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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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체를 뒤로 잔뜩 젖힌 채 마치 격렬한 춤사위를 펼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대자 치렁치렁하게 늘어진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마구 나부낀다. 이마와 코끝에 맺힌 땀방울들이 허공을 비산하며 보석같이 반짝이고 아름답게 곡선을 그린 젖가슴이 물결쳤다. 능수버들처럼 낭창낭창 휘어지는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꽉 부여잡은 굵은 팔뚝은 그런 흔들림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은영은 애초부터 그 강인함을 믿었던 걸까? 이제는 아예 한 다리를 장석의 어깨 위에다 올렸음에도 전혀 불안해하는 느낌이 없었다.

“하악~ 아~”

“후르릅~ 후룩~”

아니면, 아교로 붙여놓은 것처럼 보지에 완전히 들어붙어 통째로 마셔버릴 기세로 세차게 빨아대는 장석의 저 두툼한 입술을 믿는 건지도.

그때 주경이 입에다 물고 있던 내 자지를 뱉고서 축축하게 젖은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

“성우 씨~ 나도~”

“그래...”

바닥으로 드러누우며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기자 몸을 빙글 돌려 내 얼굴 위에다 가랑이를 얹었다. 치마 속으로 푹 젖어버린 팬티가 보였다. 작은 항문조차 채 다 가리지 못하는 엉덩이 사이의 가는 끈을 잡아 옆으로 젖히는 순간 빨간 보지에서 진득한 물이 길게 늘어졌다. 여리게만 느껴지는 보지입술을 따라 혀끝으로 쭉 훑었다.

“아앙~ 좋아~ 후웁~ 웅~”

하체를 파르르 떨며 교성을 토해낸 주경이 또다시 얼굴을 처박고서 내 자지를 삼켜나갔다. 좁은 목구멍까지 파고드는 귀두로부터 전해지는 아찔한 쾌감에 보지를 잡아 벌리고서 혀를 깊숙이 찔러 넣었다.

“하아~ 장석 씨...너무 좋았어요...”

가쁜 숨을 몰아 쉬는 은영의 들뜬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느새 장석의 허벅지 위에 걸터앉아있었다. 새하얀 하체를 가지런히 모아서 소파에다 길게 뻗은 채 한 팔로 장석의 목을 껴안고서 다른 손으론 입술에 묻은 보짓물을 닦아주고 있는 너무나 다정한 모습.

가슴이 묵직해졌다. 두 번째라 어느 정도 단련이 됐는지 아까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나 아팠다. 하지만 짜릿한 흥분이 마구 밀려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움찔거리는 내 자지에 주경이 흠칫하더니 더더욱 강하게 빨아들였을 정도니까. 아마 이것도 일종의 성장통이리라.

“흐응~ 응~”

손으로 닦아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는지 혀를 길게 뽑아 핥는 중에도 자신의 가랑이로 파고드는 장석의 손길에 다리를 벌려주는 은영. 너무나 음란하면서도 매혹적이었다.

그때 그녀가 장석을 꼭 껴안고서 뭔가 속삭이더니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리고는 남은 옷들을 머리 위로 빼냈다. 완전히 드러난 새하얀 나신이 불빛아래서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드디어 할 생각인가?’

내 예상이 맞은 모양이었다. 장석 역시 웃옷을 벗더니 소파에 앉은 채로 하의도 주섬주섬 벗기 시작한 것이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팬티를 벗어나자마자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거무스름한 기둥의 그 압도적인 위용에 나도 모르게 부르르~ 떨었다.

“오늘만은 봐줄게. 다음에도 이러면 정말로 화낼 거야?”

저기에다 너무 정신을 뺏겼던 모양이다. 주경의 보지를 빨고 있었다는 것마저 잊었으니 말이다. 몸을 돌려 내 위에 엎드린 그녀의 속삭임으로 정신이 들었다.

“미안해...”

“아니야. 이해해...사실 나도 내내 신경이 쓰이니까...”

하기야 우린 이미 오래된 관계였지만 저 둘은 처음으로 결합하는 순간이었다. 사람의 마음이란 게 참으로 간사했다. 자신들의 불륜에도 불구하고 자기 배우자의 저런 모습이 자꾸 걸리는 걸 보면 말이다.

“잘하네?”

“으, 응...”

바닥에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장석의 그 큰 자지를 무리 없이 삼키는 은영을 보고서 속삭이는 주경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는 없었다. 그녀와 처음으로 관계를 가질 때 느낀 게 정말로 잘 빤다는 거였다. 지금에서야 그게 누구로부터 기인한 건지 알게 됐지만.

“우리도 할까?”

“잠시만 더 보다가...굉장히 두근거려...”

조금 전까지 투덜거리긴 했지만 주경도 저 아찔한 장면에 더 관심이 가는가 보았다. 내 배 위로 길게 드러누운 자지기둥을 타고 앉은 그녀 보지가 뜨겁게 꼼지락거리는 걸 보면 굉장히 달아올라 있을 텐데도 말이다.

“할짝~ 쓰읍~ 앙~”

소파 위로 올라와 무릎을 꿇은 은영이 아이스크림을 핥듯이 귀두를 혀끝으로 돌리는 동안, 장석은 아래로 손을 넣어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다 그녀의 등뒤로 뻗더니 엉덩이 쪽에서 보지를 쑤시기 시작했다. 여체의 위아래 두 구멍에서 동시에 울려 퍼지는 물소리가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으~응~”

주경도 그랬는지 무의식 중에 허리를 움직여 내 기둥에다 보지입술을 마찰시키고 있었다.

“꿀꺽~”

나도 모르게 침이 넘어갔다. 그 뜨겁던 애무를 드디어 끝마치고서 은영이 올라선 것이다. 장석의 양 허벅지 옆으로 놓여진 그녀의 두 무릎, 넓게 벌어진 가랑이 아래쪽으론 굵고도 단단한 드릴이 시추공을 뚫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저게 들어갈 수 있을까?’

한 손을 밑으로 뻗어 자지를 거머쥐는 그녀의 모습에 문득 든 생각이다. 물론 주경도 받아들이는데 은영이 불가능할 리는 없다. 하지만 그걸 거머쥔 손가락 사이가 크게 벌어진 걸 보니 얼마나 굵은지 실감이 났던 것이다. 저게 보지 속으로 들어가자마자 입구가 찢어져버릴 것만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아~”

“으~ 은영 씨...”

은영의 가랑이가 천천히 내려오다 마침내 달걀 같은 귀두에 보지가 닿는 순간 두 사람의 입에서 소리가 흘러나왔다. 구경꾼인 우리조차 동시에 탄성을 흘려냈으니 당사자인 저 둘은 어떤 느낌일까? 보지입술이 서서히 벌어지면서 자지 끝이 조금씩 살 속으로 파묻히고 있었다.

“아으~”

“허억~”

두덩이 불룩하게 밀려날 정도이니 은영이 아파하는 게 당연했다. 물론 반대의 입장인 장석이야 그 빡빡하게 조여오는 아찔한 감각 때문에 신음을 토해내는 걸 테고.

처음 접해보는 저런 물건이 확실히 쉽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끙끙대며 밀어 넣던 은영이 엉덩이를 들어올리고서 가쁜 숨을 몰아 쉬다 다시 시도하기를 여러 번, 둥그스름한 귀두의 반 이상이 파고들었다가도 결국엔 넓게 퍼진 삿갓머리를 극복하지 못하는 그 순간엔 나 역시 안타까운 탄식을 토해냈다.

‘그래..조금만 더...’

드디어 마의 벽을 돌파할 기미가 보이자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를 응원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찢어질 듯이 벌어진 보지입술이 삿갓을 완전히 뒤덮어 그 아래쪽의 가파른 골만 보이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조금만 더 깊이 들어간다면 보지구멍을 완전히 돌파할 것이다. 그때 갑자기 은영의 엉덩이가 쑥~ 내려갔다.

“아악~”

알사탕이 넘어가듯 커다란 귀두를 쏙~ 삼켜버린 보지가 거기에서 멈추지를 않고 기둥까지 내려가버린 것이다. 그래도 한번에 다 넣기에는 도저히 무리였던지 반정도가 남아있었다. 새된 비명과 함께 ‘부들부들’ 떨고 있는 은영의 허리를 껴안은 장석이 키스를 하더니 곧바로 젖가슴을 물었다.

“아흑~ 장석 씨~”

“쩝~ 쩝~”

뽀얀 가슴살을 빨아들이다가 혀끝으로 꼭지를 굴리는 애무에 은영이 장석의 머리를 꽉 끌어안고서 달뜬 신음을 토해냈다. 그리고 그 와중에도 허리를 천천히 오르내리며 조금씩 더 깊이 받아들였다. 기둥을 타고 흘러내리는 끈적한 보짓물이 점점 더 농도가 짙어져서는 처음의 투명한 색에서 허여멀겋게 그리고 이제는 뿌연 거품까지 만들어내고 있었다.

“아아아앙~ 터질 것 같아~ 아앙~”

“은영 씨~”

요란한 교성과 함께 완전히 주저앉아버린 은영, 그녀의 가랑이 밑에는 주름진 가죽주머니로 쌓인 두 개의 구슬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내 온몸을 통과하는 아찔한 느낌

“으헉~ 은..영..아....”

자지 끝에서 폭발하는 정액. ‘꿀럭~꿀럭~’ 쏟아져 나오는 뜨거운 액체에 진저리를 치며 주경을 꽉 끌어안았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입에서 흘러나온 건 은영의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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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옆자리에 앉은 은영의 손을 꼭 거머쥐었다.

“왜 그랬어?”

“..그냥...”

장석이 은영의 보지 속으로 완전히 들어간 순간 나는 그대로 사정을 해버렸다. 게다가 주경을 품에 안은 상태에서 은영의 이름을 부르는 실수까지 저질렀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경이 그걸 탓하지 않은데다가 워낙 흥분이 된 덕분에 발기가 죽지를 않아 곧바로 삽입할 수 있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그대로 끝까지 갈 줄만 알았던 은영이 갑자기 우리 쪽으로 다가오더니 주경의 손을 끌어 장석에게 안겨주고는 나를 올라타 자지를 넣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은영의 몸 안에서 두 번째 사정을 맞이했다.

그 후에도 은영은 장석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계속 내 품에 남아있었다. 이상하게도 거기에 대해선 장석이나 주경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원래의 짝으로 돌아간 넷은 그렇게 밤새 사랑을 나누다 지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었다.

“사실은 원래...”

뒷자리에서 머리를 맞대고 곤히 잠든 장석과 주경을 흘깃 돌아본 은영이 소곤대며 털어놓았다. 처음부터 삽입까지는 갈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장석과의 관계에 대해 거부감이 든 건 아니었다. 그 상황에서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던 것뿐이다. 구태여 이유를 댄다면 아직은 결혼식 전이기에 신혼 초야를 뺏는 것만 같아 주경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만약에 장석과 하게 되더라도 그건 내게 먼저 안기고 난 후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장석 씨에게도 미리 그렇게 말했었어. 마지막은 신혼여행 이후로 미루면 좋겠다고...그런데...”

장석도 웃으며 그러자고 했단다. 그런데 그만 지나치게 흥분해버리는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장석의 자지를 넣은 상태였다.

“...그냥 이대로 끝까지 해버릴까도 생각했는데...”

몸 속에 들어와있는 장석의 자지와 주경이 방아질을 하고 있는 내 자지를 떠올리자 겁이 더럭 났다. 왠지 이대로 장석의 정액을 받아들이고 내가 주경의 안에다 해버리면, 우리 둘은 영영 다른 사람의 남편과 아내로 남을 것만 같았다.

“그랬구나...사랑해..쪽~ 잠깐만이라도 눈을 붙여..”

은영의 이마에다 입을 맞춰주고는 어깨를 껴안았다. 그래서 그들도 별말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마 장석이 주경에게 말해주었겠지.

정말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여자였다. 유혹에 쉽게 흔들리는 자신의 본능을 인정하면서도 나에 대한 마음만은 꼭 지켜나가려 애쓴다. 내가 자신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고 있을 때도 그녀는 다른 남자와의 결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통해 사랑을 이어가려 했다. 아버지와 의절하다시피 하면서까지, 그리고 자신의 몸이 장석을 간절히 원하고 있는 그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랬다.

‘은영아...사랑해...’

내 어깨에다 머리를 기대고 눈을 감은 그녀를 잠시 쳐다보다가 창 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비행기 날개 너머로 뭉게구름이 피어있었다.

‘네가 가장 바라는 건 뭘까?’

은영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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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웨딩드레스에다 면사포를 쓴 주경은 정말 천사처럼 아름다웠다. 하객들 사이에서 ‘미녀와 야수’라는 수군거림이 종종 들려와 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뭐, 그런 게 무슨 상관이 있으랴? 저렇게 행복으로 눈부시게 빛나는 두 사람인데 말이다.

“잘 다녀와라, 주경 씨도.”

“고맙다, 친구야.”

“성우 씨, 갔다 올게..이이 말처럼 모두 함께 갔으면 정말 좋을 텐데..”

아쉬움이 가득한 주경의 말에 웃음을 지었다.

“왜? 아까 작별인사로도 부족해?”

“아, 아니야~”

“장석 씨...”

“은영 씨, 나 없는 새 성우가 괴롭히면 일기장에 꼭 적어둬, 알았지?”

그날 이후로 모두가 서로 친구처럼 말을 놓게 되었다. 아니, 친구가 아니라 부부겠지만.

“임마, 괴롭히긴 누가 괴롭혀? 너야말로 은영이를 괴롭혀놓고는?”

“내가 언제 은영 씰...”

“자식이? 은영이가 팬티도 못 입게 만든 게 누군데?”

“헉~!”

“자, 자기야!!”

“흠, 흠...목소리가 좀 컸나?”

화들짝 놀라며 두리번거리는 두 사람에 내가 멋쩍게 말했다.

시간여유가 있길래 공항으로 오기 전 잠깐 한적한 곳에다 차를 세우고서 앞과 뒷좌석에서 각각 작별인사(?)를 아주 뜨겁게 나누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흥분한 장석이 바닥으로 떨어진 줄도 모르고 은영의 팬티를 신발로 짓밟아버린 탓에 지금 그녀는 노팬티 상태였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자~ 자~ 들어가. 잘못하다 비행기 놓칠라...재미있게 놀다가 건강하게 돌아오고. 알았지, 두 사람?”

내게 등을 떠밀려 게이트로 들어선 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는 그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은영의 어깨를 껴안고 돌아섰다.

“왠지 허전하지?”

“응..자기야...”

좋은 일로든 안 좋은 일이든 이별은 언제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든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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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를 떠도는 야릇한 냄새가 자꾸만 유혹한다. 조수석에 앉은 은영의 허벅지로 손을 뻗으며 물었다.

“아프지 않아?”

“으, 응...그냥 조금 뻐근한 정도...”

장석이 아까 뒷좌석에서 은영의 보지를 빨다가 결국엔 참지 못하고 자지를 넣어버렸었다. 전에 제주도에서 했던 이야기가 있어서인지 그저 끝까지 박아 넣은 채 꽉 껴안고만 있다가 그냥 빼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흑~”

“여전히 뜨거운데? 물이 줄줄 흘러..”

치마가 젖을 걸 우려했던지 맨 엉덩이로 직접 깔고 앉은 그녀의 보지에서 흘러내린 물이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음핵을 건드리는 손가락을 참기가 힘들었던지 은영이 내 바지지퍼를 내리며 말했다.

“내가 빨아줄게...자기도 이대론 힘들지?”

“후후후~ 그러면야 고맙지..”

은영을 놀릴 입장이 아니었다. 팬티 속을 빠져 나온 내 자지가 겉물로 번들거렸으니 말이다. 그녀의 뜨거운 숨결이 아랫도리로 다가오는 걸 느끼면서 차를 끝 차선으로 빼 속도를 줄여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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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어지는 것만 같아 계속 전화를 해봐도 받지를 않았다. 마음이 초조해졌다. 꽤 오랫동안 별다른 일이 없어 방심해버렸다.

‘하필이면 장석이가 없을 때..’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 흠칫하고 말았다. 내 여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석에게 자꾸 기대려 하다니 그간에 너무 해이해진 모양이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결국엔 다른 번호를 눌렀다.

“...쯧~ 쯔~ 제 여자 하나 제대로 간수 못하고...어디서 딴 놈을 만나고 있는지도 모르지..딸깍~”

이래서 걸고 싶지 않았었다. 이미 떠난 지 오래란다.

“씨발~”

욕이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저 사람은 딸에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 아니 어쩌면 나를 향한 걸 거다 - 늘 저런 식일까? 더군다나 오늘은 자신이 집으로 부른 게 아니었던가!

내 실수였다. 장인과 워낙 서로간에 감정이 안 좋은 걸 아는 은영이 내가 태워주겠다는 걸 사양하고서 자기 차로 다녀오면 된다는 그 말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던 것이다. 사실이 그렇기도 했다. 좋든 싫든 자신이 쭉 살아왔던 동네에다 친정이었다. 직접 운전해서 갔다 오는데야 설마 무슨 일이 있을까 싶었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급히 들여다보자 은영의 이름이 떠있었다.

“여보세요?”

“응, 자기야...”

“어디야? 괜찮아?”

“응...미안해, 집에다 핸드폰을 놔두고 나와서 지금 다시 찾아서 나오는 길이야...많이 걱정했지?”

“..그래, 별일 없다니 다행이다. 운전 조심하고...”

“응, 금방 갈게...”

끊어진 전화기를 손에 쥔 채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내려놓았다. 순간적으로 집어 던질뻔했었다.

“장 은영...도대체 뭐냐?”

거짓말이었다. 설마 내가 자기 아버지에게 전화하리라고는 예상을 못했을 것이다.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착 가라앉은 감기가 걸린 듯한 은영의 쉰 목소리, 그것만으로도 난 확신할 수가 있었다. 그녀가 지금 남자와 있다는 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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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를 하느라 벗어놓은 은영의 팬티를 뒤집어보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냄새까지 맡아보았다. 하지만 희미한 향수냄새와 특유의 보지내음 그리고 약간의 지린내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구태여 백 속을 뒤져볼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이미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했었기에 철저하게 흔적을 지웠을 것이다. 그때 그녀가 벌거벗은 채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털며 욕실에서 나왔다.

“저녁은?”

“응. 먹었어. 자긴?”

“나도.. 간만에 야간운전을 하려니까 많이 힘들지?”

“응. 눈도 아프고...”

“피곤할 텐데 일찍 자자.”

“미안~ 사실은 너무 졸려.”

아닌 게 아니라 그녀의 눈꺼풀이 반쯤은 내려와있었다.

‘그래...많이 피곤하겠지...’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녀의 어깨를 껴안고서 안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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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곯아떨어진 은영은 굉장히 피곤했는지 정신 없이 자고 있었다. 이렇게 내가 보지를 벌려 살피고 안으로 손가락까지 넣어 더듬는데도 말이다.

‘하긴...이런 걸로 알 수 있다면 바람 피는 여자들은 다 걸리게?’

씻기 전에 바로 그랬더라면 뭔가를 발견했을 수도 있을 거다. 하다못해 침 냄새 정도는 남았을지도 모르니. 하지만 그 상황에서 대뜸 보지검사를 해보겠다며 덤빌 수는 없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걸 발견하게 될까 두렵기도 했다. 그녀가 내게 보여준 그 지극한 사랑을 믿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명계와의 일들은 이미 내게 다 고백했다. 게다가 장석과는 그런 관계까지 갔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내게 털어놓고 도움을 청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나 못미더웠을까?’

왠지 가슴이 쓰리다. 나도 이제는 제법 대범해진 건지 설혹 은영이 명계와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못했더라도 몰아세울 마음은 없었다. 때로는 정말로 비열해지는 남자의 속성에다 모질지 못한 그녀의 성격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 두 가지가 만났을 때 그런 사건이 벌어질 여지는 충분했다.

그걸 알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은 건, 장석이라는 새롭고도 커다란 활력소가 그녀에게 생김으로써 앞으론 하찮은 유혹 따위 쉽게 물리치게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탓이다.

‘역시...그랬구나...’

생각에 빠져들어 무심결에 항문을 더듬던 내 손가락이 쉽게 들어가더니 안쪽에서 미끈거리는 뭔가가 만져졌다. 그리고 손끝에 약간 묻어 나온 그 액체에서는 밤꽃냄새가 확 풍겨났다. 보지 속이야 세정제로 씻어내던지 하다못해 비데를 사용해도 충분했지만 뒤쪽은 달랐다. 대변을 보거나 관장을 하지 않는 다음에야 흔적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휴~ 일단은 조금만 더 두고 보자.”

이 정도의 확실한 물증이면 지금이라도 은영을 깨워 추궁할 수가 있지만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 스스로 먼저 고백해주기를 바랬다. 그리고 왠지 수상한 느낌도 있었던 것이다. 만약에 내 추측처럼 이 정액의 주인공이 명계란 놈이면 분명 조만간 무슨 반응을 보여올 테니 그때 다시 한번 생각해볼 문제였다.

‘은영아...제발 부탁이야...’

곤하게 잠든 은영을 내려다보면서 진심으로 빌었다. 그녀를 절대 용서하지 못하는 일이 없기를 말이다. 곁에다 몸을 뉘고서 팔베개를 해주자 잠결에도 파고드는 그녀가 왠지 애처롭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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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출근길에 바로 들른 회사우편함에서 내 이름이 적힌 서류봉투를 발견했다. 그걸 보는 순간 확신이 들었다. 은영이 명계와 있었다는 걸, 그리고 이 속에는 사진이든 영상이든 뭔가가 들어있을 거라고 말이다.

“흐음...”

핸드폰으로 찍은 모양이었다. 어둡기도 했지만 많이 흔들린 탓에 흐릿했다. 하지만 몇 가지는 충분히 알아볼 수가 있었다. 앞의 두 좌석 사이로 상체를 내민 은영이 뒷자리에서 항문을 박히고 있는 중이라는 거나, 백미러에 걸린 액세서리로 볼 때 그곳이 그녀의 차 안이라는 것 따위 말이다. 다만 그녀의 표정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아쉽다고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느 쪽일까?’

일단 가능성은 두 가지였다. 친정에 가는 핑계로 명계와 밀회를 한 경우와 놈이 미리 알고 접근한 경우였다. 나는 후자에다 무게를 두었다. 그녀가 나 몰래 즐길 작정이었으면 구태여 그럴 이유가 없었다. 전에 고백했듯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얼마든지 만날 수가 있었다. 이건 오히려 내게 들키길 바란 것과 같은 상황이 아닌가!

내가 행선지를 빤히 알고 있는데 하필 왜 이때 이런 일을 벌였을까? 그보다도, 은영이 친정에 온다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설혹 미행을 했다손 치더라도 그런 일에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목적지를 미리 알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도중에 놓칠 확률이 높았다.

아주 간단한 결론이었다. 누군가에게 들었기 때문이다. 어제부터 의심이 갔지만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 은영의 아버지 - 이제는 도저히 장인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는 존재 - 가 명계에게 알려주었다는 것이다. 아니, 애초부터 그럴 목적으로 느닷없이 은영을 불러들인 거다.

“씨발, 정말 좆같네...”

더한 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차마 내뱉지는 못했다. 어쨌던 은영의 아버지라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가 얼마나 밉기에 이런 짓까지 하는 걸까? 아니면 딸이 미워서? 아무리 밉다지만 험한 소리까지는 몰라도 자기 자식을 창녀처럼 저렇게 내돌린다는 게 너무나 상상 밖이었다.

“일단...이 새끼부터 잡아 족쳐야 해...”

미쳐버리기 일보직전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저 심증일 뿐이니까. 그렇다고 경찰이나 다른 누구에게 의뢰할 수도 없는 문제였다. 외부인이 알아서는 절대 안 된다는 육감이 왠지 아주 강하게 들었다.

“장석이가 돌아오면 도움을 청해야겠어...”

주경이 얽힌 부분만 빼고 모두 들려주고서 둘이 함께 녀석을 잡을 방도를 강구할 생각이었다. 놈만 잡으면 뭔가 실마리가 풀릴 듯도 했다. 최소한 놈이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나 은영의 아버지가 개입된 건지 아닌지 정도는 확인할 수 있을 테니.

“간만에 둘이 외식도 하고 데이트, 어때?”

“으, 응..좋아, 자기야..기다릴게..”

사무실에서 기다리겠다는 은영의 음성에 기운이 하나도 없어 마음을 싸하게 만들었다.

“씨발...두고 보자...만약에 사실이라면...장인이고 좆이고...으득~”

결국엔 욕이 터져 나왔다. 기가 팍 죽어 어깨가 움츠러든 은영의 모습이 자꾸만 눈에 밟히는 것 같아 벌떡 일어섰다.

‘힘들더라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참아, 은영아...곧 활짝 웃게 해줄게. 약속해..’

오늘밤만이라도 모든 걸 잊어버릴 수 있도록 밤새 뜨겁게 안아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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