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타지아-228화 (228/236)

< -- 환타지아는 누구꺼? -- >

막 환타지아로 들어서는데 전화가 울렸다. 폰을 열어보니 백진아였다.

나는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통화버튼을 눌렀다.

"왜 이제야 전화를 해."

[미안해요. 어제 종일 촬영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어요. 아예 꺼놨었거든요. 지금은 시간이 돼서 전화한 거예요. 출근시간인데 안 바빠요? 아니면 당분간 연락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전화 하긴 했는데 많이 바쁘면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요.]

"아니 지금 얘기해 너 혹시 환타지아 인수했어?"

사실 이미 인수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는 일부러 백진아에게 떠 보듯이 물어보았다. [그 얘긴 어디서 들었어요? 원장님께서 말씀해 주셨어요?]/18 쪽249

"손님이 말해줘서 원장님께 여쭤봤더니 그렇다고 하시던데. 사실이야?"

[사실이에요. 그런데 이 문제는 나중에 한국 들어가서 얘기해요. 별일 없는 거죠?]

"별일은 없어."

[그럼 이만 끊을게요.]너무도 싱겁게 백진아와의 통화가 끝났다. 나는 단지 나를 위해 환타지아를 인수한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뭐가 더 있다는 건가? 이렇든 저렇든 결국 환타지아의 원장은 나라는 말이잖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무 눈치 볼 필요도 없이 지내면 된다는 뜻이기도 했을니까.

아침구호를 외치기 위해 줄을 섰다. 내 옆에 서서 구호를 외치는 녀석들을 보면서 곧 이 구호를 바꿔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려면 백진아가 빨리 돌아와야 하는데... 아무리 못해도 삼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니 그것도 최소한이 삼개월이고 길어지면 일년이 지나서 돌아 올 수도 있다는 백진아의 말을 떠올리고는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구호를 외치고 내 방으로 들어와 소파에 앉았다가 어제밤을 샌 탓인지 몰려오는 졸음에 밖으로 나가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잔 뽑아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커피를 마시면서 잡지를 팔랑거리면서 넘겨보다가 수진이의 기사가 난 페이지를 발견하고는 놀라서 눈이 커다래졌다.

'뭐야?'

웬 기사... 말도 없이 이런 인터뷰는 언제 했대.

하긴 말하고 자시고할 일이 없었지.

안본지도... 그러고 보니 그날 이후 수진이는 어떻게 된 거야? 연락도 없고... 연락처를 모르니 먼저 연락할 수도 없고... 아니면 넘버투에게 한번 물어볼까?

수진이는 유럽쪽에서 미용에 대한 공부를 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다닌 미용학교의 이름과 수상경력이 빼곡히 실려 있는 기사를 보다가 나보다 그녀의 스펙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페이지로 넘겼다. 남자친구는 아직 없고 사귈 생각도 없다는 글을 보다가 그녀의 이상형에 대해 소개된 글을 읽으면서 괜시리 우쭐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대충 읽어도 나에 대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기사를 보다가 그 뒤의 기사를 확인해봤다. 결혼관에 대해 묻는 질문에 독신주의자라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은 없다.

가능하다면 연애만 하고 싶다는 대답을 해 둔 것을 보고는 곧 잡지를 접어버렸다. '설마'나 때문에 이런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나도 참 아무리 수진이가 날 좋다고 했었다고 해도 이건 말도 안 되지.

실없는 생각을 마무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잡지를 책꽂이에 막 꽂아 넣는 순간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네 들어오세요."

아주 반가운 손님이 방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사실 반갑다기 보다는 오랜만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오랜만이니까 그만큼 반가운 것은 맞으니까

"윤검사님 웬일이세요? 이제 환타지아는 영영 안 오시는 줄 알았더니."

"오랜만에 봤는데 반갑지 않은가봐."

"아닙니다. 너무 반가워서 할 말을 잃은 거예요."

내 말을 들은 윤검이 씩 웃더니 의자에 앉았다.

"군대 다녀왔다더니 완전 상남자가 다 됐네."

의자에 앉은 채 다리를 꼬며 손가락을 까닥거리는 윤검 옆으로 다가갔다.

"백진아랑 약혼했다며?"

"네"

"결혼도 할거야?"

"그건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뭐? 푸하하하하하 푸후후훗 야 말만이라도 할겁니다라고 대답해야 하는거 아니야? 그럼 약혼은 왜 한건데."

"그거야. 동거 하다가 스캔들이 터지는 바람에... "

"너 이말 절대 백진아 귀에 들어가게 하지 마. 그랬다간 아마 그날로 칼부림 날 테니까."

나도 절대 동감이다. 사실 결혼까지 하라면 못할 것도 없고 하게 된다면 백진아랑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서른도 안 됐는데 벌써 결혼이라니 그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른이 넘고 나면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생각이다. 지금처럼 계속 지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사실 결혼을 하고 나면 다른 여자들과 자는 일이 소원해질 것 같기 때문이기도 했다.

백진아가 백분 양보해서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허락해 준다고 해도 우리나라의 법에 간통죄라를 것이 있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니까.

"오늘은 어떻게 해 드릴까요?"

당연히 나는 스타일링을 염두해 두고 윤검에게 물은 것인데 윤검은 다른 쪽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갑자기 입고 있던 치마를 걷어 올리더니 팬티를 벗고는 다리를 옆으로 쩍 벌렸다.

"간만인데 한번 핥아봐."

헤어디자이너가 되고 나선 손님의 아래를 빨아준 기억이 없었는데... 페니스를 빨도록 물려주기만 했었다. 윤검의 다리 사이에 주저앉았다. 가지런한 음모 사이에 이미 질척해 보이는 속살이 들여다보이고 있었다.

"좀 겸손한 자세로 앉지. 내가 아무한테나 이걸 핥을 기회를 주는 줄 알아?"

'그럼'뭐 나니까 핥게 해 준다는 거야?

나 안해 별로 하고 싶은 맘 없거든... 이라고 말하기에는 윤검의 포스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그녀 뒤에 깔려 있는 스펙도 그렇고... 얼마 전 전해 들은 말로는 부장검사가 되었다나... 하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아주 겸손하게 '네' 라고 대답한 나는 곧 무릎을 꿇고 앉아 윤검의 꽃잎 사이를 핥기 시작했다.

간만에 손님의 속살을 핥아 보는 것이라서인지 정말 진심으로 성의껏 속살을 핥아대고 있었다. 맛도 입에 착착 붙는 것이 괜찮은 것 같고.... 단지 자세만 좀 편하다면 더 좋을 텐데.

저리던 다리가 이제는 감각마저 없어져버렸다.

"좀 쉬었다가..... 으읍"

속살에서 입술을 떼고 말을 하던 내 얼굴이 윤검의 다시 사이로 처박혔다. 윤검이 손으로 내 뒷통수를 꽉 눌러댄 탓이었다.

'우씨'그렇다고 사람 얼굴을 이렇게 처박으면... 할 수 없이 혀를 날름거리며 다시 핥고, 빨기 시작했다. 안 되겠는데... 그래서 나는 잔꾀를 생각해 내었다.

손을 아래로 내려 바지지퍼를 열어 페니스를 꺼내서 만지작거리면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몸을 일으키는 것과 동시에 윤검의 다리 사이에 페니스를 박아 넣었다. 한마디로 입술 대신 페니스로 윤검의 아래를 채워 준 것이었다.

"아흑"

페니스가 '콱' 박혀들어가자 윤검이 신음소리를 내뱉으면서 몸을 뒤로 휘었다.

"그동안 실해졌네."

꽉 페니스를 문 윤검이 나를 보며 말했다.

"윤검사님이야 말로 좁아졌는데요."

윤검이야말로 뭔가 비법을 쓴 모양인데...

"그동안 바빠서 넓혀줄 기회가 없었거든."

'설마'그동안 아예 안했다고.... 뭐 그럴 수도 있지. 있나? 있을까?

아무튼 나는 그 말에 토를 달수는 없었다. 그저 열심히 박아대었다. 간만이라는데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 뭔가 보복이 돌아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세모클럽 이사랑 사돈 먹은 거 알지? 그 덕분에 진급은 빨리 했지만 너무 바빠서 말이지. 그동안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동안 한번도 없었다는 건 말이 안 되겠지. 나는 빡빡하게 조여주는 윤검의 안으로 '퍽퍽' 페니스를 찔러대며 얼마나 안하면 이 정도가 될까 생각하고 있었다. 몇 달 만에도 이런 경지가 가능하다면 해외촬영을 다녀온 백진아의 안도 이렇게 빡빡해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왠지 흐뭇해져서 엉덩이를 들썩이면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

"네?"

"더 부풀었는데... 나 너무 간만이라서 이렇게 찔러대면... 아흑"

말을 끝내지 못한 윤검은 다리를 옆으로 최대한 벌려 페니스가 쉽게 파고들도록 도왔다. 하지만 역시나 받아들이기 조금은 벅찬 것인지 헐떡거리며 겨우 숨을 내쉬고 있었다. 얼마 후 내가 사정을 끝내자 한숨을 푹 내쉰 윤검의 다리사이를 수건으로 꼼꼼히 닦아주고 속옷을 입혀주고 치마를 정리해 주었다.

"머리는 어떻게 해 드릴까요?"

"뭐 하던데로."

'뭐야?'

언제 했다고 하던대로야?

설마 몇 년이나 지난 그 머리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윤검은 입을 다문 채 의자에 기대 눈을 감았다. 나는 애써 옛날의 기억을 되살려 윤검의 머리를 손보기 시작했다.

"다 끝났습니다."

잠시 존 건지 내 말에 눈을 뜬 윤검은 멍한 표정으로 거울속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웃으며 엄지를 들어 보이는 윤검의 어깨를 털어주었고 윤검이 자리에서 일어나 뒤돌아 뒷모습까지 확인하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내 방을 나섰다.

나가는 윤검을 따라 카운터로 가서 깎듯이 인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오려는데 마침 카운터 옆에 서 있던 교육생이 나가는 윤검을 보더니 내게 물었다.

"저 손님 뭐하는 분이신데 그렇게 인사를 하세요?"

"부장검사"

"네? 검사요?"

"응"

'와아' 하면서 입을 쩍 벌린 교육생은 나를 향해 존경의 눈빛을 보냈고 나는 녀석의 어깨를 두드려준 후 방으로 돌아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대답도 하기 전에 넘버투가 방안으로 들어왔다.

"윤검사가 뭐라고 하고 갔어?"

"별 말 없었는데요."

"한참 안 보이더니 무슨 바람이 불어서 온 거래?"

"그거야 저도 모르죠. 그동안 엄청 바빴대요. 이제 부장검사로 진급했다는데요."

"그 얘긴 들었어. 젊은데 능력도 좋아."

"그러게요."

"점심이나 먹으러 가자."

'또?'

아씨 오늘 분식 먹기 싫은데... 나는 넘버투에게 질질 끌려서 분식집으로 가야만 했다. 물론 환타지아 무리들도 함께 말이다.

점심으로 쫄면을 먹고 돌아온 나는 입가심으로 커피를 마시며 카운터 옆 대기석에 앉아 있었다. 내 방에서 마셔도 되지만 왠지 갑갑한 생각이 들어 대기석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넘버투는 손님이 없을 때면 항상 카운터에 나와 있는 것 같던데 갑갑해서 그런 것일까? 그에 비해 다른 헤어디자이너들은 손님이 없어도 방에서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뭐 그거야 개인 취향이니 뭐라고 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있어도 얼굴을 못 보는 경우도 있으니... 호랑이도 제말 하면 온다더니 넘버투가 방에서 나와 카운터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나도 커피 한잔 줘."

'으이구'자기는 손이 없나? 갑자기 사람을 다방 직원 취급을 하고 있어.

내 잔을 내려놓고 커피를 타서 넘버투에게 건네주었다. 커피잔을 들고 홀짝이던 넘버투가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오늘 안 바쁘면 저녁 먹으러 갈래?"

"바쁜데요."

'나이스'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고 바로 받아치는 나의 노련함에 속으로 박수를 치며 넘버투를 바라보았다.

"그럼 할 수 없지."

웬일인지 너무도 쉽게 포기하는 모습에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난 곧 넘버투와 저녁을 먹으러 가서 끝이 좋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걱정을 지워버렸다.

"약혼식 하고 나니까 어때?"

"좋죠."

"좋기만 해?"

'도대체'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야? 나한테 뭐가 궁금한데 이러는 거야?

궁금한 게 있으면 그걸 물어봐야지 왜 말을 빙빙 돌리는 거야?

하지만 잠시 후 넘버투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으며 나는 나 스스로를 마구 쥐어 패고 싶어졌다. ============================ 작품 후기 ============================코멘트 달아주신 이비앙님, 사루인님, 장료님, 애독자C님, 해동풍님, smone님, 비츄형연참해주세요님, 블로우스트님 감사드립니다.

완결이 얼마 안 남아서 그동안 안 나오던 등장인물들 정리 들어갑니다. 질질 끄는 느낌이 드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갑자기 사라져버리는 것도 좀 이상해서 정리 후 완결합니다.

궁금했던 근황과 영일과의 마지막 만남(?)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오늘은 우선 윤검... 그럼 오늘도 즐감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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