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캔들 -- >
몇 번이나 연습을 했다.
인터뷰를 나가는데 연습까지 무슨 필요가 있느냐라고 생각했지만 나름 전문가인 백진아가 연습을 해야 한다는 통에 어거지로 연습을 하고 드디어 인터뷰 날이 되었다. 백진아는 내가 본 이래 가장 단정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수수한 하얀 원피스에 역시 하얀 가디건을 걸치고 머리는 풀어서 청순한 느낌이 살리고 있었다. 거기에 나는 깔끔함을 강조한 검은색의 양복을 입고 역시 단정한 느낌을 주도록 넥타이까지 턱하니 매고 있어야만 했다.
답답했지만 인터뷰가 끝날 때까진 이대로 참을 수밖에 없었다. 내가 먼저 인터뷰장으로 나가고 뒤따라 백진아와 매니저가 나오기로 했다.
당당하게 걸어 나갔다. 범죄를 저지른 죄인도 아니고 돈을 떼먹을 사기를 친 것도 아닌데 기죽을 필요가 뭐가 있냐는 생각에 성큼성큼 걸어가 정해진 자리 앞에 섰다. 그리고 앞에 서서 기자들을 보니 이건 도끼눈도 이런 도끼눈이 없었다.
/18 쪽238세세한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내 표정에서 시선, 손짓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그들의 모습에 살짝 기가 질리려고 했다. 잠시 후 백진아와 매니저가 나오자 이번엔 기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백진아 쪽으로 쏟아졌다.
단정한 원피스 차림에 고개를 약간 숙이고 손에 손수건을 들고 걸어오고 있는 백진아를 바라보았다. '진짜'저래놓고 보니 여느 집 규수 못지 않아 보였다.
내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페니스를 빨아주는 모습은 상상도 안 될 만큼 순진해 보이기도 했다.
백진아와 매니저가 도착하자 우리 셋은 인사를 하고 정해진 자리에 가서 앉았다.
눈부신 빛을 뿜는 플래시가 쉴새 없이 터지고 있었다. 옆쪽에서 잠시 사진 촬영을 멈춰달라는 말을 하자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수없이 터져대던 플래시의 불빛이 줄어들었다.
"먼저 간단하게 백진아양께서 이번 기사로 인한 심경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고개를 숙인 백진아가 일어섰고 떨리는 목소리로 가냘프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웅성거리던 기사들의 소리가 작아지고 백진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우선은 물의를 일으킨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를 알고 사랑해 주신 분들에게 미리 말씀 드리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기사가 나가고 나서 뒤늦게 밝히게 된 점은 죄송하지만 앞으로 실망시켜 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뭔가가 두리뭉실하고 애매한 말이었지만 결국은 지금 터진 스캔들에 대한 변명이었다. 본론은 내가 터트릴 예정이니까 백진아는 기본적인 사과만 하고 자리에 앉았다.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하는 기사들을 보면서 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진아와는 다르게 나는 소개를 해야지만 했다.
다들 내가 백진아의 연인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확하게 뭘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 할테니까. 물론 기자들이야 다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환타지아에 근무하고 있는 최영일입니다. 백진아씨와 만나서 지금까지 좋은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일반인인 관계로 가능한 늦게 밝히려고 지금까지 숨겨 왔었는데 역시 매의 눈을 가지신 기자분들을 피해갈 수가 없군요. 백진아씨와 연인으로 좋은 만남 가지겠습니다. 앞으로 지켜봐 주세요."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기자들이 웅성거리더니 여기저기서 질문이 터져나왔다. 백진아의 옆에 앉아 있던 매니저가 일어나더니 질문 10개만 받겠다고 말하고는 곧 기자 하나를 지목해서 질문하게 했다.
"어떻게 만났고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습니까?"
처음은 쉬운 질문이었다.
"환타지아에서 손님과 견습생으로 만나서 알게 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인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첫키스는 언제 했습니까?"
이거 언제지?
기억이 안 난다. 어쩌지? 나는 살짝 옆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백진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얘는 무슨 죄를 지었다고 고개를 내내 숙이고 있는 거야?
"차안에서 했습니다."
백진아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맞는 대답을 한 모양이다. 여기서 환타지아 안에서 했다거나 그렇다고 옥탑방이나 호텔이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 결국 남는 것은 차안이지만 아무튼 이건 생각도 못한 질문이었기에 대답이 미리 준비되어 있지 않았었다.
"결혼 하실 겁니까? 언제 하실 생각이십니까?"
이 질문이 왜 안 나오나 했다. 참나 사귀기만 하면 다 결혼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질문을 하는 건지 알 수가 없지만...
"우선은 약혼부터 할 생각입니다. 나중에 그날 여기 계신 기자분들 다 초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그런 식의 질문들이 이어졌고 답변은 미리 준비 되어 있는 내용을 약간씩 바꿔서 말했다. 별로 어렵지 않았고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지고 있다는 것이 피부로 와 닿았다. 하지만 기자 하나가 일어서서 질문을 하자 인터뷰장은 싸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지윤경씨와 유건씨의 결혼식 때 난입했던 사람이 백진아씨라는 정보가 있던데 사실입니까?"
갑작스럽게 허를 찌르는 질문에 나는 물론 백진아도 그리고 매니저까지 순간 얼음이 되어버렸다. 기자는 다시 덧붙여 질문을 던졌다.
"유건씨와 연인관계를 지속해 온 것으로 아는데 그것도 사실인가요?"
'우와'뭐야? 기자라더니... 완전 사람을 뭘로 보고... 확 뒤엎어야 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간신히 정신을 차린 매니저가 상황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상한 질문을 하셔서 놀랐습니다. 지금 이 스캔들과 전혀 관련이 없을뿐더러 사실 무근인 사건에 대한 질문엔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다시 질문해 주세요."
질문을 했던 기자가 항의를 했지만 곧 정리되고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최영일씨는 백진아씨의 어디에 반하신 것인가요? 그리고 백진아씨는 최영일씨의 어디에 반한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제가 예전부터 백진아씨의 팬이었습니다. 그러다가 환타지아를 방문한 백진아씨를 만났고 당연히 팬으로 기뻤습니다. 그렇게 몇 번 만나다 보니 그 감정이 발전한 것입니다. 어디 반하셨냐고 물으셨는데 모든 부분이 다 마음에 듭니다. 굳이 말하라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워~ 쯤 되겠지요."
내 답변에 기자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끝에 살짝 부른 노래는 좀 오버였나? 어쨌든 좀 전의 분위기에서는 벗어났다.
답변을 하라고 백진아 쪽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백진아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뭐야?'
얘 왜 이래? 뭐 잘 못 먹었나?
급기야 나는 백진아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겨우 정신을 차린 백진아가 수줍게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열었다.
"영일씨의 다정함에 반했습니다. 항상 친절하고 제가 힘든 일이 있으면 자신의 일처럼 위로해 주고 안아주고 하는 모습에 반해서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다행히 인터뷰는 무사히 끝났다. 나는 마치 결혼식이라도 끝낸 것 마냥 백진아하고 무슨 맹세라도 하고 나온 듯한 느낌이었다.
정말 키스하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서 다행이지 그런 것까지 요구했다면 그 자리에서 미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호텔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백진아가 내 옷자락을 잡지 않았다면 호텔을 빠져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당겨지는 느낌에 뒤돌아서니 수줍은 표정을 한 백진아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왜?"
"피곤하지 않아요?"
"피곤해."
'그러니까'얼른 가자. 라는 눈짓을 보내는데도 백진아는 요지부동이었다. 혹시나 어디가 아픈건가 싶어서 백진아에게로 다가가 이마를 짚어보았다. 특별히 열은 없는데... 얼굴이 좀 빨개진 것 같기도 하고...
"어디 아파?"
"아니요. 그게 아니라 피곤해서 쉬어가고 싶어서."
"응?"
워낙 작은 소리로 말한 터라 나는 백진아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피곤해서 어쩌고 한것 같은데...
"다시 한번 말해줄래 잘 못 들었어."
갑자기 고개를 숙인 백진아가 잠시 후 씩씩거리더니 고개를 들고는 소리를 질렀다.
"호텔에서 쉬어가자고..... 읍"
그렇다고 이렇게 큰 소리를 내면... 너 안 부끄럽냐?
거기다가 호텔에서 쉬어가자고 하면 마치 섹스하자는 말처럼 들리거든.
여기 아직 기자들 쫘악 깔려 있는데... 진짜 내가 미치겠다. 나는 백진아의 입을 막았던 손을 치워내고는 지친 듯 대답했다.
"알았어. 쉬었다 가자."
카운터로 가서 키를 받아 룸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 백진아는 아무 말 없이 내 뒤만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에휴'어떻게 된 게 요즘엔 나보다 더 밝히는 거 같다니까.
그것도 나름 귀엽긴 하지만... 키로 룸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뒤 따라오던 백진아가 뒤에서 나는 안았다. '이게'말로만 듣던 그 백허그...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영일씨 고마워요."
작은 백진아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몸을 돌리고 백진아를 마주 안았다.
"내가 더 고마워."
내 말에 고개를 든 백진아와 시선을 맞추며 고개를 숙였다. 눈도 깜박거리지 않은 채 나를 보고 있는 백진아에게 키스를 하려다가 손으로 백진아의 눈을 덮고 입술을 맞대었다.
백진아의 입술을 혀로 핥다가 입술을 가르고 혀를 밀어 넣었다. 순순히 열리는 입술 사이로 들어간 혀는 마치 내 입안인 양 여기저리를 마음껏 찔러대었고 깊은 목뒤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그녀의 혀를 내 입으로 끌고 왔다.
마음껏 물고 빨았다. 그리고도 내 입안을 핥으라는 듯이 혀를 툭툭 쳐대자 백진아의 혀가 배 입안 구석구석을 더듬었고 다시 입술에 닿아서 빠져나갔다. 여태까지의 키스와 크게 다를 것도 없었는데도 이상하게 뭔가가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이 여자가 확실히 내 여자라고 생각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이 여자의 남자라고 생각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다른 충족감이 나를 채웠다. 그렇게 키스를 하면서 백진아를 침대 쪽으로 끌고 갔고 입술이 떨어졌을 때 백진아를 침대 위로 눕혔다. 이왕 호텔에 와서 쉬어가기로 마음먹었으니 충분히 즐기는 것이 좋겠다라고 결심한 나는 백진아의 옷을 하나씩 벗기기 시작했다.
단순한 하얀 원피스는 앞쪽에 단추가 달려 있어서 벗기기가 아주 쉬웠다. 단추를 하나, 둘 열자 원피스와 같이 하얀 속옷이 드러났다.
브래지어를 위로 걷어 올려 풍만한 가슴을 드러내고 손가락을 뻗어 유두를 눌러보았다. 이미 볼록 튀어나와 있던 그것을 누르자 백진아가 희미한 신음소리를 내며 내 쪽으로 손을 뻗었다.
"가만히 있어봐. 아무래도 오늘은 가슴 검사 좀 해봐야겠다."
"... 네?"
"가슴이 갑자기 커진게 이상해 그러니 오늘 한번 제대로 살펴봐야겠어."
눌렀던 유두에서 손가락을 치우고 이번에는 손가락 두 개로 유두를 잡고 위로 최대한 잡아 당겼다.
"아아악"
"아파?"
"... 그게 아니라."
아픈게 아니면 흥분한 건가? 어쩐지 좀 전보다 가슴이 더 커진 것도 같다. 손가락 전체를 펼쳐서 가슴 위를 덮었다. 그 상태로 손가락 끝에 힘을 주어 쥐고는 가슴을 문질렀다.
"으흐흥"
손가락 하나만 세우고 원을 그리면서 가슴 위로 뱅글뱅글 돌렸다. 유두에도 그렸다가 그 주위의 펼쳐진 꽃 같은 유륜에도 그렸다가 새하얀 가슴 위에도 무수히 많은 원을 그렸다.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물방울이 흔들리듯이 가슴이 출렁거렸고 그것이 자극이 되는 것인지 백진아가 다리를 빌빌 꼬며 누워 있었다. 혀를 가져가 충분히 부푼 유두를 핥으니 백진아가 눈을 감은 채 속눈썹을 바르르 떨었다.
아이스크림을 핥아 올리듯 가슴을 바깥쪽부터 천천히 핥아서 유두를 빨자 백진아가 신음소리를 내더니 내 가슴을 더듬기 시작했다.
'뭐?'
나한테도 해주고 싶다고?
나는 순순히 침대 위로 누웠다.
자리에서 일어난 백진아가 내 옷을 벗기고 내 가슴을 맛보기 시작했다. '흐응 흐응' 이라는 소리가 내 입에서 쉴새 없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 이제 한계다.
다시 백진아를 눕히고 위로 올라갔다.
성급하게 백진아의 나머지 옷을 벗겨내고 나도 바지와 팬티를 벗고는 발기된 페니스를 드러냈다. 흐느적거리는 백진아의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바로 페니스를 박아넣었다.
'휴'제자리를 찾은 듯한 느낌이다. 물론 꽉 물어대는 속살 덕에 페니스로부터 오는 자극이 머리 꼭대기를 '콕콕' 찔러대고 있었지만... 허리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주욱 딸려오는 속살의 느낌이 미칠 것만 같다. 앞으로 엉덩이를 밀어치자 '퍽' 하고 살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백진아의 '으흡' 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쿡' 웃은 나는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앞뒤로 쳐대기만 하는 것이 아니고 속살을 휘저을 요량으로 찔러 넣은 채 허리를 돌리니 백진아가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으흥 으흐흐흥 아하항 앗 으으응 으응응 하아"
그 소리에 더 흥분한 내가 더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얼마 후 사정을 하고 백진아의 옆으로 몸을 뉘었다.
"너무 좋다."
"내가?"
"네 영일씨가."
'이거 참'여자가 너무 들이대면 매력 없는데... 어떻게 된 게 백진아는 이러는 것도 귀엽냐?
뭐야? 나 콩깍지라도 쓰인 거 아니야?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이비앙님, 비밀이야~님, 해동풍님, 성미카엘님, 앞에서찌른다님, 장료님, 현오님 감사드립니다. 환타지아는 오로지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진 글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오해를 하면 독자분들도 오해를 하시고 주인공이 모르면 독자분들도 모르셨죠. 좀 답답하기도 하셨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조금씩 풀어나가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꽤나 익숙해져서 괜찮다는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나중에 완결내고 에필로그 올리고 번외편으로 여자시점에서 본 것을 몇개 적어서 올려 볼까 생각중입니다.
그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저도 한번 그렇게 적어보고 싶어서 계획은 해 둔 상태입니다. 이글이 완결되고 나서 혹시 한참 후에 환타지아 2를 적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적도 있습니다.
나름 재미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우선은 그냥 계획입니다. 어쩌다 보니 후기가 엄청나게 길어졌네요. 죄송. ^^;;그럼 오늘도 즐감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