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또? -- >
얼마 후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보니 점심시간은 훌쩍 지나 있었고 그 사실을 알자마자 배가 고파졌다.
"점심 먹자."
"난 생각 없어요."
"점심 시간 지났는데 배 안 고파?"
"뭔가 잔뜩 먹었더니 전혀 배 안 고픈데요."
'참나'정액 몇 번 마셨다고 배가 불러지겠냐? 아니지 불러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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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배고파 밥 먹자."
"나가기 싫어요."
"시켜 먹자. 뭐 먹을래?"
"안심 스테이크"
'이걸 그냥 확'야 안심 스테이크가 배달이 되냐?
"그거 먹으려면 나가야 하는데."
"사가지고 와요."
"그냥 같이 가서 먹고 오자 내가 안심스테이크 사줄게."
'어차피'월요일이면 월급 받을 테니까 뭐 그 정도야.
"어디가 맛있는지 알아요?"
"네가 알잖아 가자."
"그런데 가려면 옷도 차려 입어야 하는데 그럼 그냥 아무거나 시켜요."
"알았어 나중에 딴 소리하지 마."
백진아는 내가 시켜준 볶음밥을 군말 없이 먹어 치웠고 방을 정리해 주었다. 그리고 나를 진지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당분간 여기서 지내면 안 돼요?"
"............."
놀라서 대답을 못하는 나를 보더니 이내 덧붙여 말했다.
"청소랑 빨래, 밥 같은 거 다 알아서 해 줄게요. 그리고 원한다면 다른 것도 얼마든지."
라고 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백진아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얘가 또 왜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사실 당분간 피해 있어야 해요."
"왜? 무슨 죄 지었어. 아니면 복잡한 남자관계가 다 밝혀진 거야?"
"아뇨 사실은요."
"사실은 뭐 뜸 들이지 말고 말해."
"아까 아침 먹으면서 한 얘기 있잖아요."
"아까 밥 먹으면서."
'무슨'얘기를 말하는 거야? 지윤경, 유건 아니면 결혼식, 도대체 뭐?
"사실 그 사람이 저예요."
"그 사람 누구?"
"그 애 업고 결혼식장에 나타났던 사람."
'허걱'이건 뭐야? 얘 미친 거 아니야?
아니면 유건을 그렇게 좋아했던 거야? 결혼식을 하고 있는데도 포기 못할 만큼?
"그래서?"
"당분간 피신할 곳을 필요해서요."
"그럼 여태까지는 어떻게 지낸 거야?"
"이곳 저곳 도망다녔죠. 그러니까 잠시만 여기 있게 해줘요."
'휴우'이럴 땐 있게 해줘야 하는 건가?
"알았어 마음대로 해."
"고마워요."
'어쩐지'꿀 바른 페니스를 열심히 빨아준다 했다.... 참나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였네.
"나 피자 시킬 거니까 너도 그거 먹어."
"알았어요."
"그리고 지금부터 그거 빨고 있어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때까지."
나는 피자를 시키기 위해 폰을 들면서 백진아에게 말했다. 대답 없이 나를 쳐다보던 백진아는 허리를 굽혀 페니스를 입에 물었다.
"피자집이죠. 흐으응 여기 피자 으으 가장 큰 걸로 흐으 환타지아요. 아아 네."
내가 피자를 주문하는 동안에도 열심히 빨고 있는 백진아 덕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지만 나는 백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더 세게 빨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후아 후아 후아"
최대한 사정하는 것을 지연시키기 위해 심호흡을 했지만 나는 생각보다는 단시간 안에 사정을 하고 말았다. 내 앞에서 고개를 드는 백진아의 입술에 묻은 하얀액을 보면서 아쉽다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피자를 먹고 나서 이차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나는 일어났다.
"피자 받아 올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요."
어디 도망갈 것도 아니고 심지어는 백진아가 먼저 옥탑방에 머무르게 해 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왠지 걱정이 되었다. 내가 나갔다 오면 사라지고 없는 것은 아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서 환타지아 앞에 가서 주문한 피자를 받아서 다시 건물 뒤의 엘리베이터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옥탑방앞에 도착한 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백진아가 거실에 앉아 있었다.
언제 가져온 것인지 모를 원피스를 입고는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콜라를 마시기 위한 것인지 컵 두 개가 올려져 있었다.
"자 피자 왔어 얼른 먹자."
생각해 보니 피자를 참 오랜만에 주문했다. 최근에 피자를 먹은 기억이 없었다.
사실 피자나 치킨도 좋아했지만 끼니때는 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기회가 닿으면 밥을 먹었기에 이런 쪽으로는 잘 먹지 않는 편이었다. 그리고 혼자 피자를 주문해서 먹으면 이상하게 맛이 없어서 잘 먹지 않는 편이기도 했다. 커다란 한쪽을 뜯어서 백진아에게 내밀었다.
"맛있겠다. 잘 먹을게요."
백진아가 피자 한쪽을 베어 무는 것을 보고는 나도 피자 한 조각을 떼어내어 입에 물었다. 콜라를 따서 컵에 부어 주자 백진아가 한모금 마셨다. 나머지 컵에도 콜라를 부었다. 백진아는 처음 먹기 시작했을 때와는 다르게 피자 한조각만 먹더니 더 이상 못 먹겠다며 손을 내저었다.
"내숭 그만 떨고 얼른 더 먹어."
"진짜 배불러요."
"내게 네 양을 아는데 자꾸 속이려고 그래."
"하지만 진짜 라니까요. 나중에 배고파지면 그 때 먹을게요."
백진아가 한조각만 먹은 덕에 피자가 반이나 남았다. 할수 없이 저녁에 먹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손에 묻은 기름을 씻고는 소파에 돌아와서 앉았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TV를 켰다.
"왜? 지윤경이 알아서 자기 앞가림도 못할 까봐?"
"아니요. 그런 건 아니지만 윤경이가 너무 안 되보여서요."
"그래도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까지 써야했어? 그러다 너도 완전 끝장날 지도 모르는데."
"알아요."
"어쨌든 너 참 용감하다."
그렇게 우리들의 대화는 거기서 끝이 났다. TV를 보면서 둘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유건이 때문이 아니라 지윤경 때문에 애를 엎고 결혼식장에 들어갔다니... 핑계를 대려면 제대로 대야하는 거 아니야?
백진아의 옆모습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었다. 백진아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벌인 것인지 궁금했다.
"그만 좀 봐요."
"너무 궁금해서 그런데 왜 그런 일을 했는지 말해 주면 안 될까?"
"별 내용도 아니에요. 그저...."
"그저 뭐?"
"결혼식장에서 신부하고 신랑 사진을 찍어야 한다고 해서 내가 유건 오빠를 찾으러 갔었는데 글쎄 남자 화장실에서 다른 여자랑 같이 일을 벌이고 있잖아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어요."
'와우'대단한데 결혼식날 신랑이 남자 화장실에서 다른 여자랑 섹스를 하다니... 지윤경이 그렇게 매력이 없는 건가? 아니면 유건이 완전 섹스광이던가.
"그래도 너 타격이 엄청날 것 같은데."
"맞아요. 나 잘릴 지도 몰라요. 얼른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냥 해프닝이었다고 넘어가면 안 돼?"
"그럼 윤경이 결혼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두긴 싫어요. 뻔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는데 그냥 둘 수 없잖아요."
"그럼 넌 어떻게 되는 거야?"
"당연히 그 여자 나 아니라고 우기고 있는 중이죠 뭐. 설마 내가 했으리라고 생각 못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다행히도 말이죠."
그래도 연예계를 떠나야 할 정도는 아닌 건가? 엄청난 일에 비하면 백진아는 평안한 얼굴이었다. 아니면 윤경을 유건의 손아귀에서 구해내었다는 생각으로 안심해서 그런 건지. 쫓기는 사람치고는 정말 편안해 보였다.
"이거 안 치워도 돼요?"
"치울 거야. 우선은 좀 자고 나서."
"어제 무슨 일 있었어요?"
"아니 별일 없었는데."
"그럼 밤에 잠 못 잔거예요?"
"좀 피곤하긴 하네."
사실 나보다는 백진아가 더 피곤해 보여서 자고 싶다고 한 것이었다. 내가 잔다고 하면 백진아도 옆에서 쉴테니까. 어쩌다가 그런 사건을 만들어서 이렇게 피해 다니는 건지 모르지만 당분간만이라도 좀 편하게 쉬었으면 싶었다.
내가 침대에 눕자 머뭇거리던 백진아가 내 옆으로 와서 누웠다. 그 모습을 보고는 바로 눈을 감았다.
내게서 가능한 떨어지려고 애쓰면 꼼지락거리는 백진아 덕에 다시 눈을 떴야만 했다.
"나한테 뭐가 묻어 있어?"
"아니요."
"그런데 왜 그렇게 떨어지려고 그래? 이 침대 일인용이거든. 그러다가 바닥으로 떨어지겠다."
말을 마친 내가 백진아의 머리 아래로 손을 넣어 팔베개를 해주면서 다른 손으로는 허리를 끌어 당겼다. 밀착된 상태로 잠시 숨을 죽인 백진아가 얼마 후 긴장을 풀더니 잠이 들었다.
딱 보아하니 잠도 편히 자지 못해서 엄청 피곤한 것 같더니.... 하지만 난 잠시 후 백진아를 끌어당긴 내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손발이 고생하고 있어야만 했다.'으으윽'머리가 왜 이리 무거워.... 아악 내 팔.. 끊어지겠다.
백진아의 허리를 감고 있던 손의 손가락에 침을 묻혀 코 끝에 발라보기도 하고 쥐가 나고 있는 손을 주물러 보기도 했지만 저리던 팔은 이젠 아예 감각조차 없어지고 있었다. '에라'모르겠다.
백진아의 머리 아래 깔려있던 팔을 조심스럽게 빼냈다. 다행히 백진아는 그런 사실도 모른 체 잠만 자고 있었고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연신 팔을 주물러야만 했다.
잠이 든 백진아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인터넷 검색을 하기 위해 노트북을 꺼냈다. 사실 폰으로도 검색이 가능하지만 불편해서 폰은 보통 게임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던 터라 검색이 필요하면 노트북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트북을 켜서 유건 결혼식을 치고 검색을 치자 아래에 엄청난 양의 기사가 달려 있는 것이 보였다. [예식장에서의 난동][유건의 과거][결혼식의 결말][난입녀의 정체]... 그렇게 검색되어 나온 기사를 대충 읽어보았다.
다행히 난입녀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모양이었다. 백진아가 모자와 선글라스와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작은 아이를 안아들고 예식장 안에서 나오는 모습이 사진에 찍혀 있었다.
문제는 그 사진은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백진아의 가까운 사람이라면 백진아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저렇게 피해 다니고 있는 것이겠지만... 참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이렇게 소동을 벌이고 나면 힘들어질 거라는 걸 몰랐을까?
사진 속의 지윤경은 별다른 표정을 짓고 있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하객들은 놀란 듯 보였고 유건은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서 있었다. '아'어쨌든 속이 후련하기는 했다.
특히 유건의 오만인상을 다 쓴 채 찌푸린 얼굴을 보면서 통쾌함에 웃음이 나오기까지 했다. 사실 나하고는 별다른 인연도 없고 상관도 없는 사람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그 이상의 기사는 없었다. 사실 이정도면 연일 특보로 때려도 될 듯 한데... 그러고 보니 난동을 부린 자체를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한 친구의 공연쯤으로 표현하고 있는 기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하'그러니까 무마작전을 쓰고 있으신가 보네.
어쩐지... 조용하다 했네.
어쨌든 결혼식에 애를 업고 들어오는 것 자체는 마치 영화나 소설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긴 하다. 소설이나 영화라고 해도 절대로 나한테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류치네님, 현오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애독자C님, 해동풍님, create1112님 감사드립니다. 저도 꿀은 좋아라합니다.
꿀물도 좋아하고요... 사실 그것보다 초콜렛을 좋아하지만.. 여자라서 여자라고 하는 건데... 아니라고 생각되시면 편한대로 생각하셔도 됩니다. 그렇다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뭔가를 한다는 것도 좀 그래서... 주민등록증 뒷번호가 2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생긴 것도 나름 여자답다고 생각하는데... 생각하는 건 글쎄요... 그럼 오늘도 즐감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