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장 고상하고 음탕한 섹스
한준호와 오정애가 탄 차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차에서 내리는 여인이 있었다. 민혜영이었다. 그녀는 주차장의 자기 차안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오정애가 오랄을 해주며 아무 데로 차를 더 몰라고 했으나,
한준호는 그냥 리조트로 차를 몰고 들어온 터였다. 그것은 색
다른 체험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부담스러운 행위였기 때문
이다.
특히 민혜영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사실은 그를 더욱 부
담스럽게 했었다. 그런데, 라이트의 불빛 안으로 민혜영의 모
습이 들어온 것이었다.
한준호는 '으흐흐 잘못 걸렸군.' 하는 생각이 머리 속에서
팔딱거리며, 차를 후진시켜 달아나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지
경이었다.
민혜영은 그들이 차를 주차시킬 때까지 한 곳에 꼼짝 않고 서 있었다. 그러다가 차에서 내려 어색하게 그녀 쪽으로 다가오는 한준호와 오정애에게 말했다.
"어디 가서 뭐 했어? 휴대폰까지 꺼 놓고!"
"휴대폰이 꺼져 있었던 가요?"
한준호는 딴전을 부렸다.
"흐흠… 시침도 잘 떼네. 쫓아 나가려고 몇 번이나 전화를
했는데, 전원이 꺼져 있다는 메시지만 들리고, 통화가 돼야지.
그냥 쫓아나가자니 방향을 알 수 없고…"
"흐흐흐 너무 열을 내다가 잘못해서 전원 버튼을 off한 것
같아요. 여태까지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
한준호는 민혜영보다 한 술 더 떴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
전원 버튼을 다시 켰다.
"싱겁게 그러지 말아요. 정말인 줄 알겠어요."
오정애가 얼른 나서서 말했다.
"앙큼 떨지 마! 그래, 카섹스 하는 재미가 어떻대? 난 그거
한번도 못해 봐서… 차안에서 기다리면서 너하고 한 선생하
고 그거 하는 거 생각 하니까, 혼자 막 흥분되는 거 있지, 후
후…"
"애들은 어떻하고 있니?"
오정애는 말머리를 돌렸다.
"잘 거야, 아마. 내일 재미있게 놀려면 빨리 자라고, 다들
잠자리에 들게 해 놓고 나왔으니까."
"그럼 올라가서 차라도 한 잔 하자. 아니면 간단하게 한 잔
하던지. 냉장고에 맥주 좀 남아 있을 거야."
"참, 내가 커피까지 타 왔어. 두 사람 애 쓴다고, 내가 커피
대접하려고 커피까지 타 가지고 왔는데, 나를 이렇게 왕따 시
킬 수 있어?"
"우리 정말 그냥 드라이브만 한 거야. 네 전화 받고 바로 출발했는데, 좀 멀리 나가 있었기 때문에…"
"흐흠… 금방 들통날 거짓말 뭐하러 해. 올라가서 한 선생
검사해 보면 알걸."
"제가 그런 거 검사 받는 사람입니까?"
한준호가 좀 퉁명스럽게 말했다.
"한 선생 너무 건드리지 마. 지금 폭발 직전이야."
오정애가 말했다.
"어머, 왜?"
"사모님하고의 잠자리가 뜻하신 바대로 안 된 모양예요."
"흠흠… 그래서 네가 대신 해결해 준거야."
"넌 항상 생각을 한 옥타브 높여 해서 탈이야. 사정이 그렇다고 해서, 난 그냥 드라이브하면서 따듯하게 위로해 드린 것 뿐이야."
"위로도 방법이 문제지…"
"내 방식대로… 넌 낮에 벌써 썸씽이 있었다며?"
"어머머! 그런 이야기까지 다 했어."
"저 먼저 올라가겠습니다."
쉽게 끝날 듯 싶지 않은 두 여자의 수다에, 한준호는 말했
다.
"아네요, 같이 올라가요."
"우리 방에 가서 간단히 한 잔해요. 들어가 봐야 왕따 당한
다며 뭐하러 빨리 들어가려고 해요?"
민혜영과 오정애는 번갈아 말했다.
민혜영은 차로 가서 커피를 타 가지고 나온 보온병을 꺼내왔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현관으로 향했다.
"아니, 우리 한 선생 방으로 쳐들어가야겠다. 네 방으로 갈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민혜영이 말했다.
"맞아. 두 분 따끈따끈하게 밤 보낼 수 있도록 분위기도 좀
잡아주고 오자 애."
오정애도 얼른 찬성했다.
"전 사양하겠습니다."
한준호는 뜨악한 표정이 되어 말했다.
"왜요?"
"마누라가 귀찮아 할 거예요."
"왕따 당했다고 둘둘 거리면서도, 생각은 엄청 해 주네요."
"사랑싸움이 다 그런 거지 뭐."
오정애와 민혜영은 키득거렸다.
* * * * *
세 사람은 3층 오정애의 방에 들려 아이들이 이미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5층에 있는 한준호 부부의 객실로 향했다. 한준호는 여전히 내키지 않는 표정이었고, 오정애와 민혜영은 그런 한준호를 재미있어 했다.
특히 민혜영은 교활한 음모라고 꾸미고 있는 듯한 표정이
었다. 아니, 모든 일은 그녀의 음모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나 다름없었다. 그녀가 보온병에 타 가지고 온 커피는 스페니
쉬 슈가를 넣은 것이었다.
윤경민 교수와 신혜순이 원초적인 본능에 사로잡혀 섹스를
하지 않을 수 없도록 했던 바로 그 최음제 스페니쉬 슈가_!!
"오늘밤을 아주 뜨겁게 지내게 해 줄 테니까 기대해도 좋아
요?"
민혜영은 자기 방 객실의 벨을 누르는 한준호의 귀에 속삭였다.
신혜순은 응접 의자에 앉아 고개를 끄덕거리며 졸다, 벨소리에 몸을 흠칫하며 깨어났다.
그녀는 남편을 거부한 것을 조금은 미안하게 생각하며, 그러나 윤 교수와의 고상했던 섹스에 대한 기억으로 계속 황홀해 하면서, 윤 교수의 고상한 책 "사색의 창가에서"를 읽다가 깜박 잠에 취해버렸던 것이다.
낮에 윤 교수와 벌렸던 격전 탓인지도 몰랐다. 그녀가 그렇
게 섹스에 몰입하며 황홀감을 느꼈던 일은 일찍이 없었다. 그
녀는 조금은 계면쩍은 기분이 되어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남편이 돌아왔으리라는 것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 그녀
는 현관 쪽으로 걸어가며 히죽 웃었다. 윤 교수에게 한 것과
같이 남편에게도 고상한 섹스로 끝내줘야겠다는 너그러운 마
음이 밀려든 것이었다.
남편이 화를 내고 나간 것은, 오랄은 해 주지만 나올 때는 스스로 해결하라고 퉁명을 떤 탓이라는 것을 그녀는 모르지 않는다. 그러므로 입안에서 싸도록 해 주기만 하면 남편이 히벌죽 하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평소에도 늘 입에서 나오게 하고싶어 안달을 하는 남편이었다. 그녀가 질색을 하며 그것을 들어주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윤 교수와 고상한 섹스를 하면서 이미 한 짓이니 오늘밤은 모처럼 남편의 소원을 못 들어 줄 이유가 없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다만, 꽂는 것은 절대 안 될 일이었다. 존경하는 윤 교수와도 그것은 하지 않았는데, 적어도 오늘밤만이라도 그녀는 남편과 삽입 성교는 피하고 싶었다. 뭐 입에서 나오게 해 주겠다는데, 남편이 굳이 삽입 성교를 하겠다고 달려들지도 않을 것이었다.
-후후…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음탕해졌기? 예전에는 오
랄을 딱 질색이었는데!
신혜순은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러다가 곧 또 다른 생각이
밀려들었다.
-흠흠… 그런데 윤 교수님이 그걸 그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어. 고상한 사람들도 섹스는 음탕하게 하나 봐! 아니, 윤 교수님이야 그냥 음탕하게 아니지. 고상하게 음탕한 거야 후후… 아무리 그래도 변태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잖아!
신혜순이 얼른 문을 열지 않았으므로 다시 한번 벨이 울렸
다.
"네, 잠깐만요!"
신혜순은 그제야 후닥닥 달려가 현관문을 열었다
"차 한 잔 얻어 마시러 왔어요."
민혜영이 열린 문으로 앞장서서 들어오며 말했다.
"어머머!"
신혜순은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 윤 교수 생
각을 하고 있었는데, 윤 교수 사모님이 나타나다니… 못된 짓
을 들켜버리기라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민혜영 뒤
로 오정애와 남편까지 따라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더
욱 당혹스러운 기분이 되었다.
"갑자기 몰려 와 미안합니다."
오정애가 말했다.
"아녜요. 다 들 오셨네요! 그런데 윤 교수님은 요?"
신혜순은 그 와중에서도 윤경민 교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신경이 쓰였다. 마치 주인공은 빠지고 조연 배우들만 등장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일찌감치 골아 떨어져버렸어요. 낮부터 너무 고전을 한 것 같아요. 후후…"
민혜영은 의미 있는 미소를 흘렸다. 그러나 신혜순은 당장
은 그 미소의 의미가 머리에 와 닿지 않았다. 낮에 있었던 윤
교수와 일을 누가 눈치챘으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고 있는
그녀였다.
그들은 이미 함께 저녁 식사를 했고, 식사 후에는 카니발
스트리트로 가서 가볍게 한 잔하고, 노래방까지 순례한 터였
다. 그리고 그 동안 누구도 그녀와 윤 교수 사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눈치는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나 늦은 시간에 남편까지 몰고 들이닥친 일행에 대해서 신혜순은 얼마쯤 긴장하고, 난감한 기분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대접할 게 아무 것도 없어서 어쩌죠. 내려가서 과일이라도
좀 사와야겠어요. 슈퍼 아직 안 닫았나 모르겠네요."
"아녜요. 차나 한 잔 마시고 이야기나 좀 하다 갈 거예요. 커피는 내가 타왔어요.'
민혜영은 보온병을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마침 주방에 찻잔은 있었다. 민혜영은 신혜순이 챙겨 온 컵
에 커피를 따랐다.
"아까 낮에 마셨던 그 커피 같네요. 향이 아주 좋아요."
신혜순이 찻잔을 들어 커피 향을 음미하며 말했다. 낯에 마
셨던 커피란 물론 티롤호텔에서 윤 교수와 마셨던 스페니쉬
슈가를 탄 그 커피를 말하는 것이었다.
"맞아요. 향이 좋죠. 윤 교수가 지난 봄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갔다가 사온 커피예요. 그런데 여기 좀 독특한 성분이 들어 있다고 해요."
민혜영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녀 스스로 스페니쉬 슈가를 탄 커피를 마시는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독특한 성분이 뭔데?"
오정애도 같이 커피를 마시며 관심을 나타냈다.
"그냥 마셔 둬. 차차 알게 될 거야."
"…!"
그들은 천천히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뭔가 알쏭달쏭한 분
위기 같은 것이 그들 사이를 가로질러 흘렀다.
"어때요, 약사님? 아까 윤 교수하고 커피 마시고 나서 그런
느낌 안 받았어요?"
민혜영이 그런 분위기에 색깔이라도 입히듯 말했다.
"무슨 느낌요?"
신혜순은 예사롭게 물었다, 그러다가 문득 자신이 거역할 수 없는 어떤 음모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그런 느낌을 떨쳐버리려는 듯 머리를 흔들었다. 그
러나 민혜영의 말은 그녀에게 다시 그런 느낌을 덮어 씌웠다.
"윤 교수는 아주 좋았다고 하던데…"
"…!"
"다시 똑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
민혜영은 어느 사이 신혜순의 뒤로 와 있었다. 그리고 양손
을 그녀의 가슴속으로 밀어 넣었다.
"탐스럽고 예쁜 가슴이군요."
민혜영은 엄지와 검지로 신혜순의 양쪽 유두를 비틀 듯 가볍게 비비며 말했다.
신혜순은 민혜영의 노골적인 애무에 잠시 어쩔 줄 모르며 속수무책으로 있었다. 같은 여자에게 유두를 그런 식으로 애무 당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겨우 말했다.
"아이, 왜 그러세요? 간지러워요.'
"느낌이 어때요? 나도 윤 교수만큼 잘 해요?"
신혜순은 움찔했다. 민혜영의 태도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았
다. 뭔가 낌새를 눈치 챈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덫에 걸려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민혜영은 잠시 더 신혜순의 가슴을 애무하다가, 더 이상 대
답을 기다리지 않고 자기 자리로 돌아 와 앉았다. 그리고 입
가에 묘한 미소를 흘리며 다시 말했다.
"두 사람이 마광수 교수의 열렬한 제자가 되었었다면서요?"
",,,"
"후후… 우리 그이 마광수 교수라고 하면, 교수 망신 다 시키는 어물전 꼴뚜기 취급했었데… 그 사람의 열렬한 펜이 되다니…!"
"…"
"그러니까 뭐라고 하더라. 기혼의 남녀가 결혼의 순결을 훼
손하지 않고 육체적 합일점에 이른 관계였다고 하던가? 나처
럼 머리 나쁜 사람은 무슨 이야기인지 잘 이해도 못하겠더구
먼…"
"…"
신혜순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른 채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아니, 빨갛게 달아올랐던 얼굴은 어느 사이 하얗게
질리고 있었다. 그녀는 기품 있고, 고상해 보이던 윤 교수의
부인 민혜영이 이제 날카로운 비수를 든 질투의 화신처럼 느
껴졌다. 그리고 그녀의 손에 들려져 있는 비수는 당장이라도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려 덤벼들 것 같았다.
"정애야, 넌 어떻게 생각하나? 유부남과 유부녀가 만나서 몸만 섞지 않았을 뿐 할 짓은 다 했어. 그런데 몸을 섞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을 불륜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니?"
"…"
오정애도 대꾸를 하지 못했다. 그녀의 표정은 긴장되어 있
었고, 윤 교수와 신혜순 사이에 무슨 심상치 않은 일이 있었
다는 감은 잡혔으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한준호도 비슷한 느낌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느낌과 관계없이 그의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커피와
함께 체내에 흡수된 스페니쉬의 성분이 그를 흥분시키고 있
는 것이었다.
아니, 육체가 묘한 흥분감에 사로잡히고 있는 것은 다른 세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궁금해하는 것은 신 약사가 왜 한 선생과의 잠자리를 거부했을까 하는 거예요. 한 선생, 매우 화가 나서 밖으로 뛰쳐나온 것 같던데. 그리고 마침 우리 오정애 여사를 만나서 멋진 데이트를 한 모양이에요. 박 교수가 이번에 같이 안 온 것이 다행이지, 후후…"
"얘, 너 무슨 이야기하는 거니? 우연히 만나서 잠시 드라이브한 것 뿐이야."
오정애가 민망해져서 말했다.
"누가 뭐랬니? 넌 좀 빠져 있어. 도둑 제발 저릴 일 없으
면… 난 지금 약사님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니까."
민혜영은 오정애의 말에 오금을 박고 나서 다시 신혜순에
게 말했다.
"내 경우를 말할 것 같으면요, 난 윤 교수한테 아주 뜨거운
봉사를 받았어요. 신 약사와의 일을 미안해하며 전에 볼 수
없었던 뜨거운 봉사를 나한테 해 줬다 이런 이야기죠?"
"민 여사님,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겁니다."
신혜순은 거의 절망적인 표정이 되었고, 한준호가 끼어 들
었다. 그는 이제 아내와 윤 교수 사이에 뭔가 심상치 않은 일
이 있었다는 것을 분명히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때요? 윤 교수가 유혹하던가요?"
민혜영은 한준호의 끼여들기를 무시한 채 다시 신혜순에게 말했다.
"잘못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모든 건 제 잘못이에요."
신혜순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민혜영 앞에 무릎을 꿇으며 두 손을 모아 빌기 시작했다. 그녀는 존경하는 윤 교수에게 조금이라도 누가 되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모든 잘못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싶었다. 그녀의 두 눈에서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뭘 잘못했다는 거죠."
"윤 교수님을 유혹한 것은 저예요. 윤 교수님한테는 아무런 잘못도 없어요."
"이건 부수부창이라고 할 수도 없고, 두 사람이 신파조의
뜨거운 순정을 받쳐 사랑을 나눈 것은 틀림없군요. 윤 교수도
모든 잘못은 자기에게 있다. 자기가 신 약사를 유혹했느니,
신 약사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이렇게 입에 침이 마르
도록 이야기하던데."
"아녜요. 윤 교수님이 공연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윤 교수처럼 고매한 인격을 갖추신 분이 어떻게 저 같은 여자를 유혹하시겠어요. 꼬리를 친 건 저예요. 윤 교수님이 너무 존경스러운 나머지 제가 윤 교수님을 유혹했어요."
"후후… 존경스러우면 유부남을 유혹해도 되나요?"
"…!"
"음, 뭐… 그건 그쯤 해두고요. 난 어느 쪽이 먼저 유혹을 했는지 그런 건 사실 별 관심이 없거든요. 또 신 약사를 크게 나무랄 마음도 없고요. 신 약사 덕분에 윤 교수와 어느 때보다도 뜨거운 시간을 가졌으니까요."
"…!"
"내가 걱정되는 건 한 선생이에요."
"저이한테는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어요."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거죠?"
"이제 두 분은 나가주세요. 그건 저희 두 사람이 이야기할
문제니까요."
신혜순은 무릎을 꿇고 앉았던 자세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갑자기 단호한 태도가 되어 말했다. 그녀는 윤 교수와의 관계를 문제삼아 남편이 이혼을 요구한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히고 있었다.
"후후… 그건 안 되요. 게임은 공평해야 된다는 걸 잊지 말
아요."
민혜영의 태도는 오히려 느글느글하다.
"뭐가 공평한 게임이라는 거죠?"
"신 약사가 우리 남편과 했던 것과 똑같은 일을, 나는 신
약사 남편과 하고 싶어요. 그러면 여러 말 필요 없이 아주 공
평해 지는 것 아닌가요?"
"…!"
"그렇지만 먼저 시범을 보여 줘요. 신 약사 우리 남편한테 한 것과 똑같이 한 선생한테 해 보란 말예요. 그럼 나도 따라 하겠어요."
"너무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말은 삼가 주세요!"
"뭐야!"
민혜영의 손이 번쩍 올라가며, 신혜순의 뺨을 힘껏 때렸다.
"내가 좋게 좋게 대했더니, 주둥이는 살아서… 아직도 잘했다고 큰소리치는 거야!"
민혜영은 달려들어 신혜순의 옷을 거칠게 벗기기 시작했다.
민혜영은 갑자기 악녀의 화신이라도 된 것 같았다. 그녀의 거친 동작에 신혜순이 입고 있던 홈 드레스의 옷깃이 뜯어지며, 단숨에 팬티와 브래지어만 걸친 모습이 되었다.
민혜영의 표독스러운 태도에 신혜순은 반항할 엄두도 못
내고 오들오들 떨었다.
"왜 그러세요, 민 여사님! 진정하세요."
한준호가 나섰다.
"한 선생! 한 선생도 이 일로부터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죠?"
민혜영은 이번에는 한준호에게 도끼눈을 하며, 그가 더 이상 접근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다시 신혜순한테 말했다.
"자아, 가서 해 봐요. 남편한테… 윤 교수에게 한 것과 똑같
이! 나도 그걸 배워서 신 약사가 윤 교수에게 한 것처럼 신
약사의 남편에게 해 보고 싶어요."
"…"
"그러니까 그걸 뭐라고 했죠? 기혼의 남녀가 결혼의 순결을
훼손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합일점에 이를 수 있는 섹스를
했다고 했던가요? 윤 교수다운 고상한 논리네요."
"…"
"참, 그게 마광수 교수한테 배운 방법이라죠?"
"…"
신혜순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고 입술만 잴근잴근 깨물었다. 그녀는 수치심으로 몸을 떨면서도, 한편으로는 몸 안에서 묘한 관능이 일렁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커피와 함께 마신 최음제 스페니쉬 탓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능은 그녀 뿐 아니라 다른 세 사람의 몸 안
에서도 꿈틀대고 있었다.
"굳이 집사람한테 배우시려고 할 필요 없습니다."
코너에 몰린 아내를 위해 구원 등판이라도 하듯 한준호가
다시 나섰다.
"왜요?"
"원하신다면 제가 방법을 가르쳐 드리죠."
한준호는 민혜영 앞으로 다가갔다.
"흥미 있네요. 그러니까 선생님도 그 방법을 알고 계시다 이런 말이죠?"
민혜영은 생글생글 웃었다.
"저도 결혼 전에는 마광수 교수의 방법을 제법 활용했으니
까요. 처녀성을 금과옥조처럼 생각하는 여자들을 위해서…"
"그 여자들 가운데는 물론 와이프도 포함되는 거겠죠."
"아아, 제 말 정정하겠습니다. 복수형으로 여자들이 아니라,
그냥 여자예요. 저희 와이프는 첫날밤을 치를 때까지는 버진
이기를 원했으니까요."
"후후 도망갈 구멍 마련하는 솜씨도 잽싸시군요. 그만하면
한 선생이 마광수 교수 섹스론의 탁월한 신봉자라는 것은 일
만하고요… 이제 겨우 감이 잡히네요."
"무슨 감 말입니까?"
"윤 교수와 신 약사 사이에 있었던 일이, 신 약사가 처녀 시절 한 선생한테 배웠던 방법을 활용한 것이 아니가 하는 감 말예요. 우리 남편 골샌님이라 사실 머리 속에서 그런 방법 생각해 낼만한 사람이 못되거든요."
"윤 교수님 실력을 너무 과소 평가하지 마십시오. 섹스에 결벽증을 가지고 있는 저희 집 사람을 유혹했다는 것만 해도 보통 실력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그런 방법이야 남자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생각해 낼 수 있는 겁니다."
"으음… 나도 윤 교수의 뜻밖에 새로운 면을 발견 한 것은 사실인데요. 어때요? 이런 이야기로 날 새울 일 있는 것 아니고, 두 분이 옛 추억을 더듬어 우리 앞에서 실습해 보여주는 것이… 나나 정애야 그 방면으로는 숙맥이니까, 시범을 보여주면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우리가 앞으로 황홀한 밤을 갖는데. 안 그러니 정애야?"
"그쯤 해 둬. 내 몸까지 자꾸 이상해진다 애."
오정애는 난처한 듯 말했다. 아니, 그녀의 몸은 실제로 난처해지고 있었다. 온 몸에 번진 최음제의 기운에… 그녀의 이성은, 묘하게 꼬인 이 상황을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 하는 쪽으로 깜박거리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까 하는 악마적인 호기심도 없지 않았다.
"실습하는 것을 구경하기 보다 직접 실습을 해 보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 잘 모르시는 부분이 있다면 제가 충분히 가르쳐드릴 테니까요."
한준호도 이 국면을 원만하게 해결하기보다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악마적인 본성이 꿈틀거리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후후… 그래요? 어떻게 하는 거죠?"
"제 바지 벨트를 풀으세요."
"오우, 쑥스러운 데요. 남의 남자 벨트를 풀어 본 일이 없어
서… 아니, 윤 교수 바지 벨트도 풀어 본 일이 없어요."
"…"
한준호의 손으로 민혜영의 턱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멋대로 나불거리는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입맞춤 정도야 그들에게 익숙한 행위였다. 민혜영이 곧 양
팔을 올려 한준호의 목을 끓어 안았다. 그녀도 온 몸에 번진
스페니쉬의 기운에 이미 잔뜩 달 떠 있었다.
그들은 영화 속의 키스신이라도 연출하듯 감각적인 입맞춤
을 나눴다. 물론 그들의 관객인 신혜순과 오정애를 염두에 둔
행위가 아니라고는 할 수 없었다.
더 끈질기게 달라붙고 있는 것은 민혜영이었다. 한준호가
그런 그녀를 밀어냈다. 그리고 말했다.
"게임은 공평해야죠."
한준호는 민혜영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 신혜순과 똑같이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이 되었다. 브래지어가 빈약한 가슴을 어느 정도 커버해 주고는 있었지만, 민혜영은 본능적으로 양팔을 깍지 끼어 가슴을 가렸다.
"자아, 그럼 시작해 보시죠."
한준호는 그런 그녀의 한 팔을 끌어내려 손을 자신의 벨트
위로 가져갔다.
민혜영은 이제 더 이상 주저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녀가 준
비한 악마 게임이었다. 그녀는 한준호의 벨트를 풀고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아래로 끌어내렸다.
한준호의 뿌리는 이미 단단하게 일어나 있었다. 그것은 성난 듯이 민혜영을 겨눴다.
한준호는 스스로 웃옷을 벗어 던졌다. 팬티와 브래지어가 아직 몸의 일부를 가리고 있는 신혜순이나 민혜영과 달리 그는 가장 먼저 완벽한 알몸이 된 것이었다.
그의 나신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욕망으로 뭉쳐 있는 것처럼 보였다.
민혜영은 날카로운 적의라도 그러내듯 자신을 겨누고 있는
한준호의 뿌리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세우며
앉았다.
뿌리는 손아귀 안에서 강하게 꿈틀거렸다. 그 느낌은 제풀
에 민혜영의 몸을 부르르 떨게 했다. 그리고 그녀의 신경 세
포들은 블랙홀 같은 격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가
는 느낌이었다.
한준호에게 펠라티오를 하는 것은 민혜영에게 새삼스러운
행위는 아니었다. 그러나 그의 아내가 보는 앞에서 그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은 그녀를 알 수 없는 흥분으로 떨게 했다.
물론, 그녀의 혈액 속에 고루 번지기 시작한 스페니쉬 성분도
그녀를 흥분으로 떨게 하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민혜영 들끓는 격정을 제어하려고 애쓰면서 혀를 내밀어 귀두부를 조심스럽게 핥았다. 그러다가 그녀의 눈길은 선단에 이슬처럼 한 방울 배어 나와 있는 투명한 액체에 멎었다.
"놀랍군요!"
민혜영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녀는 찬탄하듯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어때요? 이것을 맛보지 않겠어요? 당신 남편의 것이니까 기꺼이 양보하겠어요."
신혜순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들은 눈을 맞추기로 미리 약속이라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눈길이 마주쳤다. 신혜순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민혜영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도 알 수 없는 격정에 덜미를 잡혀 있었다.
"아아 제발…!'
신혜순은 얼른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돌이질 하듯 몸을 흔들었다. 그녀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현실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자신이 곧이곧대로 자신의 모습이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마치 도깨비에 홀린 기분이었다.
"안 되겠어요. 먼저 진정시켜 줘야 할 사람이 따로 있는 것 같아요."
민혜영은 움켜잡았던 한준호의 뿌리를 놓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신혜순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여전히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는 신혜순의 등뒤로 가서 브래지어의 단추를 풀었다. 브래지어는 곧 신혜순의 몸을 미끄러져 그녀의 발 아래로 떨어졌다.
"아름다운 가슴이군요."
민혜영은 신혜순의 유방을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입술을 유두로 가져갔다.
한준호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민혜영이, 그의 몫으로 양보라도 하듯 남겨 놓은 다른 쪽 유방을 민혜영과 똑같이 감싸 잡았다. 그리고 그의 입술 또한 그녀의 유두에 닿았다.
"흐흐흑!"
신혜순의 입에서 흐느낌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이 난처한 순간으로부터 도망치기라도 하려는 듯 몸을 뒤채
이며…
"아아 왜들 이래요… 정말!"
"…!"
그러나 그녀가 두 공격자로부터 달아나기란 불가능했다. 두
공격자는 그녀가 옴짝달싹 할 수 없게 양쪽에서 그녀를 끼고
있었고, 계속해서 양 젖가슴을 하나씩 차지하고 유린했다.
"으음… 아아 아아아!"
신혜순은 어쩔 수 없이 신음을 흘렸다. 한준호의 손이 아래로 더듬어 내려왔다. 그는 팬티 위로 아내의 계곡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신혜순은 다시 허리를 뒤틀며 신음했다.
한준호는 아내를 이런 식으로 유린하는 데 점점 더 만족과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섹스에 대해서 수동적이고, 결벽증까
지 가지고 있는 그녀가, 굴욕적일 수도 있는 이런 상황을 받
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것은 낮에 윤 교수와 가졌다는 묘한 관계가 그녀를 덫처
럼 옴짝달싹 못하게 옭아매고 있는 탓일까? 아내와 윤 교수
가 벌렸다는 그 일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었다.
어떻게 그들 사이에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오랄을 질색하는 아내가 오늘 처음 만난 윤 교수의 그것을 붙잡고 오랄을 하는 모습은 좀처럼 상상되지 않았다. 그리고 입에서 나오게 까지 했다니… 그것은 포르노그라피에서나 있음직한 일 아닌가?
그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한준호는 온몸의 피가 왈칵 역류하는 것 같은 분노를 느꼈었다. 아내의 불륜이란 그로서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었나.
그러나 분노는 거짓말처럼 쉽게 진정되었다. 민혜영과의 관
계를 생각하면, 씨근거리며 분노한다는 것이 오히려 웃기는
일이었다. 더욱이나 불과 얼마 전 오정애와 드라이브를 하면
서 벌린 일까지 생각한다면… 그리고 결론처럼 그의 머리 속
으로 밀려든 생각은 '참, 남녀 관계란 드럽게 알 수 없는 일
이군!' 하는 것이었다.
아내의 그 곳은 이미, 팬티 위로 애액이 배어 나올 만큼 젖
어 있었다. 그리고 한준호의 뿌리도 어느 때보다 부풀어올랐
다. 그것은 불과 얼마 전에 오정애의 입안에서 물총을 쏜 녀
석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한준호의 손은 이제 신혜순의 팬티 안으로 들어가 있다. 그리고 늪처럼 젖은 그 곳에서 익사하지 않겠다는 듯 부지런히 움직였다. 신혜순은 염치라고는 모르는 여자처럼 마구 헐떡거리며 신음 소리를 내질렀다.
아내의 그런 격한 반응 또한 한준호로서는 의외였다. 그는 당장 아내를 쓰러뜨리고 페니스를 찔러 넣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민혜영이 훼방꾼처럼 젖가슴 하나를 차지하고 애무를 계속하고 있어, 그는 욕망을 마음대로 행동에 옮기기가 어려웠다.
한준호의 멈칫거림을 기습하듯, 민혜영은 문득 손을 아래로
뻗쳐 신혜순의 팬티 안에 들어 가 있는 그의 손을 끌어냈다.
그녀는 다시 악마 게임을 시작하려는 것 같았다.
"자아, 이제 남편한테 해 줘 봐요. 윤 교수에게 한 것처럼-"
"…!"
"아니면 내가 다시 해야 하나요?"
"…"
신혜순은 숨만 새근거리며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몸 안에서는 한준호가 손가락으로 꽃샘 안을 휘저어 불을 당겨 놓은 쾌락의 여운이 여전히 일렁이고 있었다.
그녀가 남편의 손가락에 그처럼 강한 느낌으로 몸을 떨어보기는 처음이었다. 더욱이나 남이 지켜보고 있는 앞에서… 두 여자가 지켜보고 있다는 체면치레만 접어 넣는다면 당장이라도 남편의 당당한 페니스를 몸 안에 받아들이고 싶을 지경이었다.
"아주 단단하게 일어났군요.!"
민혜영이 욕망의 덩어리로 부풀어 오른 한준호의 뿌리를
손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신혜순은 실눈을 뜨고, 역시 욕망
으로 몸을 떨며 그것을 내려다보았다. 남편의 자극과 혈관 속
을 달음질하고 있는 최음제의 성분은 계속 그녀를 동물적인
욕구에 사로잡히게 하고 있었다.
"어때요? 우리 함께 해 볼까요?"
민혜영도 이제 어쩔 수 없는 욕구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신혜순에게 무엇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보다 오히려 한준호의 단단한 그것을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녀는 한준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뿌리를 움켜잡으며, 입술을 그 곳으로 가져갔다.
"싫어요. 내가 하겠어요!"
신혜순의 태도가 문득 단호해졌다. 그녀는 민혜영을 밀어내
며, 자신이 남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남편의 스틱
을 움켜잡으며 혀를 날름거려 그것을 핥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 격정을 못 이겨 남편의 뿌리를 입안에 머금으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뿌리는 그녀의 입안을 가득 채우며
불끈거렸다. 그 느낌은 비로소 그녀에게, 남편의 그것을 완벽
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만족감으로 들뜨게 했다.
한준호가 그녀의 머리를 앞으로 끌어당겼다. 뿌리는 금방 목구멍 깊숙이 돌진하며, 선단이 목젖을 찔렀다. 신혜순은 우엑- 하고 구역질이라도 할 것 같은 신음을 토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조건반사라도 하듯 뿌리를 뱉어냈을 그녀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이 빠져나가는 것을 두려워하기라도 하듯 입술을 단단히 오므렸다. 그리고 목젖을 자극하며 꿈틀거리는 그것의 느낌을 즐겼다.
그녀는 마치 뿌리를 꽃샘 깊숙이 받아들인 느낌이었다. 입
안에서 그런 느낌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입안에서 불끈거
리는 그것의 느낌은 매우 강인한 듯하면서도, 목젖에 접촉된
선단의 피부는 부드러운 느낌으로 그녀의 몸을 떨게 했다.
한준호의 욕망은 그 정지된 상태로부터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는 엉덩이를 뒤로 뺐다 다시 들이밀며 피스톤 운동
을 시도했다. 그러자 신혜순은 그런 반응을 기다리고 있기라
도 했다는 듯 곧 자신이 행위의 주도권을 잡았다.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아래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페니스가 드나드는 그녀의 입술 사이에서는 우우우…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남편에게 펠라티오를 하면서 이처럼 강한 느낌으로 몸을 떨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윤경민 교수와 고상한 섹스를 할 때보다 지금의 느낌을 더 강렬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 대한 거부감과 수치심이 사라지면서, 그녀를 예전보다 더욱 강한 격정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러한 느낌은 한준호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볼 수 없었
던 아내의 태도는 그를 격렬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했다. 그는
이따금 동물적인 신음을 토하며 몸을 떨었다. 민혜영이나 오
정애의 존재는 이미 그의 생각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그만 엎드려 봐!"
그는 마침내 펠라티오를 하는 아내를 밀어냈다. 그의 욕망
은 이제 오르지 아내의 몸 안으로 직접 돌진해 들어가는 것
이었다.
"음… 대단하지?"
민혜영이 오정애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녀는 오정애의 뒤쪽
으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한준호와 신혜순의 행
위에 눈길을 고정시킨 채,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터였다.
민혜영의 손은 오정애의 가슴과 허리 부분을 더듬고 있다. 오정애의 입에서 한숨처럼 가벼운 신음이 흘러나왔다. 흥분제의 기운과 남의 행위를 바로 눈앞에서 지켜보는 색다른 경험은 그녀의 몸을 이미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민혜영이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오정애가 본능적으
로 거부하는 몸짓을 보였다.
"왜 그래? 너만 중무장을 하고 있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생
각이 들지 않니?"
"…"
오정애의 옷이 하나하나 그녀의 발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
그래도 브래지어와 팬티만 남을 때까지 그녀는 더 이상 옷을
벗기는 민혜영의 손에 거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집가더니 젖가슴 더 커진 것 같다, 애. 박 교수가 잘 빨
아 주던?"
민혜영은 브래지어 밑으로 양손을 밀어 넣고 젖가슴을 하나씩 움켜잡으며 말했다.
"망할 것!"
오정애는 손바닥으로 민혜영의 팔을 탁 쳤다. 그러나 젖가
슴을 잡고 있는 두 손을 밀어내려고는 하지 않았다.
민혜영의 입술이 오정애의 귓불에 닿았다. 그녀는 오정애의
귀가 민감한 성감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레즈비언은 그녀
들에게 생소한 행위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정애가 재혼하기 전 민혜영은 독수공방하는 그녀의 외로움을 달래 준다며, 그녀를 끌어들여 레즈비언을 즐겼었다, 또 그것은 민혜영 자신에게는 남편 윤 교수와의 관계에서 오는 성적인 물만을 해소하는 방편이기도 했었다.
민혜영는 오정애의 귓불을 빨며, 손은 그녀의 브래지어 호
크를 풀었다. 브래지어는 곧 그녀의 몸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그리고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제치며 좀 더 짙은 신음을 흘렸
다.
민혜영의 입술이 오정애 젖가슴으로 옮겨왔다. 귓불이 오정애의 민감한 성감대이기는 하지만, 민혜영이 그녀를 애무하며 스스로 더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은 풍만한 젖가슴이었다.
민혜영의 혀가 오정애의 가슴을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손은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너 벌써 홍수 났구나!"
민혜영은 팬티 안으로 손을 찔러 넣어 흠뻑 젖어 있는 오
정애의 샘을 확인하며 말했다.
"얘, 너는!"
오정애도 손을 뻗쳐 민혜영의 꽃샘 상태를 확인하고 있었
다. 그러다가 그녀들의 동작이 문득 멎었다. 한준호와 신혜순
쪽에서 들려 온 날카로운 비명 때문이었다.
신혜순은 본래 뒤에서 삽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짐승들이 하는 섹스 같다는 이유에서이다. 물론 그것은 섹스에 대한 그녀의 결벽증에서 비롯되는 반응이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
만 엎드려 봐!' 하는 한준호의 말에, 마치 그런 요구를 기다리
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한준호를 향해 엉덩이를 들이대며
응접 의자를 집고 엎드렸다.
그녀는 남편의 그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싶은 욕망으로 들
떠 있었다. 아니, 꼭 남편의 그것이 아니라도 좋았다. 어쨌든
그녀의 몸은 남자의 그것을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었다.
한준호는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방망이처럼 부풀어 오른
뿌리를 사정없이 돌진시켰다. 날카로운 비명은 그 바람에 신
혜순의 입에서 조건반사처럼 튀어나온 것이었다.
한준호는 신혜순의 허리를 힘껏 끌어당기며, 계속 거칠게 뿌리를 찔러 넣었다. 그리고 신혜순의 낭자한 신음 소리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민혜영과 오정애는 조금은 질린 표정으로 그들의 격렬한 행위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 쪽은 잘 돼 가는 것 같다, 얘!"
민혜영이 마침내 오정애를 침대 쪽으로 밀며 말했다. 그녀
들은 곧 침대 위에 함께 쓰러졌다. 그녀들의 섹스에 있어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민혜영이다.
민혜영은 오정애의 다리를 벌리고 가위 모양으로 그 위에
올라타며 자신의 섹스를 그녀의 섹스에 접근시켰다. 그녀들의
섹스는 곧 강하게 밀착되었다. 그녀들은 엉덩이를 꿈틀거려
서로 그 부위의 마찰을 즐겼다.
두 여자는 힘껏 포옹하며 서로 격려하듯 신음을 흘리기 시
작했다. 그러나 그녀들을 더욱 강하게 격려하고 있는 것은 신
혜순의 신음 소리였다. 신혜순은 계속 앓는 소리 같은 신음을
토했고, 한준호의 숨소리도 거칠어졌다.
그러나 두 여자는 조금 씩 맥이 풀리고 있었다. 여자가 서로의 성기를 마찰시키면서 느끼는 쾌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서로의 몸을 한껏 달아오르게 하는 수준 이상은 아니었다.
"차안에서 하니까 어땠어? 색다른 느낌이었을 것 같은데?"
민혜영이 문득 물었다. 느슨해진 쾌감의 틈새로 한준호와
오정애가 드라이브를 하면서 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카섹스에
대한 관심이 솟아오른 것이다.
"우리 차안에서 안 했어."
"시침떼지 마!"
"차 밖에서는 섬씽이 좀 있었지만."
"차 밖에서!"
그녀들은 이제 가위 모양으로 다리를 교차해서 서로의 섹
스를 밀착시키고 마찰을 즐기던 자세를 풀고 있었다. 그리고
오정애가 상위가 되어 민혜영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민혜영은 작은 젖가슴을 빨며 손은 꽃샘을 더듬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찾아내 꼭꼭 누르자, 민혜영은 흐흑! 하고 몸을 떨며 신음했다. 그러다가 다시 물었다.
"그러니까 차 밖으로 나와서 섹스를 했단 말이지?"
"음, 달과 별을 보면서…"
"어머머! 대단했구나! 구체적으로 이야기 좀 해 봐!"
"그냥 고상한 방법으로 했어."
"고상한 방법…?"
"름, 너희 남편과 한 선생 와이프가 했다는 그런 방법-"
"어머, 오늘 정말 이상한 날이구나. 너희들도 그 방법으로
했어?"
"한 선생은 그 방법을 원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은
개가 못하게 했어."
"왜?"
"박 교수한테 죄 짓는 것 같아서."
"얘, 넌 여전히 못 말리는구나."
"네가 전화만 걸리 않았으면 차에서 다시 했을 지도 몰라."
"오랄로는 성이 안 차는 지 차안으로 들어오자 다시 하려고 덤비잖아."
"후후 그런데 내가 전화를 했단 말이지."
"대강 그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내가 너를 위기일발에서 구해준 구세주구나?"
"착각하지 마! 나도 생각이 바뀌어서 못이기는 척 응하려고
했는데, 방정맞게 네가 방해한 거야."
"망한 것! 후후… 아아 아아아!"
민혜영이 본격적으로 신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오정애가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머리를 박고 혀로 꽃샘을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준호와 신혜순 쪽에서는 신음 소리가 더욱 낭자하고 격
렬하게 들려오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거의 절정에 이르고 있
는 것 같았다.
아니, 절정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한준호보다는 신혜순 쪽이었다. 마구 몸부림치고 있는 그녀에 비해 한준호는, 처음 거칠게 페니스를 찔러 넣던 때와 달리 오히려 피스톤 운동의 완급을 조절하고 있었다.
신혜순의 격렬한 신음 소리를 문득 느끼며 민혜영이 그 쪽
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한준호는 뿌리를 깊이 삽입한 채 손
으로 신혜순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는 아내의
몸부림 자체를 느긋하게 즐기고 있는 자세였다.
"아아~~ 아아앗!"
민혜영도 강한 신음을 토했다. 오정애가 마침내 꽃샘 안으로 손가락을 진입시키며, 혀가 클리토리스를 핥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한준호가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염탐하
듯 그쪽을 보고 있던 민혜영과 시선이 마주쳤다.
한준호는 그녀의 시선을 의식하듯, 페니스를 재빨리 후진시켜다 다시 천천히 찔러 넣었다. 그는 그와 같은 동작을 되풀이했다. 그의 손은 여전히 클리토리스를 애무하고 있었고, 페니스를 진입시키면서 이따금 엉덩이를 돌려 회전 운동을 하기도 했다.
그의 시선은 이미 민혜영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그녀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녀의 시선 앞
에서 의식적으로 포르노그라피라도 연출해 보이려는 것 같았
다.
"아아, 빨리요! 세게요!"
신혜순이 한준호 쪽으로 엉덩이를 강하게 밀며 요구했다. 그녀는 정상 일보 직전에서 완만해진 자극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한준호는 신혜순의 허리를 힘껏 당겨 깊은 삽입을
유지한 채 다시 두 여자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의 시선은
이제 민혜영이 아닌, 그녀의 가랑이 사이에 엎드려 애무에 열
중하고 있는 오정애의 엉덩이를 더듬고 있었다.
그는 슬그머니 아내의 엉덩이를 밀어냈다. 간단히 삽입이 풀렸다. 그의 뿌리는 뒤발라진 분비물로 번들거렸다. 그리고 갑자기 맞은 해방감이라도 즐기듯 끄덕거렸다.
한준호와 신혜순이 섹스를 하던 응접 의자에서, 민혜영과 오정애가 레즈비언을 즐기고 있던 침대까지는 불과 서너 걸음이다.
한준호는 이미 민혜영과 오정애 쪽으로 와 있다. 그리고 침
대 위로 오른 그는,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엎드려서 민혜영에
게 커닐링구스를 하고 있는 오정애의 뒤로 갔다.
"아으 아아 아아앗!"
한준호에게 일부러 들어보라는 것일까? 민혜영의 신음 소
리가 한층 낭자해졌다. 아니, 그녀는 이미 한준호를 보고 있
지 않았다. 그녀의 눈은 지레 감겨져 있고, 허리를 활처럼 들
어올리고 있다. 오정애의 혀와 손가락이 그녀의 클리토리스와
꽃샘을 본격적으로 자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준호의 페니스는 어느 때보다도 강한 욕망으로 부풀어올라 있다. 그는 당장 그것을 오정애의 풍만한 엉덩이 사이로 찔러 넣고 싶은 욕망을 잠깐 억제했다. 그는 스스로의 욕망을 조정해야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내와 후배위로 피스톤 운동을 하면서 그의 욕망은 이미
절정 일보 직전에 이르러 있었다. 당장 오정애에게 삽입을 한
다면 순식간에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컸다.
지난 해 가을 민혜영과 함께 2+1을 한 후 얼마나 갈망해
왔던 그녀와의 섹스였던가? 오늘 마침내 기회를 잡았고, 그녀
와 드라이브를 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다 잡았던 행운을
놓치고 말았다. 난생 처음 카 섹스를 해 볼 수 있는 행운까지
도…
그녀가 삽입 성교를 거부하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일이었다. 물론 그녀의 오랄은 감각적이었고, 그에게 만족을
주었다. 그러나 그가 원했던 것은 삽입 성교였다.
낮에 민혜영과의 관계 때부터, 아내와의 굿 섹스를 위해 실탄의 발사를 자제해 왔던 한준호이다. 그러나 아내의 거부로 그의 기대는 무산되고 말았다. 그런데 오정애마저도 삽입 성교는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절반은 성공은 절반의 실패라는
의미도 된다. 이번만은 그런 실패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이제 실패를 염려할 상황은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오정애가 삽입을 거부하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았다.
이제 그가 걱정하고 있는 것은 욕망의 덩어리로 부풀어 있는
도구를 제대로 활용도 해 보지 못하고 싸버리지나 않을까 하
는 것이었다.
한준호는 손으로 그곳을 부드럽게 탐사하기 시작했다. 오정
애의 그곳은 늪처럼 질퍽거렸다. 그것은 그의 욕망을 한층 달
아오르게 했다.
"으윽! 으흐흑!"
오정애가 몸을 떨며 고개를 뒤로 돌렸다. 한준호의 손가락이 늪에 빠져들 듯 그녀의 동굴 속으로 빨려 들어가, 허우적거리며 안을 휘젓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뭐해! 빨리… 계속해!"
오정애의 자극이 중단되자, 민혜영은 금방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오정애의 머리를 끌어당겼다. 오정애의 머리
는 곧 다시 민혜영의 가랑이 사이에 박혔다.
"아~~ 아아아~~!"
민혜영이 다시 허리를 활처럼 들어올리며 거친 신음을 흘
리기 시작했다.
신혜순은 응접 의자에 주저앉은 채 가쁜 숨을 새근거리며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절정 일보 직전에 남편 한준호가 행위를 중지하고 침대 쪽으로 가는 바람에, 그녀의 몸은 아직도 열정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려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동공이 반쯤 풀려 있고, 침대에서 전개되고 있는 모습은 그녀에게 비현실적인 포르노그라피처럼 느껴졌다.
"음…. 아아아 아~!"
반쯤 벌어진 그녀의 입에서는 제풀에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곳을 손으로 자극하고 있었
다. 한준호의 손가락이 오정애의 동굴 안을 탐사하듯 그녀의
손가락도 그녀의 늪 안에서 허우적거렸다.
그녀는 침대 쪽으로 가서 그들의 행위에 합세하고 싶은 충
동을 느꼈다. 남편이 그녀들과 벌리고 있는 행위는 더 이상
질투의 대상도,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도 아니었다. 지금 그
녀가 열망하고 있는 것은 오르지 자신을 절정에 이르게 해
줄 수 있는 강한 자극이었다.
신혜순은 마침내 몸을 일으켰다. 손가락으로 오정애의 그 곳을 자극하던 한준호도 허리를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를 끌어 당겼다. 그는 더 이상 들끓는 욕망을 억제할 수 없었던 것이다.
뱀이 구멍을 찾아 들어가 듯, 잔뜩 부풀어 오른 남편의 그
것이 불끈거리며 오정애의 엉덩이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모
습이 신혜순의 눈에 들어 왔다. 그녀의 동공은 크게 열리고,
입은 반쯤 벌어졌다.
"아아 앗!"
오정애가 민혜영의 가랑이 사이에 박고 있던 고개를 들어
올리며 날카롭게 신음했다. 그녀의 신음을 신호 삼기라도 하
듯 한준호의 엉덩이가 격렬하게 앞뒤로 움직이며, 그의 페니
스는 빠르게 동굴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으흑! 아아 아아앗!"
오정애도 똑같이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그녀는 먼 산을 바라보는 말처럼 고개를 들어올린 채, 이제 더 이상 민혜영에게 커닐링구스를 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봇!"
신혜순이 침대로 돌진해 갔다. 오정애의 엉덩이 사이를 빠
르게 드나들고 있는 남편의 페니스는 그녀에게 문득 질투의
불꽃을 파릇거리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단순한 질투
심은 아니었다. 욕망과 질투가 뒤범벅된 감정이었다. 어느 때
보다도 강해 보이는 남편의 그것을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욕망!
침대로 달려 온 신혜순은 남편의 가슴을 힘껏 밀었다. 신혜
순의 기세는 맹렬했고, 한준호로서는 예기치 못했던 일격이었
다. 그는 뒤로 벌렁 나동그라졌다.
더블 베드이기는 하지만 그리 크지 않은 침대였다. 한준호
는 침대 아래로, 고개를 뒤로 꺾인 자세가 되었다. 그러나 그
의 페니스는 여전히 위용을 잃지 않고 천장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 그것은 오정애의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한준호는 팔꿈치를 세우며 몸을 일으키려 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신혜순이 그의 곤두선 뿌리 위로 올라탔다. 오정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던 그의 페니스는 이내 아내의 동굴 안으로 함몰되었다.
신혜순은 말타기를 하듯 격렬하게 몸을 아래위로 흔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입에서는 방금 전 오정애가 토해내
던 것 못지 않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돌발적인 사태에 민혜영과 오정애는 눈이 동그래져 있었다.
신혜순은 계속 한준호 위에서 말타기를 하며 숨이 턱에 닿을 듯 헐떡거렸다. 그녀는 결승점을 눈앞에 두고 승부를 다투는 기수 같았다. 한준호는 목이 침대 아래로 젖혀지는 불편한 자세 때문에, 팔꿈치로 체중을 지탱하며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그의 눈앞에서 아내의 가슴이 물결치듯 크게 출렁거렸다. 민혜영의 빈약한 가슴과는 물론 비교가 되지 않고, 제법 가슴이 풍만한 오정애와 견주어도, 한결 탄력 있고 탱글탱글한 아내의 가슴이었다. 무엇보다도 중년의 그녀들보다는 십년 이상 더 젊은 아내 아닌가?
한준호는 예전에 볼 수 없던 아내의 격렬한 행위에 놀라움
과 환희를 아울러 느꼈다. 그것은 그녀가 오정애와의 행위를
방해한 것을 넉넉히 갚음하고 남을 만한 것이었다.
신혜순은 신음은 이제 거의 울음소리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내가 그런 신음을 토해내는 것도 한준호로서는 일찍이 들
어 본 일이 없는 것이었다.
"우리는 구경만 하고 있어도 되는 거니?"
민혜영이 오정애에게 말했다. 허리를 활처럼 들어올리고 오
정애를 립 서비스를 받던 그녀는 이제 손을 뒤로 짚은 채 상
체를 절반쯤 일으켜 세우고 있었다. 그리고 오정애는 침대 아
래로 내려가 한준호와 신혜순의 격렬한 섹스를 내려다보며
서 있었다.
민혜영은 무릎걸음으로 신혜순과 한준호 쪽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오정애와의 레즈비언 정도로는 만족을 느낄 수 없었었다.
한준호가 끄응하고 신음하며 팔꿈치로 상체를 지탱하던 자
세를 무너뜨리며 침대 아래로 목을 늘어뜨렸다. 그리고 신혜
순도 허리를 뒤로 제치고 말달리기 하던 자세가 무너지며, 한
준호의 가슴 위에 엎어졌다. 한준호의 힘찬 분출과 신혜순의
강한 수축이 동시에 일어난 것이었다.
아니, 먼저 시작된 것은 신혜순의 강한 수축이었다. 그리고
한준호도 더 이상 참아내지 못하고 비축되어 있던 실탄을 아
낌없이 쏟아댄 것이었다.
한준호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리며 아내를 힘껏 끌어안았다.
신혜순도 함께 남편을 부둥켜안았다. 그리고 그들의 두 몸뚱
이는 석고처럼 굳어졌다. 그러나 석고 속에서는 핏줄이 콸콸
콸 흐르고 있었고, 핏줄 속에서는 짙은 쾌감의 여운이 말달리
기를 했다.
예기치 못했던 사태에 잠시 주춤했던 민혜영이 한준호의 다리 사이에 머리를 박고 그의 넓적다리를 부드럽게 핥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석고에 숨결이라도 불어넣듯…
민혜영의 혀는 마침내 삽입이 이루어진 부위에 이르렀다.
한준호의 그것은 이미 위축되어 동굴에서 빠져 나올 듯한 모
양이 되어 있었고, 느슨해진 그 사이로 분비물이 흘러내렸다.
민혜영은 잠시 망설이다 그것을 핥았다, 그리고 그녀의 혀
는 곧 신혜순의 은밀한 부위들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어머! 아아~~!"
신혜순은 비로소 등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민혜영의 동작
을 알아차린 듯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듯 한준호
의 몸 위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
보았다.
민혜영과 신혜순은 눈길에 마주쳤다. 신혜순의 눈빛에서는 쾌락의 여운을 방해 당한 적대감이 잠깐 일렁였다.
"대단해요, 약사님!"
"…!"
"윤 교수가 약사님한테 옴짝달싹 못하고 빠져든 이유를 알
것 같아요."
"…"
신혜순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샀다. 그녀는 민혜영 앞에서는 언제나 한 수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두 여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남편과 색광처럼 거칠게 섹스를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수치심이 솟았다.
그녀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수치심으로부터 도망치
기라도 하듯 재빨리 욕실로 달려들어갔다.
한준호는 침대 머리에 있는 화장지를 꺼내 행위의 뒤처리를 하고 있었다. 그도 민혜영과 오정애가 지켜보는 앞에서 아내와 너무 헐떡이며 섹스를 한 것에 대해서 좀은 계면쩍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의 태도는 놀라운 것이었었다. 섹스에 대한 결
벽증 때문에 늘 그를 피곤하게 했던 아내 아닌가? 그런 그녀
가 남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런 행위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물론 한준호는 그것이, 민혜영이 커피에 타 넣은 흥분제 스페니쉬 때문이라는 것을 알 까닭이 없었다. 그는 다만, 아내가 그에게 선사한 쾌락의 여운이 여진(餘震)처럼 아직도 몸 안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사살에 정신을 빼앗기고 있었다.
"마침내 소원 성취했네요!"
민혜영이 한준호에게 말했다.
"…?"
한준호는 무슨 뜻이냐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낮부터 그랬잖아요? 와이프와 굿 섹스를 위해서 실탄을 사용하지 않겠다고요."
"…"
"다 우리 덕분이 줄 알아요. 와이프가 암 표범처럼 달려들게 만들 것이!"
"절반의 성공 같네요."
"왜 절반의 성공이에요?"
"오 여사님과 드라이브하면서 오발탄을 먼저 쏴 버렸잖습니까?''
"참, 그렇다고 했죠. 얘, 너 입 좀 조심해야겠어!"
"망할 것!"
오정애는 손을 올려 민혜영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
"뭐 그렇지만 그것도 나쁘지는 않았어요. 메인 게임에 앞서
워밍업이라는 것이 있잖습니까?"
신혜순이 욕실로 들어가자, 두 여자와 한 남자는 오히려 더 부담 없고, 음탕한 분위기에 젖어 들고 있었다. 2+1의 관능적인 섹스 경험을 그들은 이미 공유하고 있는 탓인지도 몰랐다.
"혼자만 메인 게임 마치고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
"저 이쯤에서 끝냈으면 좋겠는데요."
"그건 안 돼요. 우리 둘은 이제 겨우 워밍업 했을 뿐인데요."
한준호는 문득 민혜영과 오정애가 그만 돌아가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 지금 그런 생각이 든다는 것은 스스로 생각해도 좀 묘한 일이었다.
그러나 민혜영도, 오정애도 돌아갈 낌새는 아니었다. 그녀들은 벌거숭이인 채 스스럼없는 태도였고, 그녀들의 몸에서는 채 충족되지 못한 욕망에 대한 열기가 발산되고 있었다.
"애, 급한 쪽은 아무래도 너 같다. 박 교수도 없는데, 그냥 돌아갔단 너 오늘 밤 잠 다 자는 것 아니니?"
민혜영이 오정애에게 말했다. 오정애는 움츠러든 한준호의
페니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네가 양보할래?"
오정애는 잠시 후 말했다.
"아니 그보다, 내가 확실하게 해 줄게."
"뭘 확실하게 해 줘?"
"또 방해받지 않게 욕실 쪽은 내가 책임질 테니까, 둘이 화끈하게 해 봐."
민혜영은 한준호에게 찡끗 윙크를 했다. 그리고 얼른 욕실 쪽으로 향했다. 그녀의 모습은 곧 신혜순이 들어간 욕실 안으로 사라졌다.
오정애와 한준호는 눈길이 마주쳤다. 그녀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는 한준호 앞으로 다가섰다.
"다시 할 수 있겠어요?"
오정애는 한준호의 상체를 밀어 침대에 쓰러뜨리며 말했다. 그녀의 손은 이미 그의 중요한 곳을 더듬고 있었다.
"일으켜 세워주기만 하면 얼마든지요."
한준호는 두 손으로 오정애의 탱탱한 유방을 움켜잡으며
말했다. 그녀의 유두는 이미 빳빳하게 일어나 있었다.
오정애의 입술이 한준호의 입을 덮쳤다. 그리고 손으로는
그의 페니스를 계속 조몰락거렸다. 시들어 있는 그것에 생기
라도 불어넣겠다는 듯-
한준호는 오정애의 도톰한 윗입술을 빨았다. 그러나가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 오정애의 혀가 잠시 그의 혀에
엉켰다. 그러다가 그녀의 혀는 그의 혀를 밀어냈다.
오정애의 입술은 곧 목덜미 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계속 더 아래쪽으로 향했다. 한준호의 작은 유두에 번갈아 타액을 풀칠하던 혀는 복부로 내려 와 샘을 파듯 배꼽을 후비다, 중요한 부분을 슬쩍 비켜 무릎 부근으로 내려갔다.
그 동안 오정애의 손은 페니스를 조몰락거리는 것을 멈추
지 않았다. 덕분에 신혜순의 거친 섹스에 주눅이라도 들 듯
볼품없이 위축되어 있던 그것은 다시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오정애의 혀는 이제 한준호의 샅을 핥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한준호는 양손을 내려 그녀의 귀를 어루만졌다. 그는 그녀의 극진한 서비스에 놀라움을 느끼고 있었다. 재혼을 한 그녀는 확실히 지난가을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의 그녀가 아니었다. 그 때 그녀는 망설이고 수동적이었으며, 그의 애무에 오르지 몸을 떨며 신음했을 뿐이다.
아니, 그녀가 예전의 그녀가 아니라는 것은 드라이브를 하
면서 이미 드러난 바였다. 그녀의 오랄은 얼마나 적극적이고,
감각적이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왜 삽입 성교는
망설였던 것일까?
오정애의 입술은 마술을 걸 듯 그의 세포들에 관능의 입을 벌려 쾌락을 호흡하게 하고, 그것은 핏줄을 타고 말달리기를 하며 그의 페니스로 전달되었다. 그래서 샅을 핥아 올라간 그녀의 입술이 그 곳에 이르렀을 때는, 그것은 이미 불끈거리며 일어나 천장을 향해 곤두서 있었다.
"으음~~ 아아아~~!"
오정애의 혀가 단단하게 일어선 뿌리를 핥기 시작했을 때, 한준호는 제풀에 신음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오정애는 그 신음 소리에 자극 받기라도 한 것처럼 한준호
의 가랑이 사이에서 일어나 몸의 방향을 백 팔십도 돌렸다.
그들은 곧 식스 나인 자세가 되어, 오정애의 무성한 숲이 한
준호의 얼굴을 덮었다.
한준호는 혀를 길게 내밀어 그녀의 계곡을 맞았다. 오정애
는 계곡을 그의 얼굴에 강하게 밀착시키며, 페니스를 목구멍
깊숙이 함몰시켰다.
한준호는 금방 호흡이 곤란해 졌다. 오정애가 숲과 계곡으로 그의 입과 코를 마구 짓누르며 마찰을 해댔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리듬을 맞추듯 페니스를 입에 문 그녀의 머리도 빠르게 아래위로 움직였다.
한준호는 문득, 이 여자가 또 입으로 끝내려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솟았다.
"됐어요! 이제 준비 됐어요!"
한준호는 호흡을 곤란하게 하는 그녀의 엉덩이를 밀어 올리며 재빨리 말했다. 그는 이제 얼른 그녀를 엎어놓고 페니스를 찔러 넣고 싶었다.
* * * * *
한편, 욕실에서는…
노크도 없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선 민혜영에 신혜순은 당혹스러워 했다. 그녀는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놓고, 몸을 담그고 있었다.
다행히 욕실 안은 욕조에서 피어오른 수증기로 뿌옇게 김이 서려 있었다. 그런 불투명은 서로를 조금은 편안하게 했다. 민혜영은 아무 소리 없이 신혜순이 앉아 있는 욕조로 들어섰다.
크지 않은 욕조였다. 민혜영이 신혜순의 맞은편에서 그녀를 향해 다리를 뻗고 앉자, 욕조의 물이 철름철름 넘쳐흘렀다. 그리고 그녀들의 다리는 서로 포개지는 모양이 되었다.
"왜 그러세요. 나가 주세요."
신혜순이 다리를 오그리며 말했다.
"매끄러운 피부예요. 씻겨주고 싶어요."
민혜영은 그녀의 다리를 다시 끌어 당겼다. 그리고 사타구니로 손을 가져갔다.
"아아, 그러지 말아요. 내가 나가겠어요."
신혜순은 몸을 일으켰다.
"안 돼요, 지금 나가는 건…"
민혜영도 따라 일어나며 신혜순의 팔을 잡았다.
"왜 모두들 우리 집으로 몰려 와 이러시는 지 모르겠어요."
"덕분에 남편과 아주 화끈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잖아요?"
"…!"
"이제 나를 즐겁게 해 줘 봐요."
"…"
민혜영은 양손으로 신혜순의 탄력 있는 젖가슴을 가만히 잡았다. 신혜순은 고개를 도리질했다. 그녀는 아주 남세스러운 기분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여자끼리 해 본 적 있어요?"
"그런 거 생각해 본적도 없어요. 이 손 치우세요."
민혜영은 손을 치우는 대신 가슴을 좀 더 힘주어 움켜잡았
다, 그리고 말했다.
"아까 나하고 정애가 하는 거 구경을 했죠?"
"…"
"섹스를 하는 이유가 뭐죠? 쾌락을 얻기 위해서 아닌가요? 그렇다면 상대가 꼭 남자여야 한다는 이유는 없는 거 아녜요."
민혜영의 입술이 유두에 닿았다. 그녀는 그것을 입안에 머
금고 가볍게 빨았다.
신혜순은 '흑!' 하고 숨을 들이쉬었다.
"멋진 가슴이에요. 풍만하고, 탄력 있고..!"
잠시 혀로 입안의 유두를 자극하던 민혜영은 곧 유방 전체
를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손은 여전히 다른 쪽 유방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그녀는 엄지와 검지와 장지로 유두를 잡고
비틀 듯 뱅글뱅글 돌렸다. 신혜순의 유두는 금방 탱탱하게 일
어섰다.
"아아, 왜 그래요!"
신혜순은 몸을 가볍게 떨었다. 머리 속에서는 민혜영을 밀어내야 된다는 생각이 불끈거렸지만,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녀는 여태까지 경험해 본 일이 없는 미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민혜영의 혀는 부드럽고 섬세했다. 남편의 혀에 그런 느낌을 받아 본 적은 없었다. 그녀의 세포들은 새로운 느낌에 긴장하며 쾌락의 모공을 열고, 그 깊숙한 곳에서 그녀가 미처 알고 있지 못했던 무엇을 퍼 올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아아, 나갈래요, 그만…"
신혜순은 마침내 민혜영을 밀어내며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반응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
"후후, 안 돼요, 지금 나가면! 또 방해하고 싶어요?"
"…!"
"밖에선 지금 잘 진행되고 있을 거예요,"
"남편하고 오 여사님하고 하고 있나요?"
"신경 쓰지 말아요, 그 쪽으로는."
"세 분이 언제부터 그런 관계였죠?"
"약사님과 윤 교수는 언제부터 그런 관계였나요?"
"저야 윤 교수님 오늘 처음 뵈었잖아요. 전부터 존경은 해
왔지만, 만나 뵌 것은 오늘 처음이라는 거 아시잖아요?"
"존경하는 사이면 처음 만난 남 여 사이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거군요."
"…!"
신혜순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민혜영은 그녀의 아픈
곳을 정확하게 찔렀고, 그녀는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 없었
다.
"민망해 할 거 없어요. 잠자리에서 부처님 같던 윤 교수가 신약사와 그럴 수 있었다는 것이 놀랍고, 난 그걸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아니, 윤 교수에게 섹스의 즐거움을 가르쳐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녜요,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뭐가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거죠?"
"제가 윤 교수님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나 지금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아요?"
"그렇게 말하면 나 회낼 거예요. 이제 와서 엎지른 물을 쓸
어 담고 싶다는 건가요?"
"…!"
"자아, 우리 다시 시작해요. 그런 일은 그만 생각하고… 여
자 기리 하는 것도 충분히 즐거워요."
민혜영은 신혜순을 앞으로 끌어 당겼다. 그리고 몸을 한바퀴 돌며 등이 그녀 쪽으로 향하게 했다. 그리고 겨드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유방을 감싸 잡았다.
"탐스러운 가슴이에요. 윤 교수가 좋아한 이유를 알만해요.
절벽인 내 가슴만 보다 이렇게 탐스러운 유방을 보고 얼마나
황홀했겠어요."
"윤 교수님한테 가슴은 안 보여드렸어요."
"어머, 왜요?"
"…"
신혜순은 대답이 궁해졌다. 기혼의 남녀가 결혼의 순결을 훼손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합일점에 이르기 위해 아랫도리만 벗어 던지고, 그 곳을 빨고 핥고 했다고는 말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그것을 우아하고 고상한 섹스라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 새삼 부끄럽게 느껴졌다.
다행히 민혜영은 더 이상 그 문제에 대해서는 묻지 않고 그녀의 목덜미를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슴을 감싸 잡고 있던 손 하나가 아래쪽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계곡을 더듬었다.
신혜순은 목석처럼 양팔을 늘어뜨리고 선 채 그녀의 애무를 받아들였다. 민혜영의 애무에서 미묘한 느낌을 받았던 것과 달리, 지금 그녀의 생각은 다른 쪽을 달리고 있었다. 안개 속에서 무엇인가 정체가 드러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
신혜순의 입에서는 짧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민혜영의 손가
락이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체
의 반응과 달리 생각은 안개 속에서 불투명하던 무엇의 정체
를 잡아내고 있었다.
"아아, 맞아요!"
그녀는 마침내 말했다.
"뭐가 맞죠?"
"커피가 이상했어요."
"커피?"
"그래요. 커피를 마시고 나서 기분이 이상해졌어요. 낮에는 미처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모든 걸 알겠어요."
"후후…"
"커피에 뭐 이상한 걸 탔죠?"
"엉뚱한 소리 하지 말아요. 할 짓 다 해 놓고 이제 와서 요조숙녀인 척 하고 싶은 건가요?"
"전 약사예요. 약사인 제가 그런 것쯤 모를 줄 알고요."
"…"
민혜영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녀의 손가락은 신혜순의 꽃샘
안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그 곳은 손가락이 부드럽게 움직이
는데 불편이 없을 만큼 젖어 있다.
"아아, 불결해요 당신!"
신혜순은 민혜영을 밀어냈다. 그리고 외쳤다.
"당신은 악마예요, 색녀고!"
"…!"
민혜영의 손이 허공을 갈랐다. 그리고 신혜순의 뺨에서 철썩 소리가 났다.
"아! 아아아!"
신혜순은 비명을 지르며 욕실에서 뛰쳐나갔다.
오늘 저녁 신혜순은 벌써 두 번째 민헤영으로부터 뺨을 맞는 것이었다. 첫 번째 뺨을 맞았을 때는 그래도 윤 교수와 저지른 일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자신이 뺨을 맞아도 싸다는 생각이 없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자신이 악녀의 발톱에 생채기를 입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윤 교수와의 일에 대한 죄책감 같은 것은 이미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이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비하면 윤 교수와의 관계는 정말, 기혼의 남녀가 결혼의 순결을 훼손하지 않고 정신적, 육체적 합일점에 이른 고상한 섹스였다는 자부심까지 갖게 하는 것이다.
윤 교수와 같은 덕망 높고 고매한 인품의 소유자가, 악녀와
색녀를 합성한 민혜영 같은 여자와 살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
다. 그녀는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 그녀의 겉으로 드러나 있
는 고상함과 우아함 가식일 뿐이라는 것이 신혜순의 생각이
었다.
욕실에서 뛰어나온 신혜순은 소돔과 고모라 같은 이 소굴에서 얼른 벗어나고 싶었다. 이 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듯 상관하지 않고 윤 교수에게라도 달려가, 그의 품에 안겨 펑펑 울어버리고 싶었다.
그녀는 재빨리 옷을 주워 입으려 했다. 그러나 침대 쪽에서
나는 거친 신음 소리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그 쪽으로 눈길
이 갔고, 그녀의 몸은 석고처럼 굳어지고 말았다.
오정애는 한준호 위에 올라앉아 말타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신혜순이 말타기 하던 것과 같은 자세는 아니었다. 오정애는 남편에게 등을 보인 채 쪼그리고 앉아 두 손으로는 그의 무릎을 짚고 열심히 엉덩이를 들썩거리고 있었다.
한준호와 오정애는 몇 차례 체위를 바꿔가며 섹스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오정애는 처음에는 정상위로 삽입해 주기를
원했었다. 물론 그것은 한준호가 원했던 체위는 아니었다.
그는 오정애가 엎드려 주기를 원했다. 그것은 아내에게 방해를 받아 행위가 중단되었던 때 행하던 체위였고, 그녀의 풍만한 둔부가 페니스를 강하게 조이어 오던 감촉을 그는 다시 되살려 내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정애가 양팔을 벌리고, 두 발을 들어올리며, '빨리
요!' 하고 재촉하는 바람에 한준호는 우선 그 자세로 시작하
지 않을 수 없었다.
오정애는 당장 강하게 시작해 주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는
느긋하게 피스톤 운동과 회전 운동을 즐기고자 했다. 방금 전
아내와의 관계에서 강한 폭발을 일으켰던 탓에 당한 강하게
사정의 욕구를 느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리의 위치와 삽입의 방향을 바꾸어 가면서, 오정애의 반응을 충분히 즐기며 피스톤 운동을 계속했다. 오정애의 호흡은 점점 거칠어지고 몸부림도 격렬해졌다. 그것은 그에게 큰 만족을 주었다.
오정애는 마침내 한준호를 밀어내고 스스로 상위가 되어 말타기를 시작했다. 그녀의 유방은 크게 출렁거렸고, 신음 소리도 점점 낭자해졌다. 한준호의 그녀의 격정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출렁이는 젖가슴과, 들썩이는 엉덩이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녀는 팔부 능선쯤에서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
것은 한준호의 도움 없이는 오를 수 없는 몫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한준호는 그녀를 그 곳에 좀 더 오래 잡아두고 싶어
하고 있었다.
"엎드려 줄래요?"
한준호는 마침내 말했다. 오정애는 순순히 말 탄 자세에서
내려와 한준호 쪽으로 엉덩이를 내밀었다. 그녀는 채 오르지
못한 능선의 나머지 부분을 한준호가 빨리 밀어 올려주기를
원했던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삽입을 시작한 한준호는 여전히 강하고 빠르게 돌진하지 않았다. 깊은 삽입을 유지한 채 손으로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다가, 이따금 생각난 듯 피스톤 운동을 했다.
그것은 오정애를 감칠맛 나게 하고, 점점 흥분시켰다.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아아, 빨리요! 세게요!"
그녀는 엉덩이를 힘껏 한준호의 페니스를 향해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녀의 엉덩이 힘은 강하고, 격렬했다. 한준호는 몇
차례 그 충격을 흡수해냈으나, 마침내 몸의 중심을 잃고 뒤로
벌렁 넘어지고 말았다. 그 바람에 오정애는 한준호에게 등을
보인 채 말 탄 자세가 된 것이었다.
신혜순이 침대 쪽을 본 것은 오정애가 바로 그와 같은 체위로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을 때였다. 그녀는 격렬하게 몸을 아래위로 움직였다. 그리고 단단하게 팽창한 한준호의 페니스가 터널을 드나들 듯 오정애의 풍만한 엉덩이 사이를 드나들었다.
신혜순은 그것을 보고 있었다.
"어 어어!"
그녀의 입에서는 감탄인지 신음인지 모를 소리가 흘러나왔
다. 그런 자세로 섹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녀는 그런 체위를 해 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아니, 남편이 그런 체위를 요구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물론 그녀는 질색을 하면 남편을 면박했을 것이었다. 그녀가 남편과의 섹스에서 선호했던 것은 오르지 정상위일뿐이었다. 그러므로 남편 위에 올라앉아 그녀가 행위의 주도권을 잡고 절정을 맞았던 얼마 전의 행위는 아주 특별한 경우였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나 두 여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은…
아니, 그것은 제 정신에 한 행위였다고는 할 수 없다. 커피에 탓이었다. 민혜영이 커피에 무엇인가를 타 넣었고, 그 때문에 자신이 발정한 암캐처럼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이제 그녀는 조금도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그러나 머리 속에서 말달리기를 하고 있는 그런 생각들과는 달리 그녀는 다시 미묘한 느낌에 사로잡히고 있었다. 어떤 뜨거운 기운이 육체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는 느낌!
"어때요? 볼만하죠?"
신혜순은 귓가에 속삭이듯 들리는 소리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어느 사이 민혜영이 그녀의 뒤로 와 있었다.
아니, 민혜영은 그냥 귓가에 속삭이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의 손은 신혜순의 어깨와 엉덩이의 곡선을 더듬고 있었다. 신혜순이 몸을 떤 것은 몸에 와 닿고 있는 그녀의 그런 손길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어떻할까요? 우리도 가서 도와줄까요? 아니면 우리는 우리끼리 다시 시작할까요?"
민혜영은 뺨을 때린 일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한 태도로 은근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그리고 엉덩이를 더듬던 손은 앞의 계곡 쪽으로 이동해 오고 있었다.
신혜순은 고개를 뒤로 꺾으며 "흑!" 하고 신음했다. 민혜영의 손가락이 어느 사이 꽃샘 안으로 비집고 들어 와 헤엄치듯 움직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의 움직임이 편하도록 다리를 조금 벌렸다.
"흠뻑 젖었어요. 당신은 또 원하고 있군요."
"…"
"육체는 못 속여요."
"…"
민혜영은 신혜순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고, 그녀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자신이 악마의 게임에 다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저항해야 한다는 생각이 명치를 찔렀다.
민혜영이 귓불을 빨기 시작했다. 그녀의 흡입은 부드러웠
고, 아래쪽에서는 그녀의 손가락이 여전히 꽃샘 안에서 헤엄
치고 있다. 신혜순은 호흡이 가빠졌다. 양쪽에서 동시에 온
몸으로 번져나가는 쾌감에 그녀는 세포들이 녹아 내리는 느
낌이었다. 그녀의 눈은 스르르 감기고, 목은 더욱 뒤로 젖혀
졌다.
오정애는 여전히 한준호에게 등을 보인 채 말타기를 계속
하고 있다. 그녀의 신음 소리는 이제 거의 울음소리에 가까웠
고, 한준호도 그녀의 몸이 아래위로 오르내리는데 리듬을 맞
추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한준호는 이제 더 이상 오정애가 정상에 올라서는 것을 늦출 수 없음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거기에 타이밍을 맞추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 초조감을 느꼈다.
오정애의 오랄과 아내의 말타기로 이미 두 번이나 실탄을
쏘아버린 그는, 세 번째 발사가 얼른 일어날 것 같지 않았다.
행위의 주도권을 오정애가 잡고 있어, 그는 거의 무료 봉사를
받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음에도 그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배어 나왔다.
"아아!"
신혜순의 입에서는 짧은 비명 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민
혜영의 귓불을 가볍게 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꽃샘 안에서
헤엄치던 손가락은 어느 사이 그 곳을 빠져 나와 클리토리스
를 비틀듯 자극하고 있었다. 손가락의 움직임은 섬세하면서도
집요했다.
"아아~~ 아아앗! 아아…"
신혜순은 계속해서 보다 강한 신음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민혜영의 손가락은 마치 그녀의 느낌을 자신의 느낌처럼 감지하고 있기라도 한 것과 같이 움직였다.
그녀는 이제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었다. 민혜영의 행위
를 거부해야 된다는 저항감은 머리 속 한 귀퉁이로 밀려나
조그맣게 움츠러들어 있다.
침대 쪽에서 들리는 오정애의 절정을 향해 치닫는 신음 소
리는 그녀를 더욱 흥분시켰다. 그녀는 실눈을 떠 그쪽을 바라
보았다.
오정애의 상체는 격렬한 춤을 추듯 흔들렸다. 그리고 그녀의 넓은 엉덩이 아래서 기둥처럼 곤두선 페니스가 내려오는 그녀의 몸을 퉁겨내듯 다시 위로 솟구쳐 오르게 했다.
신혜순은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른 눈을 감았다. 그녀는
온몸으로 후끈한 열기 같은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기
둥이 마치 자신의 몸 속을 드나들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
다. 아니, 그녀 자신 그러한 자극을 원하는 강한 욕망에 사로
잡히고 있었다.
"당신은 훌륭한 악기예요. 한 선생이 당신에 대해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을 이해할 수 없군요."
민혜영이 다시 신혜순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헉! 하고 신음했다.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던 손가락 다시 꽃샘 안으로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두 개의 손가락이었다. 함께 밀려든 두 개의 손가락은 함께 놀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처럼 따로 떨어져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래서 여러 개의 손가락이 그 곳에서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 으으흑! 흑!'
신혜순은 계속 신음을 토해냈다. 가슴 쪽에서는 또 다른 느
낌이 모세관 현상처럼 그녀의 온몸으로 번져나가고 있었다.
민혜영은 이제 그녀의 몸을 앞으로 돌려세우고 유두를 젖먹
이 아이처럼 쩝쩝 빨아댔다. 그리고 그녀의 몸을 침대 쪽으로
밀기 시작했다.
신혜순은 주춤주춤 뒤로 밀렸다. 그러나 그것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의 감각은 온통 가슴과 꽃샘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금방 침대까지 밀려왔다. 민혜영은 계속 그녀의 몸을 밀었고, 그녀는 침대에 걸려 앉듯 주저앉으며, 몸이 뒤로 넘어갔다. 민혜영의 입술은 계속 그녀의 가슴에 따라 붙었고, 손가락으로 꽃샘을 자극하는 동작도 계속되었다.
유두를 물었던 민혜영의 입술이 금방 아래로 미끄러져 내
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사이 침대 아래 늘어져
있던 그녀의 두 다리를 어깨 위로 들어올리고 있었다.
"흐흑… 아아! 아앗!"
신혜순의 입에서는 거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민혜영의 혀
가 곧장 클리토리스에 꽂혔기 때문이다. 두 개의 손가락은 여
전히 꽃샘 안을 휘저으며, 혀는 어린아이를 어르듯 클리토리
스를 이리저리 핥았다.
그녀는 민혜영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는 다리에 힘을 주며 엉덩이까지 들썩거렸다. 그러다가 새로운 감촉에 그 동작은 금방 중단되었다. 가슴을 어루만지는 손 때문이었다.
그것은 섬세하고 부드럽던 민혜영은 손은 아니었다. 보다 단단하면서도 낯익은 느낌의 손! 물론 그것은 남편의 손이었다. 그녀는 새삼 남편의 거친 숨결이 귀 가까이서 헐떡이듯 들려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신혜순은 남편의 손을 밀어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여
자와 행위를 하면서 자신의 유방을 애무하는 남편의 행위가
아주 불결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거친 신음을 토해내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꽃샘을 자극하는 민혜영의 혀와 손가락은 그녀
의 근육들을 흐느적거리게 이완시켜, 신체 어느 곳도 마음대
로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녀는 가까스로 가슴까지 손을 올렸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의 손을 밀어내는 대신 오히려 그의 손목을 꽉 잡았다. 민혜영이 선사하는 강한 쾌감이 다시 한번 그녀의 온몸을 전류처럼 관통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그녀의 머리를 끌어 당겼다. 그리고 입술이 그녀의 입을 덮쳤다. 그녀는 도리질을 하며 우우욱! 하고 신음했다.
신혜순의 도리질은 금방 잠잠해졌다. 민혜영의 끈질길 애무는 그녀의 모든 의지를 속수무책으로 만들어 놓고 있었다.
그 곳에서 이제 민혜영의 손가락과 혀는 그 위치가 바뀌어
있다. 손가락이 슬그머니 꽃샘에서 빠져 나와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기 시작했고, 혀가 손가락이 하던 일을 대신하고 있다.
신혜순의 꽃샘 안에서 민혜영의 혀는 쾌락의 마법이라도
걸 듯 미묘하게 움직였다. 그녀의 세포들은 쾌락의 용액 속에
서 해면체처럼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
여자의 혀가 선사하는 그 미묘한 느낌은 남편의 혀에서는 결코 경험해 본 일이 없는 감각적인 것이었다. 그녀는 신음 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었다.
그녀는 다만 민혜영의 어깨 위에 올라가 있는 다리에 힘을 주며 엉덩이를 들썩거렸고, 그녀의 뱃가죽 근육들은 경련을 일으키듯 꿈틀거렸다. 그녀는 당장이라도 절정에 이를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당장 정상으로 올라서기에는 아직 무엇인가가 부족했다.
한준호의 손은 여전히 그녀의 가슴을 애무하고 있다. 그의
손바닥 안에서 유두는 빳빳하게 머리를 들고 일어났다. 한준
호는 손가락을 세워 엄지와 검지로 새끼를 꼬듯 유두를 비벼
대기 시작했다.
"아~~ 아아~~ 아아아~~"
신혜순은 입술을 반쯤 벌리며 앓은 소리 같은 신음을 흘렸
다.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비집고 한준호의 혀가 틈입을 시도
했다. 그의 혀는 장애물을 만난 것처럼 이빨에 맞닥뜨려 잠시
멈칫거리다, 그 사이를 비집고 입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그의 손은 이제 다른 쪽 유방으로 옮겨와 똑같은 새끼 꼬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혀는 낯선 곳을 탐색하듯 그녀의 입안을 휘저었다. 그 느낌은 아주 미묘했다.
수 없이 많은 입맞춤이 있었지만, 남편의 혀에서 그런 느낌을 받아보기는 처음이었다. 그것은 마치 아래쪽에서 그녀의 꽃샘 안을 휘젓고 있는 민혜영의 혀와 무슨 신호라도 주고받고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
신혜순은 다시 남편의 입에 막혀 있는 입술 사이로 '어흑…
흑흑!' 하는 신음을 흘렸다. 그러다가 온 몸에 번지는 쾌락에
대한 조건 반사라도 하듯, 남편의 혀를 힘껏 빨아들였다.
"윽! 흐흐흐…"
신혜순의 갑작스러운 반응에 한준호는 몸을 움찔하며 신음
했다. 그는 혀가 뿌리째 그녀의 목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얼얼했다.
한준호의 아래쪽에서는 오정애가 여전히 이쪽으로 등을 보인 채 말달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말은 기수가 마음먹은 대로 세차게 앞으로 내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기수는 숨이 턱에 닿아 있었다. 그녀는 헐떡거렸고, 들썩이는 엉덩이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그녀의 그 곳은 애액으로 홍수가 나듯 넘쳐흘렀고, 그래서 그녀가 엉덩이를 들썩일 때마다 부걱부걱 하는 소리가 났다.
그러나 한준호의 감각은 그녀의 엉덩이가 주는 자극보다는
아내와 엉겨 있는 혀 쪽에 더 집중되고 있다. 아내의 목구멍
깊숙이 빨려 들어갔던 그의 혀는, 그 곳에 잠시 붙박이처럼
정지되어 있다가 강한 흡입으로부터 스르르 풀려났다.
그의 혀와 아내의 혀는 곧 부드럽게 엉겼다. 그리고 타액이
그들의 입 사이를 넘어들었다. 그러다가 아내의 혀가 그의 입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한준호는 이빨을 세워 그것을 가볍게 물었다. 신혜순은 막힌 입 사이로 다시 '우으흐' 하고 짐승의 울음 같은 신음을 흘렸다. 남편의 이빨로 자극 받고 있는 혀 때문에 흘리는 신음만은 아니었다. 그녀에게 더 큰 쾌감을 선사해 주고 있는 것은 역시 아래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민혜영의 자극이었다.
신혜순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손을 아래로 내려 검지와 장지로 꽃잎을 양쪽으로 벌려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꽃잎 사이의 작은 돌기물은 민혜영의 눈앞에서 관능의 회신처럼 드러났다. 그 곳은 뜨거운 열기로 헐떡거렸고, 민혜영의 혀가 그 열기에 기름을 붓듯 빠르게 움직였다.
신혜순이 스스로 그 곳을 벌려 보이는 대담한 행위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남편의 커닐링구스에 대해서는 그것
이 변태 같은 짓이라고 생각하며 빨리 삽입하라고 재촉하는
것이 보통이었었고, 낮에 윤 교수와의 가졌던 고상하고 우아
한 섹스에서도 그런 원초적인 본능의 반응은 표출되지 않았
었다.
민혜영은 지금 새로운 관능으로 신혜순의 육체를 열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혜순의 적극적인 반응은 그녀의 몸 또한 참을 수 없는 열기로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그녀는 식스 나인의 자세로 자신도 신혜순으로부터 자극 받고 싶은 욕망을 느꼈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힐끗 위쪽을 바라보았다. 한준호와 신혜순은 무아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 있었다.
민혜영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들을 어떻게 떼어내 식스 나
인 자세로 들어가야 할지 난감했다.
그 때였다. 숨이라도 넘어가는 것 같은 날카로운 신음에 민
혜영은 오정애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오정애가 등을 꼿꼿이
세우며 몸을 경직시키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의 몸은 나무토막이라도 쓰러지듯 한준호의
무릎 위로 엎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 아래에는 아직 위
용을 잃지 않은 한준호의 페니스가 그녀의 몸에 기둥처럼 삽
입되어 있는 것이 보였다.
한준호도 한순간 입술에서 아래쪽으로 감각이 집중되고 있었다. 오정애의 질이 그의 페니스를 강하게 조였기 때문이다. 그가 폭발을 일으키기 전에 오정애가 먼저 절정에 이른 것이었다.
수축은 경련을 일으키듯 여러 차례 되풀이되었다. 오정애는 아직 단단한 모양을 잃지 않고 있는 페니스를 깊이 품은 채 쾌감의 여운을 즐겼다. 단단한 그것을 조이는 느낌은 색달랐다. 그녀는 여태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색다른 느낌에 황홀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었다.
한준호가 문득 엉덩이를 다시 들썩거려 오정애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아내 신혜순의 머리를 끌어안고 혀를 주고받던 그
의 입술은 이미 그녀로부터 떨어져 있었다.
"아아, 그만 요!"
어느 때보다도 강한 쾌감에 몸을 경직시키고 꿈꾸듯 쾌감의 여운을 즐기던 오정애는 기습 공격이라도 받은 것처럼 질겁을 해서 말했다. 그러나 한준호는 오정애의 허리를 잡아당기며 다시 페니스를 힘껏 찔러 넣었다.
강한 오르가즘으로 잔뜩 충혈되어 있던 그곳을 한준호의 단단한 페니스가 자극하는 느낌은 소름이 끼치도록 미묘했다. 그것은 참을 수 없을 만큼 강한 쾌감 같기도 했고, 또는 짜릿짜릿한 전류에 온 몸을 자극 당하는 것처럼 기분 나쁜 느낌 같기도 했다.
"음마, 안 돼요!"
오정애는 도망치듯 한준호의 뿌리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그 미묘한 느낌을 견뎌낼 수 없었던 것이다.
"아, 왜 그래요!"
한준호는 그녀의 엉덩이를 다시 잡아당기려 양팔을 허우적거렸다. 그러나 오정애의 몸은 이미 그의 팔이 미치지 못하는 곳까지 멀어져 있었다.
"혼자만 끝내고 도망가면 어떻게요?"
한준호가 상반신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는 닭 쫓던 개라도 된 기분이었다. 오정애의 애액이 번들거리는 그의 페니스는, 충족되지 못한 욕망에 성을 내듯 잔뜩 부풀어 오른 채 천장을 향해 끄덕거리고 있다.
"미안해요? 느낌이 너무 이상해서 견딜 수 없었어요."
"너무 좋았던 거 아니고요?"
"모르겠어요. 그런 것이 좋은 건지 어쩐지… 그런 느낌 받
아보기 처음이에요."
오정애는 가볍게 몸을 떨었다. 그녀는 그 곳이 얼얼했다. 그리고 충혈된 그 곳을 한준호의 단단한 페니스가 강하게 찌르던 감축이 되살아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럼 난 어떻해요? 나도 해결해 줘야죠."
한준호는 투정부리는 어린애처럼 말했다.
"어머머… 저 쪽 봐요. 대단해요."
오정애가 딴전을 부리듯 민혜영과 신혜순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준호도 잠깐 잊고 있던 것을 다시 생각해 낸 듯 그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들은 이제 식스 나이 자세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서로 핥아 주고 빨아 주며 이중창을 하듯 함께 신음을 쏟아내고 있었다. 한준호가 신혜순과 입맞춤하던 자세를 풀자, 민혜영이 그녀를 독점하겠다는 듯 재빨리 식스 나인 자세를 만든 것이었다.
"입으로 해 줄까요."
오정애는 한준호의 단단한 페니스를 살짝 잡으며 말했다. 그녀는 민혜영과 신혜순 쪽으로 향하고 있는 그의 관심을 다시 자신 쪽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질투심 같은 것이 솟고 있었다.
"그만 둬요. 그건 아까 했잖아요."
한준호의 대답은 시큰둥했다. 그러나 오정애는 그의 말을 무시한 채, 살짝 거머쥐고 있던 페니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녀는 아직도 자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고 있는 귀두부를 부드럽게 핥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니스를 거머쥔 손아귀에도 힘이 들어갔다.
한준호는 그 모습을 잠시 내려다 보다 아내와 민혜영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오정애가 그 곳을 핥아 주는 느낌이 싫지는 않았다 굳이 그것을 거부할 이유는 없었다.
아내의 몸 위에 식스 나인 자세로 엎드려 있는 민혜영의
엉덩이는 그가 손을 뻗치며 닿을 만한 거리에 있었다. 그것은
그의 몸 안에 새로운 욕망을 일렁이게 했다.
오정애는 그 새로운 욕망의 상징을 계속 핥아댔다. 그러다가 그것은 그녀의 입안으로 함몰되어 들어갔다. 그의 욕망과는 다른 선택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빠르게 머리를 아래위로 흔들며 피스톤 운동을 시작했다. 이번에야말로 마치지 못했던 일을 단숨에, 확실하게 끝내주겠다는 듯-
신혜순은 두 다리를 들어올린 채 계속 거친 신음을 토해냈다. 민혜영은 그녀의 엉덩이를 잔뜩 끌어안아 들어올리고 그 사이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는 빠르게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녀의 혀는 신혜순의 꽃샘 깊숙한 곳에서 춤추듯 움직이고 있었다.
민혜영에 비하면 신혜순이 커닐링구스는 소극적이었다. 그녀는 양팔로 민혜영의 허리를 끓어 안고 있을 뿐, 정작 쾌감을 위해 움직여 줘야 할 혀는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했다.
혀를 여자의 그 곳에 사용하는 것은 신혜순으로서는 처음
이었다. 행위는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이쪽
에서도 행위의 주도권은 민혜영이 잡고 있었다. 그녀는 계곡
을 신혜순의 얼굴에 밀착스킨 채 엉덩이를 빙글빙글 돌려 스
스로 원하는 자극을 구하고자 했다.
한준호는 그 모습에서 민혜영이 달아 오른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기 어렵지 않았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아니, 더 이상 참기도 어려웠다.
한준호는 오랄을 하는 오정애의 머리를 밀어 그녀의 행위를 중지시켰다. 그리고 무릎걸음으로 민혜영의 뒤로 갔다. 그는 아내의 얼굴에 밀착되어 있는 민혜영의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욕망의 불덩이가 되어 있는 페니스를 그녀의 협곡으로 찔러 넣었다.
갑작스런 공격에 민혜영은 움찔했다. 그러나 그녀는 놀라거나, 환희의 신음을 흘릴 겨를도 없었다. 허공에서 버둥거리던 신혜순의 다리가 문득 그녀의 목을 힘껏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신혜순은 울음소리 같은 신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녀의 꽃샘은 그 안을 휘젓던 민혜영의 혀를 블랙 홀처럼 빨아 들였다. 민혜영은 앞뒤를 모두 포박 당한 느낌이었다. 뒤쪽에서는 한준호가 거칠게 피스톤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녀는 신음조차 흘릴 수 없었다.
잠시 멈춰 있던 것 같던 시간이 재깍재깍 소리를 내며 다시 초침이 돌아가는 듯 하면서, 경직되어 있던 신혜순의 몸에서도 핏줄이 돌았다. 그녀는 민혜영의 목을 굴어 안고 있던 다리를 풀어 쭉 뻗었다.
"아아~~ 엄마야! 아아~~ 아아앗!"
민혜영은 고개를 들어올리며 비로소 환희의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의 몸이 격렬하게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돌진해 오는 한준호의 페니스를 향해 그녀 또한 힘껏 엉덩이를 밀어대고 있는 것이었다.
한준호의 호흡은 이미 턱에 닿을 만큼 거칠어져 있었다. 신혜순이 긴 쾌락의 여운에서 채 헤어나지 못한 채, 식스 나이 자세 그대로 민혜영의 몸 아래에 눌려 있는 사이, 한준호의 페니스는 욕망의 덩어리를 분출해 냈다..
"으흐 으흐흥!"
한준호의 입에서는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한준호와 민혜영의 삽입 부위에서 흘러나오는 분비물이 신혜순의 얼굴로 덜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