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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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나호코집으로 오고나서 곧 규(圭)의 사십구일제 법요가 다시  한번 절에서 극

히 일부의

사람만이 모인 채 조용히 행해졌다.슈지 부부의 양자가 되어있던 유가 실모인 나

호코 집으

로 돌아온  것이 그 좌석에서 가문에  보고되었다.사십구일제가 끝나고 나호코는 

유와 함께

카루이자와의 별장으로 향했다.그녀는  의외로 더위에 약한 체질이므로 아이들이 

여름방학

이 되면 곧 피서를 가던 것을 금년은 규의 죽음 때문에 늦어졌다.

(어떤 별장일까?)

유는 그 별장을 아직 한번도 보았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궁금했다.

「유오빠는 놀랄걸요 .몹시 오래된 건물이기 때문에 」라고 마야가 가르쳐주었다

------ 화가 흑수 경오가 그  산장을 샀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십년 남짓 전이 된

다.그는 미

치도록 카루이자와를  마음에 들어했고 이윽고 부지의  한구석에 아틀리에를 짓고 

일년내내

그곳에서 제작에 전념했다.나호코는 도쿄에 있고 아들이나 딸의 뒷바라지를 하다

가 주말은

카루이자와에 들러 남편을 돌보는 생활이 그가 소사할 때까지 계속됐다.

「규 오빠는 마음에 들어했지만 마야는 그 별장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햇빛

도 나쁘고

도쿄의 집보다 어둡고….. 게다가  파파가 불에 타 돌아가신 장소 아녜요? 엄마가 

왜 거기

를 팔지 않는지  모르겠어요.토지만이라도 상당한 값으로 쳐준다는 이야기인데…

……」

마야는 그렇게 불만에 찬 말을 한다.그러나 나호코는 그녀 나름대로의 애착을 갖

고 있을

것 같다.노후한 부분을 수리하고 아직도 사용할 생각인 것 같다.출발의 날이 왔

다.마야

만은 하꼬네에서 합창부(合唱部)의 합숙이 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뒤에  카루이

자와에 온

다고 말한다.나호코는 붉은색의 아우디200 쿠와토로를 갖고  있다. 조수석에 유를 

실었다.

칸에쓰 자동차  도로(關越自動車道)를 달려서 2시간 조금  더걸리면 카루이자와(輕

井澤)에 도

착한다.------ 카루이자와(輕井澤)의 고도(高度)는 대략 일천 미터.혹서의 도쿄

(東京)와

비교하면 역시 공기는 맑고 피부에 느껴지는 공기의 기분이 좋다.

「이 역전이 신카루이자.이곳  사람들은 신도(新道)라고 하고.메이지(明治) 중반

쯤에 국도

(國道)와 철도(鐵道)가 통과하고 새롭게 여기다 마을을 만들었기 때문에 」

「그럼 구경(舊輕)이라고 말하는 것은 이전으로부터 있던 마을에 관한 것?」

「그래요. 이쪽이 번화한  쪽이고.옛 길이라고 하지만 이대로가  오래된 나까야마

도의 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시가지의  길이기 때문이죠……. 이 길을 곧장 가면  옛날 쿠마노 

권현의 유

서 있는 신사가 있고 카루이자와의 고원과 관동 평야를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전망

대가 있기

때문에, 나중에 한번 데려가 줄께요…. 」

이곳 지리를 잘 모르는 유를 위해 핸들을 잡고있지만 나호코는 설명했다.마치 하

라주쿠나

롯폰기와 같이 젊은이들로 북적거리는  상점가를 지나치자 주위는 갑자기 매우 고

요해지고

사면이 산으로  둘러쳐져 왔다.아사마산은 앞산 뒤로  숨어 보이지 않는다.차는 

청렬한 시

냇물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구 우스이상으로 들어섰다.조금 지나자 비포장된 수

레바퀴 자

국의 흔적이 푹  패어있는 거칠은 길이 된다.차를  운전하는 것도 용이하지 않은 

좁은 길이

다.나호코는 비교적 익숙한 솜씨로 핸들을 다루며 아우디를 술술 움직였다.노면

의 돌들이

차체의 바닥에 거의 스치며 턱턱거리는 소음을 냈다.유는 의외였다.

(허! 카루이자와(輕井澤)에도 이런 쓸쓸한 곳도 있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산장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산등성이와  산등성이에 사

이에 있는

토지이므로 햇빛이 차단되고 어둡고  음산한 기분을 들게하는 고요를 유지하고 있

는 지대인

것 같다.

「거의 다왔어요 」

한층 더 험난한 고개를 오르며 나호코가 말했다.커브를 돌자 홀연히 낡은 건물이 

낙엽송

나무와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냈다.

(우와! 마치 괴기 영화에 나오는 듯한 집이다!)

마야가 말한 대로  언뜻 보기에도 음기어린 분위기를  감돌게 하는 검은 슬레이트 

지붕의 이

층으로 된 양옥건물이다.넓은 부지에  검은 색의 아사마소석을 이용한 낮은 울타

리로 둘러

쌓여 있다.숲 사이에 웅크리고 앉아 사냥감을 기다리는 늙은 야수와 같은 어딘지 

모르게

불길한 인상의 외벽은 회반죽이 긴 세월 탓으로 거무스름해지고 이끼가 잔뜩 끼어

있다. 그

렇지 않아도 골짜기 사이에 있기  대문에 부족한 일조가 차단되고 있기 때문일 것

이다.붉게

녹이 슨 철문을  지나 문에서 정면 현관까지  자갈을 길게 깔아 두었다.나호코는 

아우디를

주차했다.

「아,마님! 오셨습니까? 이분이 새로운 도련님……..!」

칠십 정도쯤 되어 보이는 노인이 차소리를 들어서 알고는  현관(玄關)의 검은 윤기

가 흐르는

떡갈나무 문을 열었다.

(새로운 도련님! 흐음……!)

유는 쓴웃음을 지었다.노인은 쓰치야라는  이름으로 이 산장을 산 이후에 관리를 

부탁하고

있는 이 고장 사람이라고  말한다.옥내는 그의 손으로 잘 청소된 채 여주인(女主

人)과 새로

운 아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집 안으로 들어가자 유는 클래식스런 내부 설

비(內裝)

에 놀라게 되었다.아르누보 풍의 곡선이 이용되고 정밀한 목조가 대들보,기둥,

창 등을

장식하고 있었다.  이런 건물이 메이지  후기나 다이쇼 초기의 건물이라고  말하는 

것을 유도

알고있었다.

(우….. 확실하게 분위기가 있는 집이다! 으음…….)

유는 본향의 집보다도 이 산장이 좀더 마음에 드는 것을 느꼈다.최근은 도내에서

도 이러한

양옥은 좀처럼 볼  수 없게 됐다.나호코가 팔지  않는 것도 납득이 간다.처음은 

떠나는 공

작이 피서용으로 세운 것이지만 전후  손을 봐서 한때는 정신 병원 원장이 특별한 

환자를 치

료하기 위한 입원 시설로서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 당시는 창문에 교도소같이  창살이 있었고….. 광인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 이 

고장 사

람들도 그다지 접근하지 않았던 곳이죠.그러나 실제로는 흉폭한 환자는 없었다지

만…..」

사람이 좋을 것 같은  관리인(管理人)은 사방을 휘 둘러 보는 유에게  가르쳐 주었

다. 그

원장 사후에는 팔려 나오게 됐지만 설비가 워낙 구식(舊式)이라  살기 어렵고 매수

도 없어

방치되고 있었던 것을 흑수  경오(黑須京伍)가 손에 넣고 꽤 돈을 들여  사람이 살 

수 있게

됐다.경오(京伍)의 사후(死後) 나호코는 이 토지와 건물을 팔려고 생각한 적도 있

었지만

아들인 규(圭)가 반대하여 결국 계속 유지하게 됐다고 말한다.

저녁 식사  전에 유는 정원으로 산책을  나갔다.아직 이 주변의 지가(地價)가  싼 

시대에 샀

던 것이기 때문에 부지는  넓다.완만한 사면이지만 천평 가까이는 될 것이다.주

위는 드문

드문하게 이식해다 놓은 무성한 낙엽송이 성장하고 있어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햇

빛을 차단

하고 매우 고요한 분위기를 빚어내고 있다.지면에는 긴 세월에 걸쳐 쌓였었던 낙

엽이 진한

베이지 색의 커다란 융단인 것  같다.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나무가 있지 않

은 개척된

공터와 만났다.저물어가는 하늘에서의  빛이 찔러넣어지고 있고 거기만이 판이할 

정도로 밝

다. 불가사의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었다.가까이  가자 여름풀 사이에 드문  드문 

석재가 지

천으로 널려있다.자세히 보자 난로가 무너졌던 흔적이다.

「여기가 아틀리에가 있었던 곳! 파파가 소사한 것은 여기……. 」

갑자기 배후에서 소리가 났다.산장에 있을거라 생각하고 있었던 나호코가 없어진 

아들을

찾아 주변을  돌아보러 나온 모양이었다.  낙엽송의 낙엽은 발소리를 지워  없애고 

있었다.

「아! 여기가…………….」

유는 친아버지가 사고로 소사했다고  말하는 장소를 감개에 젖어 휘둘러 보았다.

석암이 가

까워지는 낙엽송 사이는  새소리도 없이 고요했다.확실히 소란으로부터 벗어나서 

환상(幻

想)의 세계에 탐닉하는 데는 최적의 장소다.

「그 분은 이 토지를 사고 나서 낙엽송을 베어뜨리고 아틀리에를 피라미드 형태로 

나무를

이용해 편성했어요. 약간 유니크한 건물이였지만………….」

흑수 경오(黑須京伍)는  작품 제작에 열중하면  본채에는 돌아오지 않고  여기에서 

침식을 하

고 있었다고 말한다.그날 밤 아마 석유 스토브의 과열인가 뭔가로 사나운 불길이 

아틀리에

를 감싸고 환상주의의 화가는  제작중이었던 작품과 함께 불에 태워졌다.유는 여

름풀 사이

를 헤쳤다.그러자 발바닥에 엄격한 콘크리트 감촉을 느꼈다.

(이것이 토대………….?)

석암속에서 눈을 집중시키면 열평  정도의 거의 정방형의 부지 일면에 콘크리트가 

쳐져있

다.마치 무대나 뭔가 되는것 같다.

「이 콘크리트는 어떤?」

「여기는 습기가 지독해요.오래된 우물 같은 것이 있었는  듯…. 습기가 바닥에서 

오르면

그림에 나쁘다고 말하고  주인은 먼저 콘크리트를 넓적하게  흘러 넣어 붐비고 그 

위에 아틀

리에를 조립한 것이예요.」 

결국 아틀리에는 튼튼한 콘크리트라는 인공 암반(人工岩盤)의  위에 피로치 형식으

로 지어졌

다.탔버렸던 건물의 잔해는 정리되었지만  그 아래 콘크리트 슬라브 흔적은 남겨

졌다. 아직

도 튼튼하다.

「이것을 제거하려면 힘들겠는데요?」

「그래요.이것을 깨뜨리기 위한 기자재를 여기까지 운반하려면 먼저 길을 확장하

지 않으면

안되니까…. 상당히  대대적인 공사가 되고  비용도 많이  든다------라고 말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대로 두고 있어요.」

두 사람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산장으로 돌아오자  아이보리 색의 벤츠가 언덕을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500SEL! 규(圭)의 장례식 때에 보았던 최고급 승용차.

「으음,이시도우(石堂) 상이네……..」

기품(氣品)있는 미망인(未亡人)의 눈썹이  찌푸려졌다.묘한 감정의 울림이 담겨져 

있는 것

을 유(悠)는 놓치지 않았다.

「규 형님(圭兄)의 장례(葬儀) 때에  왔었던 체격 좋은 남자말이예요? 아카사카에 

레스토랑

을 갖고 있다는」

「예,그래요」

「어떤 관계(關係)의 사람입니까?」

유(悠)의 질문에 나호코는 한 순간 우물거렸다.

「저 사람은…… 파파 그림의 열렬한 팬으로,이전부터 알게 되었고….. 내가 부티

크를 할

때 여러가지 돌봐주었지만……….」

유와 나호코가 차에 가까워졌을  때 정확하게 이시도우가 차에서 내려오는 중이었

다.헤라클

레스와 같은 우람한 육체를 골프웨어에 감싸고 있다.흰 폴로 셔츠는 강인한 근육

으로 가득

차서 터질 것 같다.이시도우는 허물없는 어조로 ,

「야,나호코 상.오래간만입니다.잠깐 골프를  치고 돌아오는 길에 들러 봤는데

.이제 오

실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그래고는 유를 보았다.한  순간 예상치 못한 상태가  생겨 놀라는 모양의 표정이 

떠올랐다.

「이 학생은………….!?」

「유입니다.규의 남동생이고…. 백부의 집으로 양자로 가 있었던…………」

나호코가 소개하자,

「아아,그런가? 이 학생이…….. 이야,놀랐네!  마치….. 규(圭)를 꼭 닮았기 때문

에 」

「그렇습니까?」

「으음.약간 어두웠고 광선의  상태때문이기도 했지만…..  으음, 역시  경오의 피

를 잇고

있는 것은 틀림없네.와하하!!!」

이시도우(石堂)는 한 순간의  당황감을 웃음으로 얼버무렸다.검게 그을린  육체는 

중년(中

年)에 흔히 있는  군살은 찾아 볼 수  없다.그 레슬러와 같은 육체에서는 주위를 

압도할 것

같은 에너지가 발산하고 있었다.

「그럼,막 도착했기 때문에,아직  정리되지 않았겠지요.시간날 때 다시 오겠습

니다.」

이시도우(石堂)는 갑자기 생각을  바꾼 모습이고 메르세데스 벤츠에 다시 한번  올

라타고는

왔던 길을 돌아갔다.

(왜 나를 보고 그렇게 깜짝 놀랐을까?)

유가 속으로 생각하고 있자 그 마음을 읽었는지,

「유 짱을 규라고 생각하고는 유령이 나타났나 하고 놀란 것이 아닐까?」

나호코가 훗하며 웃었다.이 산장을 지었던 공작은 영국 귀족의 저택을 꽤 정밀하

게 모방했

을 것이다.일층에는 거실,응접실 겸용의 서재외에 당구대가 놓여져 있는 오락실

,흡연

실,커다란 윈도우가 매달려 있는 썬룸까지 있다.그 밖에는 넉넉히 스무 명은 식

사가 가능

한 큰 테이블이 놓여진 식당,부엌,식기실,가사실 등이 있으며 뒤편으로는 사용

인을 위한

일본풍의 용마루가 연결되어 있다.본채의  이 층에는 독실이 네 개가 있다.나호

코의 침

실,그리고 규와 마야의  독실.나머지 하나가 내방객용의 침실이다.천장은 높고 

고풍의 샹

들리에 풍의 조명이 매달려져  있다.각실에는 각각 욕실이 부착되어 있는데 클래

식 스타일

의 법랑으로 수 놓아진  욕실에는 흰 타일이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다.여기에서도 

유는 사용

되고 있지 않았던 내방객용의 방이 주어졌다.모친은 역시 죽은 아들의 방을 당분

간 그대로

해 두고 싶은 것 같다.죽은 형의 방은 유의 방과 복도를 끼우고 마주보며 만나고 

있다.유

는 밤이 되자  건너편의 방으로 건너가 보았다. 친형이 어떤  사람이었을까하고 방

을 보는 것

만으로라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침대와 책상이 놓여져있는 이웃 여동생의 방에 

접하는

벽측에 화장실과 책꽃이------구조는  유의 방과 비슷하지만.나호코의 이야기에 

따르면 규

는 여름뿐만 아니라 주말이나 연휴등을 이용하여 자주 혼자 찾아와 체재했다고 말

한다.그

런 탓인지 실내에는  규의 체취가 아직 떠돌고  있는 것같다.사고로 죽었던 날도 

21세의 대

학생은 이 방에서 깨어나 그리고 나서 차를 타고 나갔다고 말한다.우선은 공부도 

좀 한 것

일까? 책상 위에는  필기 용구나 사전,노트 같은  것이 보인다.책꽃이를 본다면 

꽤 책이 나

란히 꼽혀 있었다.소설은 미스테리나 SF물이 많다.게다가  새디즘의 작품이나,

『O양의

이야기』일 것 같은 호색 문학도 제법 있다.옷장을 열자 의외로 꽤 많은 수의 옷

이 옷걸이

에 매달려 있었다.블루종이나 스웨터등 캐주얼한 것이 많다.어느 것도 젊은이들

이 동경하

는 유명 브랜드의 것이고 유는 자신보다 네 살 많은 형이 찰나적인 쾌락을 사랑하

던 낭비벽

이 있는 플레이 보이라는 것을 확인했다.슈지의 집도 유복하고 유도 불편함 없이 

자랐던

몸이지만 의복을 이처럼 사치에 어울리게 입는 취미는 없다.

(규 형은 꽤 자기마음대로 살었던 사람인 것 같다……………)

역시 유는 친형에 대하여 호감을 갖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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