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Come back home... -- >
영업이 끝나고 뒷정리를 다 하고 나서 나도 모르게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영일아 삼일간 고생 많았다. 내일은 쉬어라."
"정말요?"
"그래 내일은 푹 쉬고 주말 보내고 다음 주에 보자."
"네 감사합니다."
주말과 같이 낀 휴가나는 방학임에도 환타지아로 출근한다고 가지 못했던 집에 내려가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27 쪽16이왕 결심한 거 저녁이긴 했지만 지금 가도 늦지 않을 것 같아서 바로 터미널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버스표를 사서 버스에 올랐다. 경기도 외곽에 살고 계시는 부모님의 집으로 향해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피곤함을 못 이겨 잠이 들고 말았다.
"이봐 총각 일어나야지 버스 멈췄어. 이봐 총각."
'추릅'입가에 흘러내린 침을 닦으며 나는 눈을 떴다.
"아니 젊은 사람이 이렇게 세상모르고 자. 얼른 내려."
짜증섞인 버스기사의 말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긴 어디지?
기사의 재촉에 버스에서 내리기는 했지만 어두컴컴한 이곳이 도대체 어디인지 알수가 없었다.
"저기 기사님 여기 어디예요?"
"어디긴 어디야 버스 종점이지."
나를 별 미친놈 다 본다는 듯이 쳐다보고는 버스기사는 자기 할 일을 하러 가버렸고 나는 캄캄한 어둠 속에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에 혼자 남겨졌다.
아직 저녁도 못 먹은 터라 배가 고파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식당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굉장히 낡고 오래된 느낌이었지만 그래도 배를 채울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막 장사를 끝내려는지 식당 안을 정리하고 있던 아주머니가 보였다.
"지금 장사해요?"
"이제 마쳤는데."
"저기 그럼 근처에 다른 식당이 있나요?"
"식당은 여기 밖에 없는데 많이 배고픈가봐."
"네"
나를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시는 아주머니 앞에서 나는 더욱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서 있었고 결정적으로 내 배속에서 울려댄 '꼬로록' 소리에 아주머니는 내게 의자에 앉으라며 손짓을 하셨다. 잠시 후 아주머니는 밥상을 차려오셨다.
"찬은 없지만 먹어."
"네 감사합니다."
나는 허겁지겁 내 앞에 놓인 밥을 먹기 시작했다. 정말 최근에 먹어본 밥 중에 맛이 최고인것 같다고 생각하며 밥 한 공기를 후딱 먹어치우고 아주머니를 바라보았더니 아주머니께서 밥 한 공기를 더 퍼다 주셨고 그 밥까지 싹싹 먹어치우고 나서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잘 먹었습니다. 얼마예요?"
"아니 돈은 됐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식당 정리하는 거나 도와줘."
"네 알겠습니다."
'아싸'돈 굳었다. 나는 아주머니를 도와 식당 의자를 정리하고 식탁을 닦았고 식당을 나오면 문을 잠그는 것까지 도와드렸다.
"고마워."
"아니요 덕분에 전 밥 잘 먹었습니다."
"그래 그럼 나는 이만 가야겠네."
"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아주머니와 인사를 하고 나서 나는 다시 터미널로 돌아갔다.
"서울 가는 버스 언제 있어요?"
"조금 전에 막차 출발했습니다."
"네?"
"오늘은 서울 가는 차 없어요."
"그럼 내일은 언제 갈 수 있어요."
"첫차가 7시에 출발합니다."
"그래요? 그럼 혹시 주위에 잘 만한 곳이 있을 까요?"
"그건 저도 정확히 모르겠는데요."
나는 힘없이 터미널에서 나와 혹시 여관이나 여인숙 같은 것이 있는지 주위를 찾아보았지만 근처에는 그런 곳이 없어보였다. 그렇다고 어딘지 알지도 못하는 곳을 돌아다니기엔 너무도 피곤해서 그냥 터미널 안으로 다시 돌아왔다.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오늘 내려간다고 집에 전화를 미리 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렇게 헤매고 있는 줄 알면 걱정하실 테니 차라리 모르고 계시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은 그냥 터미널에서 잠을 자기로 결정했다.
춥진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처량하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봤던 노숙자들처럼 신문지를 가지고 와서 의자 위에 앉은 채 덮고 있다가 잠이 들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왠지 썰렁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더니 덮고 있던 신문지들이 다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다시 주워서 덮으려다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궁금해서 시간을 확인하려고 폰을 찾았더니 아무리 찾아 봐도 없었다.
'헉'내 지갑.... 폰 뿐만이 아니었다. 전 재산이 들어있던 지갑마저도 사라지고 없었다.
주머니를 다 뒤져보니 동전과 천원짜리 몇 개가 나왔고 그것이 현재 가진 전부였다.
어쩌지?
이 돈이면 버스표를 사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이렇게 되면 첫차가 다니는 시간이 된다고 해도 버스를 탈 수가 없을 텐데나는 혹시나 지갑이나 폰을 떨어트렸을지도 몰라 내가 아까 다녔던 곳을 전부 돌아다니며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지?
수중에 가진 돈이 없고 거기다가 폰도 잃어 버려 전화번호도 다 기억이 안 나서 어디로든 연락을 할 수도 없었다.
어쨌든 나는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새벽녘이 되니 여름인데도 날이 쌀쌀해서 나는 신문지를 덮어 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왜 이리 더디게 가는 것인지... 한 시간이 가는 것이 몇 년이 지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동이 트고도 한참이 지나서 아침이 되었고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동전을 들고 공중전화 앞에 섰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도 전화번호가 생각이 나지 않았다. 302였나? 303 아니면 304?
끝자리 세 개가 계속 헷갈려서 그럼 생각나는 번호를 다 눌러보자는 생각으로 무턱대고 번호를 눌렀대었더니 잘못 걸었다는 대답을 반복해서 들어야했고 몇 번 그렇게 전화를 하고 나니 가지고 있던 동전도 이제 겨우 하나가 남았다. 그러다가 무심코 공중전화 옆에 있던 전화번호부가 눈에 들어왔다.
적어도 미용실 전화번호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환타지아를 찾자 역시나 전화번호를 있었고 나는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도 없이 반가움에 환타지아로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전화를 넘버투가 받았다.
난 단번에 넘버투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가 있었다.
[감사합니다.
환타지아입니다.]
"저 영일인데요."
[누구시라고요?]
"영일이요 27번방"
[아 영일아 웬일이냐?]
"제가 집에 내려가려다가 지갑하고 폰을 잃어버려서요."
[그래? 그래서?]
"혹시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싶어서요."
[어딘데?]
"잠시만요"
나는 터미널의 직원에서 어딘지를 물어서 넘버투에게 알려주었다.
[잘됐네. 원장님 가신 데가 그 근처인데 내가 원장님께 연락할테니 거기 기다리고 있어]
"네 감사합니다. 선생님 빨리 좀 연락해 주세요."
[그래 터미널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네 그럴게요."
나는 혹시나 원장이 찾아올까 싶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고픈 배를 움켜잡고 터미널 입구를 서성이고 있었다.
그러나 점심시간이 될 때까지도 원장은 나타나지 않았고 나는 배고픔과 버림 받았다는 상실감에 점점 수렁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었다.
원장이 데리러 오는 건 그만 포기하고 차라리 돈을 빌려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나는 터미널 안에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착해 보이고 돈을 잘 빌려줄 것 같은 사람을 선택해서 차비를 빌리자고 마음을 먹고는 한 아주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저기요 죄송한데요. 만원만 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뭐 만원?"
"네 제가 지갑을 잃어버려서 그러는데요 빌려주시면 갚아드리겠습니다."
아주머니는 말없이 날 위 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러더니 고개를 흔들고는 옆으로 피해버렸다. 나는 실망한 채 한동안 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이래서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저기요 죄송한데요."
이번에는 아주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께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하지만 나를 한번 쳐다본 할머니는 그대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가셨다. 겨우 두 명한테 말을 붙여본 상태였지만 나의 정신은 이미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져 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말을 붙일 기회를 안 주고 다가가기만 해도 피해버리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그저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영일군"
"헉"
그때 원장이 내 어깨를 치며 나를 불렀고 나는 놀라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어올랐다.
"무슨 죄 지었어요? 왜 그리 놀라."
"원장님"
나는 너무나도 반가워 원장을 꼭 껴안고 눈물을 흘릴 뻔했다.
"내가 좀 늦었어. 오다가 길을 잘 못 드는 바람에 좀 헤맸어. 이제 가지."
"잠시만요 밥 먹고 가면 안 돼요?"
"밥?"
"오늘 한 끼도 못 먹었는데."
"그래요? 그럼 식사부터 하지."
원장은 어제 내가 갔던 식당으로 나를 데리고 갔고 나는 허겁지겁 밥을 먹어 치웠다.
"자 이제 그만 가자."
"네"
나는 원장을 따라 원장의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으리으리한 차를 몰고 다닐 거라는 예상을 깬 원장의 차는 소형 승용차였다.
내가 차에 올라타려고 보니 운전석 옆 좌석에 누군가가 타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엊그제 미용실로 찾아왔던 보충수업 땡땡이 고등학생이었다.
내가 차 뒷좌석에 올라타자 뒤를 돌아보던 여자애는 놀라서 앞으로 고개를 돌렸다.
"원장님 누구예요?"
"내 딸."
"결혼 안 하셨잖아요?"
"내가 성격이 급해서 마누라보다 딸을 먼저 얻었어."
"네?"
마누라보다 딸을 먼저 얻었다니 그럼 뭐야 주워왔단 말인가? 아니며 요즘 흔히 말하는 미혼부? 그럼 미용실에 대해 알려줬다던 덜떨어진 사람이 언니가 아니라 아빠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 나였지만 차에 올라탄 후 곧 곯아떨어지고 말았다. 내가 다시 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차는 이미 시내로 들어서고 있었다.
"더 자지 왜 일어났어?"
"이제 다 잤습니다."
내가 자는 동안 벌린 입을 다물며 입가에 흐르는 침을 닦으며 몸을 바로 세우니 앞에 있던 고삐리가 키득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너 자꾸 그러면 너희 아빠한테 확 꼰질러버린다.
너 환타지아에 왔었다고... 라는 말을 속으로 삼키며 나는 고삐리의 뒤통수를 뚫어버릴 듯 노려보아 주었다.
그러고 보니 쟤가 고등학생이면 원장 나이가 내가 알기로는 삼십대 중반인 걸로 아는데 그럼 언제 쟤를 만들었단 말이야'허걱'그럼 십대 때 만든 아이?
어쩐지 뺀질거리더라니... 나는 두 부녀를 뒤에서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둘을 마구 씹어대고 있었다.
"다 왔어. 내려."
"원장님 여긴 그냥 버스정류장인데요. 저희집은 여기서 더 가야하는데요."
"우리집에 가려면 여기서 반대쪽으로 가야하니까. 내려서 버스 타고 가. 차비 없으면 줄게."
그렇게 나는 손에 천원짜리 두 장을 쥔 채 원장의 차에서 쫓겨났다. 혹시 내가 속으로 욕하는 거 알았나?
에이씨... 어떻게 된 게 환타지아엔 매정한 인간들 밖에 없는 거지. 나는 투덜거리면서 원룸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되면 집에는 다음에 가야겠네. 하긴 당분간 돈이 없어서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을 것 같다.
다행히 장을 봐다 놔서 며칠 동안 끼니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다행이고 거기다 다음 주는 월급날이니 그때까지만 버티면... 하긴 월급을 받아봐야 얼마 안 될 것 같긴 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저녁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씻은 후 침대에 누웠다.
어제 고생을 한 덕인지 침대에 누우니 마치 천국에 온 것처럼 황홀하게 느껴졌다. 역시 집이 최고라니까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주말동안은 집에서 침실 천장에 물방울무늬를 세면서 보냈다. 그렇지만 폰이 없으니 너무 답답해서 결국 시내로 나가 임대폰을 구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할부도 채 끝나지 않은 폰을 잃어버린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이미 내손을 떠나버린 폰은 다시 돌아올 것 같지 않았다.
임대폰을 손에 쥐었지만 아는 번호가 없어서 전화를 할 수도 없었다. 온 집을 다 뒤지니 친구 몇몇과 집의 전화번호는 알아낼 수 있었지만 최근에 알게 된 사람들의 전화번호는 적어두지 않아서 알 수가 없었다.
다음에는 꼭 번호를 메모해 두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우선 찾아낸 전화번호를 폰에 저장을 하고 새로운 게임을 다운받아서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주말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월요일의 출근이 너무도 반가웠다.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시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미용실로 달려갔다.
"안녕하세요?"
내가 반갑게 큰 소리로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자 다들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다가 20번 방 형이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야 너 미아 됐었다며?"
"미아라뇨?"
"원 선생님이 그러시던데."
"미아는 아니고 그냥 지갑이랑 폰을 잃어버려서 전화 했었거든요."
"그래?"
싱글싱글 웃으며 돌아서는 20번 방 형의 뒤통수를 한 대 갈겨주고 싶었지만 비폭력주의자인 나는 떨려오는 주먹을 억지로 폈다. 사실 20번 방 형보다 넘버투를 갈겨주고 싶었지만 말이다.
아침 구호가 시작되었다. 원장이 언제나처럼 구호를 외치도록 했고 나는 그런 원장을 아주 유심히 바라보았다.
분명 미혼인데 딸이 있고 그것도 고삐리나 되는 딸이 있고 거기다 그 딸이 아주 발랑 까진 고삐리라면 원장의 생활도 결코 순탄치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일군 나 잠시만 보지."
"네"
원장은 나를 방으로 불렀다.
"내가 어제 깜빡하고 하지 않은 말이 있는데. 어제 영일군이 알게 된 사실을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어."
"네? 무슨 사실요?"
"나한테 고등학생 딸이 있다는 사실 말이야."
뭐야?
지금 나 원장 약점 잡은 거야?
아니지 이제 보니 쌍으로 부녀의 약점을 잡은 거네.
"네 그거요 걱정 마세요. 입에 자물쇠 채우고 있겠습니다."
"그래 주면 고맙지."
"그럼 전 이만 나가봐도 될까요?"
"그렇게 해 아참 삼일동안 카운터 본다고 수고했어."
"아닙니다. 힘들긴요. 나름 재미있던데요."
'특히 방송실에서는 말이죠.'
나는 뒷말은 꿀꺽 삼켜버렸다. 그래도 지난 삼일동안의 쾌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방송실에서 일하는 형들과 친분을 잔뜩 쌓아두었다는 것이다. 앞으로 종종 방송실을 드나들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충분히 보상이 되고도 남는데 거기다 시간당 수당까지 받을 수 있으니 뭐 나는 손해나는 건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조금 심신이 힘들긴 했었지만 말이다.
나는 원장방을 나와 내 방으로 올라갔다.
거의 5일이나 비우고 있어서 그런지 더욱 정감 있게 느껴지는 방의 침대에 걸터앉아서 방을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역시 저 사진은 좀 아닌 것 같다.
아무래도 조만간 새로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폰이 울렸다.
"딩동"
[손님 지명 준비할 것]'앗싸'지명이다. 잠시 후 떡대와 도착한 손님을 보고 나도 모르게 내 손가락을 등 뒤로 감추고 있었다. 그러니까 떡대와 함께 내방으로 들어온 손님이 지난번 손가락으로 이곳저곳을 다 찔러대었던 바로 내 첫 단골손님이었기 때문이다.
"이쪽으로 오세요. 오늘도 앞뒤 다 해드릴까요?"
"그렇게 해줘."
"옷은 저한테 주세요."
"지난 번 내 친구가 그러던데 단백질 마사지가 좋다고 하더라고."
"네?"
"그런데 넌 좀 어렵겠다. 너 지루잖아."
"그건 아.... 네 그렇죠."
나는 순간 지루가 아니라고 말할 뻔 했다. 그러다가 지난번처럼 또 페니스가 잘근잘근 씹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말을 바꾸었다.
"그럼 다른 사람 꺼 빌려서라도 해줘."
"네?"
"다른 방 사람들 있잖아 가서 빌려오라고."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나는 얼른 방에서 나왔다.
뭐 저런 억지를 부리다니 안 되면 그냥 다른 방 지명을 하지... 아니 그건 아니지만... 지금 나보고 어쩌라고.. 잠시 생각을 해보니 좋은 방법이 있었다.
빌려온다는 핑계로 화장실에서 싸서 가지고 오면 되는데 남의 것을 빌려올 필요가 없잖아라는 생각이 든 나는 곧 방으로 들어가 컵을 꺼내들고 나와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나 화장실 칸막이를 벌써 누군가가 점령하고 있어서 나는 할 수 없이 화장실을 나와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샤워장의 탈의실 의자에 앉아서 나는 페니스를 꺼내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영일씨 달려 좀 더 빨리 더 세게."
"조금만 기다려 내가 끝내주지."
나는 열심히 페니스를 잡고 흔들어대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상한 기분에 눈을 들었더니 떡대가 얼굴을 붉힌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어어어''콰당'놀란 나는 그대로 의자 뒤로 넘어가 버렸다. 그리고 잠시 정신을 잃고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