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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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젠 확실하게 알 수가 있었다. 짐승의 발톱에 갈갈이 찢기고 유린된 게 당시였을 것이다. 젖살이 채 빠지지도 않은 티없이 맑은 그 어린 나이에.....

“아니야...넌 절대로 더러운 여자가 아니야...”

“흑흑흑~ 흑흑~”

“네가 잘못한 건 아무것도 없어...짐승은 네가 아니라...크흐흑~~”

은영을 꽉 부둥켜안고서 바락바락 악을 쓰다가 나도 모르게 목이 메어와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 가냘프고 착한 여자에게 왜 이렇게 잔인한 일들만 일어난단 말인가? 그때 보드라운 감촉이 뺨에서 느껴졌다. 그리고는 가늘게 떨며 내 눈물을 닦아내는 자그마한 손.

“흑흑~ 미안해, 미안해...흑흑...”

“큭~ 하지마! 미안하다는 소리 하지 말란 말이야!!!”

흐느낌과 함께 흘러나오는 미안하다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그녀의 어깰 거머쥐고 세차게 흔들었다.

“딸꾹~ 미안..웁~ 딸꾹~”

부서진 인형처럼 힘없이 덜컥거리는 은영, 겁에 질린 새파란 얼굴로 딸꾹질까지 하면서도 무심결에 또다시 내뱉은 자신의 말에 깜짝 놀라 입을 틀어막는다.

‘지금 내가 무슨 짓을?’

정신이 번쩍 들어 그녀를 놓아주었다. 이제는 울음소리마저 새나오는 게 두렵다는 듯이 자신의 입을 양손으로 꽉 틀어막고서 ‘끅~끅’ 거리고 있는 그 모습에 내 가슴 속으로 설움이 마구 밀어닥쳤다.

“흑흑~ 미안해, 은영아...”

“흑흑~ 아니야, 딸꾹~ 내가..흡~”

여전히 딸꾹질을 멈추지 못한 채 또다시 사죄를 하려는 그녀의 입술을 덮어버렸다. 뜨겁게 혀를 빨아들이자 볼을 타고 스며든 눈물의 짭짤한 맛이 나를 더욱 슬프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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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정? 그걸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고향집에서 부모님이 사랑을 나누는 소리를 엿들으며 발기가 되었던 거나, 심지어 다른 남자에게 유린당하는 걸 똑똑히 지켜봤으면서도 기절한 은영의 나신에서 느꼈던 그 감정들은 분명 욕정이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하지만 조금 전은 달랐다. 내 머리 속에서 지금 당장 그녀를 안아야만 한다는 절박하면서도 뚜렷한 목적의식만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마치 그것이 내게 주어진 유일한 사명인 것처럼 그녀를 미친 듯이 탐하고 또 탐했다.

“은영아...내 얼굴을 보기가 두려워?”

등을 돌리고서 웅크린 채 조용히 안겨있던 은영이 흠칫했다. 그리고는 더욱 동그랗게 말아지며 작아지는 여체. 그녀의 귀 뒤에다 뺨을 갖다 붙이며 손을 잡았다.

“그래. 그게 편하다면 그냥 그렇게 있어...”

내 손아귀에 들어온 작고 부드러운 손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입을 열었다.

“말해줄래? 모두 다..”

그러자 또다시 그녀의 몸이 딱딱하게 굳으며 부르르 떨다가는 모든 걸 체념한 듯이 갑자기 힘이 쭉 빠졌다. 그때 내가 손을 더욱 꽉 거머쥐며 속삭였다.

“난 그리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그냥 평범한 남자들 중의 하나일 뿐이지. 그래서 네 이야기를 듣다 보면 화도 나고 질투도 느낄 거야. 어쩌면 영영 널 미워하게 될지도 모르고...”

은영의 몸에서 전해지는 잔 떨림과 가빠지는 숨소리가 억지로 울음을 참고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벼랑 끝에 서있는 듯한 절망감을 느끼고 있을 거다. 가슴이 찡해져 자꾸만 목소리가 잠기려는 걸 애써 참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만약에 그렇게 되더라도 지금은 이 손을 놓지 않아. 자유롭게 하늘을 훨훨 날아다닐 수 있게 네 등에다 날개를 달아준 후에나 놔줄 거야. 날 한번만 믿어줄 수 있겠니?”

“흑흑흑~ 흑흑~”

힘겹게 막고 있던 그녀의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내 품에다 얼굴을 묻고서 한참 동안 눈물을 쏟아내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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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장창~’

엎어진 냄비와 쏟아진 라면으로 주방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뜨거운 국물에 발등을 데였지만 그 아픔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겁부터 더럭 났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쿵쾅거리는 발자국소리에 심장부터 마구 조여왔다.

“이 멍청한 년~”

“악~”

눈앞의 번개와 함께 귓속에서 천둥이 울리더니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화끈거리는 뺨을 붙잡으며 상체를 일으켜 바닥에 주저앉은 채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아..빠...”

평소에도 화를 잘 내고 심하면 욕까지 퍼붓는 무서운 아빠이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때린 적은 한번도 없었다. 아직도 ‘윙윙~’ 울리는 귓속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었지만 그런 것보다도 설움이 먼저 북받쳐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물론 냄비를 들고 가다 뒤엎는 실수를 하긴 했다. 하지만 한참 곤히 자고 있는 한밤중에 깨워서 라면을 끓이게 시킨 것치고는 너무한 처사였다. 부부싸움 끝에 며칠 전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으로 가버린 새엄마 때문에 손에 채 익지도 않은 집안일을 하느라 수업시간에도 졸 정도로 가뜩이나 지쳐있던 자신이 아니던가?

“흑흑흑~ 엄마아~ 흑흑~”

울음을 터뜨리며 무심결에 엄마를 찾은 게 실수였다. 아빠의 커다란 손이 갑자기 멱살을 틀어쥔 것이다.

“오호~ 역시~ 그 더러운 피가 어디로 갔나 싶었어. 생돈 들여가면서 고이고이 키워줬더니 그 은혜도 모르고 감히 지 엄마를 찾아? 배은망덕한 년!!!”

“흑흑~ 아빠~ 잘못했어요~ 용서해주세요~ 흑흑~”

질질 끌려가면서 애원했다. 진동하는 술 냄새와 벌겋게 핏발이 선 눈 그리고 씨근덕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너무나 두려웠다.

“남자라면 아주 환장을 해서 아무 놈한테나 가랑일 벌리는 년의 핏줄을 이었으니 네 년도 마찬가지겠지?”

방으로 끌고 와 침대 위에다 내동댕이치고서 중얼거리는 그 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가진 확실했다. 무섭다는 것, 너무나 무서워서 오줌까지 찔끔찔끔 흘러나와 팬티가 축축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악~ 하지마~”

아빠의 손이 잠옷을 좌우로 거칠게 잡아당기자 단추가 후드득 떨어져나갔다. 비명을 지르며 반항하는 순간 또다시 뺨에서 불이 일더니 머리가 핑핑 돌았다. 천장벽지의 꽃무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반복하는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때 허벅지를 타고 ‘스르르~’ 미끄러지는 바지. 정신이 드는 순간 비웃음이 가득한 아빠의 음성이 들려왔다.

“흐흐흐~ 기가 막히는군. 아직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질질 싸다니...역시 그 엄마에 그 딸년이야...아니지, 벌써 언 놈이 따먹은 거 아냐? 이 쌍년이~”

“악~ 흑흑흑~ 잘못했어요~ 엉엉엉~”

또다시 뺨을 때리는 아빠에게 무조건 빌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자칫 죽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아랫도리가 확 당겨지면서 살갗이 쓰라리더니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무심결에 고개를 내리는 순간 비명을 내지르며 양손으로 가렸다.

“딸꾹~ 딸꾹~”

아빠 손에 들려진 찢어진 팬티를 쳐다보며 이불을 끌어당겼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닐까? 지독하게 나쁜 꿈 말이다. 그러나 절대 꿈이 아니었다. 가슴 위까지 끌어올려 손으로 꼭 거머쥐었던 이불을 사정없이 낚아채고는 내 턱을 잡아당겨서 술 냄새가 가득한 뜨거운 숨결을 끼얹는 아빠가 너무나 생생했으니까.

“우읍~”

아빠의 얼굴이 눈에 가득해진다 싶더니 입술을 찍어 눌렀다. 그리고는 물컹한 게 입 속으로 들어왔다. 그것이 안을 마구 휘젓고 다니다 내 혀를 감아 당겨 아프게 빨아당기는 순간에야 비로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거칠게 비벼지는 짧은 수염이 살갗을 화끈거리게 하고 있었다.

‘키스라니? 아빠가 나한테 키스하고 있어!’

두 손을 들어 아빠의 가슴을 밀어냈다.

“감히 반항을 해?”

“악~!”

“이런 쌍년이 온데 다 흘리고 다닌 주제에 감히 나한테 반항을 한단 말이지?”

“악~ 악~”

무차별적으로 퍼부어지는 폭력에 살고 싶다는 간절한 본능만이 남았다.

“엉엉엉~ 잘못했어요~ 아빠~ 엉엉엉~”

무릎을 꿇고 비는 동안에 상의가 벗겨지고 브래지어마저 떨어져나가더니 두 손목이 잡혀 위로 들려졌다.

“입 벌려. 만약 깨문다거나 하면 그땐 내 손에 죽는 줄 알아..”

그 명령에 저절로 벌어지는 내 입술, 그걸 내려다보며 바지를 벗는 아빠의 아랫도리로부터 뭔가가 튀어나왔다. 저게 무엇인지도 그리고 이제부터 아빠가 뭘 할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원치 않아도 알 수 밖에 없었다. 아빠와 새엄마가 숱하게 보여줬던 일들이었다. 그들은 침실 문을 열어둔 채 그 짓을 하곤 했었다.

“하압~”

그림으로나 보았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혈관이 울룩불룩하게 솟아오른 시커먼 기둥이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끄덕대는 그 모습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들었다. 게다가 표현하기 힘든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러 아빠의 경고도 잊고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닫아버린 채 숨을 멈추었다.

“흐흐흐~ 그 정도의 앙탈은 애교로 봐주지. 얼마나 견디나 두고보자.”

그리고서 내 코를 틀어쥐어버렸다. 심장이 쿵쿵 뛰면서 산소를 요구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푸하~ 흐읍~ 우욱~”

“봐주는 건 이번 딱 한번뿐이야. 깨물었다간 정말로 맞아 죽을 줄 알아.”

“우웅~”

입을 벌려 숨을 크게 들이키는 순간 거칠게 밀고 들어온 기둥이 혓바닥을 얼얼하게 만들고서 곧바로 목젖을 찔렀다. 헛구역질을 하면서도 아빠의 말에 눈을 깜박거려 대답했다.

“우웅~ 웅~”

“흐흐흐~ 역시 제 엄말 닮아서 타고 났군. 밑에는 더 기대가 되는데? 크흐흐흐~”

술냄새를 팍팍 풍기며 쉴새 없이 혼자 떠드는 와중에도 아빠는 허리를 흔들었다. 그 역하던 냄새도 이젠 익숙해졌는지 잘 맡아지지가 않았다. 아파오는 턱을 꾹 참으며 입을 최대한 벌리고 있는 동안 흘러내린 침이 무릎 위로 뚝뚝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어느덧 눈물이 다 말라버렸는지 더 이상 나오지를 않는다. 가슴과 머리 속도 마른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었다.

“더 벌려. 안 그러면 아파서 죽을지도 모르니까...흐흐흐~”

완전히 말라버린 줄만 알았던 눈물이 아직도 남아있었던가 보다. 내 허벅지를 잡아 벌리며 그 사이에다 무릎을 꿇는 아빠에 또다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흑..아..빠..제발...”

“쌍년 같으니.”

가슴을 콱 비트는 아빠에 꼭지가 떨어져나가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서 비명과 함께 용서를 빌었다.

“악~ 아, 아파~ 자, 잘못했어요..제발~ 흑흑~”

“네 손으로 직접 벌려~!!!”

아빠의 윽박지름에 화들짝 놀라 허벅지를 손으로 잡아당겼지만 곧바로 따귀와 함께 호통이 떨어졌다.

“악~ 흑흑흑~”

“멍청한 년, 도대체 한번에 알아듣는 적이 없어? 보지를 벌려, 보지 말이야, 보지도 몰라~!!!”

“아, 알아요..훌쩍~”

손가락으로 사타구니를 쿡쿡 찌르는 아빠에 거의 반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보지를 벌렸다. 그러자 그 흉측한 물건의 끝을 갖다 댄다. 뭉툭하고도 딱딱한 그 감촉에 나도 모르게 허벅지가 움찔하다가 인상을 쓰는 아빠에 다시 억지로 벌렸다.

“아..아빠...흡~”

“조잘조잘 시끄러워~!!! 네 년은 이제부터 아랫입으로만 떠들면 되는 거야.”

손으로 거칠게 입을 틀어막으며 그렇게 말한 아빠가 갑자기 허리를 쑥 내밀었다.

“흐으으읍~”

뭔가가 찢어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아랫도리를 칼로 베어내는 것 같은 아픔이 밀려왔다. 너무나 큰 고통에 비명을 내리지르며 하체를 비틀었지만 위에서 찍어 누르는 아빠의 몸은 꿈쩍도 하질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눈앞이 까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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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영의 긴 이야기가 끝나고 나자 한동안은 아무 생각도 나지를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이토록 참혹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때가 언제야?”

“..중2때...”

“이 씨발 새끼..미, 미안해...”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욕설에 움찔하는 은영을 부드럽게 껴안으며 사과했다. 아니, 사실은 얼굴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그랬던 것이다. 언젠가 그녀가 말했었지, 내 얼굴을 보는 순간에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아 포옹을 해버렸다고 말이다. 지금 내가 꼭 그런 상황이었다.

“그 새...그 인간...그러고 나서 뭐라디? 실수였대?”

다시 욕이 나오려는 걸 애써 참고서 순화시키자 그녀가 부드러운 미소를 짓더니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뭐야? 잘못했다는 소리도 안 해?”

“..그러니까....”

씁쓸한 표정으로 은영이 말을 이었다. 까무룩 정신이 나갔다가 깨고 보니 아랫도리가 피와 정액으로 범벅이 된 채 혼자 누워있더라는 것이다. 기가 막힌 건 그 다음이었다. 딸을 강간한 뒤 안방에서 ‘드르릉~ 드르릉~’ 코까지 골며 잘만 자고 일어나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평상시와 똑같이 행동했다니 말이다. 그래서 그녀는 정말로 전혀 기억 못하는 줄만 알았단다.

“겨울방학 때였어. 그러니까 그 일이 있고 나서 3개월 정도가 지났을 쯤이야.”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아이들의 조름에 온 가족이 스키장을 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온 식구가 집을 다 비울 수는 없다는 핑계에다 이제 곧 3학년이 되니 놀 시간이 없다는 명목 하에 은영은 남기로 자기들끼리의 일방적인 결정을 내려버리고서 말이다. 그전에도 남의 식구 취급 받는 일이 비일비재했었기에 담담했다는 그녀의 말에는 정말로 피가 끓어올랐다.

“차라리 혼자인 게 훨씬 편했거든? 친구를 불러서 같이 놀 수도 있고...”

그런데 출발 전날 갑자기 그 짐승 같은 인간이 급한 회사일로 못 가겠다면서 나머지 식구들만 다녀오라고 할 때 너무나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은영이 나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그 동안에 아무 일도 없어서 정말로 기억 못하나 생각하면서도 너무 불안해서 문을 잠그고 잤어. 그런데..”

결국엔 같은 일이 벌어졌다. 보조키로 열고 들어온 그가 또다시 강간한 것이다. 이번에는 술을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은 맨 정신이었다고 한다. 원래의 예정대로 휴가를 내놨던 그에게 2박3일을 꼬박 능욕당하는 동안 아예 작정을 했던 건지 외출은커녕 옷조차 거의 입히지 않았단다. 유일하게 입은 거라고는 몰래 버렸던 걸 언제 챙겼는지 그가 내놓은 끔찍했던 그날의 잠옷이었다.

그걸 입혀놓고서 새하얗게 드러난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구강성교를 시키기도 하고 밑에만 벗겨 보지를 빨고 박아댔다. 후배위를 처음 배운 것도 그때였다. 바지를 무릎까지만 내려 엉덩이를 드러내게 하고서 뒤에서 공격했단다.

“그렇게 큰 용돈은 처음 받아봤어...”

새엄마에게 들키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 중학생으로는 너무나 과한 돈을 주었단다. 손에다 반강제로 쥐어주는 지폐의 두툼한 감촉에 은영의 가슴이 뛰면서 그 동안 가지고 싶었으면서도 감히 말도 못 꺼내본 것들이 머리 속으로 주르륵 지나간 건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었다.

‘정말로 개 같은 놈이구나.’

그건 어린 딸을 창녀로 길들이기 위한 화대이자 마약이었다.

“참 이상했어...처음에는 그냥 죽어버릴까도 했는데...”

돈의 위력은 확실히 달랐다. 그의 방문이 잦아질수록 은영의 씀씀이는 풍족해졌다. 물론 집안에서는 절대로 그런 티를 못 냈지만 말이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점점 더 늘어났다. 주머니의 여유가 자신감으로 나타난 덕분이었다. 그런 학교생활이 그녀의 유일한 행복이자 도피처였다.

“...나중에야 알았어...”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며 화사한 미소가 떠오르던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생리 때가 가까워져서 젖꼭지가 아프고 머리에 열도 나서 일찍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뒤척거렸어. 그런데 갑자기 보지가 근지러운 거야. 그래서 거길 긁다가 나도 모르게 자위를 해버렸어.”

“그거야 자연스러운 반응이지.”

“그게 아니야...그때 아빠를 상상하고 있었어...”

“그, 그런...”

“이미 난 익숙해져 있었던 거야..”

그게 고등학교 때였다고 한다. 타고난 민감한 체질에다 그 어린 나이부터 성적으로 길들여졌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주인의 손에 사육 당한 애완동물처럼.

“문득문득 아빠가 죽었으면 하고 생각하다가도...내일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말로 아빠가 죽어있을까 너무 무서웠었어.”

저런 걸 흔히 말하는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까? 잠시 생각해봤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단순한 두려움이었다. 어찌되었던 유일한 보호자이자 남이 줄 수 없는 걸 충족시켜주는 - 그게 돈이든 육욕이든 간에 - 존재였다. 육체는 완전히 꽃이 피었다지만 정신은 아직 어린 고등학생이었을 뿐이다.

은영에게 부드럽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키스를 돌려주더니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계속할게.”

“그래..해봐.”

처음엔 그렇게나 두려워했는데 지금은 조금이라도 빨리 모든 걸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근15년 가까운 세월이었다. 길고도 긴 그 시간을 그렇게나 무서운 비밀을 혼자서만 감당해야 했으니 얼마나 힘겨웠을까? 내가 그런 일을 겪었다면 이미 살인이든지 자살이든지 어느 한쪽을 택하고야 말았을 것이다. 은영이 너무나 애닯으면서도 대견스러워 가슴이 울렁거렸다.

“대학에 들어와서도 남자를 만나는 게 무서웠어.”

그랬을 것이다. 그 깊고도 깊은 상처 때문에 남자에 대한 불신감도 있었겠지만 스스로를 더러운 여자라고 여겼을 테니 말이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3학년이었어. 평생을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억울해졌어. 그런데 마침 주경이가...”

“후후후~ 괜찮아. 이미 전에 다 이야기했던 거잖아?”

명계 때문에 망설였던 걸 알기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주경이한테는 정말 미안했어. 나도 그렇게 될 줄은 몰랐거든?”

“하하하~ 서로 다 이해하고 용서한 일인데 뭘? 참~ 그런데 그건 어떻게 된 거야?”

“뭐가?”

“주경 씨는 네가 그때 처음인 줄로만 알던데?”

“그런 척했으니까..”

“응? 그런 척이라니?”

은영의 설명을 들으면서 웃음이 나왔다. 주경이야 은영이 그렇게 말하면 믿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지만 자칭 플레이보이인 명계의 경우가 너무나 웃겼다.

사실은 소개팅에 나갈 때부터 작정을 하고 있었단다. 어느 정도만 마음에 들면 몸까지 허락하겠다고 말이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져보겠다는 결심은 아빠에 대한 반항이자 자아를 찾기 위한 작은 첫걸음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명계가 끼어들었다. 그녀를 취하게 해서 모텔로 끌고 갈 때도 정신은 멀쩡했다고 한다. 주경에게 너무나 미안했지만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그냥 모른 척해버렸다. 물론 술 때문에 마음이 흐트러진 탓도 있었다. 어쨌던 만취가 된 시늉을 하며 섹스에 반응하려는 몸을 억지로 참았다고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정말로 사랑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 환상도 곧 깨어져버렸지만 말이다. 내가 재미있다고 한 건 명계는 자신이 은영을 여자로 만들었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전혀 달랐다. 녀석이 보내온 사진에서 보여주었던 표정이나 몸짓은 그녀에게는 이미 익숙한 거였다. 심지어 항문까지도 말이다.

“하하하~”

지금이 이렇게 크게 웃을 상황이 아닌 건 너무나 잘 알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따지고 보면 명계만 완전히 바보가 된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까지 철저히 망가졌으니 불쌍했다.

“하..하...미안, 미안...그래, 계속해..”

“으, 응...”

내가 너무 크게 웃자 민망한지 얼굴을 붉히는 은영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순간적으로 가슴이 두근거릴 만큼 말이다. 하지만 뒤이어 나오는 사연들에는 잠시 유쾌했던 기분이 완전히 추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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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난 다음 은영을 너무 거세게 밀어붙였던지 나중에는 정말 죽을 것 같다며 몸을 웅크렸다. 하기야 나도 허리가 뻐근하고 허벅지에선 쥐가 내리기 직전이었으니.

“휴~ 푹 자...아무 생각하지 말고...”

깊이 잠든 그녀가 누워있는 안방 쪽을 흘깃 쳐다보며 중얼거리고서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었다.

“씨발 좆 같은 개새끼, 한가진 확실히 약속해. 앞으론 넌 절대로 편안한 여생을 못 보낼 거야. 먼저 네 놈의 집구석부터 아주 박살을 내주지. 그런 개잡년놈들은 쓰레기소각장도 아까워. 그리고 은영이 몫은 이자까지 쳐서 쪽쪽 다 빨아주마. 거지새끼가 되도록....”

명계로 인한 상처는 전에 들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아무리 외국에서 외로움으로 시달렸다지만 자살까지 생각했다니 말이다. 자신을 그 지옥에서 탈출시켜줄 유일한 사랑에게 배신을 당했을 때 절망만이 남았던 것이다. 애초에 그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더라면 지난 긴긴 세월 동안처럼 그럭저럭 버티며 살았을 텐데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명계가 그렇게 당한 건 그 과거에 대한 벌이었다.

어쨌던 자살을 생각하며 모아두었던 신경안정제를 버리지 않았던 게 우연히 그 짐승 - 은영의 아빠 - 눈에 띄었다. 갑자기 관대해져 언젠가는 하게 될 결혼을 생각해서 미리미리 남자친구도 사귀어보라고 권유한 걸 보면 크게 당황했던 모양이다. 물론 내 판단에는 장난감이 완전히 고장 날까 두려워 속이 쓰리더라도 다른 남자와의 관계를 어느 정도 묵인한 것뿐이지만 말이다.

“더러운 새끼, 돈으로 사람을 가지고 놀아?”

은영에게 그깟 유산이라고 했던 건 정말 큰 잘못이었다. ‘그건 내 몫’이라며 흐느끼던 그때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뜻해진다. 장모를 생각해서 그렇다고 여긴 건 내 지레짐작이었다. 물론 그 사정을 몰랐으니 그럴 수 밖에 없지만 말이다.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좋은 남자와 결혼하게 되면 지참금으로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그건 단순한 유산이 아니었다. 화대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그녀 말대로 그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은영의 몫’이었다. 아니, 그걸로는 턱도 없다. 전 재산이라도 모자랐다. 더더군다나 그 개잡년놈들한테까지 나누어 준다니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 그런데도 나를 위해 반이나 순순히 포기한 은영이다. 이제는 내가 절대 포기 못한다. 아니 도저히 용서가 안 된다.

그 좆 같은 집구석의 인간들이 둘의 관계를 눈치채고 있으면서도 모른 척하는 거란다. 그렇기에 아무리 이복형제라지만 동생이란 놈들이 다른 사람이 없으면 제 누나를 무슨 길거리의 창녀 취급하듯이 젖가슴이며 엉덩이를 ‘툭툭’ 치고 다니겠는가? 아비란 놈의 눈밖에 날까 두렵지 않았다면 벌써 덮치고도 남았을 놈들이었다. 그 어미란 년도 한통속이긴 마찬가지고 말이다.

“결혼지참금? 좆 까라 그래~”

명계를 이용해서라도 우릴 갈라놓으려 발악을 한 이유가 이제서야 설명되었다. 애초부터 은영을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이다. 명계란 놈과의 결합이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걸 뻔히 안 거다. 만약 결혼 후에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영영 곁에다 붙들어두어도 괜찮은 명분이 생긴다. 거기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채로 돌아와주면 다루기가 더 쉬울 테고.

그런데 내가 나타남으로써 모든 상황이 비틀리기 시작한 거다. 이젠 정말로 자신의 손아귀에서 영영 벗어날 위기였다.

“후우~”

목이 터져라 고래고래 고함이라도 지르고만 싶었다.

“은영아...아무래도 난 널 떠나 보내지 못할 것 같아...”

그래, 씨발~ 세상 별거냐? 치워버릴 놈들은 싹 치워버리고, 날려버릴 년들은 다 날려버리고서 우리끼리 아주 멋지게 그리고 신나게 한번 살아보자꾸나. 가운데손가락을 쭉 뽑아 하늘을 향해서 힘차게 ‘Fuck you’를 날리며 그렇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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