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날 밤에 무슨 일이? -- >
책을 보다가 꾸벅꾸벅 졸았던 모양이었다. 한참을 자고 있다가 놀라 눈을 뜨니 컴컴했다.
취침등이 켜져 있긴 했지만 불빛이 약해 켜나마나였다. 어두운 상태라 눈을 가늘게 뜨고 집중해서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막 새벽 한시가 지나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는 이기사가 보였다. 그냥 집에 가지 뭐하러 저렇게 소파에서 쪼그리고 자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배터리를 분리해서 침대 옆의 탁자에 올려두었던 폰을 가지고 와서 배터리를 끼운 다음 폰을 켰다. 폰을 켜고 나니 잠시 후부터 문자가 연거푸 들어오기 시작했다.
[영일씨 퇴근했으면 연락 줘요]이건 지윤경에게서 온 문자[아직 집에 안 온 거예요? 퇴근했을 줄 알고 집에 왔는데 전화도 안 받고 오지도 않아서 그냥 돌아가요. 나중에 전화할게요]/20 쪽143이건 백진아가 보낸 문자였고[오빠 어제 재미있었어요. 다음에 또 연락할게요.]이건 이유진이 보낸 문자였다. 어제 저녁 내가 폰의 배터리를 빼낸 이후에 보낸 문자였고 확인해 보니 별로 중요한 내용도 아니기에 폰을 다시 옆의 탁자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하지만 금방 다시 눈을 떴다.
도대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거기다가 지윤경은 왜 연락을 달라고 했던 걸까? 그렇다고 이 새벽에 전화를 할 수도 없는 일이라서 누워서 탁자에 올려둔 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아침에 연락을 해보자고 결정한 내가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문자 알림음이 들려왔다. 이 새벽에 누구지?
폰에 들어온 문자를 확인했다.
[영일씨 무슨 일 있어요? 아니면 이제 나하고는 연락도 하기 싫은 거예요? 왜 연락을 안 해요]이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뭐하고 있는 건가 싶었던 나는 문자를 보내기 위해 열심히 손가락을 움직이고 있었다. 한참을 문자를 찍어 막 보내려고 하는데 전화가 걸려왔다.
"네 최영일입니다."
[왜 전화도 안해요? 지금 집이에요?]
"집 아닌데"
[집에도 안 들어가고 뭐하는 거에요? 설마 술 마시고 있어요?]
"아니 나 병원에 입원했는데."
[뭣 때문에요... 설마 수술했다던 거기에 문제 생긴 거예요?]
"응"
[그러게 내가 어제 하지 말자고 했잖아요. 아픈 사람은 자기면서 고집은 왜 부려가지고... 그런데 입원할 정도로 아픈 거예요? 상태가 어떻길래 입원한 거예요. 아니 그것보다 어느 병원이에요?]
"왜 오게"
[당연히 가봐야죠. 그래도 내 책임도 있는데. 모른 체 할 수 없잖아요]
"아니 오지 마 차라리 퇴원하고 나서 집으로 와."
[그래도 누군가가 돌봐줘야 할 거 아니에요. 돌봐주는 사람은 있어요? 설마 혼자 있는 건 아니죠]
"당연히 혼자는 아니지 걱정 안해도 돼. 나중에 퇴원하고 연락할게. 그런데 아직 안 자고 뭐해?"
[이제 막 방송 끝내고 집에 가는 길이에요.]
"그럼 통화 길게 해도 되겠네."
[네 괜찮아요.]
"사실 내가 어제 일이 기억이 안 나서 그러는데 무슨 일 있었어?"
[기억이 안 나요? 진짜로?]
"응 하나도 기억이 안 나."
[별다른 일은 없었어요. 술 마시다가 영일씨가 진아언니를 뒤로 눕히고는 덮쳤고 놀란 유진이가 막 소리를 지르는 걸 내가 방에 데리고가서 재우고 나왔더니 진아 언니랑 둘이 난장판을 만들고 있던데요. 그러다가 영일씨가 나도 끌고 가서 옆에 눕히고 덮쳤다는 것 정도의 일이 있었어요.]그게 별다른 일이 아니면 별다른 일이 있으면 어느 정도라는 거야?
놀라서 한동안 말을 잃고 있던 내가 겨우 입을 열어서 지윤경에게 다시 물었다.
"진짜야? 그거."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내 페니스는 아주 깨끗했는데... 그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씻고 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진짜겠어요? 그냥 농담이에요. 사실 나도 어제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나요. 단지 기억나는 건 유진이를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재우고 왔다는 거예요.]'휴'그럼 그렇지.
아무리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어도 내가 그랬을 리가 없잖아. 푸른 용과 윤검과의 일은 내 자의가 아닌 불가항력이었잖아.... 안 그래?
"그래."
[그리고 한 가지 더 기억나는 건 영일씨 거기에 꿀을 발라주었던 것이에요.]
"꿀?"
[네 꿀 발라달라면서 부엌에서 찾아서 가져왔었어요. 영일씨가 직접 말이에요.]
'그랬던가?'
그런데 왜 내 페니스가 깨끗했던 거지?
"그랬구나. 난 기억이 하나도 안 나서 모르겠는데. 그럼 오늘 늦었으니까 잘 자고 내일도 일 있는 거 아니야? 푹 쉬어야지."
[내일 일 없는데 영일씨 병원에나 가봐야겠네요. 나중에 병원이랑 호실 문자로 찍어줘요. 갈데 뭐 사가지고 갈까요?]
"아니 괜찮으니까 오지 마. 내가 퇴원하고 나서 연락할게"
[왜요? 내가 간다니까 부담스러워서 그래요?]
"응 무지 부담스러우니까 오지마 알았지?"
[알았어요. 부담스럽다고까지 하는데 찾아갈 생각은 없어요. 퇴원하면 연락해요.]잠깐 통화한 것 같았는데 통화시간을 확인하니 20분이 훌쩍 넘어 있었다. 폰을 그냥 침대 의 베개 옆에 올려둔 후 편안하게 누웠다.
다시 자기 위해 눈을 감고 있으려니 설핏 무언가가 기억 나기 시작했다. '어어억'뭐야? 나 어제 정말 저런 미친 짓을 했던 거야?
술을 한참 마시다가 유진이가 페니스 상처에 꿀을 바르는게 어떻겠냐고 물었던 것 같다.
술에 취해 판단력이 흐려져서인지 그거 참 좋은 생각이라고 느껴졌고 나는 비틀거리며 부엌으로 가서 꿀을 가져왔다. 바지를 벗고 팬티를 내려 페니스를 꺼내 거즈를 치워버리고 꿀을 페니스에 바르려고 하니 손이 흔들려서 잘 되지 않고 자꾸 바닥에 흘리고 있었다.
안 되겠다 싶었던 나는 꿀을 대접에 부어서 그 안에 페니스를 집어넣었다. 꿀에 담궜다가 건져낸 페니스 아래로 꿀이 '뚝뚝' 떨어지자 옆에 있던 백진아의 머리를 사타구니로 당겼다.
백진아가 입술을 벌려 혀를 꺼내 꿀을 핥기 시작하자 나는 벌어진 입 사이로 페니스를 꾹 밀어넣어 버렸다. 그때부터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온 사정하고픈 욕구로 인해 나는 참지 못하고 내 페니스로 백진아의 입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결국 백진아의 입안에서 사정을 하고 난 후 겨우 한 숨을 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꿀대접에 다시 페니스를 집어넣어 꺼내고는 이번에는 지윤경의 얼굴을 당겨 사타구니에 닿도록 했다.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두 여자에게 페니스를 물고 빨게 했다. 아마 술이 취한 상태라서 수술을 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프지도 않아다. 아프기는커녕 오히려 짜릿한 느낌에 계속 페니스를 세우고 있었다.
진짜 나 미쳤었나봐.
하지만 술에 취해 흐느적거리고 있던 백진아도 지윤경도 평소처럼 나를 때린다거나 밀어내는 행동을 하지 않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팬티를 주워 입고 나서 백진아와 지윤경을 옆에 끼고 잠이 들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지금의 페니스의 상태는 멀쩡한 것이었다.
밤새 난리를 피웠던 것을 생각하면 응급수술을 안 해도 되는 것이 더 신기한 일이었다. 그 기억을 떠올리고 나자 문제는 다시 발기되기 시작한 페니스였다.
소파에서 자고 있는 떡대를 깨우기가 껄끄럽던 나는 간호사실 호출벨을 눌렀다. 잠시 후 간호사가 방으로 들어왔다.
"어디 불편한데 있으세요?"
"수술 부위가 너무 아파서 그러는데 혹시 진통제 있습니까?"
"담당선생님께서 처방해 주신 약이 있는데 바로 투약하겠습니다. 그리고 얼음주머니 가져다 드릴테니까 상처부위에 대고 있으세요."
"네 감사합니다."
부끄럽고 미안한 것은 우선 그 뒤의 문제였다. 의사의 말대로 잘 못하면 고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초조해 졌다.
간호사가 진통제를 가져와 주사를 놔주고 얼음주머니를 옆에 두고 갔다. 나는 바지를 벗어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페니스를 얼음주머니로 눌러두었고 잠시 후 페니스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휴'더 이상 어젯밤 일을 떠올리지 말자고 결심한 나는 속으로 구구단을 외우기 시작했다. 다행히 구구단을 7번 외우고 나자 통증도 가라앉았고 페니스도 완전히 작아졌다.
얼음주머니를 옆으로 치우고 나는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았다. 눈을 번쩍 떴다.
뭔가 아주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갑자기 잠에서 깨어난 내가 옆을 보니 지윤경과 백진아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녀들을 보면서 이기사가 침을 질질 흘리면서 음료수를 대접하고 있었다.
"어 어떻게 온 거야?"
내 물음에 이기사가 대답을 했다.
"전화가 오는데도 계속 주무시길래 제가 받아서 입원하신 호실을 알려드렸더니 바로 찾아오셨습니다."
'뭐?'
아니 남의 전화는 왜 받고 그래?
"괜찮은 거예요?"
지윤경의 말에 내가 대답하지 않고 가만히 있자 옆의 이기사가 대신 대답했다.
"위험한 고비는 넘긴 것 같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이 당분간 발기하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시던데요."
'아악'뭐야 너? 웃으면서 말을 하던 이기사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지윤경이 물어보니 성실하게 대답을 한 것인데 하필이면... 발기라니.
"이제 괜찮은거 봤으니까 그만 가봐."
"안 그래도 가려고 했어요. 계속 자고 있길래 걱정이 돼서 깰때까지 기다렸던 거예요. 진아언니 그만 가자."
백진아는 아무 말도 못한 채 지윤경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런데 백진아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아니면 나 때문에 걱정해서... 설마 그런 건 아니겠지.
"조심해서 가. 나중에 연락할게."
"알았어요. 쉬어요."
지윤경이 백진아를 끌고 병실밖으로 사라지고 나자 이기사가 내 옆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아시는 사이세요? 백진아하고 지윤경이라니. 전 깜짝 놀랐습니다. 아직도 가슴이 벌렁 거리는 거 같아요. 한번 만져보시겠어요."
내 대답도 듣기 전에 이기사가 내 손을 잡아 자신의 왼쪽 가슴에 얹었다.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이 느껴졌지만.. 문제는 이게 아니잖아.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거 좀 놔요."
"아 죄송합니다. 그만 제가 너무 흥분해서 실수를 했습니다."
"알면 됐어요."
그제야 내 손을 놓은 이기사가 지윤경과 백진아가 마신 음료수잔을 치우기 위해 돌아서자 반쯤 열려있던 병실문 사이로 못 볼 것을 봤다는 표정을 한 넘버투가 들어오고 있었다. '에엑'이건 또 뭐야? 설마 넘버투도 전화를 한 거야?
"영일아 너 괜찮냐?"
"네"
왠지 비꼬듯 말하는 넘버투의 말에 대답을 하자 넘버투는 이기사를 쳐다보며 말했다.
"뭐하시는 분이세요?"
"저요?"
"그럼 여기 그쪽 말고 다른 사람이 또 있습니까?"
"저 이기사입니다."
"전 원기영입니다. 통성명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뭐하고 있냐고 묻는 겁니다."
넘버투의 말에 얼굴이 벌개진 이기사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세모클럽 이사님 차 운전하고 있습니다."
넘버투는 이기사의 말에 조금 놀란 듯 이기사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영일아 너 다친 거 세모클럽 이사님 때문이냐?"
"아니요. 그런거 아니에요. 제가 입원하려니까 보호자가 필요해서 전화걸었던 거에요."
"왜 나한테는 연락 안 한거야?"
"그거야 다음날 출근하셔야 하는데다가 바쁘실것 같아서요."
"그래도 이럴 때는 먼저 나한테 연락해야지."
"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넘버투는 이기사를 다시 한번 노려보고는 내 쪽으로 다가오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쟤도 게이인건 아니겠지?"
"아뇨 그럴 리가요."
"아까 고백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아'어쩐지 들어올 때 똥씹은 표정을 하고 있더니. 그걸 봤구나. 하지만 이기사가 흥분한 건 나 때문이 아니라 백진아와 지윤경 때문인데... 그렇다고 그 둘이 왔다갔다고 말하기도 그렇고...
"그런거 아니예요. 그냥 다른 일이 좀 있어서 그런 거예요."
"암튼 너 조심해라."
"네 걱정 마세요."
넘버투가 사들고 온 떡볶이를 꺼내 내 앞에 내밀었다. 물론 속이 아픈 건 아니니까 떡볶이를 먹을 수는 있지만 굳이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병원에 오면서까지 사가지고 온 넘버투가 얄미워서 하나만 먹어도 입에 불이 나는 떡볶이를 억지로 꾸역꾸역 삼키고 있었다.
"맛있네요. 원선생님은 과일 좀 깎아 드릴게요."
"난 됐다. 나중에 퇴근하고 다시 올테니까 그때 보자."
다시 올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던 내 말을 들어보지도 않고 넘버투는 병실을 나가버렸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블로우스트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애독자C님, 현오님, 멍충대마왕님, 챠베스님, 해동풍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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