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68화 (68/236)

< -- 원장의 음모? -- >

내가 들어간 원장방에는 꼬붕이 잔뜩 움츠린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거울을 바라보고 있던 꼬붕의 시선이 방으로 들어가고 있던 내 시선과 마주쳤고 나는 속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킥킥킥'꼬붕 너 오늘 맛 좀 봐라.

뭐 내 항문이 어쩌고 어째 그리고 그걸 누구한테 말 할 거라고?

내 살벌한 시선을 느낀 것인지 꼬붕이 움찔거리며 의자를 당겨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일군을 위해 현우군이 시간의 내 주었어요."

'꼬붕 넌 원장에게 뭔 실수했냐?'

/27 쪽72아니면 묵혀 있던 원한을 갚기 위해 원장이 이러는 것일까? 나는 열심히 꼬붕의 머리를 스타일링 하기 위해 가위와 빗을 꺼내들었다. 이제 간단한 컷 정도는 해낼 정도의 실력은 되지만 나는 일부러 꼬붕의 뒷목을 가위끝으로 찔렀다.

"으악"

"앗 이런 손이 미끄러졌네요. 아프죠?"

꼬붕은 너도 한번 찔려볼래? 라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노려보았지만 옆에 있는 원장을 의식해서인지 애써 인상을 펴며 나에게 말했다.

"괜찮아 살짝 찔려서 별로 아프지 않아."

원장은 눈 한번 깜박이지 않고 내가 꼬붕의 머리를 컷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 시선에 새삼 떨어대던 나는 이번엔 정말 실수로 꼬붕의 귀 끝을 가위의 칼날로 스쳤다.

"으윽"

"정말 죄송해요. 그만 너무 집중하다보니."

"아냐 괜찮아 괜찮아."

꼬붕은 요란스럽게 손을 양옆으로 내저으며 연신 괜찮다고 말했지만 역시 그것도 원장을 의식한 행동이었다. 내가 꼬붕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자 흠칫 놀라며 의자 한쪽으로 엉덩이를 옮기던 꼬붕의 뒷목에 소름이 오돌오돌 돋아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런 꼬붕의 모습에 아랑곳 하지 않고 원장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헉 왜요? 원장님"

"영일군 내가 보기엔 스타일링 할때 영일군이 너무 굳어 있는 것 같아요."

"네? 어디가요?"

'아닌데'난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가위질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가 굳었다는 말이지?

"영일군 손목 말이예요. 자 내 손을 보세요."

어느 사이엔가 가위를 꺼내든 원장은 꼬붕의 머리를 컷 하면서 손목을 부드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에 비해 나는 뻣뻣하게 굳은 채 손목을 움직이니 조금만 가위질을 하고 나면 손목에 무리가 왔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자 손목에 힘을 빼고 손목을 살짝 구부리고 손가락 힘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팔의 힘을 사용한다고 생각하면서 한번 가위질 해 보세요."

나는 뻣뻣해져 있던 손목을 몇 번 돌려서 풀고 손목을 약간 구부렸다. 그리고는 가위질을 하면서 손가락이 아니라 팔의 힘으로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였다.

"이렇게요?"

"그래요. 잘 하는군요. 그렇게 계속 연습하세요. 그럼 손에 무리도 덜 가고 손목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아'미용이란 것도 결국은 요령이고 스킬이구나. 그냥 무조건 하기만 한다고 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어.

손목에서 힘을 빼자 가위 끝으로 더 이상 꼬붕을 찔러댈 수 없었다. 왜냐면 가볍게 들려있는 가위 끝이 목이나 이마 귀에 닿으면 저절로 미끄러지며 튕겨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와아'이래서 헤어디자이너들이 손님들을 무사히 살려 돌려보낼 수 있었나 보네. 그런데 왜 아무도 나에게 이런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지?

내가 의자에 앉아 있던 꼬붕을 바라보자 꼬붕 역시 내 손목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내가 다가가도 겁을 내지 않고 피하지도 않았다.

나는 가위를 고쳐잡고 다시 꼬붕의 머리를 컷팅하기 시작했다. 손이나 손목이 아프거나 무리가 가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이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머리를 스타일링 할 수 있었다.

단지 손목에 힘을 빼고 손가락 대신 팔을 이용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였을 뿐인데 그 작은 행동의 변화는 큰 파장을 가져오고 있었다. '와우'이게 내가 컷트한 거야? 꼬붕의 머리는 옆머리와 뒷머리는 짧게 컷했고 앞머리는 언발란스로 길게 남겨두었다.

거기에 약간 볼룸을 주었더니 꼬붕의 얼굴 선이 부각되면서 약간 좁은 이마가 덮이고 눈썹 위를 덮은 머리카락은 왠지 신비감을 더해주고 있었다. 꼬붕이 거울 속으로 엄지를 치켜드는 것이 보였다.

나는 거울 속으로 꼬붕을 향해 씨익 웃으며 그 행동에 답례를 해주었다.

"영일군 많이 나아졌네요. 그럼 컷팅은 오늘로 마무리 하고 내일부터는 펌에 대한 부분을 실습해 보도록 하겠어요."

"네 알겠습니다."

나는 얼른 빗자루를 집어들어 원장방에 날리고 있는 꼬붕의 머리카락을 쓸어서 치우고 가위와 빗을 정리했다. 꼬붕은 자신이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서 정리했고 원장은 소파로 가서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정리를 끝낸 나와 꼬붕은 원장방에서 나왔다. 아침구호를 외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이었지만 환타지아 직원들은 우리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꼬붕과 내가 원장방에서 나와 줄을 서자 곧 원장이 방에서 나왔고 환타지아의 직원들은 한 목소리로 아침 구호를 외쳤다. 나는 구호를 외치면서 꼬붕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싫어한다거나 어려워 하는것 없이 그냥 편하게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는 꼬붕을 보면서 나는 예전에 삽입불가에 항거했을 당시는 어땠을까 한번 생각해 보다가 곧 시선을 앞으로 향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넘버투에게 알아낸 카섹녀와의 사건에 관해서도 꼬붕에게 아직 알려주지 않았었는데... 이럴거면서 그런 협박은 왜 해서 사람 스팀 오르게 만든 건지. 참 알다가도 모를 위인이었다.

"다들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세요."

견습생들이 4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 중 나와 꼬붕도 당연히 섞여 있었다.

"와 형 머리 멋진데요. 오늘은 원장님이 컷하신 거예요?"

"아니 영일이가 해준건데."

"영일아 너 드디어 이런 경지까지 오른 거냐?"

20번 방 형이 내쪽으로 다가와서 내 목을 자신의 팔로 감아 당겨서 헤드락을 걸며 목을 졸라 댔다.

"으윽 컥 형 이 손 컥 좀 놔 컥"

"야 이정도로 뭘 그러냐? 짜식 엄살은."

"아악 컥 진짜 컥 놔줘."

'아씨'왜 아무도 안 도와주는 거야? 진짜 눈앞이 '핑핑' 돈다구... 아 산소부족...

"퍽"

"아악 뭐야?"

"현성군은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요?"

"아 네 원장님."

20번 방 형은 원장이 들고 있던 책에 머리를 맞고 화가나서 소리를 팩 질렀고 원장은 20번 방 형을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하아 하아 콜록 콜록 하아 하아"

나는 한참동안이나 부족한 산소를 들이마시느라 복도 벽에 기댄 채 호흡을 고르고 있었다. 그런 내 앞에 누군가의 발이 멈춰섰다.

"너 혹시 내 폰 건드렸냐?"

"네?"

넘버투가 내 앞에 서서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로 물었다.

"내 폰에 있던 중요 동영상이 너한테 넘어간 것 같아서 말이야."

'아 그거'네가 준거잖아 난 별로 갖고 싶지 않았다고... 적어도 그걸 보기 전에는 말이야...

"그건 원선생님이 보내주셨잖아요. 제가 싫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보내주셨잖아요."

"내가? 그랬다고."

"네 전 원선생님 폰 만져본 적도 없어요."

"흐음 내가 왜 그랬을까?"

'그야 잔뜩 취해서 오락가락 했으니까'그 때 카섹녀랑 찍은 것도 다 받아 둘 걸 그랬어. 그럼 두고두고 인질 노릇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전 모르죠."

"그럼 그 동영상들 다 봤냐?"

나는 붉어지는 목덜미를 감출 수가 없었다. 그 휘황찬란하던 동영상을 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실천 하려다가 이틀이나 내리 두들겨 맞았다는 말은 할 수조차 없었다.

"네"

"그럼 어떤 게 가장 좋았어?"

"네에?"

'아우'이 미친 놈 그건 알아서 뭐하게? 진짜 넘버투 너 변태 아니야?

"내가 그 언니들 아는데 너도 소개시켜줄까?"

"원 선생님 저 내일모레 미용대회 나가야 하거든요. 거기다 반드시 수상을 해야하고요."

"알아 나도 알고 있어. 그래도 너 그때까지 밥 안 먹고 지낼 건 아니잖아 섹스란 건 말이야 밥이나 마찬가지야 거르면 안 돼 그때그때 제대로 해결해 줘야해."

'아우'진짜 내가 너한테 뭔가를 배우면 내가 최영일이 아니라 개새끼다. 개새끼야.

그러나 난 그날이 가기 전에 개새끼가 되고 말았다.

그날 오후부터 넘버투의 특기중 하나인 부분 염색에 대해 전수 받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컷에 대한 세세한 첨가 부분까지 아울러서 말이다.

점심도 간단하게 먹고 들어와서 넘버투와 함께 넘버투의 방에서 염색약 냄새를 오후 내내 맡으면서 씨름 했었고 염색을 하고 나서 하는 간단한 컷의 기술에 대해서도 익히고 나니 이미 퇴근 시간이 되어 있었다.

"자 오늘은 이걸로 끝"

'아니 왜?'

이제 낼 모레면 대회인데 이런 기술을 이제야 가르쳐 주는 건데? 좀 미리 가르쳐주면 어디가 덧나냐?

"네 수고하셨습니다."

"정리는 네가 해라."

"네 알겠습니다."

넘버투는 방에서 나가버렸고 나는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치우고 있었다. 그나마 이번엔 염색이라서 가발을 이용해서 스타일링 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가발과 염색약을 정리하고 나서는 나는 넘버투의 방에서 나왔다. 다들 퇴근한 것인지 환타지아 안이 조용했다.

나도 퇴근하기 전에 원장에게 알리려고 원장방 쪽으로 다가가 문을 두드리기 위해 손을 들었다. 하지만 약간 열려 있던 문 사이로 원장과 넘버투가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고 둘의 대화를 엿듣게 되고 말았다.

"영일군은 어때?"

"이제야 겨우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던데."

"그렇다면 다행이지."

"왜? 아니면 쫓아내려고"

'뭐야?'

왜 넘버투가 원장한테 반말을 하지? 둘이 친구인가? 하지만 나이가 차이 나잖아.

"싹수가 없으면 쫓아내버려야지 여기가 공짜로 가르쳐주고 재워주고 먹여주는 곳이 아니니까 안 그래?"

"형이 그렇게 말하니까 살벌하다 그러면서 옥탑방은 왜 덥석 내줬어?"

"그게 내가 수진이 키우면서 고생한 생각이 나서 말이야."

"형이 무슨 자선사업가야? 그래서 여기 들인 얘들이 몇 인줄이나 알아? 이제 그만해 그나마 여태껏 데리고 온 얘들은 다 괜찮아서 다행이지 아무나 길에서 덥석덥석 줍지 말란 말이야."

"하지만 기호군도 그렇고 시호군도 그렇고 다들 어떤지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여기서 일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지 알잖아 다들 착한 애들이야."

"알아 그리고 스스로 알고 행동들도 잘하고"

"이제 영일군도 잘 알아서 할 테지. 인물은 잘난데 비해 눈치가 너무 없는 게 탈이야."

"왜? 또 순자할매가 보내 달래?"

"순자 어르신 말고도 좀 있어 카운터에 세웠더니 눈여겨 봤었나봐."

"그럼 덥석덥석 안겨주면 되잖아 왜 그렇게 끼고 살아 걔도 알건 알아야지."

"하지만 그러다가 내 꼴 나면 어떻게 해?"

"형 아직도 그 여자 못 잊은 거야? 하긴 어떻게 잊겠어? 매일 TV다 신문이다 나와서 설치고 다니는데."

"그래도 수진이 엄마야 그렇게 말하지 마"

"형이 이러니 큰 이모속이 썩지 안 썩어."

"이제 그만하자 영일군은 퇴근 안 시켜?"

"정리하라고 했으니 정리 끝내고나며 오겠지."

넘버투와 원장의 대화는 끝이 났지만 난 놀라서 다시 넘버투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뭐야?'

내가 지금 뭘 들은 거지?

나 지금까지 뭐하고 산 거야? 함부로 페니스나 휘두르고 아무 여자나 대준다고 덥석덥석 안고 그리고 빨아준다고 좋아서 히죽거리기나 하고... 아악 나 미친놈 아니야?

내가 지금까지 해 왔던 행동들이 나의 미래에 아니 현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제대로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난 그 흔한 콘돔 한번 안 써본 것 같은데. 혹시 그 중 누구라도 임신이라도 했다면... 가만히 나와 같이 잔 여자의 숫자를 세어보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헉 뭐가 이렇게 많아?

나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벽에 기대어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너 뭐하냐?"

"헉"

넘버투의 목소리가 머리위에서 들려오자 놀란 난 벌떡 일어나다가 그만 넘버투의 턱에 정수리를 그대로 박아버렸다.

"아악"

"컥"

나는 머리를 넘버투는 턱을 잡고 그대로 주저앉았고 우리 둘의 비명소리를 듣고 원장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에요?"

"머리가... 아악"

"턱이 으윽"

한참을 그렇게 아픔을 호소하다가 일어서니 나는 키가 반뼘 정도 더 커져 있었고 넘버투는 얼굴이 더 길어져 있었다.

"괜찮으면 이만 퇴근 하세요."

"네 원장님 내일 뵙겠습니다."

"저도 이만 갑니다."

나는 넘버투와 함께 환타지아를 나왔고 우선은 저녁을 먹어야 하기에 가까운 식당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원 선생님 원장님하고 무슨 사이세요?"

"무슨 사이냐니?"

"아까 제가 우연히 들었는데."

"뭘? 너 아까 방에서 하는 말 들었어?"

"네?"

"너도 양반은 못 되는구나. 나하고 원장님하고 이종사촌지간이야."

"아까 그 말씀 다 뭐예요?"

"뭘 말이야? 정확히 말해야 내가 알고 얘기해 주지."

"저에 대한 얘기 말이예요."

"너 이제 대회 나갈 생각 확실히 생긴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것도 있었고...."

"뭐? 너 출장도 좀 보내주라고 했고."

"네?"

"왜 싫냐?"

"네"

"그럼 열심히 노력해서 실력을 쌓아라. 세상살이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네 원선생님 저녁사주세요."

"나 약속 있는데."

"아 네 그럼 전 이만 갈게요."

"같이 가서 저녁먹자."

"제가 가도 돼요?"

"그래 같이 가 너 혼자서 저녁 먹어야 하잖아."

'뭐가'같이 가서 저녁을 먹어도 된단 말이야. 나는 먹던 밥이 먹구멍에 걸려 다시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억지로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다. 내 맞은편엔 넘버투가 카섹녀를 무릎에 앉히고 입을 '쪽쪽' 거리면서 연신 카섹녀의 몸 이곳저곳을 더듬어대며 밥을 먹고 있었다.

'쪽쪽거리고 싶어서 어떻게 밥은 먹냐?'

진짜 내가 미치겠네. 다시 내가 넘버투를 따라오면... 아무튼 안 따라올 테다.

"많이 먹어요 영일씨."

'우엑'왠 오버야? 목소리가 아예 간드러진다. 우욱 토 쏠려. 그런건 나 말고 잘 모르는 사람한테나 하지 난 이미 당신에 대해 다 알고 있거든.

"네 많이 먹고 있어요."

"영일아 이렇게 왔는데 술도 한잔 해야지."

"아니 전 대회 준비도 해야 하고 그만 가볼게요."

"아니야 쉴 때는 쉬어줘야 능률도 오르는 거야."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아씨 그럼 넘버투랑 카섹녀의 '쪽쪽' 거림을 더 봐야 하는 거야?

하지만 쪽쪽 거림을 더 볼 필요는 없었다. 이번엔 거의 '응응' 직전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니... 이 사람들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야? 사람 앉혀 놓고 먹여주면서 볼거리까지 제공하는... 아씨 미치겠다.

'벌떡'

"영일아 왜?"

"저 그만 갈래요."

"더 놀다가"

'뭘 하고 더 놀라가라고?'

이번엔 진짜 '응응' 이라고 하려는 참이냐?

"아뇨 진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내 애절한 표정이 통한 것인지 나를 보던 넘버투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너도 낼 모레가 대회라서 걱정이 될 거야 그렇지?"

"당연하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나 내일 휴가다."

'아싸'그럼 내일은 넘버투 안 봐도 되는 거야?

"대신 너 현우한테 봐 주라고 했어.

'뭐야?'

그게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아우 오늘 그냥 꼬붕의 머리를 확 찔러버리는 건데. 나는 카섹녀의 집을 나와 환타지아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되지 않는 거리라서 금방 환타지아에 도착한 나는 곧바로 옥탑방으로 올라갔다.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리고는 한손으로는 가위를 꺼내 돌리기 시작했다. 내일 모레가 대회니 이렇게 소나기로라도 공부를 해둬야만 할 것 같아서 책을 펼쳤지만 잠시 후 나는 책에 엎어져 잠이 들고 말았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sdaweq님, 시룡님, 아르너미스님, 블로우스트님, 해동풍님, 지카프님, 혈화님, 챠베스님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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