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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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아- 촤아아-

경쾌하게 물살을 가르며 그가 나아가자 미화도 지지 않고 그의 뒤를 바짝 따랐다. 그러다 그녀가 두 팔을 가볍게 휘두르며 유영하자 어느새 충영을 추월하고 앞서나가기 시작한다.

‘아주 선수 뺨치는 구나. 정말 잘하는데?’

충영이 앞서가는 미화의 엉덩이를 보며 감탄하는데 마냥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게, 사내 체면이 있는 것이다.

2미터 정도를 뒤지고 가다 턴을 하는 순간이 오자 충영은 벽에 다리를 대고 있는 힘껏 반동을 주었다. 강한 힘에 몸이 용수철처럼 앞으로 튀어나가자 그 탄력으로 충영은 온 힘을 다해 팔을 휘저었다.

그러자 그의 주변에 물보라가 일며 미화의 뒤를 맹렬하게 추격하기 시작한다.

기술은 그녀가 앞서고 힘은 충영이 월등하다.

처음 기술로 앞서가던 그녀는 턴을 하고부터 힘이 급격하게 빠지는 것을 느끼며 이제껏 해온 기술로 몸을 움직이는데 뒤에서 물보라가 치며 충영이 무섭게 추격해온다.

뒤를 한 번 돌아보던 그녀는 있는 힘을 다 모아서 팔을 휘저었다.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휘두르는 충영의 힘에 밀려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추격을 당했다.

“이익!”

승부욕이 발동한 미화가 젖 먹던 힘까지 다 짜내 팔을 휘둘렀다. 

하지만 무식할 정도로 강한 충영의 힘을 그녀가 감당하기란 쉽지 않아 그녀는 골인 지점을 바로 앞두고 그에게 추월당하고 말았다.

“후우. 후우. 후우.”

간발의 차로 뒤늦게 도착한 미화가 안경을 벗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하하. 괜찮아요 누님?”

충영이 몸이 붙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오자 미화가 그의 가슴에 자신의 몸을 완전히 기댔다.

“아우. 너무 무리하게 힘을 썼나봐. 눈앞이 노래지는 게 좀 어지럽다.”

“그래요? 내게 기대세요.”

충영이 그녀의 어깨를 팔로 감싸자 그녀가 상체는 그에게 가볍게 기대고 물 아래 부분에 있는 하체는 그의 다리에 바짝 붙였다.

‘후후. 뭐야 이 여자.’

충영은 여자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부분은 떨어져 별 다른 의심을 받지 않게 조심하면서 보이지 않는 부분은 자신의 몸에 딱 붙이는 행동이 뭘 의미하는지 모른다면 그건 남자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충영은 그냥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며 그녀에게 말했다.

“한 번 지고 한 번 이겼네요. 어쩌죠?”

“어쩌긴... 내기 했으니까 그대로 지켜야지. 한 번은 정 사장이 내 부탁 들어주고 또 한 번은 내가 정 사장 부탁 들어주면 되지. 그렇게 내기 했잖아?”

“예. 저야 약속은 철저하게 지키는 편이지만 누님도 제 맘 같은지 모르겠네요.”

충영이 웃으며 농담조로 말하자 미화가 그의 얼굴을 보았다.

“여자라고 무시하는 거야? 나도 약속은 칼같이 지키는 사람이야.”

“하하. 알았습니다. 이거 두 바퀴 돌았는데 전력질주해서인지 벌써 시장기가 도네요. 전 이만 나가봐야겠는데 누님은 더 하실 건가요?”

“아니. 나도 나가야지. 동생 오기 전에 많이 했거든.”

“예. 같이 나가죠.”

충영이 먼저 올라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읏샤!”

충영이 가볍게 들어 올리자 그녀가 탄성을 발하며 그의 품에 안길 듯 다가섰다.

“정말 힘이 장사야. 수영할 때도 느꼈지만 동생은 엄청 강한 남자 같아.”

미화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바라보자 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하하. 힘이 좀 세긴 하죠. 이제껏 힘겨루기에서 나보다 센 남자는 만나 본 적이 없으니까요.”

“호호. 대성그룹 장녀께서 동생의 힘 때문에 반했나 보다.”

“뭐.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제가 힘이 좋지 않았다면 아내가 아마도 결혼까지 생각하진 않았을 테니까요.”

충영이 솔직하게 대답하자 미화의 얼굴이 더욱 야릇해진다.

샤워를 하고 나온 충영은 대기실에서 미화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30분을 기다리자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오는데 그 중에 미화가 끼어있어 충영은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누님!”

“오. 정 사장. 많이 기다렸지?”

“아닙니다.”

“오늘 갑자기 불러서 사람들은 많지 않네. 한 열 명 정도. 어때? 그래도 괜찮지?”

“예. 좋습니다. 난 잘 모르니까 식당은 누님이 정해주시죠.”

“그럴까? 다들 살찌는 건 싫어하지만 운동을 했으니까 좀 시장할 거야. 근처에 샤브샤브 잘 하는 집이 있는데 거기로 가지.”

“예. 그러죠. 누님이 안내하세요.”

충영은 미화가 안내하는 식당으로 여자들과 함께 갔다.

식당에서 음식을 시키고 미화가 인사를 시키자 충영은 그들 모두에게 자신의 소개를 했고 사람들은 대성백화점 사장이 너무 젊은 것에 놀랐지만 그가 회장 김동민의 큰 사위라는 것을 알고는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특히 조금 전 수영장에서 만났던 정영숙이란 여자가 그의 곁에 붙어 앉아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그녀를 보는 미화의 얼굴이 편치가 않아보였다. 정영숙이란 여자는 삼십 대 초반의 미인이었는데 얼굴은 미화보다 떨어졌지만 날씬한 몸에 미화보다는 젊음의 기운이 펄펄 넘쳐 충영을 향해 계속 유혹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충영은 미화에게 집중했다. 영숙은 그저 조금 잘 사는 남편을 만나 호사를 누리는 평범한 여자였지만 미화는 충영에게 아주 귀한 고객이었기에 그 가치가 확연히 달랐다.

미화도 충영이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자 상대적으로 기분이 좋아져 시종 그의 얼굴만 쳐다보았고 그와 얼굴이 마주칠 때면 기다렸다는 듯 미소를 보냈다.

사장으로 부임한 뒤 부유층 아줌마들에게 첫 로비를 마친 충영은 미화와 헤어져 백화점으로 갔다.

부사장실로 간 그는 그곳에서 영진을 만났다.

“하이. 자기야. 어서 와.”

영진이 반기자 충영이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회사에선 사장님이라고 불러야지. 김영진 부사장님.”

“호호. 네. 알았습니다. 마이 달링 사장님.”

영진이 다가와 키스를 하자 충영은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금 고객들하고 식사하고 왔거든?”

“그래?”

“응. 그런데 백화점 고객들이라 그런지 거의 전부가 여자들이야.”

“그렇겠지.”

“물론 나도 접대해야겠지만 아무래도 남자인 나를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야. 그런 사람들은 전부 우리 부사장님이 접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때. 자신 있어?”

“접대가 별 거 있나. 만나서 노는 거잖아? 나 그런 일은 아주 잘 해. 접대라면 앞으로 나한테 맡겨만 줘. 내가 잘 해 보일 테니까.”

“좋아. 특별하게 내가 관리해야 할 그런 사람들만 빼고 고객들 관리는 부사장이 맡아. 알고 보니 삼촌이 고객들 관리는 잘해왔더라고. 우리가 삼촌한테 밀리면 안 되지 않겠어?”

“당연하지. 삼촌 같은 찌질이 사장한테 밀리면 인생 종쳐야지.”

“후후. 우리 부사장님이 앞으로 중요한 업무를 맡았는데 아마도 이거에서 우리 매출의 상당부분이 결정될 거야. 신경 써서 잘 해줘.”

“걱정 마. 나도 마음 정하고 시작한 일이야. 놀고먹을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안심해.”

“후후. 그래 자기가 그렇게 말하니까 안심이 된다. 오늘 저녁은 어때? 침대가 무너질 정도로 한 번 놀아볼까?”

영진이 눈웃음을 치며 그의 품에 안겨왔다.

“호호. 요즘 며칠 안 했지? 오늘 한 번 보지가 뚫어지게 박아 줄 거야?”

“자기가 원한다면 난 언제든지 콜이지.”

“좋아. 오늘 밤이 엄청 기대된다.” 

인수인계 하는 한 달 동안 충영과 영진은 명 사장이 관리했던 고객들을 완전히 파악하여 그들과 최소 한 번씩은 만나며 안면을 텄다.

명 사장과 특별하게 친했던 몇 명을 빼고는 다들 충영과 영진이 대성그룹 회장의 직속 자녀들이란 사실을 알고는 큰 무리 없이 두 사람을 인정했고 그렇게 한 달이 지나자 고객들의 큰 이탈을 겪지 않고 충영은 정식으로 사장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충영은 사장에 오르자 가장 먼저 비서실에 있는 두 젊은 여비서들을 잘랐고 그 다음으로 지영이 암적존재라고 말한 전인철 상무를 해임했다. 그리고 지영을 말단본부장에서 모든 본부장들을 총괄하는 총괄본부장으로 전격승진시켰다.

이 모든 일이 결정되고 나서 첫 간부들의 미팅이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장 안으로 충영과 영진이 들어서자 아홉 명의 간부들이 자리에서 일제히 일어섰다.

가장 상석에 앉은 충영이 그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전인철 상무님이 해임됐습니다. 그 동안 명진우 사장님과 함께 일을 잘 해 오셨지만 명 사장님의 수족과도 같은 분이셨기에 저하고는 맞지 않아 해임을 시켰고 그로 인해 다른 분들의 직위가 한 계단씩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본부장급들은 올라가지 않고 그대로인데 알고 계시겠지만 이번에 송지영 본부장님을 총괄본부장으로 승진시켰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해 이의가 있는 분들은 지금 말씀해 주세요.”

그러자 그의 가장 앞에 앉아 있던 박기식 전무가 손을 들었다. 명 사장 체제에서는 3인자로 있다가 전 상무가 해임되고 이인자로 올라선 인물로 업무능력이 뛰어나 실력으로 그 자리까지 올라온 사람이다.

“박 전무님 말씀 하세요.”

충영의 말에 박 전무가 벗겨진 머리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에게 말했다.

“송지영 본부장이 입사 원년멤버이고 일 또한 아주 잘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회사에는 질서라는 것이 있는 법인데 지금 말단 본부장에서 수 계단을 뛰어 넘어 총괄본부장이 되는 것은 고려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순간 지영을 제외한 모든 간부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 전무의 말에 수긍하는 표정을 지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지금 그들은 속으로 박수라도 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충영이 피식 웃으며 박 전무의 얼굴을 보았다.

“다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부사장님의 임기는 1년입니다. 어차피 실적이 오르지 않으면 1년 있다가 잘릴 운명에 처해 있는 게 사장인 저입니다. 그런데 제가 뭐 두려운 게 있겠습니까? 전 말 돌릴 재주도 없고, 노골적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제 인사에 불만이 있으신 분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사표들을 쓰세요. 당장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충영이 웃으며 독설을 날리자 간부들의 얼굴이 돌처럼 굳어졌다.

무거운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충영이 다시 말했다.

“다들 한 계단 씩 오르신 분들도 절대로 안심하지 마십시오. 제가 아직 백화점 내부사정을 잘 몰라서 구조조정을 이 정도로 그친 것이지 만약 잘 알고 있었다면 이걸로 그치진 않았을 겁니다. 그 말은 앞으로도 계속 직원들의 구조조정이 있을 거고 그 처음은 간부들이 될 것입니다. 간부들이 모든 직원들의 모범이 돼야 하니까요.”

“으음.”

간부들의 입에서 무거운 신음소리가 터져 나오는 가운데 충영이 계속 말했다.

“송지영 본부장을 승진시킨 이유는 송 본부장의 능력이 뛰어나서이지만 여러분들에게 경각심을 주고자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우리 백화점에 도움이 되는 실적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승진도 시켜줄 것입니다. 그게 직위가 낮은 사람이든 높은 사람이든 차별하지 않고 똑같이 기회를 줄 것입니다. 우리 백화점의 말단 직원이라도 회사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면 송지영 본부장처럼 몇 계단을 뛰어넘는 승진도 시켜줄 것입니다. 그것은 여기 계신 여러분도 마찬가지죠. 열심히 하시고 우리 백화점을 발전시킬 아이디어를 내 놓으세요. 만약 우리 백화점이 크게 성장한다면 여러분도 그 몫을 분명하게 나눠가질 것이고 여태까지 해 온 식으로 답보 상태에 빠진다면 여러분의 자리는 없어질 것입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이것입니다.”

다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자 충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회의는 이것으로 마치죠. 앞으로 간부들 회의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많아질 것이니 오늘 못 다한 말씀들은 다음 회의 때 나누기로 합시다.”

사장실로 돌아온 충영은 비서실장 이기영을 불렀다.

“사장님. 차 한 잔 올릴 까요?”

사장실로 들어온 기영이 묻자 충영은 고개를 흔들며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아름다운 얼굴에 항상 웃는 표정이다. 그래서 대하기에 아주 편하고 그녀에게라면 뭐든 다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차는 됐으니까 저기 앉아요.”

기영이 앉자 충영은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두 사람이 한꺼번에 나가니까 아무래도 불편하죠?”

“아직은 사장님 업무량이 많질 않아서 할 만 합니다.”

기영이 미소를 짓는데 충영은 그녀의 미소가 참 깨끗하고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명색이 비서실장인데 부하직원 하나 없으면 좀 그렇지 않을 까요? 나도 마음대로 편하게 부릴 수 있는 어린 직원 하나 있으면 좋겠는데.”

“어머! 절 편하게 부리세요. 제가 나이는 사장님보다 많지만 항상 사장님을 상사로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물론. 난 실장님이 편해요. 말하기도 편하고 실장님이 미인이라 얼굴 보는 것도 즐겁고.”

“호호. 고맙습니다. 사장님한테 이런 말씀 들으니까 기분이 이상해지는 데요? 아무튼 사장님이 원하시면 얼마든지 고용하세요. 기존에 두 명이 더 있었는데 아직 그렇게까지는 필요 없고 사실 한 명 정도는 더 있어야 저나 사장님 업무가 원활해지실 거예요.”

“그럼 실장님이 직원 좀 구해 봐요.”

“어떤 직원을 원하세요? 아무래도 여자직원이 대하기 편할 것 같은데 학벌이 좋은 사람, 아니면 실무에 뛰어난 사람, 아니면 외모가 뛰어난 여잘 구하실 건가요?”

“하하. 외모 뛰어난 여잔 실장님 하나면 충분하고. 내가 원하는 것은 영어와 일본어에 능통한 사람이에요.”

“아!”

“물론 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우리 백화점은 일본하고도 연관이 많으니까 일어에 능숙해야 하고 또 앞으로는 미국하고도 연계를 가져갈 생각이니까 영어도 현지인처럼 능숙한 사람이면 좋겠는데...”

“우리 백화점 정도면 그런 직원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장님 계획은 여기 백화점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 대성백화점 전체의 비전을 보시고 거기에 맞게 비서도 뽑겠다는 뜻이죠?”

“그렇지. 실장님이 잘 아네.”

“제가 직원 모집광고 내겠습니다. 아마 금방 원하시는 직원을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기왕 구할 거 빨리 구하도록 합시다.”

사실 비서를 천천히 구해도 아직은 업무상 전혀 상관없었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만난 애비가일을 생각하면 되도록 빨리 영어에 능통한 비서를 두고 싶어서 충영은 실장을 재촉했다. 그녀가 놀러 오기로 한 날짜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던 것이다.

비서로 지원한 많은 여자들 중에서 충영은 한 여자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이름은 최나윤. 이제 막 미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들어온 여자로 나이는 우리 한국 나이로 24세. 충영보다 두 살 어리다.

충영이 최나윤을 마지막으로 택한 이유는 나이 때문이었다. 지원서를 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충영은 오직 영어와 일어에 능통한 사람들을 간추렸고 그렇게 마지막으로 남은 마지막 다섯 명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여자가 바로 최나윤이었던 것이다.

백화점 사장인 데도 나이가 너무 어려 그걸 큰 핸디캡으로 여기던 충영이었기에 직속비서만큼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을 두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개인비서까지 구하고 나자 충영은 한결 마음이 편한 상태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지영과 함께 백화점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vip고객들의 접대도 결코 소홀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고객은 임미화였는데 그녀는 여러 이유로 그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할 아주 중요한 사람이었다.

임미화 역시 충영이 마음에 든 것인지 수영장에서 만남이 있은 뒤로 거의 날마다 출근하듯 백화점을 찾았다. 그때마다 그녀는 충영에게 개인적으로 전화를 했고 충영은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그녀에게 얼굴을 보여주었다.

7월 중순이 되자 날씨가 점점 더 무더워지며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도 많아졌다. 휴가를 찾아 피서지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냉방 잘 되는 백화점이 다름 아닌 또 하나의 피서지라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진 것이다.

사람들이 늘자 충영은 일에 전념했다. 자신이 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비록 날수는 얼마 안 되지만 매출이 계속 늘고 있어 하루하루 일하는 게 아주 즐거웠다.

디리링-

휴대폰이 울리자 충영은 발신자를 확인하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요즘 어김없이 하루에 한 번은 꼭 전화를 하는 임미화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예. 누님.”

“손님들이 많네. 우리 사장님 아주 기분 좋으시겠어.”

“여기 왔어요?”

“응. 동생 얼굴 보고 싶어서 왔는데 지금 많이 바쁘지?”

“아니오. 직원들이 바쁘고 난 지금 한가하네요.”

“그래? 그럼 나하고 데이트나 좀 할까?”

“어디에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는 중...”

“그리 갈까요?”

“한두 시간 정도 시간 낼 수 있어?”

“예. 아무리 바빠도 누님이 내라면 내야죠.”

“호호. 이런 말은 아무리 들어도 기분 좋아. 그럼 주차장에서 만날까? 내가 오늘 맛있는 점심 살게.”

“좋죠. 차 가져오셨어요?”

“응. 지하 4층으로 와서 전화 해. 먼저 가서 기다릴게.”

“알겠습니다. 5분 후에 갈게요.”

주차장에 도착한 충영은 그녀의 차를 찾아 조수석에 탔다.

“어디로 갈 건가요? 너무 멀리 가면 돌아올 때 힘들 텐데.”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자 미화가 차를 출발시켰다.

“호호. 어쩌지? 오늘은 동생하고 아주 멀리 떠나고 싶은데. 이대로 동해안까지 가 버릴까?”

“내가 이래봬도 몸값이 아주 비쌉니다. 연봉으로 따지면 누님 생활비 많이 축날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흐응. 나, 돈은 많이 없으니까 다른 것으로 지불하면 안 될까?”

“그것도 괜찮죠. 나야 돈이 아쉬운 형편은 아니니까.”

“그럼 동생 대여료를 뭘로 지불한다? 동생이 말해볼래?”

“글쎄요. 나도 당장은 생각이 안 나니까 다음에 생각나면 말해 줄게요.”

“그래. 우선 텅 빈 배나 좀 달래주자.”

“수영장에서 오는 길이에요?”

“응. 운동 했더니 배 고파.”

“빨리 가야겠네...”

충영이 웃으며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가까운 곳에서 냉면을 먹고 난 뒤 두 사람은 미화의 제안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한강으로 나와 강변을 따라 달리다 미화가 핸들을 틀더니 어느 카페로 들어가 차를 세웠다.

“여기 경치가 괜찮은 것 같아. 여기서 조금만 있다가 가자.”

“예.”

카페 안으로 들어선 충영은 여자 도우미의 안내를 받아 미화와 함께 한적한 룸으로 들어갔다.

“와우. 전망 끝내 준다.”

충영이 창문을 통해 보이는 한강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카페가 위치한 곳이 높은 언덕길에 있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한강의 경치가 아주 아름다웠다.

“좋지?”

미화가 자랑하듯 말하고 도우미에게 차를 주문했다.

커피 두 잔을 시킨 뒤 미화가 도우미에게 둘만 있고 싶으니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요청하자 도우미가 고개를 숙이며 물러갔다.

미화가 하는 행동을 보며 충영은 약간 가슴이 설렜다. 한 달이 넘는 동안 그녀와 계속 만났지만 이렇게 밀폐된 공간에 둘이 있는 것은 처음이었고 도우미에게 둘만 있겠다고 말하는 그녀의 태도에서 자신에게 뭔가 어필하고 싶어 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분위기가 별로다. 내가 동생 옆으로 가도 되지?”

충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미화가 커피잔을 들고 그의 곁으로 와서 앉았다.

나시 티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그녀의 몸에서 향수냄새가 훅 끼쳐오자 좆이 불끈 서려 한다. 

“누님. 오늘따라 얼굴에 빛이 나는 것 같네. 누님 남편은 참 좋겠어요.”

“왜?”

“왜라뇨? 이렇게 아름다운 부인하고 날마다 같이 먹고 같이 자니 얼마나 행복하겠어요?”

“그렇지도 않아. 남편은 일이 너무 많아서 12시 이전에 들어오는 날이 없어. 주말에 좀 쉬는 시간이 있으면 집에서는 밀린 잠 보충하느라 계속 잠만 자고. 일중독자하고 사는 게 겉보기와 달리 많이 힘들다?”

“그래요? 나 같으면 예쁜 부인 보고 싶어서 일은 줄이고 일찍 귀가할 것 같은데.”

“호호. 신혼 때는 그랬지. 하지만 애들 둘 낳고 오래 살다보니까 이젠 얼굴 봐도 서로 무덤덤하고 그래.”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동생은 신혼이라 부인하고 한창 깨가 쏟아지겠네? 저번에 보니까 부사장도 아주 미인이더구만. 나도 그 동안 미모로는 어디 내놔도 안 빠진 다고 생각했는데 동생 부인 보니까 완전 자신감 상실되더라고.”

“하하. 와이프가 미인 소린 듣는 편이죠. 하지만 내 보기에 누님이 더 예쁜 것 같은데? 키도 크고 늘씬 한데다 성숙미가 돋보이고, 몸매도 누님이 훨씬 더 에스라인이고 멋있어요. 내 와이프는 다 좋은데 가슴이 작아서...”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미화가 요염한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내 가슴이 더 예쁜 것 같아?”

“예. 저번 수영장에서 봤을 때 느꼈어요. 보통 키가 크고 날씬한 여자들은 가슴이 좀 작은 편인데 누님은 가슴도 크고 몸매가 환상적이던데요? 하하. 이런 얘긴 너무 야한가?”

충영이 멋 적은 듯 손으로 턱을 쓰다듬자 미화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수영장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동생 몸은 더 멋지던데? 솔직하게 말하면 이제까지 살면서 남자 몸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느낀 건 동생 보고 처음이었어. 더구나 그...”

미화가 머뭇거리자 충영은 대충 그녀가 뭘 말하려는지 감을 잡았지만 모른 척 시치미를 뗐다.

“하하. 내가 몸매는 조금 자신이 있죠. 우리 한국에서는 크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갔는데 거기서 사람들이 나를 쳐다보는데 남자들은 부러운 눈으로 보고 여자들은... 이런 말하기 자랑 같지만 다들 내 몸매를 보면서 일행들끼리 한 마디씩 하더라고요.”

“그럴 거야. 안 봐도 눈에 선하다. 그런데 동생.”

“예?”

“저기, 저번에 수영장에서 우리 내기 했잖아?”

“아! 서로 부탁 한 가지씩 들어주기로 했죠. 물론 기억하고 있어요.”

“지금 그 부탁 써도 될까?”

“예. 뭐든 말씀하세요.”

충영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미화가 갑자기 한숨을 쉬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이런 말한다고 날 이상한 여자 취급하지 마? 사실 처음 수영장에서 동생 보고 말이야. 나 지금까지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 게 하나 있어.”

“뭔데요?”

“동생 거기 있잖아?”

“거기?”

충영이 모른 척 계속 시치미를 떼자 미화가 손으로 충영의 아랫도리를 가리켰다.

“여기.”

“아!”

충영이 그제야 알았다는 듯 일부러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동생 몸도 멋있었지만 거기가 크게 부풀어서 말이야... 진짜로 안에 뭐가 들었는데 저렇게 커다랄 수 있는지 너무 궁금한 거야. 그 뒤로 계속 동생 그것이 생각나는데 사실 날마다 자기 전에 수영장에서 본 그게 생각나서 어떤 날은 잠을 설칠 때도 있었어.”

“그랬어요? 그거 아무 것도 아닌데. 남자들 다 하나씩 갖고 있는 거예요.”

충영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미화가 그의 얼굴을 보며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동안 몇 번이나 망설이다 이제 말하는 거야. 나, 그동안 남자들하고 놀아난 적도 없고 유일하게 하는 취미가 수영하고 백화점 쇼핑이었는데 동생 본 뒤로 이상하게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내가 거길 꼭 한 번만 보면 궁금증이 다 풀릴 것 같은데, 내기 건 조건으로 그거 부탁하면 안 될까?”

“내 거기 한 번 보여주는 거요?”

충영이 묻자 미화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인다.

“뭘 그런 걸로 부탁까지 해요? 그냥 한 번 보자고 하면 보여줄 건데.”

충영이 너무나 간단하게 말을 해 버리자 미화가 얼굴을 활짝 펴고 말했다.

“정말? 내가 조건 안 써도 보여줄 거야?”

“예.”

충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동생. 배포가 큰 남자다. 난 한창 신혼에 깨가 쏟아질 동생한테 이런 말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물론 아무나 보여달라고 내가 보여줄 그런 쉬운 남자는 아니죠.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누님이 말하는데 내가 안 들어줄 수 있나요? 뭐 다른 거 할 것도 아니고 그냥 보여주기만 하는 거잖아요? 그 정도는 아내한테 죄책감 안 가져도 되겠죠?”

“으응. 정말 보여줄 거야?”

“예. 시간 더 가기 전에 얼른 해요.”

충영이 일어서서 혁대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그러자 미화가 두 눈을 반짝이며 그의 행동을 주시했다.

충영이 바지를 내리고 팬티마저 끌어내리자 드디어 그녀가 갈망하던 충영의 좆이 드러났다.

“아아!”

미화가 입을 벌리고 충영의 우람한 좆을 바라보았다.

오고가는 성적인 말들로 자극받은 좆은 이미 절반쯤 발기해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미화의 얼굴을 얼어붙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생각한 것보다 더 커. 어쩜 이럴 수가...”

미화가 충영의 자지를 보더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점점 더 그쪽으로 얼굴을 숙였다.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자지를 살피며 미화가 탄성을 연발한다.

“어쩜 좋아. 보고만 있는 데도 점점 더 커진다.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생겼을까? 이렇게 큰 데도 모양이 정말로 예뻐. 잡티도 하나 없고 정말 깨끗하네.”

충영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래. 마음껏 보고 마음껏 꼴려라. 그래야 나중에 작업하기가 편해지니까.’

그녀에게 충분히 감상할 시간을 주고 나서 충영이 말했다.

“이제 됐죠? 옷 입을 게요.”

“으응. 그래.”

충영이 팬티를 걷어 올리고 자지가 감춰지자 미화의 얼굴에 이루 형용할 수 없이 아쉬운 빛이 떠올랐다. 

마치 고대하던 장난감을 손에 넣었다가 바로 빼앗긴 아이처럼 미화가 서운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자 충영이 물었다.

“왜? 더 보고 싶어요?”

“으응. 한 번 만져보고 싶었는데...”

미화가 아이처럼 투정부리자 충영이 그녀를 달래듯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

“그러면 나도 힘들어져요. 나도 남잔데 참기가 힘들어진다구요. 그리고 누님. 나만 보여주면 뭔가 형평성에 어긋나니까 누님도 보여줘요.”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미화가 그를 보며 두 눈을 크게 떴다.

“나도 보여줘?”

“응. 누님은 여자니까 거기 말고 가슴만 보여 줘. 그럼 공평할 것 같으니까. 그래야 누님도 다음에 나한테 부탁할 거 고스란히 남겨둘 수 있지.”

“그럴까?”

미화가 다시 눈을 반짝이며 그에게 말했다.

“나는 동생이 벗겨줄래?”

“그래요.”

충영이 웃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댔다. 어깨에 걸린 나시티의 끈을 옆으로 밀어서 내리자 셔츠가 허리로 내려가며 바로 브래지어만 남았다.

충영이 브라의 끈도 밑으로 내리자 너무나 쉽게 미화의 가슴 두 개가 출렁, 하고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예쁘다. 가슴이 참 크고 예쁘네.”

충영이 탄력 있게 솟은 미화의 가슴을 보고 감탄했다.

C컵 정도로 꽤 부푼 가슴은 위로 솟구치다 그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약간 아래로 쳐졌지만 삼십 대 후반의 나이란 걸 감안한다면 꽤 매력적인 가슴이다. 더구나 그 중앙에 달린 굵은 젖꼭지는 입을 대고 빨면 바로 젖을 토해낼 것처럼 여물어있었다.

“진짜로 예뻐? 그래도 젊은 부인보다는 못하지?”

웬일인지 미화가 자꾸 아내와 비교를 하자 충영은 속으로 웃음이 나왔지만 내색하지 않고 말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와잎보다 누님 가슴이 더 예뻐. 난 이렇게 크고 볼륨 있는 가슴을 보면 마구 주무르고 싶어지면서 흥분되거든.”

“그럼 만져 봐. 동생이라면 만져도 돼.”

미화가 콧소리를 내며 유혹한다.

하지만 충영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여기서 이러면 안 되죠. 우리 여기까지만 해요. 난 이것도 지금 너무 와버린 거 아닌가 싶어서 많이 불안한데. 백화점 나올 때 이런 거 하게 될지 추호도 생각 안 했었거든.”

충영이 은근히 책임을 미화에게 돌리자 그녀가 미안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다 내 탓인데, 나도 내가 오늘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남자한테 헤픈 여자 절대로 아닌데 동생한테 내가 왜 이러는지...”

“자. 이 정도로 하고 어서 옷 입자.”

충영의 도움으로 브라와 옷을 다 걸치고 미화가 다시 단정한 차림으로 그를 보았다.

“이제 일어나지? 백화점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응.”

충영이 일어나자 미화가 그를 따라 일어섰다. 그리고 그가 막 문을 향해 가려하자 미화가 그를 불렀다.

“정 사장!”

“응?”

“나 좀 한 번만 안아 줘.”

미화가 촉촉하게 젖은 눈으로 자신을 보자 충영도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보았다.

‘......!’

충영은 자신을 바라보는 미화의 젖은 눈에서 수컷을 유혹하고 있는 암컷의 강한 기운을 느꼈다.

‘그래. 나중에 때가 되면 해 주마. 그러나 아직은 아니야...’

충영은 속으로 생각하며 미화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몸을 꼬옥 끌어안았다.

“아아! 동생.”

충영이 강한 힘으로 그녀를 품어주자 미화가 깊은 탄식 소릴 내며 그의 품안 깊숙하게 안겨왔다.

한강변 카페에서 그 일이 있고 난 후 임미화의 태도가 변했다.

날마다 백화점을 찾아오는 것은 변함이 없는데 올 때 마다 꼭 일행을 달고 와서 자랑하듯 충영에게 선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충영에게 생색을 내는 표정이나 거만함은 찾아볼 수 없고 마치 이제 막 사귀기 시작한 연인 대하듯 그를 대하는 것이었다.

충영은 그런 그녀를 조금도 소홀함 없이 귀한 공주 대하듯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드디어 그가 기다리던 전화가 왔다.

디리링-

“여보세요.”

“헬로! 정? 잇스미. 애비가일.”

“오! 애비가일. 웨이러 미닛.”

충영이 급하게 비서 최나윤을 불렀다.

“사장님. 부르셨습니까?”

나윤이 사장실로 들어오자 충영은 그녀에게 전화기를 건네주며 말했다.

“지금 미국에 있는 내 친구한테 전화왔는데 얼른 받아서 통역 좀 해 봐.”

“예.”

사장실로 들어올 땐 조금 풀이 죽어 있던 표정이더니 나윤이 곧 생기 있는 얼굴로 바뀌며 전화를 받아 영어로 말을 했다.

한참 동안 통화를 하다 나윤이 충영에게 말했다.

“지금 동생하고 한국에 와 있다는 데요?”

“어디냐고 물어 봐.”

“용산이래요. 아빠하고 있는데 인사는 끝났고 이제 시간이 나서 전화하는 거랍니다.”

“그럼 내가 갈 테니까 기다리라고 하고 정확한 위치를 알려달라고 해.”

“예. 사장님.”

나윤이 통화하면서 주소를 적었다.

전화를 끊고 나윤이 휴대폰을 돌려주자 충영이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나와 함께 나가지.”

“예.”

나윤이 활기차게 대답하며 밖으로 나갔다.

나윤을 조수석에 태우고 충영은 손수 운전을 해 용산 미군기지로 갔다.

용산에 거의 다와 가자 그가 나윤에게 말했다.

“오늘 최비서가 일 좀 해야겠어.”

“예. 그 동안 일다운 일을 한 적이 없어서 마음이 많이 불안했는데 오늘 모처럼 제가 할 일이 생기니 저도 즐겁습니다.”

충영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동그란 얼굴에 이목구비도 평범하고 몸매도 보통이다. 

어디 가도 눈에 띌만한 구석이 없는 여자였지만, 여자는 나이가 무기라는 말처럼 이렇게 활짝 웃는 모습은 역시 젊은 나이와 어울려 제법 귀여움을 느끼게 한다.

“최비서. 미국 LA에서 대학 다녔다고 했지?”

“예.”

“지금 만날 내 친구는 이름이 애비가일이라는 대학생인데 얼바인 사는 친구야. 대학도 거기서 다니고.”

“아! 얼바인은 LA에서 아주 가까워요. 우리 교포도 많이 살고요.”

“그래? 아무튼 하나만 말해두겠는데, 오늘 최비서가 할 일은 내 개인적인 볼 일을 돕는 거니까 다른 사람에게 말 나가지 않도록 조심하고.”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 동안 일 많이 안 했다고 했지?”

“예. 이 실장님이 워낙 일을 잘 하셔서 제가 할 일이 없습니다.”

“옆에서 잘 배워 둬. 나중에 최비서에게 큰 힘이 될 거니까.”

“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내가 최비서를 고용한 것은 지금 당장 부려먹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먼 미래를 보고 뽑은 거야. 나중에 우리 대성백화점이 일본이나 미국으로 진출을 하게 되면 그때 최비서가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부지런히 실력을 쌓아두란 말이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어?”

“예 사장님.”

나윤이 상기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다 온 것 같군.”

충영이 차단기가 설치돼 있는 곳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차를 서서히 움직이며 미군병사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눈여겨보던 충영은 그 중에서 눈에 확 띄는 금발의 여자를 발견하고 창문을 내렸다.

“애비가일!”

충영이 소리쳐 부르자 애비가일이 그를 보고 환성을 질렀다.

“정!”

두 손을 입에 모으고 크게 외치던 그녀가 차를 향해 달려온다.

100미터 달리기라도 하듯 전속력으로 달려오던 그녀가 운전석 앞에 멈춰 서자 충영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들고 입술에 키스를 해왔다. 순간 해조류 비슷한 냄새와 함께 그녀의 혀가 바로 입안으로 들어왔다.

쪽쪽-

만나자 마자 그녀가 자신의 입술을 격렬하게 빨자 충영은 옆에 있는 나윤이 의식되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그녀의 감정을 확실하게 전달받은 것 같아 달콤한 기분을 느꼈다.

“헤이!”

애비가일의 옆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그녀가 충영의 입술을 놔주었다.

얼굴이 자유로워진 충영은 고개를 들고 애비가일의 곁에 선 여자를 보았다.

‘......?’

그의 눈에 의아한 표정이 나타났다.

‘흑인이잖아?’

애비가일의 곁에서 한 흑인 여자애가 자신을 보며 웃고 있었다.

애비가일도 큰 키는 아니었지만 이 흑인 여자애는 애비가일보다 약간 더 작고 나이도 더 어려 보였지만 흑인종 같지 않게 살색이 아주 까맣지는 않았고 얼굴 또한 상큼하고 예쁘게 생겼다.

‘흑인도 이렇게 예쁠 수 있는 거구나.’

충영은 눈앞에 서 있는 여자를 보고 그 동안 막연하게 생각해왔던 흑인에 대한 이미지가 한 꺼풀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애비가일이 영어로 뭐라 하자 조수석에 있던 나윤이 충영에게 말했다.

“동생이라네요. 이번에 미국에서 같이 여행왔다고요.”

‘무슨 자매끼리 인종이 다를 수 있나?’

충영은 내심 의아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나윤에게 말했다.

“어서 차에 타라고 해.”

나윤이 통역을 하자 애비가일이 흑인 여자애와 함께 승용차 뒷좌석에 탔다.

두 사람을 태우고 충영이 차를 돌려 나가자 애비가일이 그에게 말했고 그때마다 나윤이 통역을 해 주었다.

“정! 더 멋있어졌다.”

“애비가일도 더 예뻐졌네.”

“내 동생 아만다를 소개할게.”

충영이 신호대기 중에 고개를 뒤로 돌리자 아만다가 얼굴을 앞으로 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이!”

“반가워 아만다.”

충영도 손을 뒤로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애비가일이 말했다.

“내 동생은 고등학생으로 이제 16년 2개월 됐어......”

나윤이 통역을 하다 말고 얼굴을 붉히며 충영의 눈치를 본다.

“왜?”

충영이 묻자 나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만다가 아직 남자 경험이 없는 처녀라고... 애비가일이 그러네요.”

“하하. 그런 것까지 굳이 말할 필요는 없는 건데, 역시 미국 여자애들은 성적인 것에 무척 자유롭구나.”

충영이 웃자 나윤이 말했다.

“확실히 우리와는 많이 달라요. 특히 여자들의 성에 대한 표현방법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엄청 개방되었다고 할 수 있죠.”

“그렇군. 확실히 그래.”

충영이 즐거운 듯 웃자 애비가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뭐가 그렇게 즐거워?”

충영이 대답했다.

“아니. 그것보다 아만다가 친 동생이야?”

“법적인 동생. 아빠 엄마가 재혼했는데 나는 아빠, 아만다는 엄마의 딸이지.”

“아아.”

‘그럼 아만다의 엄마는 흑인이겠군.’

그제야 이해가 된 충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는 언제 왔어?”

충영이 묻자 애비가일이 대답했다.

“오늘. 방금 도착해서 아빠하고 인사 한 뒤 바로 정에게 전화한 거야.”

“아. 시차 땜에 피곤할 텐데...”

“아니. 비행기에서 많이 잤어. 전혀 피곤하지 않아.”

“그럼 어딜 갈까? 특별하게 가고 싶은 곳 있어?”

“으응. 미국에서 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 대해 조사를 많이 했으니까 천천히 알려줄게. 그보다 우선 식사부터 하고 싶어. 배 고프다.”

“한국음식 먹을까?”

“당연하지.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국에 왔으니까 한국음식 좋아.”

“오케이. 내가 맛있는 데로 안내하지.”

충영은 마포로 차를 몰아 유명한 간장게장 집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허름한 집이어서 처음 어리둥절하던 두 미국 여자애들은 나중에 나온 간장게장의 맛을 한 번 보더니 놀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원더풀!”

충영은 웃으며 게딱지에다 밥을 얹어 아만다의 앞에 놓고 말했다.

“먹어 봐.”

아만다가 게딱지에 꾹꾹 담긴 밥을 한 번 파서 먹더니 충영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주 맛있다.”

서툴지만 분명하게 아만다가 한국말을 하자 충영도 그녀를 향해 엄지를 세웠다.

“베리 굿!”

네 사람은 그 뒤로 말을 중단하고 밥을 먹는데 여념이 없었다.

나윤도 간장게장을 제일 좋아하는데 이집 식당은 짜지도 않고 너무 맛있다며 진짜 게 눈 감추듯 밥 한 공기를 후딱 비웠다.

배가 부르도록 식사를 맛있게 한 뒤 충영은 애비가일에게 물었다.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어?”

“정은? 계속 우리에게 시간 내 줄 수 있어?”

“사실 일하는 곳에 가보긴 해야 하는데 특별하게 갈 곳 정해지지 않았으면 내가 일하는 곳으로 갈래?”

“그래도 돼? 일하는 데 방해되지 않을까? 상사 눈치도 보일 텐데...”

“하하.”

충영이 웃으며 애비가일에게 자신이 백화점 사장이라는 말을 해 주자 그녀가 깜짝 놀라며 그의 얼굴을 다시 한 번 쳐다보았다.

“리얼리?”

“응.”

“오우. 알고 보니 정. 엄청 능력자였구나. 그럼 같이 백화점에 가도 괜찮은 거지?”

“그럼. 지금 가자.”

충영은 세 여자를 태우고 백화점으로 돌아갔다.

백화점에 도착하자 공교롭게도 미화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정 사장. 나야.”

“예. 누님.”

“바쁘지?”

“예. 조금 바빠요. 지금 어디에요?”

“백화점에 방금 왔어. 지금 굉장히 큰 손 한 명 데리고 왔는데 얼굴 보여줄 수 없어?”

“당연히 가야죠. 잠시만요? 지금 보고 있는 일 좀 처리하고 갈게요.”

전화를 끊고 충영은 나윤에게 카드를 하나 건넸다.

“내가 일을 봐야하니까 그 동안 최비서가 이 두 사람 좀 돌 봐줘. 쇼핑 자유롭게 하게하고 물건을 사고 싶어 하면 한 사람 당 백만 원 정도 내에서 이 카드로 지불하고. 절대 이 두 사람에게서 돈 나오게 하지 말고. 알았지?”

“예. 사장님.”

“그리고 내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 문제는 물어봐도 언급하지 말도록...”

“예. 잘 알겠습니다.”

나윤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자 충영은 애비가일과 아만다에게 손을 흔들고 그 자리를 떠났다.

“누님!”

vip룸에서 미화를 발견한 충영은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정 사장.”

미화가 그를 보자 반갑게 맞는다.

‘......!’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는데 조금 전 애비가일과 아만다를 봐서 그런지 확실하게 비교가 된다. 미화 역시 얼굴이나 몸매를 보면 어디 하나 빠지는 데 없이 고품격이지만 역시 나이는 속일 수 없는 것인가, 지금 그녀의 얼굴을 보니 애비가일이나 아만다가 얼마나 젊고 통통 튀며, 싱싱한 애들인지 뚜렷하게 대비가 되는 것이었다.

“여기. 인사 해. 소망기업 사모님이셔.”

미화가 인사를 시키는 여자는 40대 중반의 후덕한 몸매를 지닌 부인이었다.

충영은 그녀를 향해 공손하지만 비굴하지 않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겠습니다.”

충영이 명함을 주며 말을 건네자 여자가 그를 보더니 이내 미화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동생이 칭찬을 하도 많이 해서 궁금했는데 이렇게 보니까 아주 멋진 청년이네. 반가워요. 양미란이라고 해요.”

“예.”

미화가 그를 향해 말했다.

“이 언니는 롯데백화점 고객인데 내가 하도 졸라서 이제부터 여기 다니기로 했어. 정 사장이 잘 좀 모셔줘.”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앞으로 잘 모실 테니 우리 백화점 많이 이용해 주세요. 제가 사장으로 있는 동안 vip고객님들은 확실하게 모실 거고 특히 미화 누님이 소개시켜주신 분은 특별히 따로 카드를 만들어 드릴 예정입니다.”

“어머. 그래? 우리 동생이 나를 이렇게 생각한다니까. 호호.”

미화가 옆에서 듣고 활짝 웃으며 말한다.

“근데 여기 매장은 롯데백화점에 비해 물건이 좀 떨어지는 것 같아.”

양미란이 그렇게 말하자 충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예. 잘 보셨습니다. 그것도 이번 가을부터 완전히 개편시킬 예정으로 있습니다. 매장을 혁신하고 매출이 올라 수입이 늘면 그것은 전부 다시 고객님들께 돌아가도록 조처를 취할 생각이니 조금만 지켜봐 주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부족한 부분을 직접 말씀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충영의 말에 양미란이 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나이는 젊은데 생각이 트였네. 보통 젊은 사람은 이렇게 직설적으로 충고하면 기분 나빠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젊은 사장님은 마인드가 훌륭해요. 내가 보건데 앞으로 크게 성공할 것 같아. 관상도 아주 좋고.”

미화가 웃으며 미란에게 말했다.

“호호. 언니가 좋게 봐줘서 고맙다.”

“네가 왜 고맙니? 사장님이 네 애인이라도 돼?”

“어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내가 그런 주제나 되나? 동생이 나하고 띠동갑인데...”

“야. 남녀가 좋아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이야?”

미란이 은근하게 두 사람을 엮어주려 하자 충영은 그냥 웃으며 두 여자가 하는 수작을 지켜보았다.

미화와 헤어지고 충영은 곧바로 나윤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있는 곳으로 갔다.

애비가일과 아만다가 눈에 보이자 충영은 그들이 있는 곳으로 빨리 걸었다.

‘......!’

애비가일은 금발에 푸른 눈을 갖고 있는 날씬한 미인이다. 머리색이 황금빛이어서 염색을 한 한국여자와는 근본부터가 달라 그만그만한 여자들 틈에서 압도적으로 돋보였고 아만다 역시 흑인여자이지만 얼굴이 앳되고 예뻐서 두 여자를 바라보는 충영의 눈에 더할 수 없이 흐뭇한 빛이 떠올랐다.

‘저 두 녀석들을 한꺼번에 눕혀놓고 먹을 수만 있다면 정말 원이 없겠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애비가일 정도로도 사실은 차고 넘쳤다.

“애비가일!”

충영이 가까이 다가가서 부르자 쇼핑에 정신이 팔려 있던 그녀가 그를 보고 활짝 웃었다.

“정!”

나윤이 가까이 붙자 충영이 그녀에게 물었다.

“얘들 쇼핑은 많이 했어?”

“그냥 눈으로만 하고 물건은 많이 안 샀어요.”

“왜?”

“자기 돈도 아닌데 함부로 쓰면 안 된 다고.”

‘개념이 박힌 애들이네.’

충영은 나윤의 말을 듣고 두 여자에게 더욱 호감이 가는 것을 느꼈다.

그가 애비가일을 보며 말했다.

“애비가일. 맘에 드는 물건 있으면 사. 돈에 구애받지 말고.”

애비가일이 나윤의 통역을 듣고 그를 보며 웃는다.

“정한테 미안하잖아? 우린 학생이라 비싼 물건 살 필요 없어.”

애비가일이 사양하자 충영은 거의 반 강제로 그녀와 아만다를 위해 물건들을 사 주었다.

충영의 선심에 두 여자는 조금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진심으로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한 시간 정도 쇼핑을 한 뒤에 애비가일이 충영에게 말했다.

“이제 쇼핑은 그만 하자. 나가고 싶어.”

“어디 갈 건데?”

충영이 물었다.

“음. 게스트 하우스에 숙소를 정할 생각인데 빈 곳이 있을지 모르겠어.”

“그러지 말고 내가 호텔 잡아 줄 테니까 거기서 하루 묵도록 해.”

“호텔은 비싸.”

“걱정 하지 말고 내가 하란 대로 해. 잠시만 기다려.”

충영이 휴대폰을 열고 서울에 있는 대성호텔에 전화를 걸어 방 하나를 예약했다.

“애비가일. 방 예약 됐으니까 숙소 걱정은 하지 말고 또 어디 가고 싶은 곳 있으면 말해 봐. 내가 데려다 줄 테니까.”

“오오. 너무 신세만 져서 미안한데?”

애비가일이 미안한 표정을 짓더니 아만다에게 뭐라 말을 했다. 그러자 아만다가 애비가일에게 대답했고 나윤이 충영에게 통역을 했다.

“아무래도 시차 때문에 조금 피곤한가 봐요.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숙소로 들어가고 싶다는 데요?”

“좋아. 이제 최 비서는 비서실로 들어가서 일 보도록 해. 오늘 고생 많이 했고 내일 또 수고 좀 해 줘.”

“예. 사장님. 저도 오늘 즐거웠어요.”

나윤이 애비가일과 아만다에게 인사하고 먼저 자리를 떠났다.

셋만 남자 애비가일이 가방에서 뭔가를 꺼낸다.

충영이 그것을 보니 통역기다. 

‘후후. 생각은 똑같구나.’

충영이 웃으며 품에서 자신이 구입한 통역기를 꺼냈다.

“어어!”

애비가일이 그의 손에 들린 통역기를 보고 손짓을 하더니 활짝 웃는다.

“호호. 정.”

그녀가 빠른 속도로 자판을 두드리자 기계에서 바로 한국말이 들려왔다.

“숙소로 가고 싶어.”

“충영이 한쪽 눈을 찡긋하며 말했다.

“오케이. 렛스고우”

호텔 룸으로 충영이 먼저 들어서자 애비가일이 그에게 돌진하듯 달려왔다.

“정!”

그가 그녀의 몸을 번쩍 안아 올리자 애비가일이 그의 허리에 다리를 감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붙들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딱 붙이고 격렬하게 키스를 해 왔다.

쭉쭉쭉쭉-

애비가일이 미친 듯이 자신의 혀를 빨아대자 충영은 지금 자기를 향한 그녀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고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아졌다.

충영이 그녀를 안고 침대로 가는 동안 계속 혀를 뽑아버릴 것처럼 키스를 하다 애비가일이 간신히 그의 입술을 놔줬다. 그러자 충영이 그녀의 몸을 침대에 눕히고 이번엔 자신이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쪽쪽쪽-

답례라도 하듯 충영이 그녀의 입술과 혀를 빨아들이자 애비가일이 콧소리를 내며 그에게 혀를 맡기고 그의 애무를 마음껏 즐겼다.

“헤이!”

한참 동안 키스에 몰두해 있던 두 사람은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제야 방에 두 사람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충영이 입술을 떼고 고개를 들어 아만다를 보았다.

“아만다.”

아만다가 그를 향해 미소를 짓더니 애비가일에게 뭐라 말한다.

애비가일이 통역기를 꺼내 자판을 두드렸다.

“우리 먼저 샤워하고 나올게. 정. 한참 있다 갈 거지?”

“응. 애비가일이 가라고 밀어낼 때까지 여기 있을 거야.”

“호호.”

애비가일이 아만다와 함께 욕실로 들어가자 충영은 침대에 걸터앉아 그들을 기다렸다.

달칵-

문이 열리고 두 여자가 나오자 충영은 먼저 애비가일을 보았다. 

‘......!’

애비가일은 하얀 브라와 팬티 외에 그 어떤 것도 걸치지 않아 눈부신 금발과 날씬한 몸이 더욱 돋보였고 그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없게 만들었다.

“으음. 뷰티플.”

충영이 감탄하며 간신히 애비가일에게서 눈을 떼고 아만다에게 돌렸다.

그녀 역시 옷을 많이 걸치지는 않았다. 소매가 없는 티셔츠에 핫팬츠만 입고 있어 날씬한 팔과 다리가 그대로 다 노출이 되었는데 특히 얇은 셔츠 안에 아무 것도 입고 있지 않은 건지 탐스러운 가슴과 함께 젖꼭지가 그대로 돌출되어 보인다.

금방이라도 다가가 애비가일을 덮치고 싶은 욕구가 치밀었지만 충영은 인내심을 발휘해 꾹 참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에서 양치와 샤워를 하고 난 충영은 잠시 망설였다.

생각 같아서는 나체로 나가고 싶었지만 아만다 때문에 그럴 수 없어 충영은 팬티만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방으로 들어서자 두 여자가 침대에 앉아 저희들끼리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다.

애비가일이 먼저 충영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헤이. 정. 컴히어.”

충영이 옷가지를 탁자에 두고 두 여자 가까이 다가가자 그들 모두 시선이 그의 하체로 쏠렸다.

‘.......!’

얇은 팬티 천쪼가리 하나로 그의 큰 물건을 도저히 가릴 수 없다.

아래가 터질 듯 볼록하게 나와 있는 그의 심벌을 보고 애비가일이 먼저 반응했다.

“와우.”

그녀가 악동처럼 씩 웃더니 손을 뻗어 볼록 솟은 라인을 따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애비가일!”

충영도 답례하듯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금발을 쓰다듬었다.

이제 막 감은 황금빛 머리카락에 아직도 약간의 물기가 느껴지며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웠다.

한참 동안 팬티에 가려진 자지를 만지다 애비가일이 도저히 참지 못하겠는지 쉿, 소리를 내더니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녀가 손을 뒤로 돌려 브래지어를 벗겨냈다. 순간 출렁, 하고 드러나는 하얀 젖가슴을 보고 충영의 자지가 즉시 발기하며 팬티 속에서 꿈틀거렸다.

충영이 침대로 다가갔고 두 사람 다 팬티만 걸친 알몸으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가 침대 위로 올라가자 곁에 있던 아만다가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

그러자 애비가일이 깜박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통역기를 들고 그에게 말을 전했다.

“한 가지 부탁 하나 할게.”

충영이 그녀에게서 통역기를 받아 자판을 두드렸다.

“뭔데? 다 들어줄게.”

“아만다가 남자경험 없는 숫처녀야. 혈연관계는 없지만 나하고 아주 잘 통하고 친한데 이번에 한국에 오면 내가 너하고 하는 거 보여주겠다고 약속했거든.”

“아!”

“성관계 하는 것도 본 적이 없는 순진한 아이인데 첫 경험을 아무 남자하고 해버리면 너무 무가치한 일이 될 거야. 그래서 내가 아만다에게 좋은 경험을 시켜주기로 하고 한국에 같이 온 거니까 우리 하는데 옆에서 아만다가 보는 거 이해해 줄 수 있지?”

“오케이. 아이 돈 케어.”

“땡큐. 아만다!”

애비가일이 아만다에게 속사포처럼 영어로 말을 하자 아만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충영에게 말했다.

“땡큐. 정.”

“응. 아만다.”

충영은 아만다에게 미소를 지어보이고 애비가일에게로 몸을 돌렸다.

아만다까지 합세해서 3섬을 하면 더욱 좋겠지만 아만다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전혀 나쁘지 않다.

충영은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애비가일에게 다가가 그녀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드디어 완벽한 그녀의 나체가 드러나자 충영은 침을 꿀꺽 삼켰다.

‘......!’

백인종 특유의 새하얀 살결과 금발에 초록눈, 그리고 날씬한 몸매에 출렁인다고 표현하고 싶은 커다란 가슴까지 어디 하나 흠을 잡을 구석이 없었다.

충영이 넋을 잃고 자신을 바라보자 애비가일도 두 손을 뻗어 그의 팬티를 끌어내렸다.

순간 탱, 하고 발기한 자지가 튀어나왔다.

“오우, 쉿!”

애비가일의 보지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안달을 하며 위아래로 꺼떡거리는 그의 자지를 보고 그녀가 소리쳤다.

두 손으로 좆대를 잡고 애비가일이 아만다에게 뭐라 말했다. 그러자 아만다가 자지에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 그것을 관찰한다.

“오우. 뷰티플.”

애비가일이 꿈틀거리는 좆을 잡고 잘 볼 수 있도록 해주자 그것을 자세하게 살피며 아만다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충영은 자신의 좆을 본 여자들마다 예쁘다고 하는 소릴 많이 들었지만 오늘 또 이렇게 숫처녀인 아만다가 감탄하며 예쁘다고 말하자 기분이 급상승했다.

‘그래. 많이 봐라. 많이 보고 꼴리면 내가 박아줄게.’

충영은 속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두 여자가 좆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좆대를 쥐고 몇 번 손으로 문지르던 애비가일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귀두를 덥썩 입에 물었다.

쪽쪽쪽-

그녀가 맛있게 좆을 빨자 아만다는 약간 뒤로 물러서서 그 광경을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지켜본다.

애비가일에게 좆을 빨리며 아만다를 쳐다보는 충영은 마치 동영상을 찍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애비가일과 섹스를 하고 그것을 아만다가 옆에서 촬영을 하는 느낌인데 카메라 렌즈는 아만다의 눈이다. 

뺨을 부풀리며 한참 동안 좆을 빨다 애비가일이 그것을 뱉어내자 충영은 그녀의 몸을 침대에 눕혔다.

그가 그녀의 다리에 손을 대자 그녀가 개구리처럼 옆으로 쫙 벌려준다.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애비가일의 보지를 보던 충영은 실망으로 얼굴이 약간 굳어졌다.

‘없다!’

고대하고 있던 금발의 보짓털이 단 한 올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자기 딴에는 충영과 섹스를 하기 위해 깨끗하게 면도를 하고 온 모양이지만 황금빛 보짓털을 고대하고 있던 충영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뭐, 그래도 이렇게 아기보지처럼 민둥산도 나름 좋긴 하네.’

털이 없으니 보지가 훨씬 잘 보이고 또 입으로 빨아먹고 싶은 마음이 더욱 솟구치고 있어 나름의 장점도 있는 것 같다.

충영이 애비가일의 보지를 향해 얼굴을 숙이자 아만다도 그와 비슷하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그의 행동을 주시한다.

충영은 아만다가 잘 볼 수 있도록 두 손으로 보지껍질을 옆으로 활짝 제쳤다.

‘......!’

붉은 속살이 꿈틀거리며 드러나는데 촉촉하게 젖어 있는 그곳을 보니 충영은 자지가 끊어질 것처럼 단단해지는 것을 느끼고 신음소릴 냈다.

“으음. 어서 박고 싶어.”

다른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저 살아 숨 쉬는 보지에 자지를 박고 마음껏 움직이고 싶은 마음밖에 안 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애무도 없이 자지를 꽂을 수는 없다.

충영은 입술을 보지에 대고 혀를 내밀어 속살을 한 번 핥았다.

후릅-

“우읍. 쉿.”

애비가일이 몸을 떨며 반응한다.

그때부터 충영은 입과 혀를 사용하여 애비가일의 보지를 마음껏 애무했다.

영진에게서 배운 테크닉과 그 동안의 실전을 통해 쌓은 그의 손가락과 입의 기술은 애비가일을 처음 만났을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웅,. 지저스. 와우.”

충영의 입과 혀가 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애무하자 애비가일은 황홀한 표정으로 신음소릴 내며 엉덩이를 들어 원을 그리듯 돌렸다.

너무도 좋아하는 그녀의 얼굴을 아만다가 바라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충영이 마지막으로 클리토리스에 입술을 대고 혀로 집중공략하자 애비가일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아악! 정. 퍽! 퍽미! 쉿.”

충영도 아까부터 보지에 좆을 박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 그녀의 이런 행동이 너무 고마웠다.

애비가일의 다리 사이에서 얼굴을 떼고 충영은 터질 것 같이 달아 오른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 끼웠다.

“오오. 퍽! 퍽!”

애비가일이 어서 넣어달라고 애원하는데 그 표정이 너무도 절실하게 느껴져 곁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아만다의 표정도 따라서 야릇해진다.

충영이 보지 속으로 귀두를 밀고 입구를 찾았다.

“오오오. 퍽!”

아래 쪽, 질퍽거리며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는 그곳으로 자지를 강하게 찔러 넣자 비좁은 동굴을 헤치고 귀두가 단번에 쑥 들어갔다.

“와우. 지저스.”

“으으으. 애비가일.”

굵고 단단한 귀두가 질속으로 들어가자 애비가일과 충영의 입에서 동시에 자극적인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으으. 좋아. 아주 좋아.”

뜨겁고도 신축성 좋은 동굴이 귀두를 조여오자 충영은 만족한 신음소릴 내며 자지를 움직였다.

커다란 뱀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듯 그의 자지가 조금씩 자궁을 향해 밀려들어가자 애비가일이 입을 딱 벌리며 그의 등을 끌어당겼다.

“아으으으. 쉿. 흐으응.”

조금씩 전진하던 자지가 질속을 가득 채우며 자궁입구까지 닿자 충영은 그래도 아쉬워 자신의 골반뼈가 애비가일의 골반에 꽉 닿도록 힘을 주어 밀었다.

그러자 애비가일이 포만감 가득한 신음소릴 냈다.

“흐으으응. 정! 좋아. 좋아.”

애비가일이 한국말로 좋다는 말을 하자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의 초록빛 눈이 자신을 바라보는데 충영은 그 눈빛이 더할 수 없이 유순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져 가슴에 벅찬 감동이 솟아올랐다.

“애비가일. 아이러뷰.”

충영이 말과 함께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으응.”

입이 막힌 애비가일이 대답을 키스로 대신했다.

쪽쪽- 쭙쭙-

그의 입술을 물어뜯을 듯 빨다 혀를 내밀어 그의 입속 구석구석을 핥았다. 그러다 충영이 혀를 내밀자 그의 혀를 잡아 뽑아버릴 것처럼 빨아들이다 다시 그것을 부드럽게 핥았다.

맛있는 키스라고나 할까... 때로는 격하게, 또 때로는 부드럽고 달콤하게 서로의 입술과 혀를 애무하던 두 사람은 그야말로 원 없이 서로의 입술을 탐하고 나서야 떨어졌다. 

그렇게 애비가일의 입술을 탐했지만 충영은 아직도 부족했다. 이렇게 백인미녀와 섹스를 할 기회가 다음에는 아예 안 올 지도 모르는데 그녀의 입술뿐 아니라 몸 전체를 모두 자신의 입술과 혀로 도장을 찍어두고 싶었다.

충영은 자지를 깊이 묻어둔 그대로 입술을 옮겼다.

귀로 입술을 가져가 귓바퀴와 귓구멍 속까지 혀로 핥아대다 그녀의 얼굴로 입술을 옮겼다. 그리고 구석구석을 혀로 핥아가며 얼굴 전체를 자신의 침으로 도배를 했다.

“하응. 정.”

부드러운 애무에 애비가일이 감미로운 소릴 내다 그의 입술이 목에 닿자 몸을 흠칫 떨었다.

“흐응.”

목덜미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애무를 한 뒤 충영은 마침내 고대하던 그녀의 가슴으로 입술을 옮겼다.

새하얀 가슴이, 누워있는 데도 볼록하게 융기를 이루고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더구나 가슴 중앙에 달린 붉은 젖꼭지는 싱싱하고 젊은 여자라는 것을 상징하듯 작고 귀여웠는데 지금 그것은 흥분으로 단단하게 솟아 있다.

꿀꺽-

젖꼭지를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키던 충영이 고개를 숙여 작은 돌기 하나를 덥썩 입에 물었다.

“으으응. 좋아.”

애비가일의 신음소릴 들으며 충영은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그리고 손안에 들어온 육봉을 마음껏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쭉쭉쭉-

꼭지 안에서 물이 나올 리 없었지만 마치 신선한 과즙이라도 나오는 것처럼 애비가일의 젖꼭지는 빨면 빨수록 그의 기분을 충족시켰다.

젖꼭지 두 개가 물러 터지도록, 풍만하고 탄력 있는 가슴이 그의 손자국으로 퍼렇게 멍이 들 정도로 애무를 마음껏 즐기다 충영은 그녀의 가슴에서 얼굴을 뗐다.

그리고 이제껏 참고 기다려왔던 좆의 왕복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서서히, 그렇지만 둔중하고도 묵직하게 좆을 왕복하자 애비가일의 입에서 새된 소리가 흘러나왔다.

“오우! 정! 좋아. 좋아. 좋아.”

할 줄 아는 한국말은 그것밖에 없는지 좆을 한 번씩 박을 때마다 애비가일이 좋다고 소리치더니 자신도 엉덩이를 돌리며 요분질을 쳤다.

퍽퍽퍽퍽퍽퍽- 퍽퍽퍽퍽퍽퍽-

한참 동안 정상위로 펌프질을 하다 충영은 문득 아만다에게 생각이 미쳤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만다가 두 사람을 보고 있는데 여전히 관심이 가득한 표정이다.

그래도 충영은 그녀가 조금 심심할 것 같아 눈요기를 해줄 요량으로 애비가일의 다리 한 쪽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몸을 옆으로 조금 틀어서 옆치기 자세로 좆을 박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자세는 정상위보다 불편하지만 다리 하나가 높이 들어 올려져 그의 자지가 애비가일의 보지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이 아만다의 눈에 아주 적나라하게 다 보였다.

퍽퍽퍽퍽퍽퍽퍽- 퍽퍽퍽퍽퍽퍽퍽퍽-

“아우. 퍽. 퍽. 퍽. 좋아. 좋아. 정!”

애비가일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충영은 왕복을 잠시 멈추고 그녀의 몸을 틀어서 뒷치기 자세를 취했다.

충영이 몸을 뒤집자 애비가일이 박기 좋도록 엉덩이를 높이 들고 두 팔로 쿠션을 꽉 붙잡는다.

“퍽! 퍽!”

애비가일이 어서 박으라고 소리치자 충영은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움켜잡고 자지를 움직였다.

퍽-퍽-퍽-퍽-퍽-

이번에는 옆으로 할 때보다 더욱 그의 좆이 아만다의 눈에 잘 보였다.

자지를 귀두만 남길 정도로 물리면 흥건하게 젖은 굵은 좆대가 번들거리며 흉물스럽게 나타났고, 그것을 강하게 박을 때면 애비가일의 입에서 어김없이 탄성이 터져 나오며 뿌리 끝까지 질 속으로 사라졌다.

뒷치기를 시작할 때부터 충영은 시선을 아만다를 주었다. 어차피 지금은 애비가일의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가 아만다의 얼굴을 본다고 문제 될 것은 하나도 없었다.

‘......!’

아만다는 충영의 얼굴과, 그의 보지를 들락거리는 굵은 좆대를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녀의 두 눈이 촉촉하게 젖어가고 있었다.

충영은 눈으로는 아만다를 보고 좆은 계속 왕복을 하며 손을 아래로 뻗어 손가락 하나로 애비가일의 클리토리스를 찾아 문질렀다.

“와우. 쉿. 좋아. 정!.”

부드럽게 클리토리스를 문질러주며 뒤로는 강하게 좆질을 하자 애비가일의 입에서 목소리가 점점 듣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져갔다.

퍽퍽퍽퍽퍽퍽퍽-

“아으으으.”

충영이 좆질에 여념이 없는데 아만다가 그의 곁으로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시선을 계속 그녀에게 주고 있었기 때문에 충영은 그것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만다가 마치 키스라도 바라는 듯 자신의 얼굴을 그의 얼굴높이에 맞추고 코가 마주칠 정도로 가깝게 다가왔다.

‘이건 뭐, 키스하고 싶은 게 분명하네.’

충영이 좆질을 멈추지 않고 얼굴을 아만다 쪽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얼마 가지도 않아서 그와 아만다의 입술이 딱 붙었다.

‘으음. 부드럽다.’

윗입술을 입속으로 넣고 가볍게 빠는데 그 감촉이 너무나도 부드러워 충영은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볍게 접촉하고 충영이 입술을 떼자 아만다가 혀를 밖으로 내밀었다. 그러자 충영은 그녀와 똑같이 혀를 내밀어 서로의 혀가 중간에서 만나게 했다. 다른 접촉은 없이 혀와 혀만 만나서 상대의 혀를 쓰다듬는 애무가 이어지자 두 사람 사이에서 아주 묘한 교감이 생겨났다.

꿀꺽-

혀에서 흘러나온 침이 가득 고이자 충영은 할 수 없이 혀를 떼고 입속에 고인 침을 삼켰다. 아만다도 상황이 똑같아서 그녀도 입에 고인 침을 삼키고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

“쉿! 으으으.”

귀로 애비가일의 신음소릴 들으며 충영은 시선을 아래로 해 아만다의 가슴을 보았다.

‘......!’

아만다도 몹시 흥분했는지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셔츠 위로 작은 젖꼭지가 선명하게 돌출돼 있는 것이 충영의 눈에 들어왔다.

‘아우. 미치겠네.’

저렇게 노출되지 않은 상태의 젖꼭지를 보니 더욱 궁금해지고 도저히 건드려보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충영은 고개를 아래로 숙여 아만다의 젖꼭지가 있는 부분을 혀로 핥았다.

“아응.”

아만다의 입에서 작지만 분명하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침이 묻어 젖꼭지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지자 충영은 그 작은 돌기를 옷 위 그대로 입속에 넣고 빨았다.

“후으.”

아만다의 입속에서 거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며 그녀의 상체가 칼에 찔린 듯 움찔 떨렸다.

아만다가 생각보다 더 민감하게 반응하자 충영은 내친 김이라 생각하고 한 손을 뻗어 그녀의 짧은 반바지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 비좁은 공간을 손으로 밀고 들어가 팬티를 살짝 젖히고 손가락 하나를 넣자 주름진 껍질이 만져지는 게 확실하게 보지에 닿은 것 같다.

‘......!’

아만다가 전혀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몸을 틀며 그의 손가락이 움직이기 쉽게 해준다. 

자신감을 얻은 충영은 손가락으로 껍질을 쓰다듬다 그 속으로 집어넣었다.

‘우으. 이 녀석 봐라...’

껍질을 열자 안에 흐를 정도로 고여 있던 꿀물이 손가락을 타고 주르르 흘러내렸다.

그 상황에서 충영은 머리가 멍해질 정도로 흥분했고 그의 자지도 애비가일의 보지 안에서 더 이상 커질 수 없을 정도로 그 크기를 부풀렸다.

“오우. 쉿. 소우 빅!”

그렇지 않아도 굵고 단단한 자지가 안에서 더욱 커지자 애비가일이 고개를 흔들며 괴성을 질렀다.

충영도 끓어오르는 욕구를 더 이상 자제하지 못하고 아만다의 몸에서 입술과 손가락을 모두 물렸다.

다시 편하게 자세를 잡은 다음 충영은 아만다를 내버려두고 애비가일의 보지에다 전력을 다해 좆질을 가했다.

퍽퍽퍽퍽퍽퍽퍽- 퍽퍽퍽퍽퍽퍽-

“오우. 퍽. 퍽. 퍽.”

애비가일이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보며 손을 뒤로 뻗었다. 

충영은 그녀의 손을 잡아주며 더욱 거세게 좆질을 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아아아아!”

애비가일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무릎을 꺾자 충영은 그녀의 몸을 다시 뒤집어 정상위로 돌아왔다.

다른 체위도 해보고 싶은 게 많았지만 이제 시작이니 서두를 필요도 없고 일단 무조건 불알에 쌓여 발광하는 정액을 뽑아내는 것이 지금 그에게 가장 시급한 일이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퍽-

인정사정없이 충영이 자지를 보지에 박아대자 애비가일의 눈동자가 점점 풀려가기 시작한다.

충영은 좆질을 계속 하며 자세를 숙여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이제 점점 오르가즘에 도달하려는지 뺨이 사과처럼 붉고 눈동자의 초록빛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데 그 아름다운 빛깔에 충영은 가슴이 시릴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이렇게 눈동자가 아름다울 수 있을까...’

충영이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그러자 애비가일이 그의 입술을 빨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퍽. 오오오. 퍼억!”

그녀가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

충영도 사정이 임박해지자 속으로 생각이 들었다.

‘밖에다 싸야 하나? 아니면 안에다 해도 되나?’

애비가일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조금 난감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그 상황을 모르면 질외사정을 하는 수밖에 없다.

퍽퍽퍽퍽퍽퍽퍽-

쉬지 않고 좆질을 하는 충영도 귀두가 불같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거칠게 신음소릴 내뱉었다.

“으으으. 나온다.”

충영이 굵고 큰 소리를 내자 애비가일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르, 떨었다. 그러더니 방이 떠나가라 크게 비명을 질렀다.

“오우 갓!”

순간 충영은 자지 전체를 강하고 탄력 있게 조여 오는 보지근육을 느끼며 그녀가 오르가즘에 도달했다는 것을 느꼈다.

왈칵-

수축과 함께 보지에서 애액이 쏟아지자 충영도 지금껏 참았던 정액을 마음껏 발사했다.

쿨럭-

귀두가 부풀자 충영은 최대한 보지 안에서 머물다 정액이 요도까지 타고 올라올 때 그것을 빼냈다.

“우윽.”

첫 정액이 쏟아지자 충영은 아만다도 볼 수 있도록 귀두를 하늘 높이 치켜 올리며 최대한 힘을 주고 방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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