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성] ※황제의 남자※-11-
[11]
라쿤은 기분이 무척이나 나빴다.
"왜 그냥 라자가 가겠다는 거냐."
"웃어줬거든요."
"뭐???"
"용서했거든요. 라자를."
"왜??!! 이안을 죽인자다!!!!"
"복수는 복수를 낳는 법입니다. 라자를 죽여도 이안형님은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난 널 이해할수 없다!!!!!!"
유리의 마지막말.....아직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는 말이 싫었다.
1년이 지나면 결국 유스란으로 간다는 것 같았다.
라쿤은 연회장을 나가버렸다.
"........"
유리는 조용히 라쿤을 따라갔다.
그는 후원에 털썩 주저앉았다.
유리도 그를 따라 앉았다.
"..........."
".........."
"라쿤. 정말 절 이해하실수 없으세요??"
"........이해할수 있어."
"근데 뭐때문에 화나셨어요???"
"........"
"왜 화나셨냐고요."
".......결국 1년이 지난다면 유스란으로 가겠단 소리 아니냐."
"네???"
유리는 너무 웃겨 웃음을 참을수 없었다.
"푸...푸풉..."
게다가 라쿤이 너무 귀엽게 느껴졌다.
유리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상체를 일으켜 라쿤을 안았다.
"어린아이 같습니다."
"......."
"약속할께요. 절대로 라쿤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정말이냐."
"예. 제가 감히 라쿤께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라쿤은 유리를 꼭 안았다.
"흐음...졸려.."
라쿤은 유리의 품에 안겼다.
"라..라쿤.."
"긴장이 풀어지니 졸립구나....하암.."
라쿤은 하품을 하였다.
"옥체 상하십니다. 처소로 가시지요."
"귀찮아."
라쿤은 아예 드러두워버렸다.
"바람이 찹니다."
"......."
"라쿤???"
유리는 얼굴을 가까히 댔다.
손으로 얼굴위를 휘젖기도 했다.
".......벌써자요???!!!"
유리는 라쿤을 보았다.
"참...."
"어??!! 유리님!!! 괜찮으세요!!!!"
소아가 유리에게 뛰어왔다.
갑자기 방에서 천을들고 뛰쳐나간 유리때문에 많이 걱정했다.
"쉬잇."
"아...."
"소아. 담요좀 가지고 오너라."
"아..네..."
소아는 뛰어가서 담요를 가져와 라쿤에게 덮여 주었다.
"왜 이곳에서 자시는 거예요??"
"긴장이 풀렸더니 피곤하다 하시다고 하는 구나."
".........전 라쿤이 그리 긴장하시는 모습 처음 뵙습니다."
유리는 피식 웃었다.
"라쿤...많이 변하셨어요. 표정이...한결 부드러워 졌어요."
"그래??"
"네. 유리님이 오시기 전에는 정말....사람같지..않았어요...
머리가 좋으셔서 나라를 이끌어 나가는데에는 큰 문제따위는 없었어요.
하지만 여자와 술...항상 여자와 동침하시고 하루 종일 술만 드시고......."
"그걸 나에게 말하는 이유가 뭐야??"
"유리님이 사라지시면.. 라쿤은 또 그전과 같아 지실꺼예요.
아니, 그보다 더 심해지실 꺼예요."
"......난 가지 않아. 놀러갈수는 있어도 말이야."
유리는 활짝 웃었다.
"우선은 라쿤의 악사니까. 그 후에도 가지는 않을꺼야. 이제 여기가 편하거든."
"유리님....라자를...용서하셨다...들었습니다."
"나쁜건 그가 아니라 카란후궁이야."
유리는 가만히 바람을 느꼈다.
"........."
"라자는 내 형님이야.. 애초당시 미워하는 마음따위는 없었을 꺼야."
"유리님은....마음이 넓으시군요.."
"고마워."
유리는 소아와 한참 담소를 나누었다.
"으...벌써 달이 떳네요..."
"그러게...라쿤....라쿤..."
유리는 라쿤을 깨웠다.
"으음..."
"벌써 해가 졌습니다. 이만 들어가세요.."
"벌써??"
라쿤은 눈을 비볐다.
"하아...오늘 저녁에 회의 있는데....먼저 간다."
아마도 라자의...일때문인것 같다.
"라쿤...혹시...제 일을 알려야 한다면..알리세요. 별로 꺼리낄건 없으니까..."
"후훗....알았다."
라쿤은 유리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가버렸다.
"소아야...우리도 들어가자.."
"네!!"
소아는 담요를 들고 유리를 따라나섰다.
유리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놀래야만 했다.
"꺄아아악!!!"
토끼부터 시작해서 돼지, 소, 말까지 온통 짐승들이 피를 흘리며 유리의 방안에
피냄새로 진동시키게 만들었다.
유리는 인상을 찡그렸다.
"............하아..."
유리는 토끼의 머리를 만지작 거렸다.
"미안해 토끼야... 다음생에는 내가 꼭 지켜줄께...."
"유리님..."
"소아....가서 병사하나를 조용히 데리고 오너라...방을 치워야 겠구나...."
"유리님. 제가 할께요 현자님께 가 계세요.."
"난 괜찮아...병사나 데리고 오너라."
"........예.."
유리는 짐승들의 시채를 한쪽으로 몰아놓았다.
"무슨일로......이...이게1!!!!"
"앞으로 내가 하는 말 잘 듣거라.. 여기있던 일은 절대로 입밖에 내서는 아니된다.
특히 라쿤의 귀에 들어가면 황궁이 발칵 뒤집힐 것이야..."
"유리님...이게....도대체..."
"아무말 말거라...이것들좀 처리해 주겠느냐.... 땅에 묻어 주거라.."
"........네..."
병사는 그 많은 짐승들의 시체를 한꺼번에 들었다.
"으으.....피가 떨어지네...."
소아는 아래에 천을 받여 주었다.
"소아. 같이 따라가서 혹시나 피자국이 나면 지우고 오너라."
"예.."
소아와 병사는 같이 나갔다.
유리는 우선 큰 창문부터 열고 걸레를 집었다.
그리고 벽부터 천천히 닦았다.
"유...유리님!! 제가 할께요!!! 가만히 앉아 있으세요!!!"
"괜찮아.. 같이 하자. 그럼 빨리 끝날꺼야."
".............이거...너무 심하네....유리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응???"
소아는 서둘러 방을 나갔다.
유리는 가만히 방을 둘러보았다.
피자국은 방 전체에 들러붙었고, 새하얗던 침대도 이미 빨개진지 오래였다.
쇼파도.. 테이블도...모두 빨간 피에 젖었다.
"유리님!!!!"
여러사람의 발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유리님!!!"
소아 뒤에는 여러명의 시녀들이 많은 걸레들과 천을 들고 들어왔다.
"헤엑!!!! 이...이게 뭐야??!!"
"잔말말고 얼른 치우자!!"
"소아..."
"친구들이 유리님께서 하프를 가르쳐주신 은혜를 갚으고 싶데요. 헤헤.."
"후훗....고마워..."
"고맙긴요!!! 이게 저희 일인데요 뭐!!! 얼른 치워드릴께요!!!"
수십명이 되는 인원들은 서둘러 따로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못쓰는 물건들은 모두다 가지고 나가고 새거로 바꾸어 주었다.
일은 의외로 빨리 끝났다.
저녁정도가 되자 방이 다시 깨끗해 졌다.
"와아....고마워..."
"하하하. 고맙긴요!!! 이게 다 저희 일인데요!!!"
"너희들.. 이거 비밀이다!!! 라쿤께서 아시면 큰일나니까!!"
"네. 당연하죠. 근데...누가 이렇게 고약한 짓을..."
".........그냥 모른척 해줘..후훗....소아...나 옷갈아 입어야 겠다...피냄새가...진동해.."
"네..."
소아는 롱안에서 옷을 꺼내 주었다.
연한 노랑색이 띄는 옷들이었다.
시녀들은 내게 인사를 하며 나갔다.
유리는 방에서 천천히 옷을 갈아입었다..
"........아리안....이라고 했었나?? 넌...아주 큰 실수를 했어..."
난 옷을 소아에게 주었다.
"유리님. 라쿤께서 부르신데요."
"...........그래..."
유리는 하프를 들고 라쿤의 방으로 향했다.
"라쿤 유리님 드셨습니다."
방문앞을 지키고 있던 호의무사가 말했다.
"들라하라."
유리는 방으로 들어갔다.
유리가 들어가자 마자 라쿤은 얼굴을 조금은 찡그리는것 같았다.
"라쿤??"
"...........아니다..."
"일은 다 끝내셨어요??"
"조금 남았어."
유리는 조용히 쇼파에 앉아 라쿤을 바라보았다.
고요한 카리스마가 그가 황제라고 하는듯 요동쳤다.
"뭘 그리 뚫어지게 쳐다봐??"
"히힛...그냥요..."
"싱겁긴."
"레이님은요??"
"하루종일 밤새며 일해서 조금 쉬라고 했다."
"흐음....많이 힘드시나 보네요..."
"그럼. 너때문에 내가 회의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느냐. 그냥 오늘은 대충 넘어갔지만 말이다."
".........말해도 상관없는데..."
"내가 상관있다..근데....너 짐에게 숨기고 있는것이 없느냐??"
"하하...무...무슨말씀을 하시는 건지...하하하..."
유리는 멋쩍게 웃었다.
유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라쿤. 하진님께서 문안을 드린다 합니다."
밖에 있던 호의무사가 말했다.
"하진님이??? 들어오라 하세요!!!"
유리는 얼른 답해버렸다.
좋아하는 유리와 대조되게 라쿤은 인상을 찡그렸다.
"라쿤. 강녕하셨습니까...."
하진은 무릎을 꿇고 고개까지 숙였다.
"유....유리...님???"
"아...안녕하세요 하진님??"
유리는 라쿤에게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듯한 미소를 활짝 지었다.
"이...이곳에 계셨군요.."
하진은 어설프게 유리를 향해 웃었다.
근데 머리에서는 식은땀을 뻘뻘 흘렀다.
"하진님 어디 아프세요?? 왠 식은땀을 그리..."
"아...아무것도 아닙니다..."
유리는 자신의 소매로 하진의 이마를 닦아 주었다.
"식은땀은 몸에 별로 좋지 않답니다."
유리는 또다시 활짝 웃었다.
그걸 지켜볼 라쿤이 아니다.
라쿤은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를 낚아챘다.
"으악!!!"
유리는 뒤로 끌려가듯 라쿤의 품에 정착했다.
"라쿤??? 넘어질뻔했잖아요!!!"
유리는 라쿤의 품을 벗어나려고 애썼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앞에서 이러는 것도 한두번이지 더이상은 싫었다.
라쿤은 발버둥 치는 유리때문에 놀랬다.
항상 가만히 자신의 품에 안겼던 유리다.
허나, 지금은 먹이를 먹으러 나가는 고양이 처럼 발버둥 쳤다.
"하진님도 계시는데...장난좀 그만하세요."
"전...괘..괜찮습니다...."
유리의 눈에는 하진이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유리는 바닥을 발로 힘껏 차셔 위로 떴다.
그리고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하진의 뒤로 착지했다.
"우...우와.."
하진은 감탄했다.
유리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하진의 팔목을 잡았다.
"놀다올께요 라쿤!!!"
유리는 하진의 팔목을 잡고 황궁을 나가버렸다.
"유....유..유리님!!!! 라쿤께 그리...."
유리는 황궁을 나가면 바로 뒤편에 있는 평지에 도달해서야 하진을 놓아주었다.
"히힛..괜찮아요."
"그래도.....유리님 그리 라쿤께 하시면...."
"정말 괜찮아요."
유리는 들판에 털썩 주저앉았다.
"유리님도...."
하진도 모르겠다는듯 그냥 자리에 풀썩 앉았다.
바람이 꽤 불었다.
하진의 긴 머리가 뒤로 날리며 예쁜 목선이 보였다.
유리보다야 이쁜목선은 아니였지만 적어도 유리가 보기에는 아름다운 목선이었다.
"....하진님은 정혼자가 있으새요???"
"아니요. 전 없답니다. 아버지와 약속..했거든요. 제가 사랑하는 분과 혼인하겠다고."
하진은 머리를 뒤로 넘겼다.
"아.....그럼 어떤분을 좋아하세요??"
"후훗...성격만 좋으면 좋아요.....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전 돈많은 사람이 좋아요.."
"솔직하시네요."
유리는 솔직한 하진에게 더더욱 끌리기만 했다.
"그럼 유리님은 혼인하셨어요???"
"저요?? 푸풉....전 라쿤께 붙잡혀 있는 몸인데 어찌 혼인하겠어요."
"그래도....유리님 나이정도면 벌써 혼인하고도 남을 나이인데..."
"후훗.."
"혼인하고 싶으시지 않으세요??"
"별로요. 전 상황이 일어나면 해결하는 주의라서요. 미리 생각 않해요. 그상황이 일어나면 하는 편이죠.
미리 생각하면 먼저 나쁜걸 생각하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진짜로 나쁜 상황이 닥치면 그 상황을 나쁘게 생각할수밖에 없잖아요."
"맞아요. 그게 세상의 이치겠지요."
"만약 혼인한다면 어떤 여인이 좋으시겠어요???"
"흠....하진님 같으면 좋겠죠."
유리는 얼떨결에 말해버렸다.
유리는 얼른 자신의 입을 막았다.
"푸...푸풉..농담도...."
"헤에.....농담은...아닌데...읏챠...먼저 가봐야 겠어요. 라쿤게서 이리저리 성질부리실꺼 같거든요."
"...........유리님은 라쿤에 대해서는 모든지 다아시네요... 몇년을 같이한 우리 영애들 보다도요."
"하하..그..그래요??"
"...............유리님..그거 아세요??? 전 착하지 않답니다...독욕점도 강하고 무엇보다 소유욕도 강해요.
전 제가 좋아하는건 꼭 같는 성격이랍니다... 무슨수를 써서라도요."
"네??"
"...훗...얼른 가세요.."
하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유리는 얼떨결에 궁으로 다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