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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1부에 달아주신 댓글들 너무 소중합니다.
너무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게 하루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세상에 태어나서 최초로 했던 사정이었다.
나는 그날 밤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뭐지? 그 이상한 뜨거운 느낌. 그리고 내 고추에서 하얀 물이 나왔어.’
그때 나는 성에 대해 무지했었다.
여자라는 존재에 대해 그저 막연한 호기심만 가지고 있었을 뿐 구체적으로 남녀가 만나면 어떤 행위를 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만큼 어렸었고 순진했었다. 유라의 손길에 의해 그 뜨거운 사정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된 것은 나에게 이해하기 힘든 일이었다. 내 자지 끝에서 오줌과는 다른 액체가 나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그래서 나는 대단히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 어린 나이에 나는 그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다음 날 나는 일단 유라의 시선을 피했다.
12살 여름의 끝에 서 있는 꼬마였던 내가 유라의 시선을 감당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뜻 모를 죄의식이 내 의식 깊은 곳으로부터 새록새록 피어올라 왔을 때 나는 어머니의 눈길도 마주할 수 없었다.
죄의식.
내 자지에서 오줌이 아닌 다른 액체를 분출시켰다는 사실에 대해서 내가 가졌던 죄의식은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이었다.
“지우야, 무슨 일 있어? 요즘 통 말이 없네.”
어느 날 함께 식사를 할 때 어머니가 내게 하셨던 말이다.
“아무 일도 없어요.”
나는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
어린 꼬마였던 내가 거짓을 말할 때 제대로 된 표정이나 지을 수 있었을까.
어머니가 당신의 뱃속에서 나온 아들에게서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을까.
“사춘기가 왔나 보죠.”
유라가 말했다.
“벌써? 너무 빠르지 않나?”
지금 생각해보면 유라와의 그 사건은 내가 사춘기에 앞당겨 들어서도록 강요했던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쨌든 나는 내 스스로 납득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말을 아끼고 자숙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내 스스로 납득을 하기 위해서 그날 밤 막걸리와 두부김치를 들고 바닷가로 나갔다. 여름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기라도 하는 듯 회전목마는 평소 때보다 더 열심히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자꾸 가지고 오면 아저씨가 너무 미안해진다. 앞으로는 이런 거 가지고 오지 말거라.”
“막걸리는 집에 많아요.”
“안다. 그래도 앞으로는 가지고 오지 말거라.”
아저씨는 진심으로 미안해했다. 그러나 그날 밤 내가 가지고 갔던 막걸리와 두부김치는 너무나 맛있게 드셨다.
“휴우...”
꼬마였던 내 입에서 한 숨이 나왔다.
“어라...웬 한 숨을 그렇게 쉬냐? 허허허.”
지금 생각해보면 어리기만 했던 내가 한 숨을 내쉬는 모습이 대단히 귀엽게 보였을 것 같다.
“음, 저기 아저씨.”
“할 말이 있는 게로구나? 말해 보거라. 허허허”
“어우, 말 못해요.”
“허허허허허. 무슨 나쁜 짓이라도 저지른 거냐?”
“나쁜 짓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잘 모르겠어요.”
“뭔데 그래?
나는 회전목마 아저씨가 쓰고 있던 해군장교 모자도 좋았고, 아저씨의 텁수룩한 수염도 좋아했다. 나를 바라보던 그 온화한 눈빛은 나에게 믿음을 주었다. 나는 그때 회전목마 아저씨가 내 편이라고 굳게 믿었다.
“아저씨, 우리 같은 편이죠?”
“물론이지.”
회전목마 아저씨와 나 사이의 신뢰도 확인이 되었다. 나는 아저씨에게 유라와 있었던 일을 조심스럽게 고백했다. 내 자지에서 정액이 나왔던 점에 대해서는 특히 강조를 했다.
“허허허허허허!!”
아저씨는 내 고백을 다 듣고 나서 한참을 웃으셨다.
나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아저씨가 어떤 말을 해줄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그건 말이야. 지우가 남자가 되었다는 증거다. 사나이가 되었다는 거지.”
“나쁜 거 아니에요?”
“절대 아니다.”
나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날 밤 나는 또 회전목마를 탔다.
슬프기만 했던 아코디언 음악이 왜 그렇게 아름답게 들려왔는지 모르겠다.
천장을 장식한 화려한 휘장과 조명들이 나를 또 다시 아름다운 동화의 세계로 인도했다.
나는 너무나 행복해서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회전목마를 탔다.
내 자지에서 정액이 나왔다 해도 변한 것은 없었다.
세상은 내 정액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이 돌아가고 있었고, 시간도 그저 흘러가기만 했다. 유라 역시 그날 이후로 변한 것은 없었다. 취객들과 젓가락을 두드리며 술을 마시고, 그러다가 잠이 들고, 깨어나면 주막 앞마당에 나와 세수를 했다. 나를 대하는 태도 역시 전과 다름이 없었다. 모든 것은 그대로였고, 그래서 나는 마음이 편했다.
개학을 했다.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아이들과 놀기도 하는 나의 어린 시절은 그렇게 별 탈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때로는 무료하기도 하고 때로는 신나기도 했던 그저 그런 어린 시절의 한 자락이었다. 낙엽이 지고 눈이 오더니 나는 어느 새 한 살 더 먹은 아이가 되었다.
“후와, 눈 많이 왔다.”
유라가 주막집 미닫이문을 열고 말했다.
“어디 어디?”
나는 냉큼 달려가 유라 옆에 서서 밖을 함께 내다보았다.
“와! 진짜다. 유라누나 눈싸움 하자.”
“어!”
유라는 눈싸움 하자는 내 말에 대답은 하지 않고 나를 그저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왜에?”
“나보다 키가 커졌네. 언제 그렇게 컸어?”
나의 성장판이 제대로 열렸던가 보다.
나는 무섭게 쑥쑥 자라고 있었다.
거의 매일 밤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꿈을 꿔서 그랬던 것일까.
나는 어느 새 유라를 내려다볼 정도로 키가 자라 있었다.
“응. 이제 내가 누나보다 더 커.”
키가 커지면서 내 몸에는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자지 위에 거뭇거뭇 털이 나기 시작해서 가렵기도 하고 따끔거리기도 했다.
손도 커지고 발도 더 커졌다. 그리고 내 자지도 그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었다.
“약간 남자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하하하.”
유라가 내 몸 가까이 코를 대고 냄새를 맡고 나서 한 말이다.
자지에서 정액이 나오는 것도 나에게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내 또래 친구들 역시 그런 것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도 반가웠다.
회전목마 아저씨의 말이 옳았다. 나는 단지 남자가 되어가고 있었을 뿐이다.
“눈싸움 하자니깐.”
“그러자.”
유라와 나는 주막 앞마당에 나가 눈싸움을 했다.
유라는 하얀 눈이 덮인 마을을 뒤에 두고 마음껏 크게 웃었다.
“꺄아아악! 하하하하하. 악!! 차가워. 하하하하”
하얀 눈과 유라는 잘 어울렸다.
나는 그때 유라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또 다시 하게 됐다.
“아악! 지우 너 죽었어.”
유라가 나를 쫓아와서 붙잡았다.
유라와 나는 서로를 붙잡고 웃으면서 실랑이를 하다가 함께 눈 쌓인 바닥에 쓰러졌다.
머리가 눈에 닿자 너무나 시원했다. 유라와 나는 바닥에 뒹굴며 그저 한 없이 웃기만 했다.
“유라누나.”
웃음이 멈췄을 때 내가 유라를 불렀다.
“응?”
유라가 눈을 예쁘게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오늘 밤 내 방에 올래?”
내가 먼저 유라에게 그런 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랬으면 좋겠어?”
유라가 내 얼굴에서 눈을 털어내면서 말했다.
“응.”
“알았어.”
유라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얘들아, 밥 먹자!”
주막 안에서 어머니가 소리치셨다.
“예, 형님.”
어머니가 밥 먹자는 소리에 유라와 나는 바닥에서 일어났다.
유라는 내 몸에 묻은 눈을 털어내 주었다.
“호오, 몸도 제법 단단해졌다.”
유라가 말했다.
주막 안에 들어가자 나무로 만들어진 탁자 위에 된장 뚝배기가 보글거리고 있었다.
어머니는 머리를 뒤로 올리시고 목을 드러내고 계셨다.
어머니에게는 세월이 비껴가기라도 하는 것이었을까.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여전히 청순함이 묻어나고 있었다.
“지우야. 좋은 중학교 가려면 공부 열심히 해야 하는 거 알지?”
어머니가 나에게 생선을 발라주면서 말씀하셨다.
“알아요.”
“형님. 지우처럼 머리 좋은 애가 그깟 중학교 못 들어가겠어요?”
“하긴, 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아.”
“엄마, 그런데 좋은 중학교는 먼 데 있잖아요. 어떻게 다녀요?”
“먼 게 대수니? 좋은 교육 받으려고 유학도 가는데....”
그날 밤 유라는 정말로 내 방에 왔다.
깜깜한 다락방에 조그마한 전기스탠드 불빛만이 밝혀져 있었다.
“엄마 주무셔?”
“응. 형님 오늘 술 많이 드셨어.”
“누나는?”
“난 일부러 술 안 마셨지.”
“왜?”
“왕자님 만나려고? 하하”
유라와 나는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속삭였다.
유라가 말할 때마다 술 냄새가 약간 풍겨왔다.
“나한테서 술 냄새 나?”
“약간. 근데 심하지는 않아.”
“껌 씹어야겠다.”
유라는 껌을 꺼내서 씹기 시작했다.
“그런데 오늘 나 왜 오라고 했어?”
“그냥.”
“누나하고 같이 있고 싶었어?”
“응?...으...응.....”
“아휴, 예뻐”
유라는 내 볼을 손으로 감싸면서 말했다.
이불 속 깜깜한 곳이라서 유라의 표정을 살필 수는 없었다.
그러나 유라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가 내 볼에 전해져 왔을 때 그 느낌이 좋았다.
“내 가슴 또 보고 싶었어?”
“으.......응”
“알았어. 기다려.”
유라는 이불 속에서 그대로 상의를 벗어버리고 브래지어도 풀어 버렸다.
“이리 와. 나 안아.”
나는 유라가 말한 대로 조심조심 유라를 끌어안았다.
유라의 가슴의 부드러운 온기가 내 몸에 전해져 왔다.
그 따사롭고 보드라운 감촉은 너무나도 감미롭게 내 의식을 사로잡았다.
지난 여름에는 어린 아이의 호기심으로서 유라의 가슴을 대했다면, 그날 밤에는 좀 더 야한 감성을 가지고 유라의 가슴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 내 의식 속에는 이미 야하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유라가 이불 속에서 손을 꼼지락거리더니 추리닝을 입고 있던 나의 아랫도리를 더듬었다.
“으....응?”
“왜? 싫어?”
“아니.”
유라의 손이 추리닝 위로 이미 불룩해진 내 자지를 움켜쥐었다.
“어머! 이렇게 커졌다니....”
유라의 말대로 내 자지는 무섭게 성장해 있었다.
“후와. 진짜 많이 커졌다.”
유라는 이렇게 말하면서 내 추리닝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결국 내 자지는 유라의 손아귀에 붙잡혔다.
지난 여름 목욕통 속에서 유라가 내 자지를 손으로 쥐었을 때와는 사뭇 그 느낌이 달랐다.
그 느낌은 훨씬 더 뜨겁게 내 자지에 전해지고 있었다.
“가슴 만져.”
“응.”
나는 조심스럽게 유라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
어머니의 가슴도 그런 느낌이었을까. 나는 그때 유라의 가슴을 만지면서 아주 어린 시절 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던 때를 기억해보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 어떤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다. 어머니의 가슴은 그저 먼 옛날의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었고, 내 앞에는 유라의 가슴만이 나에게 여자의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나는 유라의 가슴을 어루만졌고, 유라는 내 자지를 쓰다듬었다.
두꺼운 겨울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던 유라와 나의 호흡은 금방 뜨거워졌다.
“빨아봐.”
유라는 지난 여름에 나에게 했던 말을 또 다시 했다.
나는 지난 여름에는 유라의 젖꼭지를 빨지 않았다.
젖꼭지를 빠는 것은 아기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밤 나는 남자가 여자의 젖꼭지를 빠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나는 그만큼 성장한 것이다.
유라의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어도 젖꼭지 빠는 법은 나에게 그다지 생소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본능에 충실하기만 하면 젖꼭지는 잘 빨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유라의 젖꼭지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다가 살짝 빨아들이기도 하면서 내 스스로도 뜨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아...하아....”
유라의 숨소리가 이불 속에서 더 크게 들려왔다.
유라는 열세 살 짜리 어린 나에게 젖꼭지를 물려주고 나의 머리를 곱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때 유라의 나이는 스무 살이었을 것이다.
“잠깐만.”
유라는 이렇게 말하고는 이불을 젖혔다.
방안에 들어차 있던 찬 공기가 머리를 시원하게 해주었다.
유라와 나는 거칠어진 숨결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유라는 씹고 있던 껌을 종이에 싸서 버렸다.
나는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유라와 나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썼다.
유라는 이불 속으로 들어오자마자 내 목을 끌어안고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그것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키스라는 것. 읍내 극장의 쇼윈도 속에 붙어 있던 스틸사진들에서나 볼 수 있었던 키스라는 것을 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게 된 밤이었다.
유라는 처음에는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건드리듯이 키스를 했다.
입술이 그렇게 부드럽고 묘한 감촉을 가진 것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된 순간이었다.
그리고 유라의 혀. 그 유라의 혀가 내 입술을 건드리고 결국 내 입속으로 들어왔을 때, 유라의 손은 내 자지를 움켜쥐고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나는 본능적으로 유라의 혀를 빨아들였다.
“너도 혀 넣어봐.”
유라가 입술을 잠시 떼고는 말했다.
나는 유라가 말한 대로 내 혀를 유라의 입속에 집어넣었다.
유라의 혀, 그리고 유라의 입안의 내벽을 이루는 촉촉한 점막들이 내 혀에 닿았을 때의 그 느낌은 내 자지에 밀려오는 뜨거운 기운하고는 달랐다. 보다 더 섬세하고 야릇했던 것 같다.
내 손가락 사이에는 유라의 젖꼭지가 끼어 있었다.
키스를 하면서 유라의 젖꼭지를 어루만지고, 아래로는 유라의 손길을 자지에서 느꼈다.
지난 여름에 그랬던 것처럼 또 다시 그 순간이 찾아왔다.
“아...핡!”
온 몸의 피가 자지로 쏠리듯이 뜨거워지다가 정액을 쏟아냈다.
내 자지에서 정액이 빠져나가는 순간 유라는 내 혀를 더 깊이 빨아들였다.
유라에 의한 나의 두 번째 사정이 있었던 그날 밤 이후 나는 유라에게 전과 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전에는 유라에게서 친누나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를 아껴주고 귀여워해주던 누나의 느낌이었다면, 그날 밤 이후에는 유라에게서 누나와는 다른 그 무엇을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무엇’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파악이 되지를 않았다.
“아휴...허리 아프다. 장 보러 가야하는데...”
어머니가 몸이 안 좋아 보였다.
“그냥 집에 있으세요, 형님. 나랑 지우랑 갔다 오죠, 뭐.”
“그럴래? 추운데 따뜻하게 입고 갔다 와.”
“예.”
유라는 목도리를 머리까지 둘둘 감고 벙어리장갑을 끼고 나왔다.
나는 그때 그 어린 마음에도 유라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가자, 지우야.”
“응.”
지난 여름만 해도 내가 유라보다 키가 작아서 유라가 내 손을 잡고 나를 데리고 다녔었다.
그러나 이제 부쩍 커버린 내 옆에 유라가 붙어서 나에게 팔짱을 끼었다.
나는 그때 그런 변화를 즐거워했다.
“지우, 진짜 키 많이 컸다.”
“응.”
“자지도 진짜 커졌던데?”
“으익! 그런 말 하지마.”
“하하하...귀여워라.”
겨울의 추위는 매서웠지만 내 가슴속은 따뜻하기만 했다.
내 의식 속에서 유라가 차지하는 공간이 커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지우 왔구나. 엄마는?”
생선장수 할머니가 물었다.
“엄마가 몸이 좀 안 좋으세요.”
“지우야, 엄마한테 잘 해야 한다. 너 하나 바라보고 고생하는 너희 엄마 호강시켜줘야지. 응?”
“예.”
“그런데 유라 니 년은 왜 그렇게 지우한테 찰싹 달라붙어 있어? 남사스럽게...”
할머니의 말에 유라는 내 팔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찰싹 달라붙긴요...”
그렇게 세월은 흘러갔다.
유라와 내가 엄마 몰래 가끔 밀회를 가지면서 말이다.
그 밀회는 크게 발전되지는 못했다.
그저 키스를 하고 서로의 몸을 만지고 결국 유라의 손안에서 내 자지가 사정을 하는 그런 정도였다.
유라도 나도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고 싶어 하지도 않았고 그러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세월이 가더니 나는 중학생이 되었다.
“합격이다. 우리 아들이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인다는 중학교에 합격을 했다.
그것은 곧 내가 집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 혼자서 살기 싫은데...”
“그래도 할 수 없지 어떻게 해? 엄마가 쉬는 날이면 꼭 갈게.”
나 혼자 바닷가에 나왔다.
여름이 사라져버린 바닷가는 쓸쓸하기만 했다.
철 지난 바닷가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회전목마는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나의 유년시절을 고스란히 보냈던 그 바닷가를 떠난다는 것이 상상이 되질 않았다.
나는 회전목마를 덮고 있던 천막을 들어올렸다.
안으로 들어가자 너무나도 낯이 익은 목마들이 나를 반겨주는 것 같았다.
천장을 장식하고 있던 화려한 휘장들과 조명등들도 반가웠다.
화려한 모습을 하고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바라보면서 괜스레 눈시울을 적셨던 나의 유년시절은 이제 끝이 났다.
나는 목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상념에 빠져 있을 때였다.
바깥에서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누굴까?’
회전목마 아저씨의 발자국 소리라기에는 너무 가볍게 들렸다.
나는 천막을 들쳐 올리고 바깥을 내다보았다.
저 만치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한 여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황혼이 내려앉는 바다와 그 여자의 뒷모습이 서로 어우러져 가슴이 아플 정도로 쓸쓸한 정경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 여자는 유라였다.
“유라누나!!”
내가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유라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올랐다.
유라가 나를 향해 달려왔다.
나도 유라를 향해 뛰어갔다.
우리는 서로를 힘껏 끌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