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79화 (79/236)

< -- 오해라니까 -- >

지윤경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커다란 선글라스를 꺼내서 썼다.

그것만으로도 조막만하던 얼굴이 가려져서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뒤를 돌아 내쪽을 보면서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뭐야?'

손가락으로 사람을 오라고 하냐? 기분은 나빴지만 난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지윤경에게로 다가갔다.

"여기 해장국 잘하는 곳이 어디예요?"

"5분만 걸어가면 되요."

"그럼 그곳으로 가죠."

/30 쪽83

내가 앞장을 서고 지윤경은 내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5분도 지나지 않아서 해장국집에 도착을 했다. 나는 식당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고 지윤경이 나를 따라 들어왔다.

"이모 여기 해장국 두 그릇 주세요."

잠시 후 해장국이 나와 지윤경 앞에 놓여졌다. 나는 지윤경 앞으로 수저를 챙겨놔주었다. 지윤경은 여전히 선글라스를 쓴 채 숟가락을 들어 해장국을 휘휘 젓더니 한숟가락 떠서 입으로 가져갔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배가 고파졌고 숟가락을 들고 허겁지겁 해장국을 퍼먹기 시작했다.

"맛있어요?"

".. 네 맛있네요."

"그러고 보면 영일씨는 참 속도 좋아요"

"네?"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는지 기억이나 해요?"

"무슨 일 있었어요?"

'하긴'일이 있었긴 있었지 룸 안에서 여자들과 뒤엉켜 있던 견습생들의 무리가 생각이 났고 나는 곧 고개를 '휘휘' 저어 머릿속에 떠오르던 이미지를 지워버렸다.

"무슨 일 정도가 아니었는데 정말 하나도 기억 안 나요?"

"네 전혀 제가 뭐 실수라도 했나요?"

"실수라기보다 사고 친 것에 가깝다고 봐야겠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데요. 궁금하니까 말해줘요."

"앞으로 술 마시지 말아요."

"네?"

"내가 술먹고 멍멍이 되는 사람 여럿 봤지만 영일씨는 진짜 할말이 없네요."

'아씨'어제 또 뭔 짓을 한거야? 옷 벗고 춤을 췄나? 페니스까지 마구 흔들어댄 거야? 아니면 누굴 막 때린 건가? 기억을 더듬어 생각을 해보면 횟집에서 나와서 이차를 간 것까지 생각이 났고 이차에서 여자들이 벗고 춤을 춘 것까지 생각이 났다. 그러다가 다들 취해서 물고 빨고 한 것까지 기억이 나는데 그 뒤에는 깨어나니 옥탑방이었는데...

"영일씨 폰 확인해 봤어요?"

"아니요. 확인해 봐야해요?"

"확인해 보세요."

나는 이미 다 비워낸 내 해장국 그릇을 바라보다가 깨작거리며 해장국을 먹고 있는 지윤경을 바라보았다. 지윤경이 해장국을 다 먹을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나는 폰을 꺼냈다.

'으잉'뭐야? 뭐 이렇게 통화를 많이 한 거야? 거기다 문자 발신 건수까지 왜 이리 뭐가 많지?

견습생무리들과 넘버투와 꼬붕에게 문자를 보낸 모양이었다. 하지만 왜 이들에게 내가 문자를 보낸 것일까? 혹시나 해서 문자 내용을 확인해 봤다. [동영상 보내니 확인해 보세요]무슨 동영상을 보낸다는 말이지? 나는 혹시나 싶어 저장된 동영상을 파일을 확인해 보았다.

어제 날짜로 된 동영상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수십개가 저장이 되어 있었고 나는 그 중 하나를 열어 보았다. '으아'이게 뭐야? 넘버투가 아가씨에게 페니스를 빨리면서 아가씨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영상이었다.

결국 아가씨가 다리를 벌리고 넘버투의 허벅지 위에 올라탔고 넘버투의 페니스가 아가씨의 꽃잎사이에 자리 잡은 모습에서 놀란 내가 동영상을 꺼 버렸다.

'뭐야?'

설마 다른 것들도 다 이런 거야? 혹시나 싶어 다음 동영상을 열어보았다.

시호형이 아가씨를 소파에 밀어 붙여 놓고는 팬티를 벗기고는 아가씨의 꽃잎사이를 더듬다가 자신의 바지를 내리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어제 마지막 기억을 더듬어 보니 딱 사고치기 직전의 느낌이긴 했지만 설마 모두들 이렇게 되고 만 것이었던가? 그런데 이게 왜 내 폰에 있는 거지? 아무리 봐도 이 폰으로 찍은 영상인 것 같은데 나는 이런 영상을 찍은 기억이 없었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면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지윤경이 깨작거리던 숟가락을 내려놓더니 나에게 말했다.

"내 영상은 지워줘요."

"네?"

"나랑 영일씨랑 하는 거 찍었잖아요. 아무래도 난 직업이 있으니 내 영상은 지워줘요."

"내가 지윤경씨랑 했어요?"

"그것도 기억 안 나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데요."

"그럼 나중에 동영상 확인해 보고 내건 지워줘요. 다른 사람들 영상은 그 여친에게 보내던 말던 나는 상관없으니 알아서 하고요."

"네?"

"동영상 다 보낸다고 했어요. 어제 영일씨가 그럴 생각으로 찍은 거라면서."

"아 그랬구나."

"그럼 우리영상은 누구한테 보내려고 했던 거예요?"

"기억이 안 나는데요."

"하긴 어제와 지금은 완전 딴 사람이네요."

"그런데 어떻게 옥탑방에 온 거예요?"

"영일씨가 전화했었어요. 급한 일이라고 그래서 달려왔었는데."

"제가 전화를 했어요."

"네 그리고 밤새 포르노 찍고 안 피곤해요?"

"전 멀쩡한데요."

"체력이 남 다른 가봐요. 난 피곤해 죽겠는데."

"그런 건 아닌데."

'그런데'지윤경의 말이 마치 비꼬는 것처럼 들리는 거지? 해장국집에서 나온 지윤경은 다시 한번 자신의 영상을 지워달라는 말을 하고는 택시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걸어서 옥탑방으로 올라가 거실의 소파에 털썩 앉은 후 지윤경이 말한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폰을 꺼내 들었다. 그런데 폰의 밧데리가 나가서 폰이 꺼져버렸고 나는 침실로 들어가 침대 옆에 있는 충전기를 폰에 꽂은 후 침대에 걸터앉았다.

도대체 뭣 때문에 지윤경이 그런 말을 한 것인지 그리고 아까 확인했던 동영상이 눈에 어른 거렸다. 놀라서 전부다 보지는 못하고 금방 꺼버렸기에 자세한 부분까지 확인하지 못했었는데라는 생각을 하면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점점 더 커지는 궁금증에 나는 폰을 충전기에 꽂아 둔 채 동영상을 확인해 보기로 결정하고 꺼진 폰을 켰다. 충전이 완료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충전기에 꽂아둔 상태라서 폰이 꺼지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한 나는 바로 동영상폴더를 열었다.

가장 최근 동영상을 열어보았다. '와아'이건 뭐 말이 필요 없었다.

새하얀 엉덩이를 흔들어 대고 있는 지윤경의 뒤에서 발기된 페니스가 비벼지더니 지윤경의 꽃잎 사이로 찔러 들어갔다. 지윤경의 색스러운 신음소리와 내 신음소리가 같이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후 지윤경의 안에서 빠져나온 페니스가 하얀 엉덩이에 우윳빛 정액을 쏟아놓고 있었다.

그게 시작이었다. 지윤경의 입안으로 페니스를 찔러 들어가는 것, 심지어는 싫다는 지윤경에게 69자세를 강요하면서 찍은 영상도 있었다.

'나 어제 미쳤던 거 아니야?'

하지만 나와 지윤경의 영상만 있는 건 아니었다. 어제 이차로 갔던 클럽의 룸 안에서 견습생들과 아가씨들이 뒤엉켜 있는 동영상을 보면서 나는 터질 것 같은 느낌에 바로 바지를 벗어 던졌다.

"하악 하악 하악 하악 하악 하악"

20번 방 형의 영상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연지와 사귀고 있어서 다른 여자와의 관계는 싫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미친 듯이 아가씨를 더듬어 대더니 페니스를 꺼내 아가씨의 입안으로 물려주고는 머리채를 휘어잡고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벌써 세 번째의 컵을 집어 들고 있었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허억"

동영상을 하나 하나 다 열어보면서 내 옆엔 정액이 담긴 컵들이 하나씩 늘어갔고 내가 동영상을 다 확인하고 난 후에 난 침대 위에 뻗어버렸다. '그러니까'내가 이 영상들을 찍어서 각자에게 보낸 것이다.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같이 즐겨보자고 아니면 이 영상으로 협박을 하려고? 어쨌든 나는 동영상으로 인해 어제밤에 내가 벌린 일을 알 수 있었다. 설핏 잠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누군가가 옥탑방으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피곤한데. 자고 싶은데 도대체 누구야? 짜증이 확 치민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침실문을 열고 옥탑방으로 들어오는 사람을 확인했다.

"너 왜 왔냐?"

놀란 듯 나를 바라보던 수진이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아래로 향하더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렸다.

"오빠가 보낸 문자 때문에 왔어요."

"무슨 문자?"

"어제 보냈잖아요 나한테"

"내가?"

그러고 보니 문자를 너무 많이 보내서 누구한테 보낸 것인지 일일이 다 확인해 보지는 않았었다. 영상은 일일이 다 확인해 봤지만...

"오빠 옷 좀 입으면 안 되요."

"내가 옷을 입고 있던 벗고 있던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여긴 내 집이거든."

이라고 우선 큰 소리를 치고는 내 모습을 살펴보았다. 윗도리는 다 입고 있었다. 하지만 아래쪽엔 바지는 물론 팬티까지 벗고 있었고 잠들기 전에 그렇게 많이 싸대었음에도 불구하고 페니스가 발기된 채 솟구쳐 있었다.

발기 되어 있지 않았다면 상의가 길어서 페니스가 보이지 않았겠지만 발기 되어 있어서 페니스의 붉은 머리가 삐죽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가려야 하나?'

하지만 나는 이걸로 수진이를 쫓아내자는 생각을 하곤 일부러 더 페니스를 앞쪽으로 내밀며 수진이 쪽으로 걸어갔다.

"네가 온 용건이 뭐야?"

"어제 그 여자 지윤경 맞죠?"

"누구를 말하는 거야?"

"오빠랑 같이 포르노 찍은 여자 말이에요?"

"뭐?"

그러니까 내가 지윤경과 찍은 동영상은 수진이에게 보내버렸나 보네.

내가 이러려고 지윤경과의 영상을 찍었던 건가?

"그 여자 아직 있어요?"

"있던 말던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을 것 같은데."

갑자기 수진이가 날 밀어내고 침실로 들어가려고 했다. 내가 잠들기 전까지 싸서 놔 두었던 컵들이 생각이 났고 나는 수진이를 막기 위해 몸을 움직였다.

'아악'미칠 것 같아. 아아악 제발 좀 힘 좀 빼... 으윽발기된 페니스가 수진이의 다리 사이에 끼였고 수진이는 아는지 모르는지 날 침실 문으로 밀어 붙이기 위해 다리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겨우 참고 있던 나는 비명을 질러버렸다.

"하아악"

놀라 눈이 동그래진 수진이 내 붉으락 푸르락 하는 얼굴을 쳐다보고는 그제서야 자기 다리사이에 낀 페니스를 느낀 모양이었다.

"아파요?"

'으윽'아프기도 하고 조이기도 하고... 수진이 입고 있는 바지가 하필이면 부드러운 털이 숭숭 나있는 재질이었고 그런 바지사이에 끼여서 눌려지고 있는 그 끝은 아프기도 했지만 꼭 아프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은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궁금하면 한번 끼워보던가..)

"으으윽 .. 잠 잠깐만 으윽"

난 절대 수진이 다리 사이에서 싸고 싶지 않았다. 더더군다나 그것이 바지 위라면 말할 것도 없겠지만 하지만 수진이가 내 페니스를 빼려고 다리에 힘을 주며 옆으로 옮겨가자 같이 움직여지더니 결국에 수진이의 바지를 우윳빛 정액으로 적시고 말았다. '하아'어쩌지?

나도 수진이도 그대로 굳어져 있었다.

"미안해 내가 그만 참지 못하고."

"아뇨 나도 잘 못했는데 뭘요. 우선 이거나 빼요."

"아니 내가 빨아줄게."

"닦으면 되요."

"미안해서 그래."

"우선 옷이나 좀 입어요."

"어 그래."

나는 얼른 침실로 들어가서 옷을 입고 다시 거실로 나왔지만 수진이는 욕실에 들어간 건지 거실에 없었다. 내가 욕실로 가서 보니 수진이가 바지를 벗은 채 허리에 수건을 두르고 바지를 씻고 있었다.

"내가 씻는 거 도와줄까?"

"아뇨 혼자 씻을 수 있어요."

잠시 후 바지를 입은 채 바지의 젖은 부분을 수건으로 눌러 닦으면서 수진이 욕실 밖으로 나왔다.

"다 된거야? 괜찮아?"

"괜찮아요."

바지를 정액으로 적시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우리는 둘다 멍해져 있었다.

"저 그만 갈게요."

"어엉 그래 가라 잘 가."

나는 옥탑방 문까지 열어주면서 수진을 배웅해 주었다. 그런데 분명 수진이 뭔가를 따지러 왔었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침실로 들어가서 정액이 든 컵을 치우고 있었다. 갑자기 밖에서 '쾅' 소리가 들려서 놀란 내가 들고 있던 컵을 침대 위로 떨어트리고 말았다.

'아악'이게 뭐야? 침대 위는 정액으로 엉망이 되고 말았고 나는 얼른 컵들을 집어 들었지만 이미 정액이 다 쏟아진 후였다. 할 수 없이 컵을 포개들고 거실로 나왔다.

거실에는 기세등등한 넘버투와 원장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원장님 무슨 일이세요?"

"영일군한테 확인할 일이 있어서 왔어요."

"저한테요?"

'설마'어제 동영상 사건 때문에 그런 건 아니겠지?

"수진이한테 실수했다면서요?"

'뭐야?'

그것 때문에 이러는 거야?

"네"

"어떻게 할 생각이예요?"

"어떻게 하다뇨?"

"실수를 했으면 책임을 져야지 하지 않아요?"

"책임을 지라고요?"

'아악'설마 그 바지 몇 백만원하는 그런건 아니겠지?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예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으휴'얼만지는 모르지만 일단 버려놓았으니...

"능력은 되나요?"

'뭐야?'

설마 그 바지 한정판이거나 뭐 그런 건가? 어억 어떻게 해?

"얼마면 됩니까?"

"뭐라고?"

갑자기 나한테 달려들려고 하는 원장을 옆에 서 있던 넘버투가 허리를 잡으며 말렸다.

"형 이성을 찾아 이러면 안 되잖아 말로 해결한다며?"

"지금 내가 말로 해결하게 생겼어?"

'왜 저래?'

그 바지 설마 손수 만든 거야? 한올한올 정성을 들여서 만든 건 아니겠지?

"저에게 주시면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습니다."

"야 최영일 임마 그만하고 가만히 좀 있어."

넘버투는 내 말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아니 그럼 저한테 어떻게 하라고요?"

"우선 무릎 꿇고 빌어야 할거 아니야."

'정말'바지 하나 때문에 무릎까지 꿇고 빌어야 하는 거야? 하지만 눈속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원장을 보니 저절로 무릎이 꿇어졌다.

"죄송합니다. 실수긴 했지만 정말 잘 못했습니다.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책임지지 마 네가 책임질 필요 없어."

"정말 책임 지지 않아도 되요?"

라고 반문한 것과 동시에 원장은 넘버투의 손을 뿌리치고 나와서 나를 밟아대기 시작했다. 여태껏 여자에게 몇번 밟혀본 경험이 있었지만 역시 남자의 힘은 장난이 아닌 듯 정말 이렇게 밟히다간 죽겠지 싶었다.

"살려 주세요. 흐윽"

옆에서 말리던 넘버투가 지쳤는지 나가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힘이 넘치는 원장은 내 몸을 아주 골고루 밟아대었고 결국 나는 거의 정신을 잃기 직전까지 갔다. 넘버투가 안 되겠는지 어딘가로 전화를 했고 잠시 후 수진이가 나타났다.

"아악 아빠 지금 뭐하는 거예요?"

"넌 왜 또 여기 온 거야?"

수진이 원장을 밀어내고 바닥에 누워있던 나를 일으켜 소파에 앉혔다.

"세상에 사람을 어떻게 이 지경으로 만들 수가 있었요. 왜 이런 거예요?"

"몰라서 묻는 거야? 아니면 시치미 떼는 거야? 아빠가 절대 결혼하기 전에는 남자랑 자지 말랬잖아. 그런데 넌 아빠 말이 우습게 들렸어? 영일이랑 자니까 좋았어?"

"네? 그게 무슨 소리예요? 자다니 누구랑 누가요?"

"오늘 너희 둘이 여기서 같이 지낸 거 모를 줄 알아?"

씩씩거리던 원장은 침실로 들어가더니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있던 시트를 들고 거실로 나왔다.

"자 이것 봐라. 이렇게 증거가 있는 데도 시치미 뗄래? 도대체 얼마나 했으면 이렇게 될 수 있어?"

라고 말하며 원장은 시트를 바닥에 내던졌다.

"아빠 난 영일 오빠뿐 아니라 아무하고도 잔 적 없어요. 나 아직 처녀예요."

"그래도 거짓말 할래?"

"거짓말 아니거든요. 도대체 무슨 말을 들었길래 이러는 거예요?"

"원선생이 아까 옥탑방에 왔다가 다 들었다는데."

"뭘 들어요?"

"너하고 하고나서 영일이가 실수로 그랬다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빨아준다고 하고 넌 됐다고 알아서 한다고 하니까 영일이가 널 씻겨주려고까지 했다던데."

'뭐야?'

도대체 저 말은 뭐란 말이야? 난 수진이 바지 위에 실수한 것 밖에 없는데... 그랬다. 넘버투가 어제 동영상 때문에 나를 만나러 옥탑방으로 왔는데 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하다가 나와 수진의 대화를 들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오해를 한 넘버투가 원장에게 달려가서 말했고 원장은 분노해서 나에게 달려온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원장에게 나는 얼마냐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냐는 소리를 해 댔으니 어떻게 보면 밟힐 만도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만 했다.

원장과 넘버투는 오해를 풀고 머슥한 표정으로 수진과 함께 돌아갔다. 하지만 실컷 밟힌 나는 몇일 동안이나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레일브란트님, 시룡님, 블로우스트님, 류치네님, 초원구름님, 챠베스님 감사드립니다.

주말은 아니지만 연참해 봤습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

< -- 드디어 보내다.

-- >

그날 이후 수진이는 더 이상 쫓아다니지 않았다. 당연히 옥탑방에도 오지 않았지만 나는 옥탑방의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바꿔버렸다.

그것도 특수잠금장치로 말이다.

집에서 이틀간 푹 쉬었다.

다행히 뼈를 다쳤다거나 하는 큰 부상은 없고 타박상만을 입은 터라 집에서 쉬기만 해도 많이 나아졌고 수업을 빠질 수는 없는 일이라서 욱신거리는 몸을 이끌고 학교를 갔다. 이상하게도 피하려고 하면 만나지고 만나려고 하면 안 만나지는 것 같다.

수진을 학교에서 만나게 되면 그날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학교 올 때마다 보이던 수진이가 오늘은 한 번도 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리 급한 일도 아니다 싶어서 나는 강의실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오전에는 강의를 듣고 오후에는 환타지아로 출근을 해야하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뻐근한 몸을 펴면서 책상에 엎드렸다. 시간이 되어 교수가 들어와 출석을 부르기 시작하자 나는 책상에서 일어나서 대답을 하고 강의를 듣기 위해 책을 펼쳤다.

교수가 강의를 시작하자 공기에 마치 수면제라도 풀어놓은 듯 다들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 중엔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

/25 쪽84

"최영일군이 한번 대답해 보겠나?"

".. 네 네?"

"최근 미용계에 불고 있는 바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에 대해 답변해 보겠나?"

"아 그러니까 그게...."

졸고 있던 나는 그렇게 교수에게 까였다. 꾸벅꾸벅 졸고 있던 터라 제대로된 대응을 하지 못했고 설사 깨어있었다 해도 내가 대답을 할 수 있는 범위의 질문이 아니었다.

'근데'태식이도 졸고 기태도 졸고 심지어 여자애들 중에서도 몇 명이 졸고 있었는데 왜 하필 나야? 그건 나의 유명세 덕분이었다. 교수가 외우고 있는 유일한 이름이 최영일이라는 동기들의 말을 전해 들으면 대회에 나가 수상을 한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강의실을 나서서 환타지아로 향했다.

오전 수업을 일찍 마친 덕에 환타지아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내 발걸음은 더욱 빨라졌다. 다행히도 내가 환타지아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오전 영업이 끝나기 전이었다.

나는 환타지아로 들어서면서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저 왔습니다."

"아 그래요 영일군 왔군요. 몇일 더 쉬어도 되는데 벌써 나온 거예요?"

나를 밟은 것이 어지간히 미안했던지 원장이 나를 보며 말을 했고 나는 씩 웃으며 입을 열었다.

"하루종일 누워 있으려니 좀이 쑤셔서요 그리고 오늘은 학교도 다녀왔는데 당연히 출근도 해야죠."

"더 안 쉬어도 괜찮겠어요?"

"네 이정도 쯤이야 가뿐합니다."

'가뿐은 개뿔'하지만 집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있는 것이 더욱 힘들었다. 나는 카운터 옆의 대기석의자에 앉아서 폰을 꺼내들었다. 그러고 보니 이 폰에 굉장히 중요한 영상들이 들어있는데... 라는 생각에 나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폰의 장금설정을 새로 바꾸었다.

오전 영업이 끝나고 견습생 몇 명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시호형이 그 무리들에 섞여 있었고 견습생 무리들은 나를 보자마나 주춤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왜?'

날 보니 양심에 찔리나? 회식날 그렇게 난장판을 만들었던 자신들의 영상이 담긴 문자를 다들 봤을 텐데 말이야. 내가 그들을 보면서 빙그레 웃자 소름이 돋는 듯 팔을 문지르면서 카운터 쪽으로 걸어왔다.

"영일이 왔냐?"

"형 오늘은 손님이 뜸한가 보네요."

"손님이 없진 않은데."

'그런데 뭐?'

좀 끝까지 말 좀 해봐 왜 맨날 말을 끊어 먹냐? 말 끊어 먹으면 맛있어?

무뚝뚝하면 멋있어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시호형은 무뚝뚝하게 말을 하면서 말꼬리를 잘라버렸다.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밥 먹기 전에 괜히 한소리하면 소화가 안 될 것 같아서 별말 없이 환타지아 무리들과 함께 밥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오늘은 원장과 같이 점심을 먹으러 나온터라 한정식집으로 걸음을 옮겼고 나는 맛있게 밥을 먹었다. 다른 사람들은 배가 별로 고프지 않는 것이 먹는 것이 영 시원찮았지만 그 덕에 나는 원하는 반찬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환타지아로 돌아오려고 하자 갑자기 시호형이 내 팔을 잡아당겼다.

"왜요?"

"나 좀 봐."

"보고 있어요."

"아니 여기서 말고."

'여기서 말고 뭐?'

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는 시호형한테 질질 끌려서 가까운 커피숍으로 들어갔다.

"왜요?"

짜증을 내는 나를 데리고 구석 자리로 가더니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맞은편에 시호형이 앉았다.

"너 정말 그 영상 보낼 거냐?"

"봐서요."

"나 헤어지기 싫은데."

'참나'그럼 행동을 잘 했어야지 왜 이제 와서 이런데... 하긴 어느 정도는 불가항력이었다고 해야 하나?

나는 시호형을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 성격에 이말 하기가 쉬운 건 아니었을 텐데 어지간히 정숙씨가 마음에 드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시호형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형 안 보낼 거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

"그럼 지워라."

'헉'지우라니 그건 또 안 될 말씀이지. 하지만 시호형을 보니 지울거라는 대답을 해야 할 것 같긴 하네.

"알았어요."

내 대답을 듣자 그제야 안심을 한듯 시호형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도 따라 일어났다. 환타지아로 돌아오니 카운터에는 넘버투가 앉아 있었다.

"영일아 왔냐?"

"네 왔습니다. "

"그래 잘 왔다. 안 그래도 너 찾는 손님 많았는데 잘 됐네."

'잘되긴'내가 누구 땜에 밟혔다고 생각하는데 원장이 나를 밟은 건 나름 이해가 되긴 하지만 도대체 넌 뭐냐고?

"전 방에 올라가겠습니다."

"그렇게 해."

나는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서 내 방으로 올라왔다. 방으로 들어가 정리를 하고 손님을 맞기 위해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나니 역시나 폰이 진동했다.

[손님 지명 준비할 것]폰을 열어 확인한 후 나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문 옆으로 가서 섰다. 문이 열리고 떡대와 함께 손님이 들어왔다.

'어'지난번에 왔던 바로 그 손님이었다. 얼마전 처음으로 환타지아를 와 본다고 했던 바로 그 손님. 간만에 내 페니스를 세웠던 바로 그 분. 나는 손님에게 침대를 손짓했다.

침대로 걸어가던 손님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가운을 벗고 눕는 게 더 낫지 않나요?"

"아 네 편하실 대로 하시면 됩니다."

침대를 바라보면서 가운 끈에 손을 가져간 손님이 끈을 당겨 풀자 가운이 손님의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렸고 나는 반사적으로 바닥으로 떨어지려는 가운을 잡기 위해 손님에게 다가가다가 그만 손님의 엉덩이에 얼굴을 박고 말았다. 그리고 손님도 가운을 잡기 위해 막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허억'이게 뭐야?

내 입술 앞에 손님의 꽃잎이 푸들거리면서 닿았고 내 코가 손님의 항문을 찔렀다.

"아앗"

앞으로 허리가 확 꺽인 손님이 침대로 넘어졌고 나는 손을 내밀어 손님의 다리를 잡아서 다리가 침대에 부딪히지 않도록 했다. 그 바람에 내 얼굴이 손님의 다리 사이에 끼이고 말았다. 아니 끼였다기 보다 사타구니에 얼굴을 들이밀었다고 해야 할까?'으윽'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건 자세가 너무... 자극적이다.

"아아 저기 아앗 숨 좀 아아아"

내가 씩씩거리며 숨을 쉬자 숨결이 자극이 된 것이지 손님이 허리를 비틀어 대며 나를 밀어내려고 했고 나도 손님에게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손님이 다리를 오므리는 바람에 쉽게 얼굴을 뺄 수가 없었다. '이것 참'얼굴을 치우란 말이야? 아니면 얼굴을 들이밀고 빨아달란 말이야?

"아흑 저기..."

"손님 저 일어났거든요."

내가 손님의 다리사이에서 빠져나와 뒤에 섰는데도 손님은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허리를 비틀고 있었고 나는 그런 손님의 등을 톡톡 치면서 내가 일어났다고 알려주었다.

"아아 그랬구나 어쩐지."

손님은 내 도움을 받아 침대위로 누웠고 나는 손님의 머리를 감기기 시작했다. 샴푸로 머리를 감기고 헹군 후 수건으로 머리를 감아두고 곧 손님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번처럼 버터로 마사지 해 드릴까요?"

"아니 오늘은 그것 말고 다른 것으로 해주세요."

"그럼 오일은 어떠세요?"

"아로마 오일은 싫어요."

"그럼 젤도 있습니다."

"그럼 젤로 해주세요."

나는 얼마전 새로 들어온 젤을 가지고 왔다. 커다란 구슬처럼 생긴 그것은 문질러 터트려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젤로 만들어진 구슬이었고 딱 일인용이었다. 휴대도 간편해서 야외에서도 이용하기 좋아서 인기가 많은 제품이라고 했던 것이 기억이 났다.

"어머 이게 뭐에요?"

젤이 톡하고 터지자 놀라며 손님이 나에게 물었다.

"젤로 된 구슬입니다. 이렇게 비비면서 누르면 터져서 안에 든 젤이 나와서 마사지를 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요? 느낌이 좋네요."

'아흑'그러게 느낌이 끝내주네. 안 그래도 부드러운 피부인데 젤이 발리자 이제는 매끄럽기까지 하다. 피부가 손바닥을 간질이면서 탱글거리는 것만 같았다.

가슴을 실컷 주물거리다가 앙증맞은 유두가 선 것을 보자 나도 발기하기 시작했다. '아씨' 또 섰다.

이 손님이 오기만 하면 자꾸 서네.

나는 손님의 허벅지에서도 젤을 하나 터트렸다. 허벅지를 양껏 주무르고 나서 사타구니쪽으로 손을 가져갔다.

부드럽게 음모를 쓸어내리고 있는데 갑자기 손님이 말을 걸었다.

"여기 지난번에 영업정지 먹은 적 있죠?"

"네?"

"영업정지 먹어서 한동안 문 닫았던 적 없어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영업정지 먹을 지도 모르겠네요."

"네?"

'뭐야?'

당신이 족집게야 환타지아가 영업정지를 먹을지 말지 알게?

나는 그 손님의 말을 그렇게 한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고 말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중요한 정보를 나 때문에 놓칠 뻔 했던 것이었다.

다행히 윗선과 줄이 닿아있던 원장에게 그날 미리 연락이 왔다. 환타지아 신고소식을 전해 들은 원장은 문제가 될만한 것들을 미리 정리를 해두었었다.

그럼 그 손님은 대체 누구였던 걸까? 누구기에 환타지아가 영업정지를 먹을지도 모른다는 걸 미리 알고 있었던 거지? 혹시 유명한 점장이? 그게 아니면 윗선 중 하나.... 내가 그 손님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다음날 검찰에서 환타지아로 들이닥친 그때였다.

"모두들 행동을 멈추세요. 검찰에서 나온 윤지윤 검사입니다. 환타지아에 대한 신고가 들어와서 수색영장을 가지고 왔으니 다들 협조해 주십시오."

'허억'윤지윤 검사라니? 어제 그 손님이... 나는 황당함을 넘어선 경악으로 제정신이 아니었다. 내가 물고 빤 손님이 여검사라니 난 주로 조폭 담당이었는데 이젠 나도 마당발이 되는 건가? 라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때 윤지윤 검사는 내게 한쪽 눈을 찡긋해 보였다.

'뭐야?'

눈에 뭐가 들어간 거야? 왜 저래 아니면 뭘 잘못 먹은 건가?

하지만 나만 윤지윤 검사를 알아본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다른 몇 명의 직원이 윤지윤검사를 알아보고 놀라서 입을 벌린 채 쳐다보았지만 윤지윤 검사는 신경 쓰지 않는 듯 보였다.

사실 이렇게 검찰에서 조사가 나올 경우 검사가 나온 경우는 여태껏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그럼 윤지윤 검사는 왜 환타지아에 직접 나타난 거지? 나는 그 이유를 결국 알아낼 수 없었고 며칠이 지난 후 윤지윤 검사가 손님으로 환타지아를 찾아와서 나를 지명했다.

"오셨습니까?"

"표정이 왜 그래요?"

떡대와 함께 내 방에 들어온 윤지윤 검사를 보면서 내 얼굴이 굳어져버렸고 윤지윤 검사는 놀란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검사님 이쪽으로 누우시죠."

"그런 말 말고 그냥 손님으로 생각해 주세요."

"하지만 어떻게 검사님을 ..."

'그러고 보니'벗은 검사를 빨고 핥아야 하는 거 아니야? ... 아우 떨리네. 참 신기한 것이 검사라는 걸 알기 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검사라는 걸 알고 나니 정말 떨렸다. 왜 이런 거지? 나는 죄를 지은 범죄자도 아닌데 말이야... 나는 그날 혀가 닳도록 윤검사를 물고 빨아 주었다.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날 잡아가기라도 할 듯이.... 그렇게 내 단골손님 중에는 조폭과 쌍벽을 이루는 검사가 생기게 되었고 나는 가급적 두 부류의 손님이 부딪히지 않기만을 기도해야했다. 하지만 의외로 윤검사는 '일심'이나 '착하게 살자'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조무래기라서인지는 모르지만 한마디로 나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환타지아에 평화로운(?) 나날이 찾아왔다.

총각파티 후의 그 난리법석 속에서도 넘버투의 가까워졌고 드디어 결혼식이 내일모레로 다가왔다.

"영일아 부탁이 있어."

"네 말씀하세요."

"나 결혼식 때 야광색 개나리 머리 하고 싶은데."

'진정'네가 미쳤구나. 너는 그렇다쳐도 다른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거냐? 네가 야광 개나리 머리를 휘날리며 식장에 들어가면 신부는? 그리고 부모님은? 그리고 일가친척들은 다 어쩔건데... 나라면 절대 안 그러겠다. 하지만 미친 것이 분명한 넘버투는 고집을 꺾지 않고 내게 야광 개나리를 만들어 내라면서 난리를 피워대기 시작했다.

"그러다 신부가 도망가면 어쩌려고 그래요?"

"도망 못 가게 내가 족쇄를 꽉 채워두었어. 그러니 넌 괜한 걱정하지 말고 야광 개나리나 만들어줘."

족쇄가 뭔지 너무도 궁금해진 나는 야광 개나리를 만들어 주겠다. 약속을 하고는 족쇄가 뭔지 물어보았다.

정숙씨의 뱃속에 자그만치 세쌍둥이를 임신 시켰다는 넘버투의 말을 듣고 나는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한큐에 바로 성공 정도가 아니라 한큐에 3방을 날려버리다니... 역시 넘버투네. 결국 넘버투는 그렇게도 원하던 야광 개나리 머리를 휘날리며 결혼식장으로 들어갔고 정숙씨는 그 모습을 보면 '깔깔' 웃느라 정신이 없었다.

역시 엽기 커플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는 피로연에서 빠지기 위해 슬그머니 뒷걸음 쳤지만 어느 사이엔가 내 팔을 잡고 있는 꼬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피로연장으로 질질 끌려가야만 했다.

"현우형 나 정말 그냥 가면 안 될까요?"

"야 너 진짜 이러기냐 의리없게 원선생도 너 꼭 데려오라고 했어."

'아악'진짜 이 엽기인들이 왜 자꾸 날 엮으려고 들어. 난 정상인이라고... 피로연장 안에는 견습생들과 헤어디자이너 무리와 떡대들까지 와 있었다. 친구들을 위해서는 어딘가 다른 피로연장이 준비되어 있는 것 같았다.

"영일아 이리와 왜 이렇게 늦게 온 거야?"

20번 방 형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켰다. '그렇게 웃지 좀 말지'그 음흉한 속을 내가 모를까봐?

다들 요즘 나만 보면 한다는 소리가 영상 좀 지워달라는 말이었다.

나는 영상을 유출시킬 생각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그런 부탁들을 했고 나는 그러마 하면서 사실 하나도 지우지 않았다. 오히려 컴퓨터의 하드에까지 저장을 시켜두었다.

내가 20번 방 형의 옆자리에 앉자 곧 내 손에 누군가가 콜라가 든 잔을 쥐어주었다. '아씨'아무리 그래도 콜라라니... 맥주라면 또 몰라도 콜라는 너무 심하잖아. 지난번 사건으로 내게 금주령이 내려졌다.

내려졌다기 보다 다들 합심해서 내가 술을 먹지 못하도록 감시를 하고 있었다.

'내가 뭐 어때서.'

술을 적당히만 먹으면 많이 취하지도 않고 멀쩡하기만 한데... 문제는 술을 주량을 넘겨서 먹기 시작하면 생기는데.... 하지만 환타지아 무리들은 작은 위험이라도 방지하고자 나에게는 술잔 조차 쥐어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콜라를 홀짝 거리면서 나름 안주라고 테이블에 놓여 있던 것을 먹기 시작했다. 무슨 생각에선지 오후 늦게 결혼식을 하는 바람에 저녁식사시간을 넘겨서 배가 고팠고 앞에 놓인 음식들은 호텔답게 맛깔나게 보였기 때문에 나는 곧바로 음식을 먹기 시작한 것이었다.

다행히 아직 배가 많이 부르지 않은 정숙씨.. 아니 이제 사무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아무튼 정숙씨는 신부답게 예뻐보였다. 아니 정상적으로 보였다.

그 옆에선 미친 개나리보다는 훨씬 더.

"다들 모였네. 나 오늘 장가 갔다."

"원선생 노래나 한번 해봐."

"야 피로연에서 노래만 하냐? 당연히 춤도 춰야지?"

"그럼 신청곡."

"알아서 불러 신청곡 해도 너 모르잖아."

"알았어 그럼 부른다. "

모두들 넘버투의 노래를 듣기 위해 귀를 쫑긋했다가 이내 두손으로 귀를 틀어막았다. 우선 음치인 것은 둘째 치고라도 저 큰 목소리는 정말 감당이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박치까지 갖출 수 있는 건 다 갖춘 넘버투를 보며 다들 황당하다는 뜻의 박수를 쳤고 넘버투는 노래가 끝나고 나자 곧 신부에게도 부르라면서 밀어대기 시작했다.

"노래해 노래해 노래해"

이쯤되자 다들 신부의 노래를 듣고 싶다면서 신부를 일으켜 세웠고 신부는 넘버투를 바라보더니 곧 목소리를 가다듬고 놀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럭저럭 들어줄만 하네.'

그렇지만 넘버투에 비하면 아주 월등한 실력이었다. 신부의 노래가 끝나자 다들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쳤다.

"그럼 이번에는 신랑이 얼마나 신부를 사랑하는지 한번 테스트 해봅시다."

'뭐야?'

그런 것도 가능한 거야? 나는 마치 사회자인양 숟가락을 마이크처럼 쥐고 있는 꼬붕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곧이어 앞으로 나온 엽기커플에게 게임을 시키는 꼬붕의 수준도 넘버투와 별로 차이가 없였다. 처음에 한 게임이 스타킹 속의 콩 찾기 였다.

손을 안대고 입으로만 콩을 찾아야 하는 경기였고 처음 생각과는 달리 손에 점점 땀을 지게 하는 경기 진행에 나는 사실 솔직히 좀 놀랐었다. 뻔히 다 아는 게임이라고 무시를 했었는데 생각을 전환시키면 바라보는 시선도 변화되는 것이 당연한 모양이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안돼임마님, 시룡님, 류치네님, 구름넘어로님, 아르너미스님, 해동풍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블로우스트님, mymoney님 감사드립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

< -- 드디어 보내다.

-- >

"자 여기 보이시죠. 이 콩을 이제 신부의 팬티스타킹 안으로 넣겠습니다. 제가 직접 넣고 싶지만 그랬다간 신랑한테 맞을 것 같아서 신랑에게 넣으라고 하겠습니다."

넘버투는 꼬붕에게서 검은콩 하나를 건네받아서 신부의 한복치마 아래로 들어갔다. 굳이 들어갈 필요까지 있나 싶었지만 자기가 그렇게 하고 싶다는데 말릴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우리는 그냥 넘버투를 지켜보고만 있었다.

간지럽다고 깔깔대는 신부를 더듬어 콩을 발가락이 있는 데까지 굴려서 내렸다. 그리고 넘버투가 신부의 발을 들어 테이블 위에 올리더니 발가락을 덥석 물었다.

"자 이제 신랑이 콩을 입으로 굴려서 올리는 중입니다."

'정말 그럴까?'

내가 보기엔 콩 찾기는 뒷전이고 신부 발가락만 연신 빨아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말이야. 그래도 시간이 지나자 넘버투가 콩을 혀로 굴려서 발목으로 가져갔다. 발목에서도 한참 머무르다가 겨우 종아리로 넘어가자 나는 하품이 나기 시작했다.

/28 쪽85뭔 놈에 콩을 찾는 것이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그러다가 콩이 불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바라보고 있었고 드디어 콩이 허벅지에까지 올라갔다.

이제 곧 끝나겠네라는 생각에 다른 게임은 또 뭐가 있지? 라고 잠시 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의 경악에 찬 비명소리의 들려왔다.

'뭐야?'

뭔데 이 난리야?

나는 갑자기 우루루 일어서서 넘버투와 신부에게로 가까이 가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제치고 겨우 앞으로 나갔다.

'헉'뭐야 콩 찾는 게임 아니었어? 넘버투가 콩을 신부의 팬티 속으로 밀어 넣어 버렸던 것이다. 그리고는 팬티위를 혀로 마음껏 핥아대고 있었다.

"아앙 아아아 아앙"

신음소리를 내던 신부가 비틀거리자 넘버투가 신부를 테이블 위에 앉혔다. 그리고 계속 팬티를 핥아 대니까 넘버투의 침에 젖은 팬티가 비쳐서 안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뭇한 음모도 보이고 벌어져 있던 탓에 어렴풋이 붉은 부분도 보이고... '에엑'그리고 목격해 버렸다.

넘버투가 혀로 콩을 신부의 틈새사이로 밀어 넣어버리는 것을.... 이렇게 되면 게임은? 이쯤 되자 놀란 꼬붕이 허둥거리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차단하고 넘버투의 귓가에 뭐라고 속삭였다. 넘버투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꼬붕이 사람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불가피하게 마지막은 손을 사용해서 콩을 꺼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꼬붕이 비켜났고 넘버투가 신부의 팬티 안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아아아아 하아 아앙"

신부는 신음소리를 질러대고 넘버투는 신부의 꽃잎을 젖히고 그 틈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콩을 찾기 위해 그 안을 휘젓기 시작했다. 신부는 그런 넘버투의 팔을 부여잡고 연신 부르르 떨어대고 있었고 환타지아 무리들을 침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콩을 찾아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넘버투의 손이 신부의 팬티 속에서 나왔다. 콩은 팅팅 불어서 아까의 세배가 넘는 크기가 되어 있었고 넘버투의 손과 콩에선 질척해 보이는 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으악'콩을 꺼낸 넘버투가 콩을 꿀떡 삼켜버리자 모두들 놀라서 경악에 찬 비명소리를 질러대었다. 그러나 아무렇지 않은 듯 씩 웃은 넘버투는 신부를 의자에 앉히고 자기도 그 옆에 앉았다. 이마에서 식은땀을 훔치던 꼬붕이 다시 일어섰다.

"이번에는 신랑을 위한 게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콩 찾기 게임은 그럼 신부를 위한 게임이었단 말이야? 내가 보기엔 저것도 신랑을 위한 게임인 것 같은데... 두 번째 게임은 신랑의 팬티위에 스티커를 붙여두고 그것을 신부가 혀를 이용해서 떼어내는 것이었다. '허억'저게 뭐야? 넘버투가 팬티를 벗자 모두들 놀라서 눈이 동그래졌다.

넘버투의 팬티는 끈팬티로 중요부분만 천으로 덮여있었는데 그 천도 그물이었다. 눈앞에 드러난 넘버투의 아랫도리에 모두들 시선을 집중했다.

꼬붕은 스티커를 붙이려다가 넘버투에게 직접 붙이도록 건네주었다. 스티커는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바나나였다.

넘버투는 자신의 페니스 쪽에 스티커를 '턱' 하니 붙였고 신부는 넘버투의 다리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스티커를 혀로 핥기 시작했다. 그물 안에서 페니스가 점점 부풀어 오르지 그물이 찢어질 것만 같아보였다.

급기야 넘버투는 눈을 감더니 뒤쪽의 벽에 기대었고 신부가 스티커를 핥을 때마다 몸을 떨어대었다. 넘버투의 페니스 끝에서 투명한 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음에도 여전히 스티커는 넘버투의 페니스에 떡 하니 붙어있었다.

이렇게 되면 넘버투가 싸는 것이 더 빠를 듯 했다. 나는 정말 넘버투가 싸려고 하는 것을 계속 봐야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지만 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틈을 빠져나가기란 불가능해 보였고 그렇다고 눈을 감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서 계속 넘버투에게 붙어 있던 스티커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행히도 넘버투가 싸기 직전에 스티커는 떨어져 나왔고 사람들은 실망한 듯 의자에 털썩 앉았다.

'뭐야?'

설마 진짜 싸기라도 바란 거야? 대리만족이라도 느끼고 싶었던 거야?

그렇게 두 번째 게임도 무사히(?) 끝이 났다.

이만하면 충분할 것 같은데 뭔가가 또 남은 건지 꼬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무 분위기가 과열된 것 같으니 간단한 게임 하나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꼬붕은 딸기 하나를 들고 신부의 입에 물려주었다. 그리고 넘버투에게 딸기를 베어 먹으라고 말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안 그래도 야광 개나리 머리를 하고 있어서 눈에 띄는 넘버투는 신부에게로 다가가더니 혀를 내밀어 딸기를 신부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신부의 입속에 들어간 딸기를 야금야금 혀로 꺼내어 먹기 시작했다.

'아악'진짜 뭐야?

계속 피로연 자리에 있다가는 눈도 버리고 심장병도 생기겠다. 싶었던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와 버렸고 내가 나온 뒤에도 게임은 계속 진행되었다.

아무도 내가 나오는 것을 모를만큼 넘버투의 게임에 열중해 있었기에 피로연장을 빠져나온 나는 그대로 결혼식을 하던 호텔을 나와서 옥탑방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적어도 일주일이상 넘버투를 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없던 식욕도 생기는 것 같았다.

사실 그동안 동영상 사건과 수진이 사건으로 나를 한참 갈구고 있었던 터라 속이 후련할 지경이었다. 호텔에서 먹은 기름진 음식 탓인지 매콤한 것이 먹고 싶었던 터라 찬장을 이리저리 뒤져보았지만 라면이 없었다. 그래서 지갑을 챙겨들고 마트로 갔는데 갈때는 라면만 사가지고 와야지라고 생각하며 갔었지만 막상 마트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시식하다가 보니 어느새 카트가 묵직해졌고 계산을 하고 나오니 양손 가득 뭔가를 들고 있었다.

점점 더 무거워지는 듯이 느껴지기에 얼른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발걸음을 빨리 하고 있었다. 내가 환타지아 앞을 지나 옥탑방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도착을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탑방으로 올라왔다.

새로나왔다는 앵그리가 붙은 매콤한 라면은 두 개 끓여서 먹어치우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오랜만에 TV를 켰다. 대하드라마가 하기에 한번 볼까 하는 생각으로 집중을 했더니... 이건 웬걸 가수인줄 알았던 유건이 드라마에 남주로 나오고 있었다.

얼른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음악프로를 하기에 요즘 신곡은 어떤 건가 싶어서 보려고 했더니 역시나 또 등장한 유건... 다시 채널을 돌렸고 개그프로를 하기에 보고 있었더니 특별출연으로 유건이 나왔다.

나는 결국 TV를 끄고 말았다. '아씨'짜증나. 폰을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한참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한테 하트를 보내달라고 하고 보내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이미 잘 시간이 지나있었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결정을 했다. 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보니 밧데리가 다 되어서 침대 옆에 충전기에 꽂아 두고 우선 샤워를 하기 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옷을 벗고 샤워를 한 후 침실로 들어가서 침대에 눕기 전에 시간을 확인하러 폰을 봤더니 부재중 전화가 들어와 있었다.

'누구지?'

이 밤에 전화할 사람도 없는데... 전화는 넘버투에게 와 있었다.

내 입에선 당연히 한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미친놈'신혼여행 가서 왜 나한테 전화를 하는 거냐? 둘이 피로연 뒷풀이나 하면서 잘 놀지.

나는 폰을 침대 옆 탁자에 얹어두고는 침대위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 후 나는 잠에 빠져들었다.

간만에 꿈도 안 꿀만큼 깊은 잠고 나니 온 몸이 개운해지는 것만 같았다. 시간을 확인하니 출근하기까지 한시간이나 남아 있어서 나는 간단히 씻고 어제 장을 봐온 것을 꺼내어 아침을 챙겨먹고 샤워를 하고 환타지아로 내려갔다.

출근을 하는 환타지아 무리들의 얼굴이 죽상이었다.

"형 왜 그래요?"

"어제 너무 무리했나봐."

"어제요?"

"결혼식 피로연에서 말이야. 술을 너무 마신 모양이야."

"다들 그래서 얼굴이 저 모양인거예요?"

"그렇다고 봐야지."

'후유'어제 집으로 빨리 오길 잘했네. 나도 조금만 늦었으면 저렇게 죽상이 되었을 거 아니야.

잠시후 원장이 출근을 했다. 원장은 인사를 하는 나를 보더니 손짓을 했고 나는 원장방으로 원장을 따라 들어갔다.

"영일군이 이번주 동안 카운터 일을 좀 도와 주세요."

"네?"

"원선생님이 신혼여행으로 자리를 비웠으니 영일군이 도와 줬으면 좋겠는데."

"제가요? 하지만 다른 분들도 계신데"

"있긴 하지만 영일군이 카운터를 잘보니까 카운터 좀 봐줘요. 싫은가요?"

"아니 꼭 그런건 아니지만 저도 요즘에는 지명이 많아졌는데 카운터 보기엔 좀.."

"그러니까 내가 부탁하는 거예요."

"네 알겠습니다."

'아씨'뭐야? 그럼 나 일주일동안이나 카운터를 봐야하는 거야? 그나마 학교 갈 때 빼고는... 하긴 생각을 해보면 넘버쓰리가 카운터를 본다고 가정했을 때 넘버쓰리의 경우 손님에게 시간당 몇십만원의 돈을 받고 있고 나는 시간당 몇만원의 돈을 받고 있으니까 내가 아무리 지명이 많다고 해도 원장의 입장에서는 넘버쓰리가 손님을 받는 것이 내가 손님을 받는 것보다 훨씬 더 이익이 될 테니 내가 카운터를 보는 것이 맞는 것이겠지만 나는 카운터를 보는 것이 너무 싫었다. 특히 지난번 원장과 넘버투의 대화를 엿들은 이후에는 더욱더 그랬다.

거기다 나는 힘이 없는 일개 직원에 불과하고 원장이 시키는 일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나는 결국 내 방에는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카운터 뒤의 의자에 앉아야만 했다.

넘버투가 없어서 좋다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런 점은 별로네.

"영일씨가 오늘 카운터 보세요?"

'알면서 왜 묻냐?'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내 옆자리의 사무직원이 나를 보며 말했다.

"네 그렇게 됐어요."

"잘 됐네요. 영일씨가 카운터를 보면 저도 일하기가 쉬워서 좋아요."

'그래'넌 좋겠다. 웬만한 일들을 내가 다 해결해 주니까... 내가 힘없이 카운터에 있자 환타지아 무리들이 모두 다 출근을 했고 아침 구호를 외치기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나도 그 줄에 합류를 했다.

"아침 구호 시작하세요."

"절대 삽입하지 않는다."

"손님의 말은 삽입하라는 것 외엔 모두 복종한다."

"자 그럼 모두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 영업을 시작하세요."

일사분란하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환타지아 무리를 보면서 나는 천천히 카운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아'오늘은 또 무슨 낙으로 하루를 보내지?

하지만 잠시 후 아침 영업이 시작되자 들이닥친 손님들을 안내하면서 바빠지자 딴 생각을 할 틈이 없어졌고 그렇게 바쁜 가운데 아침시간이 지나갔다.

점심때가 되자 손님이 있는 방으로 식사가 날라져 들어갔고 어제 술을 마신 덕에 얼굴이 안 좋던 견습생과 헤어디자이너 몇 명은 점심을 먹기 위해 카운터로 나왔다. 원장도 같이 점심을 먹으러 가려는 듯 방에서 나와 카운터로 왔고 점심메뉴를 해장국으로 정한 환타지아 무리와 함께 환타지아를 나서고 있었다.

'어'이게 누구야? 왜 온 거지?

환타지아를 나서는 원장 앞을 세라장이 막아섰다.

"어떻게 온 거지요?"

"나한테는 그렇게 재수 없는 말투 쓰지 말라니까."

"이게 뭐가 어때서 그래요?"

"그런 말투 징그럽거든."

순간 말문이 막힌 원장은 눈을 부릅뜨고 세라장을 노려보았고 환타지아 무리들은 원장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갑자기 원장이 뒤쪽의 나를 째려보더니 말을 했다.

"먼저 가서 점심 먹고 오세요."

"네"

큰 소리로 대답한 무리들이 해장국집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을 때 나 역시도 무리들과 함께 원장과 세라장을 지나쳐 해장국집으로 가고 있었다. '헉'뭐야? 왜 내 손목을 잡고 이러는 거야?

하지만 지나가던 내 손목을 세라장이 낚아챘다.

나는 놀라서 세라장을 쳐다보았다. 원장이 어떤 눈을 하고 있을지가 더 걱정이 되었지만 차마 원장쪽으로는 시선을 주지 못한채 세라장에게 원망을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장선생님 왜 이러세요? 저 점심 먹으러 가야하는데요."

"영일아 나랑 점심 먹으러 가자."

'아씨'왜 또? 나 좀 편하게 살도록 내버려두면 안 될까? 지난번 입술 물어 뜯었을 때도 한동안 원장한테 갈굼 당하느라 피가 마르는 것 같았는데 이번엔 손목을... 에휴

"저는 우리식구들하고 점심 먹고 싶은데요."

"나는 더 친숙한 식구가 될지도 몰라."

"네?"

"나랑 너랑 사귀게 되면 말이야."

'뭐시라?'

누구랑 누구가 사궈? 이 여자가 미쳤나? 진짜...

"영일군은 그만 놔주지."

"왜 내가 마음에 들어서 그런 거야. 나하고 결혼하고 싶지 않다면서 뭘 신경 쓰는 건데?"

"그런 말이 아니었잖아. 아직 내가 마음 정리를 못해서 그런거라고 몇 번을 말해."

"수진이 엄.... 으으읍"

세라장이 수진이에 대한 얘기를 꺼내려고 하자 원장은 갑자기 세라장의 입을 틀어막고는 환타지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세라장은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마구 휘저었지만 나는 얼른 세라장의 손을 뿌리치고 해장국집으로 달려갔다.

'참 나'사랑싸움을 하려면 둘이서 할 것이지 왜 애먼 나를 끌어들이고 난리야. 안 그래도 열 받아 죽겠는데.

해장국집에 도착을 하니 의리없는 환타지아 무리들이 이미 밥을 다 먹은 상태였다. '아 진짜'그 잠시를 못 기다려서 먼저 먹은 거야? 나는 수저를 놓고 일어서는 무리들을 보면서 큰 소리로 외쳤다.

"이모 여기 감자탕 큰 걸로 주세요."

놀란 20번 방 형이 나를 쿡쿡 찌르면서 귀에 속삭였다.

"영일아 원장님도 오시기로 한 거야?"

"아뇨 나 혼자 먹을 건데요."

"너 그 많은 걸 다 먹을 수 있어?"

"당연하죠. 이 정도도 못 먹으면 부끄러운 거라고요."

어이없다는 눈으로 20번방 형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사이 감자탕이 나왔고 나는 보글보글 끓고 있는 감자탕안의 고기를 집어 먹기 시작했다. 그런 나를 보던 형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고 밖으로 나가려고 뒤돌아섰다.

"형 나 밥 먹을 동안만 같이 있어줘요."

"왜? 혼자 먹긴 싫냐?"

'당연하지'그럼 넌 혼자 먹는게 좋냐?

"오랜만에 형이랑 얘기도하고 밥도 먹으려고 그러는 거죠."

"알았다. 나도 혼자 밥 먹는 건 싫더라."

나는 열심히 감자탕안의 고기를 건져 먹기 시작했고 20번 방 형은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기 시작했다.

"나도 왜 오셨는지는 잘 모르죠. 그런데 눈치를 보니 원장님 만나러 오신 것 같던데요."

"그래? 지난번에도 그렇고 두 분이 무슨 사이인 모양이네."

"아직은 무슨 사이까지는 아닌가 봐요."

"그래? 난 이번 참에 원장님도 장가 가셨으면 좋겠다."

"그래요?"

"거기다 달나라와 합병까지 이루어지면 더 좋은 거 아니겠냐?"

'합병씩이나'겨우 미용실인데... 하지만 20번 방 형의 말을 듣고 보니 일리가 있었다. 우리 원장과 세라장이 결혼하면 자연적으로 환타지아와 달나라간의 관계가 합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친밀한 관계가 될 거고 지금까지 서로 적대시 하고 있는 태도를 바꿔 서로 도우는 입장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감자탕의 고기를 다 건져먹고 그 국물에다가 밥을 두 공기나 말아서 먹고 일어서는 나를 보면 20번 방 형의 눈이 휘둥그레졌지만 나는 그 눈빛을 무시하고 식당을 나섰다.

"와 너 숨 쉬어지냐?"

"당연히 숨이 쉬어지니까 살아 있겠죠."

"한꺼번에 그렇게 먹어도 괜찮아?"

"형도 저처럼 자취생활 해보세요. 그럼 있을 때 먹어두는 습관이 생길걸요."

"나도 자취하거든"

"그래요?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죠."

나와 20번 방 형이 환타지아로 돌아왔을 때 분위기가 이상 했다. 아직 오후 영업 시작할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환타지아 무리들이 놀고 있을 시간이 아닐텐데 전부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1층의 복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왜 안 올라가고 이러고 있어요?"

"그게 원장님 방에서 큰 소리가 나서."

"아아악"

그때 원장방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이게 뭔 소리래?'

설마 때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비명소리가 원장 목소리니까 그럼 세라장이 원장을....

"으으윽"

"으윽 안 돼"

'뭐야?'

저러다 사람 잡는 거 아니야? 원장의 비명소리가 날때마다 환타지아 무리들은 움찔 거리고 있었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갈등이 생겨났다.

'저걸 말려? 말아?'

그냥 두었다간 아무래도 원장이 무사하지 못할 것 같은데... 하지만 아무도 원장방의 문을 열지 못하고 그 근처를 서성거리고만 있었다.

'으윽'어쩔 수 없지 나라도 나서는 수밖에...'척척척' 원장방 앞으로 용감하게 걸어간 나는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자 환타지아 무리들이 내 곁으로 다가와 방안을 보기위해 자리를 잡았고 나는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어 문을 열었다.

"어머"

"으윽"

"허억"

누가 더 놀란 것인지 모르겠다. 바닥에 쓰러져서 세라장에게 막 덮쳐지고 있던 원장인지? 아니면 원장의 바지를 벗겨 페니스를 움켜잡은 상태에서 그 위로 올라타려던 세라장인지? 아니면 문을 열어 원장과 세라장의 그런 모습을 목격한 우리들인지? 놀란 원장이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오히려 세라장의 안으로 페니스가 박혀 들어가 버렸다.

"흐읍"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있던 단 한사람인 꼬붕이 원장방의 문을 닫아주었다.

"자 각자 자리로 돌아가자."

라는 꼬붕의 외침에도 우리들은 한참이나 멍하니 원장방 앞에 '얼음' 상태로 한참을 서 있었고 꼬붕이 머리를 한 대씩 쥐어박고 난 후에야 '땡'의 상태로 돌아와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렇게 되면 또 결혼식 참석을 준비해야 하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오후 영업시간을 보내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레일브란트님, sdaweq님, 류치네님, 플레로님, 현오님, 챠베스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_-a-_-a... 님, 해동풍님, 신유진님, 블로우스트님, 아르너미스님 감사드립니다.

나, 나는 이라는 부분은 일부분 수정했습니다.

정인은 또 나오긴 하겠지만 메인 히로인까지는 안 될듯 싶네요. 죄송.. ;;환타지아가 아직 한참 더 연재될 예정이라서 앞으로도 많은 얘기들이 진행 될 것 같습니다.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연참은 주말부터 시작됩니다.) =====================================================================

< -- 달나라에 가다.

-- >

퇴근시간이 가까워지자 문자가 하나 날아왔다. [영일군 퇴근시간이 되면 알아서들 퇴근하라고 전해주세요]원장에게서 날아온 문자였다.

아까 점심때 이후로 방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문자를 보낸 것을 보니 아까의 일이 원장에게도 충격적이었나 보다 아니면 이어서 그 후속편을 찍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후 영업도 끝이 나고 마지막 손님이 나가고 나자 다들 퇴근하기 위해 일층으로 내려왔다.

원장방의 문을 두드리려고 하는 인간들 때문에 나는 본의 아니게 원장방의 앞을 지켜야만 했다.

"영일아 너 왜 여기 서 있냐?"

"원장님이 방해하지 말고 그냥 퇴근하래요."

/27 쪽86

"그래?"

눈이 동그래진 20번 방 형은 오히려 원장방 근처를 기웃거리더니 심지어 문에 귀를 대고 있었다.

"뭐해요? 형"

"쉿 조용히 좀 해봐."

"형 지금 원장님 방 앞에서 뭐하는 거예요? 그러다 원장님 나오시면 어쩌려고."

"야 나오실 리가 있겠냐?"

'하긴'나오지 못하니 그런 문자를 보낸 것이겠지.

"안에서 세라장도 안 나온 거 맞지?"

"내가 알기론 아직 안 나왔어요."

"둘이 안에서 뭐하고 있을까?"

'나도'그것이 궁금하다니까나도 덩달아 귀를 쫑긋 세워 원장방의 문에 가까이 가봤지만 역시나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너 세라장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야?"

'그건 또 왜?'

네가 알아서 뭐하게?

라고는 말할 수는 없었다.

"형이 저녁 사주면 알려 줄께요."

"뭐 저녁쯤이야. 뭐 먹고 싶은데 말만 해."

"간만에 고기가 먹고 싶네요."

"그래 오랜만에 고기에 소주 한잔 하자."

'오랜만은 무슨 오랜만'어제 넘버투 결혼식에서도 고기 먹었잖아. 아마 네가 제일 많이 먹었을 걸하지만 고기를 사준다고 하는데 그런 사소한 일쯤은 눈감아 줄 수 있었다. 모두들 퇴근하고 나자 20번 방 형과 함께 마지막으로 환타지아를 나서면서도 연신 뒤를 돌아보았다. 혹시나 원장이 세라장과 함께 방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그러나 우리가 환타지아를 나올 때까지 원장은 끝내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나와 20번 방 형은 우리가 잘 가던 삼겹살 집으로 정확히 말하면 돼지껍데기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20번 방 형에게 내가 현재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면 내일도 안돼서 전 직원이 다 알게 될 것이 분명했지만 어차피 원장이 세라장과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되어 버린 상태이기에 말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판단했다.

더군다나 원장과 세라장은 환타지아 무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진한 에로신을 연출해 버린 터라 뭐 더 이상 숨길 일도 없었다. 고기집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앉아서 우선 삼겹살 삼인분을 주문했다.

물론 삼인분으로는 양이 모자라겠지만 고기의 신선도를 생각해서 조금씩만 시켜서 먹기로 결정을 한 것이었다.

"소주도 마실 거지?"

"당연하죠. 고기도 있는데."

"이모 여기 소주도 한병 주세요."

고기와 소주가 같이 나왔고 고기를 구우면서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병을 비우고 나서 20번 방 형이 입을 열었다.

"야 이제 말해봐 너 세라장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냐? 점심때 보니까 네 손도 잡고 그러던데."

"지난 번 학교로 찾아왔더라고요."

"누가? 세라장이?"

"네."

"와 대단한데 너도 알다시피 세라장 거의 우리 원장님에 버금갈 만큼 유명하잖냐? 그런데 왜 널 찾아간 거래?"

"날 스카웃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뭐? 널? 진짜로 그렇게 말했어?"

"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게 우리 원장님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걸 빌미로 원장님과 잘 해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아까 목격한 일도 그렇고."

"그래? 하긴 나도 깜짝 놀랐어. 나 우리 원장님 게이인 줄 알았거든."

"원장님이 게이라뇨?"

"손님들이 애걸복걸하는 데도 한번도 같이 잔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

'어'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아는 거랑은 너무 다르잖아. 그러고 보니 형은 수진이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구나. 원장이 손님들을 거부했다면 그건 필시 수진이 때문이었겠지. 그런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 말이야.

"그래요 전 처음 듣는데."

"뭐 지금 보니 원장님이 게이는 아니었네."

"제가 첫날 왔을 때 손님이 원장님 꺼 빨아주면서 머리하고 있는 것도 봤는데요."

"내 말은 삽입을 안 한다는 말이지. 그래서 환타지아에서 삽입불가라는 말도 있었어."

"그런 소문도 있었어요?"

"그래 별의 별 소문이 다 있었지 그런데 오늘 보니까 원장님 정상인 것 같더라. 아니면 그런 상황에서 안 섰겠지? 하긴 쌌는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으니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참 별 이상한 소문도 있었네.'

수진이가 있다는 말은 원장도 정상이었다는 거 아니야?

"그것보다 더 어제 왜 빨리 갔냐?"

"그냥 피곤해서요."

"너 가고 나서 원선생님이 너 찾았었는데."

"그랬어요?"

"응 네가 있어야 재미있다고 하면서 말이야."

'뭐?'

내가 기쁨조냐? 내가 있으면 재미있게? 그래서 전화도 한 거였네. 어쩐지 받기 싫더라니 안 받길 잘했네.

"야 너 맛있는 고기랑 술 먹으면서 인상 좀 쓰지 마."

"내가 언제 인상을 썼다고 그래요?"

"으허어억"

갑자기 들려온 원장의 목소리에 20번 방 형은 의자 채 뒤로 나뒹굴었다. 나는 입을 떡하니 버리고 20번 방 형 뒤로 모습을 드러낸 원장과 세라장을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 같이 앉아도 될까요?"

"네 그렇게 하세요 원장님."

의자와 바닥에서 씨름하고 있는 20번 방 형을 대신해서 내가 대답을 했고 종업원이 의자 두 개를 가져와서 우리 테이블에 놓아주었다. 둥그런 테이블이라서 나와 20번방 형 사이에 원장과 세라장이 마주보고 앉았다. 분위기가 그야말로 '싸'했다. 펭귄을 얼음째 잡은 것인지 소름뿐 아니라 고드름까지 생길 판이었다.

"현성군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나한테 직접 한번 해보세요."

"아뇨 원장님 그런 거 없습니다."

"아까 내가 듣기로는 말투에 대해 말했던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그건 그저 제가 술이 좀 돼서 헛소리를 한 겁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런 건가요? 영일군"

"네 그렇습니다."

나와 20번 방 형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비질비질 나오고 있었다.

"어머 이 땀 봐 어떻게 해?"

'아악'그러는 당신 손이나 어떻게 좀 해봐 왜 남의 얼굴을 더듬는 거야? 지금 내 옆에 앉아서 눈에 불이 활활 타고 있는 원장이 안 보여?

세라장이 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을 손으로 닦아주었고 그것을 보고 있는 원장의 얼굴은 점점 더 일그러져 갔다.

"세라장 그 손 그만 치우지."

"왜? 내 손도 내 맘대로 못해?"

"그래 못해 그러니까 그 손 그만 내려놔."

'뭐야?'

지금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고 있는 거야?

원장이 내 얼굴을 더듬고 있던 세라장의 손을 잡아서 당겼고 그 바람에 당겨진 세라장은 내 허벅지 위에 앉혀 졌다. '으윽'그렇게 엉덩이로 눌러대면.... 이 상황에서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 너는 눈치도 없이 서려고 하니? 이럴땐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야 되는데...

"일어서 너 외간 남자한테 안겨서 뭐하는 거야?"

"누가 외간 남자야? 나 영일씨 좋아해."

'아니'이 여자가 지금 누굴 잡으려고.

나는 황급히 두손을 내 저으며 부인했고 세라장을 내 다리위에서 밀어내려고 했지만 앞에 테이블에 막혀서 세라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 맞은편에 앉아 있던 20번 방 형은 처음에는 당황한 듯 했지만 지금은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 미소까지 머금고 있었다.

"그만 내려오라고 말했어."

"그럼 아까 내가 말했던 부탁 들어주면 내려올게."

'으윽'무슨 부탁인지 모르겠지만 그만 들어주는게... 아악 이러다 잘못하면... 큰일인데.

"안 돼 절대 안 돼."

"왜 안 되는데 나도 환타지아에서 서비스 받고 싶다니까 특별 회원권 나도 달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뭐라고?'

무슨 회원권? 말문이 턱 막혔다. 그러니까 세라장은 원장에게 환타지아를 이용할 수 있는 특별회원권을 달라고 했고 원장은 단칼에 거절은 한 모양이었다.

"어려워 절대 안 되니까 그렇게 알아 그리고 그만 영일군 위에서 내려와."

"싫어 나도 여기가 좋아."

'아윽'난 싫은데 그만 내려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내 허벅지에 앉아 있던 세라장의 얼굴이 붉어지면서 세라장이 내 쪽으로 더욱 엉덩이를 붙이며 밀어대기 시작했다. 그것도 일부러 아주 큰 동작으로 말이다.

'윽'빳빳히 서 있던 내 페니스가 세라장의 엉덩이 사이를 파고드는 건 당연한 일이고 이젠 그것을 옆에 앉은 원장도 눈치를 채었다.

"셋 셀동안 안 일어나면 나도 가만히 안 있는다. 하나, 둘, 세..."

"일어난다고 일어나."

세라장이 벌떡 일어나서 원장의 맞은편으로 가서 앉아버렸다. 그리고 나는 완전 새됐다. 세라장이 일어나고 난 내 허벅지 위에 우뚝 솟은 그것을 원장이 아주 타오르는 눈빛으로 노려보았고 나는 나름 감추기 위해 다리를 이리 저리 꼬아보았지만...'악'진짜 왜 자꾸 튕겨 대냐? 너솟아 있는 페니스가 더욱 부각될 뿐이었다.

나는 할 수 없이 두 손을 곱게 모아서 솟아오른 그 위에 얹었다.

"나 대신 달나라를 남성전용미용실로 만들 거야."

"뭐?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사귀자고 해도 안 된다. 환타지아를 이용하게 해달라고 해도 안 된다. 그러니까 할 수 없잖아 나도 욕구를 해결하려면 그렇게라도 하는 수밖에 없잖아? 아니면 영일씨하고 사귀기라도 할까?"

"무슨 말을 그렇게 해 내가 언제 안 된다고 했다는 거야? 시간을 달라고 했지."

"그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것이 언제부터였는지나 알아? 나 여태껏 기다려왔거든 자그만치 15년하고도 7개월이야. 내가 더 이상 그 말을 어떻게 믿어."

'그러네.'

나도 못 믿겠다. 15년씩이나 기다리다니 세라장도 대단한데... 참 이게 내가 중간에 낀 것만 아니라면 정말 재미있을 상황인데 그 중간에 낀 게 나이고 보니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었다. 이런 나와는 반대로 20번방 형은 막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정신이 없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줘."

"아니 못 기다려 두고 봐 내가 달나라 삼호점 남성전용미용실로 만들 테니."

라고 소리를 친 세라장은 밖으로 달려 나가 버렸고 잠시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던 원장도 곧 정신을 차리고 세라장을 쫓아 달려 나갔다.

"대박이다. 진짜"

'휴우'정말 십년감수 했네.

"형은 그렇게 재미있어요?"

"그래 본래 싸움 구경이 재미있다고 하잖아. 그럼 달나라 삼호점 남성전용미용실 되는 거야? 나 나중에 가봐야겠다."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고기나 먹어요."

우리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적당히 소주도 먹어주고 마지막엔 된장찌개에 공기밥까지 먹어치우고 나서야 고기집에서 나왔고 나는 환타지아로 20번 방 형은 자신의 자취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뒤 달나라 삼호점이 남성전용미용실로 새롭게 문을 연다는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은 날 저녁 환타지아의 모든 직원들 앞으로 달나라 삼호점의 특별전용회원권이 날아왔다. '으헉'뭐야? 나보고 여기 가라는 말이야?

원장은 자신의 방에서 특별전용회원권을 보다가 씩씩 거리며 밖으로 달려나왔고 곧 직원들의 회원권을 전부 빼앗아 가버렸다.

나는 얼른 카운터 아래로 회원권을 숨겼다. 그건 한마디로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의식적으로 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저절로 손이 움직인 것이었다. 환타지아와 달리 늦게까지 영업을 하는 달나라 삼호점을 가기 위해 나는 퇴근을 일찍 서둘렀다.

오라고 준 것인데 안 가면 섭섭해 할 테니까 나라도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나는 환타지아와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달나라 삼호점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려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달나라 삼호점으로 향했다.

"어서 오세요. 오늘 처음 오셨나요?"

"네 처음입니다. 그런데 회원권을 가지고 왔는데요."

"그러세요? 보여주시겠습니까?"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특별회원권을 꺼내서 카운터에 있던 여자에게로 내밀었다.

"잠시만 의자에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특별회원권을 가져오신 손님은 원장님께서 직접 서비스하신다고 하셔서요."

"네 알겠습니다."

카운터 옆에 대기석의자에 앉아 잠시 기다리자 곧 귀엽게 생긴 여자가 안에서 나왔다.

"우선 이쪽으로 오시겠어요."

귀엽게 생긴 여자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자 탈의실이 나왔고 여자는 나에게 열쇠를 하나 주고 탈의실 옆의 샤워실에서 샤워를 한 후 가운을 입고 나오라고 말을 했다.

'언제 이런 걸 다 보고 간 거지?'

환타지아와 시스템이 너무 비슷한데.... 탈의실의 옷장 안에 벗어둔 옷을 걸어두고 곧 샤워실로 가서 샤워를 하고 나서 가운만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이쪽으로 오세요."

귀엽게 생긴 여자는 내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지 샤워실 바로 앞에 서 있었다. 나는 손짓하는 여자를 따라 복도를 걸어갔고 곧 한 곳의 문을 연 여자를 지나쳐서 나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영일씨 오랜만이네."

"안녕하셨어요."

"우선 좀 누울래요."

"네"

"여기 어때요?"

"뭐가요?"

"환타지아랑 비슷하지 않아요."

"환타지아와 비슷하네요."

"하지만 서비스는 좀 달라요."

"네?"

"여기서는 삽입불가 따윈 없다고 알려주는 거예요."

"네?"

'진짜?'

우와우와우와 그러면 나 지금... 하지만 세라장과 하기는 싫은데... 조금 전 그 귀여운 여자도 괜찮고 아까 카운터에 있던 여자도 괜찮았는데...

"여기서는 삽입이 가능하다고요. 그리고 나는 인사만 하러 온거고 혹시 원하는 스타일 있어요?"

"제가 원하는 스타일요?"

'뭐야?'

어떤 스타일이든 커버가 가능하다는 말이야?

"네 어떤 스타일 좋아해요?"

"전 가슴이 우선 크고 또 얼굴이 귀여웠으면 좋겠어요."

"얼만큼요? 이만큼?"

세라장은 자신의 가슴의 두배 정도 되게 손을 부풀려 보였다.

"아니요 그것보다 더 크면 좋겠는데요."

"그럼 이만큼?"

"혹시 좀 더 큰 사람은 없나요?"

"설마 그럼 이만큼."

"그 정도면 될 것 같아요."

내가 생각한 크기만큼 세라장이 손을 부풀렸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다행이네요. 달나라에 딱 이만한 가슴을 가진 직원이 한 사람 있거든요. 잠시만 기다려 봐요."

기대에 부풀어 기다리던 나는 잠시 후 들어온 직원이 옷을 벗고 그 큰 가슴으로 내 위에서 마사지를 시작하자 나는 숨이 차 오르기 시작했다.

"허억 허억 허억 허억 허억 허억"

나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했던 것이었다. 나에게 서비스를 해 주러 들어온 직원은 가슴은 정말 엄청나게 컸다.

내가 본 이래로 가장 큰 사이즈였다. 하지만 허리둘레도 그만큼이나 굵었고 엉덩이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런 거구의 여자 아래 깔린 나는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들었고 헉헉 대면서 겨우 가슴으로 마사지하는 서비스를 끝까지 받을 수 있었다. 그래도 그 큰 가슴만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블로우스트님, 네글레리아님, 챠베스님, 아르너미스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해동풍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분홍팬티는 이웃동네인 사과xx에서 연재중입니다. 아직 비축분이 20여편 남아 있어서 그것까지는 아마도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께서 다 보신 내용일테니 나중에 새로 연재 시작하면 그때부터 보시면 되겠네요... 거기다 무려 노블이 아닌 일반 무료연재입니다.

조아라랑은 조금 체계가 다르더라구요... 단지 성인물이라 보고 싶으시면 가입은 하셔야 할듯 하네요... ㅠㅠ그럼 이번편도 즐감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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