부의 사람이 우세를 점하고 있으니 당연히 함박 웃어야 정상일텐데...

오히려 불안과 초조의 안색을 들어내고 있었으니...

한데 그 순간,

"아! 이, 이런...!!!"

"허억~~~!"

장내의 사람들에게서 다급한 신음성이 토해졌고,

조미련은 급히 격전장으로 시선을 옮겼다.

십이공과 남검부의 무사가 싸우던 곳.

상황이 완전히 반전되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상대방을 쓰러뜨릴듯이 기세등등하던 십이공.

그가 완전히 수세에 몰려 상대의 공격을 겨우 막아내고 있을 정도로 아슬아슬했으니...

"누, 누가 나가서 십이공을 구해오시죠..."

싸움을 주시하던 가환이 급히 장내의 무사들에게 소리쳤다.

"좋습니다. 이 십이절이 다녀오겠소..."

북도삽십육절중 가장 성질이 급한 십이절이 포권을 하고 급히 싸움터로 뛰어나갔다.

그러나,

십이절이 격전장에 도착하기 바로 전,

남검부 무사의 검이 십이공의 목을 뚫고 지나갔으니...

북도부의 진영은 찬물을 끼언듯 조용해졌고,

남검부의 진영에서는 천지를 떠나갈듯한 환소성이 쌍완평을 가득 메웠다.

너무나 어이없고 당황스런 반전과 패배.

선기를 잡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두 진영인지라 첫결투의 결과는 사기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크윽~! 제, 제가 조금 늦어 십이공을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목에 선혈이 난자한 십이공의 시신을 안고 허무하게 돌아온 십이절은 고개를 숙인체 굵은 눈물을 떨구었다.

"시, 십이절... 그게 어찌 십이절의 잘못이겠소..."

가환의 목이 메인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퍼질때 갑자기 십이절이 벌떡 일어났다.

"제, 제가 나가서 십이공의 원수를 갚겠습니다... 하아앗!!!"

십이절은 커다란 목소리로 울부짖으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가환은 너무나 돌연한 사태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막 십이절이 격전지에 들어섰을때 남검부에서도 한명의 장한이 검을 움켜진체 싸움터로 내려섰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해가 중천에 걸리고 십여명의 결투가 막을 내렸다.

정확히 12명의 인원이 나서 북도부의 인원은 6명이 승리하고 6명이 이승을 떠났다.

그리고,

결투의 와중에 밝혀진 너무나 엄청난 사실.

그것은 승리한 사람들의 입에서 흘러나왔으니...

자신들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것이었다.

북도부의 무인들은 엄청난 분노를 느꼈다.

정파로 자처하는 남검부가 승리를 위해 독을 사용하였다니...

장내는 당장 남검부를 요절내자며 들뜰었지만 가환은 그런 부내무사들을 진정시키야했다.

만약 전 무사들을 진격시켰을때 독을 사용한다면...

결과는 명확관화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부부주님. 이렇게 가다가는 우리 북도부가 않되겠습니다."

"그럼, 무슨 좋은 수라도 있습니까?"

"예. 우리 북도부에서 부부주님의 무공이 가장 높으니 남검부의 무사들 몇명을 이기신후 그때 총공격을 하지요."

"으음..."

부부주는 너무나 의외의 제안에 잠시 망설였다.

설마 가환이 자신을 내보낼줄 전혀 생각지 못했었던 것이니...

그때 장내에서 힘찬 함성이 터져나왔다.

"부부주님이 나서신다니... 와~~!"

"화아~~ 부부주님..."

부부주는 환호성에 얼굴이 빨개지며 마지못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든 사람들의 뜻이 그렇다면 제가 나가지요..."

"감사합니다, 부부주님. 부디 적의 독술은 조심하십시요..."

가환은 부부주에게 정중히 포권을 하고 자리에 앉았고,

부부주는 힘차게 자리를 박차고 격전지로 향해 몸을 날렸다.

그리고,

부부주가 몸을 날리는 것과 동시에 남검부의 진영에서도 한명의 인영이 중앙을 향해 몸을 날렷는데...

가환과 조미련은 중앙을 노려본후, 

어찌된일인지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

중앙에 나타난 무인.

그는 바로 남검부의 장로를 맡고 있는 황보인이었으니...

중앙에 선 부부주와 황보인은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격렬하게 검과 도를 휘둘렀다.

용호상박.

두 사람의 주위에는 흙먼지와 조그만 돌맹이가 거세게 휘몰아쳤고,

신영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였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움을 보는 조미련의 입가엔 조소가 어리기 시작했다.

일반사람들이 보기엔 두사람이 사력을 다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조미련은 알수 있었다.

서로의 급소를 교묘히 피해가며 공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어찌되었든 부부주와 황보인의 격투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수십합을 교환하던 부부주와 황보인은 잠시 떨어져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마지막 일격.

북도부와 남검부의 진영에서는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마침내,

커다란 기합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신영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차앙~ 창~~~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자신들의 최고 절기를 펼친 두사람의 몸이 빛보다 빠르게 띵겨지며 자신들의 진영으로 떨어지고...

부부주의 몸은 곧바로 북도부의 단상을 향해 날아왔다.

아~ 싸움의 결과는 어떻게 된 것일까?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조미련일행이 있는 단상으로 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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