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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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실이 동생처럼 잘 보살펴줘서 고마워.

- 아니에요. 이모, 제 동생 같은 아이인데요. 

설마 은실이와 내가 이미 섹스를 나누는  연인사이로 발전했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 

소피이모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윤환아, 우리 은실이 아빠 없이 어렵게 자란 애야. 걔는 서울에 남기로 했으니 너랑 재형이가 잘 돌봐줬으면 해.

-네...

-사실 난 우리 은실이가 재형이랑 더 잘 되었으면 좋겠고.

-네.....

내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잠시 한숨을 내쉬고 소피 이모가 내 눈을 천천히 똑바로 응시했다.

-사람이야 네가 재형이보다 더 낫지, 그걸 내가 왜 모르겠니..

-  .......................

- 윤환아,  난 네가 나쁜  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넌 착한 애잖아. 지금도....

- ..........................................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  난  독한 데낄라를 여러 잔 마시고도 또 시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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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슬픕니다. 우리 회사 분들은 왜 저마다 다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지..

냉장고에서 맥주 캔 꺼내서 마십니다. 개추박아 주시면 또 올릴게요.

데낄라를 몇 잔을 마셨는지 모른다. 아, 죠낸 썼다. 

소피 이모와 잠시 철없던 불장난의 댓가는 지금 마시고 있는 데낄라보다 더 독하고 썼다.

루보 주식을 사고 주가가 캐폭락 했을 때 보다 더 마음이 찢어졌다.

그리고 난 서서히 취해갔다. 소피이모도 뭔가 회한에 가득한 얼굴이다. 우리는 함께 취했다.

재형이는 소피이모가 밀린 임대료 1천만원를 호기롭게 탕감해줬다고 한다. 

소피이모 입장에서는... 재형이 같은 부잣집 아들에게 은실이가 시집가면... 평생 마나님 소리 들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그리고 그걸 바랐는지도 모른다. 재형이는 하스스톤 모바일이나 즐기며 생각없이 사는 떠벌이지만 바탕은 아주 착한 애였다.

철없는 소피이모, 여자의 삶이란 그런게 아니에요. 소피이모는 어떻게 자기 딸이면서 은실이를 저보다 몰라요.

난 외치고 싶었다.

아냐,  소피이모는 다 알면서도.... 나와 섹스를 나눈 자기 딸 은실이가... 나와 맺어지는 것을 두려워 했는지 모른다.

두려웠을 거다. 우린 둘다 이신전심일 거다. 나도 두려웠다.

철없는 것 같아도 소피이모가 더 현명했을지 모른다.

진짜 바보 같은 놈은 나다. 김윤환, 너는 그때 말했어야 했다......

소피이모, 이모와 나만 입을 다물면 영원한 비밀입니다. 

소피 이모, 저 정말 은실이 사랑합니다.

은실이도 저 사랑해요,  전 진짜로 우리 은실이 행복하게 해줄 거에요. 

소피이모...우리 불장난..힘들겠지만 기억에서 포멧시켜요.그리고 저 용서해주세요. 은실이랑 결혼할 게요.

나는 그렇게 말했어야 했다.  소피 이모에게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다리라도 잡고 그렇게 애원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럴 용기가 없었고... 헤쳐 나갈 자신도 없었다.

나는 어느덧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얼핏 보니 소피 이모 눈에도 눈물이 흘렀다.

우린 왜 이렇게 된 걸까. 어디서부터 꼬 인걸까.

그냥 예전처럼 반바지 츄리닝에 슬리퍼 질질 끌고 하스스톤 모바일 하며 소주 마시다가 

"이모, 노가리 좀 더 구워줘요"하고 유쾌하게 장난치던 때로 돌아 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나와 은실이가 연인 사이라는 것을 소피이모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젊어서 철없이 불장난으로 은실이를 낳고 헤어져...  은실이를 아빠 없는 딸아이로 키웠으면서... 

다시 철없이 장차 사위 될 사람인지도 모르고... 불장난을 저지른 소피이모는....

자기와 가게에서 밤마다 문 잠가놓고 나와 섹스를 나누던 사이인 나를 도저히 사위로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세상에는 일련의 보이지않는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그 흐름은 아무도 거역못한다.

그 흐름을 거역하면 더 처절하고 가혹한 댓가가 치러지는 게 세상사다. 나는 그 흐름을 운명이라고 본다.

내 주변의 모든 인생의 나침반은 나와 은실이의 이별을 가리키고 있었다. 

마침 우리 부모님도 동거남과 비정상적인 가정생활을 꾸리는 동네 술집 여자 딸이라고 해서 은실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윤환아, 난 걔가 맘에 안든 다. 딸은 무조건 엄마 닮기 마련이야.

-아니야, 엄마. 엄마가 잘 몰라서 그래. 은실이 그런 애 아니야!

-네가 걔한테 아주 단단히 빠졌구나. 

엄마는 한숨만 내쉬었다.

'그래, 헤어지자. 어차피 잘못 끼워진 첫 단추였어.'

나는 소피 이모와 포옹했다. 소피이모도 화답하듯 나를 세게 끌어안았다.

-윤환아....

그 와중에도 나는 탱탱한 소피이모의 꽉찬 B컵 가슴을 내 가슴으로 느끼고 있었다.

나는 소피이모 뺨에 살짝 입을 맞췄다. 

'으흥..으흐흥' 

소피 이모는 더 세게 나를 끌어안았다. 한 때 거의 매일 밤 떡을 나누던 사이였다. 

속궁합도 잘 맞았다. 우리는 가까이만 있으면... 서로를 끌어안지 못해 안달이었다.

내 잦이가 소피이모의 치마위 봊이에 강하게 밀착되었지만...

더는 안 된다.... 은실이의 해맑은 얼굴이 떠올랐다. 난 짐승이 아니다. 

그것이 소피 이모와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쓸쓸한 가을 바람에 낙엽이 조금씩 뒹굴었다.

지방에서 이벤트 알바 뛰고 돌아온 은실이를 위해 나는 작은 선물을 샀다.

귀여운 천사 아이와 소녀가 서로 입을 맞추는 작고 흰 장식용 석상이었다.

늘 은실이는 귀여운 팬시제품을 발견하면 오빠 생각난다며 내게 선물하곤 했다.

그러고보니 나는 은실에게 커플링 말고는 딱히 선물한 게 없었다.

-와, 이 뽀뽀하는 천사가 오빠와 나야?

-글쎄,  혹시 우리가 낳을 아들, 딸 들인가? 헤헤헤...

그날 저녁 은실이를 MT로 데꾸갔다.

-은실아, 오늘은 오빠가 샤워시켜줄게....

- 아, 진짜? 오늘 오빠 왜 그래?

-아니...사랑하는 사람 씼겨 주는 건 자연스러운 거지. 뭐.

우린 같이 욕실에 들어갔다. 난 욕탕 안에서 은실이의 온몸을 구석구석 성스럽게 닦아줬다.

마치 의식을 치르는 듯 했다.

그리고 하얀 시트의 침대에서 실오라기 하나 안걸친 알몸의 은실이를 정성스럽게 애무했다.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하얗고 탱탱한 몸 전체를 다 구석구석 빨았다. 애널 서킹도 했다.

키스를 하고...목덜이를 핥고..가슴으로... 허리로.....배꼽으로...하얀 허벅지를 빨다가 보빨을 했다.

- 으흐흥...아아...오빠야..나 흥분돼.....

- 가만 있어봐.. 다리 좀 더 벌려..

- 으응....

소피이모와 보빨 할 때가 떠올라서 쓴 웃음이 났다.

소피이모도 내가 보빨 하면 흥분된다고 다리를 자꾸 오므렸고 나는 빨리 벌리라고 독촉했다.

바디 샴푸 향기가 나는 은실이의 꽉찬 B컵 가슴과 봊이를 빨면서 나중에 이렇게 예쁜 은실이를 

어떤 늑대같은 놈이 먹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고 서글펐다.

-그런데 오빠야? 오늘 무슨 일있어요?

-무슨 일은...그냥 그러고 싶은거지 뭐.

-아앙, 오빠. 나 너무 행복해...

은실이가 콧소리를 냈다.

- 오빠, 앞으로 변치말고 나 항상 이렇게 예뻐해줘야돼? 알았지? 오빠?

나는 차마 대답은 못하고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퍽! 퍽! 퍽! 퍽! 퍽!

“하악! 아, 하, 으응, 하앗!”

며칠 후 우린 다시 만났다. 스산한 가을 바람이 BAR 안까지 쓸쓸히 스며든 것 같았다.

우리가 첫 키스를 나눈 그 BAR로 부른 것은 역시 나의 치기 어린 행동이다. 작은 찻집 같은 BAR....

이름이 <빨간 당나귀> 였다.

"우리 헤어지자. "

내가 나의 백금커플링을 반지를 빼서 탁! 소리 나게 테이블 위에 놓았다. 

재즈 음악이 흘러 나왔다. 루이 암스트롱.. 빌어먹을 저 옛날 늙은 새끼 음악은 왜 맨날  나오는거야.

뭐가 세상이 아름다워.

은실이는 한동안 멍하니 이해 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눈을 깔았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은실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알아, 내가 모든 면에서 오빠한테 많이 부족하다는 거..."

"은실아... 절대 그런 거 아냐."

"오빠, 이해해. 많이 힘들었다는 것도 알고...가끔씩 오빠 나랑 있으면서 딴 생각할 때 나 짐작했어.."

"......"

아아...착한 은실아...그런 게 아니야..

"무슨 말 못할 사연이 있겠구나..라고도 짐작했어..."

"............"

잠시 또 정적이 흘렀다. 창문 밖에는 낙엽이 뒤둥굴고 있었다. 

은실이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나, 오빠 뜻 받아 들일게"

내가 담배를 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서 창문 밖을 바라봤다.

"아이 참~ 오빠 담배 좀 끊으라니까."

은실이가 갑자기 앙탈부리듯 장난스런 목소리로 내 팔을 꼬집었다.

"아야.."

다시 둘 다 아무 말없다. 은실이가 또 입을 열었다.

"오빠...그냥 편하게 생각해. 서로 인연이 아닐 수 있지. 오빠 좋은 사람이니까 더 좋은 여자 만날거야..

근데 오빠야...혹시...세상 살면서...너무 힘들고... 언제가...어...언젠가.. 내 생각나면.... 그 때 전화해. 나..나 기다릴거야..."

'혹시 ..나 기다릴거야'...라는 말을 하는 은실이가 설움이 받치는지 목을 메었다.

이 시발....쿨하고 싶었는데.... 내가 왜 먼저 눈물이 나냐....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닭똥 같은 눈물을 후두둑 떨어졌다.

흑흑흑...

옆 테이블의 한쌍의 남녀가 우릴 쳐다보더니 수근거렸다.

오히려 나보다 더 태연하고 차분한 건 은실이였다.

"오빠도 커플링은 그냥 기념으로 간직해, 나도 안 버릴거야."

"..........."

"오빠, 그럼 나 먼저 일어나도 돼지? 나 내일도 알바 새벽에 나가야돼."  은실이가 자리에 일어서더니  

문밖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은실이는 참으로 놀라운 인내와 정신세계를 가졌다.  너는 참 끝까지 사람 놀라게 하네.

이 추운 요즘 새벽에 알바를 나간다고? 많이 추울 텐데...피곤할 텐데...

창문을 보니 은실이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다. 뒷모습이 슬퍼 보인다. 

아, 잡아야 하는데....

안 돼, 자..잡아야 한다. 

내가 차마 말 못할 사연이 있었다고 더 충분히 얘기해야 하는데...

아아, 시발...근데 내 몸은 왜 안움직이고...... 난 왜 눈물만 나냐...

원래 이렇게 되기를 바란 건 김윤환 너 잖아. 그래, 잘 된 거야..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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