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73화 (73/236)

< -- 줄을 서시오. -- >

아침을 먹고 나서 욕실에서 간단히 씻고 옷을 갈아입고는 넘버투와 꼬붕과 함께 환타지아로 내려갔다.

"영일이 왔냐? 축하한다."

다들 나를 보면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나는 마치 개선장군이라도 된 양 으스대면서 환타지아 무리들과 악수를 했다.

"미친 개나리 왔냐?"

"뭐가 미친 개나리라는 거예요? 야광 개나리라면 몰라도."

"그러니까 미친 개나리지 너 야광색 개나리 봤냐?"

"본 적은 없지만 그럴 수도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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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축하한다. 은상 먹었다며. 내가 모를래도 모를 수가 없더라 어제 인터넷에 사진까지 떴던데."

"사진요?"

"사진뿐 아니라 동영상까지 쫙 깔렸더라. 너 이제 유명인이던데."

"그래요?"

나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얼른 카운터로 달려가서 사무직원을 밀어내고 컴퓨터에 인터넷 화면을 띄워 보았다.

'으잉'이게 뭐야? 발광하는 야광머리? 사진에는 모델이 미친 듯이 뛰어가는 장면이 올라 있었다. 발광하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내 사진은? 그랬다.

사진에는 내 모습보다 모델의 모습이 더욱 부각되어 있었고 나는 고작 손의 일부만 사진에 남겨져 있었다. 그것은 동영상도 마찬가지 였다.

모델의 머리에만 집중된 화면에는 나는 손만이 우정출연해 있었다.'아악'내가 주인공인데 은상도 내가 받은 건데.... 울고불고한 그 미모 떨어지는 모델의 얼굴만 크로즈업 되어 있고 왜 내 모습은 없는 거야? 나는 사진의 아래 기사를 읽어 보았다.

기사에는 심지어 내 이름까지 나와 있지 않았다. 환타지아에 근무하는 최모씨라고 소개된 기사를 보며 나는 울적해 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제 울며불며 머리를 새로 할 거라던 모델의 일거수일투족이 인터넷에 소개가 되어 있었고 오늘 아침이면 바로 머리 스타일을 바꿀거라던 모델은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야광색의 개나리를 휘날리며 거리를 걸어 다니고 있었다.

거기다가 모델의 인터뷰기사까지 실려 있었다. '이게 아닌데'주인공은 모델이 아니라 나잖아. 그런데 왜?

기사를 읽으며 나는 모델의 이름이 이지수라는 것까지 알 수 있었고 그 모델은 하루 아침에 일약 스타가 되어 있었다.

나는 멍해졌다. 이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를 따져야하는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용대회에서 은상은 수상한 것은 나였고 야광색의 개나리를 싫다고 가운까지 뒤집어 쓰고 나갔던 모델은 일약 스타가 되어 있었던 것이었다.

원장이 출근을 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초체한 모습으로 환타지아에 도착한 원장을 보면서 무리들이 웅성거렸다.

"다들 일찍 출근한 모양이네요. 자 그럼 우선 아침구호부터 외치고 일을 시작하도록 해요."

원장이 들어오면서 말을 했고 환타지아 무리들은 각자의 자리에 가서 줄을 섰다. 나는 꼬붕의 손에 일으켜져 내 자리에 세워졌다.

"절대 삽입하지 않는다."

"손님의 말엔 삽입하라는 것 외엔 모두 복종한다."

아침구호가 끝나고 원장이 나를 손짓했다.

"영일군은 앞으로 나오세요."

"모두들 알다시피 영일군이 어제 미용대회에 참가를 해서 은상을 수상했어요. 자 다들 축하의 박수를 쳐주세요."

"짝 짝 짝 짝 짝 짝"

나는 박수를 치고 있던 환타지아 무리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고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다.

"자 그럼 다들 각자 자리로 돌아가서 영업을 시작해 주세요."

원장의 말이 끝나자 다들 내 어깨를 한번씩 두들겨 주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멍하게 서 있어?"

"원선생님 혹시 인터넷 기사 보셨어요?"

"무슨 기사?"

"야광 개나리 모델요."

"아니 못 봤는데."

"한번 보세요. 어제 울던 그 모델이 기사에 나왔더라구요."

"그래?"

넘버투는 내 말에 궁금증이 생긴 듯 곧 카운터로 가서 인터넷 기사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와 완전 대박이네."

'그래 대박이지'그 이지수라는 모델한테는 말이야.

"본래 이런 거예요?"

"헤어디자이너라는 일 자체가 그런거잖아 우선은 모델을 살려주는 직업이라고 봐야하니까."

"하지만 거 헤어스타일을 만든 건 나라구요."

"왜? 억울하냐?"

"조금요."

"억울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오히려 네가 만든 작품이 유명해진 거니까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넘버투의 말은 맞았다. 곧이어 오전 영업이 시작되고 나서 야광 개나리의 헤어디자이너를 찾는 손님들이 환타지아로 몰려들어왔고 나는 용시스터즈나 장미시스터즈가 아닌 순수하게 일반 손님들의 지명으로 하루 종일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물론 아직은 스타일링을 하는 헤어디자이너가 아니라는 것에 조금 실망한 손님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내 서비스에 만족을 하며 돌아갔다. 드디어 나도 이렇게 외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줄을 서시오.'

오전의 영업이 끝이 날 때까지도 야광 개나리 모델은 환타지아를 찾지 않았다. 하긴 나라도 안 오겠다.

이렇게 세간의 관심이 된 머리를 가능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될 이때에 머리스타일을 바꾸는 것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닐 것 같았다. 나는 점심시간에도 내 방에서 나올 수가 없었다.

정말 한마디로 물밀듯이 밀려오는 손님으로 잠시 쉴 틈도 없이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했다. 오후에도 쉴 틈이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손님이 내 방으로 들어왔다.

'어어억'진짜 미친 거 아니야? 나는 입에 물고 있지도 않은 물을 뿜어 낼 뻔 했다.

마지막으로 떡대와 내 방에 들어온 손님은 바로 수진이었다.

바로 원장의 하나뿐인 금지옥엽 딸 유수진... 발랑 까진 고삐리가 드디어 사고를 치는 순간이었다. 아니지 이제 고삐리는 아니긴 하지만 이게 정말 누구 죽는 꼴 보고 싶어서... 어어억 나는 뒷목을 잡고 쓰러져 버리고 싶은 걸 간신히 버티고 있었다.

내가 떡대를 향해 수진이를 다시 데리고 나가라고 말하려고 하는 순간 수진이가 잽싸게 내쪽으로 다가와 내 입을 막아버렸다. 뭘로? 입으로... 정확히는 입모양으로... 내 앞으로 다가온 수진은 열심히 입모양으로 아빠한테 알리지 말라고 부탁을 했고 제발이라고 하는 수진의 입모양을 읽은 나는 밖으로 나가는 떡대를 차마 잡지 못했다.

"넌 무슨 생각으로 여기 온 거야?"

"오빠 축하해주러 온 거예요."

"너 입원했다던데."

"이제 괜찮아요. 그래서 말인데 아빠는 내가 여기 온 거 모르거든요."

'알아'원장이 너 여기 온거 알면 가만히 있겠냐? 다리몽둥이 부러트리려고 달려왔겠지.

"그런데."

"이왕 온 거 오빠 마사지 받고 싶어요."

"너 같은 꼬맹이 한테는 안 해준다."

"내가 왜 꼬맹이예요?"

"너 작잖아."

"이 정도면 표준이거든요."

'참나'이게 어른을 갖고 놀려고 하네. 네가 표준이면 다른 여자들은 다 거인이냐?

"원장님껜 말 안할 테니 그냥 가라. 그리고 여기 방안은 다 카메라가 있어서 동영상으로 찍혀. 너 이러고 있다간 여기 온 거 들키는 건 시간문제야."

"카메라가 있어도 사각지대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리고 그냥 이렇게 나갈 것 같았으면 여기 오지도 않았어요."

"너 여기서 어떤 서비스 제공하는지는 알고 온 거야?"

"네"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수진이가 대답했다.

'야 그래도 소용없어.'

내 눈엔 아직 너 애로 보이거든. 나 애를 더듬는 취미 없다.

나는 수진이를 한큐에 보내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 한번 말해봐."

"지금요?"

"그럼 지금 말하지 언제 말하려고 어떤 서비스 제공하는지 알고 왔다며 너 모르면서 그냥 안다고 말한 거지?"

"아뇨 알아요. 정말"

"그럼 어떤 서비스 제공하는지 말해봐. 난 네 말 못 믿겠으니 증명해 봐."

"그러니까 우선은 옷을 음 다 벗고 있으면 가슴이랑 으음 또 거기랑 막 만지고...."

"가슴이랑 어디랑 만진다고?"

"가슴이랑 그리고 음 거기... 말이에요."

"거기가 어디냐?"

"그러니까 거기 중앙 그거니까 중요부위요."

나는 수진이 쪽으로 한걸음 다가갔다. 그러자 수진이 움찔 거니더니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또?"

"그리고 또요?"

"그것 밖에 모르는 거야? 그건 서비스 축에 속하지도 않는데."

"그럼 뭐가 있는 거예요?"

나는 다시 한걸음 더 수진에게 다가갔고 수진은 역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뭘로 만지는데."

"그야 당연히 손으로... 다른 데도 있어요?"

다시 한걸음 내가 수진이 쪽으로 내딛자 수진은 뒤로 한걸음 물러났고 그렇게 물러난 수진의 등이 문에 닿았다.

"당연히 있지. 바로 이것 말이야."

나는 혀를 내밀어 고개를 돌린 수진의 귀볼을 핥았다.

"아윽"

"왜 흥분 되냐? 그리고 또 뭐로 만진다고?"

"또 더 있어요?"

놀란 수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손을 내밀어 수진의 손을 잡고 내 사타구니 쪽으로 가져왔다.

"바로 이거 말이야."

"........"

내가 나머지 한손으로 문의 손잡이를 돌렸고 문이 열리자 수진은 밖으로 튀어 나가버렸다. '으윽'하지만 이미 내 페니스는 터질듯이 부풀어 올라 있었다.

이렇게 되면 또 한편의 만담을 찍어야 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꼬붕의 폰에 저장되어 있는 동영상도 삭제해야하는데... 나는 곧 내 방을 대충 정리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내방앞에는 황당한 표정의 떡대가 서 있었다.

"왜 그래요 형?"

"손님이 도망쳤어."

"그래요?"

"어떻게 해야하지 심지어 옷도 그냥 두고 나가버렸어. 어디로 간 건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하지?"

"그러게 어떻게 해요."

'아씨'이놈의 딸래미가 도대체 뭔 짓을 하려는 거야? 그냥 옷 갈아입고 조용히 사라지면 되지. 어디로 튄 거야?

그렇다고 내가 직접 찾으러 다닐 수도 없고 내 코가 석잔데 누굴 도와 줄 수 있겠어? 나는 28번 방의 문을 두드렸다. 아무 대답이 없는 방문을 열어보니 꼬붕은 방을 나가고 없었다.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다행히 꼬붕이 카운터에 있던 넘버투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현우형 저 좀 봐요."

"왜?"

"잠시만 시간 좀 내 줘요."

"알았어 잠시만"

꼬붕은 넘버투의 머리를 한 대 '툭' 치고는 곧 내 손을 잡고 환타지아 밖으로 달아났다.

'왜?'

나까지 엮은 거야? 난 이렇게 도망 다니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꼬붕의 뒤를 미친개처럼 쫓아 오는 넘버투를 피해 골목으로 들어가서 숨어야만 했다.

"뭔 일이냐? 얘기해봐."

'하아'그걸 꼭 이렇게 골목에서 숨죽이며 숨어 있는 이때에 얘기해야 해? 넘버투를 때린 건 꼬붕인데 왜 내가 더 떨리는 거지.

"어제 찍은 동영상 있잖아요."

"무슨 동영상?"

"어제 저 찍은거요"

"내가 어제 널 찍었었어? 아 미용대회 때?"

'뭐라고?'

그럼 내 손만 우정 출연시킨 그 동영상 꼬붕 네가 찍은 거냐? 아오 이걸 죽여? 살려?

우선은 동영상부터 처리하고.

"그거 말고요."

"그거 말고 너 찍은 거 없는데."

'뭐야?'

기억을 못하는 거야?

"잠시 폰 좀 줘봐요."

"싫어."

"왜요?"

"네가 한턱 내면 한번 생각해 볼게."

'한턱은 무슨 한턱'그 야광 개나리한테 한턱 내라고 해야지. 왜 나한테 한턱 내라고 하는 거야?

"알았어요. 뭐 먹고 싶어요."

"나 오늘 클럽 가고 싶은데. 네가 괜찮은 애들이랑 부킹 시켜줘라."

'아오 진짜'내가 웨이터냐? 내가 왜 부킹을 시켜줘?

"알았어요. 지금 바로 가요."

"야 지금 클럽 문도 안 열었어. 우선 저녁 먹고 가자."

"그럼 그렇게 해요."

나와 꼬붕은 근처의 식당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넘버투는 포기하고 돌아간 것인지 보이지 않았고 나는 꼬붕과 같이 된장찌개를 시켜서 먹고 나서는 곧 꼬붕이 말한 클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클럽 안으로 들어간 나와 꼬붕은 룸으로 가지 않고 부킹의 상대를 관찰하기 위해 홀로 나갔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홀은 대부분 비어 있었고 나와 꼬붕은 무대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기본으로 줘."

꼬붕은 웨이터에게 주문을 하고 나서 무대를 둘러보았다.

"여기 물 좋다고 유명하거든. 너도 보고 마음에 드는 애 있으면 골라잡아."

'왜? 골라잡으면 네가 자게 해주기라도 할 거냐?'

네 문제나 해결하시지. 내가 동영상만 아니면 이걸 그냥 확 패고 가버리는 건데.

마음은 지금이라고 꼬붕에게 한방 날리고 클럽을 나가버리고 싶었지만 난 얌전히 꼬붕의 맞은편에 앉아 꼬붕이 시선을 주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기본 양주세트가 나오고 나와 꼬붕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역시 술은 폭탄주가 제일인데 야 우리 원선생도 부를까?"

"아까 머리 때렸잖아요. 지금쯤 이를 갈고 있을 것 같은데요."

"야 그래도 술 사준다고 하면 풀릴 걸."

'하긴'그렇겠지.

"내가 전화한다."

"네 알아서 하세요."

'잠시 잠시만'넘버투가 오면 그 술값까지 내가 내야하는 거 아니야. 꼬붕이랑 나만 해도 엄청 마실텐데 거기다 넘버투까지... 내가 꼬붕을 말리기 위해 뒤늦게 손을 뻗었지만 이미 꼬붕은 통화를 끝내고 폰을 주머니로 집어 넣고 있었다.

"근처라는데 바로 온대."

'아악'난 왜 이리 재수가 없는 거야? 그냥 화내고 오지말지. 으아 피 같은 내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

"그러세요? 잘 됐네요."

라고 말하는 내 입가가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것을 꼬붕은 알지 못했다.

"야 저기 저 애 괜찮다."

"누구요?"

"헉"

"왜 그렇게 놀라냐?"

"... 아니에요."

꼬붕이 가리킨 쪽을 보니 미친 유수진이 환타지아 가운을 입고 무대 중앙에서 몸을 흔들고 있었다. 미친... 저 가운 안에 그럼 아무 것도 안 입은 거야? 돈도 없이 어떻게 클럽에 들어 온거야? 하지만 나는 바로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수진이의 패거리로 보이는 여자아이 몇 명이 수진이와 같이 한 쪽의 테이블로 가서 자리 잡고 앉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저 애 딱 내 취향이다."

'야 정신 차려.'

저 애 건드렸다간 너 정말 환타지아를 떠나야 할지도 몰라... 그러고 보니 넘버투하고 수진이는 친척사이잖아. 그럼 넘버투가 오면 이 상황이 해결되는 거야?

나는 갑자기 너무너무 넘버투가 기다려졌다. '으으'왜 이리 빨리 안 오는 거야? 얼른 와서 수진이 좀 잡아가지.

한참 시간이 지난 후에 넘버투가 홀 입구에 나타났다.

시간을 확인하니 10여분밖에 안 지났었지만 너무도 넘버투의 등장을 기다린 탓인지 나는 마치 한시간 이상이 지난것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넘버투는 수진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넘버투가 수진이를 보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막 다시 무대위로 올라간 수진이가 가운의 어깨를 살며시 아래로 내리며 춤을 추는 바람에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다 수진이에게로 쏠린 덕분이었다.

'뭐야?'

왜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거지? 저 정도면 끌고 가야하는 거 아닌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넘버투는 수진이를 끌고 갈 만한 위인이 아니었다. 오히려 부추기면 모를까... 그러자 갑자기 모든 상황이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다.

"원선생 저기 저 애 어때? 나 저애 마음에 드는데."

"네 취향이긴 하네."

"그렇지 나 저 애들이랑 부킹하고 싶은데 넌 어때?"

수진이 무리도 하필이면 딱 세 명이었다.

"그러던지."

"안 돼요."

"왜?"

"딱 보니 재네들 고등학생 같은데요."

"그런가?"

꼬붕이 그제서야 수진이를 제외한 두명을 열심히 쳐다보기 시작했다.

"좀 어려 보이긴 한데 설마 고등학생일까?"

"그럼요 요즘 발랑 까진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괜히 고등학생 건드렸다간 큰일 나요."

"아씨 딱 내 취향인데 아깝다."

나는 입맛을 다시는 꼬붕을 보며 겨우 한시름 놓았고 그런 나를 넘버투가 바라보고 있었다.

"뭐하세요. 오늘 제가 한턱 쏘는 거니까 신나게 드세요."

난 그 말을 내뱉은 내 입을 꿔매 버리고 싶었다. 내가 그 말을 뱉어내는 순간 넘버투는 양주를 두병을 더 시켰고 꼬붕은 잔을 글라스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폭탄주 제조 삼매경에 빠진 넘버투는 나와 꼬붕에게 폭탄주를 마구마구 먹이기 시작했다.

'으윽'어제도 술을 진탕 먹었었는데 오늘도... 에구 힘들다. 라는 생각을 마지막으로 난 필름이 끊어지고 말았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레일브란트님, 블로우스트님, 아르너미스님, kimino siranai monogatari님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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