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성] ※황제의 남자※-03-
[3]
라쿤은 영애들이 내버려 두고 유리의 앞에 서 한쪽 무릎을 굽히고 유리의 상태를 살폈다.
"라..라쿤!!"
라쿤이 무릎따위를 굽힌적은 없었다. 항상 레이를 시켰다.
"유리...괜찮아??"
"괘..괜찮습니다."
괜찮다는 유리의 말과는 달리 손사이사이로 피가 새어나왔다.
하얀 피부여서 그런지 상당히 약한 유리의 피부다.
살짝 긁힌 상처도 중상이 되었다.
피가 입술에 흘러 입술을 더욱더 붉어졌고, 하얀 종이에 피를 떨어뜨리는 듯 아름다웠다.
하얀 옷은 이미 붉에 물들여진지 오래다.
"유리..유리..손 치워봐.."
라쿤은 보석을 만지듯 조심스레 유리의 손을 치웠다.
유리는 한쪽눈을 감았다.
라쿤은 유리의 상처를 살폈다.
꽤 깊게 긁혔지만 상처는 남지 않을것 같았다.
라쿤은 유리를 이리 만든 영애를 처다보았다.
"돈은 너희 집으로 청구할것이다."
"라..라쿤 시..실수였습니다."
"나의 악사다. 내물건에 흠집을 냈으니 죽지 않은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거라."
라쿤은 진심으로 말했다.
그 영애는 흠칫 했다.
"괜찮습니다.. 약바르면 낳습니다."
"이게 약바르면 낳을 상처냐??!!"
"라쿤.."
라쿤은 유리를 안았다.
"라쿤!!"
"흥을 망쳤다."
그 한마디를 하고 연회장을 나왔다.
라쿤은 자신의 방으로 유리를 데리고 갔다.
"레이!!! 의녀를 데리고 오거라!!!"
"예!!"
레이는 서둘러 나갔다.
라쿤은 천에 물을 묻혀 유리의 피가 묻은 얼굴과 손을 닦았다.
"라쿤 제가 할수 있습니다."
"놔두거라."
"....."
보석만지듯 조심히 하는 라쿤의 행동에 유리는 의아해 했지만 그저 독욕점이 강한 라쿤의 장난이라 여겼다.
"라쿤 부르셨습니까."
"치료하라."
"예??"
"치료하라."
"에...예.."
의녀는 슬글슬금 들어와 유리의 상처를 살폈다.
"어떠냐."
"피부가 약해 상처가 조금 심한것입니다. 하지만 많이 깊은것은 아니니 균만 들어가지 않으면 괜찮을듯 합니다."
"........"
의녀는 피를 지혈하고 약을 하르고 천으로 상처를 덮었다.
"다되었습니다. 제가 틈틈히 유리님께 가 천을 교체하고 약을 바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거라."
"둘다 나가거라."
"예."
둘다 뒷걸음질 치며 문에 도달해서야 뒤돌아 나갔다.
"전 이만 가겠습니다."
"정말 괜찮느냐.."
"예.. 실수로 한거라 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정말 실수라 생각하느냐!!!!"
"그럼...아니예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얼굴로 말하니 라쿤도 아무말도 못하고 한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하...말을 말자 말을."
".......내...하프.."
"하프??"
"제...하프요...내하프!!"
유리는 예도 갖추지 않고 라쿤의 방을 뛰어나갔다.
그리고 연회장으로 갔다.
하지만 있어야할 하프는 없었다.
"저..저기 제 하프 못보셨서요??"
유리는 한 남자를 잡고 말했다.
"하프??아.. 라쿤의 전속악사군요.. 아까 마이가 가지고 나가는것 같긴 했는데.."
"어..어디요??!!"
"아마도 영애들이 모이는 방에 있겠지요."
"어...어딨어요??!!"
"분수대 바로 앞방에...."
유리는 말도 다 끝나지 않은채 분수대쪽으로 뛰어갔다.
절대로 떼어놓으면 않돼는 하프였다.
이안이 자신의 생일에 준 하프다.
절대로 잃어버릴수 없다.
어찌보면 이안의 유품이다.
//쾅!!//
유리는 문을 벌컥 열었다.
영애들은 유리의 하프를 가지고 놀고 있었다.
"무슨짓입니까!!!! 남에 물건에 함부로 손대다니요!!!"
아까 유리에게 상처를 입힌 마이가 유리에게 노골적으로 짜증나는 듯 말했다.
"훗.. 너까짓 악사따위에게 허락이라도 받아야 한다는 것이냐??!!"
"........주시지요."
"싫다면?? 난 내손에 들어온 물건은 절대로 돌려주지 않아."
"부탁드립니다. 제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물건 입니다. 돌려주세요. 나중에 화려한 하프를 골라 드리겠습니다."
"훗..필요없다. 난 이게 마음에 드는걸??"
"......돌려줘라."
"가...감히 나에게!!!"
"너까짓 영애따위가 남에 물건에 손대는 것이 뭐에 자랑이라고 그리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냐!!!!"
유리는 황궁에서 쓰던 말투가 무심결에 나와버렸다.
"너...너까짓??!!"
"뭔가 배운 영애라면 이따위 짓거리는 하지 않아."
"네..네가 감히 나에게!!!!"
"넌 그게 잘한 짓이라고 생각해??!! 남에게 가장 소중한거 빼앗아 가는게!!!"
"유리!!!"
라쿤은 유리를 말렸다.
"그만해!!"
"놔요!!!!!! 말해봐!!! 그게 자랑이냐고!!! 나에겐...나에겐 목숨도 버릴수 있는 소중한 물건이라고!!!"
"그만해. 이제."
"하...하..."
유리는 머리를 집으며 주저 앉으려 하는것을 라쿤이 잡았다.
"마이. 돌려주거라."
"라...라쿤!!!"
"애초당시에 니가 잘못했다. 유리가 이성을 잃을 만해. 그건 유리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물건이니까."
".........."
"너가 잘한짓은 아무것도 없다. 레이. 유리의 하프 가지고와라."
레이는 마이의 손에 있는 하프를 받았다.
"라쿤께서 제게 이리하실수는 없습니다!!!!!"
"너따위가 감히 나에게 가르치려 하는 것이냐!!!!!"
결국 라쿤은 화를 냈다.
"나에게 말대꾸를 하는 것이냐!!!! 너희 영애들을 조금 귀엽게 봐주었더니 기어오르는 구나!!
너희 영애들은 내가 명할때까지 이 황궁에 들어오지 말거라!!!"
"라..라쿤!!"
"더 큰 벌을 내릴까??!!"
"........."
라쿤은 유리를 안았다.
"하...하.."
상태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영애들이 내 명에 없이 이 황궁에 들어오는 날 그대들의 목은 날라갈 것이다."
"......조..존명.."
마이는 이를 바드득 바드득 갈았다.
라쿤은 유리의 방으로 가서 침대에 유리를 눕혔다.
이마를 만지니 약간 열이 있는 듯 했다.
라쿤은 천을 유리의 이마위에 올려주었다.
"흐..흐음.."
"이리 몸이 약해서야.."
"내..내하프!!"
유리는 벌떡 일어났다.
"레이가 가지고 있다. 걱정 말거라."
"하...."
유리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 하프가 얼마나 귀하기에 영애들에게 그리 무례하게 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한번만더 이리 무례하게 군다면 나도 너의 죄를 물을수 밖에 없다."
"송구합니다.."
"훗... 말도 잘 듣네.."
"라쿤.. 이제 그만 쉬러 가세요.. 피곤하시잖아요."
"괜찮다."
"라쿤. 전 괜찮습니다. 그저 피로가 겹쳐 그런것이니 걱정 마세요."
"........"
"라쿤께서 이곳에 계시면 저만 더 불편합니다. 얼른 가서 쉬세요."
".........알겠다."
라쿤이 나간뒤 유리는 머리를 집었다.
"하...힘들다..흑...흐윽...히..힘들어 형...나 힘들어 형..흑.."
유리는 눈을 가리고 계속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