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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화 〉연습생 (16/100)



〈 16화 〉연습생
스토커 사건 이후로 불안장애,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나는 학교도 가지 못한  병원을  때를 제외하면

방안에 틀어박혀 멍하니 벽만 보고 있었고

그런 나를 보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할머니는

"혜나야 니 하고 싶다던 프로게이먼가 뭔가 그거 하면 서울 가제?"


"... 응"

"그라면 차라리 서울 가서 깔끔하게 잊고 거서 새 출발 해라."

"...?"


"마.. 새로운 환경에 가면은 어떻게든 잊고 살아지지 않긋나..?"


"..."


"할미가... 니가 힘들어하는 모습 보면은  힘드니까... 떨어지더라도 가서 안 되더라도 하고 싶은  해라.."


할머니는 나를 꼭 안아주었고 우리는 말 없이 울기만 했다.


···


할머니와 함께 코마 코치를 만나러 가는 길


정식 계약서는 숙소로 가서 쓰겠지만 약식계약서라도 할머니가 보는 앞에서 쓰고자

서울 길에 익숙하지 않았던 할머니를 배려해 코마 코치가 울산으로 내려왔고

"아! 할머님, 그리고 혜나씨 안녕하세요."


카페에 기다리고 있던 코치님을 만났다.

"안녕하세요.. 코치님"


"총각이 삐쩍 말라갖고 밥은 묵고 댕기는교?"


갑작스럽게 딜 교환을 시도하는 할머니

"아..  할머님  밥 잘 먹고 다닙니다."

"우리 혜나 진짜 그... 프로.. 뭐시기  수 있는기 맞습니까?"


어쭙짢은 설득 대신 확실한 설득을 원하는 할머니

코마 코치는 확신에 차 말을 꺼냈다.


"네, 혜나양 또래에 아 말을 편하게 해도..?"


"네."


"네, 사실 혜나 또래에 혜나만큼 했던 선수가 역대 선수를  살펴봐도 한, 두 명 밖에 없어요. 그만큼 잘하고 있고, 또 제 입에서 이런  하면 신뢰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저희 SK는 역사가 꽤 오래된 만큼 수많은 선수가 거쳐 갔고 저희만큼 선수케어 부분에 노하우를 가진 팀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내는 케.. 케어? 카는건 잘 모르겠고 얘기를 들어보이까네 거가 제일 잘하는 팀 인  맞지예?"


"네, 할머님 저희 팀이 이번에 세계대회에도 진출했고 13년에도 우승했습니다."

"카믄 됐으요 혜나가 좋다카믄 사인하고 아이믄 말고."


"네, 일단 선수계약이지만 롤드컵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연습생으로 계약되는 거구요.
물론 롤드컵 시즌이 끝나면 바로 선수로 전환되시는 거고 그 부분 인지해 주시고 연봉은 3,000만 원인데,
 부분에서도 저희 팀이 최고입니다.
계약서를 천천히   읽어보시고 원하시면 사인해주시면 됩니다."

코마 코치의 말대로 계약서를 두 번 읽은 나는


"사인할게요."

라고 말했고 웃음을 짓는 코마 코치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나는  손을 마주 잡았다.

"환영합니다. 혜나 선수."


···


SK와 계약하게 된 나는 코치님으로부터 1주간의 말미를 받게 되었고 다빈이와 진아에게 계약 소식을 전했다.


<헐, 그럼 우리 이제 혜나  봐?>


<그러게.. 결국 혜나가 가는구나...>

<... 누가 들으면 내가 죽는 줄 알겠네! 서울로 가는 거뿐이고 톡도 매일 할 거야!>

<쳇... 안 통하네>

<그래두... 매일 보다가 갑자기 안 보면 혜나의 부드러운 속살에 중독된 난.. 흑...>


<자주 올게.>

<안 되겠어.. 혜나 너 오늘 나와!>

나는 나오라는 다빈이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없었고


그런 내가 걱정됐는지 학교가 끝난 둘은 집으로 찾아왔고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놀란 듯 다가와

아무  없이 안아주었다. 그 들의 온기로 인해 나는 긴장이 풀렸고

"진정됐어 혜나야?"

"응.. 고마워"

"근데 너 언제가..?"


"6일 후..."

"으휴.. 나는 이제 혜나의 이 보드라운 속살을  만지는 거야?!"


"이 년아! 너는 그만  만져!"

슬퍼 보이는 둘이 애써 밝은 척하며 웃자.

"카페 가고 싶은데 같이 가줄래?"


둘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처럼 3명이 함께 길을 걸으며 수다를 떨고 있으니 나의 불안함은 눈 녹듯이 사라졌고

곧 예전처럼 밝게 웃을 수 있게 되었다.


"근데 혜나야 너 어디로 가는 거야?"

"SK"

"어디보자.. SK 유니폼... 여기는  이렇게 유니폼이 자주 바뀐 데?"

"어디 봐. 음... 검은색이라 너무 무난하지 않아?"


"그리고 바지가 츄리닝이잖아! 우리 혜나는 뭘 입어도 이쁘긴 하지만... 츄리닝은 아니야!"

".. 너희가 입어?! 내가 입어!!!"

"""푸하하핫"""

둘은 완전히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 나를 보며 미소를 띠었고 우리 셋은 크게 웃었다.

···


"혜나야.. 흑.. 가서도 꼭 연락해야 해!!!"


헤어질 때가 되자 다빈이는 또 저런다..

"울지마.. 이 바보야.. 혜나가 더 못가잖아..."


..? 내 발은 잘 떨어진다만...

"아까도 말했지만... 나 죽으러 가는 거 아니거든...? 전학도  가고! 롤드컵 휴가 기간에 학교에 갈 거야! 아마도.."

"어..? 전학 가는 거 아니었어?"


"응, 나도 전학 가야 하는  아닌가 싶었는데 이미 2/3 이상 출석해서 괜찮대"

"후.. 다행이다... 나는 방학 때나 볼 수 있는 줄 알았잖아!"

"방학 되도   걸~?"

"뭐어!"

"""푸하하핫"""

"그럼 혜나는 들어가고, 우리도 가자."


"혜나 안녕~"


"응, 안녕"

시간은 빠르게 달려 어느새 내가 서울로 가야  시간이 되었고


이제는 못 볼 것처럼 얘기하던 둘은 다음날, 그다음 날에도 찾아왔고... 지금도...

"혜나야 밖에 친구들 왔는데 쟈들은 학교도 안 가나?"


"후우..."

내가 못산다 진짜...


한동안 서울에 있어야 하기에 한가득 갈아입을 옷과 속옷을 챙겨 캐리어에 담았고


"짐 단디 챙겼제? 잊어버린 거 없고?"

"에이.. 걱정도... 아! 내 스킨로션!"

"으이구..."


나는 스킨과 로션을 챙겨 넣은 후 캐리어를 끌어 밖으로 나갔다.

"너네 왜 왔어!"

"혜나 너 보내는 길인데.. 와야지!"

"맞아!"

"... 너희 오늘 여기 온 거 선생님은 알아?"

""비밀로 해주라...""

"에휴..."


택시 앱으로 택시를 부른 우리는 울산역으로 향했고


다빈이와 진아는 도착해서도 KTX를 타는 곳까지 따라와 나를 당혹게 했다.

"이제 시간 다 됐어. 가야 해"

"우리 잊지 말고 연락  하기다..."

"안 잊어!!!"

마지막까지 질척이는 다빈이었다.

내가 탄 열차는 빠르게 달려 서울로 향하기 시작했고
가는 도중 코마 코치에게 연락해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줬다.
이내 서울에 도착하자 코마 코치가 기다리고 있었다.

"혜나야 웰컴  서울?"

"..? 저 서울 처음 오는 거 아닌데.."


"그냥 해보고 싶었어. 지금 롤드컵 대비 연습 때문에 애들은 연습실에 모여있으니까 어떻게 바로 숙소로 갈래?"

"네. 그럴게요."

"그래"


코마 코치님의 차는 지금까지 탔던 차  승차감이 제일 좋았다.

내가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보고 있자

"왜 그래? 뭐 불편한  있어?"


곁눈질하며 물어왔고 내가 고개를 좌우로 젓자 숙소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다.

"사실 혜나 네가 온다 그래서 준비를 많이 해뒀어. 예전 스타 시절 여성 팀원들... 아 스타 알지?"


"네."

"아무튼 여성 팀원이 속한 팀들이 어떻게 했는지 여쭤보기도 하고 생각도 해봤는데 아무래도 개인 화장실이 있어야겠더라고 그래서 개인 화장실이 있는 방을 비워뒀어."


"네."


"그래,  다 왔네. 여기야 숙소 좋지?"

"네.."

멋지게 주차를 하고 한 아파트로 들어가 아파트 현관문의 비밀번호를 누르며

"아 혹시나 해서 말해주는데 현관 비밀번호는 ****이고 숙소 비밀번호는 ****이야 잊어버리면 너 밖에서 자야 한다?"


장난기를 가득 담아 말하는 코치님을 보며 나는 긴장이 풀려 웃었다.


7층의 한편으로 가, 문을 여는 코치님

"이모님, 새 팀원 왔어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아주머니는 나를 보고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아유~ 반가워요~ 참 예쁜 아가씨가 오셨네."


"이모님 저는 연습실로 돌아가 봐야 해서 이만 가볼 테니 혜나한테 먹을  좀 챙겨주시고 방 안내 좀 부탁드릴게요."


"그래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어서 가봐요."

"혜나야 이따 보자."

"네."

코치님은 바로 떠나갔고

"아가씨는 이름이 뭐야?"

"아, 임혜나라고 합니다."

"이름도 이쁘네~ 이 아줌마는 편한 데로 불러도 좋아요. 아! 혹시 배고파요?"


"아니요.."


"그래, 방 안내해줄게요."

아주머니가 갑자기 내 손을 잡길래 조금 놀랐지만, 아주머니는 '괜찮아 괜찮아' 하며 능숙하게 나를 데리고 갔다.


"원래 여기는 재영(fox)이가 쓰던 방인데 혜나양이 온다고 하니까  친구가 방을 내줘서 이제 우리 혜나양방!
재영이 그 친구한테는 나중에 꼭 고맙다고 해요?"

"아, 네.. 근데 말씀 편하게 하셔도..."

"그럴까? 호호호.."

(이렇게  웃음소리가 잘 어울리는 이미지의 캐릭터는 처음이야..)


방 구조를 안내해주시던 이모님은


"그래, 혜나 네 속옷 같은 거는 벗어서 방  화장실에 두면 내가 빨아둘게."


속옷은 지금까지 할머니가 빨아주셨기에 어떻게 빨아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반가운 소리를 들었다.


"감사합니다. 이모님"

"자 그러면 이제 집 구조를..."


···

이모님과 간단하게 커피라도 마시고 있자 아! 물론 나는 음료수다.


"아이고  정신  봐!  애들 올 시간인데... 장 보러 가야겠다."


"이모님, 저도 같이 갈게요."


"아! 그럴래? 호호.. 나도 참 오늘 온 친구한테..."

"아니에요."

"그래 그럼 가보자. 호호"


밖으로 나와 조금 걷자 코코팜 이라는 작은 마트가 있었고

"어우~ 오늘은 어묵이 싸네."

"와! 떡이 이렇게 싸?"


"아!  혜나 너도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담아. 그거는 이모가 계산해줄게."

"감사합니다."


나는 사양 않고 작은 음료수 하나를 담았다.


양손에 짐을 들고 숙소로 돌아온 이모님과 

"호호... 둘이서 짐을 옮기니 편하네. 늙어서 그런지 얼마나 힘들던지.."


"아니에요. 이모님 아직 젊으셔요."

"호호호..."


이모님은 앞치마를 메고 요리를 준비하셨는데


"이모님 저도 도와드릴게요."

"그럴래? 여기 앞치마"


앞치마를 건네받고 머리를 질끈 묶은 나는 이모님과 같이 요리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전생에 승O아O 채널을 보며 자주 해봤기에 웬만한 요리 정도는 문제가 없었다.


"아유 칼질도 참 이쁘게 하네."

마치 엄마와 딸 같아... 내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요리가 거의 다 끝이  때쯤 밖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고


"애들 왔나 보다. 혜나야 이것들 좀 식탁 위에 가져다 놔줄래?"

이모님은 그릇을 건넸고 식탁에 다다라 그릇을 올려놓을 때쯤


문이 열리며


"오늘은 김치찌개라니깐?"


"반찬 맞추기인데 자꾸 찌개 얘기 꺼내지..?"


나와 눈이 마주치자 멈추어버린 뚱뚱한 남자와 통통한 남자

뒤에 따라오고 있던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남자들에게 부딪혔고 짜증을 냈다.

"아! 뭔데!"


"저.. 저기 모르는 여자애가.."


"누구세요?"

"아... 저는..."


소개를 하려던 찰나 코마 코치님이 들어오셨고

"아! 이모님이랑 식사 준비하고 있었구나?
자! 주목! 성환이는 알고 있겠지만 우리 새 팀원 혜나라고한다."

그제야 나는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팀에 합류하게 된 임혜나 라고 합니다..."

"네... 네 반갑습니다."

"아... 저는 16살이니까 편하게 대해주세요..."

"그.. 그래"

잠시 소란이 있었지만, 곧 팀원들은 식사를 시작했고

그들은 아직 앞치마를 하고 있는 나를 자꾸 힐긋힐긋 쳐다봤는데

이모님이 다가와


"얘들아, 밥  식겠다. 혜나가 예쁜  알겠지만 일단 밥부터 먹자!"

진정을 시키셨고 나를 멀리 데리고 가버리셨다.


-taker의 시점-

오늘 스크림은 내가 만족할 플레이가 많이 나왔기에 나는 기분이 좋았다.

코치님의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언제나 7층에 도착하면 시작하는 메뉴 맞추기 게임으로 식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킁킁.. 이 냄새는 떡볶이네"

"아니야 오늘 닭갈비인데?"

"자세히 맡아보니 제육볶음인  같기도 해"

"김치찌개네"


"상학이 너는 반찬을 맞춰야지  국물 얘기를 하고 그래!"


"아하하..."


가장 앞에서 걷던 재영이와 준석이가 현관문을 열었고 나는 딴생각을 하며 걷다가 둘의 등에 부딪히고 말았다.


"아! 뭔데!"

재영이와 준석이는 말없이 손가락으로 한곳을 가리키고 있었고 나는 고개를 살짝 틀어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았다.

그곳에는 머리를 묶고 앞치마를 한 처음 보는 여자애가 있었고

"누구세요?"

"아.. 저는..."


목소리도 이뻤... 아니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그때 코치님이 들어오시며 말을 꺼냈다.

코치님에게 죄송하지만...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팀에 합류하게  임혜나 라고 합니다."


이름도 이쁘.. 흠흠...

어색했던 건지 수많은 눈동자가 자신을 쳐다보자 그녀는 고개를 돌렸고


우리는 식사를 시작했지만... 예쁜 여자가 근처에 있자 눈이 저도 모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했더니 이모님이 오셔서는 그녀를 데리고 가버리셨다.


그제야 우리는 서로를 보고는 웃으며 식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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