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커플 매이커? -- >
밥을 먹고 나서 인지 좀 전까지만 해도 안 오던 잠이 술술 쏟아졌고 나는 거부하지 않고 잠에 빠져들었다.
"영일아 전화 왔어."
'뭐야?'
내가 벨소리를 저따위로 해 놨단 말이야? 아씨 얼른 바꿔야겠다. 잠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너무도 재수 없는 소리가 들려오는 바람에 버럭하면서 일어나 버렸다. 그런 내 앞에 진동으로 된 폰을 흔드는 꼬붕이 소리치고 있었다.
'아악'도대체 왜 방까지 들어와서 사람을 괴롭히고 난리래? 중요한 전화면 나중에라도 다시 하겠지.
/16 쪽106하지만 폰을 받으려는 시늉을 하는 꼬붕의 손에게 폰을 뺏어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네 최영일입니다."
[오빠 저예요. 한 시간쯤 후면 도착할 것 같아요.]
"뭐 벌써?"
[아 그런가? 하지만 지금 점심때가 다 되어 가는 걸요. 같이 나가서 점심 먹어요.]
"우선은 도착해서 얘기하자."
[네 알았어요.]내 앞에서 눈물까지 글썽거리는 표정으로 있던 꼬붕이 이내 내게 물었다.
"뭐래?"
"한 시간 후에 도착한데요."
"그래?"
후다닥 밖으로 달려 나간 꼬붕이 뭐라고 횡설수설하더니 신을 신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뭐야?'
유진이 만난다더니... 기절할까봐 도망가는 건가?
안 만나겠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으니까.
침대로 다시 누웠다.
이미 잠은 다 깼지만 누워서 딩굴거리고 싶었다.
침대에 누운 채 폰을 꺼내들고 게임을 시작했다.
한참 신나게 게임 중이었는데 문자가 왔다. 혹시 유진이가 보낸 것일지도 모르니까 잠시 게임을 멈추고 문자를 확인해 보았다.
[주말인데 푹 쉬고 내일부터 펌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어가니까 깨지기 싫으면 알아서 해라]'으윽'이게 뭐야? 오늘 쉬란 말이야 말란 말이야넘버투에게서 온 문자에 마음이 심란해진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입속이 깔깔해진 나는 물을 먹기 위해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뭐야?'
물 다 먹은 거야? 그러고 보니 저녁을 먹기 전에 넘버투가 먹을 게 물밖에 없냐고 했었는데... 그 물을 다 마셔 버린 거야? 참나 벼룩의 간을 뺏어 먹을 위인이네.
물이 없다고 생각하니 점점 더 목이 타는 것 같았다.
가까운 편의점이라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을 챙겨들고 신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편의점에 도착해서 보니 물보다는 시원한 음료수를 하나 마시고 싶었고 시원한 사이다를 하나 사서 캔의 뚜껑을 따서 마시기 시작했다.
"꿀떡 꿀떡 꿀떡"
'휴'시원하다. 어지간히 목이 탔던지 딱 세 모금에 사이다가 바닥을 드러냈고 나는 물을 사 들고 편의점을 나와서 옥탑방으로 가기 시작했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7층에 도착해서 계단을 걸어 옥탑방이 있는 옥상의 문을 열었다.'헉'저건 뭐야?
옥탑방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꼬붕과 유진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울고 있는 꼬붕을 유진이가 품에 꼭 안고 있었다. 이거 무슨 시츄에이션이야? 뭐야? 꼬붕이 이미 유진이에 대해서 다 파악한 거야?
나도 그걸 이용해서 유진이를 따먹긴했지만 막상 내 앞에서 판을 벌리려고 하는 꼬붕을 보니 배가 아파졌다.
"뭐하고 있어?"
"어 오빠 왔어요."
"왔으면 전화라도 하지."
"잠시 기다리면 올텐데 전화는 무슨 오빠 나 오는 거 알고 있었잖아요."
"너 바쁜 거 아니야?"
"바쁜 일 정리 하고 왔어요."
"그래 그렇담 다행이고."
나와 유진이가 그렇게 대화를 하고 있는 중에도 꼬붕은 유진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어깨를 떨고 있었다. '아놔'저거 저러고 웃고 있는 거 아니야?
그냥 확 기절해 버리지.
옥탑방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어떤 일을 벌일지 눈에 보일 뜻 뻔했지만 그렇다고 길바닥에서 일을 벌이게 할 수는 없으니 우선은 유진과 꼬붕을 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역시나 비실거리며 유진이에게 안겨 안으로 들어간 꼬붕이 소파에 길게 누웠고 유진이 그 옆에 앉았다.
생각같아서는 누운 꼬붕의 배라도 밟아주고 싶었지만 지금 그랬다간 유진이가 상처를 입을 것 같아서 참았다.
사온 물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나왔다.
"현우 형 비켜봐요. 나 TV 좀 보게."
"너 대회 준비해야하는 거 아니야."
"매일 연습만 하다간 죽을 지도 모른다고요 주말에는 쉬어줘야 해요."
"그래 알았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앉은 꼬붕의 무릎에 유진이 손을 얹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이제 정말 상처 괜찮은 거예요?"
"아니 아직."
"그럼 꿀 발라야 하는 거 아니예요?"
'오호라'그런 방법이 있었네...
"응 발라줘 사실 요즘 너무 아파서 힘들었어."
"하지만 지금은 꿀을 바르기가..."
유진은 옆에 앉아 있는 꼬붕의 눈치를 보더니 말끝을 흐려버렸다.
"영일아 너 유진이한테 뭔 소리하려고 하는 거야 우리 유진이 괴롭히지마."
'참 나'누가 보면 둘이 사귀는 줄 알겠다. 그런데 유진이도 그런 꼬붕의 말에 얼굴만 붉히고 가만히 앉아 있다. '오호라'이게 지금 뭐하는 시츄에이션이지?
그러니까 둘이 정말... 거기다 유진이가 지금 고작 20살이고.... 에엑 뭐야? 띠동갑이 넘는 나이잖아.... 꼬붕이 유진이를 데리고 옥탑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꼬붕에게서 문자가 도착했다.
[영일아 고맙다. 나하고 유진이하고 사귀기로 했다. 다음에 내가 한턱 쏠게]'에엑'그러고 보니 나 여태껏 뭐 한거야?
사랑의 큐피트... 암튼 그건 아닌 것 같지면 결정적으로는 커플을 하나 이어준 거니까.
그러고 보니 내가 이어준 커플이 한 둘이 아니다.
시호형도 그렇고 넘버투도 그렇고 거기다 꼬붕까지... 좀 있으면 원장도 일원이 될테고... 나 알고 보면 커플 매이커계의 능력자 아닐까? 라는 미친 생각을 하고 있자 배가 더 고파졌다. 일어나 찬장을 뒤지고 냉장고를 뒤져도 먹을 수 있는 건 물 밖에 없었다.
당연하지 아까 나가서 물 하나만 사 왔으니까 할수 없이 옷을 입고 지갑을 들고 근처의 식당으로 가서 점심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녁도 아닌 어중간한 식사를 끝내고 마트에 들러서 장을 보고는 옥탑방으로 돌아왔다.
집에 들어오니 꾸리꾸리한 냄새가 났고 나는 간만에 빗자루와 걸레를 들고 옥탑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먼저 창문을 열고 바닥을 쓰니까 너무 간만에 청소를 한 것인지 주먹만한 먼지들이 어디선가 굴러 나왔다. 얼른 쓸어서 치운 후에 바닥을 걸레로 닦았다.
시작한 김에 욕실 청소도 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 욕실로 들어가니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물때와 얼룩이 어찌나 많은지..... 겨우 욕실 청소를 끝내고 장봐온 것을 정리하고는 소파에 앉았다. 쉬려고 했던 주말인데 쉬기는커녕 오히려 몸도 마음도 지치고 말았다.
더 이상 생각이 하기 싫었던 나는 TV라도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리모컨을 찾았다. 리모컨으로 TV를 켜자 지윤경과 유건의 결혼식에 대한 소식이 집중보도 되고 있었다.
둘의 결혼식은 5월로... 으응 5월이면 얼마 안 남았잖아. 거기다 딱 우리학교 축제 기간이었다. 바로 내가 모델이 되기로 한 그 발표회를 하기도 하는 그 때... 나를 초대할리는 없겠지만 초대한다고 해도 모델을 서느라 가지 못할 듯 싶었다.
'아아'아쉽다. 그래도 어쩌면 서로의 욕구에 솔직한 점에 있어서는 가장 잘 맞다고 생각한 사람이 지윤경이었는데... 그것도 재수 없는 유건이랑 결혼을 하다니.... TV를 보고 나니 오히려 머릿속이 복잡해 졌다. '아악'차라리 이럴 바에는 대회 준비를 하는 게 더 낫겠다. 그렇게 대회를 위한 공부를 하면서 그날 나머지 시간을 다 보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부터 평소보다 1시간 반이나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하기에 잠이 안 와도 자리에 누운 것이지만 눕자 마자 잠이 들었다. 아침에 번쩍 눈을 뜨자 가장 먼저 생각 난 것이 대회 때 모델을 아직 구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러다간 동기인 성기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할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 모델을 해 줄수 있는 사람을 하나하나 꼽아 보았다. 지윤경은 유건이랑 결혼하니까 당연 안되고유진이도 어제부로 꼬붕이랑 사귀니까 어려울테고그 외에 생각난 몇 명 중에 그래도 가장 나은 사람은 백진아였다.
푸른 용이나 윤검에게 모델을 해달라고 할 수는 없으니까. 그 둘은 처음부터 제외하고 시작했다. 물론 해달라고 한다고 해줄리도 없겠지만... 폰을 들어서 문자를 찍기 시작했다.
[진아야 바쁘지 않으면 오늘 중에 좀 만나고 싶어. 환타지아 VIP룸 예약하고 와줘.]아무리 그래도 모델 섭외를 위한 것인데 전화로 얘기하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백진아에게 직접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해동풍님, 혈화님, 이비앙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글레이시아님, 류치네님 감사드립니다.
ntr의 느낌을 없애려다보니 줄거리가 좀.... 그리고 다음 작품이라고 하니 완전 거부감을 보이시는데 제가 순수한 백조거든요.
특별히 바쁜 일만 없다면 하루 3작품 정도 거든하긴 한데 한 소설에만 몰빵하기는 좀 힘들어서... 왜냐면 저도 잘 모르겠지만 스토리 구상이 필요해서 한 작품 몰빵하면 조금 딸리더라구요. ㅠㅠ암튼 환타지아는 계속 쭉 지속됩니다. 적어도 300회까지 뼈대는 완성되어 있고 살만 조금씩 붙여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 살이 진짜 중요하지만.. 다른 글은 완결된 글도 몇편 있는데 사실 습작 수준이고 미완된 글도 마찬가지이지만 밝히라고 하시니(두분이긴 하지만).. '뱀파이어헌터', '정령의 신부' 입니다. 보고 '화악' 놀라셔도 제 책임은 아닙니다.
그럼 즐감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