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64화 (64/236)

< -- 꼬붕의 음모 -- >

그러는 사이 오전시간이 다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우르르 몰려나오는 인간들 중 견습생은 한명도 없었다.

오늘도 지명손님이 많은 탓이었다. 이럴 때 카운터를 보지 않고 내 방에 있으면 나도 지명손님 몇 명쯤은 받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젊은 놈이 뭐 그리 한숨을 쉬냐?"

"어헉"

"뭐 죄 지었어 왜 그리 놀라?"

"귀가에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니까 그렇죠."

"점심 먹으러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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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또 분식을 먹어야 하는 건가? 매번 질리지도 않는 넘버투는 역시 대단하다.

넘버투가 주로 애용하는 분식집으로 향하자 떡대들이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아무도 큰 소리로 불평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넘버투의 성격을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불평하기는 힘들겠지. 물귀신처럼 물고 늘어지는 그 성격에 한번 당하고 나면 다들 어쩔 수 없이 감히 나서지 못하는 거겠지 지금의 나처럼... 점심으로 거하게 떡볶이를 먹고는 환타지아로 돌아왔다. 배가 아주 더부룩한 게 빵빵해진 배를 쓸어내리며 카운터에 앉아서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자는 거냐?"

"지명손님 있는 것 같더니 언제 내려왔어요."

"방금 손님 나가서 잠시 쉴 겸 내려왔지."

꼬붕이 탱글탱글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쟨 뭘 먹고 피부가 저렇게 탱글탱글하다냐?'

그것도 저 나이에 뭔가 비법이라도 있나?

새삼 꼬붕의 얼굴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면서 꼬붕이 물었다.

"너 어디 안 좋냐?"

"소화가 좀 안 되는 것 같긴 하네요."

"그래? 얼굴이 삭은 것 같은데"

'뭐야?'

내 얼굴이 삭다니 아무리 그래도 20대 초반인 내가 아무리 삭아봐야... 그러고 보니 최근엔 좀 얼굴이 삭을 만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 어제도 다행히 얼굴을 하나도 안 밟혔기에 망정이지 얼굴까지 밟혔으면 오늘 출근은 못했을 텐데. 아마도 그걸 염두에 두고 밟았겠지만 말이다.

역시 용의주도한 지윤경이다. 어떻게 보면 가장 무서운 사람은 지윤경인 것 같다.

백진아야 화가 나도 그때뿐이지만 지윤경은 화를 내도 전후사정을 고려해서 화를 내는 것 같았다. 앞으론 조심해야지.

"이제 그만 올라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뭘 벌써 올라가 지명 손님 오면 올라가지."

"좀 있으면 올텐데요."

"넌 나를 빨리 올려보내고 싶은가 보다."

'당연하지'네 얼굴 안 보니 속이 다 시원한 것 같은데 왜 내려 왔냐?

"그럴 리가 아니에요."

"너 원선생 약혼녀 안다며?"

"네?"

'카섹녀가 왜?'

너도 혹시 걔랑 썸씽 있냐?

"어떤 여자인지 궁금해서 원선생 알고 보면 좀 특이한 구석이 있거든 그래서 결혼할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 너무 궁금해서 네가 알고 있다고 하던데 다른 견습생들 말로는 말이야."

'뭐라고 해야 해?'

알고 있다기보다는... 암튼 카섹녀도 특이하긴 하지. 나도 궁금하다 도대체 뭣 때문에 카섹녀한테 그렇게 목을 메는 것인지. 내가 알기로는 과감한 섹스 아니면 멱살잡이 섹스 아니면 항문... 설마 그렇진 않겠지? 나는 번뜩 떠오른 생각에 온 몸을 부르르 떨며 소름이 돋을 팔을 북북 긁었다.

"왜 뭔가 떠오르는 거라도 있어?"

"아뇨 전혀 그런거 없어요. 그리고 그렇게 궁금하면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세요."

"너 그거 모르지?"

"뭘요?"

"원선생은 궁금해서 물어보면 직접 보라고 할 위인이야."

'뭐야? 아무리 그래도 설마 그럴 리가'그냥 여자친구도 아니고 이제 곧 결혼할 여자인데 설마 보여줄 리가 있겠어... 하지만 지난번에 카섹녀가 덮쳐서 넘버투가 안고 나왔을 때...

"그래 맞다. 네가 물어봐"

"에에엑 뭘요?"

"네가 원선생한테 어떻게 해서 사귀게 되었는지 도대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봐. 그래도 원선생이 너라면 귀여워하잖아"

'우엑'날 귀여워해? 그런 귀여움 따윈 안 받는 게 낫겠네. 그리고 왜 나야? 꼬붕 너 나한테 뭐 맡겨놨니? 하지만 곧 꼬붕이 내 귀에 속삭인 말을 들으며 나는 울며겨자 먹기로 넘버투에게 카섹녀와의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 주기로 약속했다. 꼬붕이 내 귀에 속삭인 말은 바로 '너 항문이 성감대라고 떡대들한테 불어버린다.

' 였다. '으으윽'그건 절대 안 돼. 나는 내 순결을 사수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넘버투에게 카섹녀와의 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내야겠다고 결심을 했다.

그리고 꼬붕은 그 말을 끝내고는 지명손님이 오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결국 쉬러 나왔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저 나를 이용해서 자신의 궁금증을 풀고 싶었던 것 뿐인 모양이었다. 나는 어쩌다 꼬붕을 따라 클럽에 갔던 걸까? 나만 꼬붕의 약점을 쥐고 있다 생각을 했었는데 이건 오히려 그 반대라니... 오후 손님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대기석에도 앉아서 기다리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밀려드는 손님들 중에 당연히 꼬붕을 찾는 손님이 있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지명 손님이 좀 밀렸는데 그래도 기다리시겠습니까?"

"네 기다렸다가 28번 방에 들어갈게요."

"혹시 특별히 원하는 서비스라도 있으신가요?"

"특별한 서비스라니요?"

"아니 기다리시는 동안 미리 정해두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뭐가 좋아요? 난 보통 버터 마사지를 받는데."

"그럼 혹시 단백질 마사지는 어떠세요?"

"... 흐음 뭐 그것도 좋을 것 같네요."

나는 오후 내도록 꼬붕 방에 들어가는 손님들에게 단백질 마사지를 할 것을 권유했다. 단백질의 효능에 대해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면서 권유를 하자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손님들이 다들 단백질 마사지를 하겠다고 했다.

퇴근시간이 되어 마지막 손님까지 흡족한 표정으로 돌아간 후 견습생들이 하나 둘씩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뒤늦게 카운터로 내려온 꼬붕은 눈 밑의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온 상태로 점심때에 비하면 까칠해진 모습으로 힘없이 걸어 내려왔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꼬붕의 방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30대에서 40대 후반의 중년 여성 손님들이었다. 그런 손님들의 특징은 한번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는 거.. 아마도 꼬붕은 그런 손님에게 단백질을 제공하기 위해 한 손님당 적어도 두 번 많으면 세 번 정도의 사정을 해야만 했을 것이다.

"오늘은 정말 이상한 날이야."

"왜 그러세요?"

"아니 그런 일이 있어. 나 너무 피곤하니까 이만 들어갈테니 나랑 아까 약속한 거 잊지 말고."

"네 알았어요."

'쳇'이런 와중에도 넘버투의 일이 궁금하다 이 말이지? 다들 원장이 부재중이라 넘버투에게 퇴근인사를 하고 환타지아를 나갔다. 나는 일부러 카운터에서 미적거리면서 넘버투가 자신의 방을 정리하고 나오기를 기다렸다.

"영일아 그만 나가자 너도 퇴근해야지? 카운터 싫다더니 열심히네."

"시간 괜찮으시면 술 사주셔도 되는데요"

"야 너 연습은 안 하고 이렇게 농땡이 부릴 시간 있냐?"

"하지만 쉬면서 해야지 능률도 오르는 거란 말입니다."

"하긴 그렇다만 넌 전혀 안하고 쉬려고만 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에엑'눈치 챈 거야? 나도 연습하려고 하지만 여건이 안 따라주는 걸 어떻게 해. 하루는 백진아가 그리고 또 하루는 지윤경에 거기다 오늘은 꼬붕이... 왜 이리 잠잠할 날이 없는 걸까?

하지만 나는 아까 꼬붕이 내 귀에 속삭였던 말을 떠올리며 얼른 넘버투를 따라나섰다.

"원선생님 그건 오해세요. 보세요 지금도 가위랑 빗을 차고 열심히 연습하고 있는 저를 말이에요. 자기 전에는 아니 잠자리에 들어서도 손에서 안 내려놓을 생각입니다."

"알았다. 그렇게 오버하지 않아도 술은 사주마 가자."

"네"

어쨌든 공짜술이란 술술 넘어가게 되어 있는 법이다. 넘버투를 따라 들어간 돼지껍데기집은 여느 때처럼 붐비고 있었고 나는 일부러 가장 구석에 있는 자리를 골라 앉았다.

"여기 앉으면 이모 부르기 힘든데 왜 여기 앉았어?"

"오늘은 왠지 구석이 좋네요."

내가 그렇게 대꾸하며 일어나지 않자 넘버투는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내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주문한 술과 돼지껍데기가 나왔다. 이미 시킬 때 소주 3병을 가져다 달라고 했던 넘버투는 나를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더니 말했다.

"오늘은 술 많이 먹고 실려가거나 하면 안 된다."

"그 땐 실수였어요. 딱 한번 그런거였거든요."

하지만 나의 그런 말에도 넘버투는 취미인 폭탄주 조제는 하지 않았다. 나와 술을 마시고는 항상 뒤끝이 안 좋은 경험들만 있어서인지 살짝 몸을 사리는 그 모습에 나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소주 5병을 나눠 마시자 넘버투와 나는 어느 정도 취기가 올랐고 나를 알딸딸한 상태에서 넘버투를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왜 그러냐? 뭐 할말 있어?"

"네 있어요."

"똥 씹은 표정하고 있지 말고 할 말 있으면 해봐"

"원선생님 결혼 하실분 말이예요. 제가 소개시켜준 거나 마찬가지 잖아요?"

"뭐 굳이 따진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뭐 지금 너 옷이라도 사 내라는 거냐?"

"아니요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어떻게 해서 원선생님이 반하신 것인지 궁금해서요."

"그냥 첫눈에 라고 말하고 싶지만 첫눈에 반한 건 아니고 첫 섹스에 반했다."

'역시'이럴 줄 알았어. 첫섹스에 반했다니 그런 것도 있냐?

"... 그러세요."

"우선은 취향이 나와 비슷하고 화끈하더라. 그날 우리 커피숍에서 한판 하고..."

"잠깐만요 커피숍에서 한판 했다니요?"

"몰라서 묻는 거냐?"

"몰라서 묻는 거죠."

"내가 들어가서 봤는데 커피숍 구석에서 미니스커트에 노팬티로 앉아 있더라고 그래서 그대로 낚아채서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지."

"그래서요?"

"우선 화장실에서 한판하고 우리집에 데려갔어."

"에엑 집에요?"

"제대로 하려면 집이 최고잖아. 이 여자다 싶어서 그냥 끌고 갔어."

"제대로 하려면 이라뇨?"

나는 그때부터 나오는 넘버투의 말에 귀를 틀어막고 싶은 것을 겨우 참아냈다. 내가 왜 시시콜콜한 넘버투의 섹스라이프까지 다 알아야 하냐고? 결국 카섹녀랑 한판하고 난 넘버투는 카섹녀가 너무도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집에 끌고 가서 마구 범(?)했던 것이었다.

별별 해괴한 짓을 다 시키면서 말이다. 카섹녀도 처음에는 아주 적극적으로 넘버투와의 섹스를 즐겼지만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자 넘버투를 화장실에 가둬 버리고는 도망가버렸다고 했다. 그런데 넘버투는 그런 카섹녀를 찾아다녔고 결국 길에서 우연히 만나서는 골목에서 또 한판하고... 뭐야? 그렇게 당해놓고 결국은 넘버투와 결혼까지 하려는 카섹녀가 더 대단한 것인지 그런 짓을 해 놓고도 나에게 떠들어대고 있는 넘버투가 더 대단한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넘버투였다.

갑자기 폰을 꺼내 섹스하면서 찍은 동영상을 내 눈앞에서 플레이시키는 순간 나는 그만 앉은 그대로 돌이 되고 말았다. 그러면서도 도저히 그 동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나도 문제지만 그런 동영상을 저렇게 자랑스럽게 내 놓는 넘버투는 역시 고수였다.

꼬붕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저걸 보기 싫어서 꼬붕이 나에게 알아오라고 한 듯 하니까 말이다. '흐음'저런 방법도 있구나. 하아 저렇게 하는 것도 나름.... 나도 모르게 동영상에 심취해서 넘버투의 설명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나는 집중하고 있었다.

"영상 폰으로 보내줄까?"

'뭐야?'

내가 이거 인터넷에 유포시키면 어쩌려고? 미친 거야? 아니면 본래 저런 상태인 거야? 아니면 취한건가?

하지만 내 고개는 이미 연신 끄덕이고 있었다.

"두르르르 두르르르"

잠시 후 내 바지 뒷주머니에 들어있던 폰이 진동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려왔고 나는 폰을 꺼내 넘버투에게서 온 동영상의 목록을 확인해 보았다. '우와'할 때마다 찍은 것인지 그 양이 꽤 되었고 나는 언제 시간 날 때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폰을 다시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다.

소주를 딱 8병까지 비우고 넘버투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틀거리는 넘버투에게 대리를 부르라고 했더니 그럴 필요 없다면서 손을 마구 내저었다.

"전화 하면 바로 와 이 근처가 집이거든"

"누구 말이에요?"

"누구긴 누구야 내 마누라지."

'아직 결혼도 안 한 주제에 마누라 타령은'전화하면 카섹녀가 온단 말이지. 나는 그전에 사라져야겠다.

라고 결심했지만 전화를 하고 난 후 바로 그 자리에 꼬꾸라진 넘버투를 그냥 버리고 갈 수 없었다.

의리 때문이 아니라 나중에 닥쳐 올 후환이 두려워서 나는 넘버투를 일으켜 뒤쪽의 벽에 기대어 앉혔다. 우선은 환타지아에 주차시켜둔 넘버투의 차로 가는 것이 시급한 문제인데 이렇게 꼬꾸라져 있는 넘버투를 데리고 가려니 도대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영차"

겨우 넘버투를 업고 일어섰다. 내가 취한 상태라서인지 아니면 넘버투가 무거워서 인지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나는 애써 다리에 힘을 주면서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어가자 환타지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섹녀도 보였다.

"어머 이게 누구야?"

"안녕하세요. 원선생님이 많이 취하셔서 제가 업고 왔는데 우선 차로 가시죠."

"그래 알았어."

앞장서서 가는 카섹녀의 뒤를 따라 나는 넘버투의 차로 걸어갔다. 꼬이기 시작하는 다리로 겨우 차까지 간 나는 카섹녀가 열어주는 문 안으로 넘버투를 내려서 밀어 넣었다.

"같이 타고 가"

"아뇨 전 이 근처에 살아요."

"그래? 그럼 잘 가고 다음에 봐"

"네 안녕히 가세요."

카섹녀는 나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는 차의 운전석에 올라타서 시동을 걸더니 달려가기 시작했다. '휴우'나만 어색한 건가? 카섹녀가 너무 아무렇지도 않아 하니 더 이상했다. 그래도 첫 섹스 상대나 마찬가지인데... 카섹녀에게는 그런 일이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나는 옥탑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곧 7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옥탑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아 드디어 집이다.

'나는 문을 열고 옥탑방안으로 들어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로써 오늘 하루도 끝이 난 건가? 그나마 별일 없이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벗어둔 옷을 정리하다가 뒷주머니의 든 폰을 꺼내들고는 아까 넘버투가 보내주었던 동영상이 생각이 났고 나는 곧 침대에 걸터앉아 폰에 온 동영상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나는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만 했다. 연신 부풀어 오르는 페니스는 간간히 손으로 짜내주면서...'이런걸 보내주다니'넘버투는 자기가 뭘 보낸 줄이나 알까? 넘버투가 보낸 동영상은 카섹녀와 넘버투의 동영상이 아니라 넘버투와 다른 여자들의 동영상이었다.

언제 이런 것들을 찍은 것인지 정말 나는 혀를 내두르면서도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벌겋게 핏발이 선 눈으로 나는 출근을 하고 있었다.

"여어 어제도 열심히였나봐"

"당연하죠."

"너무 무리하진 마라. 그러다 대회전에 병 날라."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형."

나는 20번 방 형에게 그렇게 대꾸하면서 환타지아 안으로 들어섰다. '헉'넘버투가 멀쩡한 모습으로 카운터 옆 대기석 의자에 앉아 있었다. 왠지 난 넘버투를 보기가 새삼 민망해서 고개를 약간 틀고는 인사를 했다.

"원 선생님 일찍 오셨네요."

"너 나한테 무슨 죄 지었냐?"

"아니요 제가 원 선생님께 죄를 지을 일이 있나요?"

"그런데 왜 시선을 피하고 그러냐?"

'으윽'그럼 너를 보면 네 거시기가 '두둥'하고 떠오르는데 어떻게 널 정면으로 쳐다보냐? 이거 참 민망해서... 그 동안 내가 야동속의 인물들을 실제 만난 적 없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원장님은 오셨어요."

"오늘은 출근하셨어. 지금 방에 계시는데 조금 있으면 나오시겠지."

"네"

나는 곧 아침구호를 외치기 위해 내 자리로 가서 섰다. 그러는 중에도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영상들로 정신이 없었다. 원장이 방에서 나와 아침구호를 외치고 나서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나도 역시 내 방으로 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들어간 방에서 내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문자도착알림음이 울렸다.

[손님 지명 준비할 것]오랜만에 보는 지명에 나는 다시 한번 방을 살펴보았고 흐트러진 곳을 정리하고는 옷을 한번 쓸어내렸다. 그리고 잠시 후 방의 문이 열리고 지명손님과 함께 떡대가 들어왔다.

'허억'나는 내 방으로 들어선 지명손님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놀라서 비명을 지를 뻔 한 것을 겨우 참아내며 손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성마카엘님, 플레로님, 블로우스트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챠베스님, 해동풍님, sdaweq님 감사드립니다.

그럼 오늘도 즐감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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