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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 좋아요….”
황족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도 잊고 포티스는 창백한 맨발로 굳어있었다. 예의를 갖춰서 인사를 해야 할까? 아니면 지금 그의 위치에서 해야 할 다른 일이 있을까…? 그렇게 생각이 뻗어 나가자 분명히 섹스를 하게 될 것 같은 직감에 포티스의 얼굴은 의사와는 무관하게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가 손을 뻗어 포티스의 어깨를 감싸 쥐자 닿은 곳부터 열기가 퍼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그…. 그…. 여, 여기, 는…. 어디예요…?”
그는 포티스의 말들을 가볍게 무시하고 손쉽게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디아망 유리와 보석 꽃 덕분에 사방이 반짝반짝 빛났는데, 가장 반짝이는 건 눈앞의 아름다운 상대였다.
“으응….”
처음엔 부드럽고 단순한 입맞춤이었는데, 곧 뜨거운 혀가 들어와 입안을 휘젓자 순간 시야가 핑 돌고 숨이 막혔다.
‘정신을 놓으면 안 돼, 참아….’
혼미한 와중에도 포티스는 그를 밀어내지 않고, 키스를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 서툴게 능숙한 그의 행동을 흉내를 낼 뿐이었지만 그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하아, 하아….”
포티스가 다리를 오므리며 튜니카 자락을 끌어당겨 몸 앞을 가렸는데, 그는 이미 포티스가 흥분했다는 걸 알았다. 포티스 스스로도 몰랐지만, 몸에서 분비되어 바닥에 흘린 체액에서는 희미한 미드주와 같은 꿀 향이 진하게 풍겼던 것이다.
키스를 마쳤을 무렵에는 이미 바닥에 작은 웅덩이가 생겼고, 포티스는 그의 품에 쓰러질 듯이 푹 안겨 숨을 몰아쉬었다. 그가 아까의 질문이 문득 기억난 것처럼 말했다.
“밀월을 보내기 좋은 곳이지, 아무런 방해도 없으니.”
포티스는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머리가 멍해지고 단어나 문장도 잘 떠오르지 않아서 마취된 짐승이라도 된 기분이었다.
“…힘들어 보이는데.”
가까스로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얼굴로 최선을 다해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포티스를 내려다보다가 휙 안아 들어 계단을 올랐다. 그의 목을 감싸며 어깨에 매달리는 건 할 수 있었다. 귀족 실론과 닿아 있어서인지 몸이 끝없이 강한 자극을 원했다. 엉덩이 부근의 튜니카는 젖어 들어 피부가 비치게 된 지 오래였다. 그의 품에 기댔을 때 포티스는 자신을 전부 내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포티스는 부끄러움을 참고, 순순히 둥지 침대에 누웠다. 그가 포티스의 다리 사이를 간단히 벌리고 튜니카를 걷어 올렸다. 포티스의 팔다리는 가늘고, 피부는 눈에 띄게 하얗다. 분홍빛 유두와 납작한 배가 빠르게 오르내렸다.
포티스를 내려다보느라 그의 얼굴에 옅은 그림자가 생기자, 그의 동공이 황족의 증거인 디아망 모양이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다. 햇빛에 미친 듯이 반짝이는 은발은 그가 선대 황제와 가까운 핏줄이라는 걸 나타냈다.
그의 나른하면서도 차가운 외모, 옷으로 감싸졌는데도 느껴지는 단단한 체격이나 아름다운 귀족 실론 다운 분위기는, 사실 그 순간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적어도 포티스의 이성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그랬다. 단지 그가 황족인 것으로 충분했다.
상대를 관찰한 걸 들키지 않으려고 포티스가 고개를 둥지 침대의 시트에 살짝 파묻자 그의 얼굴이 눈앞에 나타났다.
“무슨 생각을 하는 중이지?”
“아…. 아무것도, 요….”
원래부터 솔직한 포티스였고, 또 상대가 만만치 않은 그였기에, 그는 사실이 아니라는 걸 바로 느끼고는 어쩐지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뮤가 된 기분이 어떤지 말해봐.”
순간 그의 얼굴이 눈부셔서 어쩐지 눈물이 핑 도는 바람에 포티스는 시선을 피했다가 깜박이며 그를 보고는 다시 고개를 떨구었다. 당연히 황족과 귀족 실론에게 내어주는 몸이 되어 영광이라는 말을 거짓으로라도 할 수 없었다.
“대답.”
그의 지시하는 말은 강압적이었고, 또 차라리 뭐라도 말하는 편이 그가 화내지 않을 것 같아 포티스는 눈물을 닦으면서 주저주저 입을 열었다.
“부끄러워요…. 이, 이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나와 키스를 하고 섹스를 하는 것?”
정확히는 분명 같은 귀족 실론과, 라는 의미였지만 상대가 이미 황족의 실론이었으므로 포티스는 순순히 긍정했다.
“익숙해지는 게 좋을걸.”
그와 동시에 그가 포티스의 몸이 비치는 튜니카를 위로 벗겨내 알몸으로 만들었다. 그 바람에 몸 안에 꼬여있던 체액이 주르륵 흘러나와 흰 시트 위에 진주 같은 회색 얼룩을 남겼다.
“그, 그럴게요….”
밝은 빛 속에서 포티스의 알몸은 눈부신 조각과 같았다. 긴장해서 흘린 옅은 땀 냄새는 오히려 여름의 바다를 연상시켰고, 매끈한 팔다리는 관절 부위가 분홍빛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성기 역시 발기해있어야 했지만, 앙세르들이 정성 들여 사정을 막았고, 내내 마셔온 그들의 정액 덕분에 실론으로서의 성기는 기능을 아예 잃고 그저 부드러운 털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포티스는 차마 직접 다리를 벌려 잡지는 못했지만, 그의 시선이 몸 여기저기에 닿는데도 저항하지 않겠다는 표시로 움츠리지 않으려고 계속 몸을 펴고 있었다. 체액이 빠끔 삐져나온 번들거리는 애널 입구가 귀족 실론이라면 누구라도 흥분시킬 만큼 근사했다.
‘황족에게 사면받을 방법이 있어. 기분 상하지 않게 대하고 고분고분 굴어. 기억해둬.’
그때, 잠결에 들은 엔지니어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떠올랐다. 거짓말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말은 포티스에게 어떤 사실을 일깨웠다. 다시 아버지와 동생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었다.
“우선 봉사를 해봐. 내가 황족인 건 알고 있겠지.”
“네, 네에…. 물론이에요.”
하지만 비틀 몸을 일으킨 포티스는 봉사의 의미를 몰라 초조하게 눈을 깜박였다. 그는 전혀 가르쳐줄 생각 없이 두리뭉실한 둥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어서 빨아.”
그제서야 자신이 그의 성기를 입에 물어야 한다는 걸 깨달은 포티스의 얼굴이 더 달아오를 수 없을 만큼 새빨갛게 되었다. 그럼에도 엉거주춤 침대 아래로 미끄러지듯 떨어져 내려가 그의 다리 사이에 자리 잡은 채 공손히 허락을 구하듯이 그를 올려보았다.
짙고 구불거리는 머리카락 몇 개가 상기된 뺨에 붙어있고 선명한 미드주와 같은 색인 황금빛 눈이 그의 얼굴에서 그의 아랫도리로 옮겨갔다. 귀족 실론이 입는 정장 튜니카를 벗는 일은 포티스에게 익숙한 일이었지만, 벗기는 건 처음이라 순서가 헷갈려서 쩔쩔맸다.
“넌…. 서툴러.”
그의 얼굴을 보았어도 그것이 질책인지 아니면 장난처럼 귀여워하는 건지, 포티스는 아마 구분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지위에 비해 포티스의 자존감은 다소 낮은 편이었기에, 누군가 자신을 귀여워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고 당연히 전자의 의미로 알아들었다.
포티스가 풀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꼬이게 만든 장식을 풀어헤친 그가 자신의 성기를 드러냈다. 포티스는 다른 귀족 실론의 성기를 처음 보았다. 발기되어 건강한 붉은 빛을 띠고 두꺼운 힘줄에 둘러싸인 크고 긴 성기가 자신의 입에 들어갈 것 같지는 않았지만, 포티스는 침을 꿀꺽 삼키고 용기를 낸 다음 조심조심 손으로 받쳐 들고는 와앙 입을 벌려 무작정 끝을 입에 담았다.
“죄송해요…. 익, 익숙해져서 저…. 뭐든, 잘할 수 있게…. 될게요….”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아 빨면서 우물우물 말하게 되었는데, 귀족 실론이 자신의 성기를 맡긴 상태였다면 감탄할 만큼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약간 피곤한 듯한 태도로 포티스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성기가 포티스의 손길이나 혀에 따라 차근차근 반응이 있었으나, 그의 차갑고 무관심한 행동에 걱정이 된 포티스가 가능한 그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싶어서 끙끙거리며 버겁게 성기를 삼켰다.
“계속해.”
“으븝…. 네에….”
열심히 집중하고 있는데, 문득 그가 포티스의 목에 채워진 오비디시앙을 한 손으로 풀어냈다. 싫다고 말하면 강제적으로 목덜미에 뜨거운 흥분제가 주입되는 도구였다. 목줄이 채워져 있으면 그도 수월하게 섹스를 할 수 있을 텐데, 그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잠시 행동을 멈추면 그는 거칠게 포티스의 몸을 밀어서 넘어트렸다.
“앗…!”
“봉사는 형편없구나. 아래는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해볼까.”
그리고 용서를 구하기도 전에 포티스의 목을 팔로 누르며 성기를 힘껏 아래로 찔러넣었다. 밑이 찢어지고 몸이 갈라지는 고통에 포티스가 헐떡이며 몸을 들썩였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도저히 참기 어려운 폭죽 같은 쾌감이 포티스의 뱃속과 정신을 지배했다.
“하앗…!”
어째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까? 어째서 더 깊이 들어와 줬으면 하는 걸까? 그런 의문이 빠르게 스쳤다가 호수에 가라앉는 돌처럼 사라져갔다. 포티스는 그를 한껏 받아들이기 위해 다리를 활짝 벌렸다.
안이 찔릴 때마다 쾌감이 점점 더해져 갔는데, 약간의 고통도 함께 달려왔다. 그의 성기는 아직 뮤가 된 지 얼마 안 된 포티스에게 너무나 벅찬 크기와 두께여서, 위와 내장을 꾹꾹 자극했다.
하지만 앙세르와 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각이었다. 그들은 엄연히 다른 일족이었고, 실론과 뮤는 짝이었다. 애초에 황족과 귀족 실론의 장난감인 뮤에게 귀족 실론의 성기는 넘치는 쾌감 그 자체였다. 도무지 참을 수 없어 포티스는 마구 울면서 몸부림쳤다.
“하아, 으읏….”
그럼에도 성기가 빠져나갈 때마다 허리를 들어 성기의 둘레를 빨고 조이면서 정액을 졸랐다.
“응, 으읏…. 앗, 아…!”
그는 여유롭게 허리를 움직이면서 차분히 내벽을 찔러 올렸다. 안에는 부드럽고 기분 좋은 돌기와 주름이 있었다. 그는 내벽 도중에 휘어진 곳의 좁은 통로에 성기를 욱여넣어 차차 늘려갔다. 처음에는 성기를 튕겨낼 것처럼 탄력이 있었는데, 돌기를 누르고 주름을 훑는 사이 미끈거리는 체액을 머금은 부드러운 벨벳처럼 변해갔다.
“하앗, 앗…. 아…. 제발, 읏…. 으응…!”
살짝 배어 나온 땀에 젖은 은빛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면서, 그는 대답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섹스 도중에 대화를 하는 건 싫었고, 어차피 이 장난감이 멀쩡한 사고를 할 리 없었다.
“읏, 흑… 으응…!”
포티스는 쾌감 속에 내던져져서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붙잡으려고 무의식적으로 그에게 팔을 뻗었는데, 옷깃도 만지기 전에 간단히 제압당해 울음을 터트렸다. 얼굴은 이미 눈물로 엉망이었고, 성기끼리 결합된 부분에선 질척질척하는 소리와 함께 단 미드주의 향이 점점 짙어졌다.
“제…. 제발…. 아앗…!”
귀찮아진 그가 아무렇게나 말했다.
“제대로 부탁해봐, 그럴 정신이 남아있다면.”
어차피 포티스는 뮤였으므로 실론의 성기와 흥분, 쾌락밖에 모를 것이었다. 그는 희미하게 경멸이 이는 얼굴을 하고 분홍빛으로 달아오른 포티스의 뺨을 응시했다. 포티스는 체액만큼이나 눈물도 끊임없이 흘려댔다.
“읏, 응, 으응…!”
분명 대답을 하려고 했는데, 배가 뜨겁게 달아오르는 바람에 할 말을 잊고 말았다. 희고 민감한 배꼽 아래의 피부에 낙인을 누른 것처럼 짙은 보랏빛의 디아망 무늬가 떠올랐다. 동시에 계속해서 짓이겨지던 좁은 통로가 찢어지면서 성기를 쑤욱 빨아들였다.
“으읏…!”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강렬한 쾌감이 포티스를 내동댕이쳤다. 포티스는 눈을 꽉 감고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프면서도 기분 좋았고, 그래서 슬펐다.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도 아닌 살아남기 위해 황족에게 고분고분하게 굴었다는 사실이 포티스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제발…. 상냥하게, 해주세….”
커다란 눈물방울이 툭툭 떨어졌고, 포티스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지만 어쨌든 그건 그때 포티스가 가장 바란 것이었다.
순간 그는 사정감을 느끼고, 내벽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그가 가볍게 한숨을 내쉬는 동안, 포티스는 발끝을 폈다가 오므렸다가 다시 펴면서 이번엔 정액으로 인해 밀려오는 쾌감을 받아들였다.
디아망 마크도 떠올랐고, 실론의 정액으로 2세를 받아들이는 통로를 적셨으니 포티스는 이제 정말로 어엿한 뮤가 되었다.
정액이 뿌려진 부근부터 화끈하게 달아오르더니 열기와 쾌락이 몸 전체로 퍼져갔다. 깊은 상처처럼 참는다고 해서 옅어지는 감각이 아니었다.
“앗, 아…!“
포티스의 호흡이 거칠어져 가슴께가 빠르게 오르내렸다. 그는 억누른 손길을 거두지 않았다. 내벽이 수축되어 조이면서 남아있는 정액을 짜내려는 듯이 빨아들였다.
그는 낮게 한숨을 내쉬고는 포티스의 발목을 자신의 어깨에 걸쳐 간격을 좁혔다. 화창한 햇빛 덕분에 포티스의 퉁퉁 부어 벌어진 분홍빛 입구가 전부 드러났다. 허벅지와 엉덩이, 몸에 깔린 둥지 침대의 시트는 박을 때마다 질척질척 쏟아진 체액으로 범벅된 상태였다.
성기를 물고 있는 좁은 입구와 탄력 있는 내벽을 느끼면서, 그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였다. 다소 거칠고 마음껏 안을 쑤셔 박던 아까와는 달리 미끈거리는 안을 부드럽게 문지르듯이 드나들었다.
정액으로 인해 혼이 날아갈 것 같은 쾌감과 함께 내벽이 찔리자 포티스는 비명처럼 울음소리를 내면서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두 다리가 그의 어깨에 걸쳐지고 그대로 압박당해 피할 곳이 없었다.
“하아, 앗…. 응, 으응…!“
약간 아픈 것처럼 이마를 찡그리고 눈물을 떨어트리는 땀에 젖은 새빨간 얼굴과 대조적으로 포티스의 허리는 적극적으로 그의 움직임에 맞춰 흔들렸다.
“기, 기분이…. 이상해, 이상해요….”
울먹이느라 엉망이 된 발음으로 웅얼거리자 그가 포티스의 딱딱하게 세워진 유두 끝을 살짝 누르면서 애무했다. 마치 뮤가 쾌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핫…!”
묘하게 흥분되는 감각에 포티스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투명한 눈물이 눈가에 고여 그렁그렁했다.
그가 포티스의 배에 새겨진 디아망 마크를 살살 매만졌다. 또다시 이상한 쾌감이 느껴져서 포티스는 으읏, 하고 억지로 입을 다물며 신음을 억눌렀다. 그러자 그가 바로 입안에 손가락을 넣어 벌렸다. 그러면서 내벽의 휘어진 통로를 지그시 찔러 올렸다.
“당연한 거잖아.”
“앗, 아!”
타액이 그의 손가락과 턱으로 흘렀지만, 그는 특별히 상관하지 않고 포티스의 반응을 관찰했다. 확실히 민감하고 박는 맛이 좋은 뮤였다.
‘아…. 내가 뭐라고 말한 걸까, 부탁을…?‘
그가 ’당연하다‘고한 것을 보면 자신이 어떤 말을 한 것 같은데 솔직히 박히고 느끼고 신음 내느라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의 기분을 거스르고 싶지도 않아서 포티스는 서툴게 얼버무렸다.
“죄, 죄송해요…. 저어….”
“조용히.”
대놓고 거친 어조나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그의 지시에는 힘이 있었다. 포티스가 입을 다물자 그는 행위에 몰두했다.
“읏, 으…. 앗, 아앙…. 하앗!”
들어올 때는 묵직하게 안이 채워졌고, 빠져나갈 땐 통로가 역으로 짓눌리며 안타까운 기분이 들었다. 그의 성기와 입구, 그리고 피부가 빠르게 마찰되면서 찌덕찌덕 소리가 크게 울렸다.
“흐응, 아앗…!”
그가 갑자기 성기를 휙 빼내고는 포티스를 엎드려 눕혔다. 그리고 포티스의 등을 손으로 누르면서 힘으로 압박해왔다. 성기의 움직임은 아까처럼 느리고 부드러웠는데 그래서 포티스는 더욱 괴로웠다. 한번 찌를 때마다 쾌감의 여운이 길어졌던 것이다. 허리가 팽팽해지고, 포티스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을 벌린 채 목 안으로 신음을 삼켰다.
입구에서 체액이 뿜어지며 주르륵 흘러내렸고, 포티스는 울면서 시트를 움켜쥐었다. 그가 포티스의 배를 붙잡아 엉덩이를 바싹 들게 해서 아까는 닿지 않았던 방향으로 깊이 쑤셔댔다.
“으응, 응, 읏…. 하아, 하아….“
그의 성기에 잔뜩 닿고 싶고, 박히고 싶었다. 포티스는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그의 손바닥에 디아망 마크가 닿도록 스스로 문지르며 엉덩이를 흔들었다. 실론인 그의 손이 디아망 마크에 닿자 묘하게 내벽이 저릿한 중독적인 기분이 들었다.
“앗, 아…. 좋, 좋아요…. 저어…. 좋아….”
몸을 들썩이며 단어들을 띄엄띄엄 크고 작게 내뱉자 그가 뒤에서 포티스를 감싸며 목을 물었다. 맨피부에 이가 박히는 고통조차 기분 좋게 느껴져서 포티스는 자신을 안은 그의 손에 손을 겹쳤다.
“으응, 읏…!”
거듭된 쾌감으로 포티스는 멍하게 피로해졌다. 사고가 멈추어서 신체의 자극에 대한 반응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둥지 침대를 짚은 팔과 다리가 꺾이면서 얼굴을 파묻어도, 그는 개의치 않고 포티스를 붙잡아 일으켰다. 포티스 스스로 체력이 부족한 걸 느껴도 기분 좋다는 감각은 멈추지 않아 몇 번이고 절정에 달하며 몸을 떨었다.
“아…!”
엎드린 채로 그의 성기 크기와 모양대로 미끈미끈하게 길이 난 내벽을 조이던 포티스가 문득 몸을 움츠렸다. 의지로 조절하지 못한 오줌이 둥지 침대와 포티스의 몸을 따뜻하게 적셨다.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난 줄도 몰랐지만, 그는 행동을 멈추었다.
“…….”
그가 무슨 말을 한 걸 분명 들었는데…. 그의 잔상이 눈앞에 희미하게 남은 채 포티스는 그대로 기절해버렸다.
반응조차 없는 뮤를 안는 건 재미가 없었으므로 별수 없이 행위는 중단되었다. 그 는 튜니카의 장식띠를 집어 들어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포티스는 그의 정액을 일곱 번 받았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는 섹스를 하던 순간이 몽땅 기억나는 바람에, 둥지 침대가 놓여있는 좁고 시원한 바닥 구석으로 움츠린 채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심지어 이성이 날아가고 자신이 마음껏 기분 좋아하던 것도 다 떠올랐다.
‘미쳤어, 내가 그런 말이랑 그런 행동을 하다니….’
심한 자괴감에 머리카락을 쥐어뜯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과거의 일은 바뀌지 않았다. 대충 뒤집어쓴 튜니카 위로 배 부근을 만져보자 이상한 기분이 뱃속에서부터 올라와 얼른 손을 치웠다. 분명 자신의 몸은 이전과 달랐다.
‘그래도…. 참으면….’
손끝과 마디가 분홍빛인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스스로의 다리를 감싸며, 포티스는 바로 앞에 있는 제 무릎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엔지니어가 일러준 조언대로, 황족에게 고분고분 굴었지만 더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러는 의미가 있는지 알아볼 정보가 부족했다. 그는 자신과 함께 반나절을 뒹군 황족의 이름도 듣지 못했고, 이 아름답고 차가운 새장이 황궁 내부라는 짐작 말고는 아는 게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스치는 동안 또다시 그의 성기가 압박하며 내벽을 꿰뚫을 듯이 쑤시던 감각이 떠올라 어깨가 바들 떨렸다. 주륵, 하고 차가운 게 닿는 느낌이 들어 튜니카를 들추자 퉁퉁 부어있는 입구에서 어느새 투명한 체액이 뿜어져 나와 허벅지를 미끌미끌하게 적시고 있었다.
‘몸도 이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고….’
그렇게 점잖은 말로 생각했지만 실은 자꾸만 다리 사이가 젖고, 음란한 행위가 떠올라서 수치스러운 탓에 뺨과 귀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실론일 때는 이렇게까지 강한 성욕이 있다는 걸 알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포티스가 조용히 눈물을 닦으면서 튜니카를 내려 다리 사이를 가렸다. 몸과 옷에서 풍기는 진득한 미드주 향이 부끄럽고 싫었다. 동시에 연회에서 미드주를 축하와 흥분의 의미로 마시는 이유도 희미하게 알 것만 같았다.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을까….’
포티스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서 헤쳐 나아가야만 했다. 포티스는 자신의 영지에서 자라는, 연약하지만 생명이 질긴 이국의 식물들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가다듬었다.
황족에게 사면받을 수 있다는 건, 단순하게는 황족을 가까이하고 마음에 들라는 말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자 머릿속에서 한가지가 확실해졌다.
‘그 사람이 날 좋아하게 만들면….’
그래도 결혼은 확실히 무리라고 생각했다. 포티스는 파즈나 실론이 아닌 상대와 결혼한 황족이나 귀족을 알지 못했다. 그래도 황족의 마음에 든다면 단순히 많은 귀족 실론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에서 포티스를 보호하거나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생각은 이렇게까지 뻗어 나갔지만, 포티스는 곧 고개를 저으면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아래로 뻗어있는 보랏빛 장식물은 이제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고, 하늘에는 석양이 내려와 사방이 온통 눈부신 주홍색이었다.
실론은 일대일 관계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보다 원하는 건 다수와의 관계였다. 그런 실론이 과연 뮤를 독점하고 싶어 할지 확신이 없었다.
‘호감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쉽게 답을 내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깨어났을 때부터 시간이 좀 지났는데, 황족은 내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대로 그와의 관계는 끝일지도 모른다.
포티스는 용기를 내서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처음 그를 만났던 곳이니까, 그가 거기 있을 수도 있었다.
‘괜찮아.’
비록 이런 꼬락서니를 하고 있지만, 포티스가 선택한 게 아니었다. 부끄러워도 포티스는 참고 견디기로 했다. 사면을 받을 수 있다면…. 아니, 거기까지 낙관하지 않더라도 황족이 조금만 친절을 베푼다면 동생과 아버지의 행방이라도 들을 수 있을 테니까.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바람이 불어 튜니카가 크게 부풀었다가 가라앉았다. 맨다리가 훤히 드러나서 기분이 묘했다. 포티스는 계단 중간에 멈춰서 하늘에 총총히 박혀있는 별들을 보고 있다가, 디아망 유리에 손을 대보고 차가운 감각을 느끼고는 계단을 마저 내려왔다. 고층이어서인지 순식간에 어두워졌지만, 달빛과 길고 묘한 조명 덕분에 실내는 충분히 밝았다.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에도 사람의 기척이 없기에 포티스는 약간 아쉬움을 느끼며 단념했다. 그런데 1층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라 계단을 세 개쯤 앞에 두고 멍하니 멈추어 섰다.
원래는 아무것도 없었던 자리에, 장소에 어울리는 등받이가 없는 둥근 대리석 의자, 그리고 식탁이 마련되어있고 위에는 음식이 올려져 있었다.
물이 들어있는 손잡이가 달린 병을 보고는 포티스는 자신도 모르게 얼른 달려가 병을 움켜쥐고 입술을 갖다 댔다. 물은 시원하고 달콤했다. 너무 오래간만에 마신 탓에 두세 모금 먹는 도중 기침이 나와 마시는 걸 멈춰야 했지만, 포티스는 기쁘고 감사해서 손을 모아 신께 기도했다.
그러고 나자 식탁에 놓인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의 세 가지 색이 섞인 차가운 소스가 밑바닥에 넉넉하게 고여있는 전통 샐러드와 단단하고 둥근 커다란 식사용 빵 두 개, 버터와 치즈가 담긴 그릇, 흰 과육이 빙 둘러서 밀가루를 감싼 사과 타르트, 작은 국자가 들어있는 철제 냄비에 담긴 포타쥬, 그리고 모든 음식들의 중앙에는 겉을 바삭하게 구워 윤기가 흐르는 칠면조 구이와 흰색과 연보라색의 버터크림을 사용한 작은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그 옆에는 미드주가 담긴 유리병도 있었다.
“세상에….”
제대로, 정성껏 차려진 요리들을 보니 잊고 있던 식욕이 살아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동안 자신을 위한 음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포티스의 행동을 멈칫하게 만들었지만, 곧 놓여있는 식기를 집어 들고 포타쥬를 크게 떠서 담았다. 잘 먹겠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기도 전에 스푼을 입에 넣자니 버섯과 생크림의 풍부한 맛이 입안을 자극했다.
“맛있다….”
그대로 의자에 앉아 포타쥬를 거의 다 먹어갈 무렵, 조명이 살짝 흐려진 듯 깜박였다. 잠깐 망설였지만, 요리에서 풍기는 좋은 향기들은 유혹적이어서 결국 손으로 식사 빵을 자르고 말았다.
부드러운 발소리가 들리는 것도 알지 못하고 허겁지겁 빵을 먹는데, 포티스의 뒤편에서 어쩐지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주인이 온 것도 모르고, 먹기만 하다니 교육 좀 해야겠어.”
그러나 특별히 위협적인 어조도 아니고, 어딘가 약간 즐겁게 들뜬 것 같았다. 돌아보면 그가 이제 두 번째 보는 특유의 나른한 모습으로 포티스를 응시하고 있었다.
포티스가 벌떡 일어나려다 목이 콱 막혀서 콜록거리자 그가 귀찮은 듯이 물을 마시라는 손짓을 했다. 포티스는 물을 마시지 않으려고 입을 막았지만, 기침은 점점 심해졌다. 결국, 그가 직접 물을 따라 건네주어서, 포티스는 조심스럽게 컵을 받았다.
“죄…. 죄송해요, 음식 먹어도 되는 줄 알고….”
“안될 건 없어, 먹으려고 차린 거니까.”
포티스가 눈에 띄게 안도하며 배 근처에서 양손을 모으자 그의 시선이 거기에 머물렀다. 갑자기 포티스는 배 위에 디아망 마크가 있다는 걸 깨닫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분명 봤을 것이다. 장난감이라는 의미의 낙인을.
그것을 떨치기 위해 포티스는 급하게 말을 꺼냈다. 신비로운 저녁의 공기가 공간에 퍼져있었다. 보석 꽃은 물방울을 머금어 은은한 빛을 반사했다.
“감사합니다….”
“다음부터는 날 기다려야 해.”
그리고는 얌전히 서 있는 포티스를 내버려 두고 맞은편 의자에 우아하게 앉았다. 잠시 눈치를 보았지만, 포티스는 이끌리듯이 마주 앉았다.
‘다음도 있다는 건, 한동안 여기서 생활한다는 거구나.’
포티스는 아까보다 침착하게 상황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인지도 모른다.
‘미츠야, 아버지….’
포티스가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것도 모르고 그가 살짝 웃었다.
“먹은 것 중에 뭐가 제일 좋았지?”
한껏 섹스를 한 상대와 말없이 마주 앉은 것보다는 무언가 대답을 하는 게 더 편해서, 포티스의 얼굴도 약간 밝아졌다. 그리고 음식은 언제나 부담이 없는 주제였다.
“아직, 다 먹지는 않았지만 포타쥬…. 맛있어요. 빵도 바삭바삭하고….”
“그래? 그럼 더 먹도록 해.”
“잘 먹겠습니다.”
포티스는 접시에 칠면조 구이, 전통 샐러드, 그리고 아까 손으로 잘라놓았던 빵에 버터를 얹었다. 집에 있을 때, 특별한 날 음식이 모두 차려지면 집안의 대표인 포티스가 이렇게 음식을 직접 달라 나누어주었다. 포티스는 모든 음식을 담았지만, 다른 집안에서는 고기 요리만을 잘라 주는 경우도 있다.
“음식을 제가 덜어드릴까요?”
그래서 무심코 말을 하게 되었는데, 그가 자신보다 신분이 높은 황족이라는 걸 바로 떠올리고 말았다. 포티스가 당황해서 입가에 손을 갖다 대자 그는 네가? 하고 말을 받더니 가늘고 결이 부드러운 은발을 쓸어올렸다. 그 탓에 그의 표정이 순간 바뀌는 것을 포티스는 알지 못했다.
“그래.”
이제 무를 수 없게 된 일이었다. 포티스는 접시에 음식을 조금씩 담아서 그의 앞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았다. 그가 나타나서 당황하는 바람에 시장기를 잊었지만, 음식 냄새가 풍기자 다시금 식욕이 자극되었다.
그는 포티스가 담아준 요리에서 꼭 결혼 기념 같은 케이크 조각을 포크로 자르고는 입도 대지 않은 채 유리병의 마개를 열고 직접 미드주로 컵을 채웠다. 달콤한 향은 포티스가 앉은 자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포티스는 아랫도리가 또 젖어 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음식을 어디로 먹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향이 아주 좋은데.”
“네?!”
깜짝 놀란 포티스가 포크를 달그락 떨어트렸다. 그는 일부러 그러는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이 웃으면서 미드주가 담긴 잔을 들어 보였다.
“너도 마셔.”
사양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미드주는 서둘러 따르면 거품 탓에 제대로 술이 잔에 담기지 않았다. 그래서 투명한 황금빛 액체를 천천히 잔으로 옮기면서 포티스는 대연회의 순간을 떠올렸다. 모든 것이 평온했고, 미츠가 대연회에 참석하게 될 나이를 기다렸었는데…. 포티스가 눈을 깜박였다. 눈물을 흘릴 수는 없었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
그가 보는 앞에서 포티스는 잔을 쭈욱 들이켰다. 차갑고 화끈한 미드주가 목으로 넘어갔다. 포티스가 다시 포크를 들자, 그는 미드주를 내려놓고 무언가 기다리는 것처럼 보석 꽃에 시선을 주었다. 포티스는 지금이 행동해야 할 순간이라고 판단했다.
“저어….”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분명 말을 해도 좋다는 제스쳐일 것이다.
“이름을….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저…. 저는 포티스…. 예요.”
자연히 자신의 영지가 있는 포레스트를 뒤에 붙일 뻔했지만, 간신히 얼버무릴 수 있었다. 이런 질문이 실례가 되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계속 상대를 막연히 황족이라고 여길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가까워지려면…. 이름을 먼저 알아야지.’
귀족 실론과 파즈의 만남도 아니었는데, 포티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그는 웃어버리지는 않았다.
“날 모른다고?”
“아…. 죄송해요, 제가 108 황족의 가문 이름은 전부 외웠지만…. 실제로 뵙지 못한 적이 많아서 얼굴까지는….”
가문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황족이라면 자주 만날 수 있어서 포티스는 열심히 떠올려보았지만, 포레스트 영지는 풍요로운 자연을 좋아하는 몇몇 크고 작은 황족들의 지지 말고는 크게 은혜를 입은 황족이 없었다. 더군다나 황족은 선대 황족의 피가 진한 은발이 아닌 경우가 더 드물었다.
현재의 황제도 은발이라고 들었다. 그가 원예에 약간 흥미를 보였으므로 포티스가 직접 알현한 적이 있었지만, 발아래로 보이는 건 몸과 뼈대 있는 가느다란 손가락뿐이었다. 그의 손에는 황제의 증거인 보랏빛 디아망 반지가 끼워져 있을 뿐, 다른 장신구는 없었다. 포티스가 무심코 그의 손을 보았는데, 그 역시 아무런 장신구를 하지 않았다. 치장하기를 좋아하는 황족으로는 드문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포티스는 눈앞에 있는 상대가 황제일 리는 없다고 단단히 확신했다. 황제는 미츠가 대역죄를 저질렀다고 오해하고 있었고, 자신을 뮤로 만들어버렸으니까.
“이름은 네가 직접 생각해.”
그리고는 포티스를 지그시 응시했기에, 포티스는 음식 그릇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하긴 뮤를 데리고 노는 마당에 자신의 진짜 이름을 뮤에게 가르쳐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주인님이라고 부르던가.”
포티스의 얼굴이 확 붉어졌지만, 애써 그런 기색을 감추려고 네에, 하고 대답했다. 역시 주인뿐일 것이다. 그가 아까 나타났을 때도, 자신을 주인으로 칭했으니까.
식사를 마친 후에는 역시 섹스가 시작되었다. 그의 지시대로 튜니카를 벗으면 디아망 마크가 한결 더 진해져 있었다. 이번엔 낮은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드주의 효과 탓일까? 몸이 화끈화끈하고 머리도 둔하고 뜨거운 기분이었다. 포티스는 어쩐지 적극적인 마음이 들어 스스로 다리를 잡아 벌렸다. 대신 눈은 꽉 감았는데, 그의 손길이 다리 사이를 훑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 주인님….”
자신도 모르게 흘린 말이었지만, 막상 말하고 나자 이상한 흥분감이 느껴졌다. 포티스의 애널 전체가 조이는 것처럼 찌릿찌릿했는데, 흥분한 내벽이 부푼 덕분이었다.
포티스가 눈을 가늘게 뜨자 그가 몸을 겹쳐왔다. 옷 사이로도 단단한 실론의 성기와 열기의 냄새가 풍겼다.
“후우….”
삽입도 하지 않았는데, 포티스는 벌써 완전히 달아올랐다. 주인님의 말을 고분고분 듣고 물건처럼 다루어지고 싶은 욕구가 몸속 가득했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포티스의 주인은 포티스의 몸 구석구석을 매만지고, 유두를 건드리면서도 맞닿은 아래는 건드리지도 않았다. 손바닥이 통통한 유두를 쓸어내리자 포티스의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앗, 아….”
입구에서 체액이 울컥 쏟아져 나와 주인의 튜니카를 적셨다. 주인은 튜니카를 걷고 속옷을 끌어 내렸다.
“후우….”
높은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한층 더 은은해졌다. 주인의 행동을 샅샅이 보고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것만큼이나 손에 잡힐 듯이 전부 느낄 수 있었다.
조명이 깜박이더니 순식간에 완전히 어두워졌다. 총총히 빛을 뿌리는 별과 달만이 둘을 비추고, 둘뿐인 케이지드에슈가 세상의 전부인 것 같았다. 주인의 손이 포티스의 허리를 훑고 허벅지를 파고들자 저절로 몸이 들썩여졌다.
“하아….”
주인의 손이 포티스의 늘어져 있는 성기를 애무했다. 순간 흠칫하면서 싫은 기분이 먼저 들었지만, 손길이 배를 함께 문지르자 무언가가 간절해졌다. 금방이라도 실론의 성기가 삽입되지 않는다면 포티스는 죽을 것만 같았다.
“으읏….”
주인에게 애걸하고 싶은 기분을 참자 눈가가 따끔해졌다. 포티스는 눈을 꼬옥 감고, 넣어달라고 조르는 말 대신 신음을 흘렸다. 주인과 맞닿아있는 피부가 화끈화끈했다.
문득 주인이 포티스의 양 손목을 한 손으로 확 잡아 눌렀다. 푹신한 둥지 침대에서 포티스의 몸이 부드럽게 휘었다. 포티스는 눈물이 고인 눈을 깜박였다.
“뮤답게, 제대로 졸라봐.”
“…….”
“뭘 어떻게 하고 싶어?”
포티스는 열에 들떠서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고 힘없이 몸을 바르작거렸다. 그리고 그를 올려다보며 빙긋 웃었다.
“주인님 성기를…. 제 안에…. 받고 싶어요….”
포티스에게 수치라는 건 남아 있지 않고, 온통 정액과 따뜻한 내벽을 가르는 뜨거운 실론의 성기 생각뿐이었다. 포티스가 침을 꼴깍 삼켰다. 어두워서 희미하긴 했지만, 주인의 불끈 선 성기 끝이 젖어있는 게 보였다.
“넣고, 마구 박아서…. 엉망으로 만들어주세요…. 배 속을 정액으로 꽉 채우고 싶어….”
주인이 낮게 한숨을 쉬는 소리가 들렸다. 포티스는 멍하니 자기가 잘못 말한 걸까, 하고 혼나는 게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모름지기 뮤라면, 주인에게 바라는 건 한가지뿐이지 않을까. 바로 실론의 아이를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주인님…?”
“…너 술을 못 마시는구나.”
그러고 보니 포티스가 성인이 되었던 해, 대연회에서 미드주를 몇 모금 마시고 테이블에서 곤히 잠들었던 기억이 얼핏 스쳤다. 전혀 모르는 파즈에게 이끌려 인게이지 룸으로 갈뻔했는데 토를 하는 바람에 모면했었다.
‘아….’
머리가 지끈거렸다. 실론으로서의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뮤인 자신이 뒤섞이자 어쩐지 슬픈 기분이 들어서 포티스는 가만히 눈물을 흘렸다.
“앞으로는 먹지 마.”
“그…. 럴게요.”
주인의 손바닥이 포티스의 뺨에 닿아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리고 입술이 눈가에 닿아 눈물을 빨아들이고, 곧 귀와 목덜미로 내려갔다.
“읏….”
화끈한 열기가 몸을 덮쳤고, 포티스는 금방 예전의 기억을 뒤로하고 몸의 감각에 집중했다. 뮤에게 있어서 미드주는 미약이나 다름없었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실론의 성기를 받고 싶어 안날인 뮤에게, 미드주가 주는 흥분은 발정기 그 이상이었다.
“하아, 으….”
포티스가 비교적 자유로운 허리를 들어 올려 주인의 몸에 부비기 시작했다.
“으응…. 주인님, 주인님….”
주인의 몸에 닿을 때마다 자잘한 쾌감이 몸을 떨게 했다. 주인이 포티스의 허리를 받쳐 잡으면서 성기를 손에 쥐고 이미 촉촉하게 벌어져 있는 내벽으로 힘껏 들어갔다. 그 탓에 체액이 질척, 하고 튀었다.
“아앗…!”
포티스가 작게 비명을 지르면서 크게 숨을 헐떡였다. 주인은 포티스를 둥지 침대에 몰아붙이면서 미끈미끈한 내벽과 돌기를 문지르며 들락이기 시작했다. 포티스의 머릿속이 무지갯빛으로 번쩍였다.
“하아, 앗…. 좋, 아…. 좋아요…!”
몸이 들썩여서 낱말들이 크고 작게 띄엄띄엄 들렸다. 허리를 파들거리던 포티스가 눈물을 후두둑 떨어트리고, 다리로 주인의 허리를 꽉 감았다.
“좋아, 좋, 아….”
이성은 일찌감치 날아가 버린 뒤였다. 포티스는 벌어진 입으로 타액을 흘리면서 마음껏 자극을 맛보았다. 주인의 성기에 지배되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았고, 주인 앞이니까 어떤 모습을 보여도 괜찮을 거라는 이상한 안심도 들었다.
귀두가 내벽의 주름을 쭉쭉 펴면서 짧게 들락이자 포티스가 숨을 헐떡이고 울먹였다.
“앗, 아, 주인, 주인님, 주인님…!”
다급히 몸을 비틀어도 주인은 매정한 눈으로 포티스를 내려다보면서 양 손목을 죄고 있는 손에 힘을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속도를 높여 몸을 뒤로 빼는 포티스를 따라잡았다.
“아…!”
쾌감이 온몸을 와락 덮쳤다. 포티스는 발끝을 움츠리고 내벽을 조이면서 성기를 쭙 빨아들이며 절정에 달했다. 주인이 얕은 한숨을 내뱉었다. 내벽이 벌름거리며 성기를 빨아들이는데도 주인은 아직 사정할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포티스 역시 아직 정액을 받지 못했으므로 받을 때까지 몇 번이고 갈 준비가 되어있어서, 간헐적으로 떨리는 내벽 깊이 다시 성기를 쑤셔 박았을 때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하아, 앗…. 아…!”
둘만 있는 허공으로 포티스의 작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동시에 둘의 그림자는 한 덩어리가 되어 뒤엉켰고, 마찰된 연결부에서 푹 퍽 하는 질척한 소리가 들렸다. 주인이 포티스의 몸이 반으로 접히도록 내리누르면서 포티스의 몸을 자신 쪽으로 끌어들였다. 포티스의 숨이 콱 막혔지만, 헐떡이면서도 기쁘게 무게감을 느꼈다.
‘주인님이 나를 위해…. 박아주고 계셔….’
주인의 은발은 어두운 곳에서도 쉽게 반짝였다. 그것이 아름다워서 포티스는 자신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는 주인의 뺨에 입술을 갖다 댔다. 순간 살짝 주인의 몸이 떨렸지만, 행위를 멈추지는 않았다. 어쩐지 안에 들어와 있는 성기가 한층 더 커진 것 같았다. 내벽을 통해 성기의 굵은 힘줄이 선명하게 닿았다.
“하아, 하아…. 주, 주인니임….”
포티스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주인을 불렀는데, 그는 대답 없이 포티스의 몸을 압박한 채로 빠르게 안을 들쑤시며 디아망 마크가 있는 배를 지그시 눌러 압박했다. 그러자 몸 안쪽이 간질간질하면서 빠르게 쾌감을 향해 기분이 치솟았다.
“……!”
포티스가 느끼느라 성기를 조여 문 순간, 주인도 동시에 안에 뜨거운 정액을 꿀렁꿀렁 쏟아냈다. 포티스는 흐느끼면서, 도무지 피할 수 없는 쾌감에 몸부림쳤다.
“앗, 아…!”
커다란 쾌감은 포티스를 집어삼키는 거대한 파도 같았고, 자잘한 쾌감은 마치 파도의 기포처럼 끊임없이 팟팟 터졌다.
“으응, 응…. 응…!”
눈물이 속눈썹에 엉겨 붙었다가 크게 방울지며 흘러내렸다. 울먹이는 포티스의 배가 빠르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주인은 어쩌면 약간 냉정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뺨은 약간 상기되었을 뿐, 특별한 변화가 없었다. 주인이 포티스에게 고개를 숙이고 혀를 내밀어 눈물을 빨아들였다. 사정으로 인해 줄어든 성기가 다시금 부풀었다.
“주인님…. 저어…. 흐윽…. 죽을 것 같아….”
절정이 희미해지자 정액으로 인한 뜨거운 쾌감이 두 번째로 밀려오면서 포티스는 참지 못하고 손목을 빼내려 했는데, 당연히 주인은 놓아주지 않았다.
“넌 안 죽어.”
“하아, 하윽…. 그…. 아아….”
포티스는 짐승처럼 경련하며 성기를 빨아댔다. 어서, 더 박히고 정액으로 흠뻑 젖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주인님, 주인님….”
포티스가 다급하게 졸라도 주인은 그를 관찰하듯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포티스가 재차 울먹이며 눈물을 떨어트린 후에야 천천히 지근지근 내벽을 자극하며 움직였다.
“분명 상냥하게 해주는 게 좋다고 했었지.”
“앗, 뭐든…. 뭐든 좋아, 요…!”
성기가 박힐 때마다 느끼느라 흥건하게 젖어 번들거리는 입구에서 불투명한 체액이 왈칵왈칵 쏟아졌다. 미드주 향이 진하게 풍겼다. 주인이 포티스의 디아망 마크를 문지르자 포티스가 움츠리면서 끙끙거렸다. 디아망 마크는 입구와 내벽만큼이나 민감했다. 그의 손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는 포티스가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였다. 주인이 집요하게 디아망 마크를 괴롭히자 성기가 들어있는 내벽에서 체액이 주르륵 밀려 나왔다.
“후우, 하아….”
포티스의 뺨과 전신에 열이 올라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다. 주인은 다시 느긋하게 움직여 내벽을 공략했다. 돌기가 눌리고, 주름이 펴지고, 그때마다 쾌감이 포티스의 정신을 확 뒤흔들었다.
“주인님…!”
포티스가 허리를 비틀며 다시금 한계에 달하며 절정을 느꼈다. 그 허우적거리는 것 같은 목소리가 주인의 귀에 닿자, 그가 포티스의 허리를 움켜쥐며 정액을 넉넉히 사정했다. 정액으로 인한 쾌감 탓에 포티스가 입을 오물거리면서 바들바들 떨었다. 주인이 포티스의 뺨에 손을 대고 입을 맞출 듯이 고개를 숙였다.
전신이 허공으로 내던져진 것 같았던 포티스는 끝없는 감각에 포티스가 손을 꽉 쥐면서 중얼거렸다.
“아버지, 미츠야….”
“…….”
포티스는 두려워서 무심코 신뢰하는 사람을 부르고 말았다.
아직 성기를 단단히 물어 조이고 있는데도, 주인이 별안간 몸을 확 떼어냈다. 포티스가 깜짝 놀라 주인을 올려보았지만, 그는 차분하게 튜니카를 정돈했다. 갑작스러운 주인의 태도 변화에 포티스는 깜짝 놀랐는데 몸을 일으키려다가 다시 추욱 늘어지고 말았다. 아직 정액이 전부 흡수되기 전이라 머리가 빙글빙글 돌았고, 다리도 채 오므려지지 않았다. 성기가 빠져나가 살며시 닫힌 입구가 성기를 원하면서 유혹적으로 옴찔거렸다.
“주, 주인님….”
자신이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이 틀림없었다. 포티스는 울먹이며 주인의 손자국이 발갛게 남아있는 팔을 들어 주저하며 그의 옷자락을 움켜쥐었다.
“죄, 죄송…. 해요….”
“뭘 말이야?”
주인은 포티스를 돌아보지도 않고 옆모습만 보이는 채로 그렇게 물었다. 목소리는 매정하지는 않았지만 차가웠다.
“제가, 제가 말을 잘못해서….”
“용서받고 싶어?”
사실 포티스는 실론의 성기를 더 받을 수 있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잠깐 해소되었던 미드주의 미약 기운이 다시금 포티스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로 행위를 계속할 수 없어진다면 너무나 괴로울 것이다.
“뭐든, 할게요…. 제발, 부탁드려요….”
“그럼 다리 벌려.”
포티스는 쌔액쌔액 숨을 몰아쉬면서 스스로 한껏 다리를 붙잡았다. 분홍빛 입구가 쭈욱 벌어지면서 불투명한 체액과 정액이 뒤섞인 내부가 엿보였다. 주인은 무심하게 품속에서 가느다란 스틱을 꺼냈다. 단단한 크리스탈을 가공해 만든 그것은 일렉트릭시트 스틱으로 주로 배우자인 파즈를 체벌하는 도구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파즈보다는 뮤에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멍 제대로 열고.”
포티스는 주인의 쌀쌀맞은 목소리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길 바라면서 얼른 손끝으로 입구를 잡아 벌렸다. 그러자 스틱이 무자비하게 안을 꿰뚫듯이 들어왔고, 짜릿짜릿한 전기 충격이 내장 깊이 파고들었다.
“……!”
처음 전기가 도는 동안 포티스는 허리를 휘면서 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그리고 충격이 지나가고 나자 헐떡이면서 눈물과 콧물을 쏟아냈다.
“주인님…. 주인님…. 잘못, 했어요….”
자신이 말한 줄도 모르는 사이에 허겁지겁 사죄의 말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주인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 벌린 다리를 움츠리지도 못하고 발발 떨었다.
주인이 스틱을 쥐고 안을 꾹꾹 누르며 헤집었다. 몸을 경직하고 있는데도 계속 짓누르다가 기분 좋은 곳을 건드리는 바람에 포티스가 앗, 하고 신음을 냈다. 그러자 곧장 그 부근부터 찌릿한 전기 충격이 흘러들어왔다.
“…! …! …!”
눈앞이 번쩍번쩍였다. 주인이 충격 주기를 멈추었는데도 한동안 시야가 회복되지 않았다. 포티스는 비참함을 느끼고, 밝은 황금색 눈이 흐릿해지면서 눈물이 고였다. 벌어진 입으로 타액이 줄줄 흘러내렸고, 팔다리가 부들거리다가 결국 손이 허벅지를 놓쳐서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린 채로 뻗어버렸다.
그 모습을 보고 스틱을 내려놓은 주인이 포티스의 몸 위에 올라탔다. 어느새 솟아오른 성기가 튜니카 아래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었고, 그는 말도 없이 포티스 안에 거칠게 삽입했다.
“……!”
포티스의 등이 수동적으로 팽팽해졌다가, 스틱이 아닌 성기임을 알아챈 내벽이 바싹 조여들었다.
“…….”
포티스는 멍하니 입을 오물거리다가 눈을 감으면서 작게 신음을 내기 시작했다.
“읏…. 앗, 아….”
아닌 게 아니라, 확실히 전기 자극을 받은 내벽이 미드주로 미약의 효과를 냈을 때 보다 훨씬 민감해졌다.
“하아, 앗…. 주인, 주인님…!”
그를 향해 팔을 뻗다가 혼날까 봐 손을 떨구며 시트를 움켜쥐자, 주인이 손바닥을 겹쳐 잡아 깍지를 꼈다. 그리고 힘있게 내벽을 찔러 올렸다.
“으읏, 앗…. 앙, 주, 주인님, 좋…. 아….”
포티스의 정신은 그가 두려웠지만, 몸은 제멋대로 정액을 받을 수 있는 실론의 성기를 향해 맹목적으로 반응했다. 주인이 포티스의 유두를 쭉 잡아당기자, 포티스가 상체를 들면서 그의 손에 유두를 문질렀다.
“하아, 좋아, 좋아요…. 주인님….”
포티스의 내벽을 가르면서 성기를 박아넣는 주인이 포티스의 귓불을 깨물었다. 포티스는 아픔에서도 쾌감을 느꼈다.
“네 분수를 알도록 해. 넌 뮤니까.”
실론이었던 이전 생활과 아버지, 미츠를 언급해서는 안 되고 확실히 잊으라는 뜻이었다. 그것이 팟팟 터지는 쾌감 사이로 날카롭게 파고들어서 포티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고여있던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네, 네에…. 주인님….”
정말로 그럴 수 있다면, 차라리 편할지도 모르는데. 포티스는 서서히 약해져 가는 미약과 일렉트로시트 스틱으로 예민해진 상태인데도 절대로 둘을 잊지 않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