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183화 (183/236)

< -- 새로운 시작... -- >

'그건'그렇지만 방금 전 푸른 용의 발길질에 책상 아래 처박히게 되었던 나는 잠시 주춤 거릴 수밖에 없었다. 거기다 아무리 봐도 섹스할 시간이 없을만큼 바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자 괜히 더 뻘쭘해졌다.

"계속 해요?"

푸른 용은 아무말 없이 의자를 책상 쪽으로 가져와 그 위에 앉았다. 결국은 계속 하라는 뜻이겠지?

책상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아쉽게도 다시 박던 순간부터 시작하고 싶었지만 푸른 용이 내가 책상 아래에서 꽃잎을 빨아대던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는 모션을 취했기에 거부권이 없는 나는 푸른 용의 아래에서 열심히 혀를 놀리기 시작했다. 좀 전보다 한참 더 혀를 놀린 후에야 푸른 용의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소리가 안 나도록 의자를 손으로 눌러 지탱하면서 푸른 용의 꽃잎 사이로 페니스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19 쪽202사실 밖에 대기 중인 떡대들도 그 소리가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고 있는 지금 다시금 '쿵쿵' 소리가 난다고 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더 이상 소리를 내기 싫었다.

'으으윽'허리야.

의자가 뒤로 밀려가지 않도록 온 몸으로 버티면서 다리를 벌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 푸른 용의 꽃잎 사이를 조준해서 박아대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난이도 높은 요가동작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윗층에 가면 침대도 있을 것이고 사무실 앞쪽엔 푹신한 소파도 있고... 하다못해 의자 앞에 있는 서류가 잔뜩 펼쳐져 있는 책상도 있는데 이 불편한 의자에서 난이도 높은 자세로 섹스를 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지만 어디 사는 것이 그렇게 납득할 만한 이유를 가지고 있었던가? 그저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야지.

사정을 했다. 몸을 일으키려니 파들파들 떨리는 팔이 느껴졌고 겨우 몸을 지탱하면서 일어섰다.

아니 일어서려고 했다. 다시 푸른 용이 잡아당기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아악'내 허리... 내 팔뚝... 내 다리아랑곳 하지 않고 푸른 용은 자신의 다리 사이에 내 페니스를 맞추고 있었다.

"제가 의자에 앉아서 하면 안 될까요?"

막 페니스가 박혀 들어가는 순간 참다 못한 내가 푸른 용에게 나지막한 소리로 물었다. 말없이 나를 올려다보던 푸른 용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더니 나를 밀어내고는 의자에서 일어섰다.

'진짜'이 쉬운 한마디를 못해서... 온 몸이 고생을... 눈물이 앞을 가렸지만 재빨리 정신을 차린 나는 의자에 앉았다. '휴'절로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내 위로 푸른 용이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으며 두 손으로는 의자의 팔걸이를 잡고 몸을 지탱했다. 나는 두 손으로 푸른 용의 허리를 잡았고 곧 푸른 용이 위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야?'

나보다 훨씬 힘이 좋잖아.

괜히 기가 죽은 내가 푸른 용의 엉덩이를 세게 움켜쥐자 푸른 용은 더 빨리 움직이라는 뜻으로 해석한 건지 좀 전보다 약 1.5배 정도 되는 빠르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으응"

꽉 조여진 속살로 페니스가 찍어 눌려지자 이건 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거기다 내가 온 몸에 힘을 뺀 채 축 늘어져 의자에 기대고 있어서 오히려 푸른 용의 움직임을 쉽도록 돕고 있었다.

"흐으응"

내 입에선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었고 그렇게 신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푸른 용은 조금씩 더 빨라지고 있었다. '아'진짜 모터라도 단 거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푸른 용 덕에 나는 두 번째의 사정을 맞았다.

계속 움직이려는 푸른 용의 엉덩이를 부여잡고 속살 깊은 곳으로 정액을 뿜어낼 수 있었다. 만족감에 젖은 내가 손에 힘을 빼며 몸을 축 늘어트리자 푸른 용이 내 위에서 일어서면서 입을 열었다.

"좋았어?"

'이거'뭔가 조금 바뀐 듯한 느낌인데... 내가 할말을 잃고 푸른 용을 쳐다보고만 있자 다시 푸른 용이 입을 열었다.

"별로 였던 모양이군."

"... 좋았습니다. 엄청."

"그렇다니 다행이군."

푸른 용은 책상 위에 있던 티슈를 몇장 뽑아 정액으로 젖어 있는 내 페니스를 닦아주었다. 그리곤 자신의 다리를 타고 흘러내리던 정액을 닦고는 치마를 정리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나는 의자에 앉아 푸른 용의 하는 양을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더 하고 싶은 건가?"

그 말에 놀란 내가 발딱 몸을 일으켰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게 아니라?"

"존경스러워서...."

'미친'너는 섹스한 여자한테 겨우 한다는 말이 뭐? 존경... 이럴 때는 섹시해 보인다거나 예뻐 보인다거나 그것도 못하겠으면 다음에 보자 던가 그런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진짜 나 어떻게 하냐?

"그래."

푸른 용은 별말 아니라는 듯 여상스러운 표정으로 의자에 앉았다.

"바쁘신 것 같은데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많이 피곤하면 가서 쉬도록 하지."

"네 무척 피곤합니다."

"내가 피곤한 사람 붙잡은 모양이군."

"아닙니다. 제가 좋아서 있은 건데요."

그렇지?

좋아서 책상 아래에도 들어간 거지?

설마 푸른 용이 무서워서 들어간 건 아니지?

내가 한 말이지만 나 스스로도 그것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 그럼 가보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던 푸른 용이 다시 입을 열었다.

"조만간 축하 선물을 보내도록 하지."

"네 감사합니다."

넘버투와 남은 환타지아 무리에 대해서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는 택시를 타고 옥탑방으로 돌아왔다. 내가 나머지 일행을 생각해 낸 것은 화장실의 변기위에 앉았을 때였다.

'설마'아직도 세모클럽에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다고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 볼 수는 없었다. 만일 아직까지 클럽에 남아 있는 거라면 나에게 무슨 말을 할지 알 수가 없으니 나는 그냥 모르는 일로 치부해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어차피 술값은 푸른 용이 모두 책임지기로 했으니 딱히 나를 찾을 이유도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었다.

볼일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 오전에 일이 있어서 학교에 가야하지만 다행히도 일찍 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서 편안한 마음으로 눈을 감았다.

지금의 몸상태로 보면 내일 아침이 분명 힘이 들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정말 밤새 누군가에게 두드려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역시나 아무리 단련이 되어 있는 나라고 해도 난위도가 높은 체위는 힘이 든 모양이었다. 그런 고난위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것은 다음부터는 무조건 푸른 용에게 해달라고 해야겠다고 생각한 나는 안 움직이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욕실로 들어가 씻고 나왔다.

옷을 입고 대충 아침을 한술 뜬 후 학교를 가기 위해 옥탑방을 내려오고 있었다. 폰이 울리는 소리에 발신자를 확인할 생각도 못하고 폰을 열어 귀로 가져갔다.

[영일아!]아 깜짝이야.

진짜 귀청 터지겠네.

"왜요? 아침부터 소리는 왜 지르고 그래요?"

[하나]'두다다다다'[둘]'쿵쾅 쿵 다다다다'[셋]

"아 왔거든요. 후아 후아 후"

"왔냐?"

'왔냐?'

오라고 해서 왔더니 기껏 한다는 소리가 왔냐? 라고... 아 진짜 이걸 그냥 콱.

"네가 저거 해결 해라."

"뭘요?"

"저거"

"글쎄 저거 뭐요?"

"네 눈엔 안 보이냐?"

"뭐가?....... 우와악"

'도대체'이게 뭐야?

휘황찬란한 빛이 환타지아 입구에 가득 차 있었다. 갖가지 꽃이 꽂혀 있는 커다란 화환이 하나 두 개가 아니라 장장 8개가 좌우로 정렬이 되어 있었다.

그 화환 중간에 적혀 있는 글을 읽어 보니 '최영일 헤어디자이너 승격 축하', '최영일 최연소 헤어디자이너 진급' 이라는 상상외의 글들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그 글과 나란히 세모클럽 대표이사라는 글이 보이자 나는 이 사단이 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어제는 조만간 선물을 보낸다고 했었는데 그 조만간이라는 것이 바로 오늘 이었던 건가?

속을 알 수 없는 푸른 용의 선물에 나는 잠시 눈을 감았던 떴다.

"저거 치울까요?"

"아니 그거 말고."

"네?"

'뭐야?'

그거 말고 또 다른 게 있다는 거야? 덜컥 겁이 났다. 도대체 이번에는 뭐길래 강심장의 넘버투가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지?

넘버투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곳에는 번호표를 들고 있는 '착하게 살자' 와 '일심'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전부 너한테 스타일링 받겠다고 온 손님이니까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

'아악'내가 무슨 스타일링 기계도 아니고 대충 봐도 20명이 넘는 여자들의 스타일링을 하라니?

나보고 죽으라는 걸까? 설마 이걸 선물이라고?

그러고 보니 견습생 무렵에 푸른 용이 내게 마사지를 받고 간 후 몰려 왔었던 용 시스터즈와 장미 시스터즈에 이어 '착하게 살자' 와 '일심' 의 무리들이 생각이 났다. 푸른 용의 성의를 생각해서 돌려보낼 수도 없는 나는 학교의 동기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은 도저히 학교를 못 가겠다고 대신 말 좀 전해달라고 연락을 남긴 후 하루 종일 내 방에서 스타일링을 해야만 했다.

안 그래도 어제 무리한 허리와 팔, 다리가 아파왔지만 그런 내색 한번 할 수 없었다. 보나마나 여기서 일어난 일들은 푸른 용의 귀로 들어갈 텐데 라는 생각에 인상 한번 찌푸리지 못하고 '착하게 살자'와 '일심' 무리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만 했다.

다행히도 정말 다행히도 그들 중 누구도 펌이나 염색을 원하지 않았다. 단지 커트만을 했기에 20명이 넘어 꾸역꾸역 밀고 들어온 그 무리들의 머리를 전부 스타일링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일심'의 머리를 정리해 주고 나서 나는 그대로 소파 위에 널부러졌다. 사실 저들의 문신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 있었지만 견습생 시절 줄기차게 보아왔던지라 어느 부위에 어떤 모양으로 문신이 새겨져 있는지까지 눈앞에 그려질 정도였다.

오히려 얼굴은 기억이 안 나도 문신은 기억이 났으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살았냐?"

"네"

넘버투가 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을 들이밀고 나를 보면서 물었다. 나는 소파에 누운 채 겨우 대답을 내뱉을 수 있었다.

"거의 죽었구만 뭐가 살았어?"

"그럼 좀 도와주시지 그러셨어요?"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보내준 사람의 성의가 있지."

뭐야? 그건 어떻게 안 거야? 내가 동그랗게 눈을 뜨고 넘버투를 쳐다보자 넘버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실 아침에 그 언니들 리본 묶고 왔더라."

"네?"

"선물이라고 말이야. 그런데 내가 리본 안 풀면 절대 환타지아 안으로 들어올 수 없다고 했어. 그랬더니 풀고 들어오던데."

'에휴'내 팔자야.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레일브란트님, 챠베스님, 블로우스트님, 멍충대마왕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해동풍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즐감해주세요... ^^저는 살짝 몸살기가 있어서 이만 취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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