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번째 여친 -- >
'어어억'뭐야? 설마... 너 처녀냐? 라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것 참 난감하네.
"미안해"
'앗'이게 아니잖아. 그거 말고 다른 말...
"사귈래?"
'우와'나 미쳤나? 드디어... 나 미쳤구나.
/26 쪽54 '우와와아악'너 지금 고개 끄덕 인거야? 진짜? 참말로? 진심으로? 황세린은 온몸을 붉게 물들인 채 침대에 누워 얼굴을 옆으로 돌리고 내 시선을 피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후욱 후욱'자 우선 좀 진정하고 생각해 보자. 생각을 생각 생.... 각.... 생각이 날 리가 있어? 지금 막 네 여자친구가 된 황세린이 저렇게 벌거벗은 채 침대위에 누워 있는데... 거기다 아까 아프다고.... 딱 한번 처녀의 거길 만져본 경험상... 황세린은 처녀가 분명한 것 같긴 한데... 우와아갑자기 놀란 나는 황세린의 틈새에 찔러 넣었던 손을 들어 쳐다보았다.
'아차차'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우선은 일을 끝내 놓고... 무슨 일이냐면 황세린을 더듬던 일.... 이 아니라 손님을 마사지 하는 일... 그게 그건가? 아무튼 일을 끝내 놓고.... 이히히히히히 괜히 웃음이 나왔다. 놀란 나는 내 입을 막고는 황급히 세린이를 쳐다보았지만 눈을 꼭 감은 채 침대위에 누워 있는 세린이는 나 혼자 히죽거리고 있는 것을 보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럼 마사지 계속하겠습니다."
일부러 딱딱한 어조로 말을 하고 세린이에게 다가갔다. 두손으로 세린의 다리를 잡고 옆으로 벌렸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에 감탄을 하는 것도 잠시 나는 곧 세린의 분홍빛의 꽃잎을 입에 물고 있었다.
"아앗 거긴 아 그만"
부끄러운지 이리저리 허리를 비틀며 손을 뻗어 자신의 사타구니를 가리려는 세린의 모습은 오히려 더 유혹적이었다. 붉게 물든 뺨도 색정적으로 보였다. 아니면 내 눈에 문제가 생긴 건가?
잠시 떼어냈던 입술을 다시 세린에게로 가져다 대었다.
"아앗"
'아윽'비명소리도 어찌 저리 귀여운지. 생각 같아서는 한입에 삼켜버리고 싶지만 그래선 안 되겠지?
다시 세린의 꽃잎을 헤치고 혀를 밀어 넣으려는 순간 문이 갑자기 열렸다.
'뭐야?'
결정적인 순간을 방해하는 게
"세린아 그만 가자"
'이 눈치 없는 백진아 아니 백치미가 진짜'이제 시작이거든 딱 보면 모르겠냐?
"세린아 빨리 가야한다니까 영일씨 세린이 다리 좀 놔줘요."
"아직 서비스 안 끝났습니다."
"... 어 어어 갑자기 웬 존대?"
"지금 업무시간이니까 당연히 손님께 존대해야죠"
"암튼 지금 늦었어요"
"그래도 하던 건 마무리 짓고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아이 참 매니저가 좀 있으면 데리러 올 텐데. 여기 이러고 있는 거 알면 큰일 나요"
"왜요? 매니저가 여기 보낸 거 아닙니까?"
"세린이는 엄마가 매니저까지 한단 말이예요."
'으잉'그럼 이러고 있다가 발각되면... 큰일 인데...
"자 그럼 손님은 일어나세요. 이제 정리하죠."
내가 세린의 어깨를 잡아 일으켜 앉혔고 세린은 붉어진 얼굴로 내 시선을 계속 피하고 있었다. 백진아가 그런 세린을 데리고 탈의실로 들어가더니 옷을 입혀서 데리고 나왔다. 난 세린에게 눈을 찡긋해 보였고 재수 없게 하필이면 그 때 백진아랑 눈이 딱 마주쳤다.
"영일씨 눈에 뭐 들어갔어요?"
"... 아 그러게요 눈이 막 따갑네요."
내가 양눈을 마구 찡긋거리며 그렇게 대답하자 세린이 뒤에서 푸푸 웃음을 흘렸고 백진아는 나와 세린이 사이를 번갈아 쳐다보았지만 고개를 갸웃 거리더니 곧 앞으로 걸어 나갔다. 세린이 내 옆을 지나가면서 뭐라고 중얼거리면서 지나갔다.
가만히 들어보니 숫자를 중얼거렸는데 생각해보니 아마도 폰번인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천재가 아니라고... 난 그냥 일반인이란 말이야. 어떻게 한번 중얼거린 폰번을 외우겠어... 하지만 나는 외워버렸다. 다행이 폰번의 중간 네 자리 숫자와 끝 네자리 숫자가 같았기에... 나는 얼른 방에서 나와 백진아와 세린이가 서 있는 엘리베이터로 가서 둘을 엘리베이터에 태우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둘은 환타지아가 아닌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니에요?"
"여기 온 거 알면 아마 세린이 혼날걸요."
"그럼 어디까지 갑니까 내가 데려다 주죠."
"괜찮으니 일보세요. 지금 근무시간 아니에요?"
"근무시간이니까 더 데려다 드려야죠. 손님으로 환타지아에 오신 건데."
"바로 저 앞이니까 걱정 말고 들어가세요."
'아오'야 백진아 나 너한테 하는 말 아니거든. 넌 좀 고만 끼어들어라. 나는 세린이 쪽을 보면서 말을 하고 있었지만 세린이는 부끄러운 건지 앞만 보면서 걸어가고 있었고 백진아가 날 보며 내 말에 답을 해 주었다.
그것도 대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결국 대화도 못해보고 보내는 구나. 사귀기로 했는데.... 아닌가? 혹시 나 혼자 착각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손에 남아 있는 이 느낌은 진짜인 것 같은데... 나는 백진아와 황세린이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계속 그 둘의 뒤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와 우와 우와 끼야홋"
나 드디어 여친이 생겼다. 처음 여친을 사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인 게 이젠 내가 뭔가를 좀 알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일 수도 있고 거기다 세린이 처녀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미 내가 좋아하고 있던 연예인이기 때문일 수 도 있지만 아무튼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그러니까'세린이 처녀일 수 있었던 건 매니저인 엄마의 감시 때문이겠지. 그런데 문제는 지금까지는 그런 감시가 너무도 감사했지만 나한테까지 감시의 눈초리를 보낸다면 그 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는데.
나는 폰에 세린의 폰번을 저장하면서 환타지아로 돌아왔다. 지금 당장이라도 전화를 하고 싶었지만 매니저인 엄마와 있을 때 전화를 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느껴져 우선은 저녁때가 되기를 기다려보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내가 환타지아로 들어가자 원장이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원장을 보자 나는 VIP실로 올라가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절했던 28번방 꼬붕이 생각이 났다.
"원장님 현우 형은 어떤 가요?"
"이제 막 정신을 차렸어요."
"그래요? 다행이네요"
"나는 현우군에게 한번 가볼테니 영일군이 카운터 좀 봐줄래요?"
"네 알겠습니다. 다녀오세요."
'그나마 119가 오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하긴 내가 아까 119로 연락할 생각을 못해서 그런거겠지? 내가 119에 연락을 했더라면 바로 실려 보낼 수 있었는데... 쩝 아깝다.
"허리를 구부정하게 하고 서 있길래 물어본 거예요."
"... 아 그러고 보니 좀 불편하네요."
"그렇죠 어쩐지."
'허리가 아니고 더 아래거든'지금 불편한 곳은 허리가 아니라고 정확히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가르쳐 줘봐야 뭐하겠는가 하는 생각에 그냥 그렇다고 해 버리고 말았다. 얼마 후 원장이 카운터로 나왔다. 그리고 그 뒤에 창백한 표정의 꼬붕이 비실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영일군 현우군 좀 집에 데려다 줄 수 있겠어요"
"제가요?"
"지금 갈 만한 다른 사람이 없네요."
내가 고개를 획획 돌리자 떡대들과 사무직원은 괜시리 바쁜 척을 하면서 무언가를 만져대기 시작했다.
"네 알겠습니다."
"자 이건 현우군 차키예요. 그리고 올 때는 택시 타고 오세요. 자 여기 차비하세요."
원장은 내게 5만원짜리를 하나 건네주었다.
'뭐야?'
남으면 나 하란 소린가?
나는 원장 뒤에 서 있는 꼬붕의 팔을 잡아 끌고 밖으로 나갔다. 환타지아 뒤편의 주차장으로 데리고 가서 꼬붕의 차를 찾은 나는 곧 뒷좌석에 꼬붕을 태우고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집으로 가자"
'미친'자기가 취한 줄 아는 건가? 에엑 뭐야? 그럼 나 대리기사인거야? 갑자기 기분이 별로 안 좋아졌다. 대리라는 게 딱히 기분이 나쁜 건 아니었지만 꼬붕의 대리기사라는 건 좀 기분이 좋지 않은 일이었다.
나는 네비게이션을 열고 주소를 확인했다. 역시나 집 주소가 있어서 네비게이션이 요구하는대로 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씨'좀 가까운데 살지. 뭐가 이래 멀어서는... '우와'이거 뭐야? 방금 운전을 하며 접어든 동네는 상위 몇 프로만이 살고 있다는 바로 그 동네였다. 집들도 굉장히 큰 것 같은데.. 나는 곧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던 대문 앞에 차를 세웠다.
"딩동"
[누구세요]
"구현우씨 모시고 왔습니다."
[네 잠시만 기라리세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대문 뒤에서 철렁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문이 열렸다.
"구 현우 도련님은 어디계세요?"
"차 안에 계십니다."
"그래요. 집안에 옮기는 것 까지 도와 주시겠어요?"
"네 당연히 그래야죠"
내가 차의 뒤좌석 문을 열고 구 현우를 끌어 당겼다. 이 무게가 엄청 무거운 것처럼 느껴졌다. '우웃'내가 살짝 비틀거리자 현우가 날 대리 기사로 착각한 것인지 그 와중에도 내게 말을 했다.
"자 이거 받아"
라고 하면서 지갑을 꺼내 들고는 그 안의 지폐를 꺼내더니 내게 내밀었고 나는 당연히 그 돈을 받아서 주머니에 넣었다. '어차피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으니까'받아도 되겠지... 나는 꼬붕을 부축해서 대문안으로 들어갔다.
'와우'이게 집이야? 궁궐이야? 멋지다.
나는 집안에 들어서며 감탄사를 흘리고 있었다.
집의 크기도 크기지만 집의 정원의 규모도 입이 떡 벌어질만큼 화려했고 한쪽 편에는 온실가지 갖추어져 있었다. 나는 점점 더 어깨를 짓눌러오는 무게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나갔다.
나도 나중에 돈 벌면 이렇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며 가사도우미가 안내하는 방으로 가서 꼬붕을 내려놓았다.
"어휴"
진짜 진짜 진짜 무겁네.
"수고하셨어요 고마워요."
"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잠시 차라도 한 자나 마시고 가시면 좋을텐데."
인사치레로 한 말이겠지만 나는 그 말을 듣자 상당히 목이 말라지기 시작했다.
"저기 물 한잔만 주시면 안 될까요? 그냥 생수요"
"네 가져다 드릴께요."
잠시 후 가사도우미가 물 한 을 쟁반에 받쳐서 가지고 왔다. 난 한번에 쭉 물을 들이킨 후 곧 컵을 가사도우미에게 돌려주었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네 조심해서 가세요"
나는 몇 번이나 인사를 다시 하며 그 집을 나올 수 가 있었다. '우와'이렇게 으리으리한 집에 사니까 돈지랄을 떨 수 있었구나.
나는 그렇게 터덜터덜 큰 도로로 걸어 나왔다. 하지만 택시를 타고 싶진 않아서 버스정류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참 뒤에 내가 환타지아로 도착했을 때는 이미 퇴근시간이 되어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그래요 수고했어요. 집 찾는 거 어렵지 않았어요?"
"네 네비게이션에 집 주소가 찍혀 있어서 바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랬다니 다행이네요."
"전 그럼 이만"
"그래요 퇴근하세요. 이미 퇴근시간 다 됐는데 먼저 퇴근하면 되지"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냥 옥탑방으로 돌아가기에는 꼬붕의 과거가 너무도 궁금했다. 넘버투가 있었으면 넘버투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보시다시피 저렇게 넘버투는 휴가를 갔고 원장은 바쁘니까... 그럼 수다장이 촉새인 20번 방 형을 마나보면 되겠네.
나는 환타지아 밖으로 나와 환타지아 앞을 서성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환타지아 무리들이 밖으로 나왔다. 나는 환타지아 무리들을 살펴보다가 그 중에 20번 방 형이 보이자 얼른 달려갔다.
"어 영일아 왜 그래?"
"뭐 좀 물어보고 싶어서요?"
"말해봐"
"오늘 있었던 사건에 대해 궁금한 게 있어서요.?"
"뭐?"
"아까 현우형이 기절했잖아요?"
"그래 알고 있어. 너만 몰랐겠지만 현우형 예전에도 그런 적 있어"
"예전에도요?"
"짝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나 보더라고 그런데 갑자기 기절을 하면서 기분 나쁜 경험을 했던 모양이야 그 이후로 여친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었는데 대단했다며."
"대단한 것 같진 안고요."
"그런가? 암튼 재미있었겠다. 그래 우리 오랜만에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네 같이 가요"
나와 20번 방은 고기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환타지아의 다른 사람들은 쳐다 보지 않은 채 우리둘은 근처의 돼지갈비집으로 들어갔다.
"아주머니 우선 돼지갈비 5인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20번 방 형은 그 때부터 천천히 꼬붕의 과거에 대해 하나하나 낱낱이 나에게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게 내가 알기로 고등학교 때 아마 처음으로 기절한 걸로 알고 있어"
"네? 고등학교 때요?"
'그럼'벌써 그때 좋아하는 여자가 있었다는 거야? 역시 싹수가 노랬네.
"그것도 버스 안에서 기절했었는데 그걸 원선생님이 발견해서 버스 밖으로 옮겼었나봐 그 때부터 두 사람의 우정도 시작된 거지."
'역시'넘버투 그럴 줄 알았어.
"그리고 원선생님 덕에 미용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현우형은 환타지아로 오게되었지. 그때 현우형의 아버지랑 원장님이 한번 붙었었대."
"붙다니요?"
"현우형 아버지가 바로 현 00당 실세야"
"설마 차기 대권 후보자인 그분?"
"그래 맞아"
'와우'역시 백이 좋은 꼬봉이었구나.
"그런데 누군가가 현우형한테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기절하는 그 현상이 좋아하는 여자랑 섹스하고 나면 없어진다고 했대?"
"그래요?"
"그래서 악착같이 좋아하는 여자하고 섹스하려고 발악을 했지만 아직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지"
'뭐야?'
그래서 황세린이 따먹을 거라고 그렇게 나댔던 거야? 아무리 그래도 그 상태로는 죽을 때까지 좋아하는 여자랑 섹스하긴 그른 것 같던데... 쯧쯧쯧 기절해 있을 때 여자가 덮치지 않는 한은 절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데... 나보다 안 된 사람도 있네.
나는 그렇게 20번 방 형과 저녁을 먹고 헤어져 옥탑방으로 돌아왔다. 역시 고기를 먹어서인지 든든한 배를 두드리며 침대에 앉았는데 뭔가 자꾸 허전한 생각이 들었다.
'아아악'어떻게 해 세린이 기다릴텐데. 어떻게 오늘부터 사귀기로 한 여친을 잊고 있을 수 있었던 건지... 나는 얼른 폰을 들어 세린이의 폰번을 저장한 1번 단축 번호를 '꾹'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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