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장 두 이브의 나신
한준호는 얼른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민혜영의 넓은 아파트 전체가 자신을 묘한 음모 속에 옭아 넣고 있는 느낌이었다. 찬물을 끼얹은 탓에 정신은 그런 대로 말끔해져 있었다.
욕실을 나오려던 한준호는 난감해졌다. 옷을 챙겨 가지고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샤워 좀 하세요."
하는 민혜영의 말에, 2+1을 벌린 두 여자를 뒤로하고 알몸인 채 황황히 욕실로 들어왔던 것이었다.
그는 수건으로 가릴 곳만 가린 채 조심스럽게 욕실문을 열었다. 여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니, 그 동안 얼마나 시간이 흐른 것일까?
공교로운 우연이었다. 그가 문을 열기를 노리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이쪽을 바라보고 있던 민혜영과 눈길이 마주쳤다. 한준호는 찔끔해서 시선을 피했다. 앞뒤에서 그를 공격하던 두 여자의 거대한 돌기에 대한 생각이 힐끗 머리를 스친다. 그것은 현실처럼 생생한 느낌이었다.
두 여자는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
"죄송하지만 옷 좀 갖다 주세요."
그는 욕실에서 고개만 삐죽 내민 모습으로 어절 수 없이 민혜영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
"옷이 어디 있는데요?"
"저 방에 있을 거예요."
그는 컴퓨터 공부를 하던 방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아니 두 여자와 격전을 치르던 방이라고 해야 더 좋을 것이다.
"글쎄요? 여기 선생님 옷 갖다 줄만한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민혜영은 메롱 하듯 혓바닥을 날름해 보였다. 말수 적은 그녀의 친구가 쿡쿡 웃는다.
한준호는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그대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들은 움직일 것 같지 않았다. 그는 단념하고 스스로 옷을 가지러 가기로 결심한다.
그는 수건으로 앞을 가린 채 당당하게 욕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패션 모델처럼 그녀들 앞을 지나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갔다.
유감스럽게도 있어야 할 곳에 옷은 보이지 않았다.
"옷 어디 있습니까?"
그는 다시 거실로 나오며 물었다.
"나무꾼이 감췄나 봐요."
말수 적은 오정애가 말했다. 민혜영은 키득키득 웃었다. 그녀들은 다른 욕실에서 샤워를 했는지 둘 다 머리가 젖어 있었다.
"전 선녀가 아닙니다."
"그럼 나무꾼이 선녀한테 당한 건가요?"
"선녀가 두 분이나 돼서 황홀하군요."
"이리 와 맥주나 마셔요."
여전히 키득거리던 민혜영이 끼여들었다.
"옷은 입어야죠."
"그대로가 더 보기 좋은데요."
"선녀 말 안 들으면 옷 못 찾아요."
오정애가 민혜영의 말을 거들었다. 말수가 적던 그녀는 제법 말이 많아져 있었다.
한준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녀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녀들과 벌렸던 농밀한 이중주를 생각하면 새삼 내숭을 떨 필요는 없었다.
그는 민혜영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수건으로 가릴 곳만 가린 채-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배 아래쪽을 힐끔 살피고 있었다. 다시 그의 입에 거칠게 피스톤 운동을 하던 거대한 돌기를 생각하며… 그것은 정말 고약한 꿈이었다.
민혜영은 속살이 거의 들여다보이는 검정색 가운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가운 안에 걸치고 있는 것은 삼각주 부분만을 가린 흰 팬티와 브레지어뿐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오정애는 민혜영의 옷을 빌려 입은 듯 헐렁한 자주색 홈 드레스 차림이다. 그녀들은 샤워 후 편안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은 것이었다.
민혜영이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냉장고로 가서 맥주를 두 병 더 꺼내오고, 잔도 더 가져왔다.
"자, 한 잔 하세요."
민혜영은 한준호의 잔에 술을 따랐다. 그는 단숨에 잔을 비웠다. 그렇지 않아도 갈증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 터였다. 민혜영이 그의 잔을 다시 채워주며 말했다.
"남자 분이 웬 샤워를 그렇게 오래 해요?"
오정애가 말했다.
"그만 깜박 했습니다."
한준호는 두 손을 모아 오른쪽 귀 부근에 대고 잠자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그러면서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을 느꼈다. 꿈속에서의 고약한 정사 장면을 그녀들에게 눈치채이기나 한 것처럼-
그래도 그 토끼잠 덕분에 몸은 새로운 원기로 충만한 느낌이었다.
"쟤한테 너무 극진하게 서비스를 하느라 힘드셨나봐. …얘, 이번에는 네가 잘해드릴 차례다."
민혜영이 음탕한 눈빛이 되며 혀로 입술을 빨았다.
"망할 것… 지가 기회도 안 주구선…"
오정애는 민혜영에게 눈을 흘기며, 한준호의 표정을 힐끗 살폈다.
그는 그녀의 입술을 보고 있었다. 립스틱이 지워진 그녀의 입술은 오히려 더 윤기가 있고, 육감적으로 보였다. 이번에는 그녀의 입안에서 폭발시키는 것이 공평하겠다는 생각이 힐끗 그의 머리를 스쳤다.
"자, 들고 한 잔 더 하세요."
그는 병을 들며 오정애에게 술을 권했다. 그녀의 잔에는 술이 삼분의 일쯤 남아 있었다.
"아녜요. 얼굴 화끈거려 더 못 마셔요."
그녀의 하얀 얼굴은 발그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보기 좋은데요."
"…"
오정애는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녀의 그런 웃음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늘 우수에 젖어 있는 듯한 모습이었었다. 그리고 한준호는 그녀의 얼굴에 깃든 우수의 까닭을 오늘에야 안 셈이었다. 남편과 사별한 여자에게 따라 다니는 어쩔 수 없는 그늘- 그녀의 얼굴에서 그 그늘이 지워지고 있는 것이었다.
"두 사람 그림 좋네. 옆에서 보기 부럽다."
민혜영이 잔을 비우며 말했다. 그리고 한준호에게 잔을 내밀었다. 그는 잠자코 잔을 받았다.
"그러니까 난 들러리만 선 걸세."
민혜영은 잔에 술을 따르며 다시 말했다.
"이번엔 내가 들러리 서 줄게."
오정애는 만만치 않게 민혜영의 말을 받는다. 그녀는 확실히 딴 사람처럼 변해 있었다.
"…"
민혜영은 더 이상 말놀음은 하지 않겠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슬그머니 손을 뻗어와 수건으로 가려 놓은 한준호의 뿌리를 잡았다.
한준호는 모르는 척하며 술만 마셨다.
잠시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 민혜영은, 이미 불끈 일어서 있는 그의 뿌리에 대한 손장난을 계속하고 있었고, 그녀의 친구도 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이거 아무래도 불공평한데요."
한준호가 침묵을 걷어냈다.
"뭐가요?"
오정애가 묻는다.
"저 혼자 아담이 되어 있는 것 말입니다."
"그럼 우리도 이브로 만들어 줘요."
민혜영이, 손가락 끝으로 그의 귀두 부분을 뱅글뱅글 자극하다 꼭 잡으며 말했다.
"어떤 분을 먼저요? 이브가 두 분이라 놔서…"
한준호의 목소리는 잠겨 나왔다.
"선택권은 아담에게 있는 것 아네요."
이번에는 오정애가 말했다.
"제 선택이야 당연히 두 분 함께죠."
"어머! 욕심도 많으셔라."
오정애가 호들갑스럽게 말하는데,
"아아!"
한준호는 비명을 질렀다. 민혜영이 갑자기 그의 뿌리를 꽉 움켜잡고, 꺾듯이 잡아당긴 것이다.
한준호의 비명은 물론 과장된 것이었다. 민혜영의 행위가 염치없이 비명을 지를 만큼 심하게 통증을 느끼게 하는 것은 아니었다. 오정애가 키득키득 웃었고, 민혜영도 따라서 웃는다. 페니스를 애무하는 그녀의 손놀림은 다시 부드러워져 있다.
한준호는 슬그머니 팔을 올려 민혜영의 겨드랑이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젖무덤 쪽으로 더듬어 나가려던 그의 손은, 민혜영이 재빨리 겨드랑이를 옴츠려 그의 손등을 꽉 누르는 바람에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
이 여자는 왜 거부하는 것일까? 남자에 대해서 아주 노골적인 행위를 하면서 자신의 젖가슴을 만지는 것조차-
한준호는 잠시 혼란이 일어났다. 그러나 그는 그 문제를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보다는 액션이 앞선다. 그는 민혜영의 겨드랑이에 잡혀 있는 손을 빼내 그녀의 목을 감으며, 재빨리 입술을 덮쳤다.
풋내기 처녀 총각의 서툰 입맞춤처럼 그들은 이빨을 부딪쳤다. 민혜영이 전혀 예측을 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한준호가 입술을 덮쳤기 때문이다.
두 입술은 곧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젖가슴을 더듬는 손을 저지했던 것과 달리 민혜영은, 입술은 적극적으로 받아드린다. 그들은 서두르지 않고 서로의 향기를 탐하듯 부드러운 입맞춤을 계속했다. 그러나 부드러움에 차츰 격정의 빛깔이 덧칠해 진다.
마침내 한준호의 이 사이로 민혜영의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한준호는 그것을 힘껏 빨아드린다. 민혜영은 으음 하고 신음했다. 그리고 그들의 혀는 서로의 입안을 넘나들며 탐욕스럽게 엉겼다. 아래쪽에서는 민혜영의 손이 여전히 그의 뿌리를 자극하고 있다.
맞은편에서는 오정애가 식탁 의자의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빙글빙글 웃으며 이쪽을 보고 있다. 한준호와 민혜영은 그녀의 존재는 짐짓 잊은 듯 행동하고 있다.
목을 감고 있지 않은 한준호의 다른 손이 다시 민혜영의 가슴 쪽으로 올라갔다. 민혜영은 얼른 그의 손을 잡아 샘 쪽으로 끌어내렸다. 한준호는 주저하지 않고 가운을 들치고 그녀의 사타구니를 어루만진다. 민혜영의 속살은 매끄럽고 부드럽다.
그의 손이 샘을 향해 더듬어 올라가자, 민혜영의 다리는 자연스럽게 벌어졌다. 그녀의 샘은 팬티 위로 샘물이 번져 나올 만큼 이미 젖어 있었다.
잠시 팬티 위로 그 곳을 자극하던 한준호의 손이 팬티 안으로 틈입한다. 민혜영은 아아 하고 신음하며 고개를 뒤로 제쳤다. 그의 뿌리를 움켜잡은 손에는 더욱 힘이 주어진다.
잠시 후, 민혜영은 엉덩이를 들썩거려, 팬티를 벗어 발 아래로 떨어트렸다. 한준호의 손은 이제 거리낄 것이 없어진다. 그는 엄지와 검지와 클리토리스와 샘을 동시에 자극하기 시작했다.
"으음, 아아…"
"…"
"아아. 아아…"
"…"
민혜영은 한준호의 뿌리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그의 목을 양손으로 끌어안으며 가쁘게 신음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난 듯 오정애 쪽으로 눈길이 간다.
"정애야, 아아…"
"…"
"너도, 아아… 정애야."
"…"
"해 줘. 너도… 아아…"
한준호도 민혜영의 샘과 클리토리스에 대한 자극을 계속하며 오정애를 바라본다.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 채 빙글빙글 웃으며 이쪽을 지켜보고 있던 오정애가 마침내 등받이에서 몸을 뗐다.
그녀는 절반쯤 남아있던 맥주 잔을 비웠다. 그리고 몸을 일으켜 그들 쪽으로 왔다. 민혜영의 등뒤로 돌아온 그녀는 두 손으로 민혜영의 목덜미를 쓰다듬는다.
민혜영이 그녀를 향해 입술을 내밀었다. 두 여자의 입술이 곧 포개졌다. 그들은 익숙하게 입맞춘다. 짙은 입맞춤이다.
한준호는 의외의 사태에 당황한다. 이 여자들은 레즈비언인가? 그는 자신의 뿌리에 지금까지 그것을 자극하던 손이 아닌 다른 손이 와닿아 있음을 깨닫는다. 살짐이 한결 도톰하고 부드러운 손…민혜영이 오정애의 손을 그 곳으로 끌어다 놓은 것이다.
한준호는 잠시 멈칫했던 민혜영의 샘에 대한 자극을 계속한다.
"아아. 음-"
민혜영이 다시 한준호의 목을 끌어안으며, 오정애와 입맞추던 입술로 그의 입을 덮는다.
오정애는 어느덧 그들의 무릎 아래로 내려앉아 있었다. 한준호는 그 쪽으로 더 신경이 기운다. 그의 뿌리는 여전히 그녀의 손에 잡혀 있다. 그는 오정애가 민혜영보다는 한결 서툴게 그것을 자극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서툰 자극은 그를 묘한 기대감으로 부풀게 한다.
그녀의 혀끝이 마침내 그의 뿌리에 닿는다. 혀는 잠시 귀두 부분에서 배회하다, 뿌리 전체가 입안으로 함몰되어 들어갔다.
한준호는 민혜영의 샘을 자극하지 않는 자유로운 손으로 오정애의 귀를 어루만져 그녀에게 환영의 뜻을 전한다. 그의 환영에, 오정애는 아아 하고 신음했다.
한준호는 귀가 오정애의 매우 민감한 부위였다는 사실에 새삼 생각이 미친다. 방안에서 2+1을 할 때 그녀는 샘에 대한 공격 버금가게 귀에 대한 자극에도 자지러질 듯한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지금 그로서는 더 이상 오정애를 사랑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민혜영의 봉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다 그녀의 입안에서 민망한 폭발을 일으켰듯, 지금은 그녀의 봉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자세이다.
오정애는 오랄 솜씨는 그리 능숙하지 못했다. 뿌리를 단순히 입안에 머금었다 내뱉는 단조로운 행위를 되풀이한다. 그 단조로운 행위는 나름의 감질만 나는 기대로 한준호의 욕망을 고조시킨다.
손으로 클리토리스와 샘을 동시에 자극 당하고 있는 민혜영은 계속 헐떡이며 흐느낌 같은 신음을 토해내고 있다. 그것은 그에게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오정애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도 그러한 자극만으로 수축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기대-
문득 묘한 상념이 한준호의 머리 속을 점령한다. 지금 이 동작대로 오정애의 입에서 폭발시키고, 민혜영도 손의 자극으로 수축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제법 공평한 분배가 되는 셈이군… 하는-
그러나 차츰 그는, 어느 쪽에서도 쉽게 그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에 사로잡힌다. 특히 오정애의 서툰 오랄은 기대감을 점점 불만으로 바뀌어 놓고 있었다.
그러한 불만은 한준호를 삽입 성교에 대한 강한 욕구로 내몰았다. 그는 참지 못하고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두 여자가 놀라며,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한준호는 두 여자를 번갈아 내려다보다, 민혜영을 의자에서 끌어 일으켰다.
"해도 되죠?"
그는 민혜영의 가운을 걷어올리며 말했다. 곤두선 그의 뿌리는 당장이라도 그녀의 셈 안으로 돌진해 들어갈 태세다.
"왜 그래요?"
민혜영은 힐끗 그의 뿌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못 참겠어요."
"그럼 쟤하고 먼저 해요."
"그것도 무슨 순서가 있습니까? "
"아까 쟤하고 제대로 못 끝냈잖아요? "
"…!"
한준호는 어느 쪽이든 굳이 가릴 것은 없었다. 그가 민혜영을 선택한 것은, 가운만 걷어올리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조건이 무의식적으로 그를 충동했을 뿐이다.
민혜영의 가운 안은 노 팬티이고, 그의 자극으로 이미 충분히 젖어 있다. 그러나 홈 드레스 차림인 오정애는 그것을 벗기고, 또 그를 받아드릴 수 있도록 자극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난 한번 끝났어. 네가 먼저 해."
다행이 오정애가 우정 있게 양보했다.
더 이상 망설일 것은 없었다. 한준호는 민혜영의 엉덩이를 끌어 당겼다. 그녀도 이제 주저하지 않았다. 그녀 역시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한준호는 전율 같은 흥분으로 몸을 떨며 조심스럽게 자신의 뿌리에 방향을 맞추어 민혜영의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입위! 이것도 그가 자주 꿈꾸어 오던 에로틱한 체위 가운데 하나이다.
그의 아내는 물론 이런 체위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정상위만이 오르지 섹스에 있어서 가장 품위 있는 체위라고 생각하는 것이 그의 아내 신혜순이다.
-젠장 섹스에 있어서 품위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섹스에 있어서 다양한 체위를 시도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는 아내에게 항상 불만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가 마음껏 다양한 체위를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은 자위 행위라는 환타지를 통해서 뿐이다.
"아아- "
한준호의 뿌리를 받아들이며 민혜영은 길게 신음했다. 그리고 까치발을 하며 두 팔을 들어 올려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한준호는 자신감에 넘쳐 피스톤 운동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는 금방 당황한다. 자위 행위 때 상상으로는 자주 시도해 본 체위이지만 상상과 실전은 같을 수 없었다. 그는 이런 체위로 실전을 치러 본 경험이 거의 없다.
삽입은 쉽게 풀어지고, 들끓는 욕망을 깊숙이 충족시킬 만큼 제대로 삽입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민혜영이 헐떡이며 그의 피스톤 운동에 방향을 맞추려고 애썼지만,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녀도 이런 체위에는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민혜영이 먼저 단념하고, 그의 목을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었다. 한준호의 이마에서는 송골송골 땀이 배어 나와 있다. 뿌리도 제풀에 위축되어 있다.
한준호는 힐끗 오정애의 표정을 살핀다. 그녀는 관음증이라도 즐기다 발각된 것처럼 얼굴이 상기되어 있다.
"엎드려요."
한준호는 상한 자존심을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명령조로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시도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으며, 후배위라면 자신이 있을 것 같았다. 오정애가 지켜보는 앞에서라도-
그러다가 그는 힐끗 위기감이 솟는다. 욕실에서의 악몽이 머리를 스친 것이다. 그가 '엎드려요' 하자 그녀는 욕조의 가장자리에 다리를 척 올려놓으며, 그의 머리칼을 잡아당겨 샘 쪽으로 머리를 찍어눌렀었다. 민혜영이 당장이라도 식탁 의자에 다리를 척 올려놓으며,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할 것 같다.
한준호는 혼자 힐끗 웃는다. 그런 식의 봉사라면 사양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의 상황은 꿈이 아니다. 꿈속에서처럼 그녀의 샘에서 거대한 돌기물이 돋아나 그의 목젖을 짓이기듯 피스톤 운동을 할 까닭은 없지 않은가?
한준호는 문득 야릇한 쾌감이 찌릿찌릿 온몸에 번짐을 느낀다. 오정애가 그의 엉덩이를 슬그머니 들어올리며, 거대한 페니스로 그의 질을 부드럽게 자극하던 느낌- 그것은 마치 현실 속의 감각처럼 생생했다.
"안으로 들어가요 여기선 불편해요."
민혜영의 말이 그에게 현실 감각을 되살려 준다. 그는 머리를 흔들었다. 좀 더 분명하게 현실 감각을 되찾으려는 듯-
"…들어가서 셋이 함께 해요."
그녀는 다시 말하고 먼저 침실 쪽으로 걸어갔다. 한준호는 아직 그녀의 침실을 구경한 일이 없다.
그는 오정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눈길이 마주쳤고, 오정애는 시선을 내려 갈았다. 그는 그녀 쪽으로 걸어가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다.
오정애는 혀를 내밀어 마른 입술을 추기듯 입술을 빨았다. 한준호는 그녀에게 펠라티오를 해 달라고 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그러다가 자신의 그것이 이미 풀어 죽어 있음을 깨닫는다.
그는 고개를 숙여 오정애의 목덜미로 입술을 가져갔다. 목덜미를 잠시 배회하던 입술은 그녀의 귀 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귓불을 입안에 머금자 오정애는 헉-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는 곧 고개를 돌려 입술로 그의 입술을 받았다. 그렇게 해서 자신의 민감한 부위를 방어하기라도 하려는 듯- 그러나 한준호는 이미 그녀의 온몸에서 강한 욕망이 발산되고 있음을 느낀다. 그와 민혜영의 농도 짙은 애무를 지켜보면서, 그녀도 많이 달아올라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짙은 입맞춤에 열중하며 손으로는 그의 알몸을 한꺼번에 느끼겠다는 듯 어깨와 엉덩이를 어루만졌다.
그녀가 온몸으로 발산하고 있는 욕망은 잠들었던 그의 뿌리를 금방 되살아나게 했다. 그는 오정애의 복부에 그것을 강하게 밀착시켰다. 그러다가 염치 불구하고 오정애의 홈 드레스를 걷어올린다.
"고만 해요."
오정애가 한준호의 손을 저지했다.
"…여기서 우리끼리 이러면 혜영이가 화내잖아요?"
"…!"
오정애의 말이 그르지 않다는 것을 한준호는 금방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오정애로부터 떨어지며, 민혜영이 사라진 침실 쪽을 바라본다.
그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듯 침실문은 절반쯤 열려 있었다. 그러나 다행이 그들이 있는 곳에서 침실의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위치는 아니다. 민혜영이 밖의 동정을 알아차렸을 것 같지는 않다.
한준호는 오정애를 향하여 미소지으며 에스코트하듯 그녀의 허리를 잡았다. 그리고 침실 쪽으로 그녀를 이끌고 간다.
윤 교수 부부의 침실은 특별히 넓지도, 호화스럽거나 야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별다른 장식이 없어 단조롭고 안정감을 주는 분위기였다. 그것은 사치스러워 보이고, 짙은 향수를 사용하는 민혜영의 취향이라기보다 그녀의 남편 윤 교수의 취향이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다만, 침대 하나는 요란스럽게 컸다. 셋이나 넷이 함께 뒹굴어도 좋을 만한 크기이다. 그것은 마치 그들을 위해 특별히 준비해 놓은 장소 같았다.
"침대가 엄청 크군요."
한준호는 방안을 두리번거리다 무심결에 이런 말이 튀어 나왔다.
"그래야 편하잖아요."
"그렇군요. 이 정도 사이즈면 아무리 열전을 벌려도 굴러 떨어질 염려는 없겠네요."
한준호는 음탕한 상상을 해 본다. 민혜영 부부가 이 침대 위에서 격전을 벌리는 상상- 그러나 거실에서 익숙하게 사진으로 보아온 근엄한 표정의 윤 교수와 창녀적인 열정을 우아함 속에 감추고 있는 민혜영이 격전은 좀처럼 머리 속에서 그려지지 않는다.
"뭔가 오해하고 계신 거 같은데… 윤 교수가 늦게까지 공부하다 들어와도, 자고 있는 나를 방해하지 않고 혼자 떨어져 잘 수 있다는 의미예요."
민혜영은 남편을 윤 교수라고 부르고 있다.
"두 분은 항상 그렇게 떨어져 잡니까?"
한준호는 공연히 이죽거리고 싶다.
"부부가 항상 떨어져 자면 어떡해요. 꼭. 붙어 잘 땐 붙어 자지."
민혜영이 면박을 했고, 오정애는 큭큭 웃었다.
창에는 커튼이 드리워져 있어 침실 안은 알맞게 어두웠다. 그것은 선녀들에게 옷을 빼앗겨 혼자 벌거숭이가 되어 있는 한준호에게 한결 마음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선악과를 따먹어 자신들의 벌거벗은 몸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 아담과 이브는 우선 밝은 햇살을 피해 동굴 속으로 숨어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곳에서 처음 섹스를 하게 되지 않았을까?
"여긴 에덴 동산이군요."
한준호의 머리 속 생각이 찰랑 흘러 넘치듯 언어가 되어 튀어나온다.
"이브가 둘이나 돼서 아담은 행복하겠어요."
민혜영이 냉큼 말을 받았다.
"…!"
아하, 그렇군 하고 한준호는 생각한다. 이제 그녀들은 더 이상 그의 옷을 감춘 선녀가 아니었다. 그녀들은 이브다. 아담과 함께 에덴 동산의 동굴로 숨어 든 이브-
"…두 분이 아직 완전한 이브가 되기를 망설이는 것 같아 유감이군요."
잠시 후 한준호는 말했다.
"망설일 이유가 어디 있겠어요"
민혜영이 그런 재촉을 기다리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 손을 등뒤로 올려 가운의 지퍼를 내렸다. 검은 가운은 금방 어깨를 미끄러져 발 아래로 흘러내렸다. 이미 노 팬티였던 그녀의 몸에 걸친 천은 이제 앞가슴을 가린 브래지어뿐이다.
그녀는 그것은 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수줍게 나뭇잎으로 앞가슴을 가린 이브처럼-
한준호는 침대에 걸터앉아 여유 만만한 기분으로 민혜영의 알몸을 바라본다. 처음으로 그녀의 알몸을 찬찬히 살피게 되는 셈이었다. 그녀는 40대 초반의 중년치고는 군살 없이 잘 빠진, 그래서 풍만하다기보다는 다소 빈약한 느낌을 주는 몸매다. 그리고 피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가무잡잡했다.
욕실에서 본 그녀의 알몸도 저런 모습이었던가 하는 생각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불청객처럼 슬그머니 한준호의 머리 속으로 틈입한다. 꿈속에서 본 그녀의 알몸은 좀 더 풍만하고, 살결도 희었던 것 같다. 꿈이 잠재 의식의 표출이라면 그는, 옷이라는 날개 속에 감추어져 있던 그녀의 육체를 실제와는 많이 다르게 상상하고 있었던 것 아닌가?.
아니, 어느 쪽이 현실이고, 어느 쪽이 환타지일까? 민혜영의 지금 앞에 알몸으로 서 있다는 것도 현실감을 갖게 하는 일은 아니다. 그는 문득 꿈속의 나비가 된 느낌이다. 장자가 꿈 꾼 꿈속의 나비-
민혜영이, 아직 중무장(?)한 상태로 서 있는 오정애에게 다가가 있다. 그녀는 오정애의 무장을 해제시키기 시작했다. 자줏빛 홈드레스가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려가고, 그 안의 슈미즈와 브래지어도 차례차례 민혜영의 손을 거쳐 오정애의 몸으로부터 이탈한다.
그것은 단순하게 옷을 벗기는 행위는 아니었다. 연인에게 사랑을 위한 예비 동작을 하듯, 민혜영은 오정애의 몸을 어루만지며 옷을 벗겨나가고 있다. 그리고 오정애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오정애는 숲을 가린 삼각의 팬티만 걸친 채 알몸이 된다. 한 여자는 가슴을, 다른 한 여자는 풍만한 가슴은 드러낸 채 숲만 가리고 있는 모습은 다소 희화적이면서도 에로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두 이브의 나신은 그 대비가 선명하다. 민혜영이 군살 없는 다소 빈약한 느낌을 주는 몸매인데 비해, 오정애는 중년의 알맞은 비만이 내려앉은 탐스럽게 통통한 몸매다. 또 피부도 민혜영의 가무잡잡함과 오정애의 부신 느낌이 드는 흰 살결이 대조를 이룬다.
"얘 가슴 크죠?"
민혜영이 오정애 뒤에서 양손으로 젖가슴을 받쳐 올리며 말했다.
"…!"
한준호는 대답을 못하고 마른침을 삼킨다. 오정애의 가슴은 정말 풍만하다. 그 젖가슴과 샘을 거침없이 자극하고 유린해서 그녀를 몸부림치게 만들지 않았던가? 잠깐 휴식이라도 취하듯 위축되어 있던 한준호의 뿌리가 슬그머니 머리를 들며, 그는 새삼스러운 욕정을 느낀다.
한준호의 눈앞에서는 의외의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민혜영이 오정애의 풍만한 가슴으로 입술을 가져가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입술은 그 곳을 능숙하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아래쪽으로 내려가 오정애의 샘을 더듬고 있다.
오정애가 고개를 뒤로 제치며 가벼운 신음을 흘린다. 그녀들의 행위는 조금도 부자연스럽지 않았다.
아하, 그렇군 하고 한준호는 생각한다. 두 여자는 레즈비언!
식탁이 있는 곳에서 두 여자가 익숙하게 입맞춤을 할 때부터 이미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었었다
"두 분 보기 좋군요."
한준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다시 꿈속의 나비가 된 느낌이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환타지일까?
오늘은 참 묘한 날이라는 느낌이 든다. 현실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일들이 자꾸 환타지처럼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현실 아닌가? 지금의 이 기묘한 상황부터
"샘나세요?"
민혜영은 오정애의 유두에서 입술을 떼며 한준호를 바라본다.
"아뇨.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것 같아서요."
"할 일을 찾으셔야죠."
"구경하는 것도 일은 일이겠죠."
"이리 오세요?"
"…."
한준호는 그녀들 쪽으로 갈 마음은 내키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들의 레즈비언을 느긋하게 즐기고 싶다. 정말 에로틱한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그는 침대에 벌렁 눕는다. 이제 본격적으로 관음증을 즐길 자세이다. 이런 때 목젖을 싸하게 하는 위스키라도 한 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며, 거실의 장식장에서 익숙하게 보았던 양주병들이 색다른 유혹처럼 한준호의 머리 속에 어른거린다.
"안 되겠다 애. 선생님 화나셨나 봐."
그녀들의 반응은 한준호의 기대에 어깃장을 놓는다. 민혜영이 날름 말했고, 두 이브는 함께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새로운 유혹의 향기에 매혹 당한 꿀벌처럼 침대 쪽으로 온다.
두 이브는 곧 아담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누웠다. 셋이 함께 눕고도 침대는 여유 공간이 많이 남았다. 어떤 격전을 치르기에도 불변함이 없을 만큼 널찍한 공간이다.
"두 분 항상 그렇게 합니까?"
한준호가 이브의 유혹에 무관심한 아담처럼 천장을 보고 반듯이 누운 채 말한다. 아니, 그는 지금 두 이브의 레즈비언 쪽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왜? 기분 나쁘세요?"
민혜영이 한준호의 뿌리로 슬그머니 손을 가져오며 묻는다.
"아뇨. 좀 의외였을 뿐입니다."
"제가 혼자 지내기 외로워하니까요."
"얘, 네가 윤 교수하고 잠자리 불만 털어놓을 때는 언제고…"
두 이브의 티격태격에 아담은 큭킄 웃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한다. 자위행위로 아내와의 잠자리 불만을 해소하고 있는 자신 보다 그녀들은 훨씬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것이 아닌가 하고…
"두 분 혹 예전부터 그랬던 것 아닙니까? 결혼하기 전부터?"
"호기심도 많으셔라. 프라이버시라는 것도 있잖아요?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지 하세요."
민혜영이 손바닥으로 한준호의 뿌리를 슬슬 문지르며 말했다. 그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겠다는 듯- 그러나 그녀의 손놀림은 그의 욕망을 강하게 자극하기보다는 행위 자체를 즐기는 태도이다. 함께 에덴에 든 그들은 거리낌이 없고, 마음이 느긋해진 탓일까? 욕망들이 잠시 소강 상태에 접어들어 있었다.
"저도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한준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 속에서 뱅글뱅글 맴돌던 생각이 언어가 되어 튀어 나왔다. 가득 찬 잔이 찰랑 넘치듯-
"어머, 그래요!"
민혜영이 호기심을 빛낸다. 그녀는 한준호 쪽을 향해 누우며, 한쪽 다리를 그의 다리 위로 올려놓았다. 뿌리를 자극하던 손은 이제 사타구니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호기심을 나타내기는 오정애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지만 그녀에게서 발산되는 호기심의 주파수를 한준호는 감각으로 느낄 수 있다. 그녀의 손도 슬그머니 그의 사타구니 쪽으로 올라 와 있었다.
아담은 이브들의 호기심이 부담스러워지며, 공연한 이야기를 꺼냈다는 낭패감이 솟는다. 따지고 보면, 떠벌릴 만큼 이야깃거리가 될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었다.
아담은 내친 김에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고2 때예요.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녀석하고죠. 매우 친한 사이였어요."
"…"
"주말에 녀석이 하숙하고 있는 집에 놀러 갔었죠. 녀석과 함께 하숙하던 친구는 마침 집에 가고 없었고, 노닥거리다 거기서 자게 됐었죠. 불을 끄고 누웠는데, 자는 척 하던 녀석이 슬그머니 손을 뻗쳐 와 내 거기를 만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
"좀 당황스럽더군요. 이상한 기분도 들고요. 그래도 싫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잠자코 있었죠. 그러다가 나도 녀석 거기를 만져주게 되고, 둘이 다 나올 때까지 그 짓을 했죠."
"남자들은 끝나는 것이 분명하니까, 남자들끼리 할 때도 편리하겠어요."
민혜영의 관심은 항상 직설적이고, 노골적이다.
"여자들도 오르가즘이라는 것이 있잖습니까?"
한준호는 말하면서, 오정애의 질이 강한 수축을 일으키며 자신의 손가락을 조이어 오던 일이 힐끗 머리에 떠오른다. 만일 그 때 삽입을 한 상태였다면 그 느낌은 정말 굉장했으리라는 아쉬움-
그녀의 손은 아직 한준호의 뿌리 주변에서 맴돌고 있다. 보물은 숲 속에 숨겨져 있어, 나무에는 관심이 없고 그 주변의 숲에만 관심이 있다는 듯-
그러나 나무는 그녀의 보물찾기에 은근한 기대로 부풀어올라 있다. 숲에서 보물찾기를 하던 꾸러기들은 결국 나무에 기어오르게 되리라는 기대-
"설마 그 날 밤 한번으로 끝났다는 이야기는 아니겠죠?
민혜영은 한준호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묻는다. 그녀는 숲 속의 보물찾기보다는 한준호가 오발탄을 낸 "옛날의 금잔디"에 더 관심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아담의 사타구니를 쓰다듬던 동작도 멈춘 채 짓궂은 호기심을 번뜩인다.
"뭐 그 후 몇 차례 더 그런 일이 있기는 있었을 거예요. 녀석이나 나나 자위 행위 경험은 이미 있었던 터고, 그러니까 자기 손으로 하던 일을 남의 손 빌려 서로 품앗이 해 준거죠."
한준호는 이제 그 일은 이쯤에서 덮어두고 싶다. 그것은 자꾸 되돌아보기에는 좀 남세스러운 추억이다.
"손으로만 했어요?"
"그럼 또 뭘 하죠?"
"오랄은 기본이고요, 남자들끼리는 애널 섹스도 가능하고요."
"저는 호모는 아닙니다."
"호모고 아니고가 무슨 상관이죠. 동성간의 섹스 건, 이성간의 섹스 건 섹스의 기본적인 욕구는 쾌락의 추구고, 그러니까 무슨 방법을 동원하든 서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되는 거죠,"
한준호는 민혜영의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태도에 말문이 막힌다. 그러다가 수세를 공세로 전환한다.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전략을 본능적으로 구사하듯-
"두 분은 여고 때부터 그런 식으로 즐기셨군요. 아까 보니
까 아주 익숙하시던데…"
"후후, 그 때는 우리도 서툴었어요. 젖이나 만져 주고, 거기를 마주 대고 서로 비비는 정도였죠.'
"얘, 고만 주책 떨어!"
오정애가 듣기 거북한지 모처럼 입을 열어 한 마디 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이 슬그머니 한준호의 뿌리를 움켜잡는다. 나무 주위의 숲에서 놀던 아이가 결국은 나무 위로 오르리라는 한준호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듯-
한준호도 그녀의 샘 쪽으로 손을 더듬어 간다. 그녀는 아직 팬티를 벗지 않은 상태이다. 한준호는 주저하지 않고 곧장 팬티 속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
-헉!
한준호의 엄지와 검지가 꽃잎을 벌리자 그녀는 신음했다.
한준호의 고등학교 시절 호모 경험에 호기심의 방울을 매달고 있던 민혜영은 비로소 두 사람의 은밀한 행동을 눈치챈 듯했다. 그것을 시샘하듯 그녀의 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준호는 자신의 뿌리에 두 이브의 손이 함께 어우러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 느낌은 황홀하고 행복했다. 두 손은 마치 그것을 독차지하기 위해 주도권 다툼이라도 벌리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양손에는 두 이브의 숲과 샘이 섬세하게 감지된다. 오정애의 샘은 이미 흠뻑 젖어 있다. 거기에 비하면 민혜영의 그 곳은 아직 습기가 충분하지 않다. 밖에서 이미 서둘러 삽입을 시도한 바 있지만, 두 이브를 함께 비교하니 그 아이가 분명하다. 민혜영은 섹스에 대한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관심에 비해 급격히 달아오르는 체질은 아닌 것 같다.
아니면 오정애가 유달리 감미로운 샘물로 넘쳐흐르는 체질일까? 한준호는 그것을 흡입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 어느 한 쪽에 일방적으로 봉사를 시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녀는 이 넘쳐나는 애액을 어떻게 주체하며 독수공방 해 왔을까? 그녀는 오르지 민혜영과의 레즈비언으로 그 외로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그는 새삼 오정애에게 연민이 솟는다. 그리고 연민에 대한 조건 반사처럼의 그의 가운데 손가락이 애액이 넘쳐흐르는 샘 안으로 슬며시 진입한다.
"아!"
오정에는 짧게 신음하며 그의 손목을 꽉 잡았다.
이번에는 다른 쪽에서 민혜영이 아담의 손을 잡아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이끈다. 그는 어렵지 않게 이브의 숨겨진 작은 돌기를 손끝으로 감지할 수 있다. 그가 그 곳을 지긋이 누르자 이번에는 검은 이브가 몸을 떨며 깊은 술을 내쉬듯 신음한다.
아담에게 의외인 것은 두 이브의 살결이다. 민혜영의 가무잡잡한 피부는 의외로 부드럽다. 겉보기로는 흰 살결의 오정애 쪽이 더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을 듯한데, 두 이브를 함께 어우르며 느끼는 감촉은 검은 이브의 피부가 한결 매끄럽고 부드럽다.
그렇다고 오정애의 피부가 거칠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녀는 흰 살결 못지 않게 충분히 고운 피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토실토실한 살집 탓에 그녀의 피부는 그냥 부드럽다는 느낌인데, 검은 이브는 군살 없는 탄력 있는 피부임에도 윤기가 자르르 흐르도록 잘 손질해 놓은 가구처럼 매끄럽고 부드럽다.
그러한 특징은 두 이브의 샘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하얀 이브의 그 곳이 도톰하고 토실토실한 느낌인데 비해, 검은 이브의 그 곳은 약간 밋밋하면서도, 탄력 있고 육감적이다.
아담은 꿈꾸는 듯한 기분으로 그 미묘한 차이를 즐기며 두 이브의 샘을 탐사한다. 그는 자신이 허겁지겁 욕정에 휘말리지 않고 능숙한 탐미주의자가 되어 있다는 사실에 스스로 만족하며 놀라움을 느낀다. 그것은 어쩌면 민혜영의 입안에서 일으킨 폭발로 일차적인 욕망은 해소한 덕분인지도 모른다.
아담의 뿌리 쪽에서는 이제 주도권 다툼을 벌리던 두 이브의 손이 승패가 가름 난 상태였다. 주도권을 잡은 것은 뿌리를 선점하고 있던 하얀 이브가 아닌 검은 이브였다.
검은 이브는 뿌리를 잡고 가벼운 피스톤 운동을 한다. 흰 이브의 손은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라도 노리는 듯 그 주변을 맴돌고 있다.
아담은 하얀 이브를 위로하듯 그녀의 샘을 더욱 정교하게 자극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금방 민감해진다. 고개를 뒤로 제치며 가쁘게 신음한다.
그녀는 아직 팬티를 벗지 않은 채였다. 그 거추장스러운 가랑잎은 아담에게 불편을 느끼게 한다.
"에덴에 든 줄 알았는데, 두 분이 완전한 이브가 되지 않아 불편하군요."
한준호는 마침내 말했다.
하얀 이브는 금방 말뜻을 알아차리고 엉덩이를 들썩거려 미련 없이 가랑잎을 제거한다.
"이쪽은 제가 해결해 드릴까요?"
그 동안 아담은 하얀 이브의 샘을 탐사하던 손을 올려 검은 이브의 브래지어를 풀어주려고 한다.
'그건 내버려두세요."
검은 이브는 얼른 아담의 손을 막는다.
"왜요? 거기 무슨 보물이라도 숨겨 놨나요?"
"나 절벽이에요. 그래서 윤 교수하고 할 때도 브라쟈는 안 풀어요."
하얀 이브가 큭큭 웃으며 아담의 손을 잡아끌어 자신의 샘이 있는 곳으로 다시 가져간다. 그것이 해야 할 일이 따로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아담의 두 손이 다시 사랑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얀 이브는 금방 흑흑 흐느끼지 시작했다. 그녀는 역시 자극에 민감하고 반응도 빠르다. 아담은 그것이 어쩌면 남편 없이 살아 온 세월 때문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그녀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봉사하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검은 이브의 몸은 아직 스스로 반응을 나타내기보다는 아담을 자극하는 일을 즐기고 있는 태도이다.
아담은 슬며시 고개를 들어 신음을 흘리는 하얀 이브의 유방 쪽으로 입술을 가져간다. 자세가 많이 불편하다. 그러나 그쯤 감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얀 이브의 풍만한 가슴은 금방 그의 욕정을 자극한다. 그의 혀가 돌기한 유두에 닿자, 유두는 금방 탱탱하게 긴장한다.
아담은 재빨리 이빨을 세워 그것을 가볍게 문다. 하얀 이브는 다시 몸을 떨며 신음했다. 그리고 그의 혀가 탱탱해진 유두와 그 언저리를 빙글빙글 돌아가며 부드럽게 핥기 시작하자, 그녀는 거기에 리듬이라도 맞추듯 신음을 계속한다.
검은 이브가 아담의 뿌리를 억세게 휘어잡았다. 너무 그 쪽으로만 열중하지 말라는 경고가 분명했다.
아담은 아차! 한다. 풍만한 유방에 현혹되어 검은 이브에 대한 봉사를 소흘히 했던 것이다. 그것은 분명 공평하지 못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두 이브에게 동시에 공평하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그는 새삼 깨듣는다.
"아무래도 안 되겠는데요."
아담은 무리하게 지금의 방법을 계속해 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우선 그럴 자신이 없었다.
아담은 모든 동작을 멈춘 채 상반신을 일으켰다. 이브들은 누운 채 그를 바라본다.
"두 분 가위 바위 보라도 해야겠어요."
"너, 나보고 먼저 하라고 했지?"
검은 이브가 말했다.
"맘대로 해."
하얀 이브의 대꾸는 곱지 않다.
아담은 그녀들이 똑같이 갈망하고 있음을 느낀다.
"원한다면 네가 먼저 해도 좋아. 독수공방 해온 너한테 내가 이러는 게 잘못이지."
검은 이브는 짐짓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는 척 한다. 그러나 말투에는 가시가 있다.
"사돈 남 말하네. 너, 늘 윤 교수와 잠자리 불만 이야기했잖아?"
가시가 서로를 찌르려고 한다. 욕망은 어쩔 수 없이 두 이브에게 숨겨놨던 시샘의 손톱을 드러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때 두 여자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비디오 같은 데서는 그런 일이 능숙하게 이루어지던데….
그러나 아담은 아무래도 자신이 없다. 비디오에서 그런 장면들이 어떻게 이루어지던가 가물가물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꾸물거리며 그런 장면들이나 생각해 내려고 멈칫거려 분위기를 깨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아까, 선택권은 아담에게 있다고 말씀하셨죠?'
그는 스스로 해결사가 되기로 결심하며 말한다.
"…"
이브들은 대답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만의 표시일 수도 있고, 묵시적인 동의일 수도 있었다.
침묵이 흘렀다. 야릇한 긴장감 같은 것을 머금은 침묵- 그러나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아담의 판단은 어렵지 않았다. 공평한 게임을 하자면 검은 이브를 선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녀의 입에 일방적으로 폭발만 시켰지, 아직 제대로 봉사한 것이 없지 않은가?
"괜찮죠?"
그는 검은 이브를 바라보며 말했다.
검은 이브는 눈을 감는다. 그녀는 아담의 말이 자신을 선택하겠다는 의미인 것을 아직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담은 이제 하얀 이브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는다. 어차피 두 여자와 동시에 행위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하얀 이브에게는 이미 나름으로 절정에 이를 만큼 봉사한 터이고, 이제 구경꾼이 돼 보는 것도 마냥 나쁠 일은 아닐 거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그는 양해라도 구하듯 하얀 이브에게 눈을 찡긋해 보이고, 검은 이브의 나신 위로 몸을 포갠다.
검은 이브는 팔을 올려 아담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녀는 자신이 선택된 것에 만족하고, 안도하는 것이 분명했다.
아담과 검은 이브는 끈끈하게 알몸을 밀착시킨 채 깊은 입맞춤을 나눈다. 검은 이브는 브래지어는 풀지 않은 상태지만, 아래는 둘 모두 알몸이다.
그러나 아담의 뿌리는 아직 들어갈 곳을 정확하게 찾지 못
한 채 밀착된 상태이다. 단단하게 곤두선 그것은 이브의 숲과 샘 언저리를 짓누르며, 아담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이브의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자극한다.
"아아, 음- 아아…"
검은 이브는 그 자극을 즐기며 함께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그리고 아담의 목을 더욱 힘껏 끌어안는다.
검은 이브의 손이 마침내 아래로 내려 와 아담의 뿌리를 잡았다. 그녀는 그것을 샘으로 인도하려고 한다. 아담은 아직도 이브의 샘이 충분히 젖어 있지 않다는 느낌이다.
"서두르지 마세요."
그는 이브의 귓가에 속삭였다.
이브는 금방 아담의 뜻을 알아차리고 뿌리를 힘껏 잡았다 놓으며 다시 몸을 밀착시킨다. 그녀도 당장 받아들여야겠다는 절박한 욕망을 느끼고 있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잠시 더 끈끈한 입맞춤과 알몸의 밀착을 즐긴 후 아담이 먼저 그녀로부터 떨어졌다. 그는 이제 좀 더 자유로운 자세에서 그녀에게 즐거움을 주기를 원한다.
아담은 뿌리로 이브의 허벅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허벅지 안쪽은 그녀의 속살 중 가장 부드러운 부분 같다. 그 매끄러운 감촉이 그를 황홀하게 한다.
뿌리는 아담의 충실한 노예가 되어 그 곳을 가볍게 문지르기도 하고, 강하게 지르기도 한다. 그러면서, 갈지자걸음으로 배회하듯 천천히 샘을 향해 접근해 간다.
이브는 이따금 탄식 같은 짧은 신음을 흘리며, 뿌리의 진로에 마음 조리 듯 그 감촉을 즐긴다.
뿌리는 마침내 샘 입구에 이른다. 그러나 녀석은 서두르지 않는다. 여유로운 소요자처럼 부근을 배회한다.
이브의 숨결이 한 순간 멎는다. 그녀는 결승점을 향해 달아오르고 있는 욕망의 상승 곡선에 감각을 집중시키며 호흡조차 아끼고 있다. 잘못 숨을 내쉬었다가는 쌓아 올린 욕망의 탑이 모래성처럼 좌르르 무너져 내릴까 겁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아담의 뿌리가 마침내 진입을 시도했을 때 이브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막혔던 숨을 헉- 하고 토해냈다..
이번에는 아담의 호흡이 멎는다. 그는 얕은 삽입을 유지한 채 샘과 뿌리가 맞닿아 있는 그 곳에 감각을 집중시키고 기대감에 가득 찬 순간을 즐긴다.
그는 자신의 심장이 심하게 박동하고 있음을 느낀다. 섹스를 하면서 심장의 박동 소리를 듣기는 처음이다.
검은 이브가 슬며시 눈을 떴다. 기대의 순간이 지나도 더 이상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담의 눈길이 하얀 이브의 엉덩이 쪽으로 가 있음을 알아차린다. 하얀 이브는 이쪽을 외면한 채 곤한 잠에 취하기라도 한 것처럼 엎드려 있었다.
아담의 눈길이 그 쪽으로 간 것은 우연이었다. 그는 호흡을 멈춘 채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다가, 잠깐 잊고 있던 하얀 이브에 대한 생각이 힐끗 머리 속으로 틈입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녀 쪽으로 눈길이 가게 되었다.
하얀 이브의 풍만한 엉덩이가 당장 유혹처럼 그의 시선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는, 그 쪽으로 달려들어 그 엉덩이를 들어 올려 삽입하고 싶은 욕망이 한 순간 전류처럼 오감을 자극했다.
"뭐 하는 거예요.!"
검은 이브의 짜증 썩인 목소리에 전류는 당장 차단되었다.
"아직 덜 젖은 것 같아요."
그는 변명처럼 얼른 말했다.
"쟤하고 먼저 하고 싶어서 그러죠?"
"…"
"… 헉!"
아담의 뿌리가 갑자기 거칠게 진입하는 바람에 검은 이브의 시샘이 섞인 앙탈은 금방 거친 호흡에 묻힌다. 그리고 두 다리를 들어 올려 아담의 허리를 힘껏 끌어안는다.
그들은 몸은 다시 깊숙이 밀착되며, 입술이 포개진다. 탐색전을 벌리 듯 잠시 부드러운 입맞춤을 나누던 그들은 곧 혀가 서로 엉긴다. 아담은 치골로 이브의 복부를 압박하며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려 회전 운동을 한다. 이브의 두 다리가 허리를 힘껏 끌어안고 있어 피스톤 운동을 하기는 자유롭지 못하다.
"우으 으음… 아아, 아아… "
검은 이브는 힘껏 흡입하고 있던 아담의 혀를 뱉어내며, 고개를 뒤로 제치고 자지러질 듯한 신음을 토해내기 시작한다. 아담의 회전 운동이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자극했던 것이다.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두 다리도 제풀에 풀어진다.
아담은 느릿느릿 피스톤 운동을 시작한다. 그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단숨에 결승점을 향해 치닫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민혜영이 어느 상태까지 올라 와 있는 지 아직 판단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하나의 이브가 사랑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그에게 부담이었다. 검은 이브를 완전히 녹초로 만들어 버리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이브를 상대로 격전이 더 어려울 것은 뻔했다.
이것은 환타지가 아니고 현실이다. 자위 행위라는 환타지 속에서는 한꺼번에 몇 여자라도 못 해치울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두 이브는 욕망의 포르노그라피 속에서 그의 의사대로 움직일 수 있는 피에로들은 아니다.
간단없이 머리 속으로 틈입해 드는 생각들은 아담이 욕망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검은 이브는 아담의 피스톤 운동에 보조를 맞추며 느릿느릿 엉덩이를 들썩거린다. 그러면서 이따금 가벼운 신음을 흘린다. 그녀도 단숨에 결승점을 향해 치달리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그것은 그녀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의미 아닌가?
아담은 슬그머니 이브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간다. 그 곳은 아직도 브래지어로 무장한 상태이다. 아담은 그것이 어쩐지 자꾸 신경에 거슬린다. 여자의 제2의 중요한 부위를 마음대로 애무할 수 없다는 것이…
"거긴 건드리지 말아요."
검은 이브는 금방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녀는 그의 손을 꽉 잡으며 저지했다.
"보고 싶어요."
"난 싫어요."
"왜죠?"
"절벽이라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더 보고 싶은 데요."
"악취미예요."
"안 보여 주면 깨물 거예요."
아담은 가슴으로 입을 가져간다.
"짓궂게 굴지 말아요."
검은 이브는 손바닥으로 아담의 이마를 밀어냈다.
"아름답지 않은 유방은 없어요."
"…"
그들의 피스톤 운동은 이미 멎어 있었고, 등을 보이며 엎드려 있던 하얀 이브가 슬며시 고개를 돌려 그들 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아담과 검은 이브는 그녀의 존재에 대해서는 잠깐 잊어 있는 터였다.
"작은 것은 아름다워요."
아담은 집요하게 말했다. 오늘 행위의 하이라이트가 그녀의 유방을 보는 일이나 되는 것처럼-
"입으로 해 줄게요."
검은 이브는 타협안이라도 제시하듯 문득 말했다.
아담은 잠시 멈칫거리다 슬그머니 윗몸을 일으킨다. 이브의 행복한 타협안을 사양할 이유가 없었다. 금방 클라이맥스에 도달할 듯 반응이 격렬하던 그녀가 그런 타협안을 내놓는다는 것도 놀라웠다.
삽입이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그리고 아담은 무릎걸음으로 이브의 몸을 타고 위로 올라간다. 당당하게 일어선 뿌리를 앞세우고-
뿌리는 가슴 부분에 이르러, 짓궂은 아이가 장난질이라도 하듯 브래지어로 무장한 유방을 꾹꾹 찌른다. 이브는 얼른 손을 뻗쳐 그것을 잡아 위로 끌어올린다.
이브의 혀가 곧 뿌리의 선단에 닿는다. 그녀는 그것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한다.
"으음-"
아담은 허리를 세우며 신음한다.
하얀 이브는 실눈을 뜨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그녀의 입에서는 옅은 한숨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다리를 꼬고 스스로 그 곳의 마찰을 즐기고 있다. 칠 년을 남편 없이 살아 온 그녀에게 그것은 생소한 행위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혼자 그것을 즐길 때와는 느낌이 판이하다.
아담의 뿌리는 이제 검은 이브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그녀는 곧 뿌리에 매달리듯 고개를 들어 올려 아래위로 흔들며 그것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그녀의 숨결은 차츰 가빠지고, 움직임도 격렬해진다. 그녀는 뿌리를 입에 문 채 이따금 우우 욱- 하고 신음한다. 으음, 아아- 하는 아담의 신음이 거기에 간주처럼 끼어 든다.
아담이 허리를 제치며 한 손을 슬며시 뒤로 뻗는다. 그의 손은 날카로운 촉각을 갖춘 곤충의 더듬이처럼 숲을 더듬어 내려가 곧 이브의 샘에 이른다.
지형을 탐색하듯 잠시 샘 언저리에서 멈칫거리던 그의 손가락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샘 안으로 진입한다. 그는 손바닥으로 클리토리스를 압박하며, 손가락은 부드럽게 샘 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으음, 아아! 엄마야!."
검은 이브가 내는 악기 음색이 금방 다급하게 변했다. 강하게 뿌리를 자극하던 동작도 멎는다. 그녀의 감각은 어쩔 수 없이 샘과 클리토리스로 집중되어 버린 듯했다.
하얀 이브의 입에서도 좀 더 바튼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이제 그녀도 손으로 자신의 샘을 스스로 자극하고 있다.
검은 이브는 곧 엉덩이를 요란스럽게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따금씩 생각난 듯 혀를 내밀어 아담의 뿌리를 핥는다.
아담은 손으로 검은 이브의 샘을 자극하던 동작을 멈추며 몸을 한바퀴 빙글 돌렸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식스 나인의 자세가 된다.
이제 손 대신 혀가 이브의 샘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아담의 입술이 부드러운 숨결을 불어넣으며, 혀가 그 안으로 슬며시 진입하자, 이브는 헉- 하고 신음하며 두 다리를 들어 올려 아담의 목을 끌어안았다.
아담은 그녀의 폭풍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혀로 샘과 글리토리스를 부드럽게 자극한다. 그리고 손가락도 때때로 공격에 가담한다.
"으음… 윽! 엄마야. 아아~"
검은 이브는 아담의 뿌리를 입에 머금은 채, 그러나 그것을 더 이상 자극할 엄두도 못 내면서, 오르지 샘으로부터 온 몸으로 번져 나가는 쾌락의 여운에 몸을 떤다. 그러다가 그녀의 반응이 문득 이완된다.
그녀는 이제, 아담의 섬세한 혀의 움직임에 보조라도 맞추듯 엉덩이를 느릿느릿 꿈틀거리며, 흐느낌 같은 잔잔한 신음을 토해낸다. 그것은 어쩌면 폭발하던 화산이 잠시 휴식기에 접어든 것 같은 순간인지도 몰랐다. 휴화산 속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용암이 들끓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잠자는 화산에 불을 당기 듯 아담의 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작하자 용암은 금방 다시 분출되기 시작했다.
"아아, 아… 엄마야!"
검은 이브의 몸놀림과 신음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격해진다.
아담은 문득 검은 이브의 몸을 끌어안고 몸을 한바퀴 빙글 돌린다. 이브는 간단히 상위가 된다.
여성 상위의 식스 나인!
그것은 한준호가 늘 갈망해 오던 체위이다. 물론 그의 아내 신혜순은 그런 체위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애를 써서 그런 체위로 이끌어 가도, 아내는 금방 자세를 풀며 '고만 삽입해!' 해서 판을 깨기 일수이다.
한준호의 행위는 잠재해 있던 욕구가 충동처럼 돌출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아내로부터 늘 배반당하던 갈망을 민혜영이 충족시켜 주기를 기대하면서…
민혜영은 한준호의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상위가 되어 행동이 자유로워진 그녀는 당당하게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다. 한준호의 갈망이 텔레파시처럼 그녀에게 전달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방금 전의 열정은 차분히 잠재우고 있었다.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다. 아담의 탐색전을 흉내내듯 혀끝으로 그의 뿌리 이 곳 저 곳을 고루고루 부드럽게 자극한다. 그리고 손으로는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 그 아래 매달린 두 개의 호도를 어루만진다.
"으음 아아."
검은 이브의 부드러운 자극은 나른한 기대감 같은 쾌감을 아담의 온 몸으로 번져나가게 한다.
민혜영의 변화무쌍함은 한준호에게 놀라움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얼굴에 밀착되어 있던 그녀의 엉덩이가 슬며시 들어 올려지고 있다. 아담에게 자유로운 행동 공간을 확보해 주기라도 하려는 듯-
아담은 금방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그는 양손으로 검은 이브의 엉덩이를 붙잡고 매달리며, 고개를 들어올린다. 그의 입술을 꽃술을 찾아 날아드는 꿀벌처럼 샘에 이른다.
아담의 혀는 이브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는 원초적인 본능을 찾아 나선 순례자처럼 그녀의 샘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그의 탐색은 금방 거친 자극으로 변한다. 그가 오래 동안 갈망해 오던 여성 상위의 식스 나인! 그 황홀한 체위는 그의 행위를 걷잡을 수 없이 거칠게 몰고 간다.
아담의 거친 자극에 검은 이브도 어쩔 수 없이 덩달아 격렬해 진다. 그녀는 아담의 뿌리를 목구멍 깊숙이 함몰시켰다 토해내는 피스톤 운동을 헐떡이며 되풀이한다. 그녀의 입술은 아담의 뿌리를 완전한 포로로 만들겠다는 듯 조이며 압박하고 있다.
그들은 경쟁하듯 호흡이 거칠어지고, 그들이 헐떡이며 흘리는 원초적인 본능을 토해내는 신음은 방안의 공기를 낭자하게 일렁이게 만들고 있다.
혼자 조용히 욕망을 해결하고 있던 하얀 이브는 그들의 소란에 더 이상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들어 있을 수가 없다. 그녀는 슬그머니 눈을 뜬다. 그리고 질린 듯, 또는 감탄하는 표정으로 그들의 격전을 지켜본다.
그들의 격전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욕망의 폭풍에 휘말리게 한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엉금엉금 그들 쪽으로 다가간다.
검은 이브는 문득 가까이 숨결을 느꼈다. 그녀는 힐끗 곁눈질을 한다. 아주 가까이 다가 와 있는 얼굴… 그 얼굴은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오정애가 언제 저처럼 욕망과 시샘으로 들뜬 표정을 지어 보인 일이 있던가?
그녀는 얼른 한준호의 뿌리에서 입을 뗀다. 그리고 오정애 쪽으로 입술을 내민다. 오정애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그녀의 입술을 맞는다.
그녀들의 혀는 곧 익숙하게 엉긴다. 그리고 민혜영은 그것이 낯설지 않은 입술이라는 것을 느낀다. 은밀하게 레즈비언을 즐기던 입술- 그녀는 이 동성의 파트너에게 너무 소흘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민혜영은 손을 뻗쳐 오정애의 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다른 한 손은 여전히 아담의 뿌리를 움켜잡은 채이다.
오정애가 우우… 우우… 하고 신음하다, 그녀들의 입술은 떨어졌다. 그녀들은 눈길이 마주친다. 민혜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오정애의 손도 이미 민혜영과 함께 한준호의 뿌리를 잡고 있다.
두 이브의 혀가 곧 아담의 뿌리 위에서 함께 어우러지기 시작했다. 아담은 금방 그것을 느낀다
"으음 아아…"
아담은 몸을 떨며 신음했다. 그 색다른 감각은 그의 열정을 걷잡을 수 없이 폭발시킨다.
"흑- 아아… "
이번에는 검은 이브가 비명 같은 신음을 내뿜는다. 아담의 폭발한 열정이 거친 자극으로 이브의 샘을 유린했기 때문이다.
"으음, 아앙… 엄마야 앙"
검은 이브는 숲과 샘을 아담의 얼굴에 마구 마찰시키며 계속 열병을 알 듯 신음한다. 아담은 숨이 막혀 헉헉거린다. 그러나 그 또한 이 맹렬한 접전에서 뒤로 물러서려 하지 않는다. 그는 검은 이브의 양다리를 꽉 움켜잡고, 입술은 샘과 클리토리스 사이를 재빠르게 오가며 필요한 곳에 혀를 찔러 넣기도 하고, 클리토리스를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아앙 엄마야! 됐어요!….그만요!"
그녀는 아담의 뿌리를 잡았던 손을 놓고, 윗몸을 일으켰다.
검은 이브는 정말 아담이 자극을 중지해 주기를 바라는 몸가짐은 아니다. 그녀는 윗몸을 일으킨 채 무릎을 세워 아담의 얼굴에 올라타듯 쪼그리고 앉는다. 그래서 샘은 여전히 아담의 혀가 접근전을 벌릴 수 있는 공격의 가시권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아담의 뿌리를 혼자 차자하게 된 하얀 이브는 문득 승리자가 된 기분이다. 그녀는 재빨리 그것을 목구멍 깊숙이 함몰시킨다. 자신이 완전히 그것을 독점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켁 켁켁!
그러나 그녀는 금방 그것을 내뱉으며 목구멍에 가시라도 걸린 것 같은 소리를 냈다. 아담의 뿌리가 갑자기 불끈불끈 요동을 하며 호흡을 곤란하게 했던 것이다.
검은 이브의 눈길이 재빨리 그녀 쪽으로 향한다. 엉뚱한 사태가 벌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힐끗 그녀의 머리를 스쳤던 것이다. 아담이 자기에게 그랬듯 오정애의 입안에서 성급하게 폭발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하얀 이브의 입에서 빠져 나온 아담의 뿌리는 조금도 당당한 위용을 흩트리지 않고 곤두서 있다.
검은 이브를 안도하게 한다. 그녀는 다시 옅게 신음하며 엉덩이를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담의 혀가 공격의 가시권 안에 있는 그녀의 샘에 대한 자극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담의 뿌리에는 다시 하얀 이브의 혀가 와서 닿는다. 그녀는 혀를 길게 내밀어 귀두 부분을 간질이듯 핥는다. 입안에서 불끈불끈 요동하던 감각이 앙금처럼 남아 있어 그녀는 얼른 다시 그것을 입에 머금을 자신이 없다.
아니, 그보다 그녀는 그것을 몸 안 깊숙이 받아들이고 싶다. 우람하게 팽창한 그것은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그녀의 본능에 파릇파릇 욕망의 불길을 당기고 있다.
물론 그녀는 민혜영과의 레즈비언을 통해 때때로 욕망을 연소시킬 기회가 없었던 바는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방식이 다르다. 남편과 사별한 지 칠 년여… 남자의 그것을 몸 안에 받아들인 기억은 그녀에게 전설처럼 아득하다.
활활 타는 욕망을 실현시키는 것이 어려운 상황은 아니었다. 뿌리는 지금 그녀의 차지다. 민혜영은 상반신을 일으켜 세운 채 눈을 지레 감고 이쪽으로는 적극적인 관심이 없다.
아담의 뿌리가 당당하게 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다시 아담이 샘을 자극하는 감각에 몸을 내어 맡기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신경 세포들은 쾌락의 늪에서 익사를 면하려는 듯 허우적거리기에 분주해 다른 쪽으로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지금 하얀 이브에게 필요한 것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아주 단조로운 일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뿐이다. 몸을 일으켜 천장을 향해 곤두서 있는 아담의 뿌리 위에 주저앉는 단조로운 행위-
-오오!
오정애는 상상만으로도 온몸에 전율이 관통한다. 한준호의 그것은 정말 당당하고, 늠름하고 매혹적이다. 보통 때는 귀여운데 팽창했을 때는 어떻게 그렇게 커 질 수 있느냐고 아내 신혜순이 자주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는 한준호의 뿌리 아닌가?
그러나 오정애는 얼른 욕망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다. 들끓는 욕망을 제어하는 망설임이 떨쳐 낼 수 없는 수줍음처럼 아직도 그녀의 마음을 한 자락 움켜잡고 있다.
하얀 이브는 차선책이라도 선택하듯 아담의 뿌리를 다시 입안으로 조심스럽게 흡입해 들인다.
"…좀 더 세게요. …아까처럼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은 오히려 검은 이브 쪽이다. 아담의 자극이 완만하게 계속되자 그녀는 재촉했다. 그러다가 몸을 한 바퀴 돌린다.
이제 그녀는 하얀 이브 쪽으로 엉덩이를 보이며 아담의 얼굴 위에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그것이 아담이 커닐링구스를 하기에 한결 편안한 자세였다.
아담은 검은 이브의 엉덩이를 끌어안으며 고개를 들어 올려 이브의 꽃잎을 입술로 물었다.
"으음… 아앙-"
아담이 꽃잎을 지긋이 흡입하자, 검은 이브는 온몸아 함께 빨려들 듯 엎드린 자세가 낮아지며, 고개를 뒤로 제쳐 신음한다. 말이 먼 산을 바라보며 히잉 울 듯-
검은 이브와 하얀 이브는 클리토리스의 모양이 크게 다르다. 하얀 이브의 그것이 표피 속에 수줍은 듯 감추어져 있어 손가락으로 그 부위를 벌려야 비로소 드러나는데, 검은 이브의 그것은 양쪽으로 벌어진 두 개의 꽃잎이 밖으로 늘어져 있다.
한준호가 그런 클리토리스를 경험하는 것은 처음이다. 아내 신혜순의 그것은 하얀 이브의 모양에 더 가깝다. 그러나 하얀 이브의 그것보다는 좀 더 위쪽으로 붙어 있고, 수줍은 은자처럼 표피 속에 깊이 감추어져 있지도 않은 것 같다.
사실 그는 아내의 그 곳 구조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못하다. 오늘 하얀 이브나 검은 이브처럼 그 곳을 세심하게, 노골적으로 관찰할 기회는 없었기 때문이다.
섹스란 고상하지 못한 행위라는 고정 관념으로 자신을 철저하게 묶어 놓고 있는 것이 그의 아내 신혜순이다. 당연히 오랄 섹스는 더욱 고상하지 못한, 아니 오히려 불결한 행위이고, 그런 아내에게 그가 제대로 커닐링구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리 없다.
또 어쩌다가 제법 기분을 내며 오랄 섹스가 가능하도록 분위기가 무르익었다고 해도, 그것은 깜깜 절벽 속에서의 이야기이다. 꼬마 전구라도 밝혀져 있는 상황이라면 그녀를 오랄 섹스로 이끌어 가기는 불가능하다.
그런 까닭에 한준호는 밝은 곳에서 아내의 그 곳을 관찰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는 느낌과 감각으로 그 곳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아내는 피스톤 운동보다는 회전 운동을 할 때 더 쉽게 달아오르는데, 그것은 위쪽으로 붙어 노출되어 있는 아내의 클리토리스를 치골로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여자의 꽃잎 모양이 그처럼 각양각색이라는 것은 한준호에게 경이였다. 자위 행위로 많은 여자들과 화려한 상상 속의 섹스를 즐겨온 터이지만, 한준호는 현실 공간에서 그 쪽의 경험은 그리 풍부하다고 할 수 없다. 특히, 마음껏 오랄 섹스를 즐길만한 상대는 거의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한준호는 생애 최대 행운의 날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운은 지금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으음, 아아... 엄마야! 엄마야!"
검은 이브는 계속 가쁘게 신음하고 있다.
한준호는 이제 '엄마야!'가 민혜영이 고감도 쾌감의 폭풍에 휘말렸을 때 드러나는 반응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다.
'엄마야!'란 괴성은 처음에는 한준호에게 좀 당혹스럽고 이질적인 느낌이었었다. 대학 재단 이사장의 외동딸, 그리고 덕망 있는 교수의 부인이라는 신분에 걸맞게 한껏 우아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던 여자 민혜영!
한준호는 오늘 비로소 그녀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창녀적인 열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경이였다. 그런데 그녀가 쾌감을 드러내는 자연발생적인 언어로 문득 쏟아내기 시작한 '엄마야' 라는 괴성!
그 삼자의 조합은 이질적이고, 희극적인 느낌조차 없지 않다. 그녀의 심성에는 모성애적인 것에 대한 충족되지 못한 욕구라도 내재해 있는 것일까?
그러나 아담은 이제 자연스럽게 '엄마야!'에 익숙해져 있다. 그리고 검은 이브가 쾌감에 겨운 신음 소리와 함께 쏟아내는 그 괴성은 그의 행동을 고무시키고, 함께 열정에 들뜨게 한다.
"엄마야! 엄마야! 아앙 엄마야!
검은 이브는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더욱 빈번하게 '엄마야!'를 찾아 댄다. 아담의 공격이 강도를 점점 높여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탐색조처럼 샘 주변만을 맴돌던 손가락을 입술과 함께 본격적으로 공격에 가담시키고 있다.
그는 두 개의 늘어진 꽃잎을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입술로 흡입하며, 혀로 그것을 자극한다. 그리고 손가락은 혀의 자극에 보조를 맞추듯 샘 안을 정복자처럼 유린하고 있다.
"아아, 몰라! 몰라! 엄마야... 엄마야!"
검은 이브는 아담의 자극에 조건반사처럼 동작하는 기계 인형 같았다. 자극의 강도를 온몸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며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녀는 이제 결승점을 앞두고 마지막 스퍼트하는 단거리 선수 같았다.
하얀 이브도 검은 이브의 격정에 격려받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는 다시 아담의 뿌리를 입안에 머금는다. 그리고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기 시작했다.
하얀 이브의 동작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역시 오랄에 능숙한 편은 못된다. 단순한 피스톤 운동만 되풀이할 뿐 혀를 사용하거나, 입술로 뿌리를 강하게 압박할 줄은 몰랐다.
아담은 그 쪽으로는 거의 감각이 미치지 못한다. 하얀 이브의 오랄이 능숙하지 못한 탓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검은 이브의 몸부림이 너무 격해서 그 쪽으로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엄마야! 몰라… 몰라… 엄마야! 헉- 헉-"
검은 이브는 당장 호흡이 끊어질 듯 헐떡이며 샘을 아담의 얼굴에 마구 마찰시킨다. 아담은 헉- 헉- 숨이 막힌다.
그 위기로부터 벗어나기라도 하려는 듯 아담은 슬그머니 손을 검은 이브의 엉덩이 쪽으로 가져간다. 손가락이 음모를 꿈꾸는 호색한처럼 항문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검은 이브는 애액이 충분히 넘쳐흐르는 편이 아니다. 아담에 그 점에 계속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격정적인 반응에 비해 그녀가 어느 만큼의 수준에 올라와 있는지 판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은 이브의 샘은 비로소 애액으로 넘치고 있었다. 아담의 손가락은 마른땅에 물길을 대듯 넘치는 애액으로 항문 주변을 적신다. 윤활유라도 바른 듯 그의 손놀림은 금방 매끄러워진다.
정지 작업을 끝낸 손가락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동굴에 대한 탐사를 시도한다. 검은 이브는 낯선 자극에 놀란 듯 움찔했다. 그리고 침대를 짚고 엎드려 있던 한 손을 얼른 뒤로 뻗쳐 아담의 손목을 잡았다.
"아!"
그러나 검은 이브는 아담의 협공에 당황해 짧은 비명을 지르며, 몸의 중심을 잃고 기웃둥거리다, 다시 양손으로 침대를 짚는다. 아담의 손가락은 이미 새로운 동굴 안에 재빨리 거점을 확보했으며, 앞에서는 혀가 날카롭게 끝을 세우며 샘을 깊숙이 공격해 왔기 때문이다.
아담의 혀와 손가락은 거침이 없어진다. 혀는 질벽을 자극하며 탐욕스럽게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고, 엉덩이 쪽에서 새로운 공격 지점을 확보한 손가락도 혀만큼은 격렬하지 않지만 나름의 자극을 즐기고 있다.
"아하, 아하, 아앙-"
검은 이브는 '엄마야!'도 찾지 못하고 색다른 음색의 신음을 흘린다. 그녀는 차츰 새로운 자극에 익숙해지고 있었으며, 두 곳의 동굴을 동시에 공격당하며 느낌은 미묘하면서도 환상적이었다.
"으음… 아하… 음… 아하… 엄마야…"
검은 이브는 어쩔 줄을 모르며 몸부림친다. 그녀의 열광적인 반응은 아담을 뿌듯한 행복감과 자신감으로 넘치게 한다.
양쪽에 대한 동시 공격은 한준호가 아내에게 여러 번 시도한 바 있었지만 한번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방법이다. 아내가 상위가 되어 제법 흥분이 고조되있다 싶을 때, 지금 민혜영에게 하듯 손가락으로 항문에 대한 진입을 시도했던 것인데, 아내의 반응은 번번이 한 겨울의 칼바람이었었다.
"뭐 하는 거예요, 지저분하게!"
아내는 언제 흥분해서 할딱거렸느냐는 듯 매몰차게 손을 탁 쳐버리며, 발딱 몸을 일으킨다. 삽입은 어쩔 수 없이 풀어지고, 그 날의 섹스는 그것으로 종치는 것이 보통이다. 한준호는 아내의 그런 태도가 '이 여자와 이혼해 버려!' 하는 생각이 들만큼 섭섭하고, 스트레스가 팍팍 쌓이는 일이었었다.
그의 행위는 말할 것도 없이 아내를 한층 즐겁게 해 주겠다는 일념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그런 행위들을 변태쯤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섹스에 대해 편협한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그 고정관념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행위는 모두 변태가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들은 섹스 궁합이 도무지 맞지 않는 부부라고 할 수 있다.
남들은 배속처럼 사각사각한 여자라고 하지만 섹스에 대한 결벽증으로 똘똘 뭉쳐 있는 아내 신혜순에 비하면… 오오 민혜영은! 우아하고, 고상하면서도 창녀적인 불꽃같은 열정을 안에 간직하고 있는 여자!
한준호는 환상적인 파트너를 만났다는 열정에 몸을 떨며 그의 봉사는 한층 격렬하고 뜨거워진다. 그는 구름을 거느리고, 바람을 일으킨다. 민혜영도 그의 열정에 화답하듯 천둥을 부르고, 비를 뿌리게 한다.
하얀 이브는 입으로 아담의 뿌리를 자극하던 움직임을 멈춘다 옆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와 구름과 바람의 조화와 천둥소리는 더 이상 그녀를 자신의 행위에 몰두할 수 없게 한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로부터 소외되어 있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가 독차지했다고 의의 양양해 하며 소중하게 여기던 아담의 심벌은 지금 꺼풀일 뿐이었다.
하얀 이브는 슬그머니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더 이상 몸 안에 들끓는 욕정을 억제하며 그들의 게임에서 잊혀진 존재로 머물어 있을 수 없었다.
하얀 이브는 이제 주저하지 않는다. 그들의 열정에 그녀는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혼이 빠져 있었다. 그녀는 다소 서두르며 한준호의 곤두선 뿌리 위에 주저앉는다. 그들의 게임을 짐짓 외면하듯 그들 쪽에 등을 보인 자세로…
"으음!"
오정에서 입에서 먼저 신음이 흘러나오고, 그를 뒤쫓듯 한준호도 '아!' 하고 짧게 신음했다. 그는 비로소 아래쪽의 자극을 민감하게 느낀 것이다.
"으음…아아…아아…"
하얀 이브는 엉덩방아를 찧듯 느릿느릿 몸을 아래위로 움직인다. 그 때마다 몸 안 깊숙이 진입했다 빠져나가는 뿌리의 뿌듯한 감촉은 그녀를 진저리치며 떨게 했다. 칠 년여만에 몸 깊숙이 받아들이는 남자의 그것이었다. 한준호의 뿌리는 그 동안 잠들어 있던 감각 세포들을 새로운 관능으로 깨어나 회오리바람처럼 소용돌이치게 만들고 있다.
"아앙 아앙 앙!"
하얀 이브의 몸짓은 마른풀에 번지는 불길처럼 금방 격렬해 졌다. 신음도 울음소리처럼 변한다. 절제의 둑은 홍수처럼 범람하는 욕망의 급류에 휩쓸려 단숨에 무너지고, 그녀는 쾌락을 향해 질주하는 거침없는 준마가 된다.
질주하는 준마는 아담을 낚아채어 동승시킨다. 그는 본능처럼 엉덩이를 들썩거려 그녀의 헐떡거림에 보조를 맞추기 시작했다. 달리는 준마에 채찍을 더하듯-
그 바람에 민혜영에 대한 봉사는 어쩔 수 없이 소흘해진다. 그녀는 비로소 새로운 사태를 알아차린다.
"오오!"
민혜영은 몸을 일으킨다. 그녀는 놀라워하고 있었다. 오정애가 스스로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던 문을 열어 한준호의 뿌리 위에 올라앉았다는 것, 그리고 격정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것, 그것은 그녀로서는 거의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
민혜영은 신비로운 광경에 매료된 구경꾼처럼 미소를 흘리며 그들의 치열한 접전을 바라본다. 혀와 손가락으로 샘과 항문을 동시에 공격하는 한준호의 자극에 신음하며 몸부림치던 그녀의 모습은 이미 능숙한 배우의 연기처럼 차분히 가라앉아 있었다.
커다란 침대가 마구 출렁인다. 오정애가 아래위로 몸을 흔들 때마다 침대 또한 함께 오르가즘을 향해 질주하듯 출렁이고 있다.
민혜영의 몸이 움직인다. 그녀는 방금 전 자기 자신보다도 더 결렬하게, 욕망의 바다에 빠져 익사할 듯 허덕이고 있는 친구 쪽으로 다가간다. 친구에게 우정과 격려를 선사하기 위해
그녀는 탐스럽게 출렁이는 하얀 이브의 젖가슴을 어루만진다. 입술이 그 곳에 닿는다. 자신의 빈약한 젖가슴에 대한 보상이라도 구하듯 레즈비언을 할 때 공을 들여 애무하기 즐겨하던 오정애의 젖가슴이다.
"아아 아앙… 앙!"
오정애는 친구의 격려(?)에 고무된 듯 더욱 거칠게 몸부림한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출렁이는 등을 바라보며 반듯하게 누워 있다. 그녀의 격정에 압도되어 그는 잠시 진공 같은 방심 상태에 빠져들어 있었다.
오정애를 격려하는 민혜영의 모습은 다시 그에게 수컷다운 욕망이 갈기를 세우게 한다. 그리고 격랑의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는 이 배의 방향키를 자신이 잡아야 한다는 조바심이 일렁인다.
그는 양 팔꿈치를 세우며 가까스로 윗몸을 일으킨다. 오정애의 격렬한 몸부림 때문에 그 동작은 쉽지 않다.
그의 상반신이 온전하게 수직으로 일어나자, 등을 보인 채 삽입하고 있던 오정애는 자연스럽게 침대를 짚고 엎드린 자세가 된다. 그리고 공격의 주도권은 간단히 한준호에게 넘어온다.
"아아!"
한준호는 신음 먼저 흘리며 맹렬한 욕망의 화신이 되어 곤두선 뿌리를 오정애의 몸 깊숙이 찔러 넣는다. 그 동안 몇 차례나 강한 삽입 성교의 충동을 느끼게 했던 그녀의 풍만한 엉덩이 아닌가? 천신만고(?) 끝에 그의 소망은 현재 진행형이 된 것이다.
"으음 헉! 아앙 헉 헉…"
한준호의 공격은 무법자처럼 거칠어지고, 오정애는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다.
오정애에 대해서 자신의 역할을 찾기 힘들어진 민혜영은, 이번에는 한준호를 격려한다. 그녀는 한준호의 등뒤로 돌아가 끌어안듯 손을 뻗쳐 그의 작은 유두를 어루만진다.
이번에는 그녀의 입술이 땀으로 번들거리기 시작하는 목덜미에 와서 닿는다. 그리고 혀로 찝찔한 땀을 핥으며 탐욕으로 가득 찬 빨판처럼 한준호의 입술을 향해 다가간다.
모든 욕망이 뿌리에 집중된 채 쾌락의 정점을 향해 달음질하고 있는 한준호에게 민혜영의 개입은 번거롭다. 그러나 끈끈한 빨판처럼 다가오고 있는 그녀의 입술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그는 마지못해 민혜영의 입술을 받아들인다. 기다렸다는 듯 그녀의 혀가 입안으로 밀려들어온다. 엇갈리는 욕망의 접점이라도 찾듯 그들의 혀는 엉긴다.
한준호의 행위는 어쩔 수 없이 집중력을 잃은 채 양쪽으로 분산된다. 욕망의 소용돌이에서 허덕이던 오정애의 불만이 금방 행동으로 표출된다. 그녀는 엉덩이를 그의 뿌리 족으로 힘껏 밀어대며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한다
한준호는 자신이 더블 플레이에 서투름을 새삼 느낀다. 아니 서툰 것은 당연하다. 자위 행위라는 판타지를 동해서는 이런 유형의 섹스를 즐겨 상상해 온 터이지만, 현실 공간에서 그것을 연출하는 것은 처음 아닌가.
그는 한쪽을 과감하게 포기하는 것이 이 난경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임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조금만 기다려요."
그는 민혜영으로부터 입술을 때며 재빨리 말했다. 그리고 다시 오정애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제 민혜영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앙 아앙 앙…"
오정애에게서는 다시 울음소리 같은 신음이 터진다. 그리고 엉덩이도 자극을 더욱 강하게 흡입하기 위해 격렬하게 움직인다.
그녀는 마침내 스스로의 격정을 이기지 못해 몸의 중심이 무너지며, 양팔을 앞으로 쭉 뻗어 엎드린 자세가 된다. 삽입은 어쩔 수 없이 금방 풀어질 듯 얕아진다.
한준호는 엉덩이를 끌어 당겨 다시 깊은 삽입을 시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오정애는 재빨리 몸을 돌려 반듯하게 눕는다. 그녀의 양팔은 벌어지고, 그녀의 눈빛은 안타까운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한준호는 아쉽다. 그녀는 지금 정상위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방금 전의 자세에서 그대로 끝내고 싶다. 그의 뿌리를 깊숙이 받아들이며 강하게 조이어 오는 둔부의 감각은 황홀했다. 그는 이제 폭발 직전에 이르러 있었다.
오정애의 간절한 눈빛은 그의 이기적인 욕망을 잠재운다. 그는 서두르지 않고 오정애의 벌린 팔 안에 안긴다. 그녀는 얼른 방향을 잡지 못하는 그의 뿌리를 잡아 재빨리 샘으로 인도한다.
"아아~~"
그의 뿌리가 당당하게 진입하자, 오정애는 안도한 듯 가슴 깊숙한 곳에서 흘러나오는 깊은 신음을 흘린다.
한준호는 서두르지 않는다. 새로운 체위에서 새로운 감각을 좀 더 즐기고 싶다. 그는 폭발할 듯한 욕망을 억누르며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한다. 그러다가 깊은 삽입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회전 운동을 곁들인다.
회전 운동은 귀두에 대한 자극을 감소시켜 폭발하려는 그의 욕망을 제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의 몸은 본능이라는 훌륭한 교사의 가르침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이 여자에게 완벽한 황홀, 완벽한 행복을 선사하고 싶다는 본능-
한준호의 뜻은 텔레파시처럼 오정애에게 전달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녀도 한준호의 팽창한 페니스가 선사하는 미세한 감각을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느릿느릿 엉덩이를 움직이며, 이따금 몸을 떤다. 그리고 그 몸의 떨림과 함께 그녀의 절제된 욕망은 한숨 같은 신음이 되어 흘러나온다.
절제된 욕망은, 정염의 입자들이 춤추는 주변의 공기들을 해면체처럼 흡수해 들인다. 진공 상태가 찾아들고, 그들은 그것을 교감한다. 욕망의 진공 상태! 그들은 광활한 우주 공간에서 유영(遊泳)하듯 그 진공을 즐긴다.
그러나 그들은 진공 속에서 호흡을 가능하게 하는 생명 유지 장치를 가지고 있지 못하다. 진공은 점점 그들을 질식시키려 한다. 오정애가 먼저 그 진공 상태에서의 탈출을 시도한다.
"아아, 빨리요! 쎄게요!"
오정애는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리며 호소하듯 안타깝게 말했다. 한준호의 뿌리가 그녀의 심장을 겨누듯 깊이 삽입된다.
"아아, 좋아요. 쎄게요! 좀 더… 아아!"
오정애는 몸부림쳤다. 한준호도 이제 모든 멍에를 벗어 던진 야생마가 된다. 그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돋는다. 오정애는 힐끗 그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손을 올려 이마를 쓸어 준다. 한준호는 그 느낌이 아래쪽에서 폭발하려는 열정 못지 않게 황홀하다.
두 사람의 격전에서 밀려나 자신의 배역을 상실한 민혜영은 침대 곁에 붙박이가 된 듯 지켜 서서 그들의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다.
침대 위의 격전을 내려다보고 있는 민혜영의 표정은 미묘하고 복잡하다. 누구도 그 속내를 가름하기 힘든…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어쩌면 인내심 많은 조연 배우의 눈빛이 저런 것 아닐까? 호시탐탐 주연으로 무대에 오를 기회를 노리고 있는…
아니면 그녀는 이제 완벽한 구경꾼이 되어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그래서 무대에서 연출되는 감동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놓치지 않기 위해 미동을 못하는…
알몸에 브래지어만을 걸치고 있는 그녀의 그런 모습은 다소 희극적이기조차 하다. 그러나 무대 위의 주연들에게 그 모든 것은 이미 염두에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연기에 탐닉해 있을 뿐이다.
"아아, 좋아! 아앙… 으앙!"
오정애는 몸부림치고, 한준호는 어쩔 수 없이 헐떡거린다. 그들의 호흡은 경쟁이라도 하듯 거칠다. 한준호는 이제 용암을 분출시키지 않을 수 없다는 절박감을 느낀다. 아아, 이 열광하는 여자와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
그런데, 이 여자는 왜 빨리 능선으로 올라서지 않는 것일까 그는 그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생각보다 끈질긴 여자다. 절박감은 위기감과 뒤엉킨다.
오정애의 높이 치켜올렸던 다리가 문득 허물어지듯 내려오며, 그녀는 다시 정상위가 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한준호가 안간힘하며 사수하던 제어 장치는 홍수에 둑이 터지 듯 무용지물이 된다.
"음!"
힘찬 분출은 환희보다는 낭패감에 덜미를 잡힌다. 그러나 참혹한 추락 직전에 날개를 얻듯 낭패감은 구원을 받는다. 오정애의 그 곳이 분출을 저지하듯 강하게 수축하고 있다. 힘차게 뻗어나가려던 용암은 갑자기 출구를 봉쇄 당하듯 틈새를 찾아 뭉클뭉클 가까스로 분출한다.
한준호는 그것을 느낀다. 그는 본능적으로 봉쇄에 맞선다. 억센 회전 운동으로 피스톤 운동이 가능한 입지를 확보한다. 그의 뿌리는 아직 당당한 위용과 위세를 잃지 않고 있다.
"아아, 고만요! 고만! 아아~~ 몰라요!"
오정애는 한준호의 어깨를 붙잡고 매달리며 신음한다. 그녀의 어깨는 침대로부터 사십 오도쯤은 들어 올려져 있다.
"음, 아아~~"
한준호는 환희의 신음으로 몸을 떤다. 조임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그의 뿌리가 기회를 만난 듯 힘차게 용암을 분출해냈기 때문이다.
수축은 다시 시작된다. 그리고 되풀이된다. 간헐적으로 되풀이되는 수축은 화산 밑바닥의 용암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려는 듯 그의 베니스를 힘껏 빨아들인다.
"아아-"
한준호는 다시 몸을 떨며 오정애를 으스러질 듯 끌어안는다. 그 격렬한 동작의 충격을 흡수하기라도 하려는 듯 들어올려져 있던 오정애의 어깨가 다시 침대에 닿는다.
침대가 잠깐 가볍게 출렁인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그들은 더 이상 상승할 수 없는 쾌락의 정점에서 함께 추락하고 있었다.
한준호의 얼굴을 적신 땀과, 오정애의 가슴에서 배어 나온 땀방울이 뒤섞여 그들의 살갗을 미끈거리게 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느낄 겨를이 없다. 그들의 모든 감각은 나른한 만족감 속에 용해되어 있다.
거칠던 그들의 숨결도 골아진다. 그리고 격전 뒤의 고요 같은 평화가 찾아온다. 그들은 그 평화를 즐긴다. 다붙은 두 알몸은 마치 화석으로 굳어지고 있는 것 같다.
미동도 않고 그들의 격전을 내려다보고 있던 민혜영이 움직인다. 그녀는 한준호에 의해 벗겨져 침대 곁에 떨어져 있던 검은 가운을 다시 몸에 걸친다. 에덴에서의 축제는 이제 끝나고 그녀 먼저 그 동산으로부터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다지 듯-
한준호는 겨우 민혜영에 대해서 생각이 미친다. 그의 알몸이 오정애로부터 떨어지고, 그는 그녀를 찾는다.
민혜영은 이미 가운을 걸친 후였다. 그리고 그녀는 장롱 쪽으로 걸어가고 있다.
선녀가 나무꾼의 옷을 꼭꼭 감춰두었던 곳은 침실 안의 장롱이었다. 한준호가 아무리 옷을 찾으려고 안간힘 해도 아마 그 곳을 뒤지지는 못했을 것이다.
장롱에서 한준호의 옷을 꺼내들고 돌아서던 민혜영은 그와 눈길이 마주쳤다.
"옷 여것 나무꾼 아저씨!"
그녀는 장난꾸러기처럼 말하며 한준호에게 옷을 내민다. 선녀와 나무꾼의 동화도, 에덴의 축제도 다 끝났다는 것을 일깨워주기라도 하듯-
"미안합니다."
한준호는 열적게 웃으며 말했다.
"뭐가요?"
"조금 쉬면 다시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는 격전의 잔해인 양 형편없이 오그라들어 있는 자신의 뿌리를 내려다보며 민망한 듯 말했다. 그는 아직 동화가 끝났다는 것도, 자신이 에덴으로부터 추방당할 운명이라는 것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한 듯했다.
그보다 그는 여전히 환타지의 뒤통수에 매달려 있었다. 두 여자가 달려들어 오랄이라도 해 준다면 고개 숙인 그의 심벌은 의기양양하게 부활하고, 그래서 오정애를 몸부림치게 만들었던 것과 똑같이 민혜영을 황홀경에 이르게 해 줄 수 있으리라는 환타지-
"후후… 공연히 슈퍼맨인 척 하지 마세요, 컴퓨터 선생님!"
민혜영은 옷을 한준호의 발끝에 떨어드려 주고 방에서 나갔다. 자신은 더 이상 에덴의 이브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겠다는 듯-
한준호는 헷갈리는 기분으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을 수 밖에 없었다. 오정애는 아직 알몸인 채 침대에 잠자 듯 엎드려 있다. 그 모습마저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한준호는 그녀를 잠시 내려다보다 어쩔 수 없이 윤교수 부부의 침실에서 거실로 나온다.
"여기것겁
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민혜영이 가방을 건네준다. 컴퓨터 방문 수업을 위한 교재와 디스켓, 시디 등을 넣어 가지고 다니는 작은 가방이다.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셨어요."
민혜영은 가방을 받아 든 한준호를, 등을 떠밀 듯 밖으로 내몬다. '수고하셨어요'는 그가 수업을 마치고 나올 대 흔히 듣는 인사다. 그러나 오늘 민혜영의 입에 올린 그 말의 뉘앙스는 아무래도 남다른 것 같다.
"얘 샤워나 해라."
침실로 돌아 온 민혜영은 아직도 알몸인 채 침대에 엎드려 있는 오정애에게 말했다.
"어디 갔어?"
오정애는 그제야 몸을 일으키며 한준호를 찾는다.
"갔어."
"가?"
"수업 다 끝났으니까 가야지. 오늘 수업은 너 혼자 열심히 받았지만."
"망할 것!"
그녀는, 자신이 걷잡을 수 없는 열정에 휘말려 몸부림치던 것을 생각하며 조금 얼굴을 붉힌다. 그녀의 온몸에서는 그 여운이 아직 여진처럼 일렁이고 있다.
"컴퓨터 선생 보기 보다 대단하더라. 내가 찍긴 잘 찍었지?"
"그런데 넌 제대로 못 해서 어떡하니?"
"괜찮아 그 정도로 끝낸 게 윤교수한테도 덜 미안하고."
"같이 샤워할래?"
"그래. 나머지는 네가 해결해 줘."
두 여자는 함께 침실에 딸린 욕실로 들어간다.
* * *
<작가의 잠깐 한 마디>
"황홀한 불륜"을 열심히 읽어주시며 성원해 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회로 "제3장 에덴에 들다"는 끝나고, "제4장 뽀로노 작가의 바쁜 주말"로 이어집니다.
지금까지는 컴퓨터 방문지도 교사인 한준호가 방문수업을 가서 두 여자와 벌리는 2+1이라는 단일 포맷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단일 포맷으로 너무 지루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작가 나름의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독자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통신에서 글쓰기의 일반적인 특성인 간결한 묘사와 빠른 진행을 지양하고, 디테일의 정교한 묘사에 주력해 왔습니다.
에로티카의 중요한 특성은 디테일의 정교한 묘사에 있다는 것이 작가의 입장이고, 그런 입장이 일정한 몫 지지를 획득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작품은 아직 도입부에 불과합니다. 전체적으로 원고지 일만 장 정도의 분량을 예정하고 있고, 지금까지 쓴 것은 450장정도 분량이 될 것입니다.
작품에서는 계속 다양한 인물들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불륜이 다루어 질 것이고, 그러나 그것이 단순히 불륜의 파노라마를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아닙니다. 작가는 나름의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가 가장 주안점을 주고 있는 것은 역시 성인들의 성적인 환타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작품을 쓰겠다는 것입니다.
거듭 "황홀한 불륜"을 읽어주고 계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계속 한결같은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한 대 로 드 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