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쳐올리는 힘에 자꾸만 위로 말려 올라가던 이영의 머리가 침대머
리에 부딪쳤다. 정작 이영은 아픈 것도 느기지 못했지만 강현의 미
간은 살풋 찌푸려졌다.
바닥을 짚고 허릿짓을 하던 강현이 상체를 일으켜 앉은 뒤 이영
의 몸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넓게 벌어져 있던 이영의 다리를 모아
어깨에 올렸다. 그리고 상체를 기울이자 어깨에 얹어진 무릎이 가슴
에 닿고, 강현의 것을 물고 있는 엉덩이가 위로 들렸다.
"힉."
두 다리를 쭉 펴고 침대를 짚은 두 팔에만 체중을 실었다.
퍽퍽퍽, 강현의 허벅지와 이영의 엉덩이가 부딪혔다. 기둥이 들락
거릴 때마다 연결된 부위에서 푹푹푹, 소리가 났다. 그때마다 안쪽
에 가득 짜놓은 젤이 엉딩이 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뒤쪽이 쑤셔질 때마다 자꾸만 배꼽 아래쪽으로 열기가 모였다. 사정감
을 참지 못한 이영이 자신의 것으로 손을 뻗었지만 곧바로 강현에게
손목을 붙잡혔다.
"남자도 뒤로만 갈 수 있대."
"말도 안 돼."
"좀 전에 손가락만으로도 갈 뻔 했잖아."
"……."
그건 그랬다. 이영이 순순히 손을 물렸다. 어떻게든 사정만 하면 뭐든
지 상관없을 것 같았다.
뜨거운 입술이 이영의 입술을 눌렀다. 벌어지는 입술을 가르고 혀가
들어왔다. 여전히 몸 안에 머물러 있는 페니스만큼이나 뜨거운 살덩이였
다. 그렇게 혀를 들락거리면서 허릿짓도 멈추지 않았다.
슥슥슥슥슥슥, 잘게 들락거리고, 퍽퍽퍽, 깊고 강하게 넣었다가 또
느릿하게 넣기도 하면서 강현은 쉴 새 없이 구멍을 뚫고 또 뚫었다.
허공에 뜬 발가락이 오므라졌다 폈다를 반복했다.
입술을 뗸 강현이 상체를 일으켰다. 무릎에 얹어두었던 다리를 내
리고 넓게 벌려 제 허리에 감게 했다. 그리고 허리 아래족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틀어쥐었다.
"아응-!"
강현이 허리를 둥글게 굴리며 안을 휘저었다. 단단하게 올라붙는
엉덩이를 좌우로 넓게 벌리며 스윽, 뺐던 성기를 다시 한 번 깊이
박아 넣었다.
"아읏-!"
"하아."
내벽이 쫀득하게 감겨오는 감각을 음미하던 강현이 이내 쯔윽, 잡
아 뺀 기둥을 다시 푹, 하고 박아 넣었다. 유난히 흠뻑 젖은 것 같
은 내벽이 평소보다 더 찰지게 조여들었다.
쭉, 하고 귓볼을 빨았다 놓는 강현에게 이영이 헐떡이며 말했다.
"가, 갈 것, 같아."
사정은 강현도 마찬가지였다.
"같이 가자."
"하, 하아, 하아, 힛힛."
강현의 허리짓이 빨라졌다. 눈앞에서 불꽃이 마구 터졌다. 발끝이
저릿저릿했다. 눈앞이 흐려졌다.
"히-익-!"
콱, 하고 박아 넣었던 기둥을 귀두가 보일 때까지 잡아뺐다가 다
시 한 번 퍽, 하고 뿌리 끝까지 박아 넣었다. 아랫배가 동그랗게 올
라붙었다. 그리고 이영이 먼저 울컥, 하고 정액을 쏟아냈다. 그와 동
시에 이영의 내벽이 쫙, 오그라들었다.
"힛!"
하지만 아직 사정하지 않은 강현이 조여든 엉덩이를 벌리며 페니
스를 잡아 뺐다. 오그라들어 있던 내벽이 페니스에 딸려 나가는 것
같았다. 이영이 그 감각에 진저리를 치며 무의식적으로 몸을 뒤틀었
지만, 그런 이영을 강현은 용납하지 않았다.
"쉬. 착하지."
다정하게 달래면서도 두 손으로 양 엉덩이를 꽉 쥐고 이영의 몸
속 깊이 성기를 파묻었다. 뱃속이 흠뻑 젖는 느낌에 이영이 눈을 질
끈 감았다. 발가락이 오그라들었다.
강현이 이영의 입술에 키스했다. 그 와중에도 강현의 성기는 울
컥, 울컥, 뜨거운 정액을 잔뜩 쏟아 부었다.
"하지, 마아."
시체마냥 축 늘어져 있던 이영이 항의했지만 강현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목덜미를 누른 입술을 귀 아래쪽으로 옮겨갔다.
그렇게 옮겨간 입술로 귀 아래를 꾹, 하고 누르더니 그것도 모자라
이번엔 옴폭하게 파인 곳을 혀로 낼름 하고 핥아 올렸다. 진득한 살
덩이가 예민한 피부를 자극하자 일순 목덜미의 솜털이 삐죽 섰다.
"하지, 말라니까!"
놀란 이영이 몸을 뒤집으며 항의했다. 목덜미를 숨기려고 그런 것
이지만 올바른 선택은 아니었다. 몸을 뒤집던 이영은 분명히 보았
다. 아직도 반쯤 서있는 그것을.
헐. 대체 어떻게 된 몸이지? 이미 반 시체가 된 자신과 달리 강현
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쌩쌩했다. 어쩐지 얼굴도 유난히 반질반질해
진 것 같언 것이 이 녀석의 잘난 얼굴의 비결이 이것이었나 싶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며 티 안나게-라고 이영은 생각했다.- 슬금슬
금 뒤로 물러나고 있을 때였다.
"뭐야."
"힉!"
갑자기 팔을 붙잡힌 이영이 꼴사나운 소리를 내고 말았다.
"왜 도망가는 건데? 내가 뭐 잡아먹기라도 해?"
그런 이영에 강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강현으로서는 농
담으로 하는 말이겠지만 이영의 귀에는 전혀 농담으로 안 들린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 반쯤 세운 가운데 다리를 보니 더더욱.
"새, 생각해 보니까, 우리 뭐 좀 먹어야 될 거 같아서."
"난 괜찮은데?"
"난 배고파! 엄마가 곰국도 끓여놓고 갔고 된장찌개도 있고. 아,
아니면 고기 구워 먹을까?"
붙잡힌 팔을 뿌리치며 애써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고 주절주절 엄
마가 했던 말을 옮겼다.
"글쎄. 난 니가 더 맛있을 거 같은데."
하지만 그런 이영의 노력이 무색하게도 화제전환이 쉽지 않다.
"하. 하하. 난 별로 맛없는데-엣-!"
뚝. 어색하게 말을 하던 이영이 갑자기 모습을 감췄다. 사실 요란
한 소리를 내며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졌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
지만. 뒤는 보지도 않고 슬금슬금 엉덩이만 뒤로 물렸던 탓이다.
"이영아!"
깜짝 놀라 상체를 일으켰던 강현이지만 이내 픽, 하고 웃고 만다.
발가벗은 채 바닥에 발라당 나자빠져 있던 이영이 뒤늦게 얼굴을
붉히며 몸을 바로 했다.
풀썩. 민망해서 벌게진 이영의 머리 위로 이불이 덮어졌다. 그리
고 어? 하는 사이 몸이 공중으로 붕-떴다. 물론 강현이 이영을 들
어 올렸다는 말이다.
엑? 하고 놀랄 틈도 없이 그대로 침대위로 내던져졌다.
"아, 안돼. 난, 더이상은, 더 이상은 무리……라고."
막 몸을 뒤틀며 반항하던 이영은 조금 지난 뒤에야 제 몸을 끌어
안는다거나 민망한 부위를 만져오는 손길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혼자 발광하느라 흘러내린 시트 사이로 바지를 꿰어 입은 강현이
막 셔츠를 집어 올리는 것을 발견햇다.
다소 멍청한 얼굴로 보고 있는 이영의 시선을 느낀 강현이 셔츠
단추를 잠그며 말했다.
"먹을 거 챙겨올 테니까 누워있어."
헤에. 방문을 열고 나가는 강현에 이영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제가 배고프다고 했을 때부터 이미 그럴 생각은 없었던 거다.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하던가. 입술을 삐죽인 이영이 냉큼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바지를 집어 급히 한족 다리를 꿰어 입으며
외쳤다.
"어디에 뭐있는지 니가 어떻게 알아."
"엄마가 담근 복분자주 있는데 한잔 할래?"
배는 부르지만 입이 심심해진 이영이 주방으로 향하며 물었다.
"운전해야 하니까 됐어."
거실 장식장 위에 놓인 액자를 들여다보던 강현의 대꾸에 막 주
방으로 들어가던 이영이 다시 뒷걸음질 쳐서 나왔다.
"어? 너 설마 오늘 올라가게?"
"얼굴 봤으니까 가야지."
당연히 자고 가는 줄 알았다.
"지금 출발하면 12시 전엔 떨어지겠네."
"밤 운전 위험한데 자고가지 왜. 내일 일 있어서 올라가야하는 거
야?"
"그렇다기 보다는 여긴 너희 가족들 다 봐야 할 텐데 좀 그렇잖
아."
"……."
무심하게 대꾸하는 강현에 이영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가족들 보
는 게 뭐가 그런데? 왠지 자꾸만 드는 부정적인 생각을 밀어내며
애써 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괜찮은데? 우리 식구들은 손님 오는 거 좋아해."
"너희 가족은 괜찮아도 내가 그래서."
순간 이영의 표정이 확연하게 굳었다. 표정관리가 조금 힘들었다.
제가 생각해도 남자 애인까지는 몰라도 남자 애인 가족들가지 만
나는 건 좀 그럴 거 같긴 했다. 그래도 저랑 나랑은 사귀기 전엔 친
구사이였으니까, 그냥 편하게 봐도 되는 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
니 덜컥 겁이 났다.
혹시 우리 헤어지고 나면 친구사이로는 못 돌아가는 건가? 잘된
것만 생각하고 그 생극은 못했다. 으, 그건 싫은데. 이영이 아랫입술
만 잘근잘근 깨물고 있을 때였다.
띵동.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지?"
아직 어머니가 돌아오실 시간은 아니다. 옆집이거나 아니면 경비
실이겠거니 하고 인터폰을 들었던 이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쩌지?!"
당황한 이영에 강현이 옆으로 다가왔다.
"누군데 그래."
"쌍둥이들."
"동생들 내일 돌아온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게. 왜지? 친구들이랑 싸웠나?"
발을 동동 구르는 이영에 강현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직접 물어봐."
"그치만."
금방 가족들 만나기 싫다고 한 사람한테 본의는 아니라도 만나게
하는 것이 내키질 않아 망설이고 있는 사이, 띡띡띡띡띡띡띡, 비밀
번호 누르는 소리에 이어 철컥, 하고 잠금쇠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
다.
문을 열어주지 않자 제가 알아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던 이랑이
이영을 발견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랑의 뒤로 이일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도 남자라고 커다란 가방은 이일의 차지였던 모양이
다.
"어? 오빠야 집에 있었나? 근데 문 안 열어주고-"
신발을 벗고 집안으로 들어서던 이랑이 낯선 얼굴을 발견하고 일
순 멈칫했다. '와. 안들어가고 뭐하노.'라며 뒤따르던 이일도 뒤늦게
강현을 발견하고 멈칫.
"눈데?"
"그게…… 형 서울 친구. 우강현. 여긴 쌍둥이 동생들. 이랑이, 이
일이."
잠시 머뭇거리던 이영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소개를 했다. 아무리
강현이 싫어해도 그렇다고 아무 설명도 안하는 건 더 이상하니까.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니까 뭐. 다소 무책임한 생각을 하면서.
"안녕하세요."
이랑이는 새침하게 제방으로 들어가 버렸지만 낯가림이 없는 이
일이 꾸벅 인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