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31화 (31/236)

< -- 모쏠은 이제 그만... 나는 커플이다. -- >

눈을 뜬 나는 침대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사실 란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점심때였지만 벌써부터 두근거려서 가만히 누워 있을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두근거리냐고?

그래 나 여직 모태솔로였다.

오늘에야 말로 그 모태솔로를 벗어나서 여태껏 한번도 내 눈에 보이지 않았던 여친이라는 존재가 생기게 될 예정이었다. 아마 오늘의 일은 내 인생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사건이 될 것임이 틀림없었다.

'앗싸'우선은 목욕탕에 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혹시나 란희와 같이 으슥한 곳으로 들어가서 서로의 몸을 보여주는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미리 그런 사태에 대해 준비해 둔다고 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그러니 유비무환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는 거겠지.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한 나는 근처에 있는 대중탕으로 가기 위해 원룸을 나섰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대중탕에 도착한 나는 특히 사타구니 부분을 중점적으로 씻었다. /24 쪽31

'이제 때 뺏으니 광을 내러 가볼까?'

집으로 돌아와 옷장에 있던 옷을 모조리 꺼내 놓고는 몸에 대어 보다가 아무래도 너무 튀는 것보다는 깔끔하게 가자 싶어서 흰 셔츠와 검은 바지 그리고 갈색의 잠바를 걸쳤다.

아직도 약속시간까지는 까마득하게 느껴졌고 나는 입은 옷이 구겨지지 않도록 벗어서 다시 걸어 둔 후에 향수를 꺼내들었다. 걸어 둔 옷에 향수를 몇 번 뿜어낸 후 가만히 들고 있다가 팬티를 내리고 불끈거리고 있는 녀석에게도 아주 살짝 뿌려주었다.

'큼큼'아 좋은 냄새. 이 정도면 스스로 빨고 싶을까? 라며 김치국을 먼저 마시고 있던 나는 폰을 들고 란희와 카톡을 주고받기 시작했다.

[난 벌써 준비 다했어][벌써? 난 아직 인데][괜찮아 천천히 하고 나와][가능한 빨리 준비하고 나갈게][점심으로 먹고 싶은 거 있어?][네가 좋아하는 거라면 뭐든지 상관 없어]

'그러고 보니 지난번 돈가스를 좋아한다고 했지?'

[돈가스 먹으러 갈까?][그것도 괜찮고][그럼 지난번 그 돈가스집에서 만날까?][그래]약속시간이 되기 한 시간 전에 나는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왔다.

란희와 만나기로 한 그곳은 고작해야 원룸에서 30분이면 왔다갔다하고도 남을 정도의 위치였지만 조급증이 생긴 것인지 가만히 집에서 시간이 가도록 기다릴 수가 없어진 나는 우선 약속장소에 나가고 보자고 생각한 것이었다. 역시나 약속장소인 돈가스집 앞에 도착을 했지만 아직 약속시간은 40분이나 남아 있었다.

나는 돈가스집 앞에서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앉아 있으려고 해도 엉덩이가 들썩거려서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돈가스집 입구를 서성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약속시간 5분전 란희가 나타났다.

"영일아 너 왜 여기 서서 기다리고 있어?"

"너 마중 나온 거야."

'아놔'미치겠다. 얜 얼굴 붉히는 것도 이렇게 예쁘냐? 그냥 으슥한데로 끌고 가? 말아? 그래도 우선은 밥은 먹여 놓고 보자.... 다행히 이 돈가스집 안도 나름 어두컴컴하니까.

"그럼 들어갈까?"

"응"

나는 란희를 향해 한손을 내밀었다. 란희는 내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가만히 손을 뻗어 내 손 위에 얹었다. '아싸'진도 나갔다. 우선 손부터 접수하고.

나는 란희의 손을 잡을 채 어두컴컴한 돈가스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돈가스 두 개 주세요."

메뉴판을 볼 것도 없이 나는 돈가스를 시켰다.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나와 란희는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

사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는 우리 사이에 사람 하나가 앉을 만한 공간이 있었지만 지남철이라도 붙여 놓은 듯 내 엉덩이가 점점 란희 쪽으로 미끄러져 가기 시작해서 지금은 주먹 하나 겨우 들어갈 만큼 좁혀진 상태였다. '아악'아직이야? 밀착하고 싶은데.. 얼마나 더 가야하는거야? 엉덩이를 아주 천천히 움직여 가느라 엉덩이와 허벅지에 쥐가 날 것만 같았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한번에...

"테이블이 너무 멀지 내가 좀 당길게."

라고 하면서 엉덩이를 든 나는 란희의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버렸다. '으음'따뜻하고 부드러운 란희에게 내 몸을 찰싹 붙이고 나서 살짝 뒤로 기댄 나는 한손을 란희의 뒤쪽 소파등받이에 올렸다. 천천히 란희쪽으로 이동시킨 손가락이 란희의 어깨를 짚었다.

"여기 먼지가 붙었네."

라고 하면서 란희의 어깨를 털어주다 란희의 어깨에 안착한 나에 손을 란희는 밀어내지 않았다. '확 그냥'그러나 눈치 없는 종업원이 돈가스를 가지고 들어왔고 나는 할 수 없이 란희의 어깨 위에 얹었던 손을 치워내야만 했다.

"얼른 먹어."

"너도 먹어."

우리는 서로 먼저 먹을 것을 권하다가 같이 웃고 나서는 역시 같이 포크와 나이프를 들고 돈가스를 자르기 시작했다. 돈가스 한입 먹고 란희 한번 쳐다보고 또 돈가스 한입 먹고 란희를 한번 쳐다보고 그렇게 란희를 쳐다보면서 나는 돈가스 대신 란희를 먹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뭘 그렇게 생각해?"

"허으으음 으음 흠흠"

'너 먹고 싶다는 생각'갑작스럽게 질문을 한 란희 때문에 놀란 나는 헛기침을 하면서 얼른 얼버무려야만 했다. 까닥 잘못하다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한 말 때문에 정말이지 십년감수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냥 네 생각"

'거짓말은 아니잖아'나는 그윽한 표정으로 란희를 바라보았고 란희는 역시나 수줍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아래로 떨구었다.

"얘는 얼른 밥이나 먹어."

'그래 널 먹어줄게'아니 아니 아직은 아니잖아 자 우선 마음을 좀 가라앉히고 심호흡..... 후우 후우환타지아에서 일하면서 벌거벗은 여자들을 손쉽게 대해서 인지 아니면 너무나 쉽게 서빈이라는 대스타를 꿀꺽해서인지 자꾸만 앞서 나가려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힘들었다. 우선 란희는 그런 여자들과는 완전 다른 종족이니까 그에 따른 대응방법을 고수해야 한다고 판단한 나는 최대한 자제하기 위해 애쓰기 시작했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바로 이것

"란희야 그럼 우리 오늘부터 사귀는 거다."

'에구'너무 빨랐다. 이런 말을 돈가스를 썰면서 하다니.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란희는 설마 우는 거야? 그럴리 없잖아 청혼을 받은 것도 아닌데... 잠시 후 란희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빨갛게 변한 채 나를 바라본 란희가 입을 열었다.

"그래"

"너 허락한거다. 그럼 오늘 우리 1일이네."

"응"

란희와 나는 돈가스를 먹고 나서 후식으로 커피를 마셨다. 나는 사실 사이다를 마시고 싶었지만 나중에 있을 일을 생각하니 커피를 마시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커피를 선택했다.

내가 계산을 하는 동안 란희는 먼저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얼른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왔고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에잇'간만에 아니지 처음으로 여자친구와 하는 데이트인데 비라니? 난 정말 저주받은 인종인 것일까? 해가 방긋거려도 모자랄 판에.... 하지만 그것은 나의 기우였다. 란희의 가방안에서 나온 작고 앙증맞은 우산은 한명이 쓰기에도 모자라 보였고 그것을 란희와 내가 같이 쓰게 되자 자연히 우리 둘은 밀착할 수밖에 없게 되었던 것이다.

난 한손으로는 우산을 들고 한손은 란희의 어깨에 얹어서 최대한 란희를 내 쪽으로 밀착시켰다. '하아'좋다.

이제 무조건 비오는 날 만날까? 이러다가 살짝 우산으로 가리고 ... 쪼옥 하기도 좋고... 막상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란희에게 키스가 하고 싶어 미칠 것만 같았다. 사귀기로 한지 이제 겨우 한시간 정도가 지났을 뿐인데 벌써 거기까지 진도는 무리가 아닐까? 아니 막말로 요즘엔 사귀기로 하면 바로 여관으로 직행하는 커플도 부지기수라는데 키스정도가 대수라고... 하지만 얘는 처녀잖아 설마 첫키스는 아니겠지.... 그래 설마... 그래도 혹시나 첫키스라면... 이쯤되자 나는 반쯤 미칠 것만 같았다.

이젠 란희가 첫키스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키스라는 것에 몰두하기 시작하자 란희의 입술만이 클로즈업되어서 보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안 되겠다. 이러다가 길 한복판에서 란희를 덮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

'어디로?'

영화관으로.. 딱 좋아 어둡고 밀착되고 거기다 시끄러우니까 소리가 나도 안 들릴테니까.

요즘엔 커플석이 생겨서 더 좋아진 그곳을 향해 나는 란희를 이끌고 급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영화보게?"

"응 비오는 날은 영화가 딱이야."

나는 란희에게 영화를 고르도록 했다. 나야 당연히 피 튀기는 액션영화가 좋지만 란희는 그런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았기에 선택권을 란희에게 넘긴 것이었고 란희는 역시 내 짐작대로 로맨틱한 멜로물을 선택했다. 아직 낮이라서 인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나는 가장 뒤쪽의 커플석 표를 구매했다.

"혹시 뭐 먹을래?"

"아니 난 별로."

"그럼 음료수만 사서 들어가자."

나는 시원한 사이다를 샀다. 한 개만... 두 개까진 필요 없지. 같은 빨대를 서로 번갈아 가며 물다 보면...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을 얼른 지워 버리고는 기다리고 있는 란희에게로 돌아갔다.

"들어가자"

나는 란희를 영화상영관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이미 스크린에서 광고영상이 보여지고 있는 중이었다.

"자 이쪽이야."

나는 란희의 손을 잡고 가장 뒤쪽의 커플석으로 안내를 했고 란희는 커플석의 오른쪽에 앉았다. 그리고 나는 당연히 남는 왼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잠시후 영화가 시작되었다.

멜로물 답게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손을 잡고 그리고 키스를 했다.

나는 옆에 앉은 란희를 힐끗거리면서 쳐다보았고 소파 뒤로 팔을 얹어서 슬금슬금 미끄러트렸다. 손가락 하나가 어깨에 올라갔는데도 피하지 않는 란희를 보며 손가락 두 개를 그리고 이내 손 전체를 란희의 어깨에 얹었다.

란희가 놀라며 내 쪽을 쳐다보았고 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란희의 입술을 내 입술로 덮었다.

'그 다음은 어떻게 해?'

사실 여태껏 키스를 할 때 이미 입을 벌리고 있는 상대와 키스를 했었기에 이렇게 란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겨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란희의 입술만 핥았다. 그러자 란희의 입이 벌어졌고 나는 벌어진 란희의 입술 안으로 혀를 미끄러트렸다.

'으음'바로 이 맛이야. 오우 끝내기 싫은데 어떻게 하지? 나는 한참이나 란희의 입술을 물고 놓지 않았다. 핥고 빨고 물고 심지어는 막 밀어넣고 빨아 당기기까지 한 나는 란희의 입술이 퉁퉁 부을 정도가 되어서야 겨우 겹쳐진 입술을 떼어낼 수 있었다.

얼굴이 붉다 못해 귀까지 빨갛게 변한 란희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 너무 예뻐서 못 참겠다."

나는 란희의 귀에 가만히 속삭였고 란희는 흠칫 몸을 떨더니 내 쪽을 쳐다보았다. '아우'어쩌냐? 확 잡아먹고 싶다.

여기서 덤벼들면 변태 취급 받겠지?

그러고 보니 골목에서 카섹녀를 덮쳤다던 넘버투가 생각이 났다. 카섹녀를 덮치고 싶진 않지만 넘버투의 그때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갔다.

'하지만'지금 이런 시점에 웬 넘버투 생각? 자 다시 집중하고.... 나는 란희의 어깨에 얹어져 있던 손에 힘을 주어 란희를 내 쪽으로 끌어 당겨 내 품에 안았다. '아'포근하다.

부드럽고 그리고 좋은 냄새가 난다. 이 냄새는 마치 내 페니스를 발기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듯한 냄새였다. 그러고보니 아침에 페니스에도 향수를 뿌렸었는데 오늘은 아무래도 녀석이 등장할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아 아까워라. 간만에 깨끗하게 씻었는데... 란희와 나는 그 자세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밀착해 있었다.

사실 그것은 나의 끊임없는 인고를 요하는 일이었다. 펄펄 끓고 있는 피를 가진 나 같이 혈기 왕성한 젊은 남자가 아무런 움직임 없이 여자를 안고만 있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뼈를 깎는 아픔까진 아니지만 피가 몰린 페니스 끝을 짓누르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기다 멜로물이라서 중간중간 피를 한곳으로 몰리게 만드는 신이 나올 때면 나는 식은땀까지 흘리면서 란희를 안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인내는 쓰고 그 결실은 달콤하다고 했지? 조금만 참자는 생각으로 나는 겨우 참아내었다. 사귀기로 한 첫날부터 덮칠 순 없잖아. 둘째 날이라면 또 모를까... 영화를 보고 나와 보니 비가 그쳐 있었다.

란희와 나는 거리를 잠시 걸어 다녔다. 아직 낮이지만 비가와 날이 흐려서인지 밝지만은 않은 길을 걷는 건 나름 운치가 있었다. 그렇게 걸어 다니다가 옆에서 지나가는 차가 웅덩이를 지나가면서 우리 쪽으로 흙탕물을 튀고는 빠르게 사라져갔다.

'아씨'저걸 쫓아가? 말아? 지금은 저걸 쫓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생긴 것 같다. 흙탕물이 튀어 엉망이 된 나와 란희... 이대로는 그냥 돌아가기 힘들것 같은데...'오우 예'이런 일을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하던가... 그런데 어디로 간다지? 근처 여관? 아니면 모텔? 아니면....

"란희야 옷이 다 젖어버려서 이대로 있기는 힘들겠다."

"그렇네 어쩌지?"

'어쩌긴'나하고 좋은 곳으로 가는 거지.

"여기서 내가 사는 원룸이 얼마 안 멀거든. 같이 가서 우선 좀 씻고 옷도 좀 갈아입자."

"..... 그럴까?"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란희의 손목을 잡고 나는 얼마 멀지 않은 내 원룸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사실 란희와 만나기로 했던 약속장소와도 그리 멀리 않았었는데 무작정 걷다가 보니 원룸 근처까지 왔었던 것이었다.

회귀본능인지 아니면 남자로써의 감인 것인지 아무튼 잠시 후 란희와 나는 원룸에 도착했다. 얼굴을 붉히며 내 옆에 서 있는 란희가 도망 갈까봐 한손으로는 란희의 손목을 단단히 붙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원룸 열쇠를 꺼내 문을 열고 란희를 먼저 문안으로 밀어 넣었다.

예상과는 달리 원룸 안으로 가볍게 밀려들어가는 란희의 뒤를 따라 방안으로 들어선 나는 우선 란희를 욕실 안으로 밀어 넣고는 물을 끓이기 위해 주전자를 가스렌지 위에 올려두고 란희가 입을 만한 옷을 찾기 위해 옷장 문을 열었다. '우후'이럴 때는 남자들의 로망인 하얀 와이셔츠를 입어줘야지. 나는 가장 얇아 보이는 셔츠를 꺼내들고 욕실 문으로 다가갔다.

문에 귀를 대니 씻고 있는지 물소리가 나고 있었고 혹시나 싶어 문을 돌려보니 역시나 잠겨져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문 안 고치는 건데.'

사실 얼마 전 욕실문이 고장 나서 제대로 닫히지가 않아서 손잡이를 아예 교체해 버렸었다.

그때 그냥 고장난 채로 놔뒀더라면 지금은 실수인척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을 텐데... 아 아쉽다. 사람이 너무 부지런해도 손해를 보는구나.'히익'어차피 욕실 안에는 입을 것이 없으니 그냥 나오겠지. '어어어 허헉'이렇게 중심을 잃으면... 욕실 안에서 물소리가 그치는 것 같더니 욕실 문이 갑자기 안으로 당겨졌다.

문에 귀를 대고 기대서 있던 나는 그대로 안쪽으로 넘어지며 문을 열고 있던 란희의 품안으로 쏘옥 안겨들었다.

"어머나"

그 바람에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으면 넘어진 란희의 위로 가슴에 귀를 댄 채 넘어진 나는 그대로 란희를 바닥으로 내리눌렀다.

란희의 위에 있는 내 신음소리가 점점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다 벗은 채 달랑 수건 한 장만으로 덮여 있는 란희의 위에서 점점 흥분하기 시작했다.

"으으윽"

란희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내 귀를 때렸고 나는 벌떡 일어서서 란희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침대로 걸어가서 천천히 란희를 침대 위로 내려놓았다. 부끄러운 듯 내게서 시선을 피하는 란희의 턱을 손으로 잡고 들어올려 란희의 눈을 바라보았고 란희는 나를 보기 힘든듯 눈을 감아버렸다.

'잘 먹겠습니다.'

내 입술로 덮은 란희의 입술을 혀로 핥다가 빨아대자 란희의 입술이 열렸고 그 사이로 나는 혀를 집어넣어 란희의 입안을 더듬기 시작했다.

욕실 안에서 양치를 한 것인지 깔끔한 치약의 맛이 느껴졌고 나는 부드럽게 란희의 혀를 비비다가 입천장 혀 아래를 샅샅이 핥아대었고 란희의 혀를 빨아 당겨 내 입안으로 가져와서 물고 빨며 마음껏 맛보았다. 입술로는 란희의 입술을 공략하는 사이 한손으로는 란희 위를 덮고 있던 수건을 치워버리고 우선은 가볍게 가슴을 움켜쥐었다.

몸을 꿈틀거리며 뒤로 빼는 란희의 허리를 한 팔로 감아 내 쪽으로 당기고 란희의 몸 위로 올라타서 내 다리로 란희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내리 누르기 시작했다.

내 움직임을 느낀 것인지 갑자기 날 마구 밀어내기 시작한 란희를 더 힘주어 내 쪽으로 당기며 불끈 솟아오른 내 아랫도리를 란희에게 비벼대었고 란희는 나를 떨어트리기 위해 몸부림을 쳤지만 그런 란희는 행동은 점점 더 나의 인내심의 바닥을 드러내게 하고 있었다.

'후욱'자 잠시만 천천히. 이렇게 흥분하다가는 또 들어가자마자 싸면 안되니까.

나는 란희의 입술에서 내 입술을 떼어냈다.

"저기 영일아 잠깐만."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나를 밀어내려는 란희를 지그시 바라보며 나는 입을 열었다.

"걱정 마 아주 천천히 할 거야."

'미친'천천히는 무슨 천천히 지금 바로 할 거야.

"안 돼. 안 된단 말이야."

"괜찮아 내가 책임질게."

'책임은 무슨 책임'그거 먹는 건가요?

"야 최영일 좀 비켜 봐."

"나도 그러고 싶은데... 몸이 안 움직이네."

'그러고 싶긴 뭐가?'

빨리 박고 싶어 미치겠다. 그러고 보니 나 얼마나 굶었던 거야? 지난번 서빈하고 한 뒤로는 계속 굶었으니까. 에엑 벌써... 아 안 돼 오늘은 꼭 해야 돼.

"안 된다니까 너 정말..... 으으응 하아."

입으로는 거부하던 란희는 내가 가슴을 움켜쥐고 유두를 입에 물자 허리를 튕기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거기다 살짝 유두를 빨자 귀여운 신음소리까지... 아 미치겠다.

나는 '천천히'라는 말을 속으로 수 백번도 더 되뇌이면서 란희를 주물러 대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해동풍님, 이비앙님, 성미카엘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성미카엘님과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기대에 못 미쳤다면 죄송하지만 굳이 핑계를 대라면 개구리는 도약하기 위해 먼저 움추린답니다. 이번편과 다음편은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에 쿠폰 투척해 주신 이름모를 한분께도 감사드리며... 이번편은 사정상 좀 빨리 올렸습니다. 그럼 즐감하셨길... ^^=====================================================================

< -- 모쏠은 이제 그만... 나는 커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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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하악'내 입안에서 자극 받은 란희의 유두가 점점 단단해지며 솟아올랐고 나는 그 유혹을 참지 못해 이를 세워 유두를 잘근잘근 씹어대기 시작했다.

"흐읍"

한 팔은 상체를 튕겨 올리며 반응하는 란희의 허리를 감아 내 쪽으로 당기고 나머지 한 손을 가만히 란희의 엉덩이를 더듬다가 손을 점점 앞으로 이동시켰다. 한쪽 유두를 실컷 맛본 뒤 반대쪽 유두로 옮겨가면서 나는 란희를 침대에 가만히 눕히고 란희의 다리사이로 슬쩍 파고들어 자리 잡았다.

'으으윽'미치겠다. 쌀 것 같아. 옷 아래로 느껴지는 벌거벗은 란희의 육체는 나를 미치게 만들기 시작했다.

/25 쪽32란희의 허벅지 사이를 파고든 손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움찔거리며 란희가 뒤로 몸을 빼기 시작했다.

"너 손 치워 뭐하는 거야?"

여태껏 내 혀놀림에 반쯤 정신이 나가있던 란희가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손길에 정신이 든 건지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괜찮아 만져만 볼 거야. 봐 나 옷도 다 입고 있잖아."

'아직은 말이야'지금은 만지기만 하고 조금만 기다리면 박아 주기도 할게

"하지만... 아아앙"

"가만히 있으면 내가 다 알아서 할게."

'안 아프게 박아줄 테니 기다려봐'란희의 여성을 쓰다듬던 손이 그 사이에 작은 돌기를 찾아내었다. 손가락으로 살짝 눌렀다.

"아윽 아아"

"어때? 좋지?"

더 세게 돌기를 누르자 란희의 허벅지가 옆으로 벌려졌다. 마치 빨리 박아달라는 듯이... 하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 좀만 참자.

한참을 손가락으로 돌기를 가지고 놀다가 잠시 후 그 아래로 미끄러트려 꽃잎을 벌렸다. 따뜻한 틈새에 손가락을 넣으려다가 나는 몸을 일으켰다.

"뭐하려고?"

내가 란희의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가져가자 놀란 란희가 자신의 두 손으로 그곳을 가리며 뒤로 더 올라갔다. 하지만 이미 갈만큼 가서 란희는 더 이상 뒤로 갈 수가 없었고 나는 두 손으로 란희의 허벅지를 잡고는 옆으로 벌렸다. 우선은 입술을 돌기 쪽에 비벼댔다. 그리고 곧 유두를 빤 것처럼 그것을 '쪽 쪽' 빨기 시작했다.

"어헝 어어엉 하아 허엉 어엉"

란희의 '어엉'거리는 소리가 음악소리저럼 내 귀에 들려오기 시작했고 나는 입술에 더욱 힘을 주었다.

"아아 그만 아앙 미칠 것 같아."

'제발'미쳐서 나 좀 덮쳐줘라. 사실 환타지아 안에서 여자에게 덮쳐진 경험이 있긴 하다.

그때도 사실은 완전히 싫었다고만 할 수 없었는데 만약 란희에게 덮쳐진다면... 그래 란희가 덮치도록 하는 거야라는 건 나중 일이고 우선은... 내 입술이 꽃잎을 물어 맛을 보고 그 사이로 혀를 밀어넣었다. '아아'달콤하다.

아무도 맛보지 못했던 곳이라서인지 미치도록 달콤하다. 내 혀는 한참동안이나 틈새를 핥아대었고 란희는 연신 허리를 비틀며 움직이고 있었다.

"아응 아아 어엉 허 허엉"

틈새를 한참을 맛 본 나는 입술을 란희의 허벅지 사이에서 떼어냈다. 란희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었고 온 몸이 푸들거리고 있었다.

'얘는 떠는 것도 예쁘네'란희가 서빈보다 더 예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란희는 완전히 내것이라는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 서빈보다 적어도 몇 배는 더 예뻐 보였다. '찌지직'바지의 버클을 열어 지퍼를 내리고 바지를 팬티와 함께 아래로 내려 벗어버렸다. 그리고 위에 입고 있던 상의도 벗어 던지고 난 뒤 나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파들거리고 있는 란희의 위로 몸을 겹쳤다.

'처음 일때 한방에 끝내야 한다던데'나는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적이 있던 처녀를 따먹는 방법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며 페니스에 힘을 주어 란희의 틈새에 가져다 대었다.

"넣어도 될까요?"

'뭐냐? 넌'갑자기 뭔 헛소리를 하는 거냐? 넣어도 될까요는 무슨 란희를 손님으로 착각한 것도 아닌데... 나 미친 거 아니야? 다행히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인 란희는 내가 뭔 헛소리를 했는지 못 들은 것 같았다. '합'다시 저절로 벌어지려는 입을 꼭 닫고 나는 란희의 틈새를 조준하고 있던 페니스를 엉덩이를 뒤로 빼서 반동의 힘을 실은 채 그대로 란희의 안으로 파고들었다.

"악"

"으헉"

'푹'소리를 내며 꽂혀 들어간 페니스로 인해 나도 란희도 놀라 눈이 크게 떠졌고 나는 그대로 란희의 가슴에 내 가슴을 부딪치면서 란희의 안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퍽 퍽"

강약을 조절할 만한 정신이 없었다. 살살해야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뇌의 명령이 내 엉덩이와 페니스에까지 도달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엉덩이와 페니스는 다른 신경의 지배를 받는 것인지 나는 란희를 짓이길 듯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내 움직임에 란희는 끈 떨어진 연처럼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아씨'안에 싸고 싶은데 안 되겠지? 그냥 모른채 하고 안에다 싸버릴까? 하지만 란희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내 여친이다. 내가 아껴주어야지(?) 하는 생각에 싸기 직전 가까스로 란희의 안에서 빠져나온 나는 정액을 란희의 돌기와 틈새에 마구 뿌려대었다. 그리고 내 정액에 젖어 있는 란희의 그 부분은 나를 정말 미치도록 흥분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경지인 싼 후 바로 서기의 단계에 진입할 수 있었고 란희의 틈새에 뿌려진 내 정액에 비빈 페니스를 다시 란희의 안으로 밀어 넣었다.

"아앗"

내가 정액을 뿌려대자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축 늘어진 채 누워 있던 란희는 다시 침입하는 내 페니스에 놀라 몸을 일으키려 했고 나는 란희를 마주 앉은 채 침대위에서 엉덩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 만지기만 한다며?"

'사실 너도 그 말 믿은 거 아니잖아'하지만 나는 토라져 등을 보이고 있는 란희에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사실 원룸까지 따라 들어왔으면 이미 뭔가가 있을 거라는 걸 예상하고 들어와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것도 남자 혼자 사는 원룸에서 벌거벗고 목욕까지 했으면 이미 게임은 끝난 거지.

라는 건 나 혼자의 생각이고 란희는 잔뜩 부은 얼굴로 토라져서 내게 등을 돌리고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조차도 나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란희는 아까 내가 찾아낸 내 얇은 와이셔츠 하나만을 걸치고 있으면서 흙탕물에 젖어서 벗어 빤 원피스와 속옷을 드라이기로 말리고 있었던 것이다. 란희는 눈치 채지 못했는지 모르지만 그 와이셔츠는 다 비쳐 보였다.

등쪽이라서 비쳐도 별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매끈한 등과 허리와 엉덩이를 이어주는 곡선은 나를 유혹하기엔 넘치도록 충분했다.

"배 안 고파?"

갑자기 고개를 돌려나는 쳐다보는 란희의 시선은 마치

'너 미친 거 아니니?'

라고 묻는 것 같았지만 나는 아까 먹었던 얼마 되지 않는 돈가스로는 입가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에 당연히 배가 고플 수밖에 없었고 거기다 란희의 격렬한 운동을 하는 바람에 에너지가 고갈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난 배고픈데. 뭐 먹을래?"

"난 배 안고파"

'왤까?'

난 아침에 결심했던 것처럼 너에게 페니스를 맛보게 하지도 못했는데... 알고 보면 여자의 운동량이 적어서 그런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와 찬장 여기저기를 뒤져보았지만 벌써 장을 본지 여러날이 지난 터라 먹을 게 있을 리가 없었다.

"우리 나갔다 올래?"

"나 뭐 입고 가라고."

"내 체육복 빌려줄게."

와이셔츠 위에 내 체육복을 입은 란희는 아빠옷을 입은 여자아이 같아 보였다. 나는 팔다리를 걷어서 끌리지 않도록 해주고는 란희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라는 말은 억지로 삼켰다.

"응 난 이것만 먹을래 넌?"

"나는 우선 이거랑 저거랑 또 저거."

가볍게 라면과 김밥 그리고 입가심으로 먹을 빵 하나랑 또 우유를 집어 들었다. 란희는 진심으로 놀란 표정으로 그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씨'그냥 집에서 짜장면이나 시켜 먹을 걸 그랬나? 나는 계산을 하면서 나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알바생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잠시 했지만 곧 내 손을 묵직하게 하는 먹거리들의 무게에 만족하며 란희의 손을 잡고 편의점을 나왔다. 천천히 원룸으로 걸어 들어 가다보니 란희와 내가 마치 신혼부부처럼 느껴졌다.

같이 장을 보러 나온 신혼 부부. 생각만 해도 가슴에서 뭔가가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가만히 란희의 손에 손깍지를 꼈고 란희의 얼굴은 금방 빨갛게 달아올랐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한 나는 먹거리들은 한쪽으로 내팽게 친 채 다시 란희를 맛보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란희와 좀 전의 에로영화의 후속편을 찍어댄 나는 쪽에 내팽게 쳤던 먹거리들을 가져와서 꺼내 놓고 라면을 끓였다.

"란희야 같이 먹자."

"응"

란희는 내 맞은편으로 와서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라면을 먹던 우리들은 우연히 같이 한 개의 면발의 끝의 물게 되었고 내가 서서히 란희 쪽으로 다가가며 면발을 먹어 치우고는 곧 란희의 입술도 삼켜 버렸다.

그 유명한 면발 키스를 하면서 곧 우리는 에로영화 3편을 찍어대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아주 늦은 시간까지 란희와 함께 있었고 절대 외박 불가라는 란희의 말에 할 수 없이 란희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혼자 침대에 누워 있는데 웃음이 비식비식 흘러나왔다. 여자친구가 생긴 것도 기쁜 일인데 하루도 안 되어서 홀랑 잡아 먹어버리다니. 나 갑자기 능력자가 된 거 아니야?

다음날 란희를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나의 기대와는 달리 란희에게 일이 생겨서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학교를 가는 월요일이 되었다.

사실 학교에 가는 건 싫지 않다. 하지만 수업을 듣기는 싫다. 그런데 란희가 같이 수업을 듣는다는 그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더 이상 수업시간이 지겹지만은 않았다. 란희의 뒷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고 가끔씩 나를 돌아보며 미소 지어주는 란희가 너무도 좋았다.

강의가 끝나고 나는 살짝 란희를 밖으로 불러냈다. 복도 끝으로 나온 란희를 자판기의 옆으로 끌고 가 품에 폭 안아주었다.

"너무 보고 싶었어"

"나도"

"오늘도 우리 집에 올래?"

'아놔'이거 너무 속 보이잖아.

"그러고 싶지만 집에 일이 있어서"

"그래? 그럼 내일은?"

"요즘 대회 준비 돕느라 바빠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

"시간 되는 날이 언제야?"

"이제 대회가 이주 남았잖아 그 때까지는 시간 내기 힘들 것 같아."

'이거 사실 이야? 뻥이야?'

나랑 하는 게 영 별로 였나? 나는 내 스스로 테크닉도 그렇고 스킬도 꽤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역시 그날 너무 무리한 걸까?

"그럼 할 수 없지 나중에 대회 끝나고 연락할 게,"

"그래도 돼?"

"되지 그럼 누가 원하시는 일인데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마 그리고 매일 학교에서 보잖아."

'그렇지'일단 먼저 멋있지? 거기다 여자친구를 위한 아량까지.. 역시 난 너무 괜찮은 편이야.

그렇지만 그 주가 다 지나도록 란희에는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뭐야?'

아직 대회가 시작한 것이 아닌데도 란희와 그 친구들은 너무 서두는 거 아니야? 뭐니뭐니해도 이번 일의 성과는 란희의 태도의 변화였고 그리고 란희와 나를 CC로 인정해 가는 학과의 분위기 였다.

그럼 한 템포 느쳐서 란희에게 접근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와우'이제 드디어 공식커플이 된 것일까? 기쁨 마음으로 학교를 향하던 내 발걸음이 더욱 가벼워 졌다.

내가 강의실 안으로 들어서자 몇 몇 동기들의 시선이 나를 집요하게 따라오기 시작했다. '쯧쯧쯧'내가 알기로 지금 날 노려보는 필규는 지난 번 학기 초에 란희에게 고백했다가 바로 한방에 뻥 차여서 한때 '까도남'(까인 도시의 남자) 이라고 불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영철이와 순식이, 규호도 란희에게 고백을 한 적이 있는 녀석들이었다. '음하하하'나는 대단한 경쟁력을 가진 남자란 말이다.

일명 헤어디자인 할과의 여신이라 불리는 란희와 사귀게 된 것도 대단하지만 바로 그날 한입에 란희를 삼켜버렸으니 너희들이 그 사실까지 알게 되면 배 좀 아플걸. 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강의실 뒤쪽으로 가서 내 자리에 앉았다.

'란희는 아직 안 온 건가?'

이리저리 강의실을 둘러봤는데 강의실 어디에서도 란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강의실로 교수가 들어오고 막 출석을 부르기 직전 란희가 강의실 안으로 들어와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뭐야?'

늦잠이라도 잔 건가? 그렇지만 평소와 크게 다른 모습은 보이지 않는 란희를 향해 내가 손짓했고 란희는 내 쪽으로 다가와 옆의 빈 의자에 앉았다.

"고마워"

옆에 앉아있는 나에게만 들릴만큼 작은 목소리로 얘기한 란희는 곧 강의를 하고 있는 교수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란희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고 동기들 몇 명이 뒤돌아보다가 나란히 앉은 란희와 내 모습을 발견하고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고는 나를 노려보았다.

'얼마든지 봐라'부러워 죽겠지?

라는 표정으로 동기들의 시선을 되받아 친 나는 슬쩍 란희가 앉은 의자의 등받이에 한팔을 얹어서 잠시 후 란희의 어깨를 더듬었다.

"이거 좀 치워."

하지마나 나는 오히려 내 팔을 더 아래로 미끄러트려 란희의 등을 쓰다듬었고 란희는 놀라 가슴을 앞으로 내밀면서 등을 앞으로 구부러지게 했다. '하아'여기가 강의실만 아니라면 아니 이 강의실에 란희와 나 단 둘이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곧 현실로 돌아온 나는 란희의 등에 얹어 있는 손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지러지던 란희를 보며 교수가 나에게 란희를 부축해서 같이 의무실에 가라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땅만 쳐다보고 있는 란희를 부축해서 복도로 나왔다.

"야 최영일 너 왜 이래?"

"내가 뭘?"

질문에는 질문으로 대답한다. 이것도 '바람피운 남자의 대처법'이라는 내용 중에 들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것은 환타지아에서 카운터를 보면서 옆에 손님들이 읽던 잡지를 하나 빼서 읽은 중에 알게 된 내용이었다. '하지만'나는 바람 따윈 피운 적이 없는걸.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자꾸 만지지마"

"뭘?"

"네가 만졌잖아"

흡사 시뻘겋게 달아오른 란희가 내게 말했다.

"만지다니 나 그런 적 없어."

이제 씩씩거리기 까지 하는 란희'오호라'이것도 재미있는데... 반응 속도 좋고 강도도 좋고 붉어진 얼굴로 씩씩 거리는 것도 좋고. '아놔'나 정말 애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그러면 안 될 건 없지만 왠지 살짝 손해 보는 느낌이 들었다.

내손을 뿌리치고 의무실로 향해 가는 란희의 뒤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란희와 사귀는 데 있어서 좀 당황스러운 일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현재 내가 일하는데가 환타지아라는 사실을 란희에게 밝히기가 좀 꺼려졌다. 그래서 그냥 알바를 한다고만 말해두었더니 계속 궁금한지 자꾸 어디서 알바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냥 아는 분 소개로 일하게 된 곳이야."

"그래? 그럼 나 한번만 가보면 안 될까?"

"어딜 간다고?"

"네가 일한다는데 말이야."

"안 돼 절대 안 돼."

"왜?"

"그게 여자가 올만한 데가 아니야."

'그래'너처럼 순진한 여자가 드나들만한 곳은 아니야.

"혹시 너 거기 알바하는데 다른 여자 있어서 양다리 걸치거나 한건 아니겠지?"

"당근이지."

'허억'그런데 왜 갑자기 내 앞에 떡대의 얼굴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일까? 차라리 손님들이 생각나면 모르겠는데 갑자기 떡대라니... 미친 게야 정말 미치곤 만 것이야.

내가 괴로워하며 머리를 집어 뜯자 란희가 놀라며 말했다.

"나 너 믿어 그러니까 그만해"

"엉?"

"네 머리카락 말이야."

나는 그제야 내가 머리카락을 집어 뜯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곧 손을 내리고 머리를 정돈했다. 나를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란희에게 활짝 웃어준 나는 그날 오후에도 환타지아를 가기위해 학교 밖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환타지아에 도착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해동풍님, 성미카엘님. 이비앙님. 새우군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쿠폰을 투척해 주신 이름 모를 두분께도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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