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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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뭔가 꿈을 꾸기는 했는데 전혀 기억나지를 않는다. 어쨌던 지금 깬 것은 가위에 눌린 탓이 아니라 화장실을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으...녀..아...”

은영을 불러보지만 열기에 눌어붙어버린 성대로는 이게 한계였다. 게다가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내 허파는 짧은 몇 마디를 내뱉기 위한 약간의 공기를 내보내는 것조차 버거워했다. 둘러보자 옆자리가 텅 비어있었다.

‘장석이한테 간 모양이네? 거실인가? 아니면 침실?’

먼 미래를 설계할 당시의 꿈과는 사뭇 달라졌지만 아무튼 모두가 한집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것도 어머니까지 함께 말이다.

그날 불길이 덮치는 순간 비명을 내지르며 엄청난 뜨거움을 느낀 이후로는 필름이 끊어졌다. 아무래도 불안했던 은영이 집으로 가는 도중에 장석에게 연락을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가 달려왔을 때는 이미 한창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다. 거기서 발견된 건 불에 탄 시체 한 구와 건물더미아래 깔려있던 나였다. 생존에 대한 본능이었는지 몸에 불이 붙은 채로 현관 밖까지 기어 나왔던 모양이다. 다만 미처 빼내지 못한 양다리를 포기해야 했지만 그래도 살았다는 건 정말로 천운이었다.

“쌔액~ 쌔액~”

땀을 뻘뻘 흘리며 침대 옆에 놓인 휠체어로 옮겨 앉았다. 의족이 달린 두 다리를 질질 끌고서 화상으로 인해 신경과 근육이 약해진 팔을 사용해야 하는 나로서는 정말 중노동이었다. 가뜩이나 부실한 허파로부터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차라리 그냥 죽는 게 더 나았을까?’

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아이러니한 건 몸뚱어리 하나 지탱하기도 힘들 만큼 여기저기가 다 망가진 와중에도 자지만은 멀쩡하다는 점이다. 아니, 오히려 성욕만 비이상적으로 늘어나버려 시도 때도 없이 발기가 되었다.

문제는 섹스를 하기 힘든 몸 상태였다. 제대로 움직여지는 신체는 오로지 성기뿐이었다. 하다못해 여자들이 - 어머니, 은영 그리고 주경 - 위에 올라타고서 해주는 것조차 내겐 벅찼다. 자위마저도 그녀들의 손을 빌려야 했다. 제대로 쥐어지지도 않는 손을 벌벌 떨며 자지를 흔들어봐도 몇 번만 왕복하면 숨이 가빠지며 땀을 비 오듯이 흘렸으니 말이다.

작고 보드라운 손에 쥐어진 자지에서 정액이 쏟아질 때면 아찔한 쾌감 속에서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곤 했다. 너무나 희극적인 장면이었다. 아니, 비극이라고 하는 게 맞을까?

‘아니야, 이런 약한 생각을 하면 안돼...엄마랑 은영이가 얼마나 기뻐했는지 잊었어?’

내가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는 동안 장석이 눈치껏 움직여준 덕분에 뒷마무리가 조용히 끝났다. 실화에 의한 화재사건으로 결론이 나고는 장례식을 치른 후 절차에 따라 은영과 두 이복남동생 사이에서 유산이 분배되었다.

그렇게 내가 원했던 대로 순조롭게 풀리는 것 같았지만 한가지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다. 그건 바로 우리 부모님이었다. 그런 엄청난 일이 벌어졌는데 의구심이 남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자신 때문에 일어난 사건임을 아버지에게 밝힌 어머니가, 반신불수가 된 내 곁에 머물며 죄를 갚게 해달라고 애원해 우리와 함께 살게 된 것이었다. 두 분은 법적으로만 부부로 남아있을 뿐 이혼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이었다. 교외에다 마련한 널찍한 전원주택에서 모두 함께 사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좋았다. 다만 한가지 이제서야 여자로서의 즐거움을 제대로 알게 된 어머니를 책임져줄 남자가 없다는 게 안타까웠다. 은영의 경우야 장석은 물론 바깥나들이를 통해 만나는 남자들이 있었기에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말이다.

“흐응~ 후릅~ 우웅~”

전동휠체어를 타고서 방을 나서자마자 곧바로 끈적한 소리가 들려왔다. 역시나 예상대로 거실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양이었다.

‘훗~ 쓰일 일이 별로 없으니 이놈이 몸의 영양분을 다 가져가는구나..’

단번에 피가 몰려서 잠옷바지를 뚫어버릴 것처럼 돼버린 내 자지를 내려다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바퀴가 천천히 구르자 드디어 거실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소파 앞에 선 채 은영의 엉덩이를 붙들고 열심히 박아대는 장석의 건장한 뒷모습이 보였다. 바닥이 흥건한 걸 보니 벌써 오줌까지 쌌던가 보다.

‘참...대단한 놈이야...’

단순히 자지만 커다란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건 정말 착각이었다. 정력은 물론 테크닉까지 마치 전직 포르노배우를 보는 것만 같았다. 장석의 과거가 갈수록 궁금해진다.

‘어?’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뭐, 뭐야? 엄마가 있는데도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이제는 어머니도 우리들의 관계를 다 알고 있었다. 하기야 아무리 방에서 몰래 한다지만 매일 밤마다 쉬지 않고 박아대는데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결국 모든 걸 솔직하게 털어놓고는 이해를 구했다. 그래서 어머닌 잠자리에 든 이후엔 자신의 2층 방에서 절대로 내려오지를 않았다.

하지만 우리모자의 관계가 비밀이듯이, 은영이 장석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난교를 즐긴다는 사실을 어머니에겐 숨겨왔었다. 그런데 지금 그 금기사항이 깨지는 중이었다. 놀랍게도 장석에게 범해지고 있는 은영이 소파에 앉은 다른 누군가의 자지를 빨고 있었던 것이다.

“으~ 으~”

소리치며 휠체어를 움직이려는 순간 보드라운 손바닥이 입을 막는 것과 동시에 전동스틱에서 내 손을 떼어냈다.

“아이~ 참~ 우리애기가 안 자고 왜 나왔어? 방해하면 못써~”

귓가에 들려오는 주경의 속삭임. 그리고는 휠체어를 끌어당겨 모퉁이를 돌아섰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주경의 태도에 당황스러워하는 순간 손을 잠옷 속으로 넣어와 내 자지를 잡았다.

“호호호~ 역시~ 자기는 정말 변태야~ 아내가 두 남자한테 따 먹히는 걸 보면서 자지를 세우다니...킥킥킥~”

비웃음을 담은 말투였다. 이게 정말 주경일까?

“그러니까 천생연분이겠지? 창녀와 변태..”

소름이 쫙 끼쳤다. 장석만이 아니었다. 주경 또한 내가 알고 있던 사람이 전혀 아니었다.

“은영이 저년은 원래부터 그랬어...착한 척, 순진한 척..그러면서 사람들을 홀렸어...재수없는 년, 흥~”

증오심이 가득한 그 말에서 한가지를 깨달았다. 그녀는 은영을 친구로 생각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아니, 어쩌면 과거에 자신의 남자를 뺏겼을 때 겉으로만 담담한 척했을 뿐, 피눈물을 흘리며 가슴 깊은 곳에다 원한을 품었을지도 모른다.

“큭큭~ 개보지나 암캐 같은 걸로 불러주면 좋아죽는다지? 기막히게 어울려. 언제고 한번 보여줄게...저년이 수캐한테 박힐 때 거의 미치는 모습 말이야...눈이 돌아가서 침을 질질 흘리던데 아주 끝내줘...”

내 귀를 의심했다. 주경의 낯선 모습도 모습이려니와 그녀에게서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그때 문득 아주 오래 전 기억이 떠올랐다. 웨딩드레스를 맞추고 돌아오다 아파트계단에서 있었던 해프닝, 느닷없이 나타난 강아지에게 보지를 빨리며 헐떡였던 은영이 나중에 그랬었다. ‘걔가 박으려고 했어도 어쩌면 말리지 않았을 거야’ 라고.

왠지 주경의 말이 진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온몸이 후들거리며 숨이 가빠왔다.

“으~ 으~”

지금 이 모든 일들은 악몽일 것이다. 그래, 맞아,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리는 없어. 하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어머~ 우리애기가 우네? 가여워라~”

놀리듯이 자지를 쥐고 흔들던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준다. 그녀의 보드라운 손끝에서 희미하게 맡아지는 밤꽃냄새가 그렇게나 역겨울 수가 없다. 이 상황에서마저도 정액을 찔끔찔끔 흘려내는 나라니.

“궁금하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싶으면 조용히 구경만 하는 거야. 그러면 좀 있다가 모두 말해줄게, 알았지?

“으~”

나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미소를 지으며 입을 막았던 손을 떼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호호호~ 역시 착한 아이야...좋아, 이제부터 내가 자기 자지를 먹는 동안 저년이 얼마나 더러운 년인지 잘 지켜봐. 절대 소리는 내지 말고, 약속하지?”

“으, 응...”

간만에 제대로 발음이 나왔지만 그걸 기뻐할 새도 없었다. 주경이 휠체어를 밀어 모퉁이를 다시 살짝 돈 다음 무릎을 꿇고서 자지를 꺼내 빨기 시작한 것이다.

“후릅~ 할짝~”

“으~ 흐~”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흘러나오자 화들짝 놀라 손등으로 입을 막았다. 그러자 잠깐 올려다본 주경이 잘했다고 칭찬하듯 생긋 웃어주더니 깊숙이 삼켜나갔다.

“아앙~ 아~ 찢어져~ 더~ 더~”

은영은 두 남자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어 앞뒤구멍에다 동시에 자지를 넣고 있었다. 바닥에 드러누운 남자를 올라타고 엎드려 그의 목을 꽉 껴안은 상태로 뒤쪽에서 공격하는 장석에게 항문이 꿰뚫어진 상태였다.

“허억~ 이 씨발년 보지가 너무 조여~ 아흑~ 씨발~”

“아하학~ 뜨거워~ 앙~ 좆물이 들어와~ 아앙~”

밑에 깔린 남자가 거친 욕설과 함께 사정을 시작하는 순간 그 목소리가 왠지 귀에 익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장석이 그 굵은 자지를 항문에서 빼내고 일어서자 은영이 달뜬 비명을 토하며 파들파들 떨었다.

“아아앙~ 아~ 흑~”

뻥 뚫려 벌어진 항문의 깊은 곳이 어두컴컴하게 내비쳤다. 그게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블랙홀 같아 알 수 없는 공포가 밀려들었다.

“흐으~”

“꿀꺽~ 꿀꺽~”

그 순간 아랫도리에서 퍼지는 아득한 쾌감으로 진저리를 쳤다. 뿌리까지 완전히 삼킨 채 정액을 쭉쭉 빨아들이는 주경의 입은 너무나 뜨거웠다.

‘저, 저놈은!!!’

터져 나오는 비명을 억지로 삼켰다. 자신의 몸 위에서 헐떡거리고 있던 은영의 머리채를 잡아 당겨 끌어내리더니 정액과 보짓물로 범벅이 된 자지를 빨게 시키는 남자의 얼굴이 비로소 드러났던 것이다. 말투나 목소리가 귀에 익을 수 밖에 없었다. 그건 바로 명계였다.

제자리에서 맴을 돈 것처럼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저놈이 왜 여기에 있는지, 아니, 장석과 같이 은영을 범하고 있었다니, 그것도 평화로운 나의 보금자리에서!

“아아~ 아~”

하지만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멀리서 또다시 들려온 여자의 신음소리가 나를 멍하게 만들었다. 지금 은영의 입은 저놈의 자지를, 그리고 주경은 내 자지를 빨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신음소리의 주인공은? 그 순간 장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조금 전 은영의 항문에서 빼내고서도 여전히 빳빳한 자지를 흔들며 어디론가 사라지던 게 떠올랐다.

‘서, 설마?’

반사적으로 고개가 돌아간 곳은 2층을 향하는 계단이었다.

“아앙~ 아~ 좋아~”

그러자 들려오는 선명한 목소리, 어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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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거의 망가지다시피 한 육체였지만 지금은 정신마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버렸다. 나를 안방으로 다시 데려온 주경이 침대에다 눕히더니 다리베개를 해주고서는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음~ 뭐부터 시작할까? 아~ 맞다. 우선은 명계랑 그이가 어떻게 아는 사이인지부터 가르쳐줘야 이해가 빠르겠네?”

멍하니 드러누운 채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는 내가 얄미웠던지 코를 비틀며 속삭였다.

“듣기 싫어? 하지 말까?”

“아..니..”

그제서야 정신이 조금 돌아온 내가 급히 고개를 저었다. 알아야만 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자 주경이 내 이마에다 입술을 맞추더니 미소를 지었다.

“호호호~ 그래, 그래야 귀여운 내 아기지. 이렇게만 안됐어도 두고두고 정말로 예뻐했을 텐데...”

그녀가 못내 아쉽다는 듯이 손을 뻗어 내 자지를 조몰락거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둘은 형제야..”

“무..어..?”

머리 속에서 천둥이 내리쳤다. 그리고 그 여운이 사라지기도 전에 그녀가 계속 설명해나갔다.

명계는 장석의 아버지가 술집여자와 바람을 피워 낳은 아이라고 한다. 핏덩이를 대문 앞에다 던져놓고 사라진 그 여자로 인해 집안이 한바탕 뒤집어지고서, 명계는 시골 먼 친척집의 양자로 입양되어 거기서 컸다는 것이다.

“호호호~ 나도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공식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형제였기에 두 사람의 결혼이 확정된 얼마 후 장석이 따로 인사를 시켜준 거란다. 그리고 너무나 당황해 하는 두 사람에 장석이 눈치를 챈 게 당연했다.

“큭큭~ 정말로 속이 다 시원했어...그 자식이 그이 앞에서 무릎을 꿇더니 벌벌~ 떨면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 싹~ 비는데..”

사실 장석과 주경은 처음 사귈 때부터 각자 따로 만나던 섹스파트너를 인정하다 못해, 그들을 끌어들여 네 사람이 난교를 벌였을 정도였기에 그깟 과거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계가 사색이 되어 다 실토해버린 건 어릴 때부터 워낙 많이 맞고 자란 탓이었다. 아니, 그 정도가 아니었다. 실제로 죽을뻔한 일도 몇 번 있었다.

계곡에서 같이 물장구를 치다 얕던 바닥이 갑자기 쑥 꺼지는 바람에 마침 지나치던 사람이 아니었으면 죽을뻔한 일이나, 야적장에서 놀던 중에 느닷없이 머리 위로 굴러 떨어지는 통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다 그게 아슬아슬하게 지나간 후에야 털썩 주저앉아 오줌을 싼 일 등등...어른들은 위험한 곳에서 놀았다고 혼을 내고서 그저 우연한 사고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명계만은 진실을 알고 있었다. 장석에게 맞다, 맞다 못해 악을 쓰고 덤벼 결국에 같이 혼이 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서 꼭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말이다. 그걸 깨닫는 순간 오줌을 지렸단다. 천덕꾸러기로 자란 탓에 나름 악바리인 그였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정말 무서웠다. 기껏해야 동갑내기 중학생인 장석인데도 그 다음부터는 눈길만 마주쳐도 오줌이 마려워지면서 오들오들 떨었다.

“그걸 보니까 후련하기도 하고...뭐, 조금은 불쌍한 마음도 들어서 한번 줬어. 사실은 옛날 생각도 나고 말이야~”

장석과 주경의 실체를 알면 알수록 명계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두려움이 마구 밀려든다. 장석의 폭력적인 면은 이미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면에서는 주경도 그 못지않았다. 아무리 프리섹스주의자라도 시동생이자 과거의 연인인 남자와 첫 대면을 한 그날 남편과 더불어 난교를 벌이다니.

“그러다 보니까 은영이 그년이 떠올랐어...”

장석도 흥미를 보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계획이 은영을 자신들의 노리개로 만들어 바닥끝까지 추락시키기로 말이다.

“흐응~ 그이를 소개시킨다는 핑계로 만나서 달아오르게 만들고 명계가 미행했어...호호호~ 세상일은 아무도 모른다더니..”

설마 은영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게다가 명계가 임시로 얻은 사무실과 한 건물에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우연이었다. 어쨌던 그 덕분에 명계는 아주 수월하게 은영과 관계를 가질 수가 있었다.

“호호호~ 우리애기는 눈물이 참 많아..그래서 좋아했는데...”

내게는 이미 감정이란 게 남아있지 않았다. 비참함이나 절망마저도 안 느껴졌다. 그저 내 몸 속이 모두 텅 비어버린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체는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주경이 혀를 길게 뽑아 내 눈물을 핥아 내릴 때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쩝~ 네 녀석이 보여준 호의에 대한 보답으로 마지막까지 비밀을 지켜줄까 했더니...”

장석이었다. 천천히 다가오는 그의 자지는 아직도 꼿꼿하게 서있었다. 그리고 번들거리는 기둥의 군데군데에 묻은 하얀 거품들을 보는 순간 죽어버린 줄만 알았던 내 가슴이 마구 요동을 쳤다.

“우~어~어~”

내 울부짖음이 마치 짐승소리처럼 들린다. 그러자 장석이 피식~ 웃더니 말했다.

“임마, 눈깔 안 깔아? 저를 대신해서 열심히 보지를 쑤셔주다 왔으면 감사는 못할망정..”

몸부림을 멈추었다. 녀석의 말투로 볼 때 어머니와 나의 관계를 이미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어떻게? 둘만의 비밀이다. 더군다나 내가 다친 후로는 아무도 없을 때 가끔씩 자위를 도와주는 정도인데.

“큭큭큭~ 이 병신새끼, 내 좆에 박혀서 안 미치는 년은 없어. 똥구멍까지 뚫리고 나면 알아서 모든 걸 술술 털어놓지...”

심장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저 말은 어머니와 관계를 가진지 이미 오래라는 뜻이다. 더군다나 항문까지 몽땅 가져버렸다는.

“흐흐흐~ 봐라, 조금 전에도 세 구멍을 모두 쑤셔줬지. 이 보짓물 보이지? 아주 질질 싸더군...크크크~ 자지에 묻은 자기 똥도 맛있다고 싹싹 빨아먹는 걸 봤어야 하는데...”

박동이 점점 더 느려지고 있었다. 호흡도 가늘어진다. 그리고 눈앞의 화면이 갑자기 팍~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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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곧이어 대화로 변했다.

“괜찮은 거야?”

“걱정 마...이 자식, 이렇게나 약해졌을 줄은 정말 몰랐는데...주경이 네가 앞으로 신경 좀 써..보약도 지어 먹이고...”

“알았어..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어..”

“흐흐흐~ 이젠 망가졌지만 그래도 한때는 제법 귀여워하던 장난감이라 이거야?”

“치~ 몰라~”

“그년이 이제는 시키는 대로 다하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이놈이 꼭 있어야 해, 알지?”

나는 깨지 않은 척했다. 희롱거리가 되고 싶지도 않았지만 장석의 자지에 남은 생생한 흔적을 다시 대하기가 너무나 두려웠다. 이대로 영영 잠들 수만 있다면. 신에게 진심으로 기도했다. 하지만 신은 역시 없었다. 아니, 내게 이런 저주를 내린 악신만은 분명 존재할 것이다.

“헤헤헤~ 장석아...”

“이 새끼 빨리 준비나 안하고 뭐 하러 왔어!”

“그, 그게 아니라...”

명계였다. 잔뜩 주눅이 든 음성으로 주절거렸다.

“이 자식 엄마 있잖아? 나도 한번 하면 안돼? 졸라 맛있게 보이던데...억~”

요란한 소리와 함께 바닥으로 뒹구는 소리가 났다.

“이 씨발새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그때처럼 맞아볼래? 아니, 이번엔 아예 죽여줄까?”

“미, 미안해~ 내가 잠시 미쳤었나 봐...자, 잘못~ 악~ 악~”

장석이 마구 패면서 퍼부었다. 그리고 그 말들에서 또 한가지 진실을 알게 되었다.

명계를 이용해 은영을 길들이려다가 나라는 존재를 알게 되면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만 했다. 내가 있는 한 완전히 노예로 만들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거다. 그러자 나와 가까이 지내며 성향을 분석하고는 거기서 내린 결론을 조심스레 시험해봤다. 그게 바로 명계가 보내온 사진들이었다.

아주 희망적이었다. 은영을 직접 길들이기보다는 나를 통해 그렇게 만들어가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서자 명계에게 완전히 손을 떼도록 통보했다. 그런데 명계가 돈 욕심에 은영 아빠의 제의를 받아들여 몰래 딴짓을 하다가 장석에게 반죽음이 된 것이었다.

“은영이나 잘 챙겨, 임마. 저번처럼 상처를 냈다간 정말 죽을 줄 알아?”

“아, 알았어...그 미친 새끼가 보지에다 그런 걸 쑤셔 박을 줄은..”

“빨리 안 나가?”

“으, 응...”

후다닥~ 멀어지는 기척이 들렸다.

“오늘은 무슨 쇼야?”

“뭐, 손님이란 놈들이 전부 변태뿐이니...갈수록 점점 더 강한 걸 요구해.”

“뭔데?”

“응...오늘은 개 두 마리를 한꺼번에 붙여볼까 하는 중이야.”

“큭큭큭~ 암캐 한 마리에게 수캐 두 마리가 달라붙는 거야? 하지만 그것들이 보지와 똥구멍에다 동시에 할 줄 알아?”

“한번 시도는 해봐야지..그게 안돼도 일단 개새끼 두 마리하고 하는 거니까 실망들은 안 하겠지.”

호흡이 또 가빠져왔다. 하지만 억지로 숨결을 고르게 했다. 깨어난 걸 들키면 안되니까.

“참~ 그거 꼭 찍어서 가져와, 알았지?”

“후후후~ 또 그걸 보면서 혼자 하려고? 너도 어지간히 독하다. 그 정도면 원한이 풀릴 만도 한데..”

“아이~ 하여간에~”

“알았어. 갔다 올게.”

“응~ 자기~”

두 사람이 키스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잠시 후 발걸음이 멀어졌다.

“흐으~”

참았던 숨결을 내뱉었다. 아직도 혼수상태를 헤매는 것만 같았다.

‘그래..더 이상은 미련을 가지면 안돼...’

은영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어쩌면 나라는 인간이 족쇄가 된 것일 거다. 그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은...

“호호호~ 역시~”

“아...”

갑자기 자지를 덥석 쥐어오는 손길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주경이었다.

“킥킥킥~ 기절한 사람이 이렇게 자지를 벌떡 세워? 변태 씨~~”

정말 죽고만 싶었다.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나도 모르게 발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명계가 어머니를 범하고 싶다는 말에서 그랬는지, 아니면 은영이 당하고 있는 그 변태짓거리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아니, 그 어느 쪽이라도 마찬가지였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 기대해, 자길 위해서 찍어오라고 한 거니까...후읍~”

“으...”

또다시 자지를 입에다 무는 주경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지금 내 머리 속은 굉장히 맑았다. 이렇게 청명한 건 다친 이후로 처음이었다.

‘이것들을 한꺼번에 다 데려가야 해...명계란 놈도...’

어머니와 은영은 없고 그들만 있을 때라야 한다. 일단 그런 상황에서 어떤 방법이 좋을까? 저번처럼 우연한 화재를 이용하기는 힘들다. 똑같은 일이 두 번이나 벌어지면 당연히 경찰에서 관심을 가지게 될 테니까.

‘약물? 아니..그것도 안돼...어디 보자..그렇다면...’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방법들을 하나하나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기필코 이 모든 악연의 고리를 끊어버리리라.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두 여인을 위해.

[ 완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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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이 에필로그가 후반부의 주 스토리가 될 예정이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스타일이 심리든 상황이든 묘사를 세세하게 하는 편이라...글이 길어지게 마련입니다...

그게 지루하게들 느껴지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여기저기 깔아둔 암시와 복선을 마지막에 푸는 제 방식이 답답함을 유발했고요...

아마 읽은 분들에게 믿음을 못 드린 제 부족함 탓이겠죠...

1인칭 시점의 글은 이런 흐름이 가장 어울린다고 판단한 제 실수였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좋은 주말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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