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개 싸움 구경... -- >
'뭐야? 설마 나보고 환타지아를 그만두라는 건 아니겠지'원장의 다정한 목소리가 내 귀를 파고든 순간 나는 다시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결국 똥개훈련도 다 이 대회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꼭 출전해야 하는 겁니까?"
"당연히 선택권은 있어요. 대회에 출전하느냐 아니면 미용계를 떠나느냐"
'뭐야?'
출전하기 싫으면 환타지아를 그만두라는 것도 아니고 미용계를 떠나라고... 나 헤어디자인 학과인데... 미용계를 떠나면 전공과는 전혀 무관한 일을 하라는 말인가? 결국은 반드시 미용대회에 나가라는 말이네. /26 쪽66
"알겠습니다. 출전하겠습니다. 이번 대회는 큰 가요?"
"그렇게 큰 대회는 아니니 너무 걱정 하지 말고 연습이나 해 두세요."
'그래 이거야'이래서 아침에 날 붙잡고 토스트까지 나눠 먹인 거였구나. 다시 뱉어낼 수도 없고... 그나마 다행인 것이 이번 미용대회에 참여하는 나의 자세가 완전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대회에는 멋모르고 참가하는데만 의의를 두라는 원장의 말을 철썩 같이 믿어버리는 바보 같은 짓을 했지만 적어도 이번에는 목표를 확실히 알고 있으니 지난번보다 아주 조금은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장은 자신의 할 말을 끝내자 곧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영일아 열심히 해라"
넘버투가 내 등을 두드리며 응원의 말을 해 주었다.
"네 당연하죠"
'이번엔 절대'똥개훈련 따윈 하지 않도록 해야지. 나는 그렇게 굳은 결심을 하며 내 방으로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 나 말고는 모든 견습생들이 미용대회 출전을 해서 수상을 한 경험이 있는 듯 했다. 어쩐지 지난번 연습을 할 때 다들 뭐라고 한마디씩 하는 것이 예사롭지 않긴 했었다.
그 때는 귀찮아서 별 생각 없이 듣고 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들이 다 자신들이 출전 경험에서 우러러 나오는 조언들이었던 것인데...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대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동상정도는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견습생들의 조언도 새겨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내 방은 언제나처럼 정리정돈 되어 있었다.
가만히 보니 마사지 용품들의 종류가 몇 가지 늘어난 것 같았다. 뭐가 더 늘었는지 찬찬히 살펴보자 젤리 같은 것과 새로운 오일 종류가 들어와 있었다.
'아씨'어젠 왜 못 봤었지? 하긴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어서 그랬던 건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사지용품들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는 침대로 다가갔다. 그러고 보니 이방에는 미용과 연관된 물건들이 하나도 없었다. 지난번 미용대회를 나가기 위해 새로 구입한 미용가위와 빗과 핀이 주머니에 든 체 한쪽에 가만히 모셔져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미용대회 출전 이후로 한번도 손에 쥐어 본 적이 없었다.
'먼저 손에 익숙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언제라도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지나는 미용가위와 빗, 헤어 머리핀이 들어 있는 주머니를 허리띠 위에 찼다. 그리고는 가위를 칼을 뽑듯이 '휙' 뽑아서 휘둘러보았다.
"에이 그 정도로 되냐? 이 정도는 돼야지."
"어헉"
"뭘 그리 놀라고 그러냐?"
"왜 노크도 안하고 들어오고 그래요?"
"문 열려 있었거든."
20번 방 형은 내 앞에서 가위를 꺼내 마구 휘둘러 대면서 내게 말을 했다.
'뭐야?'
간 떨어질 뻔 했네... 그런데 가위를 정말 잘 휘두른다. 무슨 비법이라고 있는 건가?
"이거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서 그러냐?"
내가 뚫어지게 20번 방 형이 휘두르고 있는 가위를 쳐다보자 20번 방 형은 그렇게 물었다.
"어떻게 한 거예요?"
"이거 아주 간단해,"
"간단해요?"
"아침, 저녁으로 천번씩만 휘두르는 연습을 하면 되는 거거든"
'와우'그럼 하루에만 이천번...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지금처럼 휘두르고"
"언제부터 그렇게 했었어요?"
"아마도 미용 쪽에 관심을 가졌을 때부터 였을 거야"
"그게 언젠데요?"
"고 1이었던가?"
'에엑'뭐야? 그럼 도대체 가위를 얼마나 휘둘렀다는 거야?
나는 입을 떡 벌리고 20번 방 형을 쳐다보았다.
"야 입에 파리 들어가겠다. 아참 지금은 겨울이라 파리가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그렇게 연습했는데 지금까지 견습생을 하고 있는 거예요?"
"미용대회에도 여러 차례 참가해서 수상도 여러 번 했어"
"그런데도 이러고 있는 거예요?"
"그래도 내 목표는 바로 환타지아의 헤어디자이너이니까. 이곳의 헤어디자이너는 네가 생각하고 있는 일반 미용실의 헤어디자이너랑 틀려 너도 차츰 알게 되겠지만 말이야"
'뭐야?'
환타지아 헤어디자이너는 금테라도 둘렀단 말인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난리들이지? 원장도 강의하러 왔을 때 환타지아 헤어디자이너들의 수준에 대해 침이 튀도록 자랑질을 했었지? 최고의 실력을 갖추었다고 했었던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
"형 지명 없어요?"
"응 지금 당장은 없는데"
'이렇게 말하면 딱 알아채야지'너 그만 가라. 나 집중해서 생각 좀 하게... 하지만 내게 생각을 할 시간은 종일토록 허락되지 않았다.
일심들의 단합대회가 있는 날이었던지 여자 떡대들이 몰려와 내 방을 점령했기 때문이었다. 절대 일심들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제발 한꺼번에 몰려오지만 않는다면 더 좋아해줄 자신이 있는데 한꺼번에 몰려드니 좋아해 주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어 겨우 한숨 돌리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배가 너무 고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던 나는 우선 밥부터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방을 나와 카운터로 갔다.
"점심 먹으러 안 가요?"
"방금 다들 나갔는데요."
"벌써요?"
"벌써가 아니라 시간이 늦었어요."
'아'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어 버리다니... 어쩐지 배가 많이 고파다 했네.
"그럼 저는 지금 점심 먹으러 갔다 올게요."
"그렇게 하세요. 저 끝에 있는 분식점에 가신다고 하던게요."
'됐거든'난 밥 먹으러 갈래.
"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올게요."
나는 사무직원에게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가까운 식당으로 들어가 된장찌개를 시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뜨끈한 된장찌개가 나왔고 나는 밥을 두공기를 시켜 먹어 배를 든든하게 채운 후 계산을 하고 식당을 나와 환타지아로 돌아왔다. 내가 밥을 먹는 동안 돌아온 것인지 넘버투가 카운터 옆에 서 있었다.
"원선생님 식사하셨어요?"
"너는 먹고 들어오는 길이냐?"
"네 늦어서 바로 앞의 식당에서 밥 먹고 왔습니다."
"그래 잘 했어."
"그럼 전 이만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니 이리와"
"저 좀 있으면 지명 손님 오실 텐데"
"지명 손님 오면 네 방으로 가면 되잖아"
"네 알겠습니다."
나에게 손짓하는 넘버투를 따라 넘버투의 방으로 들어갔다. '설마'지난 번처럼 견습생들의 머리를 자르거나 하는 건 아니겠지? 그때 견습생들도 싫었겠지만 나도 싫었다. 내가 휘두르는 가위에 다쳐나가는 사람을 본다는 것이 마냥 좋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 이거 받아라."
뭔가 무거워 보이는 상자를 하나 내게 내밀었다. 우선은 종이상자였지만 안에 뭔가가 든 것처럼 상당히 무거웠다. 나는 그것을 내려놓고 상자를 열어보았다. 종이상자 안에는 나무로 된 상자가 들어있었고 그것을 열자 안에는 가위며 빗, 헤어핀과 장갑이 들어있었다.
"이게 뭡니까?"
"설마 몰라서 묻는 건 아니겠지?"
"모르겠는데요."
"가위랑 빗이랑.."
'아니 그런 뜻이 아니잖아'넘버투 나랑 장난해 지금?
"네가 미용대회 출전할 동안 연습에 사용할 도구들이지."
"저 이런 거 다 있는데요."
"알아 그것들이 없으면 넌 헤어디자이너 될 자격도 없어."
'그것들 지난번 대회 때문에 장만한 건데...'
그럼 난 헤어디자이너가 될 자격이 없었던 걸까?
"제가 다 가져도 되는 거예요?"
"그래 가져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수상하는 거야."
'아악'뭐야? 이거 수상하라는 협박인거야? 그나마 대상을 받으라고 안 하니 다행인 걸까?
나는 그 무거운 상자를 들고 내 방으로 올라왔다. 사실 상자만 무겁지 안에 든 내용물을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날부터 하루에 천번씩 가위 휘두르는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이 미용대회라는 것이 참 재미있게도 모델의 모습만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을 하는 헤어디자이너의 태도도 중요한 채점 요인이 되고 있어서 얼마나 매끄럽게 모델의 머리를 손보는가도 중요해서 가위질을 하는 것과 움직임, 그리고 심지어는 표정까지도 미리 연습해 두어야만 했다.
지난번 대회에서는 그런 것을 몰랐으니 당연히 미리 준비하지 못했었고 어쩌면 가장 큰 패인의 원인이었다고 할 수도 있던 부분들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간주하고 연습하기로 결심했다.
그날 넘버투가 나에게 준 상자를 안고 옥탑방으로 올라가니 옥탑방 앞에 누군가가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헉'누구야? 나는 놀라서 멈칫 거리며 서 있다가 혹시 이상한 사람이면 들고 있던 상자로 머리를 내려치기 위해 준비를 했다.
"영일씨"
'뭐야?'
넌 왜 또 온 거니? 옥탑방은 호텔이 아니라니까
"왜 이리 늦었어요?"
"여긴 호텔이 아니라니까"
"재워달라고 온 거 아니거든요. 나 술 사줘요"
'뭐야?'
내가 호구로 보이냐? 이번엔 뭐 술을 사줘? 너라면 사주고 싶겠니? 내가 전에도 말했다시피 난 다른 사람 물고기엔 먹이 안 주거든.
"나 바빠"
"정말 이럴 거예요?"
"응"
"나 정말 오늘 힘들단 말이에요."
"나도 힘들어"
"이것 좀 봐요 그럼 그리고 나 술 사줘요. 지난번 갔던 그 집에서"
'지난번 그 집?'
뭐 설마 돼지껍데기집?
나는 우선 백진아가 내미는 폰을 받아서 어떤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폰에는 오늘의 기사가 떠 있었다. 그 내용은 유건과 정인의 핑크빛 열애 소식이었다. '와우'뭐야? 유건이 꼬시는데 성공한 거야? 하긴 그 가슴 정도면...
"에에엑"
"악"
백진아가 갑자기 내 가슴으로 달려들더니 내가 들고 있던 상자에 그대로 헤딩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다.
"악 너무 아프잖아요. 그거 뭐예요? 설마 날 때리기라고 할 셈이었던 거예요?"
"나는 가만히 있는데 달려와서 박은 건 너거든"
난 차마 이걸로 때리려고 했었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안 그래도 실연의 고통 속에서 힘들 백진아인데 이 상자로 자신이 맞을 뻔 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하긴 머리를 박았으니 셈셈인 건가?
"괜찮냐고 안 물어봐요"
"네 목소리 들으니 괜찮은 거 같은데"
"아무튼 나 술 사줘요"
'그래'한때나마 내가 좋아했던 섹시가수인데 그까짓 소원하나 못 들어주겠어. 가자 가.
"일어나 나가자"
"정말이죠 무르기 없어요."
'속고만 살았나?'
하긴 유건에게 당한 거 생각하면 이럴 만도 하지.... 나는 나무상자를 집안으로 가져다 놓고 다시 나왔다. 여전히 옥탑방 앞에 주저앉아 있는 백진아의 손목을 잡고 나는 지난번에 같이 갔던 돼지껍데기집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돼지껍데기를 양껏 먹는 백진아 앞에서 나도 열심히 먹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술로 풀어버리려는 듯이 마구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백진아와 나는 한동안 말도 하지 않고 먹는데에만 집중을 했었다. 어느 돼지껍데기를 각각 3인분씩 먹고 나자 잠깐 숨을 돌리면서 서로에게 술을 권했다. 하지만 이미 그때 나는 소주를 세병째 마시고 있는 중이었다.
백진아는 소주를 한병 정도 마신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잠시 한숨을 돌리고 난 백진아와 난 이번에는 술을 마시는 것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병 두병 늘던 술이 결국 내 주량을 넘었고 나는 점점 취기가 올라 제정신이 아니게 되었다. 백진아가 유건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역시나 유건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백진아가 이번에는 정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역시 정인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러자 백진아가 이번에는 지윤경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마도 아는 사람 전부에게 다 전화를 걸 생각인 듯 했지만 나 역시 그런 백진아를 말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그날 밤 일어난 불상사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은 느끼고 있었지만 완전히 내 잘못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술에 취해 일어나게 된 사고라고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지윤경은 백진아의 전화를 받았다. 그것도 두 번째 벨이 울릴 때 전화를 받았고 백진아는 지윤경이 전화를 받자 마자 바로 유건의 일에 대한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지윤경은 백진아의 하소연을 한참 들어주더니 유건이 지금 있는 곳을 안다는 말을 했다. 그러자 그때부터 날뛰기 시작한 백진아를 데리고 나는 유건이 있다는 그곳으로 가기 위해 돼지껍데기집을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유건은 자신의 집에 있지 않고 아주 유명한 시내의 한 클럽에 룸을 잡아 놀고 있었다.
당연히 일행들도 있었고 정인과 다른 여자연예인들도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일행 중에 지윤경이 포함되어 있었다.
백진아와 내가 유건과 정인, 지윤경 외 나머지 일행들이 함께 놀고 있던 룸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처음에는 아무도 우리가 온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하지만 유건이 자신의 옆에 딱 붙어 앉은 정인의 가슴을 더듬고 있던 모습을 본 백진아가 룸이 떠나가라 소리를 질렀고 그제서야 룸 안의 사람들은 백진아와 나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는 백진아가 룸 안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건 너 죽을래?"
"너 뭐야?"
놀란 유건이 정인의 가슴에서 손을 떼고는 벌떡 일어나 백진아를 손가락질하면서 물었다.
"너 나 좋아한다며? 그거 거짓말이었어?"
"아니야 좋아해. 하지만 정인이도 좋아해"
"뭐?"
'우와'유건이 쟤 뭐야? 백진아도 좋아하고 정인이도 좋아하고 그럼 양다리?
"난 예쁜 여자들은 다 좋아. 그리고 예쁜 여자들도 날 좋아하고 도저히 한 사람만 좋아할 수가 없는 걸 어떻게 해"
'우와 우와'짝짝짝 나는 마음속으로 유건에게 박수를 쳐 주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직접 박수를 치지는 못했지만 같은 남자로써 저렇게 말할 수 있는 용기에 감탄을 해 주었다. 하지만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질 건지 눈으로 보듯 뻔 한 이 상황에 저렇게 말을 했다는 건 정말 간이 배밖에 나온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었다.
멍한 줄로만 알았던 정인이까지 벌떡 일어나더니 백진아와 유건이 벌이고 있던 판에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뭐야? 유건 오빠 나만 좋아한 거 아니었어요?"
"정인이 넌 빠져."
"지금 내가 빠져 있게 생겼어요? 오빠가 나만 좋아하는 줄 알고 같이 잔 거잖아요."
'뭐야?'
그 새 날름 삼켜 버린 거냐? 와 빠르다. 그런데 마치 순결이라고 바친 것 같은 정인의 저 태도는 뭐야? 하지만 정인의 말에 가장 열 받은 건 바로 백진아였다.
"뭐라고? 너 딴 여자랑은 안 잔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어."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게 뭔데?"
'그래'나도 궁금하다. 그런 상황이 뭔지.
그리고 그 상황이 궁금한 건 나와 백진아 뿐만이 아닌지 룸 안이 일순 조용해 졌다.
"그런 상황이라는 게 있어."
"그래? 나는 오빠가 아니라서인지 그런 상황이라는 게 어떤 건지 모르겠네. 하지만 나한테 양다리 걸치는 놈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거든."
그리고 백진아가 유건에게로 몸을 날렸다. 힐을 신은 발로 유건의 발등을 마구 밟아대자 유건이 발등을 붙잡고는 꼬꾸라졌고 백진아는 그런 유건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기 시작했다.
'이거 뭐야?'
개싸움인 거야? 싸움이라고 보기에도 오묘한 이 과경에 나를 비롯한 룸 안의 사람들은 말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입을 헤 벌리고는 쳐다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플레로님, 해동풍님, 챠베스님, sdaweq님, 이비앙님, 글레이시아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앞에서찌른다님, 레일브란트님 감사드립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내일부터 주말로 간주하고 금, 토, 일 삼일간 연참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ㅋㅋㅋ사실 조회수가 좀 줄긴 했지만 코멘트와 추천, 쿠폰 투척해 주시는 여러분들 덕분에 전혀 우울하지 않는 나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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