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장 카섹스를 하는 그녀는...
그 날 그들은 오정애와 아이들이 사용하기로 되어 있는 세솔동 302호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세 여자가 준비한 음식은 제법 성찬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음식은 민혜영과 오정애가 준비한 것이었다. 신혜순은
윤경민 교수와 고상한 대화(?)를 오랫동안 나누느라 뒤늦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장 나이가 적은 신혜순으로서는 그것이 여간 민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상을 차리는 일만은 혼자 다 하겠다
는 듯 허둥거렸다. 그리고 설거지는 자기가 다 하겠다는 말도
몇 번이나 되풀이했다.
민혜영은 이따금 뜻 모를 미소를 빙글빙글 흘렸다. 은밀한
비밀을 즐기고 있는 여자만이 흘릴 수 있는 미소였다.
그러나 그녀의 미소를 특별히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모두들 가면놀이를 하듯 천연스러운 표정들이었다. 오정애야 특별히 가면을 쓸 일도 없었지만, 다른 네 사람은 한 자락씩 감출 것이 없을 리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스스로 생각해도 감탄스러울만큼 멋진 가면
놀이를 해 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세 사람의 가면 안 표정
을 어림하고 있는 것은 민혜영뿐이었다.
식사를 마친 그들은 아이들까지 모두 이끌고 카니발 스트
리트로 나왔다. 카니발 스트리트는 일종의 종합 쇼핑센터로
모두 일곱 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덕유산 자락을 밝히고 있는 카니발 스트리트의 야경은 아
름다웠다. 산간 지역 오월의 밤 공기는 알맞게 서늘했고, 주
변은 연휴를 맞아 몰려든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리고 카니발
스트리트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하드락 광장에서는 락 음악
의 열기가 밤 공기를 뜨겁게 달궜다.
일행은 일곱 개의 건물을 오가며 아이 쇼핑을 즐겼다. 그리고 다시 일동으로 돌아 와 칵테일 바가 눈에 띄자, 윤경민 교수가 술꾼처럼 말했다.
"자아, 저기 가서 한 잔 합시다. 이 좋은 분위기에 그냥 돌아갈 수야 없잖소."
윤 교수는 평소의 딱딱하고 융통성 없어 보이던 모습과 달
리, 부드럽고 유머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또 신혜순의
태도도 좀 달라져 있었다.
윤 교수에게 그림자처럼 따라 붙으면 존경심에 가득 찬 얼
굴로 그의 이야기는 무엇이든 한 마디로 놓치지 않으려 들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녀는 윤 교수와 일정한 거리를 두며 걸었
고, 표정도 전과는 달리 새침스러웠다.
그러나 그들은 이따금 눈길이 마주쳤고, 그 때마다 의미 있
는 미소를 나눴다. 그들의 그러한 변화를 꼼꼼하게 관찰하고
있는 것은 민혜영 정도였다.
어른들이 시글루라는 간판이 붙은 칵테일 바로 들어가자, 아이들은 어른들과 떨어질 기회를 노리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2동에서 보아 둔 PC 게임방으로 달려갔다.
칵테일 바와 PC 게임방을 나온 어른들과 아이들은 다시 노래방으로 몰려가 떠들썩하게 한 곡조 씩 뽑았다. 그리고 모두들 여행지에서의 첫날 저녁을 흐뭇하게 보냈다는 만족감을 느끼며 각자의 숙소로 향했다. 아이들 대장 노릇을 하며 독수공방하게 된 오정애에 대해서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미안하다는 인사를 한 마디씩 떨구고….
"같이 샤워할까?"
숙소로 돌아 온 한준호는 서두르기 시작했다. 민혜영의 끈
질긴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정만은 억제하며 그녀를 두 번이
나 절정에 이르게 해 줬던 그였다.
물론 그것은 아내와 굿 섹스를 위해서였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떠나 온 여행이었다. 그 동안 어쩐지 서걱서걱했던 감정도 풀 겸, 신혼 기분이라도 내며 아내를 완전히 뿅- 가게 만들어 주겠다는 욕망에 불타고 있는 한준호였다.
"먼저 하세요."
첫 단추부터 제대로 끼워지지가 않고 있었다, 혜순은 한준
호의 속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었다.
"같이 하지 그래."
"싫다니까요."
한준호는 더 이상 구시렁거리지 않고 혼자 욕실로 들어갔
다. 그런 일을 가지고 초장부터 감정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싶
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오늘 밤 일회전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었다. 함께 샤워를 하는 것은 일회전을 끝낸 후라도 늦을 것 없다는 생각이었다. 2회전은 욕조에 물을 받아 놓고 수중 섹스라도 하고 싶었다.
한준호는 서둘러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그리고 혜순에게
재촉했다.
"자기도 빨리 하고 나와!"
혜순은 TV의 무슨 토크 쇼 프로그램 같은 것을 보고 있다
가 마지못한 태도로 느릿느릿 일어나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남편과 보내야 할 밤이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다. 아니, 그냥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라 악몽이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녀를 애무하던 윤 교수의 혀와 입술과 손가락의 감촉은 아직도 황홀한 느낌으로 그녀의 온몸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특히 두 번 째의 섹스는 격렬하고 황홀했었다. 그들은 욕실에서 서로를 씻어주다 격정을 못 이겨 2회전에 돌입하게 됐었다. 이번에는 침대로 장소를 옮겨 보다 안정된 자세와 분위기에서 섹스를 즐겼다.
그들은 서로의 몸을 샅샅이 애무했다. 그리고 혜순은 마침
내 식스 나인 자세를 요구했었다. 그녀는 섹스에 있어서만은
학문밖에 모르는 윤 교수보다 좀 더 능숙하며, 그래서 존경하
는 윤 교수에게 한 수 가르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비록 그 기술이 변태 기질이 있는 남편으로부터 전수 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윤 교수는 처음에는 식스 나인 자세를 망설이는 태도였었
다. 그러나 그녀가 능동적으로 자세를 취하며 애무를 시작하
자, 그도 금방 함께 달아올랐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짙고, 격
정적인 애무로 그녀를 황홀경이 이르게 했었다.
만일 남편과 섹스를 하게 되면, 지울 수 없는 흔적처럼 온몸에 각인된 그 황홀감에 흙탕물을 튀기는 결과가 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그는 남편과 삽입 성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윤 교수와 삽입 성교 없이 두 차례나 강한 오르가즘에 도달한 그녀는, 삽입 성교란 짐승들이나 하는 불결한 행위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삽입 성교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혀 있었다.
일이 삐그럭거릴 조심을 보이고 있는 한준호 부부와 달리 티롤 호텔의 윤경민 교수 부부는,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를 농밀하게 이끌어가고 있었다.
그들 부부는 함께 티롤 호텔의 분위기 있는 욕실로 들어 와 있다.
티롤 호텔의 고급스러운 욕실은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잡아
주고 있다. 윤경민 교수는 민혜영의 몸에 정성스럽게 비누질
을 해 준다. 그리고 맨손으로 골고루 몸을 닦아주며, 샤워기
로 물을 뿌린다.
그가 이 곳에서 그런 일을 하는 것은 물론 처음은 아니다. 신헤순과 이미 함께 목욕을 한 바 있다.
결혼 후 10년 세월이 더 흐른 윤 교수 부부다. 그 동안 그가 아내 이외의 다른 여자에 눈을 돌린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그는 아내에게 큰 죄나 지은 것처럼 오금이 저리다. 때문에 더욱 아내에게 정성을 쏟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당신 오늘 이상해요?"
민혜영이 말했다
"왜요?"
"나한테 이렇게 해 준 적 없잖아요?"
"모처럼 함께 여행을 왔더니 신혼 기분이 나는군요."
"신혼 때도 당신 이렇게 해 준 적 없어요."
"으음, 그 땐 서툴렀죠, 내가. 그래서 여자에게 이렇게 해 줘야 된다는 걸 몰랐어요."
"지금은 안 서툴어요? 제가 보기엔 예나 지금이니 별로 달
라진 것이 없는 것 같은데."
"무슨 소리예요. 내 나이 이제 마흔하고도 일곱이에요. 결혼 생활도 10년이 넘었고요. 그런데, 내가 옛날 같은 숙맥이란 말예요?"
윤 교수는 신혜순이 거칠게 신음하며 몸부림치던 일을 힐
끗 머리에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젊은 여자를 그렇게 몸
부림치게 만들었으니 절대 숙맥은 아니라는 자신감이 드는
것이다.
"후후…"
"왜 웃어요?"
"당신 이거… 오늘 별로 힘이 없는 것 같아요."
민혜영은 윤 교수의 뿌리를 살짝 잡으며 말했다. 그것은 조금 단단해져 있는 정도였다. 신혜순과 두 차례나 열을 올리며 힘을 뺀 지 불과 대 여섯 시간이 지났을 뿐이 당연한 일이었다.
"내가 요즘 바빠서 좀 피곤하잖아요. 논문 쓰는 것도 있고,
학교 일도 그렇고…"
윤 교수는 가슴이 뜨끔하다. 신혜순의 입에서 두 번이나 사정을 한 것이 후회된다. 저녁 때 아내와의 잠자리를 생각해서 한번으로 끝냈어야 할 것을 너무 무리를 했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사실 그 때는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목욕
을 하고 침대로 옮겨오자, 신혜순은 식스 나인 자세로 달려들
었었다. 그러므로 2회전은 1회전 보다 더 격렬할 수밖에 없었
고, 도대체 자제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는 경황이 아니었던
것이다.
윤 교수 자신의 내면에 여체에 대한 그런 걱정이 감추어져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다만 지금도 다행으로 생각하는 것은 결정적인 불륜은 저지르지 않고, 마광수 교수가 권장(?)하는 방법으로 일을 무사히 끝냈다는 사실이었다.
"그럼 오늘 못 하겠네요."
민혜영은 윤 교수는 뿌리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
것은 쉽게 단단하게 일어나지 않았다.
"아녜요. 그래도 해야죠. 이 좋은 밤을 그대로 보낼 수 있나요?"
윤 교수는 말하면서, 뿌리를 만지작거리는 민혜영의 손을
슬그머니 밀어냈다. 오늘 처음 만난 신혜순에게는 그 곳을 빨
고, 핥으며 별짓을 다 하게 했던 윤 교수이다.
물론 그것은 민혜영이 커피에 몰래 타 넣은 흥분제 스페니쉬 슈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윤 교수야 그러한 사실을 알 까닭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는 아내 민혜영이 그것을 함부로 건드는 것에 대해서는 질색을 해 왔던 터였다. 그러므로 민혜영이 그것을 계속 만지작거리도록 내버려두기가 민망했던 것이다.
어쨌든 윤 교수는 내일 아침 코피를 쏟는 한이 있더라도
아내에게 한번은 진하게 봉사해 줘야 된다는 의무감을 느끼
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가슴에 해 줘요."
"뭘요?"
"뽀뽀…"
"음 음…"
윤 교수는, 아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 주겠다는 듯 민혜영의 가슴으로 입술을 가져갔다. 난생 처음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판 미안감은 그의 태도를 전과 다르게 만들고 있다.
그는 입술로 민혜영의 작은 유두를 물었다. 그리고 손은 자연스럽게 그녀의 계곡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가 아내에게 이처럼 능숙하게 행동해 보기는 처음이었다. 신혜순과의 관계는 그를 딴 사람처럼 만들어버린 것이었다.
그런데, 윤 교수는 조금씩 헷갈리기 있었다. 아내의 작은
젖꼭지를 빨자니, 신혜순의 풍만하고 탱글탱글하던 젖가슴이
자꾸 머리 속에서 어른거렸다.
아래쪽도 사정은 판이했다. 신혜순의 그 곳은 여울물이 흐
르듯 젖어 있었다. 그러나 애액의 분비가 적은 민혜영의 그
곳은 아직 뽀송뽀송했다. 평소에는 당연히 그런 것으로 생각
했던 일이 이제, '이럴 수가!' 하며 머리를 갸웃 둥하게 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아내보다는 신혜순 쪽이 모든 조건이 월등하
다는 사실이었다.
"당신 가슴이 작아요?"
윤 교수의 입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당신 그걸 어떻게 알아요? 어디서 가슴 큰 여자 구경하고 왔나 봐."
윤 교수는 중요한 비밀이라도 탄로 난 것처럼 찔끔했다. 그
러나 다행히 맞받을 수 있는 말이 얼른 생각났다.
"왜 있잖아요? 배우들 사진 보면 가슴이 아주 커요."
"후후 당신 그런 사진들 열심히 보나 봐요. 그런 데는 전혀
관심 없는 양반인 줄 알았는데."
"아녜요. 누가 그런 사진을 열심히 봐요. 열심히 안 봐도 그
냥 눈이 띄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리고 또 여학생들 있잖아
요, 여학생들도 보면 가슴 큰 애들 많아요."
"어머! 당신 여학생들 가슴도 힐끔힐끔 곁눈질하며 다니나
봐?"
"아녜요, 아녜요. 누가 여학생들 가슴을 힐끔힐끔 곁눈질하고 다녀요. 그것도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그냥 눈에 들어오는 거죠."
"가슴 큰 애들 보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
"느낌은 무슨 느낌…! 교수가 학생들 가슴 보며 무슨 느낌이 들어서 되나요?"
"오늘 그 신 약사는 어땠어요? 당신 무척 좋아하는 것 같던데, 그 여자도 가슴 크죠?"
"몰라요. 내가 그 여자 가슴 큰 지 작은 지 어떻게 알아요?"
"정말요?"
"…!"
윤 교수는 이마에 진땀이 배어 나오는 느낌이었다.
도둑이 제발 저리다고, 윤 교수는 아내가 신혜순과의 일을 눈치 챈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솟았다.
윤 교수는 난처한 지경에서 헤어나기라도 하려는 듯 민혜
영의 작은 유두를 쩝쩝 소리를 내서 빨았다. 그리고 손가락은
계곡 사이의 주름을 비집고 클리토리스를 찾아내서 만지작거
리기 시작했다. 신혜순과의 경험은 윤 교수에게 그런 일을 한
결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민감한 성감대인 민혜영의 작은 유두는 금방 단단하게 돌
기했다. 그리고 그녀는 가벼운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녀
의 고개는 뒤로 젖혀지고, 목에서는 파란 핏줄이 드러났다.
"좋아요, 여보?"
윤 교수는 자신감에 넘쳐서 말했다.
"응 응… 자기 이렇게 잘 하는 줄 몰랐어요."
"그 동안 기회도 안 줬잖소. 가슴은 건들지도 못하게 하구선."
"후후… 맞아요. 아아 좋아!"
"…!"
"이쪽 가슴도 해 줘요. 양쪽 가슴 번갈아 해 줘요."
"…!"
윤 교수는 민혜영이 원하는 대로 양쪽 가슴을 번갈아 핥고
빨았다. 그리고 클리토리스를 만지작거리던 손은 조금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녀의 꽃샘은 이제 조금씩 물기가 비치
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신음 소리도 한결 가빠지
고 있다.
윤 교수는 문득 아내의 그 곳을 빨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
낀다. 그 곳을 빨아서 신혜순의 그 곳처럼 흠뻑 젖게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전에 안 하던 짓을 새삼스럽게 하기가
쑥스러워 얼른 충동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망설인다.
민혜영은 이미 크게 고조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은 당장이라도 남편의 뿌리를 받아들이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있다. 한준호와 삽입 성교를 하지 못한 아쉬움이 떼거리가 지어 함께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애무를 받으면서도 남편의 상태를 살피는 것을 게
을리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뿌리는 이제 충분히 일을 시작할
수 있을 만큼 발기되어 있다.
민혜영은 남편의 발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좀 더 자극을
해서 그가 빨리 삽입 성교를 원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녀는
길쭉하면서도 날씬한 느낌이 드는 남편의 뿌리를 엄지와 검
지를 동그랗게 만들어 잡고 귀두부를 핥기 시작했다.
귀두부와 다른 곳의 굵기 차이가 거의 없는 윤 교수의 페
니스다. 민혜영은 남편의 그런 성기의 특징을 새삼스럽게 깨
닫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날름 입에 머금었다.
모처럼 남편의 뿌리를 입안에 받아들이는 느낌은 색달랐다. 그것은 어느 때보다도 입안에서 강하게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민혜영은 갑자기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흥분을 느끼며 머리를 빠르게 아래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아 잠깐… 잠깐만요."
"…!"
민혜영은 행위를 멈추고 윤 교수를 올려다보았다. 흥이 깨
지는 느낌이었다. 남편은 언제나 펠라티오에 대해서 질색을
했었다.
"우리 나가서 할까요?"
"왜요?"
"욕실에서 이러는 거 이상해요. 불편하고…"
"마음대로 하세요."
민혜영은 몸을 일으켰다.
"내가 당신 안고 나가도 돼요?"
"후후 그럴 수 있어요?"
"그럼요."
윤 교수는 욕실문을 열었다. 그리고 민혜영을 번쩍 안아 올
렸다. 민혜영은 남편의 목을 끌어안는다.
윤 교수는 민혜영의 체중이 힘에 겨워 조금 비틀거리며 침
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 *
한편 세솔동 511호 한준호의 숙소에서는, 신혜순이 얼른 욕
실에서 나오지 않고 꿈지럭거리고 있다. 나가면 당장 남편이
하자고 덤벼들 것이 뻔하다.
그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존경하는 윤 교수와의 고상했던
관계를 생각하면, 오늘 도저히 남편과 할 기분이 아니었다.
남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지만, 좀처럼
묘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욕실도 영원한 도피처가 될 수는 없었다.
-똑 똑 똑…
기다리다 지친 한준호가 마침내 욕실 문을 두드린다.
"왜 그래요?"
신혜순의 응대는 퉁명스러울 수밖에 없다.
"무슨 샤워를 그렇게 오래 해요? 내가 들어가 씻겨 줄까?"
"필요 없어요!"
신혜순은 당황해서 얼른 도어 손잡이의 버튼을 눌러 욕실
문을 잠궜다. 남편이 욕실문이라도 열고 들어오면 사정은 더
난처해진다. 벌거벗은 몸에 당장 무슨 짓을 하려 들지 모른
다.
"뭐해! 왜 문은 잠그고 그래?"
아니나 다를까? 남편은 도어의 손잡이를 달그닥거리며 욕실문을 열려고 하고 있다. 혜순은 남편의 말을 무시해 버린다. 문을 잠궜으니 멋대로 열고 들어 올 염려는 없었다.
-탕 탕 탕…
남편은 좀 더 세게 욕실 문을 두드린다. 이번에도 혜순은
응대를 하지 않는다.
남편은 그쯤에서 포기한 듯하다. 뭐라고 구시렁거리는 소리
가 들리는 듯하더니, 더 이상 손잡이를 달그닥거리지도, 욕실
문을 두드리지도 않는다.
밖의 동정이야 보지 않아도 번했다. 남편은 표정이 잔뜩 부
어 있을 것이고, 응접 의자로 돌아 가 털썩 주저앉아 텔레비
전 채널이라도 이리저리 돌리고 있을 것이다.
물론 옷 같은 것도 입었을 리가 없다. 욕실에서 나온 벌거숭이 그대에 앞자락이나 가리고 있을 것이다. 아니, 타월마저 치우고 거기를 슬슬 만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남편은 그 짓을 잘한다.
-이그!
신혜순은 진저리를 쳤다. 그런 꼴이야말로 신혜순에게 남편
에 대한 정나미가 뚝뚝 떨어지게 하는 일이다. 그런데 남편은
그런 정나미 떨어지는 일을 골라서 한다. 그리고 오히려 신혜
순에게, 섹스에 대해서 너무 고상한 척 한다고 타박을 한다.
섹스에 있어서 고상한 것이 뭐가 잘못인가? 신혜순은 오늘
난생 처음 윤경민 교수와 고상한 섹스를 했다는 생각이다. 그
리고 그것은 얼마나 큰 쾌감으로 몸을 떨며, 그녀를 황홀하게
했던가!
신혜순은 온몸이 다시 알 수 없는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음
을 느낀다.
신혜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곡으로 손을 뻗쳐 스스로 꽃잎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흐흐흑!' 하고 신음을 흘렸다. 윤 교수에게 애무를 받던 쾌감이 되살아나는 느낌이다.
-어머, 내가 왜 그래! 고상하지 못하게!
그러나 그러한 자신을 깨닫는 순간 신혜순은 민망해 진다.
자신의 행위는 윤 교수와 가졌던 고상한 섹스에 먹칠을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녀는 샤워기에 찬물을 나오게 해서 몸에 뿌리기 시작했
다. 달아오르는 몸을 식히고 싶다. 아무리 몸이 달아오른다
해도 그것이 남편과 섹스를 하고 싶은 생각과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문득 부담감이 밀려들기 시작한다. 언제까지나 욕실을 도피
처 삼아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욕실을 나서면 당
장 남편이 덤벼들 것이 뻔하다. 남편의 요구를 거절할 명분은
마땅치 않다.
-아이, 이런 때 멘스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아!
신혜순은 생각한다. 그러나 거짓말로라도 그런 핑계는 대기 힘들다. 그녀의 멘스 주기쯤 뚜르르 꿰뚫어 알고 있는 남편이다.
-음 음 그래!
신혜순은 가까스로 대안을 생각해 낸다. 최악(?)의 경우 입
으로라도 해 주자는 생각이었다. 윤 교수와도 하지 않은 삽입
성교를 남편과 하고 싶지는 않다. 윤 교수와 고상한 관계를
갖고 난 후라, 서로 성기를 접촉시키며 씨근거리는 것은 정
말 짐승 같은 짓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져 있는 신혜순이다.
그러나 오랄을 해 준다고 해도 입에서 나오게 할 생각은
없었다. 마지막에는 남편 스스로 해결하게 할 작정이었다. 예
전에도 그런 경우가 없지 않았었다. 물론 그것은 그녀가 멘스
를 할 때의 일이었지만…
일단 생각을 정리하자 신혜순은 조금 마음이 편안해 진다. 그녀는 몸에 물기를 닦고, 수건 걸이에 걸어 놓았던 팬티와 슈미즈와 홈 드레스를 모두 다시 입었다. 습기에 젖은 옷들이 몸에 달라붙어 조금은 기분이 나쁘다.
"흐흐 뭐하러 중무장을 했어. 금방 다시 벗을 걸!"
그녀가 조심스럽게 욕실문을 열고 나가자, 응접 의자에 앉
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한준호가 말했다. 그는 곧 리모콘을
들어 텔레비전을 끄고 그녀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역시,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알몸 그대
로였다. 욕망의 배설구를 찾다 지친 탓일까, 그의 뿌리는 다
소 위축되어 있었다.
한준호는 신혜순의 어깨에 양손을 올려놓았다. 그리고 목덜
미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한껏 무드를 잡으려는
폼이었다. 신혜순은 거의 포기하는 심사가 되어 눈을 감아버
렸다.
한준호의 입술이 다가왔다. 눈을 감고 있어도 신혜순은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돌렸다. 남편과 정말 이런 짓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한준호는 개의치 않고 입술을 그녀의 목덜미로 가져갔다.
그리고 혀로 부드럽게 그녀의 목덜미를 핥으며, 손은 등뒤에
달린 홈 드레스의 지퍼를 내렸다.
홈 드레스는 곧 그녀의 어깨를 흘러내려 내려 발등을 덮었
다. 한준호의 손은 흘러내린 홈 드레스를 뒤따르기라도 하듯
그녀의 허리 곡선을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슈미즈를 걷
어올리며 그녀의 엉덩이 맨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오늘 그냥 자면 안 되요?"
신혜순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말했다.
"왜?"
"컨디숀이 나빠요. 이러고 싶지 않아요. 따로따로 얌전하게
자요."
"모처럼 여행 와서 왜 그래? 내가 완전히 컨디숀 회복시켜 줄 테니까 걱정 마!"
한준호는 신혜순을 번쩍 안아 올렸다. 그리고 자신 있는 걸
음걸이로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컨디션이 아무리 나
빠도 그녀를 뽕- 하게 만드는 거야 시간 문제라는 듯…
* * * * *
한편, 삐그럭거리고 있는 한준호 부부와 달리, 민혜영을 침
대로 안고 온 윤경민 교수 부부 사이에서는 아주 짙은 분위
기가 전개되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결코 상상도 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윤 교수는 민혜영의 작은 유두를 열심히 빨며, 손은 계곡을
더듬고 있다. 그리고 민혜영은 숨소리가 가빠지기 시작했다.
애액의 분비가 적은 그녀의 계곡도 점점 젖어들고 있다.
윤 교수는 마침내 민혜영의 꽃샘 안으로 손가락을 슬며시 밀어 넣었다. 신혜순과 이미 실습을 해 본 터이기는 하지만, 그가 아내에게 이런 짓을 해보기는 처음이다.
"흐흑! 아아아 여보!"
윤 교수의 손가락이 꽃샘 안을 휘젓기 시작하자, 민혜영은
거칠게 신음하며 엉덩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윤 교수는 아내의 반응이 놀랍다. 아내가 이런 반응을 보이
기는 처음이다. 젊은 여자와 실습을 한 것이 확실히 효과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니, 신혜순과 할 때는 뭔가 잘못된 짓을 하고 있다는 부
담감이 없지 않았었다. 아내에게는 그런 부담감을 가질 필요
가 없다. 윤 교수는 자신감에 넘쳐서 손가락을 하나 더 진입
시킨다.
두 개의 손가락은 헤엄치듯 민혜영의 꽃샘 안을 열심히 휘젓는다. 그리고 윤 교수의 입술 또한 그녀의 가슴을 빠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아… 여보, 어쩌면! 아앗!"
놀라움을 느끼고 있기는 민혜영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의 애
무가 자신에게 이런 쾌감을 주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남편이 계속 이렇게만 해 준다면, 굳이 가슴조리며
한준호와 딴 짓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민혜영은 활처럼 들어올린 엉덩이를 흔들어 대며 계속 거
칠게 신음했다.
"좋아요, 여보?"
"응 응…"
"놀라워요… 당신!"
"아아 몰라요."
"당신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요."
"응 응… 다르게 해 줘 봐요."
"다르게…?"
"입으로!"
"아아 알았어요."
윤 교수는 서슴없이 민혜영의 가랑이 사이로 내려갔다. 그렇지 않아도 그는 아내에게 그것을 해 줘보고 싶었던 터였다.
민혜영의 가랑이 사이로 들어 간 윤 교수는 조심스럽게 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조심성은 금방 사라진다.
윤 교수가 아내에게 커닐링구스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은 아니다. 아내가 펠리티오를 해 준 후 요구하는 바람에 흉
내는 낸 적이 있다.
그것은 정말 흉내 이상은 것은 아니었었다. 못할 짓을 마지
못해 하는 것처럼 그 곳에 혀를 대고 조금 깔쭉거리다 얼른
삽입을 하고 마는 윤 교수였었다. 여자의 그 곳을 핥는 행위
란 망측하고, 대학 교수답지 못한 품위 없는 행위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또, 그것도 제법 오래 전의 일이지, 근래에는 그런 흉내 수
준의 커닐링구스도 한 적이 없었다. 요즘 윤 교수는 의무감에
서 마지못해 아내와의 섹스를 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미 사십 대 중반을 넘긴 윤 교수로서는 섹스 같은
소모 행위보다는 학문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는 생각이 한층
절실해져 있었다.
그러나 지금 윤 교수는 그런 생각을 풍선처럼 날려버린 상황이었다. 신혜순을 이미 두 번이나 그 방식으로 뽕- 가게 했던 윤 교수는, 이제 아내를 그녀 이상으로 뿅- 하게 해 주고 싶다는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혀로 클리토리스를 잠시 간질이 듯 핥던 윤 교수는 곧 혀
를 길게 내밀어 꽃샘 안으로 밀어 넣었다.
"흐흑! 아아아…엄마야!"
윤 교수의 혀가 타액으로 풀칠이라도 하듯 질벽을 자극하
기 시작하자, 민혜영은 잠시 침대에 닿아 있던 허리와 엉덩이
를 다시 활처럼 들어올리며 헐떡이기 시작했다.
윤 교수도 '엄마야!'가 가장 좋을 때 아내가 퉁겨내는 신
음이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윤 교수는 더욱 자신감에 넘쳐
서, 이번에는 혀 대신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혀로는 다시 클
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아 아아앗! 엄마야! 엄마야!"
민혜영은 들어올린 허리를 마구 출렁거렸다. 윤 교수는 좀 질리는 기분이다. 아내의 반응은 신혜순보다 더 격렬하다.
"넣어 줘요…그만!"
"...!"
윤 교수는 헷갈린다. 손가락을 두 개나 넣어 휘젓고 있는데
무엇을 더 넣어달라고 하는 것일까? 윤 교수는 손가락을 하
나 더 밀어 넣어 본다.
아내의 그 곳이 손가락을 한결 꽉 조이는 기분이다. 윤 교
수가 손가락을 세 개까지 넣어보기는 처음이다. 신혜순에게도
두 개밖에는 넣지 않았었다.
-흐흥…그렇군!
윤 교수는 경황 중에도 두 개를 넣었을 때 보다 세 개를
넣었을 때 여자가 훨씬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는
손가락 세 개를 한 데 모아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엄마야! 흐흐흑! 그만요! 넣어 줘요!"
"...?"
손가락을 세 개나 넣었는데 또 무엇을 넣어달라는 것일까?
"삽입해 줘요."
"으응…아아!"
윤 교수는 비로소 아내가 넣어 달라고 한 말의 의미를 깨
닫는다. 그의 뿌리는 이미 단단하게 일어나 당장이라도 돌진
해 들어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조금 이상했다. 무엇인가 순서를 하나 빠뜨린 것 같
은 기분이다. 다행히 빠뜨린 것에 대한 정체가 금방 생각이
났다.
"나는 안 해줘요."
"...!"
"나한테도 좀 해 줘야죠."
"응 응 당신도 원해요?"
민혜영도 윤 교수가 해달라는 것의 정체를 알아차리기는
어렵지 않았다.
민혜영은 경황 중에도 '후후후...' 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녀
가 오랄을 하려고 하면 질색을 하던 윤 교수다. 그런데 스스
로 그것을 해 달라고 하다니...
어디 그거뿐인가? 남편이 두루두루 평소와 다를 태도를 보
이고 있다. 그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신혜순과
뭔가 질펀한 관계가 있었음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
까?
민혜영은 문득 질투심이 일렁인다. 그러나 질투심에 사로잡
혀 있을 겨를이 없다. 윤 교수가 무릎걸음으로 그녀의 가슴을
타고 올라 와 뿌리를 그녀의 입 앞에 갖다 댔기 때문이다.
민혜영은 윤 교수의 뿌리를 움켜잡았다. 욕실에서만 해도 제대로 힘을 못 쓸 것 같던 윤 교수의 뿌리는 어느 때보다도 단단하게 일어나 있다.
"으흐흑…여보!"
민혜영이 혀를 길게 내밀어 뿌리의 선단을 핥기 시작하자,
윤 교수는 몸을 부르르 떨며 신음했다. 그러다가 몸의 방향을
백 팔십도 돌려 식스 나인의 자세로 민혜영의 몸 위에 엎어
졌다.
"엄마야! 흑흑…여보!"
윤 교수의 혀가 주름을 비집고 들어오자 이번에는 민혜영
이 거칠게 신음하며, 윤 교수의 뿌리를 날름 입에 물었다. 그
리고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솔동 511호 한준호 부부의 숙소에서는...
신혜순을 침대로 안고 온 한준호는 한껏 무드를 잡아 그녀를 애무하고 있다. 그는 침대 가장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반듯하게 누워 있는 신혜순의 풍만한 가슴을 열심히 빨고 핥았다.
풍만한 가슴이다. 그는 아내의 가슴이 민혜영의 가슴만큼
민감한 성감대는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풍만한 가
슴은 애무하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준다. 또 시각적인 만족
감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아내의 풍만한 가슴을 빙글빙글 돌아가며 고루고루
핥는다. 그리고 손은 당연히 계곡을 더듬고 있다. 계곡의 요
새는 아직 팬티로 가려져 있다. 그는 팬티 위로 계곡의 습기
가 배어 나오기를 기다리며, 손을 그 안으로 밀어 넣을 기회
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신혜순은 어쩔 수 없이 몸이 뜨거워지고 있다. 호흡도 가빠
지고 있다. 느끼지 않으려고 해도 느낌이 해일처럼 밀려드는
것이다.
"헉! 아아~~ 여보 그만요!"
신혜순은 큰 낭패라도 겪을 것 같은 위기 의식에 사로잡히며 냉큼 몸을 일으켰다.
한준호는 아내의 돌발적인 반응에 뜨악한 표정이 된다. 그녀는 이미 침대에서 내려와 있었다.
한준호도 어쩔 수 없이 침대 가장 자리에 무릎을 끓고 앉
아 있던 자세에서,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앉는다.
"내가 입으로 해 줄게요!"
신혜순은 냉큼 한준호의 발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한준호
는 어안이 벙벙해 진다. 결혼 생활 네 해가 다 돼 가지만, 아
내가 스스로 오랄을 해 주겠다고 나서기는 처음이다.
신혜순은 이미 한준호의 뿌리를 움켜잡고 큰 일에 도전이
라도 하듯 노려보고 있다. 한준호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모
처럼 느긋하게 아내의 서비스를 받아보고 싶었다. 모처럼 함
께 여행을 오니 아내도 뭔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뿌리에 혀가 닿자 한준호는 제풀에 진저리치듯 몸을 떨었다. 그런데 뿌리의 선단을 건드리는 듯 하던 혀의 감촉이 금방 사라지고, 아내가 말했다.
"입에서 나오게 하면 안 돼요."
"응 응, 염려 마. 자기는 조금만 해 줘. 그럼 내가 다시 자
기 완전히 뿅- 가게 해줄 테니까."
"필요 없어요."
"왜?"
"입으로 해 줄 테니까, 나올 때 되면 자기가 손으로 끝내
요."
"손으로…?"
"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내가 말했잖아요. 오늘 하기 싫다고. 그러니까 나올 때 되
면 자기가 손으로 끝내요."
"…!"
신혜순은 아주 위험한 물건이라도 다루는 것처럼 한준호의 뿌리를 입에 물고 조심스럽게 빨기 시작했다.
* * * * *
한편 티롤 호텔…
윤경민 민혜영 부부는 난생 처음 식스 나인 자세로 격전을
벌리고 있다. 그들이 이런 체위를 해 보기는 결혼 십 수년만
에 처음이다. 그러나 둘 다 이런 체위를 처음 해 보는 것은
아니다.
민혜영은 한준호를 상대로 이미 여러 차례 실전을 치른 경
험이 있다. 또 윤경민 교수도 바로 오늘 처음으로, 그를 존경
해 마지않는 젊은 여성 신혜순과 진하게 실습을 한 바 있다.
그들은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라도 왔다는 듯 치열
하게 서로 상대방을 공경하고 있다. 처음에 행위의 주도권을
잡아 일을 벌린 것은 물론 윤 교수였었다.
그러나 윤 교수는 역시 책상물림일 뿐이다. 오늘 우연찮게 이루어진 젊은 여성과의 관계 때문에 그쪽으로 욕망이 폭발하기는 했지만, 섹스를 밝히는데 있어서야 민혜영을 당할 바가 못된다.
곧 민혜영이 행위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남편이 다른
때와는 달리 적극적으로 호응해 주고 있었으므로, 그녀의 욕
망도 거침없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민혜영은 우선 몸을 굴려 상위가 되었다. 그리고 위에서 보
다 자유롭게 뿌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윤 교수의 뿌리는,
신혜순의 입에서 두 번이나 싼 격전의 피로에서 완전히 벗
어났다는 듯 어느 때보다 강하게 민혜영의 입안에서 꿈틀거
리고 있다.
윤 교수는 민혜영의 계곡에 코와 입을 짓눌린 채 헐떡이고 있다. 그러나 그의 대응도 만만치 않았다. 신혜순과 이미 실습했던 일을 힐끗힐끗 떠올리며 혀와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진리를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듯-
신혜순과의 일을 회상하는 것은 그를 한결 자신감에 넘치
게 하고, 또한 흥분시켰다.
"헉! 엄마야! 아아 아아앗 엄마야!"
먼저 백기를 든 것은 민혜영이었다. 그녀는 더 이상 혀와
손가락을 사용한 남편의 공격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입
에 물고 있던 윤 교수의 뿌리를 뱉어내고 벌떡 상반신을 일
으켰다.
그녀는 윤 교수의 가슴을 타고 엉금엉금 아래로 기어 내려
갔다. 그리고 뿌리 부근에 이르자 재빨리 손으로 뿌리를 잡아
자신의 꽃샘에 방향을 맞추며 주저앉았다.
"아흑! …엄마야! …엄마야!"
민혜영은 윤 교수의 뿌리 위에 엉덩방아를 찧으며 헐떡이기 시작했다. 낮에 한준호에게 립 서비스를 받을 때부터 강력한 삽입 성교의 욕구를 느껴오던 그녀였다. 그 욕망의 물꼬가 이제 비로소 트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꽃샘으로부터 온몸으로 번져나가는, 어느 때보다도
강한 쾌감에 몸을 떨었다. 남편의 뿌리를 몸 안에 받아들이며
이렇게 강한 쾌감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으흐…여보! 으흐흐 으흐흐…"
윤 교수는 괴상한 신음을 흘렸다. 아주 황당한 일을 당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올려 민혜영의 몸 안을 드
나들고 있는 자신의 뿌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에게 등을
보인 채 격렬하게 몸을 흔들고 있는 민혜영이 엉덩이를 들썩
일 때마다 그의 뿌리는 왕복 운동을 하는 기계처럼 그녀의
몸 안을 들락거렸다.
대학 이사장의 외동딸이며, 양갓집 규수로 자라 온 민혜영이었다. 그런 아내에게서 저런 색녀 같은 모습을 보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윤 교수였다.
그 무렵 한준호는 세솔동 511호를 빠져 나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도무지 섹스를 하려고 하
지 않는 아내에게 화가 나서 숙소를 나와버린 것이다.
그는 아내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에도 혼자 고상
한 척 섹스에 대한 거부감을 곧잘 드러내던 아내이기는 하지
만, 그것도 정도 문제지 이건 너무 하다는 생각이었다.
모처럼 함께 여행을 와서 신혼 여행 기분이라도 낼만한 분
위기 아닌가? 그런데, 조금 만져 줄테니 혼자 해결하라니…부
부 생활을 안 하기로 작정하지 않은 바에야 제 정신을 가진
여자의 태도라고 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아내는, 왜 여자의 마음을 그렇게 몰라주느냐?
여자도 하기 싫을 때가 있는 법 아니냐? 하며 오히려 한준호
를 구제 불능의 색한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붙이려 했다.
무엇보다도 한준호는, 아내와의 굿 섹스를 위해서 민혜영의 협박(?)에 가까운 삽입 성교의 요구를 거절하며, 욕망을 억제해 온 것이 화가 나고 억울했다.
일층에 도착한 한준호는,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오정애와 마주쳤다.
"어디 갔다 오세요?"
한준호는 뜻밖의 조우에 깜짝 놀라며 물었다.
오정애도 한준호와 마주친 것이 의외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조금은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전화 좀 걸러 내려 왔어요,"
그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 교수님한테요?"
"예, 안에서는 아이들이 시끄럽고 해서요."
오정애는 변명하듯 말했다. 아이들에게 방해받지 않고 박
교수와 오붓하게 통화하기 위해, 공중전화를 사용하러 아래층
으로 내려 왔던 것이었다.
"부럽네요."
"뭐가요?"
"두 분 깨가 쏟아지는 것 같아서요."
"여행 와서 독수 공방하는 제가 무슨 깨나 쏟아져요. 화나서 전화 걸러 내려온 거예요."
"음, 말 되네."
"그런데 어디 가시는 길이에요?"
"저도 화나서 내려왔습니다."
"왜요?"
"저희도 깨가 쏟아지지 않아서요."
"후후… 사랑싸움 하셨나 봐요?"
"나가서 바람이나 쐬죠. 깨 쏟아지지 않는 사람들끼리…"
"…"
오정애는 망설이는 눈치였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대답을 기
다리지 않고 앞장서서 밖으로 나갔다. 그가 타고 내려 온 엘
리베이터는 이미 문이 닫히고, 위로 올라간 후였다.
오정애는 마지 못하는 척 한준호의 뒤를 따랐다.
리조트의 밤은 한결 고즈넉해지고, 덕유산 자락의 밤 공기도 더 차가워져 있었다.
"한번 뵙고 싶었었습니다."
한준호는 새삼스럽게 말했다. 지난 해 가을 민혜영의 집에
서 컴퓨터 교습을 하다가 2+1을 한 후, 지난 3월 초 결혼식
때 다시 만났었고, 오늘이 세 번 째 만남이었다.
그녀의 결혼식 때는 물론 변변히 이야기할 겨를이 없었다.
또 오늘도 함께 여행을 떠나오기는 했지만 줄곧 세 가족이
함께 어울렸던 탓에 개인적인 대화를 나눌 기회는 없었다.
그녀의 육체에 대한 기억은 한준호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
으로 남아 있다. 40대 여자의 그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만큼
풍만하고 탄력 있던 젖가슴, 자지러질 듯한 반응을 보이던 뛰
어난 성감대인 귓불, 처음에는 수줍어하며 거부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마침내 몸이 열리자 늪처럼 끊임없이 남자를 받아
들이기 원하던 그녀의 육체!
민혜영과는 그 이후 여러 차례 섹스할 기회가 있었으나, 그녀와는 그 때 민혜영의 집에서의 관계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렸다. 그러므로 그녀와의 정사에 대한 기억은 그에게 더 큰 아쉬움과 갈망으로 남아 있다.
"너무 늦은 것 같아요."
오정애는 따라 나온 것이 아무래도 마음내키지 않은 태도
였다.
"잠깐 이야기나 하죠."
"어디 갈만한 데도 없잖아요? 세솔동에는 커피 숍 같은 것
도 없어요."
"좀 걷죠 뭐."
한준호는 쿨럭쿨럭 기침을 했다. 오정애는 롱스커트에 점퍼
까지 입고 있었으나, 한준호는 러닝 셔츠 위에 그리 두껍지
않은 후드 티만 걸쳐 입고 나온 상태였다.
"…밤바람이 찬 데요. 잘못하단 감기 들겠어요. 옷을 신통치 않게 입고 나와서…"
한준호는 다시 말했다.
"그럼 그냥 올라가요."
"아뇨. 차로 가죠. 사실은 드라이브나 할까 하고 나왔거든
요,"
"사모님은 어떡하고, 한 밤중에 혼자 드라이브를 하세요."
"왜 혼잡니까? 오 여사님이 있잖습니까?"
"아, 아네요. 전 사양하겠어요."
"하하… 농담입니다. 갈 때도 마땅치 않고 하니까 차에 들
어가 앉아 이야기나 해요."
한준호는 앞장서서 차를 주차 시켜 놓은 곳으로 걸어갔다. 오정애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다가 주춤주춤 그의 뒤를 따랐다. 그녀도 그대로 숙소로 올라가 독수공방하기는 아쉬워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 * * *
한편, 티롤 호텔 윤경민 교수 부부의 숙소에서는 격전에 계속되고 있다. 방안의 공기는 달아올라 있고, 민혜영의 신음 소리로 낭자하다. 그리고 윤 교수는 반듯하게 누워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고 호강을 하면서, 호흡은 어쩔 수 없이 가빠지고 있다.
"헉 ~~흐흑! ~~엄마야! ~~엄마야!"
"…!"
"아아아 엄마야! 해 줘요, 이제 당신이!"
"…"
윤 교수에게 등을 보인 채 뿌리 위에서 엉덩방아를 찧던
민혜영은 손을 앞으로 짚으며 엎드렸다. 그녀는 이제 남편이
뒤에서 강하게 찔러 넣어주기를 원했던 것이다.
윤 교수는 윗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민혜영의 허리를 끌어당기며 엉덩이 사이로 뿌리를 힘껏 찔러 넣기 시작했다. 그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아내의 몸부림에 다소 위축되어 있었는데, 이제 비로소 행위의 주도권을 잡고, 남편다운 강한 무엇을 보여주어야겠다는 욕망에 불타고 있었다.
"흐흑! 엄마야! …강하게! …더 빠르게요!"
민혜영은 상체를 가슴이 침대에 닿을 정도로 잔뜩 낮추고,
엉덩이는 한껏 들어올린 자세로, 돌진해 오는 윤 교수의 뿌리
를 항해 함께 엉덩이를 들이밀며 계속 요구했다.
후배위는 그들 부부에게 익숙한 체위는 아니었다. 더러 시
도한 바가 없지는 않지만, 잠시 시늉만 하다가 정상위로 돌아
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섹스란 모름지기 정상위로 해야 대학
교수다운 품위 있고 바람직한 행위라는 것이 평소 윤 교수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만은 후배위로 끝장을 내겠다는 듯 윤 교수는
때밀이를 힘차게 계속했다. 젊은 여자를 두 차례나 뿅- 가게
만들었는데, 아내에게 밀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두 차례가 문제였다. 신혜순의 입에서 두 차례나 사정을 한 탓에 윤 교수는 쉽게 절정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배어 나오기 시작했다.
"헉! ~~엄마야! ~~빨리요!"
민혜영은 격정을 못 이겨 손으로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자
극하기 시작했다.
민혜영은 남편이 좀 더 강하게 밀어붙여 끝내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윤 교수는 민혜영이 원하는 화려한 불꽃놀이 같은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아아~~ 빨리요! 엄마야!"
"…"
"안 되요? 아직 멀었어요?"
"응 응 조금만 기다려 봐요."
"됐어요. 다시 내가 할게요."
"…!"
민혜영은 앞으로 팔을 쭉 뻗어 삽입을 풀었다 평소에는 윤 교수가 너무 빨리 끝내는데 불만을 느껴오던 그녀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빨리 폭발시키지 못하는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무릎을 세운 엉거주춤
한 자세로 있는 윤 교수의 상체를 밀어 침대에 눕히며 그 위
로 올라갔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등을 보인 자세가 아닌, 윤
교수를 마주보며 말을 탄 자세였다.
"아흐… 아앙! 엄마야! 엄마야!"
민혜영은 윤 교수의 뿌리 위에서 엉덩방아를 찧기 시작했
다. 다행이 윤 교수의 뿌리는 단단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민
혜영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양손으로 자
신의 작은 젖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윤 교수는 놀라운 표정으로 아내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엉덩방아에 보조를 맞추어 같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전 같았으면 아내의 그런 행동이 색녀처럼 채신머리없다고 생각했을 윤 교수였다. 그러나 신혜순과 질펀한 관계를 갖고 난 그로서는,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아내의 새로운 면모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으앙! 헉! 엄마야!"
민혜영의 격렬하던 동작이 문득 멎으며, 그녀는 윤 교수의
가슴에 몸을 쓰러뜨렸다. 그리고 몸을 경직시키며 그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다. 윤 교수를 깜짝 놀라게 할만큼 억센 힘이었
다.
"으흐흐흐 여보!"
윤 교수도 돌발 사태에 조건반사라도 하듯 함께 민혜영을
힘껏 끌어안았다. 그리고 두 다리를 번쩍 들어올려 깍지 끼며
그녀의 엉덩이를 조였다.
"으흥… 으흐흥!"
그는 금방 짐승 울음소리 같은 신음을 다시 흘렸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민혜영의 꽃샘이 채 사정을 하지 않아 단단한 채 있는 그의 뿌리를 강하게 조이며 수축을 되풀이하고 있었다.
격렬한 파괴를 몰고 왔던 지진의 여진처럼 수축의 여운은
서서히 삭으러 들었다. 윤 교수의 목을 힘껏 끌어안고 있던
민혜영의 팔에서도 힘이 풀리고, 윤 교수도 그녀의 엉덩이를
조이던 다리의 깍지를 풀었다.
"당신, 대단해요!"
윤 교수는 신대륙을 발견한 콜롬버스 같은 감탄사를 내뿜
었다. 뿌리를 조이던 아내의 그 곳은, 손가락을 조이던 신혜
순의 그 곳보다 더 힘이 강하고 황홀했다는 느낌이었다.
"좋았어요, 당신…?"
민혜영이 코맹맹이 소리로 물었다.
"응 응… 당신은?"
"저두요"
윤 교수는 아주 감격스러운 일이라도 해 낸 것처럼 민혜영
을 다시 힘껏 끌어안았다. 그러나 그녀는 같이 감격해 주는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태도는 조금 시큰둥해
져 있었다.
"당신 이상해요!"
잠시 후 그녀는 말했다.
"왜요?"
"아직 안 끝났잖아요?"
민혜영은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여 그녀의 꽃샘 안에서
단단한 형태를 잃지 않고 있는 윤 교수의 뿌리를 자극했다.
"응 응…"
윤 교수는 자신의 그런 뿌리가 자랑스럽다는 듯 같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그는 이제 다시 일을 벌려 사정하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고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벌써 끝났을 거예요."
"맞아요. 여행을 오니까 녀석도 기분이 새로운 모양이에요."
윤 교수는 모처럼 유머를 한답시고 말했다. 그는 낮에 신혜
순과의 일에 대해서 좀 찔끔한 기분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입에서 두 번이나 싼 일 때문이 얼른 사정이 되지 않고 있
다는 것쯤 그도 모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자주 이런 여행 기회를 가져야겠어요,"
그는 찔끔한 기분을 쓸어 감추기라도 하듯 얼른 덧붙여 말
했다.
"항상 바쁘다고 하면서 시간 내실 수 있겠어요? 이번 여행
도 안 오려고 하다, 애들이 조르는 바람에 마지못해 따라 온
거잖아요?"
"그건 그래요. 그렇지만 이번 여행 와서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어요. 여행이란 삶의 충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는 사실 말예요."
"다행이네요. 젊고 예쁜 여자가 있어서 더 많이 충전이 됐
지요?"
"무슨 얘기예요?"
"신혜순 악사 말예요."
"아아 으음… 좋은 대화 상대가 되어줬지요."
"그 이상은 아니고요?"
"그 이상이 뭔가요?"
"그 여자 미인이죠?"
"몰라요. 내가 여자 미인인지 아닌지 그런데 관심 있나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
"당신한테 그런 시치미 떼는 실력 있는 줄은 몰랐어요?"
"시치미라뇨?"
"몇 번했어요? 한번은 아닌 거 같아요?"
"뭘요?"
"후후… 그만 시침떼세요 다 알고 있어요?"
"…!"
"당신 얼른 나오지 않는 이유야 뻔하잖아요?"
"아녜요, 아네요. 나 지금 급해요. 당신 혼자 먼저 끝내고
가만히 있는 법이 어딨어요. 이제 내가 위서 해서 끝낼 게요."
윤 교수는 허둥거리기 시작했다. 빨리 강하게 밀어붙여 일
을 끝내는 것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라는 듯 민혜영의 위로 올라가 일을 벌리려 했다.
그러나 그의 뿌리는 놀란 자라목처럼 이미 움츠러들어 있
었다.
"후후… 그거 가지고 어떻게 하려고요. 내가 입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 줄게요."
민혜영은 오랄로 능숙하게 위축된 윤 교수의 뿌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자아, 됐어요. 넣어 줘요, 빨리!"
그녀는 윤 교수의 가랑이 사이에서 빠져 나와 반듯하게 누
우며 말했다.
"응 응… 알았어요."
윤 교수는 얼른 민혜영의 두 다리를 들어올리며 그녀의 계
곡 사이로 뿌리를 찔러 넣었다. 그로서는 아내가 더 이상 신
혜순과의 관계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하지 않는 것이 천만다
행이 아닐 수 없었다.
그는 아내의 그 곳에서 화끈하게 폭발시키는 것이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도나 되는 것처럼 힘
차게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아아 좋아요. 더 세게요!"
민혜영은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하는 듯했다. 윤 교수의 피스톤 운동에 맞추어 같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 * * * *
한편 한준호 부부의 숙소인 세솔동 511호-
신혜순은 한준호가 화를 내며 나가버리자, 큰짐을 덜은 기
분이었다. 일단 남편과 섹스를 해야 한다는 부담으로부터 벗
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편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없는 바는 아니었다. 남
편이 하려고 덤벼들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 남편의 태도
를 이해할 수도 있었다. 다만 그녀가, 윤 교수와 가졌던 고상
한 관계에 흠집이 날 것 같아 남편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었
다.
차라리 윤 교수에게 그랬던 것처럼, 남편도 입안에서 화끈하게 끝내 줄 것 잘못했다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입안에서 나오게 하지 말고, 나올 때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말했던 것이 화근이었다면 화근일 수 있었다.
물론 남편이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은 삽입 성교였다. 그러
나 적어도 오늘 저녁만이라도, 윤 교수와도 하지 않은 삽입
성교를 남편과 할 기분은 아니었었다. 그리고 거기다 건, 입
안에서 건 끝나게 만 해주었다면, 남편이 화를 내고 밖으로
뛰쳐나가지는 않았을 것이었다.
신혜순은 어느 사이 자신의 그 곳을 손으로 더듬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유방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호흡은
어느 덧 조금씩 가빠지고 있다. 윤 교수에게 받았던 애무의
감각이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낮의 기억은 생각할수록 황홀하고, 또 윤 교수가 존경스러웠다. 대학 교수로서의 학문과 인품에 있어서만 존경스러운 것이 아니라, 섹스에 있어서도 그에게 새삼스럽게 존경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그와의 관계가 크게 부끄러운 일은 아
니었다는 점이 만족했다. 기혼자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지
는 않았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그들이 가졌던 사랑의 방식을, 기혼자인 남녀가
서로의 순결을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강한 정신적 합일
점과 육체적 합일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행위였다고 명쾌하
게 정의했었다. 윤 교수가 아니고는 그런 고상한 생각을 해
낼 리 없었고, 또 그것을 실천에 옮기기란 더욱 불가능했으리
라는 것이 신혜순의 생각이었다.
"헉! 흐흑! 아아 아아앙"
신혜순은 어느 사이 자신의 손가락을 꽃샘에 넣고 휘저으
며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 * * * *
그 무렵 밖에서 마주친 한준호와 오정애는, 세솔동 앞 주차장에 있는 한준호의 차안으로 들어 와 있었다.
모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의 호흡을 감지할 수 있을 만
큼 가까이 있게 된 그들은, 조금은 긴장되고 서먹한 느낌도
없지 않았다.
"여행 와서 웬 사랑싸움은 했어요. 웬만큼 화내고 들어가
보세요. 오늘 사모님 처음 봤는데… 상당한 미인이시던 데요
"
오정애가 어색한 분위기를 떨쳐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조금
장난기 어린 투로 말했다.
"미인이면 뭐합니까?"
"왜요?"
"우리 집 사람 괴상한 여자예요."
"…?"
"모처럼 여행을 왔는데, 분위기 잡아 섹스를 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아닙니까?"
"그런데, 안 하려고 해요!"
"안 하는 게 문제가 아니고요, 삽입 성교는 안 된다. 오랄로
하겠다… 이러는 거예요"
한준호는 다소 짓궂게 오랄이라는 말에 특별히 악센트를
넣어 말했다.
"어머어머! 그게 어때서요? 그러니까 보다 열정적인 섹스를
원한다 이런 의미 아니겠어요?"
"열정적 좋아하지 마세요. 그 다음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이야기라 이겁니다."
"무슨 이야긴 데요?"
"입에서 나오면 안 된다. 나오려고 하면 스스로 해결해라… 이러잖아요!"
"후후…"
"이게 웃을 일입니까?"
"재미있네요."
"뭐가 재밌어요. 난 속 터져서 뛰쳐나왔는데요."
"섹스라는 것이 다 그렇게 시작해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그건 우리 집 사람을 잘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왜요?"
"집사람한테는 그런 방식아 안 통해요."
"선생님 테크닉이 보통 아니시던데, 사모님한테는 그게 잘
안 통하는 모양이죠?"
오정애는 말을 하면서 문득 오버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붉혔다.
"그런가요? 제가 테크닉은 괜찮은 편인가요?"
한준호는 오정애의 무릎 위에 슬그머니 손을 올려놓았다.
"짓궂게 굴지 마세요. 나 그만 들어갈래요?"
오정애는 무릎 위의 한준호 손을 치우며 말했다.
한준호는 이번에는 오정애의 손목을 꽉 잡았다.
오정애는 한준호에게 잡힌 손목을 빼려고 몸을 꿈틀거리며 팔을 비틀었다. 그러나 한준호는 손목을 더욱 꽉 잡으며 놓아주지 않는다.
"나 화낼 거예요."
"화내시는 거 보고 싶은데요."
"후후… 이러니까 우리가 어린애 같네요."
"…"
"소꿉놀이라도 할까요? 원하면 손목 얼마든지 잡고 있어요."
오정애의 태도가 문득 대범해졌다.
"소꿉놀이 할 때 뽀뽀도 하던 가요?"
한준호의 태도도 덩달아 능청스러워진다. 그는 슬그머니 손
목을 놓으며 말했다. 그리고 킥킥 웃었다.
"너무 노골적으로 그러면 나 정말 올라갈 거예요."
"드라이브나 하죠."
"안 돼요. 애들이 기다려요. 전화 걸고 금방 올라온다고 말하고 나왔어요."
"애들이야 어른 없으면 저희들끼리 더 재미있게 놀텐데요, 뭘…"
"여기서 이대로 조금 더 이야기해요. 그리고 올라가서 사모
님하고 좋은 밤 보내세요."
"그건 물 건너간 일입니다."
"왜요? 무슨 일로 다퉜는지 모르지만 좀 있으면 화 풀어질 테고, 그 다음부터야 한 선생님 하기 나름 아니겠어요."
"화끈한 테크닉으로 끔벅 죽게 만들라 그런 이야긴가요?"
"그거야 선생님이 알아서 하실 일이고요."
"그런 멜로 드라마의 정석이 그대로 적용됐으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만, 그건 우리 마누라 스타일을 몰라서 하시는 이야깁니다."
"사모님 스타일이 어떤 데요."
"한 마디로 고상한 여자죠. 오늘 보셨잖아요. 하루 종일 윤 교수 옆에 붙어서 혼자 고상한 척, 고상한 대화만 나누는 거요."
"어머, 오늘 질투하셨나 봐! 그러니까 다툼의 발단은 그 일
때문에 시작된 거군요?"
"그런 일이 뭐 다툴 거리가 되나요. 문제는 요, 우리 마누라는 자기를 잔뜩 고상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고, 섹스는 고상하지 못한 행위로 생각하고 있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생각건대, 오늘 윤 교수하고 고상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잖습니까? 그러다 보니 고상하지 못한 행위인 섹스 같은 것은 하기 싫어졌고, 그래서 하지 않겠다고 앙탈을 부리는 것 같아요."
"재밌네요."
"이게 어디 재미있을 일입니까, 당사자인 저로서는 시궁창
에 빠진 기분이라 이겁니다."
"후후… 그만하면 조금 공평해 진 거 아닌가요?"
"뭐가 공평해 져요?"
"그 동안 혜영이하고 계속 썸씽이 있었으니까, 그 정도 벌은 받아 마땅하죠."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시침떼도 소용없어요. 그 동안 선생님하고 혜영이 사이에
있었던 일, 혜영이가 나한테 모두 까발렸다는 거 모르고 계셨
나요?"
"…!"
한준호는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중요한 고비에서 카운터 펀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런 얘기 나한테 해 주면서 혜영이가 가장 궁금해했던 일이 뭔지 아세요?"
오정애는 생글거리며 다시 말했다.
"그게 뭐죠?"
"나하고 선생님하고 무슨 관계가 있지 않았나? 서로 연락은 없나? 이런 거였죠."
"저런! 나만 중간에서 바보 노릇하고 있었던 거군요."
"그게 뭐 바보 노릇인 가요? 불필요한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있었던 거죠."
"불필요한 일은 아녔죠. 전 어떻게 하면 오 여사님과 연락이 닿을 수 있을까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그걸 민 여사님한테 물어 볼 수도 없는 일이었고요."
"거짓말이라도 그런 이야기 들으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은
데요."
"왜 제 말을 거짓말이라 생각하시죠?"
"와이프한테 딱지 맞고, 꿩 대신 닭이라고… 지금 저한테
관심 갖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한준호는 대꾸 대신 팔을 오정애의 어깨 위로 올렸다. 그리
고 그녀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오정애는
어떤 적극적인 거부의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그
녀의 온몸이 바르르 떨고 있음을 손끝에 느낄 수 있었다.
"그 날… 두 분과 함께 할 때, 제가 민 여사님 보다 오 여
사님한테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 모르세요?"
한준호는 잠시 후, 그녀의 귓불로 손을 가져가며 말했다. 그는 그녀의 귀가 얼마나 강한 성감대인가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날 일은 혜영이에게나 한 선생님한테나 똑같이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 일이 없었다면 쉽게 재혼을 결심하지
는 못했을 거예요."
오정애는 귓불을 만지작거리는 손의 감촉을 짐짓 무시하려
는 듯 딴전을 부리며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조금 잠겨 나
왔다.
한준호는 이제 더 이상 언어가 필요하지 않음을 느낀다. 그
는 그녀 쪽으로 허리를 굽혀, 입술을 그녀의 귀로 가져갔다.
그리고 귓불을 부드럽게 빨기 시작했다. 다른 쪽 귓불은 여전
히 그의 손이 만지작거리고 있다.
"아아, 왜 그래요!"
오정애는 고개를 돌이질 했다. 그러나 한준호는 돌이질 하는 고개를 따라다니며, 귀 전체를 입안에 머금고 혀로 핥기 시작했다. 귓불을 자극하고 있지 않은 다른 한 손도 곧 공격에 가담해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민혜영의 가슴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풍만한 가슴이다.
'으으음… 몰라요!"
"…"
"여기서 이러면 어떻게요?"
"…"
"흐흐흑! 못 참겠어요. 다른 데로 가요."
"…!"
오정애의 귀는 역시 빼어난 성감대였다. 한준호가 혀와 손으로 양쪽 귀를 동시에 애무하자, 그녀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한준호는 동작을 멈췄다. 그녀가 아무리 달아오른다고 해도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릴 수는 없었다. 지금은 주변이 고즈넉
하지만, 언제 사람들이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주차장이다.
그는 차에 라이트를 켜며, 시동을 걸었다. 그녀가 '못 참겠
어요. 다른 데로 가요.' 하고 말한 이상, 다시 어떤 동의를 구
할 필요는 없었다.
"잠깐만요!"
그가 차를 출발시키려고 하자, 오정애는 다급하게 말했다.
한준호는 그녀를 바라본다.
"…키도 안 가지고 나왔어요."
"…!"
"잠깐 들어가서 키 가지고 내려올게요. 애들한테 말도 하고요."
"…"
오정애는 한준호가 무슨 말을 할 사이도 없이 차에서 내렸
다. 그녀는 곧 밝은 달빛 속으로 나갔다. 차가 주차해 있는
곳은 나무 밑이라 그들이 져 있지만, 그 곳을 벗어나면 달빛
이 듬뿍 내려 깔리고 있다.
한준호는 차창을 통해 종종 걸음으로 현관 쪽으로 걸어가
고 있는 오정애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문득 그녀가 다시 나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는 안절부절못하는 마음으로 어쩔 줄 모르다 차에서 내
렸다.
* * * * *
한편, 티롤 호텔의 윤경민 교수 부부…
윤 교수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식은땀인지, 아니면 격렬한 노동(?)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분출되는 신체적인 현상인지는 알쏭달쏭했지만… 그리고 다행인 것은 어쨌든 그가 이제 거의 절정에 올라서고 있다는 점이었다.
"흑흑! 됐어요! 빨리요! …엄마야!"
민혜영도 절정 일보 직전에 이르러 있기는 마찬가지다. 그
녀는 헐떡이며 윤 교수의 피스톤 운동에 맞추어 빠르게 엉덩
이를 들썩거렸다.
분출이 먼저인지, 수축이 먼저였는지는 확실하게 구분 지어
말하기 힘들다. 어쨌든 윤 교수의 우아하게 길쭉한 페니스는
분출을 시작했고, 민혜영의 샘은 강한 수축을 일으키며 그것
을 조였다.
민혜영의 두 다리를 들어올리고 열심히 때밀이를 하던 윤
교수는, 뿌리를 깊이 박으며 민혜영의 가슴에 상체를 무너뜨
렸다. 동시에 민혜영도 어깨를 들어올리며 그의 상체를 와락
끌어안고 매달렸다.
민혜영의 몸은 석고처럼 경직되었다. 그리고 시간도 그들의 밀착된 몸뚱이 사이에 끼어 잠시 멈춰버렸다. 민혜영이 남편과의 섹스에서 이처럼 강한 오르가즘을 느껴보기는 처음이었다. 아니, 한준호와의 섹스에서도 그런 느낌은 있었던 것 같지 않았다.
뿌리가 녹아버리는 듯한 쾌감에 몸을 떨기는 윤 교수도 마
찬가지였다. 그는 오늘 섹스의 신비에 새롭게 눈뜨는 느낌이
었다. 낮에 신혜순과의 관계에서, 또 지금 아내와의 섹스에
서…
양자를 비교해서 그에게 더 강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은
지금 아내와의 섹스였다. 낮에 신혜순의 입에서 사정을 했을
때는, 그것이 남녀 관계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경지라고
몸을 떨며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지금 아내와의 섹스
는 그 때 보다 더욱 충만하고 강한 쾌감으로 그를 사로잡았
다는 느낌이었다.
-응 응… 섹스는 입과 그것이 하기보다는, 역시 제 짝끼리
해야 더 좋은 거구만!
윤 교수의 머리 속으로 부처의 보리수 밑 깨달음처럼, 문득 이런 생각이 틈입해 들어왔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신호 삼기라도 하듯, 그들의 밀착된 육체 사이에서 잠시 멎어 있던 시간이 다시 째각째각 초침 소리를 내며 흐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몸을 지배하던 팽팽한 긴장은 이미 이완되고 있었
다.
"힘들었나 봐, 당신!"
민혜영은 땀으로 번들거리는 윤 교수의 어깨와 등을 쓸어
주며 말했다.
"응 응… 당신도 힘들었지?"
윤 교수가 섹스를 하면서 이렇게 힘들어 보기는 처음이었다. 아니, 낮에 신혜순과 두 번, 지금 아내와 한번… 이렇게 도합 세 번이나 사정을 했으니, 힘이 안 들었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었다. 그가 하루에 세 번이나 싸 본 것은 난생 처음이다.
"아녜요. 전 좋았어요."
"나도 좋았어."
윤 교수는 비록 힘은 들었지만, 좋았다는 아내의 말에 마음
은 흐뭇했다. 사실 그도 아내가 얼마나 좋아했던가는 몸으로
느꼈던 터였다.
"샤워해야겠어요."
"응 응… 그럽시다."
그들은 신혼부부나 되는 것처럼 손을 잡고 욕실로 들어갔
다.
민혜영은 물의 온도를 알맞게 조절해, 샤워기로 땀에 젖은 윤 교수의 몸에 물을 뿌려주기 시작했다. 약간 따끈한 온도의 물이 윤 교수의 몸에서 고루고루 흘러 내렸다.
"음… 좋아! 아주 좋아요! 당신이 씻어주니까 금방 몸이 개
운해지는 것 같아요."
윤 교수는 눈을 스르르 감고 어린애처럼 흥얼거렸다. 그의
그런 모습은 좀 철딱서니 없어 보이기도 했는데, 물론 예전의
윤 교수 같았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신이 그렇게 잘 하는 줄은 몰랐어요."
민혜영은 윤 교수의 기세를 돋궈주려는 듯 말했다.
"당신도 대단했어요."
윤 교수도 칭찬이라면 지지 않겠다는 듯 말을 받았다.
"한번 더 하실 수 있겠어요?"
민혜영은 뿌리에 물줄기를 집중시키며 말했다. 그의 뿌리는 앞으로 그것이 단단하게 일어나는 일이란 전혀 기대할 수 없을 것처럼 위축되어 있었다.
"당신 또 원해요?"
윤 교수는 문득 긴장하며 물었다. 한번 더 섹스를 한다는
것은 지금 그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아내가 달려들어 불가피하게 섹스를 또 해야 할 사태
에 직면한다면, 그는 욕실을 뛰쳐나가 벌거벗은 채 밖으로 도
망쳐버리려 들지도 모를 일이었다.
민혜영은 윤 교수의 공포심에 가까운 불안감 같은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생글생글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잠자리에서 당신이 오늘처럼 자랑스러워 보기는 처음이에요. 한번 더 느끼고 싶어요."
그녀는 당장이라도 섹스를 한번 더 하자고 달려들 태세였다.
"아녜요, 아녜요."
윤 교수는 당황해서 손사래까지 하며 말했다.
"왜요?"
"섹스란 한번을 해도 진하게 하면 되는 거예요. 같은 행위를 되풀이하면 처음의 감동은 사라져버리고 말죠,"
윤 교수는 그 방면의 도사나 되는 것처럼 말했다.
"신 약사하고도 한번만 했나요?"
"…!"
갈수록 태산이었다. 윤 교수는 이번에는 대꾸할 말을 찾지
못했다. 어쩌면 아내가 신혜순과의 관계를 알고 있는 것인지
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문득 엄습했다.
"어땠어요? 지금 저하고 한 것보다 더 좋았어요?"
"아녜요."
"그럼 저하고 한 것이 더 좋았어요?"
"응 응…"
"그러니까 신 약사하고 하기는 한 거네요?"
"아녜요! 아니라니까요!"
""방금 그랬잖아요. 신 약사하고 한 것보다는 방금 저하고
한 것이 더 좋았다고요."
"그건 그래요."
"이제 솔직해 지시네요. 나, 당신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라는
거 다 알아요."
"…!"
"저한테 다 말씀해 주세요. 화 안 낼게요."
"…"
"당신한테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
"그건 삶의 열정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은 여자를 유혹할 수 있다는 거…!"
민혜영은 곤경에 처해 더욱 위축되어 있는 윤 교수의 뿌리
를 계속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그것은 물론, 다시 고개를 들
낌새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윤 교수는 아내가 뿌리를 자극하는 행위가 여간 신경 쓰이
는 것 아니었다. 그러나 아내의 손을 밀어낼 엄두는 내재 못
했다.
"여보, 우리 나갑시다. 나가서 이야기해요. 내가 사실대로
다 이이기 하리다."
윤 교수는 마침내 말했다. 이실직고하는 것 이외에는 이 곤
경을 벗어날 길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욕실에서 벌
거벗은 채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난감했다. 더욱이나 아내가
계속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네, 네, 그래요."
민혜영은 서둘러 윤 교수의 몸에 물을 다시 한번 뿌리고, 마른 수건으로 말끔히 물기까지 닦아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먼저 나가 계셔요. 저도 금방 따라 나갈게요."
민혜영이 대강 물을 끼얹고 욕실에서 나갔을 때, 윤 교수는
잠옷을 챙겨 입은 단정한 모습으로 응접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물론 단정하거나 편안하지 못했다.
그는 한 때의 격정을 이기지 못해 젊은 여인과 해서는 안
될 일을 벌린 것이 점점 후회 막심해 지고 있었다. 아니, 자
신이 그와 같은 격정에 사로잡혔던 것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남의 일처럼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남녀간의 문제야!
윤 교수는 자신의 행위에 이런 식으로 결론 아닌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내가 자신과 신혜순의 커피에 스페니쉬라는 흥분제를 탔다는 사실을 알 까닭이 없는 윤 교수로서는 그 이상의 어떤 생각은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낮에 신혜순과의 일을 생각하면 가슴 복판에서 묘한 격정이 다시 끓어오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여기서 왜 이러구 계셔요? 침대로 가요."
민혜영이 윤 교수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응 응… 그럽시다."
윤 교수는 아내에게 지금 자신의 속마음을 또 엿보일까 두
려워하기라도 하듯 얼른 민혜영을 따라 침대로 왔다.
"그래서 어떻했어요?"
민혜영은 윤 교수에게 어떤 여유도 주지 않겠다는 듯 알몸
그대로 그의 품으로 파고들며 물었다.
"당신에게 미안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소.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는 것을 대학 교수인 내 명예에 걸고 당신에게 맹세
하리다."
"아녜요. 당신 골샌님인 줄 알았는데, 그런 면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고 했잖아요."
"내가 한 가지 다행으로 생각하고, 또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나와 신 약사 사이의 행위는 우리 부부 사이의 순결을
결정적으로 훼손한 행위는 아니었다는 점이오. 또 그것은 당
신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줬다는 그 한 선생과 신 약사 부부
사이의 순결을 결정적으로 훼손한 행위는 아니었다는 의미도
되지요."
"그게 무슨 이야기예요?"
"마광수 교수의 이론에서 힌트를 얻었지요."
"그 이론이 뭔데요? 당신 마광수 교수에 대해서, 대학 교수
얼굴에 똥칠하고 다니는 인물이라고 항상 못마땅해했잖아요?"
"물론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 사람 섹스론에
는 중요한 진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러니
까 모든 사람은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당신 또 학생들 앞에 놓고 강의하는 식으로 말씀하시는데, 좀 쉽게 이야기 해 보세요. 난 알쏭달쏭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아직 갈피를 못 잡겠어요?"
"그러니까 그건…"
윤 교수로서는 내친걸음이었다. 난감한 기분이 되어 쭈빗거
리면서도 윤 교수는 신혜순과 사이에 있었던 일을 주섬주섬
털어놓았다. 민혜영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머어머 그래요? 어쩌면! 그건 부부 사이의 관계보다 더
진한 행위잖아요!"
연방 감탄을 했다. 그러면서 윤 교수의 잠옷 허리춤으로 슬
그머니 손을 밀어 넣어 뿌리를 더듬었다.
윤 교수의 페니스는 여전히 잔뜩 위축되어 있는 상태 그대
로였다.
윤 교수는 잔뜩 부담스러운 기분이 되어 허리춤 안으로 들어와 있는 민혜영의 손을 밀어냈다. 그리고 말했다.
"나와 신 약사 사이에 있었던 일은 우리 부부 사이의 순결
에 결정적인 흠을 내는 일만은 삼간 행위라고 생각하오. 그러
나 앞으로는 그런 일도 절대 없으리라는 것을 당신에게 맹세
하오"
"맹세는 함부로 하는 것이 아녜요. 그러니까 신 약사와 두
차례나 그 짓을 했단 말이죠?"
"당신한테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하오."
"그 여자도 보통이 아니네. 얼굴 값 한다더니 그 말이 맞
아."
"신 약사를 너무 탓하지는 마시오. 모든 잘못을 나한테 있
는 것이오. 대학 교수인 내가 한 때의 격정을 이기지 못해 남
의 아내와 그런 일을 하다니…"
윤 교수는 이제 정말 참혹한 기분이 되어 후회하고 있었다.
"알았으면 됐고요… 그럼 저한테도 해 주셔야죠?"
"뭘요?"
"신 약사한테 해 준 것과 똑같이요."
"…!"
윤 교수는 다시 죽을 쑤는 기분이 되었다.
* * * * *
한편 오정애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한준호는…
그는 세솔동 현관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서성거리고 있다.
그녀를 붙잡지 않고 들여보낸 것이 후회됐다. 그녀가 꼭 되돌
아 나오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오정애는 그를 그리 오래 초조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녀가 다시 현관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안절부절못하던 마음이 한방에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문득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앞장서서 차 있는 곳으로 와 시동 먼저 걸었다. 오정
애도 곧 뒤따라 와 그의 옆자리에 오른다.
"어디로 가시게요?"
한준호가 라이트를 켜며 차를 출발시키자, 오정애는 물었
다.
"드라이브가 하죠."
한준호에게 정해진 행선지가 있을 리 없었다. 차는 세솔동
주차장을 벗어나 웰컴센터 쪽으로 향했다.
"애들 때문에 신경 쓰여요. 너무 멀리 가진 마세요."
"뭐라고 하고 나오셨어요?"
"그냥 바람 좀 쬐고 온다고 했어요."
"저하고 함께 가는 거 아나요?"
막상 오정애를 데리고 나오는 데 성공하자, 한준호는 다른 쪽으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노느라고 그런 덴 관심도 없어요"
"…"
차는 무주 리조트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웰컴센터 옆을
지나 큰길로 나왔다. 한 밤중의 시골 국도는 한적하고, 라이
트의 불빛을 따라 길만 고즈넉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준호는 길 좌우를 살피며 천천히 차를 몰았다. 그는 이
곳 지리에 익숙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정표를 통해, 차가 나
가는 방향이 무주구천동 쪽이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 샛길이 보였다. 한준호는 그 쪽으로 핸들을 꺾
었다. 큰길을 달려봐야 원하는 일을 할만한 장소가 쉽게 나타
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었
다.
오정애는 얌전하게 양손을 무릎에 모으고 잠자코 앞만 바라보고 있다. 그녀도 원하고 있으며, 긴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한준호는 그녀의 가쁜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다.
마침 나무 밑의 공터가 나타났다. 한준호는 더 이상 망설이
지 않고 그 곳으로 차를 밀어 넣었다. 한 밤중에 사람이나 차
량의 통행이 있을 것 같지 않은 호젓한 장소였다.
한준호가 시동을 끄고, 라이트도 끄자 사위는 금방 정적 속
에 젖어 들었다. 그리고 밤의 시골길을 유일한 생명체처럼 움
직이던 차도 주변의 다른 사물들과 더불어 자연스럽게 하나
의 정물도 굳어졌다.
한준호는 양손으로 오정애의 볼을 감싸 잡았다. 그리고 입
술을 그녀의 입술로 가져갔다.
그들은 잊혀진 기억을 천천히 더듬기라도 하듯 입맞췄다.
그들의 혀는 부드럽게 서로를 핥으며 엉겼다가 풀어지는 동
작을 되풀이했다. 그러다가 한준호의 혀가 도망치듯 슬며시
오정애의 귀 쪽으로 옮겨갔다.
"이런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요!"
한준호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귓밥을 가볍게
물었다. 오정애는 아! 하고 비명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었다.
한준호는 곧 그녀의 귀속으로 혀를 밀어 넣고 후벼파듯 핥
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은 롱스커트를 걷어올리며 계곡을 더
듬어 올라갔다. 그는 빨리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그녀를 달
아오르게 하고 싶었다.
차안에서 이런 일을 해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 사실은
그를 한층 달아오르게 하고, 그의 마음을 성급하게 했다.
오정애가 그를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의사 표시라도 하듯
다리를 조금 벌려 준다. 한준호의 손은 당당한 점령군처럼 서
슴없이 그녀의 가장 은밀한 곳을 더듬기 시작했다.
"벌써 많이 젖어 있어요!"
한준호는 감격해서 말했다.
"말하지 말아요! 아뭇 소리도!"
"…!"
한준호의 마음은 격정으로 성급해지지 시작했다. 그는 팬티
를 흠뻑 적시고 있는 그 곳을 손으로 거칠게 자극하며, 입은
그녀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인 귀를 마구 유린했다.
오정애는 몸을 꿈틀거리며 이따금 바튼 신음을 흘렸다. 그
녀의 그런 반응은 폭발하려는 격정을 애써 자제하는 몸짓을
느끼게 했다.
한준호의 손은 마침내 팬티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 그녀의
은밀한 곳을 직접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아, 그만요!"
오정애는 견디지 못하고 말했다.
"시작해도 되죠?"
한준호는 좌석을 뒤로 제쳤다.
"잠깐만요!"
오정애는 좌석과 함께 뒤로 넘어가려는 몸을 바로 세우며 한준호를 밀어냈다. 그리고 한준호가 주춤 하는 동안 재빨리 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한준호는 황당해지는 기분이었다. 잘 진행되던 맥을 끊고 오정애가 밖으로 뛰쳐나간 까닭을 이해할 수 없다.
어쨌든 한준호도 따라서 치에서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
정애는 차장에 등을 기댄 채 숨을 고르듯 새근거리며 서 있
었다. 밤 공기는 셔츠 차림의 한준호에게 다소 선선한 느낌
이었다.
달이 슬그머니 구름 속으로 숨는 바람에, 차가 주차해 있는
나무 밑은 음영이 한결 짙어졌다.
"왜 그러죠?"
한준호는 오정애 앞으로 바싹 다가가며 물었다. 그는 당장
이라도 그녀를 차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었다.
"이상해요. 차안에서 그러니까?"
"여기서 할 수야 없잖아요?"
"…"
"사실은 저 지금 좀 급해요. 이런 말하기 미안하지만…"
"이해해요. 사모님하고 하려다 지금까지 못하고 있는 거 아녜요. 후후…"
한준호는 얼굴이 화끈할 만큼 민망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잠시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
"…대타로 선택된 거 같아 기분 나쁘신 건가요?"
"아뇨,"
"오 여사님과 이런 기회가 있기를 항상 기대해 왔었습니
다."
"그 말도 이해해요. 나도 보답할 기회가 있기를 바라왔으니
까요. 한 선생님한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잖아요."
"들어가시죠, 다시."
한준호는 차 문을 열었다.
"아녜요. 제가 그냥 해결해 드릴게요."
오정애는 한준호의 벨트를 잡았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그녀는 잠시 꼼지락거리다가 한준호의 뿌리를 밖으로 끌어
냈다. 그것은 그 동안 다소 위축되어 있었다. 그녀는 잠자는
아이라도 흔들어 깨우듯 그것을 꽉 잡았다. 그러다가 쓰다듬
듯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한준호의 뿌리는 마술이라도 걸린 것처럼 오정애의 손안에
서 금방 단단하게 일어났다. 한준호는 몸을 떨었다. 그녀의
손은 따듯하고 부드러웠다. 전에 그녀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
아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오정애는 곧 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녀의 혀가 단단
하게 일어난 뿌리를 맛이라도 음미하듯 핥기 시작했다. 그녀
의 혀끝은 약간 까슬까슬하고 묘한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으음… 아아~~!"
한준호는 자신도 모르게 신음했다. 그는 그녀의 혀가 주는 까슬까슬한 긴장감을, 자신의 뿌리가 느끼는 긴장감처럼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리고 긴장감은 그를 새로운 기대로 부풀게 했다.
오정애는 뿌리의 표피를 벗겨내기라도 하려는 듯 혀로 스
틱을 빈틈없이 고루고루 핥았다. 그리고 까슬까슬하던 긴장감
도 알맞은 열이 가해지고 있는 버터처럼 녹아 내렸다.
이번에는 한준호의 온몸이 놀라움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다.
오정애는 지난가을 섹스를 하던 때의 그녀는 아니었다. 그 때
그녀는 마치 처음 섹스를 하는 여자 같았었다.
그녀는 긴장하고, 망설이고, 때로는 본능적인 거부감까지
드러냈었다. 그것은 남편과 사별 후 독수공방을 하면서 몸에
밴 반응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는데, 결국은 한준호의 애무에
달아올라 어쩔 줄 모르며 몸부림쳤었다.
분명한 것은 그 당시 그녀에게서 남자에 대한 봉사란 것은 거의 기대할 수 없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녀를 대신해서 그런 역할을 해 주었던 것은 민혜영이다. 그런데 지금 그녀는 남자의 즐거움을 위해 적극적으로 봉사하려는 태도가 역력했다.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재혼은 그녀의 섹스 스타일을 완
전히 바꿔 놓은 것이었다. 그것도 불과 재혼 두어 달만에…
한준호는 문득, 지금 다시 2+1을 하게 되면 어떤 상황이 전
개될까 하는 상념이 머릿속으로 틈입했다. 민혜영도 지금, 그
때의 민혜영은 아니다. 그 때 그녀는 한준호에게 열심히 봉사
하려고 애썼었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한준호의 봉사로 자
신이 더 큰 쾌락을 챙기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다.
흐흐… 이건 그렇게 되면… 하고 생각하다 한준호는 아얏!
하고 비명을 질렀다. 오정애가 삼천포로 빠지고 있는 그의
생각을 다잡기라도 하듯, 이빨을 세워 귀두부를 물었기 때문
이다.
"좋아요!"
오정애가 동작을 멈추고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예… 그런데, 깜짝 놀랐잖아요!"
"왜 놀래? …딴 생각하고 있었죠?"
"무슨 딴 생각요?"
"그러니까 놀랬지."
"딴 생각할 게 뭐 있어요?"
오정애의 자극은 사실은 통증을 느낄 만큼 강한 것은 아니
었었다. 이빨을 세워 귀두부를 긁듯 가볍게 문 정도였었다.
그러나 생각이 다른 곳으로 흐르고 있었던 탓에 그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 깨물리고 싶어?"
"아~ 아녜요"
"무슨 생각했죠?"
"예전에 2+1 하던 생각요!"
"저런, 엉큼하긴!"
"아아… 빨리 계속해 줘요!"
한준호는 재촉했다. 그는 이제 그들이 노출된 공간에 나와 있다는 것을 거의 잊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오정애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사실 주변은 그들 이외의 누가 접근해 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고즈넉했다.
오정애는 그녀의 얼굴을 겨누듯 곤두서 있는 뿌리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한
준호는 다시 새로운 쾌감이 말달리기 하듯 온몸으로 번지는
것을 느끼며 으으흑`! 신음했다.
"입에서 나오게 해도 돼요!"
오정애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말했다.
"아녜요."
"사양할 거 없어요. 내가 해 주고 싶었던 거니까."
오정애는 다시 뿌리를 입에 물었다. 그리고 단숨에 한준호를 절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듯 입술을 단단히 오므리고 맹렬하게 고개를 아래위로 흔들기 시작했다.
"아아… 그만요!"
한준호는 양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꽉 잡아 행동을 저지했
다.
"왜요?"
"그냥 시작하고 싶어요."
"으음 안 되요, 그건!"
"…!"
오정애는 다시 한준호의 뿌리를 입에 물고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됐어요! 이제 내가 할게요."
한준호는 다시 그녀의 행동을 저지했다.
"내가 먼저 끝내 줄게요."
"안 돼요. 입에서 나오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오정애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도 그가 해 주기를 원하고 있었던 듯했다. 한준호는 삽입 성교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며 곤두선 뿌리를 바지 안으로 가까스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 앞에 쭈그리고 앉았다.
앞자락이 불편했다. 그러나 모처럼 이루어진 재회에 이쪽의 원색적인 욕망을 일방적으로 드러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녀가 보여 준 놀라운 변화처럼, 그도 그녀에게 충분한 서비스로 보답한 후 시작하고 싶었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롱스커트를 걷어 올렸다. 그녀는 무용수
가 치맛자락을 잡고 무릎을 가볍게 굽혀 관객들에게 인사하
듯 그가 걷어올린 스커트 자락을 받아 들었다.
한준호는 양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움켜잡으며 무릎 위로
입술을 가져갔다. 그의 입술이 허벅지를 더듬어 올라가기 시
작하자, 문이 열리 듯 그녀의 다리가 벌어졌다. 그리고 그녀
는 등을 젖혀 차창에 기대며 복부를 앞으로 내밀었다.
한준호는 혀끝에 그녀의 떨림을 섬세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세포들은 감각의 동공을 열고, 그 빈 구멍을 채워 줄 무엇에 대한 기대로 떨고 있었다.
그는 그 떨림에 탐닉하며 양쪽 허벅지를 번갈아 핥았다. 그리고 애교스러운 장애물처럼 진로에 방해가 되는 슈미즈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고 조금씩 더 깊은 골짜기를 향해 접근해 들어갔다.
먼저 목표 지점에 이른 것은 손이었다. 그의 손이 계곡의
가장 은밀한 곳을 쓸기 시작하자, 그녀는 아아! 하고 가벼운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그 곳은, 팬티 위로 늪처럼 애액이 배
어 나올 만큼 이미 흠뻑 젖어 있었다.
한준호의 손가락은 섬세하게 지형을 정찰하듯 그 곳을 더
듬었다. 그러다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곤충의 더듬이처럼
가장 민감한 돌기물을 찾아냈다.
한준호의 가운데 손가락이 늪에서 찾아낸 진주를 확인하듯
돌기물을 가볍게 압박하며, 손끝을 뱅글뱅글 돌려서 자극했
다.
"흐흑~~ 아아아!"
오정애는 거칠게 신음하며 몸을 떨었다.
그녀의 신음에 격려 받은 공격군처럼, 넓적다리를 더듬어 올라오던 한준호의 입술이 단숨에 꽃샘에 이르렀다. 그리고 공격군의 선봉이 깃발이라도 꽂듯 그 곳을 한 입 가득 물었다. 그의 입안으로는 흠뻑 젖은 팬티 위로 배어 나온 애액이 스며들었다.
"앗 아아아 아아아!"
오정애는 더욱 거칠게 신음했다. 그리고 한준호는, 갑자기
주변을 차단다하듯 시야가 어둠으로 덮였다. 오정애가 들어올
리고 있던 스커트 자락을 그의 머리 위로 떨어뜨린 것이었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그는 동굴 속에 들
어온 것처럼 편안함을 느꼈다. 선악과를 따먹어 부끄러움을
알게 된 아담과 이브가 처음 섹스를 한 곳은 동굴 안에 아니
었을까?
자신들의 나신에 비로소 부끄러움을 알게 된 아담과 이브는 나뭇잎으로 부끄러운 부분을 가린 채 밤이 되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밤하늘에도 별은 반짝이고, 달은 누리를 밝혔다.
그들은 부끄러움을 잊을 수 있는 보다 완벽한 어둠을 원했고, 손을 잡고 조금은 두려워하면서, 그러다 기대에 들떠 동굴을 찾아 들어가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동굴의 어두움은 그들의 수줍음을 씻어주었고,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인 섹스에 처음으로 몰입해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한준호는 동굴 속의 아담과 같은 편안한 마음으로 오정애
의 은밀한 계곡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계곡은 애액으로
넘쳤고, 그의 입술과 혀는 금방 애액과 타액이 뒤범벅이 되어
끈적거렸다.
"으음… 아아아 아아… 으음… 아아 아아아."
오정애는 흐느끼듯 계속 신음했다. 한준호의 혀는 그녀의 감각 세포에 마술을 걸 듯 그녀를 쾌락의 늪으로 끌고 내려갔고, 그녀는 폭발하려는 격정을 겨우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아니, 한준호의 혀의 움직임이 아직은 부드러워, 그녀의 격정은 미처 발화점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한준호가 마침내 어깨를 오정애의 다리 사이로 슬며시 밀어 넣었다. 그녀의 한 쪽 다리가 자연스럽게 들어올려지고, 그녀의 계곡은 애무를 보다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열렸다. 그리고 그녀는 한쪽 다리를 까치발 한 채 등을 완전히 차창에 기대는 자세가 되었다.
한준호의 손가락이 빗장 열린 계곡의 동굴 속으로 능숙한
탐색대원처럼 진입했다. 그리고 혀는 그 위쪽에서 관능의 첨
병처럼 탱탱해진 돌기물을 찾았다.
"아흐… 헉! 아아… 허헉… 아아앗!"
한준호가 늪처럼 젖어 있는 동굴을 손가락으로 탐색하며,
혀는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하자, 흐느끼는 것 같던 신
음을 되풀이하던 그녀의 격정은 단박에 폭발했다. 그녀는 거
친 신음을 토하며 스커트 위로 한준호의 허리 칼을 쥐어뜯었
다.
부드럽게 나 홀로 탐색을 시작했던 동굴에 한준호는 손가락을 하나 더 진입시켰다. 그리고 탐색 작업도 보다 활발해졌다.
순간! 오정애는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퉁기며 몸을 경직시켰다. 그리고 동굴 안의 두 탐색 대원은 의외의 기습에 포로가 된 것처럼 꼼짝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손가락을 조이는 수축은 강하게 오랫동안 계속되었다. 한준
호로서는 오정애가 그렇게 빠르게 절정에 이르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그는 모든 감각을 동굴 안의 손가락에 집중시킨 채, 꼼짝하
지 않고 그 수축에 자신을 몰입시켰다. 이런 때의 어떤 움직
임은 여자의 쾌락에 장애가 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기 때
문이다.
오정애가 마침내 그의 어깨에 올려져 있던 다리를 내렸다.
그리고 한준호의 손가락도 자연스럽게 그녀의 동굴에서 빠져
나왔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스커트 안에서 빠져 나와 몸을 일으켰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배어 나와 있었고, 밤의 서늘한 공기가 그것을 식혀 주었다.
그는 문득 난감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당장 삽입 성교를 요구해야 될지 어쩔 지 알 수 없었다.
계속 폭발을 제어 당해 온 그의 욕망은 강하게 그것을 원
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정에는 아직 쾌락의 여운에서 헤어나
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문득, 오정애가 양팔을 벌렸다. 한준호는 그 팔에 안긴다. 오정애의 팔이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그들의 입술이 겹쳐졌다.
그들은 서로의 입술을 음미하듯 부드럽게 입맞췄다. 혀가
서로의 좋은 느낌을 확인하듯 부드럽게 엉키고, 타액이 그들
의 입을 넘나들었다. 오정애는 방금 전 온몸을 강타했던 쾌감
의 여운을 그 부드러운 입맞춤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한준호는 그녀와 같을 수 없었다. 그의 몸에서는 아직 분출되지 못한 욕망이 들끓고 있다. 그는 본능적으로 오정애의 엉덩이를 힘껏 끌어당겼다. 그러자 단단하게 일어선 뿌리가 그녀의 복부를 찔렀다.
그것은 오정애에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음을 깨닫
게 해 준 듯했다. 그녀는 한준호에게서 떨어지며 말했다.
"이제 제가 해 드릴게요,"
"차안으로 들어가죠."
주위는 고즈넉했다. 이따금 풀벌레 소리가 들릴 뿐이다. 그러나 한준호는 어쩐지 밖에서 일을 벌리기는 부담스러웠다. 차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훨씬 안정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
"여기서 그냥 해요."
"…!"
한준호는 예전과 다른 오정애의 태도에 놀라움을 느낀다. 그녀는 한준호의 바지 벨트를 풀고 있다. 그리고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아래로 끌어내리며, 그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한준호는 더욱 황당한 느낌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방심을 기습당한 느낌이었다. 뜻밖에 외부로 노출된 하체에
서늘한 밤 공기가 달려들어 감긴다.
그 서늘한 느낌에 온기라도 불어넣듯 오정애의 따듯한 손
이 페니스를 잡았다. 그리고 혀가 귀두에 닿았다.
"아마, 그만요. 그냥 시작해도 돼요."
오정애가 뿌리를 물고 본격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시작하자,
한준호는 당황해서 말했다. 그는 당장이라도 폭발을 일으킬
것 같은 위기감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왜요?"
한준호가 그녀의 머리를 꽉 잡고 엉덩이를 뒤로 빼자, 오정애는 눈을 치떠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나올 거 같아요."
"입에서 나와도 돼요."
"아녜요. 삽입하고 싶어요."
"안 돼요, 그건…"
"왜 안 되죠?"
"입에서 나오게 하는 것이 공평하잖아요, 후후 "
오정애는 한준호의 뿌리를 다시 입에 물었다. 그리고 빠르
게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흐… 흐흐흑!"
한준호는 제풀에 신음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 * * * *
한편, 티롤 호텔에서는 윤 교수가 아내에 대한 마지막 봉사에 땀을 빼고 있었다. 그는 낯에 신혜순과 가졌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속죄라도 하듯 혀와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서른 셋에 스물 일곱 나이의 민혜영과 결혼해서, 결혼 생활
십 수년 째인 윤경민 교수이다. 그리고 점잖은 빼면서도 그
동안 수 없이 많은 섹스를 해 온 것이 사실이다. 부부가 그렇
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다.
그들 부부가 신혼 초부터 지금까지 평균 잡아 일년에 백 번씩 섹스를 했다고 하면, 천 수백 회는 섹스를 한 셈이다. 그러나 여자의 그 곳을 핥고, 빨고, 손가락을 사용해 자극하는 것은 윤 교수가 선호했던 방법은 아니다.
물론, 중간에 이런 저런 체위의 변형을 시도하고, 펠라티오
와 커닐링구스를 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는 그것을 점잖
은 섹스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점잖은 섹스
는 정상위이고, 그러므로 그는 그 점잖은 체위로 대개 일을
끝냈다.
그런 점에서 윤 교수는 오늘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이었다. 커닐링구스의 신기록! 그가 결혼 후 아내와 천 수백 회의 섹스를 하면서 커닐링구스를 한 모든 시간을 합친다 해도, 오늘 하루 그것을 한 시간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었다.
간단히 말해, 낯에 두 차례나 커닐링구스로 신혜순을 절정
에 이르게 하고, 또 잠자리에 들어 지금까지 벌써 몇 차례나
아내에게 그 짓을 해주고 있다는 것은 윤 교수로서 획기적인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 일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그것은 기묘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윤 교수가 가져왔던 잠자리의 태도로서 그런 상황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윤 교수 자신도 그런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그 일에 빠져 들어가고 있다.
"아직 멀었어요, 여보?"
"음… 아아~~ 조금만 더요!"
"좋기는 좋아요?"
"아아~~ 여보! 으으음~~ 엄마야!"
민혜영은 허리를 들어올리며 엉덩이를 흔들어 댔다. 기묘한 일은 또 벌어지고 있었다. 움츠러들어 다시는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을 것 같던 윤 교수는 뿌리가 다시 고개를 들며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보! 다시 단단해 졌어요."
윤 교수는 자신의 상태에 감격을 느끼며 말했다.
"응 응… 빨리요!"
"삽입할까요?"
아내의 재촉에 윤 교수는 갑자기 욕망이 고조되었다.
윤 교수는 아내에게 한번 더 물총을 쏘아야 한다는 새로운 깨달음에 도달하고 있었다. 신혜순에게 두 번 물총을 쏘았으니, 아내에게도 한번 더 물총을 쏘아줘야 공평한 게임이 되는 것이다. 물총의 과녁이 같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윤 교수는 이미 물총을 세 번 쐈고, 한번 더 쏴야겠다는 의욕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루에 세 번 쏜 것만도 신기록인데, 그 기록을 깰 수 있도록 다시 실탄이 장전되어 녀석이 끄덕거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윤 교수로서 황홀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아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은 윤 교수의 황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니, 안 돼요. 입으로 계속해 줘요!"
"다시 단단해졌다니까요."
윤 교수는 아내가 혹시 자기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들은 것
이 아닌가 생각하며 다시 말했다. 그리고 단단해진 뿌리로 그
녀의 종아리를 꾹꾹 질렸다.
"그래도 입으로 해 줘요."
"왜요?"
"신 약사한테도 입으로 해줬다면서요. 그러니까 나한테도 똑같은 방법으로 해 달란 말예요."
"당신 그 일 때문에 아직 화 안 풀렸군요."
"아녜요 단단해 진 것은 내일 사용하세요. 무리하면 내일은 못하잖아요."
윤 교수는 찜찜한 기분으로 아내의 두 다리 사이로 다시 머리를 들이밀었다. 아내가 원한다면 이번은 신혜순에게 한 것과 같은 방법으로 해 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다른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그는 다시 고개
를 들며 말했다.
"내일은 안 되요!"
"왜요?"
"책 읽고, 사색 해야죠. 매일 섹스만 하나요."
"신 약사가 찾아와도 안 해요?"
"무슨 소릴 하는 거예요! 당신 이외의 다른 여자와 다시는
그런 짓 안 한다고 약속했잖아요."
"후후…"
"왜 웃어요? 내 말을 안 믿는 건가요?"
"약속 너무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고 말씀 안 드렸던가요?"
"당신 입에서 내 인격을 무시하는 그런 말이 나오다니 정말 슬퍼요. 내가 한 일에 대해서 당신이 받은 충격이 너무 큰 거죠?"
"아, 아네요. 괜찮아요. 난 당신을 믿어요."
"고마워요, 여보. 이번에는 정말 내 인격을 걸고 맹세하는 거예요.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아아~~ 빨리요! 계속해 줘요!"
"음… 음…"
윤 교수의 혀와 손가락이 다시 민혜영의 꽃샘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약속에 대한 보증이라도 하겠다는 듯
혀와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였다.
이미 8부 능선쯤에는 도달해 있던 민혜영이었다. 윤 교수의
열정에 그녀가 날카로운 비명을 토하며, 꽃샘 안에 들어 와
있던 그의 손가락을 강하게 조이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 *
한편, 한준호와 오정애 사이에서는 아직 일이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오정애는 이제 당장이라도 폭발이 일어나게 하겠다는 듯 입술을 단단히 오므리고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더 했다.
"아아~~ 이제 그만요!"
한준호는 뿌리로부터 말달리기 하듯 온몸으로 번지는 쾌감
을 주체하지 못한 채 다시 비명을 지르듯 말했다. 그러나 인
내에는 한계가 있었다.
오정애는 한준호의 비명을 무시한 채 더욱 빠르게 고개를
흔들었고, 한준호는 브레이크가 파열된 차가 돌진하듯 걷잡을
수 없는 분출이 일어났다.
용암이 분출하듯 격렬한 폭발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의 굿 섹스를 위해 낮에 민혜영과의 관계 때 애써 폭발을 억제해 왔던 그였다. 그러나 그가 꿈꾸던 아내와의 굿 섹스는 아내의 거부로 초치고 말았고, 그 긴 인고(?)의 과정을 거쳐 오정애의 입안에서 종착점을 맞는 것이었다.
폭발은 오정애가 거의 예상을 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이루
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녀는 삽시간에 입안 가득히 고이
는 분비물에 본능적으로 우엑우엑 욕지기를 하며 그것을 땅
바닥에 뱉어냈다.
그러나 그녀는 금방 자신의 행위가 남자에게 충분한 쾌감
을 선사하는데 적절하지 못한 반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녀는 아직 입안에 남아 있는 분비물의 찌꺼기를 꿀꺽꿀꺽 삼
켰다. 그리고 곧 한준호의 뿌리로 다시 입을 가져갔다.
그의 뿌리는 폭발로 다소 위축되기는 했지만 아직 단단함
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혀로 스틱을 고루고루 핥아 그
곳에 묻어 있는 분비물을 닦아주었다.
한준호는 '으흐흐!' 하고 몸을 떨었다. 오정애의 혀가 뿌리를 스칠 때마다, 폭풍처럼 휘몰아친 강한 쾌감의 근원이었던 그곳에 잔물결처럼 짜릿짜릿한 쾌감이 다시 일렁였기 때문이다.
오정애는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한준호의 목을 끌어안았
다. 이번에는 한준호가, 자신의 정액이 번들거리는 오정애의
입술과 혀를 핥아주었다. 그러다가
"잠깐만요…"
하고 한준호는 오정애를 밀어냈다. 자신의 아랫도리가 아직
허전하게 벗겨져 있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무릎 아래로 흘러내려 있던 팬티와 바지를 끌어 올렸
다. 그동안 오정애는 차에 올랐다.
바지를 챙겨 입은 한준호도 운전석으로 오른다.
"빨리 돌아가요 애들이 기다릴 거예요."
오정애가 말했다. 그러나 한준호는 차에 시동을 걸 생각은 하지 않았다.
* * * * *
티롤호텔 윤경민 교수 부부의 숙소-
윤 교수의 혀와 손가락만을 사용한 봉사로 다시 한번 절정
에 이른 민혜영은 한 동안 그 여운을 즐겼다. 그러다가 침대
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샤워 안 해요, 여보"
"샤워를 또 해요?"
윤 교수는 찔끔해서 말했다.
"땀 많이 흘리셨잖아요?"
"응 응… 당신 먼저 하구려."
민혜영은 더 이상 권하지 않고 혼자 욕실로 들어갔다.
윤 교수는 가만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샤워를 하기로 말하면, 난생 처음 코피 터질 만큼 힘든 봉사를 하느라 땀으로 목욕을 한 윤 교수가 먼저 해야 하는 것이 순서였다.
그러나 땀으로 찐득거리는 몸으로 그대로 자는 한은 있어
도, 그는 아내를 따라 욕실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랬다가는 아내에게 이끌려 또 무슨 일을 벌리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이 그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손가락과 입으로 봉사를 하는 동안 머리를 들었던 뿌리는
이미 위축되어 있었다. 윤 교수는 그것이 어쩐지 아쉬웠다.
당장 그것을 사용해서 일을 벌려야 한다면 그 또한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임에도…
윤 교수는 그것을 슬슬 어루만졌다. 그러다가 실성한 사람
처럼 실실 웃음을 흘렸다. 오늘 하루 일을 돌이켜 생각해 보
면 이런 저런 일들이 모두 꿈만 같다. 특히 젊고 탱글탱글한
신혜순 약사와 가졌던 그 뜨겁고 격정적이던 순간들이라니…
민혜영의 샤워 시간은 길지 않았다. 물만 한번 끼얹고 나온 갓 같았다. 윤 교수는 뿌리를 어루만지던 손을 얼른 치웠다. 시트 안에서 한 짓이니 민혜영이 보았을 리 없지만, 그래도 못된 장난을 하다 들킨 어린애 기분이었다.
민혜영이 침대 곁에 와서 앉았다. 그리고 시트 안으로 손을
밀어 넣어 방금 전까지 윤 교수가 어루만지던 뿌리를 살짝
잡는다.
"어머! 아직도 단단해요. 입으로 좀 해 줄까요?"
"아녜요, 아녜요! 난 됐어요."
윤 교수는 질겁을 해서 민혜영의 손을 치우려고 했다. 그러
나 민혜영은 뿌리를 더욱 단단히 잡는다.
"당신 대단해요. 당신한테 그런 면이 있는 줄은 정말 몰랐
어요."
"당신도 그래요. 당신 좋았죠?"
"음, 음… 신 약사도 나처럼 좋아했어요?
"그 이야긴 안 하기로 했잖아요. 내가 잘못했다고 했는데도 자꾸 그 얘기하면, 나 화 낼 거예요."
"당신이 자랑스러워서 그래요. 신 약사한테 두 번, 나한테 한 번… 이렇게 하루 세 번 나오기는 당신 신기록 아네요."
"참 나도 샤워해야 돼요. 그리고 당신도 이제 잠옷 좀 입어요. 너무 벌거벗고 있으니까 이상해요."
"그렇게 하세요. 난 애들한테 좀 갔다 올게요."
"애들요?"
"정애한테만 맡겨 놓고 와서 미안하잖아요. 가서 좀 들여다 봐야죠."
"응, 응… 정말 빨리 가보구려."
민혜영은 옷을 챙겨 입고, 간단한 기초 화장을 했다. 그 동안 윤 교수는 공연히 조마조마한 기분이 되어 아내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봤다.
"샤워하고 피곤하면 먼저 주무세요. 제가 키 가지고 갈게요. 정애 혼자 있는데 이야기하다 보면 좀 늦을지 지도 모르니까요."
"알았어요, 알았어. 내 걱정은 말고 어서 가보구려."
민혜영이 키를 챙겨 룸을 나가자, 윤 교수는 비로소 큰짐이라도 덜은 듯 안도하는 기분이 되었다. 그는 얼른 현관을 잠그고 욕실로 들어갔다.
* * * * * *
한편 차안으로 들어 온 한준호와 오정애는…
"좀 쉬었다 가죠?"
빨리 돌아가기를 원하는 오정애의 말에 한준호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리고 운전석에 등을 기댔다. 그는, 당장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전반전만으로 경기를 끝내는 법은 없지 않은가?
아니, 그들은 아직 전반전에 돌입하지 않고, 워밍업을 한
정도라고 할 수도 있었다. 펠라티오와 커닐링구스로 둘 다 절
정은 맛보았지만, 그야 농도가 좀 짙은 워밍업이지 본 게임이
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들어가서 쉬세요."
그러나 오정애는 아무래도 워밍업으로 오늘 게임을 끝내고
싶어하는 태도였다.
"마누라한테 왕따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들어간들 제대로
쉴 수 있겠습니까?"
"아직까지 그렇겠어요. 지금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잖아
요?"
"흐흠… 그건 우리 마누라를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한준호는 오정애의 무릎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어깨를 끌어당기며, 입술을 귀로 가져갔다.
"으음… 아아아!"
한준호가 귓불을 빨기 시작하자, 오정애는 가볍게 몸을 떨
며 한숨 같은 신음을 흘렸다. 귀는 역시 그녀의 민감한 성감
대였다. 그녀는 귀로부터 온몸으로 진동처럼 번져나가는 쾌락
의 떨림을 즐기는 듯했다.
무릎 위에 있던 한준호의 손이 스커트를 걷어올리고 샅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럼 나 또 달아올라요."
오정애가 그의 손을 막으며 말했다.
"제가 원하는 바입니다."
한준호의 손은 장애물을 뛰어넘듯 그녀의 손을 피해 가장 은밀한 곳까지 이르렀다.
한준호의 커닐링구스로 강한 수축을 일으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그 곳이었다. 그 곳은 팬티 위까지 여전히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아아 그만요!"
한준호의 손이 그 곳을 문지르기 시작하자, 오정애는 고개
를 도리질하며 말했다. 그의 입은 여전히 그녀의 귓불을 빨고
있었다.
한준호는 도리질하는 그녀의 귀를 따라 다니며 계속 귓불
을 빨았다. 그리고 꽃샘을 자극하는 손놀림도 더욱 집요해졌
다.
"또 원해요?"
"음 음…"
"그럼 들어가서 와이프하고 못하잖아요?"
"그건 물 건너간 일이에요."
"으음… 아아아~~ 흐흐흑!"
"시작해도 되죠?"
"알았어요. 내가 다시 해 줄게요."
"…!"
갑자기 이질적인 소음이 그들 사이에 끼어 들었다. 휴대폰 벨 소리였다. 오정애는 휴대폰이 없었으므로 당연히 한준호의 휴대폰이었다.
그들의 동작은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오정애의 도리질과 신음소리도, 손으로 그녀의 꽃샘을 자극하던 한준호의 동작도 한 순간 중지되었다. 그리고 한준호는 벨 소리를 토해내는 휴대폰을 노려본다.
그러나 한준호는 곧 그것을 무시한 채 다시 귓불을 빨고,
계곡 안의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받아요, 전화…"
오정애가 이번에는 단호한 동작으로 한준호를 밀어내며 말했다.
"마누랄 거예요."
"그러니까 받아야죠."
"…!"
벨은 끈질기게 울려댔다. 한준호는 마지못해 통화 버튼을 누른 후 휴대폰을 귀로 가져갔다.
"나예요, 민혜영…"
한준호가 입을 떼기도 전에 저쪽 말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아, 예에…!"
한준호는 기습을 당한 것처럼 당황했다.
"지금 어디예요?"
"음, 저어 좀…"
"정애하고 같이 있죠?"
"…!"
한준호는 미처 방어선을 구축할 겨를도 없었다.
"선생님 번개네요. 와이프와 굿 섹스 끝내고, 다시 정애까지… 으음 후후후!"
"저어 그게 아니고요…"
"알았어요. 정애 좀 바꿔 주세요."
"…"
한준호는 난감한 기분이 되어 오정애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 그녀는 아직 상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한 듯했다. 눈짓으로 누구냐고 물었다. 한준호는 민혜영임을 알려준다.
"너 어떻게 된 거니?"
오정애가 휴대폰을 귀에 대고 '여보세요!' 하자 총알처럼 쏘
아대는 민혜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바람 좀 쐬러 나왔어."
"나 지금 애들 있는데 와 있어."
"으음 아아…"
"애들이 바람 쐬러 나갔다고 하기에, 너 혼자 나갔을 리는 없고, 혹시나 해서 한 선생 휴대폰으로 전화 걸었더니, 역시나구나,"
"아래층에 전화하러 내려갔다가 우연히 마주쳐서 잠깐 드라이브 하러 나온 거야."
"후후… 변명할 거 없어. 그런데 거기가 어디니?"
"모르겠어. 내가 여기 지리를 알아야지."
"카섹스 했어?"
"엉뚱한 소리 하지마. 그냥 바람 쐬러 나온 거야."
"아니면, 한참 일 벌리려는데, 내가 전화해서 방해 된 거니?"
"그래, 그렇다. 감 잡았으면 전화 끊어."
오정애는 막 나가는 말을 함으로써 민혜영의 짓궂은 관심을 따돌리려고 했다. 그러나 민혜영의 관심은 더 집요해 진다.
"그건 안 돼지. 상황이 들통났는데, 내가 그냥 물러 설 수 있어."
"윤 교수는 어떡하고 엉뚱한 쪽으로 관심이야. 독수 공방하게 된 내 사정도 좀 봐 줘야지."
"너 우리 그이 실력 잘 알잖아? 혼자 대강 끝내고 먼저 퍼 질러져 버렸어."
"안 됐다. 독수공방하는 내 처지만도 못하게 됐구나."
"모처럼 함께 여행을 와서 기본적인 매너도 안 지키니 내가 열 받지 않을 수 있어. 그래서 널 찾아왔던 건데…"
"알았어 내 곧 들어갈게."
"아니, 내가 그리 가면 안 되나? 나 아직 카섹스 해 본일 한번도 없거든. 원님 덕분에 경마 잡힌다고, 네 덕분에 색다른 경험 좀 해 보자 애, 후후"
"아냐, 정말 그런 거 아니고, 잠깐 바람 쐬러 나온 거야. 지
금 막 들어가려던 참이었어."
막 나가려던 오정애는 민혜영의 적극 공세에 백기를 들고 만다.
"으음, 그래. 좋아. 한 선생 좀 다시 바꿔 줘 봐."
오정애는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한준호에게 휴대폰을 건넨
다. 민혜영의 천방지축 하는 태도에 무슨 이야기가 튀어나올
지 부담스러웠던 것이다.
"어때요? 정애는 쫓아 나가는 거 싫어하는 눈친데"
"오 여사님 말씀 그대롭니다. 막 들어가려던 참이었어요."
"두 사람이 볼일은 끝났다는 이야기 같네요."
"혼자 너무 앞서 가시면 곤란합니다. 저 오늘 완전히 스타일 구기고 있습니다. 마누라한테 왕따 당하고, 오 여사님 하고도 뭣 좀 해 보려고 했는데, 민 여사님이 훼방 놓고…"
"난 훼방 놓고 싶은 생각 없어요. 상황 전개가 이렇게 됐으
니까 보다 따끈따끈하게 분위기 잡아 주려고 하는 거지."
"굳이 분위기 잡아 주시지 않아도 지금 분위기 따끈따끈합니다."
"어머어머 샘 나서 안 되겠다. 나도 정말 쫓아갈 거예요. 거
기 어디죠?"
"그걸 가르쳐 드릴 수 있나요."
오정애가 문득 한준호가 통화하고 있는 휴대폰을 빼앗아
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얘, 우리 곧 들어갈 거니까, 거기서 기다리고 있어."
"정말이지?"
"그럼 그런 걸 뭐하러 거짓말 시켜."
"알았어. 그럼 말야 한 선생도 와이프한테 도망하지 못하게
하고, 함께 데리고 올라 와."
그들은 통화를 끝냈다.
"오늘은 뭔가 일이 잘 안 풀리는 데요."
한준호가 말했다.
"이제 빨리 돌아가요."
"이대로 돌아가기는 아쉽잖습니까!"
한준호는 휴대폰의 전원을 껐다. 그리고 오정애의 스커트
안으로 다시 손을 밀어 넣었다.
스커트 안으로 들어간 한준호의 손은 다시 오정애의 은밀한 계곡과 숲에 대한 짙은 애무를 시작했다. 그녀의 샘물은 팬티를 늪처럼 적시고 있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음을 말해 주고 있었다.
한준호의 혀와 입술 또한 오정애의 가장 민감한 성감대인 귀를 계속 핥고 빨아주고 있다.
"그만 해요. 빨리 들어가야죠."
오정애는 몸의 상태와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준호의 애무는 끈질기고, 집요하다.
"아흐… 그만! 미치겠어요!"
오정애는 마침내 몸부림쳤다. 한준호는 계곡을 자극하던 손
을 빼내 좌석의 시트를 뒤로 제쳤다.
"아아… 안 돼요! 왜 그래요!"
오정애는 시트와 함께 뒤로 넘어가려는 몸을 일으켜 세우
며 말했다.
"빨리 끝 낼 수 있을 거예요."
"안 돼요."
오정애는 뒤로 제쳐졌던 시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이해할 수 없어요."
"…"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민 여사님이 뭐하고 하지는 않을 거
예요. 서로 그런 건 이해할만한 상황 아닌가요."
한준호는 이제 오정애를 애무하던 동작을 멈추고 운전석에
반듯하게 앉아 있었다. 그리고 숨을 씨근거렸다. 그는 오정애
의 빼는 태도에 얼마쯤 불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욕망은 여전히 삭으러들지 않고 있다.
"빨리 들어가요!"
오정애는 오르지 들어가는 쪽에만 관심을 보였다.
"솔직히 말씀드릴까요? 아까 낮에 민 여사님하고 했어요."
"그런 이야긴 왜 하죠."
"빨리 들어오라는 민 여사님 이야기에 굳이 따를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저하고 하고 나서 그 이야기를 그 애한테 자랑
하고 싶어서겠죠?"
오정애는 말투에 가시가 돋쳤다.
"이야깃거리 될만한 일은 벌써 한 거 아닙니까? 우리가 방
금 전했던 일을 이야기하면 민 여사님 엄청 샘낼 걸요. 아주
색다른 체험이었으니까요."
"그럼 됐네요, 뭐."
"민 여사님하고도 삽입 성교는 안 했어요. 제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만 했죠. 저는 실탄을 비축하기 위해 물총도 쏘지 않았
습니다."
"두 사람 상당히 익숙해진 사이니까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었겠죠."
"민여사님은 원했는데, 제가 안 한 거죠. 그래서 일방적으로 봉사하느라고 엄청나게 고생했죠.
"왜 안 했죠?"
"마누라와 굿 섹스를 위해서죠, 그런데 마누라가 싫다고 앙
탈을 부리는 바람에 정말 참혹한 기분이었지요. 오 여사님이
그런 저를 구원해 주신 겁니다. 아까의 폭발을 정말 황홀했어
요. 원하던 곳에서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그럼 됐잖아요. 이제 들어가요."
"문제는 요, 지금 실탄이 다시 장전됐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대로 들어가면 그걸 해결할 방안이 없어요."
한준호는 오정애의 무릎 위로 다시 손을 가져갔다.
"별로 유쾌한 기분이 아닌데요. 왜 그걸 또 내가 해결해 드려야 되죠. 내가 한 선생님의 욕망을 해결해 주기 위해 준비된 배설구는 아니잖아요?"
오정애는 무릎 위의 한준호 손을 치우며 말했다.
"그런 의미가 아니라… 오 여사님도 원하고 있지 않습니
까?"
"지금은 아네요."
"부정해도 소용없어요. 난 지금 오 여사님 몸이 얼마나 흠
뻑 젖어 있는가를 알고 있어요."
"젖어 있다고 무조건 섹스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후후 그만 두죠. 이러다간 정말 싸우겠어요."
한준호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라이트를 켜며, 차를
후진시켜 길로 나왔다. 더 이상 원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가
망은 없다는 판단을 해버린 것이다.
"화났어요?"
차가 좁은 길을 달리기 시작하자, 오정애는 말했다.
"조금…"
"혜영이가 빨리 들어오라고 재촉해서 그냥 들어가자고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럼 왜죠?"
"우리가 한 것 이상의 행위는 원치 않기 때문이에요."
"무슨 의미죠?"
"말 그대로예요?"
"삽입 성교는 원하는 않는다는 의민가요?"
"그래야 남편한테 조금은 덜 미안할 거 같아요."
"잘 이해가 안 되는 논리군요."
"누구나 자신의 잣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 아니겠어요. 제가 얼른 재혼을 못하고 망설였던 것도 그런 잣대 때문이었고요."
차는 소로(小路)를 벗어나 큰길로 나왔다. 그리고 어둠과
정적이 깔린 길을 라이트로 가르며 천천히 달렸다.
"아직도 원하세요?"
한동안의 침묵 후 오정애가 물었다.
"아뇨. 제 욕망도 이제 다 분산돼 버렸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단단한데요."
오정애가 슬그머니 손을 뻗쳐 한준호의 앞자락을 만지며
말했다.
"녀석이 단단하다고 항상 섹스를 하게 되는 것은 아니잖습
니까?"
"후후…"
오정애는 바지의 지퍼를 내렸다. 그리고 한준호의 뿌리를 밖으로 끄집어냈다.
"어쩔 셈이죠?"
"그냥 차나 몰아요"
오정애는 바지 앞자락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녀의
혀가 곧 한준호의 뿌리에 닿았다.
"차 길가에 박겠어요."
한준호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뿌리에 와 닿는 부드러운 혀
의 감촉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오정애는 한준호의 말을 못들은 척 부지런히 혀를 움직였
다. 그리고 한준호의 뿌리는 금방 방망이처럼 단단히 일어났
다. 한준호는 정신이 분산되어 운전에 본격적으로 불편을 느
끼기 시작했다.
"됐어요. 이제 그만해요."
한준호는 차의 속도를 늦추며 말했다.
"다시 한번 나오게 해 줄게요."
오정애는 본격적으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으음… 아아! 아녜요. 그럴 시간도 없어요. 이제 다 와가
요."
그들이 리조트에서 많이 벗어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잠
시 달리자 저만큼 웰컴 센터 건물의 불빛이 보이기 시작했
다.
"아무 데로나 계속 차를 더 몰아요."
오정애는 정말 입안에서 다시 한번 끝나도록 해주기를 원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