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57화 (57/236)

< -- 동계훈련 -- >

"그게 아니라 내가 남자니까..."

"그럼 됐네요. 나랑 자고 싶은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예요"

"남자는 자고 싶지 않아도 잘 수 있거든"

"정말요? 같이 있으면 자고 싶지 않아도 잘 수 있어요?"

"거의 대부분"

"그 말 정말이죠? 나중에 유건오빠한테 써먹어야지"

'너 사람 약 올리는 게 취미냐?'

제발 그만 좀 가라. 안 갈 거야 그럼 너 두고 봐/32 쪽61나는 백진아 쪽으로 다가갔다.

"어어 왜 이래요?"

"나 너하고 하고 싶어"

"안 돼요"

"너 여기서 잘 거라면서 그럴 거면 나하고 해"

"하지만..."

"그럼 그냥 가던가"

'뭐야?'

너 지금 나하고 자려고 벗는 거야? 보니까 얘도 제정신이 아니네.

"됐다. 그냥 자라 자"

"아 진짜 왜 도중에 관둬요. 나랑 할거라면서요?"

"너 유건이랑 사귀는 거 아니야?"

"사귄다기 보다는..."

'뭐야?'

너 아직도 혼자 좋아서 쫓아다니는 거냐? 참 너도 없이 산다 생긴거 답지않게 그냥 다른 놈 골라서 사궈.

"암튼 난 얼마 전에 병원에서 퇴원해서 쉬어야 하니까 넌 아무방에나 가서 자."

"영일씨 방에만 침대 있잖아요. 난 침대 아니면 안 되는데."

"야 그럼 넌 환자가 바닥에서 자야겠어."

"그냥 같이 자요 지난번처럼."

"됐거든"

하지만 나는 백진아와 한 침대에 누워 있게 되었다. '정말'나는 왜 이리 착한 거야? 재워달란다고 다 재워주고.. 암튼 착한 건 참 피곤한 일이야.

그 피곤한 일은 결국 잠 못 이루는 일로 바뀌고 말았다.

의사가 잠도 푹 자고 잘 먹고 쉬라고 했었는데 옆에서 꼬물거리며 품속을 파고드는 여자가 있는데 신체 건강한 남자인 내가 쉽게 잘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무리 수면부족이라고 해도... 하지만 의사의 말을 되새기며 꾸역꾸역을 잠을 청하고는 겨우 잠이 들려고 하던 찰나였다.

"세린이 은퇴하고 유학간대요."

"........"

"자요?

"자는 가 보네. 잘 자요."

'유학을 간다고'정말 나 때문에 가는 건 아니겠지? 백진아의 말에 다시 신숭생숭해진 나는 오래도록 잠이 들지 못했다. 그런 내 옆에서 백진아는 가볍게 코까지 골면서 자고 있었다.

'참 얘는 정말 내가 남자라는 자각도 없나?'

거기다 예전에 같이 잠도 잤었는데... 혹시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도 결국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어 눈을 뜨니 뭔가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매일처럼 혼자 자고 일어났던 침대였는데 몇 번 다른 사람을 재웠다고 해서 이토록 혼자 일어나는 침대가 썰렁하게 느껴지다니. 옆을 바라보니 역시나 백진아가 없었다. 다만 자고 일어난 흔적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얘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간 건가?'

아니구나 벌써 한낮이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점심을 먹을 때가 다되어 가고 있었다.

피곤한 것이 사실이었던지 새벽에 잠든 이후로 여태껏 한번도 깨지 않고 잠을 잔 것이었다. 폰이 깜박거리고 있었다.

[깨워도 안 일어나기에 그냥 가요. 재워줘서 고마워요. 다음에 또 봐요]'다음에 또 보긴 뭘 또 봐'이제 안 봐도 될 듯 한데... 다른 사람의 떡이면서 마치 먹혀줄 것처럼 눈 앞에서 왔다갔다하는 것도 영 밸이 꼴려서 말이지.

일어나서 나는 냉장고 문을 열었다. 어제 백진아가 사온 먹거리들이 냉장고를 빼꼭히 메우고 있었다.

나는 우선 인스턴트 죽을 꺼내서 전자렌지에 넣고 데우기 시작했다. '삐'거리는 소리가 나자 죽을 꺼내 들고 먹기 시작했다.

인스턴트라고 해서 별로 일줄 알았다니 나름 먹을 만해서 다음에 종종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죽 그릇을 비우고 일어났다. 옥탑방을 나가 넓은 옥상으로 나가니 겨울답지 않게 따뜻한 햇살이 마당(?)을 비추고 있었다.

기지개를 한 번 펴고 허리를 이리저리 돌리고 나서 간단한 맨손 체조를 했다. 요즘 들어 운동을 안 한 덕에 온 몸이 다 뻐근한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제부터라고 운동을 해야지란 결심을 하고는 다시 옥탑방 안으로 들어왔다.

'어헉'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새해다.

어쩌다가 이렇게 시간이 지나버린 거지? 미용대회다 뭐다해서 마구 사람을 몰아붙쳐서 정신이 없게 만들고 그 후 이어진 술자리에 그리고 나서 이어진 살과 뼈를 불사르는 광란의 밤에... 정신이 없긴 없었구나.

나도 이로써 또 한 살을 더 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다 이제 대학생활의 패턴도 조금 달라질 듯 하다. 귀여운 후배들이 들어와서 '오빠'라고 하면서 쫓아다니면... 어흑 귀엽겠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침대에 누워 폰으로 게임을 하기도 하고 TV를 보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바깥이 어둑해져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쿵 쿵"

"뭐야?"

"나다."

"헉 현우형?"

"들어가도 돼?"

'뭐야?'

벌써 문을 열고 들어와 놓고는 들어와도 돼냐니?

"뭐예요?"

"나 빈 손 아닌데."

"이번엔 또 뭐요?"

"같이 술 좀 마시자"

"원선생님은요?"

"요즘 결혼 준비로 바쁘다네"

'아하'카섹녀랑 결혼을 하긴 하는 가 보네.

"저 그제 퇴원했거든요"

"너 맞아서 입원한 거잖아?"

"영양실조랑 수면부족이라고 현우형이 알려줬잖아요?"

"술 좀 마신다고 어떻게 안 되거든"

그렇게 말하면서 사온 봉지속의 술을 꺼내는 용의 주도함을 보이는 꼬붕이었다.

'참 술도 각양각색으로 사왔다.'

그냥 마실 종류 한 두가지만 사올 것이지. 막걸리에 맥주에 소주에 양주에 거기다가 종류도 갖가지를 사가지고 온 것이었다.

"술을 왜 이리 종류별로 다 사온 거예요?"

"편의점에 갔더니 한 종류가 많이 없길래 있는 종류 다 하나씩 사봤어"

'나 참'그러면서 안주는 통일한건 또 무슨 센스래?

"뭣 때문에 이래요?"

"뭐가?"

"술 마시고 싶은 이유가 있을 거 아니예요?"

"너 그거 아니? 황세린이 은퇴한데."

'뭐야?'

또 황세린이 얘기야?

"그런데 그게 뭐요?"

"나 황세린이 좋아하잖아"

'하긴'기절할 정도로 좋아하긴 하지. 그러고 보니 꼬붕도 참 안 됐네. 꼬붕에 대한 안쓰러움에 나는 꼬붕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힘내요. 세상에 반이 여자인데 뭐가 걱정이에요?"

"그래서 말인데 혹시 너 지윤경하고 아는 사이니?"

'넌 뭐냐?'

내 스토커냐? 어떻게 나랑 관계된 여자만 그렇게 귀신같이 알아채는 거야?

"모르는데요"

"요즘엔 지윤경이 좋더라고 걔 은근히 글래머에 섹시하게 생겼잖아"

'하긴 잘록한 허리에 풍만한 가슴은 좀 괜찮긴 해'그리고 그 맛있는(?) 거기... 으음 아씨 또 섰다.

"그렇죠 뭐"

"난 요즘 지적으로 생긴 스타일이 당기네"

"아 네"

'그러면 뭐하냐?'

그 앞에 가면 기절 할 텐데.

"너 내일부터 원장님이 출근하라고 하시더라."

"네에?"

"내가 너한테 간다니까 전해주라고 하시던데."

"아니 그 말이 왜 이제 해요?"

"뭐 먼저 하면 뭐가 변하기라도 하냐?"

"변하죠 나 술 그만 마시고 이제 그만 자야겠어요. 나 아직 몸도 다 회복 안 됐는데 출근이라니..."

"나야 모르지 시키는 대로 전했을 뿐이야."

'하긴'원장이 날 곱게 놔 둘리가 없지. 아악 내일 출근하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해? 미치겠네.

"이제 그만 마시고 가요"

"내가 사온 술 다 마시고 갈 거야"

"가지고 가요 나 그만 잘거예요."

"이걸 어떻게 다시 가지고 가 너도 같이 마시자"

'뭐야?'

왜 사람 다리를 붙잡고 애원을 해? 꼬붕 네가 심순애야?

"알았으니 다리 좀 놔요"

"그래 얼른 앉아"

나는 할 수 없이 꼬붕 옆에 앉아서 꼬붕이 채워주는 잔을 들어올렸다. 폭탄주도 이런 폭탄주는 처음이다. 복분자 막걸리에 맥주 약간 소주 약간을 넣어 색마저도 오묘한 이것을 마시라고 주는 꼬붕을 노려보며 나는 술을 한입에 삼킬 생각으로 입안으로 털어넣었다.

"읍"

다시 뱉어내려고 내가 고개를 숙이자 꼬붕이 내 머리를 밀어올리더니 코를 막았다. 나는 살기 위해 맛마저도 이상한 술을 꿀떡 삼키고 말았다.

"나 이것 마시고 죽으면 책임져요."

"안 죽어 걱정 마 나 이렇게 자주 마시는데도 멀쩡해"

'진정'그렇게 생각해? 자신이 멀쩡하다고... 어쩐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네. 나참 이걸 계속 마셔야 돼?

"난 그냥 따로 마시면 안 되요?"

"술을 섞어야 제 맛이야?"

"누가 그렇게 가르치던가요?"

"예전에 내가 처음 술을 배울 때 우리 담임에게 배웠거든 그때 그 담임이 그러더라고"

"담임선생 말인가요?"

"고등학교 때 말이야"

'와아'그 담임 완전 짱이네. 자기 반 학생에게 술까지 가르쳤어?

"알았어요. 얼른 마셔요. 얼른 마시고 가요"

하지만 나는 그날 밤 꼬붕을 옥탑방에서 내 쫓지 못했다. 폭탄주를 마셔대던 꼬붕이 어느순간 바닥에 머리를 처박은 채 잠이 들어버렸던 것이었다.

'에구'옥탑방은 여관이 아니라고 어제는 백진아를 재워줬는데 오늘은 꼬붕을 재워야만 하다니. 차라리 백진아가 낫겠다. 나는 먹던 술과 안주를 정리하고 꼬붕을 바닥에 눕혔다.

옷을 벗기려다가 불편할 것 같은 허리띠만 빼서 옆에 치워 놓고는 이불을 덮어주고 나는 침대위로 올라가 누웠다. 하지만 나는 잠시 후 다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야만 했다.'아아악'뭐야? 코 고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이제 이까지 갈아?

나는 온 서랍을 다 뒤져 찾아낸 솜으로 귀를 틀어막고 겨우 잠이 들었다.

나를 마구 흔드는 손길에 나는 눈을 떴다. 내 눈앞에 꼬붕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어라고 마구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했지만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헉'뭐야? 이제 나 귀까지 먹은 거야? 놀란 나는 얼른 귀를 만져보았다. 그러자 어제 귀에 넣어두었던 솜이 만져졌고 내가 솜을 빼내자 목이 터져라 내 이름을 부르고 있는 꼬붕의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아 깜짝이야 왜 이렇게 소리를 질러요?"

"네가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안 일어나니까 그렇지 혹시 잘 못 됐는 줄 알았잖아"

"왜요?"

"왜긴 아침이거든 나 배고프다 아침 먹고 얼른 출근하자."

"형 배고픈거랑 내가 일어나는게 무슨 상관이예요?"

"네가 차려줘야 먹지"

"그냥 나가서 사 먹어요"

"사 먹기 싫어"

나는 할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 아직 백진아가 사온 인스턴트 죽이 몇 개 있던 터라 그 중 두 개를 꺼내 전자렌지에 넣고 돌리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간단히 세수를 하고 나온 후 전자렌지에서 죽을 꺼냈다.

"이리와서 먹어요"

"이거 뭐야?"

"보면 몰라요 죽이잖아요"

"이거 말고 밥 없어?"

"없어요 먹기 싫으면 놔 두세요"

"아니 먹을게"

꼬붕은 혹시라도 내가 죽을 빼앗아 갈까봐 얼른 숟가락을 들고 죽을 먹기 시작했다.

"이거 보기보다 맛있네."

꼬붕은 '후루룩 후루룩' 죽을 마셔버리고는 내가 먹고 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에엑'체하겠다. 체하겠어. 더 먹고 싶으면 달라고 할 것이지 쳐다보긴 왜 쳐다보냐? 세상에서 가장 추한 것이 남 먹는 거 쳐다보는 거라는데...

"아씨 먹어요"

"정말 먹어도 돼?"

"내가 더 먹다간 체할 것 같아서 못 먹겠어요"

"그럼 내가 먹을께 고마워"

'무슨 배속에 거지 새끼를 키우냐?'

혹시 임신한 건 아니겠지? 술 마시고 난 다음날 이렇게 잘 먹는 사람을 보긴 또 처음인것 같다. 참 여러모로 희안한 성격이네. 나는 얼른 옷을 갈아입고 욕실로 들어가서 양치질을 하고 나왔다.

꼬붕은 죽 그릇에 얼굴을 처박고 거의 핥고 있었다. '쯧쯧쯧'평소 굶고 다니는 것도 아닌 것 같은데...

"이제 가요 늦겠어요"

"그래 가자"

아쉬운 듯 연신 죽그릇을 쳐다보던 꼬붕을 보며 내가 꼬붕을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샤프하던 이미지는 깡그리 사라져 가고 있었다. 세린을 보고 난 후 기절했을 때 이후로 점점 샤프와는 거리가 멀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궁상맞아 보이진 않았었는데 참 여러모로 안 돼 보이는 꼬붕이다.

내가 계단을 통해 환타지아로 내려가자 꼬붕이 내 뒤를 따라 왔다.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정말 오랜만에 환타지아로 출근하는 것 같았다.

"영일이 이제 괜찮냐?"

그래도 정말 다행인 것은 세린의 엄마에게 얼굴을 맞지 않은 것이었다. 아직도 몸의 곳곳은 푸른 멍이 남아 있었지만 필사적으로 사수했던 얼굴은 멍이 하나도 없어서 멀쩡해 보였다.

"네 괜찮아요"

"다행이네."

그래도 20번 방 형은 알은 채를 해주며 나름 반갑다는 표시를 했지만 왠일인지 다들 나를 보는 표정들이 시큰둥했다.

'왜들 저러지?'

나 별로 당신들한테 잘 못한 일 없거든.

잠시 후 원장이 나타났다.

"영일군 출근했군요. 몸을 괜찮아요?"

"네 괜찮습니다."

나는 다음에 이어진 원장의 말을 듣고는 거품을 문 채 뒤로 쓰러질 뻔 했다.

"잘 됐네요. 내일부터 해서 삼일간 동계훈련을 가려고 일정을 잡아놨는데 영일군 몸이 괜찮다니 참가엔 무리가 없겠군요."

"네 원장님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우선 자리에 가서 서세요 아침 구호 외치고 난 후 자세히 설명하죠"

나는 터벅터벅 내 자리로 가서 줄을 섰다. 어쩐지 나에게로 쏟아지는 비난의 눈총이 느껴지더라니. 동계훈련을 진짜로 가는거야? 나 아직 몸이 제대로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아침 구호를 시작하세요"

"절대 삽입하지 않는다."

"손님의 말은 삽입하라는 것 외엔 모두 복종한다."

"자 그럼 영일군 잠시 앞으로 나오세요."

나는 굳어진 얼굴로 앞으로 나가서 원장의 옆에 섰다.

"얼마전 열렸던 미용대회에서 환타지아 대표로 영일군이 참가했고 입선을 했어요. 자 다들 박수 치세요"

'으윽'이건 너 상도 못 받고 뭐냐고 비난하는 것보다 더 무섭다... 어떻게 해? 나 이대로 눈총에 맞아서 죽는 거 아니겠지.

"그리고 내일부터 토요일 일요일까지 해서 삼일간 다들 단합을 위해 설악산의 별장으로 가게 되었어요. 아마 모두들 이미 알고 있었을 거예요. 내일 오전 6시 환타지아에서 집합하니까 늦지 않도록 하세요"

'단합을 위해 별장에 간다잖아'그 눈들 좀 치워라. 진짜 내가 미치겠네.

나를 노려보는 눈길에 나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릴 수밖에 없었다.

"자 그럼 모두들 각자 자리로 돌아가도록 하세요"

일사분란하게 흩어진 무리들은 각자의 자리로 향해서 가기 시작했다. 나는 슬그머니 그 무리들 틈에 끼여 내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영일군 잠시 나 좀 볼까요?"

".. 아 네 원장님"

나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원장을 따라 가며 연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대로 끌고 가서 날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 겨우 옮기고 있었다.

"지난달 월급날 영일군이 피치 못한 사정으로 출근을 못해서 내가 월급봉투를 이제야 주게 되네요"

"네 감사합니다."

"내일 단단히 준비하고 오도록 해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 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참 영일군 오늘도 카운터 좀 맡아줘야겠는데요"

'아씨'오늘은 정말 카운터에 있기 싫은데. 내 방에서 좀 쉬어보려고 했더니...

"네 알겠습니다. 카운터를 보도록 하죠"

그래도 두툼한 월급봉투를 위안으로 삼으며 나는 카운터로 나와서 사무직원 옆으로 다가갔다.

"그동안 몸이 안 좋았다고 하더니 괜찮으세요?"

"네 뭐 그럭저럭"

"다행이네요. 안 그래도 내일부터 훈련 가려면 힘들 텐데"

"훈련이라뇨 원장님은 단합을 위해 가는 거라고 하시던데"

"물론 단합을 위한 거죠. 그런데 다들 일명 동계훈련이라고 부르더라고요"

"네 그래요"

'도대체'그 별장에 가면 무슨 일이 있기에 동계훈련, 동계훈련 하는 거지? 하지만 나는 다음날이 되어서야 그 동계훈련이라는 말이 똥개훈련을 순화해서 지칭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플레로님, 해동풍님, 혈화님, 이비앙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감사드립니다.

즐감하셨길 바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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