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근 -- >
현성이 형의 말에 멍한 넋을 놓고 있자 내 등을 팡팡 두드리며 웃은 현성이 형은 나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아무 생각 없이 꿀떡꿀떡 마시고 나서 빈잔을 내미니 또 다시 술을 채워주길래 다시 잔을 비우고 있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현성이 형이 대답을 하고 나자 떡대가 들어오더니 인사를 하고는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사님께서 클럽에 도착하셔서 사무실로 올라가시면서 모시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알았어요. 형 나 잠깐 좀 갔다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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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안부 전해줘."
현성이 형의 말을 뒤로 하고 나는 떡대의 뒤를 따라 사무실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떡대가 노크를 했고 내가 도착했다고 말하자 들어오라는 대답이 들려왔다.
순간 가슴이 떨렸다. 군대 가 있는 2년간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지내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여전히 예전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오랜간 만이군."
"네"
마치 겨우 며칠 못 본 사이처럼 평이한 음성으로 말하는 푸른 용을 보면서 별로 변한 것이 없는 모습에 놀랐다. 2년이면 짧은 시간은 아닌데 어떻게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건지.
"이쪽으로 와서 앉아서 한잔 하고 가도록 해."
푸른 용의 말에 나는 소파로 다가가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이미 양주와 안주가 세팅 되어 있었다. 푸른 용이 책상에서 일어나는 기미가 없어 나는 양주를 두 개의 잔에 따르고 두 개를 다 들고 푸른 용이 앉아 있는 책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하나를 푸른 용의 앞에 내려놓았다.
"혼자 마시기 싫습니다."
푸른 용은 잔을 들더니 내가 든 잔에 부딪치고는 그대로 완샷해 버렸다. 그 모습을 본 나도 잔을 들어 양주를 완샷을 하려고 했다.
"백진아와 같은 집에서 지낸다고 하더군."
"쿠엑 콜록 콜록 콜록 캑캑 캑 콜록"
막 잔을 들이키는데 푸른 용의 말이 들려오자 놀란 내가 그만 양주를 코로 마셔버렸다. 정말 딱 죽을 만큼 코와 목이 따가웠다.
얼얼하기까지 한 느낌에 숨을 제대로 못 쉬고 있자 푸른 용이 내 등을 두드려주었다. 손바닥으로 때려도 될걸 주먹을 쥐로 팡팡 때리는 덕에 오히려 더 숨 쉬기가 힘들어졌지만 사람이 쉽게 죽진 않는 법인지 얼마 지나고 나자 제대로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왜 그렇게 놀랐지?"
"...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백진아와 결혼할 생각인가?"
차마 아니라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
나 백진아하고 결혼할 생각인가?
당장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나중에 결혼하게 된다면.... 아마도 백진아와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안 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그럴 생각이 없다.
"..... 아닙니다."
목이 잠겨 쇠를 긁는 소리가 섞여 나왔지만 어쨌든 나는 푸른 용의 말에 무사히 대답을 했다.
"그럼 괜찮겠군."
'뭐가?'
라고 물을 새도 없이 고개를 쳐드는 내 목에 푸른 용이 팔을 감아 당겼다. 어떻게 저렇게 작은 체구로 이런 힘을 내는지 모르지만 나는 꼼짝없이 끌려가 푸른 용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야만 했다.
아니 푸른 용의 입술이 내 입술에 포개진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와 푸른 용의 입술이 맞닿았고 달콤하기 보다는 터프하고 강인한 그 입술에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뭔가를 해주기를 바란 것은 아니지만 내 혀를 확 휘어잡은 푸른 용의 입안으로 나는 속절없이 끌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저 숨을 헐떡일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잠시만 정신 좀 차리고... 라는 말은 입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어느 순간에 바지가 벗겨지고 책상 위로 눕혀졌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발기된 페니스가 부드러운 속살로 삼켜지는 것이 느껴졌다.
"으윽"
그저 책상 위에 누운 채 신음소리만 겨우 삼키고 있을 뿐이었다. 내 위의 푸른 용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절도 있는 동작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푸른 용의 모습을 나는 게슴츠레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동작이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인지 딱딱 끊어지는 것처럼 위로 엉덩이를 움직였다가 아래로 내려앉는 푸른 용의 보다가 곧 머리 속까지 게슴츠레해져 버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절도 있던 동작이 딱 끊어져 버리고 내 페니스에서 결국 정액이 쏘아올려졌다.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던 나는 푸른 용이 셔츠의 단추를 열기 시작하자 고개를 들 수 있었다.
"한 번 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말을 외친 푸른 용은 곧 내 가슴 위로 입술을 내렸다. 푸른 용은 애무를 한다기보다 긁어댄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내 가슴을 훑어 내렸다. 그런데 그것도 나름 자극적이었다.
이미 한번 사정을 할 정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푸른 용의 행위는 급하게 진전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쫓기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크윽"
아직도 질척이고 있는 페니스를 크게 베어무는 푸른 용 덕분에 절로 신음소리가 뱉어졌다. '설마'내가 군대 가 있는 동안 수절이라도 했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서두르는 그 움직임에 나도 엉덩이를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두 번의 사정을 끝내고 나서야 푸른 용은 내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곧 다음 클럽으로 이동해야 한다며 아쉬운 표정을 남긴 채 나를 두고 사무실에서 나가버렸다.
'뭐야?'
그러니까 방금 전까지 다급하게 섹스를 한 것은 말 그대로 시간에 쫓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거야? 푸른 용의 행동은 혼자 확대해석해서... 뭐 수절? 지나가던 개가 웃겠네.
허탈해진 나는 티슈로 내 몸에 흐르고 있던 정액과 푸른 용의 애액을 닦아내고 옷을 입었다. 밖으로 나가자 떡대가 룸에 있던 일행들은 이미 돌아갔다는 말을 전해 주었다.
"댁까지 모셔다 드릴까요?"
"차를 가져왔는데 대리를...."
"알겠습니다. 기사를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처럼 푸른 용의 남자의 뒤처리를 맡은 떡대는 곧 기사를 데려왔고 그렇게 차에 태워진 나는 백진아의 집으로 고이 모셔졌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가사도우미가 왔다가서 집이 깨끗하게 정리 되어 있었다.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일이 많았던 탓인지 눕자마자 잠이 들었던 덕분인지 늦지 않게 잠에서 깨어 출근을 할 수 있었다.
아침구호를 외치고 내 방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폰에서 문자가 왔다는 진동이 울렸다. [오늘 촬영 끝내고 집에 가요.]오늘은 토요일이니까오늘 온다면 내일 주말은 실컷... 흐흐흐나도 모르게 입가로 웃음이 삐져나왔고 첫 번째 손님을 대하면서 나도 모르게 칭찬을 많이 해 주었다.
다음부터는 필히 예약을 하고 오겠다며 나간 손님은 팁까지 듬뿍 얹어주고 환타지아를 나갔다.
'뭐야?'
팁 받는 비법이 이것이었던 거야?
마음에도 없는 칭찬을 하고 많이 웃어주기만 하면... 참 쉽네. 그런데 왜 여태껏 나는 팁 받은 적이 몇 번 없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갖게 되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손님을 대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손님이 느끼기엔 그것이 아니었던 모양인지 팁을 받은 적이 결코 많지 않았었다. 앞으로는 팁도 사수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방으로 돌아왔다.
오전 시간 내도록 마음에도 없는 칭찬과 웃음을 짓느라 얼굴에 경련이 올 정도였다. 손님이 잠깐씩 비는 시간동안 안면 운동을 하면서 얼굴을 풀어주었지만 점심 때가 되자 거의 안면 마비가 올 정도였다.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고 이런 것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늘따라 매운 낚지볶음에 꽂힌 원장 덕분에 안면 마비뿐 아니라 혀까지 마비될 정도가 되어서 환타지아로 돌아왔고 덕분에 오후 내도록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어야만 했다.
오후 내도록 그렇게 손님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서 퇴근 시간이 되어 내 방을 나와 카운터 앞에 서고 나서야 주말에 회식을 간다고 했었던 원장의 말이 기억이 났다. 정확히는 기억이 난 것이라기 보다 대기석에 죽치고 앉아 있는 환타지아 무리를 보니 저절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저는 안 가면 안 될까요?"
"주인공 없이 어떻게 회식을 가냐? 제대 기념 회식인데."
'하긴'그 말도 맞는 말이지만... 집에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백진아를 생각하니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공짜로 술을 마실 기회를 뺏기지 않으려 하는 환타지아 무리들을 이길 수는 없었다. 혹시 중간에라도 도망갈까봐 내 옆에서 팔을 붙들고는 회식장소로 이동을 하고 있는 무리들은 곧 가장 애용하는 돼지껍데기집에 도착 했다.
'설마'범죄자로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시커먼 떡대 둘이 옆에 끼고 앉아 있으니 조폭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환타지아 무리들은 그런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술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았다.
사람을 고문하는 것도 아니고 신경이 쓰여서 당최 술을 마실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돼지껍데기조차 씹어 삼킬 수가 없었다.
하필이면 떡대를 옆에 붙여놓아서 술에 취해 흐트러지면 더듬어오지 않을까 라는 고민 때문에 마음이 편해지지가 않았다. 진동이 오는 느낌이 뒷주머니에서 느껴졌고 나는 얼른 술잔을 내려놓고 폰을 꺼내들었다.
'백진아다'통화 버튼을 눌렀다.
"나야."
[어디예요?]
"오늘 회식이야."
[회식요? 많이 늦어요?]
"내 제대기념 회식이라서 중간에 나가기가 힘이 드네. 가능한 빨리 가도록 할게. 집에 도착했어?"
[네 아까 도착해서 저녁 같이 먹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안 나도 조금 전까지 회식이라는 거 잊어버리고 있었거든."
[알았어요. 너무 늦지 말고 술 마시면 대리 불러서 와요.]
"그래 들어가기 전에 전화할게. 이만 끊어."
마치 같이 사는 부부간에 할법한 내용의 통화여서인지 내 주위에 있던 환타지아 무리의 시선이 일제히 내 쪽으로 몰렸다.
"누구야?"
"아무도 아니에요."
"아무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현성이 형의 말을 무시하고 잔을 들었다. 일부러 벌컥대며 마시면서 시선을 돌렸다.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는 현성이 형이 느껴졌지만 모른 척 무시했다. 생각해 보니 다들 내가 원룸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백진아 집에서 지내는 것을 안다면 난리가 나겠지. 그 사실을 알릴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술을 한잔, 두잔 마시기 시작하자 내 옆의 떡대들도 어느 정도 취기가 올랐다. 그러다가 한명이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고 그 순간을 틈 타 돼지껍데기집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대리를 부르려고 폰을 꺼내서는 먼저 백진아에게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지금 들어간다고 전화했어."
[나도 잠깐 나왔는데 어디예요?]
"왜 나왔어?"
[윤경이가 잠시 만나자고 해서요.]
"술집이야?"
[네 이제 막 도착했어요.]
"그럼 거기로 갈까?"
백진아가 술집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나는 곧 택시를 타고 백진아가 위치를 알려 준 술집으로 갔다. 술집이라기 보다는 칵테일바라고 봐야 할 듯한 그곳에는 지윤경이 한참 전부터 와서 술을 마셨던 듯 이미 취기가 한참 오른 상태였고 맞은편에 백진아가 앉아 있었다.
"여기에요."
이미 둘의 모습을 발견해서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는데 취한 것인지 지윤경이 나를 보더니 손을 흔들며 소리를 질러대었다. 순간 홀 안의 시선이 소리를 지르는 지윤경과 백진아 쪽으로 쏠렸고 나는 얼른 달려가 지윤경의 입을 막고 손을 내리게 했다.
"얘 술 많이 마셨어?"
"그런가 봐요. 전화가 와서 와보니 이미 이 상태네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다지 좋은 상태가 아닌 지윤경을 확인하고는 백진아는 우선 집으로 데려다 주자고 했다. 나는 생각보다 무거운 지윤경을 들쳐 업어야만 했다.
내 등 위에서도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손발을 휘저어대는 지윤경 때문에 허리가 휘청대었고 겨우 택시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었다. 지윤경을 집안까지 업고 들어가서 떨어트리지 않고 침대 위에 눕혀 놓고 보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었다.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백진아와 함께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중간에 없어진것을 알았는지 현성형에게 계속 전화를 걸려왔지만 폰의 배터리를 분리해 버리고 백진아를 안은 채 욕실로 들어갔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이비앙님, 애독자C님, 비밀이야~님, 성미카엘님, 멍충대마왕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smone님, superdumb님, 해동풍님 감사드립니다.
오늘 푸른 용이 간만에 등장했습니다.
별로 변한 건 없네요... 그럼 오늘도 즐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