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상 방뇨의 추억 -- >
"네 제가 잘 알죠. 딱 제 전문이에요."
"그럼 뭐가 좋을까?"
"우선 여자애들은요 돈이나 그런 물질적인 것보다는 직접 만들거나 직접 손으로 쓴 편지 같은 걸 좋아하죠."
"그래요?"
"네 감동의 편지 같은 거 어떨까요?"
"정말 그런 걸 좋아할까요?"
"네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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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군 고마워요 오늘 수고했어요."
나는 원장과 헤어져 버스를 타고 원룸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와서 언제나처럼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려고 하니 이번 달 받을 월급이 생각이 났고 이렇게 궁상맞게 라면이나 끓여 먹는 것이 한심하게 느껴진 나는 서랍 안에 고이 모셔두었던 봉투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밖으로 나왔다.
막상 나오니 혼자 갈만한 곳이 생각나지 않은 나는 가까운 순두부전문점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먹은 하얀 쌀밥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정말 눈물 나도록 맛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도 든든하게 먹었겠다.
이제 자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이 풀어진 나는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하고 나와 오래간만에 노트북을 켰다. 메일을 열어보았더니 받은 메일함이 완전 폭발 직전이었다.
메일을 이리저리 정리하다보니 친구 녀석이 보낸 메일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클릭해서 열어보니 내용은<너 환타지아 미용실에 다니냐? 내가 아는 사람이 너 거기서 일하는 거 봤다는데. 지난번 특강하러 왔던 유성현 원장이 너 취직을 시켜줬냐? 혹시 가능하다면 나도 거기 소개 좀 시켜주라.>는 내용이었다.
도대체 누가 내가 환타지아에 일하는 것을 안걸까? 내 지명 손님들 중에 혹시... 그런데 아는 얼굴은 하나도 없었는데... 그리고 기껏 친구란 놈이 오랜만에 연락해서 한다는 소리가 뭐 소개 좀 시켜줘라. 나는 메일을 지워버렸다.
다시 노트북을 끄고 한쪽으로 치운 나는 내일 예약되어 있는 손님들을 위해 일찍 자기로 결심하고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간만에 꿈도 꾸지 않고 푹 잠을 잔 나는 캄캄한 새벽녘에 잠이 깨고 말았다.
역시 너무 일찍 잠을 잔 모양이다. 다시 잠을 자려고 했지만 계속 누워 있어도 잠이 오지 않았고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우선 물을 한잔 마셨다. 그런데 물을 마셨더니 화장실이 가고 싶었고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니 씻고 싶어져서 샤워까지 하고 밖으로 나오자 벌써 날이 밝아져 있었다.
아침으로 간단히 빵 한조각 먹고 나서 나는 원룸을 빠져나왔다. 좀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집에 있는다고 뭔가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집에 있는 것보다 환타지아에 일찍 출근하는데 낫지 싶어서 버스에 올라탔다.
내가 환타지아에 들어가자 벌써부터 손님들이 대기석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야 영일아 너 잘 왔다."
넘버투가 나를 보며 아주 반갑게 소리쳤고 대기석에 앉아 있던 손님들은 일제히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일찍 나오셨네요."
"그래 손님들이 일찍 오셔서 말이야. 넌 아침구호 하지 말고 먼저 방으로 올라가서 준비해라."
"네?"
"저기 앉아 계신 손님들이 다 너를 찾아오신 분들이거든."
"네?"
'에엑'뭐야 그럼 예약 손님이라는 사람들이 다 저기 앉아 있는 저 여자들이야.
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앉아 있는 여자들을 쳐다봤다. 그 손님들은 마치 이마에 '나는 조폭이다'라는 글자를 새겨 놓은 것 같이 딱 봐도 한눈에 조폭처럼 보이는 손님들이었고 나는 그 모습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뭐해? 빨리 올라가서 준비해."
"아 네 알겠어요."
나는 얼른 엘리베이터에 올라타고 내 방으로 올라왔다. 잠시 후 떡대와 함께 손님이 올라왔다. '억'딱 봐도 떡대에 밀리지 않는 덩치이다.
"이리 와서 누우세요."
침대가 좁다. 딱 일인용 침대인데... 옷을 벗겨서 옷걸이에 걸면서 나는 신기한 듯 다시 옷을 한번 쳐다봤다. 환타지아에 저렇게 큰 사이즈의 가운이 있다는 사실은 여태껏 몰랐었는데...
"어떻게 해 드릴까요?"
"다른 사람들 하는 대로."
"네 알겠습니다."
마사지용 버터를 올려서 녹인 후 두 손으로 열심히 주물렀다. 딱 다른 사람의 세배의 힘을 쏟아 부은 후에야 손님을 방에서 내보낼 수 있었다.
'에휴'첫 손님인데 벌써부터 지치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오늘은 오색찬란한 용시스터즈는 오지 않았다. 단지 '착하게 살자'와 '일심' 같은 문신을 새긴 손님들이 내 방을 드나들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점심을 손님과 함께 먹게 되었다.
사실은 할 수만 있다면 밖에 나가서 먹고 싶었다. 먹고 있는 음식이야 최고급이었지만 앞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손님의 양쪽 팔에 새겨진 도끼 문신은 밥을 먹는 내내 심장을 떨리게 만들어서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 건지 알 수 없도록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사를 끝내고 오전 영업이 끝났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게 된 나는 그대로 침대위로 엎어져 버렸다.
다른 방에 끊이지 않는 지명을 부러워하기만 하고 이렇게 힘이 드는 줄은 알지 못했었는데...
'아이구 삭신이야.'
지난번 서빈과 밤새 뒹굴었을 때와 비슷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그때는 기분이 좋기라도 했지 지금은 오로지 힘들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그리고 가끔씩 내 방으로 놀러와 같이 놀아주던 20번 방 형이 놀러오지 않으니 심심하기도 하고 또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20번방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거기다 오후 영업도 해야 하니까.... 잠시 쉬고 났더니 그래도 기운이 좀 났다.
근래 들어 환타지아로 출근한다고 운동을 빼먹었더니 이런 데서 바로 그 표가 나다니... 다음 주부터는 아무리 바빠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이 열리더니 떡대가 들어왔다.
떡대가 뒤돌아 문을 연 채 잡고 있자 우아한 걸음걸이로 손님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우와'완전 섹시한 미인이다.
약간 검은 피부색이 오히려 섹시미를 더 강조해 주었고 잘록한 허리로 인해 더 부각되는 풍만한 엉덩이와 가슴이 눈에 들어왔다. '추릅'와 오전에 뺏긴 기운 싹 만회 되네.
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는 듯 하네. 특히 그게 아랫도리라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이쪽으로 오세요."
손님이 방안으로 완전히 들어서자 떡대는 방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나는 손님의 팔을 살짝 잡고 침대 쪽으로 이끌었다.
한쪽으로 머리를 넘기고 있던 손님은 나를 등지고는 가운을 벗어서 나에게 건네주었다.'헉'뭐야? 이번에는 장미 시스터즈냐?
손님의 왼쪽 가슴 유두 바로 위쪽에 붉은 장미가 새겨져 있었다.
침대에 올라가 누운 손님을 내려다보니 자꾸 붉은 장미에 눈길이 갔다.
"어떻게 서비스 해드릴까요?"
"그 버터가 좋다고 하던데요."
"아 네 버터요 알겠습니다. 그럼 앞뒤 모두 하시겠습니까?"
"모두가 좋겠네요."
나는 버터를 가져와서 껍질을 까서 빨간 장미의 가슴에 얹었다. 녹아내리는 버터액이 가슴을 덮었고 빨간 장미도 버터액으로 덮혔다.
나는 곧 손으로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했다. 오전의 여자 떡대들과는 다른 부드러움이 손아래에서 느껴지고 나는 점점 힘이 들어가는 사타구니를 느끼며 나도 모르게 아랫도리를 빨간 장미에게 문질러 대고 있었다.
가슴을 주무르던 손을 아래로 미끄러트려 허벅지를 주무르다가 결국 분홍빛의 꽃잎을 벌려 그 사이를 문질러 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꽃잎에도 빨간 장미가 새겨져 있었다.
'이런 덴 어떻게 문신을 새기는 거지?'
나는 진심으로 궁금해졌지만 차마 빨간 장미에게는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건 뒤이어 들어온 노란 장미나 파란 장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장미 시스터즈를 상대하느라 오후 시간을 보낸 후에 퇴근시간이 되었다.
"야 영일아 나하고 어디 좀 가자."
시호형이 웬일로 날 잡아 끌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나는 원장한테 퇴근한다고 알리고는 그대로 시호형에게 이끌려서 환타지아 근처의 고기집으로 들어갔다. 고기집 안에는 20번 방 형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오리라는 건 몰랐었는지 놀란 얼굴로 날 쳐다보았다.
"시호야 갠 왜 데리고 왔냐?"
"야 그만 풀어라."
"나 개 때문에 어제 죽을 뻔 했거든."
"얘기 들어보니 별일도 아니던데 그만 하지."
무덤덤한 시호형이 20번방 형과 나를 화해시키려고 나선 것이 진심 놀라웠지만 우선은 나도 그 별일 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가만히 자리에 앉았다. 물론 내 앞에 지글거리면서 익어가고 있는 돼지갈비가 먹고 싶기도 했지만 말이다.
"별일이 아니긴 저 자식이 나 혼자 덩그러니 내버려두고 도망가는 바람에 죽을 뻔 했다니까."
"오버 좀 하지마라 죽을 뻔 한 게 아니라 팅팅 불었다고 말해야하는 거 아니냐."
나는 가만히 두 형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다. 아니 사실 두 사람이 눈치 채지 못하게 익은 돼지갈비를 하나씩 집어먹고 있었다.
"정말 탕 안에서 숨이 막혀 죽을 뻔 했다니까."
"누가 나오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니고 네가 안 나온 거라면서 왜 그러냐?"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니 내가 20번 방 형에게서 내 열쇠를 뺏는 과정에서 20번 방 형의 열쇠가 탕 어디엔가 빠졌고 20번 방 형은 그 열쇠를 찾느라 탕에서 나오지 못하고 몇 시간이나 탕을 휘젓고 다닌 모양이었다. 그렇게 했는데도 결국 열쇠를 찾지 못한 형이 밖으로 나왔더니 누군가가 열쇠를 주워서 주인에게 돌려주어서 형이 나오니 열쇠를 돌려주어서 옷을 갈아입고 사우나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거기다가 옷을 갈아입고 나왔더니 떡대들이 사우나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어서 지레 겁먹은 형이 한동안 사우나 입구에 숨어 있느라 한참이나 지난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일어나 출근을 했더니 너무 생생한 내 모습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형이 아침에 내 목을 조르며 마구 화를 냈던 것이다.
내가 들어봐도 별일 아닌 것 같은데 20번방 형의 화는 내가 익은 돼지갈비를 다 주워 먹을 때까지도 풀리지 않았다.
"야 너 여기 있던 고기 네가 다 먹은 거야?"
"그게 자꾸 타길래."
"너 내 말은 듣고 있었냐?"
"들었어요. 형 미안해요. 이제 그만 화 풀고 우리 저녁이나 먹어요."
끓어오르는 화를 못 참는 듯 20번 방 형은 내 멱살을 잡았지만 그렇게 멱살이 잡힌 와중에도 고기를 집어먹는 나를 보더니 그만 맥이 탁 풀린 것인지 잡았던 멱살을 놓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래 말을 하면 뭐하겠냐? 내 입만 아프지."
시호형이 고기 삼인분을 더 추가하고 소주도 한병 시켰다. 역시 뭔가 먹을 줄 아는 형이다. 고기안주엔 술이 빠지면 안 되는데 차마 시키지 못하고 있던 나는 역시나 시호형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술을 마시려고 소주병 쪽으로 손을 뻗었다.
"안 돼 넌 먹지 마."
"네?"
"너 먹고 지난번 회식 때처럼 주정하면 나 감당 못하거든. 그러니 넌 먹지 마."
"아니예요. 저 평소에는 술 먹어도 그렇게 주정 안해요 그냥 먹고 뻗어서 자요."
"뭐가 아니야 잔말 말고 먹지 마."
소주병은 내 옆에서 멀리 치워졌고 시호형과 20번 방 형 둘이 사이 좋게 홀짝거리며 나눠 마시기 시작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돼지갈비만 열심히 주워 먹으며 둘이 소주를 먹는 모습을 부러운 모습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고기를 실컷 먹고 공기밥을 시켜서 먹고 난 후 우리는 돼지갈비집을 나왔고 시호형과 20번 방 형은 진지하게 미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 보니 무슨 승급심사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였고 이번에는 20번 방 형도 시호형도 도전하지는 못 할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환타지아에 승급심사 같은 게 있어요?"
"승급심사?"
"아니 방금 형들 얘기한 거 있잖아요."
"헤어디자이너로 방을 배정 받으려면 자격증은 물론 대회수상 경력도 있어야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원장님께 실력을 검증 받아야 하거든. 내가 알기로 이번에 3번 방 형이 원장님께 요청한 모양이던데."
"그런 것도 있어요?"
"그럼 아무나 헤어디자이너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지금 근무하고 있는 헤어디자이너들도 예전에 우리와 같은 견습 시절을 보내고 자격증 따고 대회 나가서 수상을 하고 나서도 원장님이 인정해 주지 않아서 힘들어 했었어. 의외로 원장님 그런 부분에서는 까다로운 편이시거든."
"그럼 심사는 원장님이 직접 하시는 거예요?"
"그렇지 그래도 까다로운 기준에 대해 미리 알려주시니까."
"그런지 몰랐어요."
"그래서 원장님이 어디 나가서든 우리 환타지아의 헤어디자이너들은 일류라도 당당히 말씀하실 수 있는 거겠지."
'단지 돈만 많이 버는 것에 관심 있다고 생각했었는데'그건 아닌 가봐. 여태껏 내가 생각해오던 환타지아와는 조금은 다른 것 같았다. 환타지아에서 일하는 견습 뿐만 아니라 헤어디자이너들도 상당히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나는 그들이 실력보다는 외모로 승부를 하는 것일 거라고 지레짐작해 오고 있었는데 외모 뿐만이 아니라 탄탄한 실력까지 갖추고 있었다니... 그러니까 손님들이 그 비싼 돈을 지불하고서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며 두 형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나는 이만 가봐야겠다."
시호형이 먼저 손을 흔들고는 저 멀리로 사라졌다. 둘만 남은 나와 20번 방 형은 서로 반대편으로 고개를 돌린 채 외면하면서 서 있었다.
"야 너 그러는 거 아니야."
"뭘?"
"어쨌든 네가 잘 못했으니 네가 먼저 사과해야지."
'뭐라'나보고 사과를 하라고.
"목 졸려 죽을 뻔 한 사람이 뭐가 미안할 게 있다고 사과를 해요."
"그건 내가 미안하다."
"나도 형만 두고 가서 미안해요. 하지만 그땐 어쩔 수 없었어요."
"어쩔 수 없긴 뭐가 어쩔 수 없어."
"형이 나라고 했어도 먼저 가버렸을 걸요."
"됐고 2차라도 갈래?"
"2차요? 가서 난 또 손가락만 빨고 있으라고요."
"너 주정 안한다며 맥주 몇 잔 먹는다고 주신이 오는 건 아니겠지. 가자 내가 쏜다."
"좋아요 가요."
우리는 의기투합해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생맥주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간단히 입가심만 하려고 하던 우리는 맥주 피처를 3개나 비우고 나서야 생맥주집을 나섰 수 있었다.
"영일아 너 아까 대단하더라."
"뭐가요?"
"그 손님들 말이야. 줄줄이 네 방으로 들어가던데 나 깜짝 놀랬잖아."
"저도 놀랬어요."
"너 정말 전단지라도 돌린 거냐?"
"아뇨 진짜 왜 그렇게 손님들이 온 건지 모르겠어요."
"그래?"
"오늘처럼만 지명 받으면 월급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하는 만큼 받을 수 있으니까."
"나 이만 가봐야겠다."
"네 형 내일 봐요."
"너도 잘 들어가라."
20번 방 형과 헤어진 곳에서 나는 원룸까지의 거리를 생각해 봤더니 버스를 타고 가기엔 가깝고 걸어가기엔 약간 먼 거리였다. 그래서 간만에 운동도 할겸 차비도 굳힐 겸 그냥 걸어가자 라고 생각한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별이 참 밝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하늘을 올려다봐도 별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주위를 둘러보며 걸고 있다가 보니 공원 같은 곳이 눈에 들어왔다.
맥주를 마셔서인지 화장실이 급해진 나는 그곳으로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주변을 살펴보니 화장실 같은 곳이 보이지 않았고 나는 할 수 없이 가장 만만해 보이는 나무로 다가가서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오빠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소변을 다 누고 마지막 남은 소변 방울을 털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나를 확 껴안으며 여자가 말했다.
"저 오빠 아닌데요."
"왜 그래요? 장난 좀 치지 마요."
"장난이 아니라 우선 이 팔 좀 치워주시면 안 될까요?"
"진짜 갑자기 왜 그래요? 언제는 내가 뒤에서 안아 주는 게 젤 좋다면서요."
"이것 좀 놔주세요."
'아씨'선다고 이 여자야. 서면 당신이 책임 질것도 아니잖아.
하지만 여자의 손은 내 가슴을 더듬어 대고 있었다. 가슴을 더듬어대고 있던 손이 내 팔을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오빠 뭐하고 있었던 거예요?"
"........."
나는 당신의 오빠도 아니고 또한 절대 노상 방뇨 중이었다는 말을 나는 할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여자의 손이 내가 털어내고 있던 페니스에 닿아서 부드럽게 쓰다듬기 시작했기 때문에 말이다.
"나 생각하면서 이렇게 된 거예요?"
이미 발기해 있던 내 페니스를 움켜쥔 여자가 그렇게 말하고는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내 등 뒤로 닿은 여자의 부드러운 가슴과 내 페니스를 움켜쥐고 있는 손에 의해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다. 최대한 뒤로 몸을 붙여 여자의 가슴을 느끼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은영아 너 뭐하고 있냐?"
'허억'뭐야? 진짜가 나타 난거야? 아씨 막 싸기 직전이었는데.... 내 등 뒤에서 완전 굳어진 여자가 느껴졌다.
"네가 안고 있는 건 뭐냐?"
여자가 '후다닥' 내 등 뒤에서 떨어져나갔다.
"... 오 오빠?"
"너 새로 사귀는 녀석이냐?"
"아니 난 오빤 줄 알고..."
"뭐야 저놈이 시킨 거야."
'아씨'아니거든 오줌 누고 있는 나를 저 여자가 덮친 거거든. 하지만 나는 페니스를 바지 속으로 구겨 넣으면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저 남자의 손에 잡히면 오늘 무사하지 못할 것만 같았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야 너 거기서"
'싫어'너라면 서겠냐? 그리고 난 선의의 피해자라고... 내가 그렇게 아무리 속으로 외친다고 해도 저 남자가 들어줄리 만무하고 들었다고 해도 날 무사히 놓아주리라는 보장도 없는 터라 나는 젖 먹던 힘을 다해 달려서 겨우 남자를 따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우 원룸으로 도착한 나는 탈진해서 침대 위로 쓰러져버렸다. 기껏 고기 먹어서 배를 채워놨더니... 앞으로 아무데서나 노상 방뇨를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는 잠이 들고 말았다.
============================ 작품 후기 ============================코멘트 써주신 이비앙 님과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감사드립니다.
쿠폰 투척해 주신 이름모를 두분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