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 유(悠)는 서서히 의식(意識)을 되찾아갔다.
「음……………..」
최초(最初)로 느끼는 것은 갈라질 것 같은 머리의 통증이었다.그리고 뺨을 끈적
거리는 것
이 적시고 있다.그는 억지로 눈을 뜰 수 있었다.세계(世界)는 흐릿했고 게다가
빙글빙글
돌고 있다.유는 뱃멀미와도 같은 구역질을 느꼈다.
(어떻게 된건가,나는 ………….?)
겨우 섬광(閃光)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뭔가가 폭발(爆發)하고 바람에 날라 왔던 것이 머리에 강타했다……….)
그의 몸은 카페트 위 옆으로 눕혀져 있다.나호코 엄마와 마야가 산장(山莊) 사이
로 질질
끌어다 옮겨 놓아 주었던 것일까? 그러나 몸을 일으키려던 유는 자신의 몸이 자유
(自由)롭
지 않다는 것을 깨달었다.단단히 수족(手足)을 줄로 묶여져 있었다.
(어….. 어떻게 된거야!!??)
놀라서 발버둥치자,머리 위에서 소리가 났다.
「꼬마야! 눈이 떠졌냐……..?」
다른 남자의 목소리도 들린다.
「정말 운이 좋은 새끼네….! 콘크리트 덩어리로 후려 갈겨지고도 기절했었을 뿐이
니…」
겨우 유는 얼굴을 들어올리고는 자신을 내려다 보고있는 남자들에게 눈의 초점을
맞추었다.
「으윽….! 당신들은 ………….」
이시도우 겐스케와 준남작 나카쓰였다.두 명 모두 공사 현장의 작업원이 입을 것
같은 우
의를 입고 있다.이 폭풍우 속에서 뭔가 작업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온통 진흙
투성이이
다.그는 현관 홀 바닥에 굴려진 채 였다.유는 생각해 냈다.호텔의 찻집에 있었
던 그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었나?
「그럼,저것은 다이너마이트를 ………..」
엉겁결에 무심코 말하자 이시도우(石堂)의 굵은 눈썹이 부르르 치켜 올려졌다.
「잘 알고 있구먼,꼬마야.그렇지…...우리들이 마이토를 깔고 점화(点火)할 때
,네가 달
려 나왔지… 아마 일초만 점화가 느렸으면 너는 저승까지 싹 없어졌을거야……」
「왜, 왜, 이런 무렵에 다이너마이트 따위를………………」
「그것이 가장 알려져지고 싶지 않았지만 …………..」
미모(美貌)의 미망인(未亡人)에게 끈질기게 구애하고 있었던 남자는 고소를 지었다
.악역
배우(惡役俳優)로서 제법 이름을 날렸던 남자이지만 그 웃음 속에는 뭔가 사람의
등골을 오
싹 하도록 만드는 처미(凄味)가 있었다.
「모처럼,멀리 가 있으라고 도쿄의 집에 방화까지 했었는데도… 설마 되돌아오리
라고는 」
그러면,방화범(放火犯)은 그들이었다.유는 무엇이 어떻게 흐르고 있는 것인지
혼동이 왔
다.어떻게 해서 이시도우(石堂)와 준남작 나카쓰(中津)가 짜고 나호코의 집에 불
을 붙이고
는 여기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폭발하게 하거나 하는 것인가? 유는 외쳤다.
「왜 나를 묶었나요? 이걸 어서 풀어줘………….!」
「그렇게는 안되지.너도 어머니도 귀여운 여동생도 우리들의 비밀(秘密)을 알아
버렸기 때
문에 흐흐…………..」
유가 목을 비틀어 돌리자,나호코와 마야도 묶인채로 현관 홀 바닥에 굴리어지고
있는 것을
볼수 있었다.두명 모두 입에 단단히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타월등이 집어 넣어져
있었다.
「하여튼,상세한 것은 조금 있다가…….. 이 폭풍우가 불고 있는 동안에 일을 정
리해야 하
니까…. 끝나고 나면 설명해 주지….!」
이전 극악인(極惡人)의 연기(演技)를 했다고 말하는 남자는 입술을 비뚤어뜨리며
웃음을 남
겨 두고 준남작 나카쓰(中津)를 재촉했다.
「꼬마를 조용히 시켜..!」
카 레이서는 성큼성큼 마야에게 가까이 다가가 갑자기 그녀의 다리를 들어 올리고
흰 삭스
를 벗겨서는 취했다.
「아, 으…으…읍………..」
깜짝 놀라 쓰와노 속에서 비명을 올리는 소녀.
「정말 죽이는 지지배구먼…………..」
여름 드레스가 뒤집어지고 팔팔한 새끼 은어와 같이 펄쩍펄쩍 한 약동감을 숨겼던
각선미
있는 허벅지의 부분이 노골적으로 되자,준남작 나카쓰는 뜻모를 웃음을 떠올렸다
.
「일이 끝나면 포상으로 즐겁게 해줄게…. 기다려 … 오빠를….흐흐흐….」
(이놈들,나중에 나호코 엄마나 마야를 ……………)
강간할 기분이다 ------ 라고 유는 직감했다.남자들 두 사람의 몸에서는 살기
(殺氣)와 동
시에 야수의 흉폭함이 스산하게 발산하고 있다.유는 여동생이 입고 있었던 삭스
를 입속에
넣어진 채 있었다.
「그럼,기다리고 있어…… 하하하…… 」
묶여 있는 유 일행을 남겨 두고,남자들은 폭풍우가 몹시 치는 밖으로 나갔다.
(개같은,이것은 그럼…. 문자 그대로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는………….)
유는 잠시 줄과 격투(格鬪) 해 보았지만,솜씨있게 잘 묶여진 나일론-로프는 전혀
풀리는
기미가 없다.게다가 손을 뒤로하고 묶었던 승고가 홀의 중앙의 중심에 동여 매져
있기 때
문에,계단(階段)의 중심에 양손을 위로 한 채 묶여져 있는 어머니나 여동생의 근
처로도 접
근할 수가 없다.나호코도 마야도 꽤 저항(抵抗)했을 것이다. 하복은 모조리 젖어
있고,옷
단추는 조각조각 흩어지고,진흙에 흙투성이가 되어 있는 무참(無慘)한 모습이다
.
「으읍………」
「읍,으…….」
두 명 모두 유에게 말을 걸려고 하지만 입속을 막고있는 타울 때문에 신음만을 내
지른다.
아마 처음부터 피를 흘리고 있는 유에 관한 것을 걱정하고 있을 것 같다.
「괜찮다」
여자들을 향해 유는 끄덕이고 눈으로 웃어 보였다.하여튼 남자들이 다시 한번 돌
아올 때까
지 어쩔 수 없다.
콰앙!
잠시 후 폭발 소리(爆發音)가 나고,낡었던 양옥(洋館)의 유리창들이 쩌렁 쩌렁 진
동했다.
(또,다이너마이트를 사용했구나…………..)
만약 보통의 날에 그런 것을 하면 순식간에 대소동이 일어날 것이다.그러나 지금
은 맹렬한
폭풍우가 몹시 불고 있고,도시 근교 마을의 별장(別莊)은 그어디도 단단히 덧문
을 닫고 있
다.폭발이 일어나도 깨닫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가………….!!!)
호텔에서 훔쳐 들었던 대화 사이에,「폭풍우라도 쳐주면……」이라고 말하던 이
시도우의
말이 생각 났다.그들은 전부터 이런 찬스를 노리고 있었다.먼저 본향(本鄕)의
집에 방화
(放火)하고 나호코들을 도쿄(東京)로 돌아오게 하고,폭풍우를 이용하여 다이너마
이트의 작
업(作業)을 한다…………
(그 녀석들,아틀리에의 토대(土台)를 깨뜨리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러나,왜 두꺼운 콘크리트 슬라브 토대를 파괴(破壞)해야 하는 것인가? 이유(理
由)를 모
르겠다.또 과격한 두통(頭痛)이 습격하자 유는 눈을 감았다.귀속에서 필사적으
로 호텔에
서 들었던 회화(會話)를 되살아나게 했다.
(준남작 나카쓰는,「저 새끼는 정말 운이 좋았다.형쪽은 잘한 것이 아닐까」라
고 말하고
있었다………..)
살며시 눈을 뜨고 보았다.
(그것이다.그것은 나와 규 형님(圭兄)에 관한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
「했다」란,「살해했다」라고 말하는 의미가 틀림없다.
「개새끼들!!!」
유는 신음했다.
(준남작 나카쓰의 얼굴을 처음 보았을 때「어딘가에서 보았다」라고 생각한 것도
당연하
다.그 녀석,나를 받아 나가 떨어지게 한 페라로를 운전하고 있었던 남자가 아닐
까?)
햇빛 가리개로 얼굴의 반이 숨어 있었지만,그래도 얼굴의 윤곽을 기억하고 있었
다.지금
산장(山莊) 앞에 주차되어 있는 페라로가 그 때 그 차임에 틀림없다.
(그러면,규 형님(圭兄)도 …………...우스이 상의 옛 길(舊道)에서 일으킨 사고
(事故)
는,준남작 나카쓰가 저지른 것이다 ……….!)
준남작 나카쓰는 프로 레이서였다.아무리 규의 운전 기술이 좋아도 결국 그는 아
마추어이
다.급하게 커브가 연속하는 위험한 산길에서 쫓기어 어쩔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더욱 더 유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왜…….규 형님(圭兄)이나 나를 죽일려고 했나………….?)
어느 쪽이든 두 사람의 남자는 흉악한 의지를 갖고 무슨 일을 수행하고 있다.유
는 부들 부
들 몸을 떨었다.흠뻑 젖어 있는 옷 탓이 아니다.공포 때문이다.이윽고 현관문
이 열렸
다.두 사람의 남자가 진흙 투성이가 된 상자와 같은 것을 안고 들어 왔다.
「여기에 둬라….」
이시도우(石堂)가 지시하고 철평석(鐵平石)이 깔린 곳에 상자를 둔다.상자의 크기
는 한
변이 5,60센치 정도.거의 정방형(正方形)에 가깝다.
「휴…. 후후후…」
준남작 나카쓰가 우의를 밀어 제치며 만족스런 웃음을 발했다.
「아직 안심하긴 일러.오랫 동안 지면(地面)에 파묻혀 있었잖아.물이 들어가 있
을 수도
있고….. 하여튼 드릴이다…………..」
이시도우가 명령했다.남자들은 우의를 벗었다.준남작 나카쓰는 미채 모양이 수
놓아진 군
용의 필드 재킷,이시도우는 수렵용의 코트를 사이에 입고 있었다.차에서 전기
드릴(電氣)
이 꺼내졌다.
기잉! 가리가리가리!
무서운 소음을 내며 상자에 구멍이 생겨간다.유는 겨우 그것이 사무실(事務室)
등에서 쓰
여지는 내화금고라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었다.
(그들의 목적(目的)은 저것이었나…………..!!!)
아틀리에를 짓기 위해 콘크리트를 흘려 부었던 두꺼운 토대아래에 그 금고는 매장
되어 있었
다.그들은 폭약을 사용하고 콘크리트를 부수고 그 아래에서 이것을 발굴했다.
(그러면,금고(金庫)는 아틀리에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매장되어 있었던게 된다
………)
그렇게 전부터 매장되어 있었던 금고(金庫)에 관한 것을 어떻게 그들은 알고 있는
것인가?
보니까 그렇게 대형의 것은 아니다.지폐 다발이 들어가 있을 정도인 것이다.
(금괴(金塊)나 보석(寶石)이나 ……?)
잠시 후 금고(金庫)의 측면(側面)에 구멍이 났다.
「해냈어!」
준남작 나카쓰가 환성(歡聲)을 올렸다.
「좋아…………」
이시도우가 손을 마주 비벼댔다.
「그래.괜찮다.젖은 것 없이 그대로 보존(保存)되어 있어……」
만족스럽게 끄덕이고 나서 내용물을 들쳐냈다.전부 봉투나 종이의 다발이다.유
가 생각하
고 있던 금괴(金塊)나 보석,지폐 다발이 아니다.준남작 나카쓰는 봉투의 내용을
바닥에
흩뿌렸다.사진(寫眞)의 다발과 필름을 넣어 두는 앨범이었다.
「이놈은 잘 보관되어 있다.잘 보이는데…..… 자」
음협(淫挾)한 웃음을 떠올렸다.이시도우(石堂)는 종이의 다발을 조사하고 있다.
(저것은 진료 기록 카드이다………..)
유는 병원(病院)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서류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면 저것은 여기가 정신 병원(精神病院)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때의…….!!??
)
「됐어.여기까지는 대성공(大成功)이다.」
계획(計畵)의 주모자(首謀者)인 것 같은 이시도우는 희색 만면(喜色滿面)으로 준남
작 나카
쓰의 어깨를 쳤다.
「축배(祝杯)를 들어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나서 유 일행 쪽을 바라보고,
「이것들과 함께…. 흐흐흐…..」
------ 폭풍우는 아직 굉음을 내며 거세게 불고 있다.그러나 문을 단단히 닫은
실내는 발
끈하다 할 정도로 따뜻하다.거실(居間)의 난로에 준남작 나카쓰가 불을 태우고
장작을 지
폈기 때문이다.우의를 입고 있었어도 비와 땀으로 흠뻑 옷은 젖어 있었고,그것
을 말리기
위해 불을 피웠다.두 명 모두 위는 런닝 차림이 되었다.남자들의 짐승같은 체취
(體臭)가
불끈 실내(室內)에 충만(充滿)한다.붙잡혀 있는 세 명중,나호코와 마야 모녀는
목제(木
製)의 의자에 앉혀져 다시 손을 뒤로하고는 묶여졌다.유는 난로 앞의 바닥에 그
대로 굴리
어졌다.등에 열을 받고 젖었던 옷에서 김이 피어 오른다.
「우선 축배(祝杯)다」
마음대로 찬장에서 브랜디와 글라스를 가져와서는 침입자(侵入者)들은 호박색의
액체를 흘
려가며 마셔댄다.
「캬아……………」
만족(滿足)스럽다는 듯 끙끙거리고 소파에 몸을 던져 앉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는
의자에 묶
여 바싹 붙여지고 있는 세 사람의 모자(母子)를 호색(好色)스런 눈매로 휘둘러 보
았다.
「자,너희들도 어떤 일인가 알고 싶을 것 같기 때문에 저승에 가는 기념으로 모
두 가르쳐
주지…. 하하핫…. 친절하게 말야…..」
세 사람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이놈,우리들을 몰살(皆殺)하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