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납치 당하다. -- >
"우에에엑"
4인방이 떴다.
'뭐냐? 너희는 4종 세트냐?'
왜 나타날 때마다 네 명이 뭉쳐서 나타나는 건지.
내가 뭘 그리 자기들을 반겨줄 거라고 이렇게 4명이 또 친히 왕림을 하신거지.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가 눈치 챈 사실 하나는 세린이가 이들에게 나와 사귀기로 했다는 사실에 대해 비밀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린과 눈이 마주친 내가 눈을 크게 뜨면 세린을 부르려고 한 순간 세린은 살짝 뒤로 빠지며 내게 안된다는 사인을 마구마구 보내왔다. /30 쪽57
'뭐야?'
나랑 사귀는 걸 얘네들이 알면 안 되는 큰 비밀이라고 된다는 거야? 아니면 나랑 사귀는 것이 부끄러워서....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나와 사귀는 사실이 그렇게 큰 걸림돌이라면 안 사귀면 되는 것이지 사귄다고 해 놓고 이건 또 무슨 경우야.
살짝 기분이 나빠졌다. 아니 상당히 기분이 나빠졌다는 것이 맞는 말이겠지.
"올라타요 가게."
"어딜?"
"어디긴 영일씨 오늘 미용대회 나가서 상탔다면서요?"
'상이라니?'
누가 또 그런 유언비어를 퍼트린거야?
"아닌데."
"뭐가 아니에요."
"겨우 입선했는데."
"그것도 상이지 참가한 사람 다 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렇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백진아에게 말빨로 밀리고 있었다. 이러다간 상을 탔으니 한턱 내라고 해도 내야만 할 기세였다.
"같이 가요. 내가 쏠게요"
"지금?"
나는 내 몰골을 쳐다보았다. 그나마 상의는 갈아입기 귀찮아서 흰색 와이셔츠에 검은 색 두툼한 파카를 입었지만 바지는 츄리닝에 추운날 임에도 불구하고 슬리퍼 질질 끌고 있는 상태로 이대로는 어디를 간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차라리 옥탑방으로 가면 몰라도.'
뭐라고? 그건 아니지 넘버투와 꼬붕이 있는데 거기로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그럼 어쩐다.
"뭐해요?"
"내 꼴이 이래서 말이야"
"뭐 어때요 편안해 보이는데."
"편안하긴 해 그렇지만 어딜 가기엔 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클럽에 갈 것도 아니고 뭐 상관없을 것 같은데... 어차피 다른 사람 만나러 갈 거 아니예요. 그래도 싫으면 집에 가서 옷 갈아입고 와요 기다리고 있을께요"
"나 그냥 안 가고 집에 돌아가면 안 될까?"
"우리가 얼마나 어렵게 모인 줄 알아요?"
'몰라'하지만 나는 너희들 어렵게 모이라고 부탁한 적도 없거든. 차라리 데리고 오려거든 세린이만 데리고 오던가 떼거지로 몰려와서 이게 뭐냐? 진짜 난감하다. 나는 그렇게 밴으로 납치되었다.
무릎 나온 츄리닝에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지갑만 달랑 들고... 그러고 보니 방금 가게에서 산 술과 마른 안주들도 같이 납치를 당한 상태였다.
"뭐야 이거 술이잖아? 설마 이거 혼자 마시려고 산 거예요?"
"아니 사실은...."
'앗'말하면 안 돼. 혹시나 같이 가자고 하면 더 골치 아파지니까 그냥 암말 말자.
"사실은 뭐요?"
"그냥 냉장고가 비어서 채우려고 사온 거야."
"냉장고에 술하고 안주만 채워 넣어요?"
"이번에는 그러고 싶어서"
"이게 뭐야? 소주랑 양주까지"
"뭐 이것저것 골고루 먹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
내가 그렇게 백진아와 대화를 하고 있는 사이 다른 세명은 멀뚱히 나와 백진아를 번갈아 쳐다보기만 하고 있었다.
'이럴 거면 정말 왜들 왔냐고.'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자지. 나랑 세린이 짝짝꿍 할 수 있도록 다들 빠지면 좀 좋아.
"영일씨는 여기 있는 네 명 중 어떤 스타일이 가장 좋아요?"
'그래'이런 질문이 가장 난감하다. 이런 걸 꼭 물어보는 사람이 있다니까. 나 뭐라고 대답해야 해? 세린아...
"그야 당연히 다 좋아하죠."
나는 지윤경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다다익선이란 말도 있잖아요. 가능하다면 다들 사궈 보고 싶다고 할까?"
갑자기 나를 째려보는 세린의 눈빛을 무시하며 나는 지윤경에게 미소 지으면서 말했다.
"그래요? 그럼 나는 어때요?"
"당연히 좋죠."
"영일씨 의외로 재치 있으시다."
'한번만 더 재치 있다간 목 졸려 죽겠다.'
세린이 독기 어린 눈으로 날 쳐다보더니 곧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려버렸다.
나는 다시 지윤경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지윤경은 나를 향해 한번 웃어주더니 곧 세린을 바라보았다.
'뭐야?'
눈치 챈 거야 이 여자? 나는 놀라 흠짓거리며 지윤경을 바라보았고 세린을 보던 지윤경이 일부러 나와 세린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밴 안에서 내가 네명의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 있는 사이 차는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저녁이 지난 시간이라 밖이 어두워서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지 어디를 달리고 있는 것인지 알지 못하는 나는 설마 나를 이런 곳에 버려두고 가겠나 싶어서 잠자코 있었다.
"다 왔어요 내리세요."
나는 앞장서서 내리는 백진아를 따라 내렸다. 일반 주택의 주차장에 들어온 밴에서 내려선 백진아는 곧 집안으로 들어갔고 나와 나머지 3명은 백진아를 따라 들어갔다.
운전을 한 백진아의 매니저는 다시 밴을 몰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어어어'저렇게 가버리면 난 어떻게 집으로 가지? 하지만 그런 걱정도 잠시 나는 3명의 나긋한 손길에 이끌려 집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진짜 나 이렇게 들어가도 되는 거야'한쪽에서 눈을 치뜨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고 반대쪽에서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두 눈빛만 해도 감당하기 힘든데 전혀 분위기 눈치 채지 못한 순진한 눈빛 하나와 그저 놀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한명까지.... 그래도 옥탑방으로 가지 않은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거기가면 넘버투와 꼬붕 아니지 꼬붕은 기절할 테니 꼬붕은 빼고 아무튼 그렇게 되면 더 골치 아파질테니... 그나저나 기다리고 있을텐데. 정말 다행인 것은 핸드폰을 안 가져왔다는 것이었다.
폰으로 계속 전화를 걸어온다면 그것도 나름 피곤한 일이테니.'우와'
"그래서 그것도 축하할 겸해서 파티나 하려고 준비했어요. 거기다 영일씨도 상타고 뭐 좋잖아요."
"축하해 영화 잘 찍어서 대박나길 바랄게."
"뭐 그건 당연한 거잖아요."
'너 혹시 발연기 할지도 모르잖아.'
그러고 보니 이거 백진아의 데뷔작인데 여태껏 드라마에만 출연하더니.... 어쨌든 백진아와 나머지 세 명의 여자들은 뭔가를 준비하려는 듯 부엌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나는 들고 온 봉지를 열어서 소주와 양주를 꺼내서 테이블 위에 얹었다.
조금 있자 잔을 들고 세린이가 부엌에서 나왔다.
"어 세린아"
"아는 체 하지 말아요"
"뭐 너 화난 거야?"
"아니거든요. 왜요? 윤경이 언니랑도 사귀지."
'우와아'얘가 내 속에 들어왔다 나갔나? 내 맘을 어떻게 이렇게 잘 알지? 나도 할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거든. 단지 내 몸이 하나인 것이 아쉬울 뿐이야.
사실 말이 나와서 그렇지 네명 중 하나라도 사귀는 것이 좋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네명 다 거느리고 싶은 것도 사람 마음 아니겠어? 나만 욕할게 아니라 이 여자는 이래서 좋고 저 여자는 저래서 좋고... 뭐야? 나 완전 바람둥이 인가? 설마... 잠시 후 얼음통을 들고 거실로 온 지윤경으로 인해 세린과의 대화를 끊어졌다. 지윤경은 나와 세린을 묘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곧 얼음을 하나 집어 입으로 가져가 혀를 내밀어 얼음을 핥기 시작했다.
'설마'지금 나 간보는 거야? 그것도 유혹이라고... 쳇이래 뵈도 환타지아에서 벗은 여자 좀 본 나거든. 그 정도로는 꿈쩍도 안 한다 이말이야.
하지만 내 바지 속에 있는 녀석은 내 의지를 배반하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어어'이거 왜 이래? 너 좀 굶었냐? 그렇다 나 한동안 굶었구나. 나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나는 침을 흘리며 얼음을 핥고 있는 지윤경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아악"
허벅지의 살이 뜯기는 듯한 아픔이 느껴져서 허벅지를 쳐다보니 내 허벅지 위에 세린의 손이 얹어져 있었다.
"왜 그래요? 뭐가 잘 못 됐어요?"
능청스럽게 나를 향해 묻고 있는 세린을 향해 나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전혀 아무 문제 없어"
지윤경은 내 비명소리에 놀란 것인지 얼음을 삼키고 쿨럭거리며 기침을 하고 있었다.
"켁 켁"
"언니 괜찮아요? 내가 두드려 줄게요"
세린은 이때다 싶었는지 지윤경의 등 뒤로 가서 등을 있는 힘껏 '팡팡' 두드리기 시작했고 지윤경은 기침을 하면서도 연신 손을 내저었지만 세린의 등 두드리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컥 이제 됐어"
얼굴이 빨개진 지윤경이 기침을 멈추고는 세린의 손을 피해 일어났다.
"다행이네요."
"응 고마워"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저렇게 되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지윤경의 목소리가 잠겨버렸다. 심한 기침 때문에 목소리가 잠긴 듯 했고 지윤경은 물을 먹으려는 듯 다시 부엌으로 사라졌다.
'하아'큰일 날뻔 했네. 저 가녀린 손에서 어떻게 저런 힘이 나오는 것인지... 잘못하면 지윤경 오늘 잡을 뻔 했다는 생각을 하며 나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차라리 저렇게 질투를 표현하지 말고 자기가 좀 애교를 떨던가 더듬던가 해 주면 좋으련만... 잠시후 부엌에 있는 백진아와 이유진과 같이 지윤경이 거실로 나왔다.
백진아가 냄비를 하나 들고 왔다.'꼭 라면 냄새 같네'라고 생각하며 백진아가 가지고 온 냄비가 테이블에 중앙에 놓여져 뚜껑이 열려지자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거 라면 아니야?"
"네 소주 안주로 먹으려고요"
"소주 안주로 라면을 먹는다고?"
"할 수 있는 요리가 라면이라서요"
'우엑'뭐야? 라면이 요리라니? 입선이 상이라는 말보다 더 황당하다. 하지만 난 백진아의 말에 토를 달수 없었다.
"그래 맛있어 보이네 얼른 먹자"
'퍼지기 전에'는 역시 말하지 않는 게 낫겠지?
소주를 따서 잔에 따르려고 보니 소주잔이 없었다. 단지 큰 글라스만 있을 뿐이었기에 나는 그 큰 글라스에 소주를 약간 씩만 따랐다.
"아니 그렇게 말고 가득 따라 주세요"
"뭐 가득? 한번에 다 먹을 수 있어?"
나는 놀라면서도 소주를 백진아가 내민 잔 가득 따라주었고 백진아는 그 소주에 얼음을 두 개 동동 띄우더니 맛있게 홀짝이기 시작했다.
소주를 양주처럼 먹는 사람은 정말 처음 봤지만 뭐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이 있는 법이니 난 그에 상관하지 않고 내 잔에 따른 소주를 마셨다.
"크"
얼른 숟가락을 들어 라면 국물을 한번 떠 먹으니 나름 어울리는 것도 같고 뭐 그런데로 먹을 만도 했다.
"다들 안 마셔요?"
내가 그렇게 말하자 멀뚱히 잔을 보고만 있던 나머지 세 여자들이 잔을 들고는 홀짝거리며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나도 폭탄주 한번 만들어봐?'
넘버투의 주특기이자 취미인 폭탄주 제조는 넘버투와 같이 있을 때는 감히 넘볼 수 없는 영역이었지만 지금처럼 넘버투가 없을 땐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한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 앞의 네 명이 술이 취하면 어떤 추태들을 부릴지 알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난 곧 폭탄주 제조에 들어갔다.
소주를 적당량 따른 잔에 양주를 부어 색이 혼합되기 시작하자 화장지를 한 장 덮어서 '휙' 돌리자 잔 안에서 회오리가 돌면서 소주와 양주가 섞였다.
"와아"
네 명의 여자들은 무슨 마술이라도 보는 양 놀라며 내가 돌리는 잔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자 마셔봐"
나는 먼저 백진아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와 너무 멋지다. 아직도 회오리가 안 멈췄어"
"그거 회오리 멈추기 전에 완샷하면 안 취한대."
"정말요?"
"그러니까 한번 마셔봐"
순진한 백진아는 폭탄주를 완샷했고 나는 두 번째 폭탄주를 만들어 지윤경에게 내밀었다.
"정말 안 취하는 건 아니겠지만 나름 맛있어 보이네요"
역시 지윤경도 주저 없이 폭탄주를 완샷했다. 그리고 세 번째 폭탄주는 세린에게 주었고 세린은 날 잠시 쳐다보고는 지윤경을 쳐다보더니 곧 폭탄주를 완샷했다. 네 번째 폭탄주는 이유진에게 건네졌고 역시 이유진도 폭탄주를 완샷해야만 했다.
마지막 폭탄주는 당연 내가 완샷 했다. 그렇게 폭탄주를 한잔 씩 마시고 나서도 한동안 모두들 멀쩡했다. 하지만 네 번째 폭탄주를 마신 이유진이 갑자기 테이블 아래로 꼬꾸라졌고 다행해 내가 얼른 이유진을 붙잡아 이마가 바닥에 부딪히는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방에 옮겨 놔요. 유진이 내일 아침이나 되야 일어날 거예요"
"어 그래"
백진아의 말에 나는 유진을 앉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위에 이유진을 눕혔다. 이불을 덮어주고 일어서서 나오려는 데 갑자기 내 앞을 세린이 막아섰다.
"진짜 윤경이 언니와 사귀고 싶어요?"
"그건 그냥 하는 말이지 나는 세린이가 가장 좋아"
"그럼 증명해 봐요"
'증명이라'어떤 증명을 원하는 거야? 뭐 지금이라도 밖에 나가서 우리 사귄다고 외칠까 아니면 뭐 다른 걸 원하는 거야?
"너와 사귄다고 말할까?"
"아니 그건 안 돼요"
"왜? 말하면 안 돼"
"저 언니들이 얼마나... 아니 아무튼 안 돼요"
"그럼 어떻게 증명할까? 그럼 이건 어때?"
나는 세린을 안아 벽으로 밀어 붙였다. 그리고는 세린의 눈을 보면서 천천히 세린에게로 얼굴을 가져다 대었다. 갑자기 세린이 두 손을 내밀어 내 얼굴을 부여잡더니 자기의 입술을 겹쳤다.
"우웁"
놀란 나는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곧 세린의 입술안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뭐야?'
오늘따라 왜 이리 적극적이야? 아까 지윤경 때문에 자극 받은 거야? 오예 장소도 딱이고 시간도 딱이고 내가 오늘 너 따먹어주겠어... 이히히히나는 속으로 그렇게 웃음을 흘리며 세린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일이 쉽게 풀릴 리가 없지.
"내가 이럴 줄 알았어요"
"우에엑 뭐야 너 언제 들어온 거야"
"방금 들어왔거든요"
나와 세린의 사이를 떼어놓으며 백진아가 말했다.
'왜?'
우리 키스하게 해줘. 네가 뭔데 우릴 갈라놓는 거야?
"세린이 얘가 술이 취하면 좀 이래요 평소에는 얌전하다가 전에도 회식자리에서 방송국 피디 넘겨트리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뭐?"
"그래서 세린이 엄마가 세린이 절대 술 못 먹게 하는데."
'우와아아'이거 절대로 좋은 소식이다. 그럼 세린이가 술만 취하면 남자를 덮친다는 말이야? 조만간 단 둘이 술자리를 마련해야지. 아니면 오늘 다른 두명을 처리하고 나서...
"아 그래? 난 또 깜짝 놀랐네"
"얼른 이리 나와요"
"알았어"
나는 잠시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며 다시 거실로 나갔다. 내 뒤로 백진아가 세린이를 안고 따라오고 있었다.
거실에서는 지윤경이 연신 술을 마시고 있었다.
"윤경이 좀 천천히 마셔"
"뭐 어때? 아무리 먹어도 안 취하는데"
"그래도 체할지도 모르잖아"
"나 술 먹고 체한다는 소리 첨 들어보거든"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백진아의 잔소리에 지윤경은 술잔을 들던 손을 다시 내려놓았다.
"알았어 좀 천천히 마실게"
나는 지윤경의 맞은편 내자리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내 옆엔 백진아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온 세린이가 자리잡고 앉았다.
"너 얘 잘 감시해"
백진아는 지윤경에게 그렇게 말하더니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아마도 이유진의 옷을 벗겨주고 침대를 정리해 주려는 듯 했다. 그리도 나이 많은 언니라고 언니노릇을 톡톡히 하는 듯 했다.
"세린이랑 사궈요?"
"그게 그러니까"
"그냥 사실대로 말하죠? 어차피 세린이 지금 일 내일이면 기억 못할텐데"
안 그래도 내 허벅지를 연신 쓰다듬고 있는 세린의 손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네 사귀기로 했어요"
"어쩐지"
"정말 눈치가 빠르시네요"
"뭐 본래 방송일 하려면 눈치가 좀 있어야죠."
"하지만 다른 두 명은 전혀 모르는 것 같던데"
"뭐 모를 수도 있죠. 세린이 성격이 만만치 않으니까. 오죽하면 아직 처녀겠어요?"
'아니 성격이랑 처녀인 거랑 무슨 상관이래?'
성격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거 아닌가?
"딱 보니 아직 인 것 같은데"
"뭐가요?"
나는 내 앞에 술잔을 집어 들며 물었다.
"아직 같이 못 잤죠?"
"우엑 콜록 콜록 콜록"
아무 생각 없이 술잔을 들어 술을 마시려다가 지윤경의 말에 놀란 나는 그만 술을 코로 마시고 말았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성미카엘님, 이비앙님, 글레이시아님, 카르데미온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해동풍님, 몽아찌님 감사드립니다.
사실 개인적인 일로 연참이 힘들어졌는데 갑자기 조회수 폭감에 좀 힘이 드네요... 그래도 나름 일일 연재는 지키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그냥 힘들어서 한번 해본 소리이고 전 글 쓰는게 재미 있습니다.
조금 한가해지면 다른 소설도 새로 시작할까 생각중입니다. 아마 12월은 되어야 한가해질것 같네요.
그럼 즐감하셨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