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 12장 전망좋은 방 (1~5) (12/18)

 훔친 사과가 맛있다  제 12장 전망좋은 방 (1)  

  

'아차차!' 

괜한 것을 물어봤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을 얼른 닫았다. 

예슬이의 눈이 동그래지면서 내게 무슨 소리냐는 투로 올려 봤지만 

예슬이를 일으켜 세우고 애써 눈을 피하다가 딴 데로 화제를 슬쩍 돌렸다. 

"예슬아, 그만 일어나자." 

미심쩍은 듯이 나를 빤히 올려다보더니 내 팔을 꼈다. 

계단 쪽으로 나오자, 무수히 반짝거리는 불빛에 눈이 부셨다. 

서울에 살면서도 이처럼 한 눈에 서울을 본 적은 별로 없었다. 

아름다운 서울야경이 발아래 펼쳐졌다. 

"야아." 

"어머, 너무 멋있다." 

우리는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삭막하고 멋대가리 없는 콘크리트 빌딩 대신, 

창문마다 비추는 작은 불빛이 한 무리로 어우러져 커다란 불빛기둥을 이루고 있었다. 

그것이 또 하나로 모여서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했다. 

예슬이와 데이트를 끝낸 이튿날, 진동으로 해놓은 휴대폰이 부르르 떨었다. 

얼른 들어보니 민 선생에게서 온 전화였다. 

반가웠지만 강의 중에는 받을 수 없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민 선생에게 전화를 했다. 

"나 차 샀다." 

"예? 차라니요?" 

"새 차 샀어." 

"호오, 그래요. 축하합니다." 

기분이 좋은지 민 선생의 목소리가 소녀처럼 활기차게 들렸다. 

하긴 새 차를 구입했으니 기분이 좋은 만도 했다. 

민선생을 못 본지가 며칠도 안 되었지만 마치 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처럼 반가웠다. 

"지금 어디야?" 

"학교에 있어요." 

"이따가 시간 있지? 드라이브 시켜줄게." 

"그래요? 알았어요." 

민 선생의 전화를 받으면 언제나 마음이 포근했다. 

부드러운 톤이 살살 어루만지는 것 같았고, 아담하고 포근한 몸매가 눈에 선하게 떠오르며, 

그 품속에 푹 안겨버리고 싶은 감정이 뭉클하게 솟구치는 것이었다. 

419탑 앞의 커피숍에서 진한 커피 향을 맡은 지, 5분도 안돼서 

임시번호판을 단 중형차가 스르르 미끄러져 들며 민 선생의 모습이 보였다. 

베이지 색 원피스가 단정한 느낌이었고 우아한 모습과 잘 어울렸다.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다가서며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마주 보았다. 

가지런한 흰 이가 살짝 보였고 눈웃음이 은근한 마음을 전하는 것 같았다. 

목덜미 속의 하얀 살결이 보기 좋았고 봉긋한 가슴도 눈을 당겼다. 

"잘 있었어?" 

"그럼요. 민 선생님은요?" 

대답 대신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가져왔다. 

웬만하면 요즘은 셀프 서비스였고, 이 집도 마찬가지였다. 

커피를 젓는 민 선생의 작은 손을 꼬옥 쥐고 싶을 만큼 예뻐 보였다. 

"예쁘네요." 

"그래. 차가 아주 예쁘지?" 

"아뇨. 민 선생님이요." 

"어머머, 정말?" 

활짝 웃음이 번지며 소녀처럼 생글거리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커피를 홀짝거리던 민 선생이 내게 눈짓을 보냈다. 

흰색의 새 차가 매끄러운 광택을 쏟아내며 제 모양을 뽐내고 있었다. 

엔진소리도 아주 부드럽게 출발했다. 

차 안에는 새 차만의 특이한 냄새가 물씬했고, 민 선생의 내음도 은은했다. 

카스테레오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고, 혼잡한 시내를 빠지자 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양수리 쪽으로 갈까?" 

"좋으실 대로." 

내 손은 민 선생의 손을 잡고 있었지만, 

베이지 색 원피스속에 숨어있는 탱탱한 허벅지를 만지고 싶어 벌써 안달을 하고 있었다. 

손가락을 누르기도 하고 손바닥을 훑기도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쉬웠다. 

슬그머니 허벅지 위로 손을 얹었다. 

민 선생의 눈이 동그랗게 나를 흘깃 쏘았다. 

포동포동 하고 찰진 허벅지의 살결이 손안에 잡히면서 내 몸은 민 선생 쪽으로 기울었다. 

안전벨트가 배를 팽팽하게 조였다. 

벨트를 풀자, 좀 더 쉽게 민 선생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허벅지 위를 오르락 내리락 하자, 원피스 속의 팬티가 손에 걸렸다. 

엉덩이를 살짝 두른 삼각팬티였다. 

엉덩이가 꿈틀거리며 민 선생의 손이 내 손을 잡았다. 

"아이, 이러지마." 

내 바지 속의 중심은 부드러운 살덩이의 촉감에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사과 쪽처럼 민 선생의 볼에는 엷게 붉은 기가 피면서 자꾸 몸을 꿈틀거렸다. 

허벅지 안쪽을 슬슬 쓸어가자, 액셀러레이터의 진동이 가늘게 느껴졌다. 

"아이, 안 돼. 하지 마." 

"만지고 싶어요. 그곳을." 

차는 어느덧 4차선의 새 도로를 벗어나, 양평 쪽으로 이어진 구 도로로 들어섰다. 

오른 쪽에는 팔당호가 펼쳐져 있었고, 꼬불꼬불한 국도의 커브 길을 돌 때마다 

몸이 이리저리 쓸리며 민 선생의 민감한 곳을 자극했다. 

"안 돼. 이러다 사고 나." 

"사고 날 것 같으면 차를 세워요." 

내 손은 거침없이 민 선생의 삼각주를 만지며 팬티 위를 헤집고 있었다. 

까끌까끌한 수풀의 감촉이 너무 좋았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사그락거리는 촉감이 이리저리 밀리면서 

말랑말랑한 계곡이 살갑게 숨쉬고 있었다. 

"끼이익!" 

차가 급정거하면서 몸이 민 선생에게로 쓸렸다. 

글로브 박스로 휙 쏠린 몸을 버티며 중심을 잡았고, 

핸들을 잡은 민 선생도 팔에 힘을 주고 안간힘을 썼다. 

힘이 잔뜩 들어간 내 손도 민 선생의 삼각주를 꽉 잡았다. 

"아야야, 아파." 

글로브 박스에 버티는 동안, 내 손에는 너무 힘이 들어간 모양이었다. 

움켜잡은 삼각주를 슬그머니 놓으며 고개를 들었다. 

차는 노견에 비스듬히 멎어 있었고, 급정거하느라 씩씩대는 차만큼 민 선생도 쌔근대고 있었다. 

"아이, 짓궂게. 사고 날 뻔했잖아." 

"내 여기도 사고 날 뻔했어요." 

민 선생의 손을 잡아, 내 중심이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든 바지 위로 끌었다. 

바짝 선 기둥이 잡히자 민 선생의 볼이 더붉어졌다. 

쌔근거리던 숨결 속에 콧김이 확 불렸다. 

조심스럽게 기둥을 쓰다듬었다. 

"거봐요." 

"어머머, 귀여워." 

"가엽지 않고요?" 

"그래, 너무 가여워. 그리고 너무 씩씩해." 

민 선생의 목소리가 수그러들며, 

작고 통통한 손이 기둥을 쭈욱 쓸다 뿌리에 붙어 있는 덜렁이까지 손이 닿았다. 

두 개의 큼직한 달걀처럼 둥근 것에 사근사근한 손길이 닿자, 단단해진 기둥뿌리가 감질났다. 

"끄으응." 

"어머, 어머. 이 성난 것 좀 봐." 

   

  

 훔친 사과가 맛있다 제 12장 전망좋은 방 (2) 

   

작고 부드러운 민 선생의 손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듯 기둥뿌리의 당당함에 머뭇거리곤 했다. 

시들한 남편의 것에 늘 불만이었던 민 선생의 정염은 

내 힘차고 씩씩한 중심에 대해 어떤 경외심마저 갖고 있는 것 같았다. 

쌩쌩 지나는 차 소리에 민 선생은 불안한지, 자꾸 밖을 두리번거렸다. 

기둥의 쥐어 잡은 손에는 힘이 들어갔지만 민 선생의 신경은 밖을 향하고 있었다. 

내 쪽으로 쏠린 자신의 모습이 몹시 부담스러운 것 같았다. 

"지나가는 차는 우리를 볼 새가 없어요." 

"그래도, 혹시 누가 보면 어떡해." 

"그럼, 이렇게 해요." 

"으응? 어떻게?" 

시트를 젖히고 뒤로 벌렁 누었다. 

나를 따라서 해보라는 손짓을 민 선생에게 보냈다. 

민 선생도 시트를 젖혀지더니 내옆으로 누웠다. 

기분 좋은 내음이 코를 쑤셨고, 내 손은 민 선생의 가랑이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갔다. 

그새 축축해진 팬티가 손에 닿으며, 도톰한 언덕의 말랑한 속살이 손안에서 팔딱거렸다. 

살짝 윤기로 얼룩진 습한 느낌속에서 따뜻한 열기가 손바닥에 전해졌다. 

팬티 속을 비치는 은은한 실루엣이 암내를 진하게 품고 있었다. 

민 선생의 가랑이 속은 언제나 특이한 내음이 진동했다. 

처음에는 강한 암내가 비위에 거슬렸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냄새에 익숙해지더니 

이제는 그 내음이 아주 좋아졌고 양념처럼 맛깔스럽게 흥취를 돋워 주었다. 

코끝으로 언덕을 비비며 강한 암내를 깊숙이 들이켰다. 

사그락거리는 풀들이 코끝에 쓸리며, 민 선생의 엉덩이가 들썩들썩 했다. 

혀끝으로 팬티에 대고 살살 문지르자 엉덩이가 꿈틀하더니 바르르 떨었다. 

또 다시 새로운 물기가 팬티를 물들였다. 

착 달라붙은 팬티속에는 거뭇한 숲의 윤곽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혀끝에서 쓸리는 수풀의 사각거림과 진한 암내 

그리고 비릿한 그곳의 냄새는 언제나 나를 취하게 했다. 

팬티 사이를 비집고 손이 쓰윽 들어가자, 미끈한 윤기가 번들거리며 촉촉한 덤불이 가득 잡혔다. 

그 속에는 말랑한 맨살이 부드러운 촉감으로 흐느적거리듯 문질러졌다. 

끈적거리는 점액도 내 손을 착 달라붙게 하고 있었다. 

"하아, 하아아." 

귀를 간질이는 민 선생의 숨결이 점점 높아졌고 내 기둥을 움켜쥐었다. 

내 속에서 쏟아낼 고인 물의 첨단이 민 선생의손을 살짝 적셨다. 

두개의 덜렁대는 물탱크에는 최신식 펌프가 작동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아. 그마안, 누가 보면 어떡해." 

본능적으로 민 선생은 불안함에 몸을 사렸지만, 이번에는 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대낮에 길가에서 정사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위험한 일이었다. 

다만, 민 선생에게 서비스 하려는 생각이 도를 좀 지나친 셈이었다. 

"빠앙, 빵." 

호온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우리가 탄 차를 향에 손가락질 하는 것이 보였다. 

정신이 버쩍 들었다. 

민 선생이 나를 밀치고 얼른 몸을 세우더니, 몸맵시를 다듬고 머리를 만지며 부산을 떨었다. 

"그러게, 하지 말랬잖아." 

"그, 그게…" 

원망 섞인 민 선생의 질책을 듣고 머쓱해진 나는 

반대편으로 눈을 돌리고 시퍼렇게 펼쳐진 팔당호를 보면서 입맛만 다셨다. 

그러고 보니 다산선생의 묘가 이 근처였고, 양수리도 거의 다 온 지점이었다. 

귀까지 빨개진 민 선생은 한참동안 운전대에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있었다. 

너무 부끄럽고 창피한 생각에 아마 몸 둘바를 몰랐던 것 같았다. 

하긴, 나도 창피한 생각에 민 선생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없기는 마찬가지였지만. 

"미안해요." 

"몰라. 너무 창피해." 

"다 민 선생님 때문이에요." 

"???" 

"다아, 민 선생님이 너무 예뻐서 그런 거예요." 

"피이…" 

그제야 민 선생의 얼굴에 웃음이 번지며, 고개를 들고 나를 보았다. 

빨개진 볼을 손으로 가리고 예쁘게 나를 흘기면서도 입가에 핀 미소를 숨기지 않았다. 

붉어진 볼에 입술을 살짝대며 민 선생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민 선생의 몸이 이리저리 틀리며 내 손을 밀어내더니, 

자기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내 입술을 꾸욱 누르며 입술을 대신해서 손으로 키스를 해줬다. 

환하게 핀 얼굴에는 사과 쪽처럼 수줍음이 붉게 피어 있었다. 

"금남리로 갈까, 양수리로 갈까?" 

"우선, 다리를 건너보죠."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 선생은 차를 오른쪽으로 꺾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치는 양수교를 건너자 바로 왼쪽 길로 들어섰다. 

이곳만 빠지면 북한강을 사이에 두고 멋진 드라이브 코스가 강을 끼고 양쪽으로 이어진 곳이었다. 

널찍한 강이 시원하게 이어졌고 건너편의 금남리 쪽의 아름다운 정경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서구풍의 아름다운 건물들이 북한강의 드라이브 코스를 

마치 양쪽에서 수놓은 듯, 곳곳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곳에 집짓고 살았으면…" 

탄식처럼 민 선생이 말을 뱉어냈다. 

나를 보며 살짝 눈을 흘기던 민 선생의 눈은 강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아두려는 듯, 정신을 뺏기고 있었다. 

민 선생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귓가에 속삭였다. 

"그럼, 그곳은 전망이 좋은 방이겠네요." 

"그러엄. 전망 좋은 방, 아니 전망 좋은 집이야." 

민 선생의 손이 내 손을 꽉 잡으며 기분이 들뜬 소녀처럼 소리 질렀다. 

옆으로 보인 얼굴에는 가는 미소가 퍼져 있었고, 꿈꾸는 듯한 눈으로 강가를 훔치고 있었다. 

그 모습은 순진한 소녀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럴 때의 민 선생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어떤 기품이 서려 있었다. 

순진하고 착해 보이는 일면에는 무언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품위를 지니고 있었던 

그런 점 때문에 민 선생이 더 좋은 지도 몰랐다. 

그런 기품은 여느 여자에게나 있는 흔한 것은 아니었고, 타고난 여자에게만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점에서 민 선생은 시인 노천명이 갈파했었던 것처럼, 

전생에 사슴처럼 귀한 족속이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목마르지? 시원한 것 마실까?" 

"좋지요." 

조금 더 달리다 민 선생의 차가 왼쪽으로 들어섰다. 

주차장이 정원처럼 잘 가꾸어진 곳으로 들어서니, 

카페가 눈에 들어 왔고 그 옆에는 노래방이 보였다. 

잔디가 쭉 깔려있는 것도 마음에 꼭 들었다. 

둥그렇게 지어진 카페가 왼쪽에 있었고, 오른쪽에는 성냥갑처럼 만들어 놓은 노래방이 있었다. 

그 뒤쪽에는 북한강의 유유하고 푸른 물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듯 

강을 이쪽에서 저쪽까지 꽉 들어 채우고 있었다. 

"어느 쪽으로 갈까?" 

"으음… 노래방으로 가죠." 

나이 차이가 나는 우리에게 쏟아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카페보다는 노래방이라면 훨씬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민 선생도 내 마음과 같았다. 

아가씨를 따라 노래방으로 들어 우리는 입을 딱 벌리고 말았다. 

"히야, 북한강이 한눈에 보이네." 

"어머머, 정말 전망 좋은 노래방이네." 

  

 훔친 사과가 맛있다 제 12장 전망좋은 방 (3) 

   

"너무 멋지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전망 좋은 노래방일 거예요." 

창밖은 저물기 시작한 햇살이 엷은 황금빛 색깔로 강물에 반짝이고 있었다. 

강폭을 스치는 바람결에 작은 파도가 일렁이면서 잔잔한 물방울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민 선생과 나는 가볍게 안은 채, 스러지는 석양에 취해 있었다. 

북한강에는 물안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욱이 피어오르는 뿌연 물안개의 흐릿한 그림자도 일품이었지만, 석양에 

반짝이는 황금빛 잔물결을 보는 것도, 몹시 아름다웠다. 

서로의 몸을 기대며 꿈꾸듯 보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워." 

잠깐 동안이었지만, 저녁놀이 차츰 스러지며 황홀한 황금색의 나래를 거두지 않았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렇게 서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리고는 북한강은, 캔버스에 칠해지듯 엷은 회색이 발라지기 시작했다. 

아주 빠르게 그 회색이 까만 색깔로 짙어지더니, 금세 강물을 검푸르게 만들어 놓았다. 

그 대신에 이번에는 강을 사이에 두고 작은 불빛들이 새롭게 밝혀지며, 

북한강은 또 다른 모습으로 얼굴을 바꿨다. 

민 선생의 다리 사이에 낀 내 허벅지는 야들야들한 감촉을 반기고 있었다. 

부드러운 젖가슴도 옆구리를 살짝 누른 채, 블라우스 속에서 고개를 세우고 있었다. 

허리를 굽히고 민선생을 번쩍 안아들었다. 

"어머머." 

민 선생의 팔이 내 목을 감으며 호들갑을 떠는 것을 지그시 보면서, 

허벅지 밑으로 손을 넣은 채 소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살짝 붉어진 볼이 부끄러운지, 내 가슴에 바싹 붙으며 민 선생은 눈을 살포시 감았다. 

민 선생을 안은 채, 소파에 걸터앉았다. 

부드럽고 큼지막한 엉덩이가 내 허벅지 위로 걸친 모양이 되었고, 

통통한 살덩이의 무게가 내 중심으로 전해졌다.

빳빳해진 물건이 금방 고개를 치켜들고 반겼다. 

"아이, 누가 봐." 

"우리밖에, 손님은 없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내 입술로 민 선생의 입을 막아버렸다. 

뿌연 안개유리의 밖을 흘깃거리던 민 선생은, 내 입술이 덮어버리자 슬며시 물러섰다. 

달착지근한 감촉이 혀끝에 닿으며, 달콤한 향내가 입안 가득히 번져왔다. 

혓바닥이 감기며 샘물이 솟았고, 서로를 정신없이 빨아댔다. 

블라우스의 단추를 간단하게 풀어버린 내 손은 아담한 봉우리를 손에 쥐고, 

그 말랑말랑한 고무공을 쥐락펴락 하며 벌써 단단해진 것으로 엉덩이를 찔렀다. 

"아이, 좀 더 있다가." 

민 선생이 내 무릎 위를 재빨리 빠져나가며 블라우스를 매만졌다. 

하긴, 노래방에 들어온 지도 한참이 지났지만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라 생각됐다. 

시간은 많으니까, 그렇게 서둘 일도 아니긴 했다. 

"무슨 노래할 거예요?" 

"상영이가 먼저 해." 

우리는 다시 나란히 앉아서 노래책을 뒤적였다. 

민 선생과 노래방에 온 것은 처음이라서, 어떤 종류의 노래를 좋아하는 지 잘 몰랐지만, 

미시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찾고 있었다. 

민 선생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 노래, 알아?" 

"그 겨울의 찻집?" 

"그래. 노래도 좋지만, 노랫말이 더 좋아." 

"김 희갑, 양 인자, 조 용필. 이들은 좋은 곡이 많아요." 

리모콘을 든 민 선생이 곡을 넣었다. 

여린 피아노 소리가 잔잔히 울리며 전주가 시작됐다. 

전주만 들으면, 마치 클래식 소품처럼 들리는 곡이었다. 

민 선생의 손을 잡아 일으키며 반주기 앞으로 끌었다. 

"바람 속으로 걸어…." 

마이크를 잡고 민 선생을 당겼다. 

스르르 몸이 끌려오며 착 안겨들었다. 

볼록한 굴곡이 내 몸에 찰싹 붙더니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허벅지가 스르르 열리고 자연스럽게 내 다리가 그 사이로 쓰윽 파고들었다. 

마른 꽃, 외로움, 아름다운 죄, 뜨거운 이름 등 감성을 자극하는 말들이 쏟아지자 

민 선생의 몸이 더 세게 밀착했다. 

허벅지 사이를 파고든 내 다리에도, 민 선생의 도톰한 언덕이 슬슬 비벼왔다. 

그곳의 따뜻함과 팔딱이는 촉감을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미세한 진동이었지만,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게 민 선생의 작은 움직임도 나는 쉽사리 알았다. 

내 마음 속을 차지한 민 선생의 큰 그림자 때문인지도 몰랐다. 

다리 한쪽을 들어 세웠다. 접혀진 무릎의 각을 이용해서, 허벅지 속의 따뜻한 언덕을 비볐다. 

민 선생의 고개가 뒤로젖혀지며, 가랑이가 내게 찰싹 붙었다. 

부드러운 살이 무릎에 뭉개지며 민감한 곳을 자꾸 문질렀다. 

둥그렇고 탱탱한 볼기짝을 손으로 쓸면서도 내 손은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음정이 불안해졌고 쉬운 박자도 자주 놓쳤다. 

가까이 댄 마이크 속에는, 이제 가빠지기 시작한 민 선생의 숨결도 섞여들었다. 

요란한 반주기가 민 선생의 숨결을 삼켰고 불안한 내 음정도 그런대로 숨겨주었다. 

끈질기게 문지르는 내 무릎도 불안한 자세로 언덕을 부댔다. 

세게 그리고 약하게 불규칙한 무르팍의 자극이 민 선생을 더 달아오르게 했다. 

"하아아, 하아." 

이제는 마이크 속에서 민 선생의 신음이 확연히 들렸다. 

멀찌감치 마이크를 떨어트리고 마지막 음절을 간신히 마쳤다. 

'딩동댕'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는 소파에 쓰러지듯 무너졌고, 

내 손은 블라우스 위를 세게 감아쥐었다. 

"하아. 노, 노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잘 알고 있었다. 

서둘러서 노래책을 들추며 리모콘은 손에 쥐고, 눈에 띄는 대로 여러 곡을 한꺼번에 예약했다. 

그리고 시작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굳어진 채 파르르 떠는 젖가슴을 움켜잡았다. 

"아야야." 

너무 세게 잡았는지 민 선생이 아픔을 호소했지만, 내 눈에는 핏발이 섰고 눈빛도 흐릿해 졌다. 

허둥대며 꺼낸 꼭지의 핑크색이 요염한 얼굴로 손짓하는 것 같았다. 

입에 물고 살짝 힘을 주어 깨물었다. 

"아야얏." 

입에서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내 목을 감은 팔은 더 바싹 달라붙었다. 

꼭지를 입안에서 굴리다 혀로 퉁기기를 계속했다. 

가랑이 속으로 들어간 내 손은, 

동굴부근의 면 자락을 만지며 축축하게 젖은 감촉에 신바람 났다. 

"상영이 손만 봐도, 난 달아올라." 

언젠가 그렇게 말했던 민 선생이었다. 

현모양처의 전형처럼 단아하고 정숙했던 민 선생의 입에서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은 몹시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말처럼 이렇게 반응하는 민 선생이 좋았다. 

"그, 그만 해." 

"…." 

팬티를 들추고 막 까칠한 것이 손에 잡히자, 민 선생이 숨가쁘게 내게 호소했다. 

말랑말랑한 살이 손끝에 닿으며 미끈해진 계곡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창 열이 오른 내 귀에 그런 하소연쯤은 들릴 턱이 없었다. 

   

  

  

 훔친 사과가 맛있다 제 12장 전망좋은 방 (4) 

  

"노래, 노래 끝났어." 

막 동굴을 파고든 내 손을 밀치며, 민 선생이 목소리를 높였다. 

예약된 곡을 저 혼자 불러 젖힌 반주기가 제 할 일이 끝났다는 투로 시큰둥하게 우리를 째렸다. 

리모콘으로 예약하는 동안, 민 선생이 얼른 일어섰다. 

"그러지 말고, 우리 노래해." 

민 선생이 내 손을 잡고 반주기 앞으로 끌었다. 

되도록이면 강한 비트의 시끄러운 곡을 고르려는 내 속셈을 눈치라도 챈양, 

민 선생이 리모콘을 빼앗았다. 애교가 듬뿍 담긴 눈으로 나를 흘기며 노래를 시작했다. 

콧소리처럼 가는 음색을 흉내 내면서 민 선생은 심 수봉의 노래를 썩 잘 불렀다. 

뒤에서 가볍게 안으며 민 선생의 엉덩이에 내 몸을 붙였다. 

빳빳한 것이 중단된 것을 항의하듯 성난 몸짓으로 엉덩이를 찔렀다. 

봉긋한 젖무덤이 어깨의 선을 따라 아담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얀 목덜미 사이로 예쁘게 솟은 봉우리도 탐스럽게 볼록거렸다. 

단추를 미처 채우지 못한 블라우스 속으로 슬며시 손을 밀어 넣었다. 

민 선생의 엉덩이가 나를 툭 치며 주의를 줬지만, 

내 손에 는 이미 보드란 살덩이가 쥐어진 뒤였다. 

단단하게 움츠린 꼭지가 반색하더니 좀 전의 감미로움이 아쉬운 것처럼 

이어지기를 바라는 듯 다소곳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이크 속의 민 선생의 음정이 떨렸고, 가랑이 속의 내 손도 가늘게 떨었다. 

박자를 놓치는 곳이 많아졌고 콧소리로 이어지는 음색 속에 민 선생의 비음도 섞여 들었다. 

엉덩이가 절로 돌아가며 내 중심을 자극했다. 

"나, 노래 못하겠어엉." 

'텅'하는 소리와 함께 민 선생의 몸이 휘청하더니 마이크를 놓아버렸다. 

재빨리 민 선생의 몸을 받으며 중심을 잡았다. 

발개진 얼굴을 내 품에 묻고 숨을 몰았다. 

몸을 슬쩍 들어올리자 눈을 감은 채, 헐떡이고 있었다. 

민 선생을 무릎에 올리고, 잽싸게 곡을 찍어 눌렀다. 

시작버튼을 누르자 반주가 시작되었다. 

반쯤 열린 가슴에는 하얀젖무덤이 탐스럽게 보였고, 

가랑이 안쪽도 아까보다는 조심성이 훨씬 적어졌다. 

열린 가랑이 속에는 미끈한 허벅지가 하얀 살결을 내보이고 있었고, 

그 속으로 팬티도 비죽이 보였다. 

반주하는 동안에는 조명이 죽기는 했지만 가끔씩 밝아지는 화면 때문에 

가랑이 속을 웬만큼 볼 수 있었다. 

예쁘고, 포근하고, 맛깔스러운 그 가랑이 속의 삼각진 곳에서는 

예외 없이 민 선생 특유의 암내가 은은했다. 

끈끈한 점액질이 나오면 그 내음은 더 진했고, 

그것은 나를 흔들어서 금방 취하게 만들어버리곤 했다. 

슬쩍 스커트를 들추니, 암내가 코를 확 찌르며 팬티에 그려진 얼룩이 눈에 들어왔다. 

내 눈이 그곳을 쏘아보자 부끄러운 듯 다리를 오므렸다. 

고개를 숙이고 가랑이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팬티의 젖은 부분이 확연하게 들어왔다. 

"아이, 부끄럽게…" 

위에서는 겨우 보일락 말락한 얼룩이 고개를 늘어뜨리고 들여다보자, 

아래로 기다랗게 이어지면서 시트에 눌린 곳이 많이 젖어 있었다. 

요즘에는 민 선생의 반응도 빨라졌고, 그 분비물도 많아진 것 같았다. 

거뭇거뭇한 수풀의 윤곽이 젖은 팬티 속에서 어렴풋이 그림자를 만들었다. 

꽃잎을 빙 둘러서 쌓고 있는 수풀도 다른 여자들 하고는 좀 다른 점이었고, 

그런 민 선생의 수풀을 볼때마다 나는 썩 마음에 들었다. 

"아이…" 

팬티를 슬슬 벗겨내자, 품속에서 쌔근거리던 민 선생이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었다. 

윤기로 반짝이는 검은 숲이 강한 암내와 함께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다리가 오므려졌고 팬티가 쉽게 발목에서 떨어져 나갔다. 

재빨리 숲을 가린 민 선생의 손을 밀치고 스커트 자락을 들치자, 

아름다운 삼각주의 보기 좋은 그림이 눈 아래 펼쳐졌다. 

코끝을 간질이는 암내와 함께 흰 살덩이가 맛깔스러운 모양으로 숨죽이고 있었다. 

얼른 바지를 내린 나도 팬츠 속에서 성나있던 기둥을 뿌리째 꺼내들었다. 

민 선생의 몸을 일으키자, 스커트를 내리며 자기 엉덩이를 감추더니 

내 기둥뿌리에 삼각주를 맞대었다. 

앞가슴이 출렁하며 얼굴을 건드렸다. 

살짝 기둥뿌리를 움켜쥔 손이 삼각주의 민씨동굴로 이끌었다. 

씨근덕거리는 기둥머리에 미끈거리는 점액질 닿고 속살이 밀리며 동굴의 문이 입을 열었다. 

엉덩이가 움찔움찔 하면서 그 굵은 놈을 삼키기 시작했다. 

예전에 꽃뱀이 개구리를 삼키는 것은 본 적이 있었다. 

꽃뱀의 몸뚱어리로 봐서는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았지만, 

터무니없을 정도로 크게 벌어진 그 입 속으로 천천히 개구리가 빨려드는 것이 너무 신기했었다. 

'지금도 아마 그것하고 비슷할 걸….' 

처음에는 손가락 하나도 잘 들어가지 않았던 동굴을 보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민 선생의 엉덩이가 꿈틀꿈틀 하면서 마치 뱀이 개구리 삼키듯 

내 기둥을 뿌리째 동굴 속으로 담아 넣고 있었다. 

무릎 위에서 민 선생의 엉덩이가 부지런을 떠는 동안, 나는 조금 여유가 있었다. 

리모콘을 들어서 또 여러 곡을 집어넣었다. 

다행히 손님이라고는 우리뿐이어서, 바깥의 동정은 별 신경을 안 써도 될 듯 싶었다. 

"하악, 학." 

신음소리가 귀를 간질이는 동안, 미끈거리는 동굴 속으로 점점 뿌리가 잠겨들었다. 

천천히 민 선생의 엉덩이가 위아래로 움직이며 율동을 시작했다. 

일정한 궤도를 그리던 엉덩이가 금방 불규칙하게 좌우로 흔들렸다. 

엉덩이에 힘을 넣은 나도 불쑥불쑥 중심을 들어 장단을 맞추기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민 선생의 숨결은 간헐적으로 톤이 아주 높았다. 

민 선생이 팬티를 어느 틈에 입에 물었고, 금방 숨소리가 무디어졌다. 

면으로 걸러지기 시작한 가쁜 숨결은 반주기의 요란스러움에 묻혀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민 선생이 생각해 낸 꾀만큼 나도 새로운 요령을 터득해내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생각해도 신통한 것이었다. 

'반주기에 박자를 맞춰볼까?' 

그렇게 마음먹은 생각이 적중했다. 

처음에는 약간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금세 우리를 그 반주기에 적응했다. 

세 박자, 네 박자 강한 비트로 반주기가 울릴 때마다 우리의 엉덩이도 그에 맞춰 움직였다. 

박자를 잘 놓치고 서툴기만 했던 처음과는 달리, 조금 시간이 지나나 우리를 썩 잘 맞추어 냈다. 

그리고 그것은 색다른 경험이었고 흥취를 한결 돋우는 기막힌 방법이었다. 

옛 선현들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구천일심(九淺一深)의 묘용(妙用)을 노래방에서 그렇게 적용할 줄은 몰랐던 것이었다. 

얕게 동굴을 여러 번 찍다가 한번은 깊게 찍는 절도 있는 율동이 

민 선생을 수도 없이 정신이 쑥 빠지도록 만들었다. 

"하아앙, 하앙." 

그 신음은 차라리 울먹이는 흐느낌에 가까웠고, 요란한 엉덩이의 몸놀림도 참 볼만한 것이었다. 

물결치는 젖가슴의 움직임이 잠시도 멈출 줄을 몰랐고, 

땀에 배어 번들거리는 엉덩이도 쉴 새 없이 흔들고 있었다. 

부르르 몸이 떠는 것을 계속 느끼며, 

그런 순간이 찾아들때마다 내 엉덩이도 힘을 불끈 줘서 동굴을 찍었다. 

내 사타구니에는 민 선생이 쏟아낸 점액으로 흠씬 젖었고, 끈적이는 것이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나, 나도 할래요." 

"시잃어, 싫어." 

  

  

 훔친 사과가 맛있다 제 12장 전망좋은 방 (5) 

  

민 선생의 몸이 옆으로 흔들리며 싫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이미 폭발직전이었다.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워진 것을 직감한 내 기둥뿌리는, 

흠뻑 물을 머금고 분수처럼 뿜어 낼 순간을 고대하고 있었다. 

발끝이 쫙 펴지며 강한 전류가 몸을 솟구치게 했다. 

덜렁 저수지 두개의 댐이 세찬 물길에 무너지며, 기둥뿌리에서 솟구치기 시작했다. 

기둥줄기를 빠르게 스치며 좁은 구멍을 통과하는 순간, 피잉 하며 쏘아졌다. 

머리칼이 쭈뼛하며 온 몸의 신경이 가운데로 쏠렸다. 

그리고는 격한 허리운동으로 동굴을 세차게 두드렸다. 

미지근한것이 뜨거운 동굴 속으로 넘칠 듯 쏟아졌다. 

민 선생도 내 박자에 맞추어 엉덩이가 절로 돌았다. 

"하아앙, 하앙." 

입술에 물린 팬티의 면에 걸러진 민 선생의 날카로운 신음은 

반주기의 마지막 곡과 함께 어울렀고, 때마침 강한 비트로 제 스스로의 목청에 취했던 

반주음의 시끄러운 고함소리에 여지없이 묻혀들었다. 

창밖은 어느새 짙은 어둠으로 쌓여 있었고, 강 건너에서는 불빛이 반짝거리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네온이 유난히 눈을 번득이고 있었고, 

시커먼 호반의 잔물결도 제 살에 닿은 네온을 서투르게 토해내고 있었다. 

기다랗게 이어진 불빛을 토막토막 낸 잔물결이 수많은 작은 불빛을 일그러트리는 모양을 보면서, 

우리는 한참동안 서로의 엉덩이를 맞붙인 채, 그렇게 있었다. 

일렁이는 물결처럼 민 선생은 관능의 잔잔함을 씹고 있었다. 

"아아, 너무 좋아." 

"정말 전망 좋은 노래방이죠?" 

"그래. 정말 좋은 방이야, 이곳이…" 

"뭐요?" 

민 선생의 가녀린 손이 내 기둥을 톡 건드리며 까르르 웃었다. 

그제야 민 선생의 말뜻을 알아 챈 나도 덩달아 꺼억 꺼억 웃었다. 

하긴, 전망 좋은 방은 내 다리 사이에 낀 그 곳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었다. 

"정말 좋은 방은 민 선생님의 컴컴한 골방이에요." 

"호호호…" 

눈을 곱게 흘기며 부산스럽게 몸을 다듬던 민 선생이,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으로 입을 가렸다. 

젖은 팬티가 핸드백 속으로 들어갔고, 

새 팬티가 민 선생의 엉덩이에 씌워지는 것을 지그시 보고 있었다. 

"아이, 보지 마." 

"예?" 

"아이, 보지 말라니까." 

"보지 말라고요?" 

그제야 내 말을 알아들은 민 선생의 볼이 한층 더 붉어졌다. 

좀 당황했는지 서둘러 갈아입던 스커트가 단정치 못하게 열리며, 까만 숲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물기를 먹은 그곳은 풀들이 등을 뉘고 착 붙어 있었다. 

잠깐 눈에 스쳤던 까만 풀들이 흰 면으로 덮어지며, 

허벅지의 눈처럼 흰 살결도 금방 자취를 감췄다. 

스커트 자락이 엉덩이를 온통 가리며 제 모습을 찾았고, 

단정한 스커트 속은 부정함이라고는 애당초 없었던 것 같았다. 

"어머, 시간이 아직 남았나봐." 

"그러게 말예요. 서비스를 넣었나?" 

"우리, 마저 부르고 갈까?" 

"그야, 당근이죠." 

서로의 몸이 밀착된 채, 우리는 여러 가지 곡을 고르며 나머지 시간을 보냈다. 

시간이 흐르며 내 기둥은 다시 힘을 찾았고, 

민 선생의 가랑이 속도 노래방을 나설 때쯤에는 

다시 갈아입어야 할 만큼 팬티를 촉촉하게 적셨다. 

"강 건너로 한바퀴 돌까?" 

시동을 걸으며 민 선생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민 선생의 말에 동의했다. 

부드럽게 차가 출발했다. 

2차선의 도로는 드라이브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고 아주 적격이었다. 

한적한 도로를 민 선생은 나는 듯이 달렸다. 

섹스를 하고 난 후의 민 선생은 언제나 더 예뻐 보였다. 

밝아진 얼굴표정, 정을 듬뿍 담은 눈길, 엷은 화장에 발그스레한 볼, 한층 나긋나긋해진 말투, 

거기에 애교가 잔뜩 섞인 동작까지 어느 것도 예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리고 잔잔한 여운을 간직한 농익은 여인의 향기는 옆에서 보는 나로 하여금 

민 선생에게서 도저히 떨어질 수 없게 만드는 강력한 매력이었다. 

물론, 민 선생은 늘 내 앞에서는 자신의 매력에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민 선생님, 너무 예뻐요." 

"정말?" 

"그리고 사랑스럽고요." 

"정말? 너무 고마워." 

내 손을 꼭 잡은 민 선생의 손을 통해서 울렁거리는 가슴의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다. 

어쩌면, 그것은 소녀처럼 촐랑거리는 마음과 

중년의 연륜이 맞부딪쳐서 일구어낸 기분 좋은 감동의 물결인지도 몰랐다. 

신 청평대교를 지난 우리는, 경춘국도로 접어들었다. 

예전에는 경춘가도가 2차선으로 제법 운치가 있는 풍경이었지만

지금처럼 4차선으로 넓혀진 뒤로는 간간이 과속방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 

금남리로 들어설 때까지는 이렇게 멋쩍어진 4차선 도로를 지나야 했다. 

대성리를 지나자 곧 바로 좌회전 신호를 받기 위해 1차선으로 대기했다. 

바로 옆의 철길에는 춘천가는 기차가 힘차게 고갯길을 오르고 있었다. 

금남리로 들어서자, 곳곳에 러브호텔의 네온이 눈길을 끌었다. 

2차선 길에는 차도 아까보다는 많아졌고, 

강 건너에서 보았던 멋있는 풍경하고는 좀 거리가 있었다. 

대신, 이번에는 반대쪽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하이마트에서 차 한잔 할까?" 

내 생각과 무슨 텔레파시라도 통한 양, 민 선생이 물었다. 

우리도 이제는 오랜 연인마냥 서로의 마음을 읽을 정도로 발전된 모양이었다. 

강가에 멋진 모습으로 서 있는 하이마트에 닿으며 주차장으로 차가 스르르 미끄러졌다. 

경양식의 레스토랑과 나무로 지은 모텔의 은은함이 이곳의 풍치였다.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몇 테이블은 다른 커플이 차지하고 있었고, 

우리는 맨 구석자리를 잡았다. 

북적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적한 곳도 아니었다. 

스테이크를 주문하고, 곁들여서 커피도 시켰다. 

레스토랑의 바로 아래에는 북한강이 찰랑거리고 있었다. 

눈에 잡힐 듯 검푸른 물결이 밝혀진 외등에 잘 보였고, 

넓게 전개된 강폭이 시원스레 펼쳐져 있었다. 

전망이 좋았던 노래방보다 한결 북한강이 눈에 잘 잡혔다. 

호반의 정경이 그윽했고 건너편의 불빛도 운치를 더해 주었다. 

나이프로 잘게 써는 민 선생의 날렵한 솜씨에 감탄하며 날름날름 건네는 대로 입으로 받았다. 

시장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풍치 있는 곳에서 

좋은 사람과 저녁을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식욕이 절로 돋았다. 

또 빳빳해진 아랫도리가 발가락을 자꾸 밀었다. 

구두를 벗어버리고 발을 쭉 뻗으며 민 선생의 가랑이 속으로 디밀었다. 

샐쭉한 표정으로 째려보는 민 선생의 얼굴을 피하면서도, 

발가락은 가랑이 속으로 계속 파고들었다. 

엉덩이가 뒤로 빠졌지만 내 발은 금세 따라붙었다. 

민 선생이 체념한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며 가랑이를 열었다. 

따뜻한 느낌이 발가락을 타며, 보드란 살결을 자꾸 문댔다. 

다시 볼에는 사과 쪽처럼 빨간 색을 살짝 묻혔다. 

삼각주의 말랑한 살이 발끝에 밀리며 까칠한 수풀의 감촉이 

발가락을 타고 온 몸으로 금방 퍼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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