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명 예약 -- >
아침에 일어나니 숙취 때문인지 밤새 꿈에서 쫓겼던 탓인지 머리가 띵 했다.
'으윽 뭐야?'
왜 허리가 결리는 거야? 어제 내가 뭘 했길래... 아 그러고 보니 수진이랑 밤새 같이 호텔에서 있다가 아침에 집에와서 자다가 축제에서 헤어쇼 모델까지... 생각보다 많이 긴장했던 탓인지 온 몸이 막 쑤셨다. 딱 몸살처럼 말이다. 하지만 분명 넘버투는 오늘부터 출근하라고 했었는데... 아니지 사실은 어제부터 출근하라고 했는데 내가 헤어쇼 모델을 한다고 출근하지 못한다고 했었지.
그리고 보니 나는 왜 모델을 한거야?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헤어디자이너인 내가 모델을 해서 무슨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말이야. '아악'나 그럼 어제 괜히 고생한 거 아니야? /27 쪽118머리를 쥐어뜯으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가 무심코 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한 나는 놀라서 얼른 욕실로 달려갔다.
씻고 옷을 갈아입고 출근하기에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었다. 후다닥 준비를 끝낸 내가 거의 계단을 구르듯이 달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환타지아 1층에 도착하자 아침구호를 외치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무리들이 보였고 원장이 그 앞에 서 있었다.
"영일군 늦었군요. 자리로 가서 서세요."
'으윽'내 피 같은 돈.... 벌금으로 5만원이 나가겠네... 늦는다고 창문으로 뛰어내릴 수도 없고.. 이거 참.
"아침구호 시작."
"하나 절대 삽입하지 않는다."
"하나 손님의 말은 삽입하라는 것 외엔 모두 복종한다."
"자 그럼 오늘도 열심히 해 주세요."
모두들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4층으로 가기 위해 견습생들과 복도를 걸어가던 중 넘버투에게 뒷목이 잡히고 말았다.
"아아악 원선생님 이거 좀 놔주세요."
버둥거리는 나를 뒤로 질질 끌고는 카운터까지 가서야 내 뒷목을 놓아준 넘버투가 나를 노려보면서 입을 열었다.
"너 때문에 몇일간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
"제가 뭐요?"
"영일이 너 많이 컸다. 지금 나한테 개기는 거야?"
"..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원선생님이 저를 질질 끌고 오셔서 놀라서 그런 거지 절대 개기는 거 아닙니다."
"그렇지? 자 이거 받아라."
넘버투가 내게 내민 것은 스톱워치였다. 이런거 없어도 폰에 보면 스톱워치 기능이 있는데 이건 뭐하러 주는 거지?
"이건 왜요?"
"참 내가 환타지아에 오래 있긴 했지만 견습생 예약 잡아주긴 또 처음인 것 같네."
"네?"
"너 정각 9시부터 한시간 단위로 손님 예약 되어 있으니까 손님 들어가면 무조건 50분 단위로 서비스 끝내. 시간 놓치지 말고. 그래도 오늘 예약 손님 다 받을까 말까니까 꾀부리지 말고 일해라."
"네? 한 시간 단위로 예약이라뇨?"
"네가 이번주 내내 시험이라고 쉰데다가 어제도 축제 때문에 쉬었잖아. 널 기다리는 손님들이 목이 아주 빠지는 줄 알았다. 그러니 잔말 말고 올라가서 준비해."
"네"
'뭐야?'
아 또 일심인가? 이 누나들은 참 항상 떼거지로 몰려온다니까... 어쨌든 간만에 돈이나 좀 벌어보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와 내 방으로 들어왔다. 너무 오랜만에 오는 거라 낯선 느낌까지 나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손을 씻고 수건을 준비해 두었다.
잠시 후 떡대와 함께 손님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으잉'뭐야? 이 손님 내방에 온 거 확실한 거야?
"뭐하냐? 손님 오셨는데."
"... 아 네 이쪽으로 오세요."
놀라 입을 헤 벌리고 있던 내가 손님을 침대로 안내하자 떡대는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다.
"우선 가운을 벗으시고 누워주세요."
'우와'이거 뭐야? 그냥 몸매가 좋은 줄 알았더니 이건 뭐 모델인가?
"손님 혹시 모델이세요?"
"어머 어떻게 아셨어요. 저 친구 얘기 듣고 온 건데. 27번방 오빠 서비스 잘해준다고 해서요 거기다 실력도 좋으시다면서요. 얼마 전에 대상 타는 거 봤거든요. 동영상으로 본 거긴 하지만요. 그때 너무 멋있으시더라고요."
'에엑'숨이라도 좀 쉬고 말을 하지... 보는 내가 다 숨이 차네.
".. 아 네"
"저 싸인 한 장만 해주세요."
"네?"
"오빠 사진 같은 거 없어요? 어머 저 주시면 좋겠는데."
손님이 가리키는 쪽을 보니 원장이 찍은 내 사진이 걸려있었다. 그 사진빨 안 받는 그 사진....
"저 사진은..."
내가 안 된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벗은 채로 서 있던 손님이 사진을 떼 가지고 왔다.
"여기 이쪽에 싸인해 주세요."
"이건 환타지아 소유라서 제 마음대로 드릴수가 없습니다."
"아 아까워라. 저 사진 꼭 갖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죠."
손님이 사진을 가져다가 다시 벽에 걸었다.
"저기 그럼요 제가 다음 주에도 올건데 그때 오빠 사진에 싸인 한 장 주시면 안 돼요?"
'이거 참'어쩌라고? 싸인만 해달라고 해도 난감한데 사진까지...
"전 연예인이 아니라서 싸인도 그렇고 준비된 사진도 없습니다."
"그럼 이제 준비하면 되잖아요. 아싸 내가 일빠예요. 싸인이랑 사진 잊으면 안돼요."
'아차차'그러고 보니 아까 넘버투가 손님 한사람당 한 시간이라고 했었는데... 지금 시간이 ... 으헉 벌써....
"손님 우선 누우세요. 서비스 먼저 해드리겠습니다."
"네"
다소곳이 침대에 누운 손님의 머리를 감기고 난 후 나는 얼른 버터를 가져다가 손님의 가슴과 허벅지에 얹었다. 녹지 않은 버터를 쥐로 가슴을 문질러 대자 손님이 누운 채 몸을 꿈틀거리며 입을 열었다.
"어어어 저기 그렇게 하면 자국 남는 거 아니에요? 저 내일 속옷 입고 스테이지에 올라야 해서 그러는데 자국 안 남게 해 주세요."
"네 자국 안 남게 할테니까 가능한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오빠가 그렇게 만지니까 가만히 있을 수가 없잖아요. 이건 마사지가 아니라 다른 느낌이 나서 그러는데 혹시 오빠 나한테 반했어요?"
'뭐야?'
그러니까 더듬는 손길에 사심이라도 들어있단 말이냐? 정말 사심이 들어간 손길을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이건 대충 만지는 거라고.. 이거 참 이렇게 말할 수도 없고...
"저 쉬운 남자 아닙니다."
'정말?'
가슴에 손을 얻고 생각을 해봐. 나 쉬운 남자 아닌 거 맞지?
"네?"
"최영일선생님 아니세요?"
"아뇨 맞습니다. 제가 최영일입니다."
"어쩐지 지난번 대회 때 봤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선생님께 머리하고 싶은데 아직은 스타일링은 안 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네 아직은 좀 더 실력을 쌓은 후에 스타일링을 하기 위해서 준비중입니다."
"아 어떻게 잘생기신데다가 겸손하시기까지 하고 그때 보니까 실력도 대단하시던데요."
"이렇게 칭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지난주 내내 안 계시던데. 바쁘신가봐요."
"네 제가 아직 학생이라"
"어머머 학생이예요?"
"네."
"잘 됐다. 저도 학생인데."
'에잇'아무리 그래도 학생으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얼굴인데...
"그렇게 보이시네요. 혹시 어느 대학이신지."
"어머 제가 그렇게 어려보여요? 저 대학원생인데... 그렇게 어리게 봐주니 기분 너무 좋네요."
"저 손님 우선 가운을 벗으시고 여기 누우시겠어요."
".. 아 네"
내손이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하자 손님이 놀라면서 내 손을 두 손을 잡았다.
"왜 이러세요?"
"마사지 중인데요."
"본래 이렇게 만지나요?"
"네 그렇습니다. 아니면 다른 원하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아뇨 없어요. 해 주세요."
내 손을 놓은 손님이 눈을 감고 말했고 나는 손님의 가슴을 더 세게 움켜 쥐었다. 얼른 끝내고 손님을 내보내야 하는 터라 가슴쪽만 열심히 주무르고 아래쪽은 허벅지까지만 주무르고는 마사지를 끝냈다.
"이제 끝났습니다."
"아우 시원하다."
'참나'시원하다니 당신 다리 사이 축축한 그거나 좀 닦고 말하지... 꽃잎은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손님의 엉덩이 아래쪽이 젖어 있었다. 떡대가 들어와 손님을 안고 나가고 나서 나는 손님이 누웠던 침대를 닦아내었다. 그리고 수건을 정리하고 손을 씻고는 다음 손님을 기다렸다.
손님에게 서비스를 한시간만 제공하려고 하니 대화 몇마디 하고 머리 감기고 가슴 몇 번 주무르고 나니 시간이 다 지나가버렸다. 그리고 손님이 시간을 짧게 하느라 대충하는 것을 알게 될까봐 조심하느라 신경이 다 곤두서고 있었다. 점심때가 되어서 넘버투가 김밥 두줄을 사다가 내 방에 넣어주었다.
'아씨'어제도 김밥으로 밥 먹었는데 오늘 김밥이야... 차라리 도시락을 사주지... 하지만 엄청나게 배가 고팠고 김밥 두 줄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 버렸다. 목이 말라서 동전을 들고 방을 나가서 자판기로 가서 사이다를 뽑았다.
물론 방에 물이 있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방에 갖혀서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답답해서 사이다가 마시고 싶어졌던 것이다. 사이다의 뚜껑을 따서 한 모금 마시고는 손에 사이다를 들고 내 방으로 돌아왔다.
잠시 후 떡대가 오후 첫 손님을 방으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떡대가 밖으로 나가고 나는 손님의 가운 끈을 당겨 가운을 벗겼다.
"침대에 누우세요."
벌거벗은 채 침대에 누운 손님은 엎드린 상태였다.
"저기 손님 똑바로 누워 주시겠어요."
"마사지 하는 거 아닌가요?"
"네 마사지 해드립니다."
"그럼 전 뒤쪽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내가 등을 주무르기 시작하자 갑자기 손님이 다리를 활짝 벌렸다.
"다리부터 해주세요."
"네"
다리를 하다가 손이 점점 위로 올라갔고 손님은 엉덩이를 내민 상태로 엎드려 있었다. '아씨'뭐야? 설마 또 항문을 핥아 달라는 건 진상손님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게 맞는 듯 손님은 내 얼굴 쪽으로 엉덩이를 마구 들이대었다.
생각 같아서는 손바닥으로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찰싹' 때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간 또 환타지아가 시끄러워질 것 같아서 억지로 참으면서 손님에게 말을 건넸다.
내가 일부로 꽃잎을 건드리면서 말을 하자 손님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네 으음 거기요."
오전 내내 손님들 꽃잎도 제대로 만져주지 않았었는데 싶어서 나는 손님의 꽃잎을 부드럽게 만지다가 그 사이 틈새로 손가락을 밀어넣어 속살을 휘젓기 시작했다. 잠시 후 손님의 꽃잎 사이에서 미끈한 액이 흘러내렸고 나는 옆에 있던 수건으로 그 액을 닦았다.
"자 이제 끝났습니다."
내가 손님에게서 손을 떼고 물러서자 잠시 후 떡대가 들어와 손님을 안고 나갔다. '에휴'이렇게 되면 이제 몇 명 남은 거지? 이제 오후 첫 손님이니까... 한참 더 해야하겠네.
아침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체력의 한계가 온 것인지 급속도로 피곤해 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이 열리고 떡대의 안내를 받으며 손님이 들어오자 나는 억지로 미소 지으며 손님을 침대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셔서 옷을 벗고 누우세요."
"저기 혹시 저 모르시겠어요?"
'이건 또 뭐야?'
모델인가 아니면 탤런트 그것도 아니면 가수... 그런데 연예인으로 보기엔 조금...
"혹시 유명인이세요?"
"아니 그건 아니고 저 의상디자인학과 인데요."
'설마'어제 의상담당이었던...
"아 그러시군요. 혹시 어제 그분."
"네 맞아요. 전부터 영일씨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궁금해서 환타지아에 왔더니 예약해야 된다고 해서 지난번에 예약하고 갔었어요."
"제가 아직 견습이라서 헤어스타일링은 못해드리는데요."
"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냥 마사지만 받고 갈게요."
'이거 참'이건 이것대로 참 난감하네. 다 벗겨야해? 아니면 그냥 가운을 입히고 마사지 해?
우선 머리부터 감기고 생각하자.
"침대에 누우세요."
"네"
가운을 입을 채 침대에 누운 손님의 머리를 감기고 나서 수건을 머리에 감았다. 가운을 벗기기도 가슴을 만지기도 어색했던 터라 가장 무난한 어깨부터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꾸 가운이 옆으로 벌어지면서 가슴이 드러나고 있었고 손님도 가운에 신경이 쓰이는지 가운 자락을 잡고 있었다.
"본래 이렇게 마사지 하세요?"
불편함을 참다 못한 손님이 내게 물었다.
"아니요 사실은 가운을 벗고 마사지합니다."
"그럼 저도 그냥 벗고 할게요."
나는 수건을 하나 가져와 가슴과 사타구니가 덮히도록 손님 위에 얹고 나서 가운을 벗겨 냈다. 그리고 다시 어깨부터 마사지를 시작했고 서서히 손을 가슴 쪽으로 움직였다. 내 손이 가슴에 닿자 잠깐 움찔하던 손님이 나를 저지하지 않았고 나는 가슴을 움켜쥐면 마사지하다가 유두를 살짝 비틀었다.
"아우"
"아프세요?"
"아니예요."
"계속해도 될까요?"
"네"
가슴을 주무르다가 아랫배로 손을 내렸지만 결국 사타구니 쪽을 피해 허벅지를 주무르고 마사지를 끝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은 아주 황홀한 표정으로 침대위에 누워있었고 곧 떡대에게 안겨서 내 방을 나갔다.
손님이 많으면 손님이 많은 대로 난감한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거기다 환타지아가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방문한 손님의 경우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손님이 나간 뒤 방을 정리하고 잠시 침대에 기대쉬고 있었다. 떡대가 들어와서 넘버투의 말을 전해주었다.
예약손님이 한분 취소를 했지만 지금 대기하고 있는 손님이 있어서 그 손님을 방으로 보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아씨'그럴 거면 그냥 올려 보내주면 되지. 왜 사람 좋았다 말게 해.... 잠시 쉴 수 있나 했더니... 어휴이번에 들어온 손님은 자주 나를 지명했던 적이 있는 단골손님 이었다.
"어서오세요."
"지명하기가 너무 어렵네요. 예약손님이 많아서 예약을 해야하나 싶었는데 다행히 바로 자리가 나서 왔어요."
"네 감사합니다. 우선 침대에 누우세요."
가운을 벗어 나에게 건네준 손님이 침대에 누웠다.
"제가 오늘 바빠서 좀 빨리 끝내고 싶어요."
"네 알겠습니다."
'휴'다행히네. 평소처럼 풀코스로 해달라고 할까봐 내심 걱정했었는데... 그렇게 퇴근시간까지 손님을 시간단위로 받아야만 했고 넘버투의 말로는 다음주에도 예약이 되어 있고 오늘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 같다고 했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아르너미스님, 성미카엘님, 안돼임마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류치네님, 해동풍님, 챠베스님 감사드립니다.
백조인데도 연말이라 그런지 약속이 많이 생기네요.
밥 먹는 모임은 절대 사양할수 없는터라.... 감사합니다. 감기 조심하겠습니다.
사과에도 몇분이 오셔서 코멘을 달아주셔서 요즘 힘이 납니다. 사실 분홍은 접어야 하나하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럼 오늘도 즐감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