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달래 주세요.
현관에서 쭈뼛쭈뼛하던 일락이 고개를 뒤로 젖히며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들고 온 짐을 대충 던져 넣은 금산이 어느새 일락의 앞에 서 있었다. 오늘부터 같이 살기로 한 아파트는 크고, 넓고, 쾌적한데, 낯설어서 꼭 제집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금산과는 달리 신발도 벗지 않고 현관에서 우물쭈물만 하고 있는데 별안간 몸이 불쑥 들렸다.
“아저씨?”
“집이 마음에 안 들어?”
“그게 아니구요.”
일락의 발에서 신발을 벗기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 금산이 향한 곳은 욕실이었다.
“조금… 낯설어서요.”
일락을 욕실 바닥에 내려놓은 금산이 익숙한 손길로 일락의 옷을 벗겼다. 하얗고 말랑거리는 몸이 드러났고, 연이어 그보다 배는 크고, 햇빛이 잘 그을린 근육질의 몸이 드러났다. 금산은 평소처럼 일락과 몸을 얽은 채로 샤워를 했다.
“다른 집 알아볼까?”
“아니요. 저는 아저씨만 있으면 어디든 다 좋아요.”
“길바닥에 나앉아도 버림받을 걱정은 없겠네.”
“아저씨도 제가 버릴까 봐 무서워요?”
머리카락에 풍선처럼 부푼 거품을 씻겨주는 금산이 눈을 감으라며 눈가를 톡 건드렸다. 순순히 눈을 감으며 금산이 뿌려주는 물줄기를 맞고 머리를 맡긴 일락이 속내를 털어놓았다.
“저도 무서워요. 아저씨한테 버림받을까 봐요.”
깨끗하게 머리를 헹궈주고 발가벗은 몸도 씻겨주는 금산에게 반쯤 기대어 선 일락이 넓고 두꺼운 가슴에 쪽 입술을 붙였다.
“근데 많이 무섭진 않아요.”
일락과 한데 엉킨 듯이 얽혀 거품을 씻어내린 금산이 수건을 가져와 물기를 닦았다.
“아저씨는 안 그럴 테니까요.”
머리를 말려 주고, 로션까지 구석구석 발라준 금산이 습기를 가득 머금은 일락을 내려다보았다.
“너 오늘 많이 울어도 돼.”
“네?”
“너한테 버림받을까 봐 무서운 아저씨를 네가 달래줘야 하거든.”
“어떻게요?”
“이렇게.”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입술을 겹친 금산이 작고 따뜻한 몸을 부드럽게 안아 올렸다. 입술을 가르고 미끄러지듯 밀려들어 간 혀가 작은 입 안을 가득 메우다 못해 미어터질 듯이 헤집었다. 더는 깊어질 수 없으리만치 집요하게 파고드는 금산의 혓바닥이 일락의 입천장을 문지르고 치열을 핥다가 끝내 목젖까지 건드렸다.
“읍.”
힘들어하는 일락을 단단히 끌어안은 금산은 입 안을 모두 헤집다 못해 두꺼운 혀로 목젖까지 문질러가며 애무했다.
“하아, 하아…. 아저…씨.”
금산에게 매달려 벌써 헐떡거리는 일락의 얼굴이 그새 흘러내린 눈물로 흥건했다.
“너 울어도 안 멈춰. 알겠어?”
“…네.”
순한 긍정에 문득 목 아래를 긴장시킨 금산이 손을 뻗어 서랍을 열었다. 저는 알지도 못하는 무언갈 꺼내는 금산의 손끝을 멍하니 쳐다본 일락이 할 말이 있는 얼굴로 금산을 올려다보았다. 제가 더 정신없어지기 전에 꼭 말하고 싶었다.
“그래도 좋아요, 아저씨. 나 많이 울려도 돼요. 제가 많이 달래 줄게요.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마세요.”
살포시 눈매를 접는 일락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금산이 이를 갈았다. 전신의 근육이 팽창하고 혈관이 서는 느낌은 착각이 아니었다. 금산은 고작 그 한마디에 성기를 흉흉하게 세웠다. 아니, 고작 한마디가 아니었다. 일락은 제 작은 몸과 마음을 있는 힘껏 금산에게 던지고 있었다.
고작일 수 없는 그 마음 앞에서 금산은 그만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이성을 가까스로 붙잡았다.
“어엉.”
끝내 울음을 터트린 일락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 얼굴을 덮었다.
“아저씨…, 아파요. 아파….”
반도 들어가지 않은 성기가 벌써 일락의 내장을 가득 채우고, 뱃가죽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엉엉 우는 일락의 젖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준 금산이 발갛게 열이 오른 이마에 입을 맞춰주며 달래 주었다.
“아저씨 거 너무 커요…, 흑.”
금산의 성기는 일락의 팔뚝보다 훨씬 굵고 길었다. 처음부터 도무지 들어갈 것 같지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구멍이 열리고, 크고 뜨거운 살덩어리가 밀려 들어왔다. 준비하느라 물 같은 약을 배 속 가득 주입했을 때보다 더 이상하고 괴로웠다.
“흐윽. 다 들어 왔어요…?”
“아직.”
“어허엉.”
“일락아, 힘을 빼야지. 네가 조이면 더 힘들어져.”
제 성기를 끊어먹을 듯이 달라붙어 오는 내벽의 압박에 눈살을 찌푸리며 거친 숨을 뱉은 금산이 천천히 상체를 숙였다.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압력을 느껴 꿈틀거린 일락이 그만 오줌을 지리고 말았다. 쪼륵. 새어 나온 오줌 줄기가 채 멎기도 전에 일락의 머리 옆에 두 손을 놓고 자세를 잡은 금산이 느리지만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아아-!”
비명을 지른 일락이 어느 순간 턱- 숨이 막히는 듯한 얼굴로 덜덜덜 전신을 떨어 댔다. 이내 팟 터져 나온 오줌 줄기가 뱃가죽을 적시고, 졸졸졸 끊임없이 새어 나왔다. 그사이 조금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은 금산이 뿌리까지 밀어 넣은 성기를 반쯤 빼냈다가 도로 푸욱- 밀어 올렸다.
“으어어엉-!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이….”
고개를 마구마구 저으며 금산의 팔뚝을 잡고 밀치고 또 잡고 매달리는 일락을 최대한 부드럽게 끌어안은 금산이 천천히 진퇴를 거듭했다. 그럴 때마다 감전된 것처럼 파득거리는 일락의 뱃가죽이 성기 모양으로 솟았다가 꺼지길 반복하고, 오줌 줄기를 줄줄 쏟던 성기와 동그란 고환이 빵빵하게 부풀었다. 일락의 성감은 따로 찾을 필요도 없었다. 일락의 체구에 비해 지나치게 거대한 금산의 성기는 삽입하는 대로 일락의 내벽과 내장을 사정없이 짓이기며 자극했다. 전립선이 눌리고 방광이 자극되어 자꾸만 오줌 줄기와 정액이 뒤섞여 터져 나왔다.
머릿속이 새하얘질 만큼 자극받은 건 일락만이 아니었다. 일락의 내부는 너무 좁고 작아서 금산의 성기를 조이다 못해 터트려 버릴 듯이 흡착해 왔다. 무엇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일락의 내부가 금산의 이성을 찢어버릴 것처럼 자극했다.
몇 번이나 이를 갈며 금산은 속도를 늦추고 강도를 낮추며 완급 조절을 했다. 그러지 않으면 일락을 망가뜨려 버릴 것 같았다. 이미 견딜 수 없는 쾌감과 고통에 한껏 절여져 비명을 지르고 울음을 터트리는 일락을 돌이킬 수 없이 몰아붙일 것 같은 욕망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작고 따뜻하고 말랑한 일락의 몸이 바위 같은 금산을 속절없이 허물어뜨리고 있었다.
이런 주제에 반려동물? 오만하기 짝이 없던 과거의 저를 비웃으며 금산은 울며 매달리는 일락을 안아 들었다. 미칠 것 같다며 자지러지다 못해 경기하는 일락을 꼼짝도 못 하게 끌어안고 허리를 거세게 쳐올렸다. 끝내 정신을 잃은 일락이 다시 깰 때까지, 금산은 제 욕구를 채우며 허기진 심신을 채웠다.
일락은 몸 안의 수분을 다 쏟을 듯이 울면서도 금산을 밀어내지 않았다. 힘들다고 엉엉 울고 솜방망이 같은 손으로 금산을 툭툭 때리면서도 그만하자고 매달리지 않았다. 그저 이렇게 몸을 섞는 것만으로도 금산의 마음을 소나기처럼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황홀함마저 느끼며 몇 번을 까무러쳤다.
낮이 밤으로 바뀌고, 또 새벽이 될 때까지, 금산에게 잡아 먹히듯 몸과 마음을 부대낀 일락은 내장이 다 문드러진 것 같았다. 흐리더라도 최대한 의식을 놓고 싶지 않았다. 말보다 더 절절하게 느껴지는 금산의 마음을 고스란히 다 느끼고 싶었다. 금산이 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좀 더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다.
일락은 오랜만에 꿈을 꿨다. 할머니를 만났고, 사진으로만 보아온 부모님을 만났다. 도란도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눈을 떴을 때 금산이 있었다. 제 쪽으로 돌아누워 팔을 괴고 있는 금산과 눈을 마주친 일락의 입매가 풀어졌다.
“아저씨….”
열이 올라 반나절 동안 끙끙 앓은 일락은 제가 그런 줄도 모르고, 저를 그렇게 만든 불한당한테 안겨들었다. 죄의식 하나 없이 그런 일락을 끌어안아 준 금산이 아직도 뜨끈뜨끈한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
“물 마실래?”
“네에.”
건조하게 마른 입술에서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실온에 꺼내놓은 물을 입에 머금은 금산이 조심스레 입술을 겹쳐 물을 먹여 주었다. 두어 번 받아먹은 일락이 넓고 두꺼운 가슴에 힘없이 머리를 기대며 색색 숨을 몰아쉬었다.
“아저씨.”
“응.”
“그때요.”
“응.”
“정말 담배 안 끊었어요?”
다시 잠이 올려오는 듯 무거운 눈꺼풀을 꿈벅거리며 금산에게 머리를 기댄 일락이 계속해서 웅얼거렸다.
“정말… 그랬어요?”
그때 정말 서러웠다는 듯이 묻는 입술이 울먹 떨리는 게 보였다. 그걸 물끄러미 내려다본 금산이 이불을 목까지 끌어 올려 주며 말했다.
“끊었어.”
“……응.”
“너 때문에 끊은 게 맞아, 일락아.”
아프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기뻐하는 일락이 헤 웃으며 다 터진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럴 줄 알았어요….”
웅얼거리며 금산의 가슴에 살짝 얼굴을 비볐다.
“사랑해요…. 아주 많이요.”
사랑 고백을 늘어놓곤 완전히 곯아떨어졌다. 노곤한 몸으로 힘껏 숨을 쉬며 깊이 잠든 일락을 한참 바라본 금산이 발갛게 홍조가 올라온 뺨에 입술을 붙이며 작게 속삭였다.
“나도.”
사랑한다.
일락은 듣지 못한 고백을 하곤 뜨끈한 몸을 꼭 끌어안았다.
이내 금산도 나른한 잠에 빠져들었다.
<황금 라일락>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