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화 〉연습생 (18/100)



〈 18화 〉연습생

"일단 사설방 파서 손 좀 풀고 있고, 2시간 뒤에 스크림 있으니까 그때까지 문제없이 준비해두자 얘들아. 혜나 너는 잠시 따라오고"


코마 코치는 나를 최병현 감독님에게 데려갔고 감독님은 반갑게 맞이해주셨다.



"아, 만나서 반갑습니다. 임혜나 선수"


"안녕하세요."

"숙소는 어떻게 편하셨습니까?"

"네.."

"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이 자리에 혜나 선수를 부른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이제 정식계약서를 써야 하는데
아무리 추천이 있었다 한들 테스트 없이는 뽑을  없는 거라 양해 좀 부탁드려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김코치 부탁  드릴게요."

"네 감독님"


코치님은 나를 다시 팀원들이 있는 곳으로 데려갔고 사설 방에서 손을 풀고 있던 선수들을 불러모았다.



"혜나가 정식계약을 해야 하는 데 감독님이 테스트가 필요하다 하셔 그래서  가지 테스트를 해볼 건데 준석이랑 재영이,
준혁이, 재혁이 이리 와봐."

"우선 준석이랑 재영이는 혜나가 바텀 갱킹을  건데 콜플레이하면서 호응 좀 해주고,
준혁이랑 재혁이는 혜나가 갱킹을 성공하지 못하게  회피해보고,
스펠은 혜나는 점멸 사용 금지, 재혁이랑 준혁이는 딜 교환 과정에서 재혁이 점멸이 빠졌고 준혁이의 탈진이 빠졌다고 가정하자."


"갱킹 타이밍이랑 루트는 자유, 자! 그럼 라인전 시작!"


아군인 BBANG과 FOX의 챔피언은 케이틀린과 쓰레쉬, 적군인 Taam과 Piccachu의 챔피언은 칼리스타와 브라움이었다.

칼리스타의 점멸과 브라움의 탈진이 없었고 우리측에서는 쓰레쉬의 점화와 내 점멸이
없었다.

내 챔피언은 엘리스였기에 나는 레드를 먹고 라인전을 하고 있는 바텀라인으로 갔다.



"와드 어디에 있어요?"


"일단  앞이랑 아래쪽 땅굴에 있긴 한데 그거는 곧 사라져"


우리  챔피언들이 라인을 밀고 있었기에 나는 우리 편 1차 타워를 거쳐 바텀의 아래쪽
수풀로 들어가 숨었다.


"땅굴 와드 터졌다."

콜과 동시에 나는 중앙의 수풀로 갔고 동시에 빵과 폭스도 실수를 연기하며  교환에
손해를 봐 상대방의 바텀을 끌어냈다.


"이거 조금만.. 오키 지금 가요! 칼리부터!"


나는 풀쩍풀쩍 뛰는 칼리스타에게 평타로 슬로우를 건 후 고치를 맞췄고
그와 동시에 쓰레쉬가 사형선고를 내렸다.

케이틀린은 칼리스타가 끌려올 장소에 덫을 깔았고 칼리스타는 CC 연계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브라움! 브라움!"

브라움은 스킬 하나 빠지지 않은 채  멀리 도망가고 있었다.


내가 줄타기를 사용해 브라움에게 떨어짐과 동시에 케이틀린은 점멸 투망을 사용해 슬로우를 걸었고
동시에 우월한 사거리를 바탕으로 딜을 시작하는 케이틀린과
내 딜을 버티지 못한 브라움은 점멸을 사용했으나 6레벨이 돼버린 케이틀린의 궁극기로 인해 끝내 전사해버렸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폭스와 빵에게 너무 고마워 기쁨을 표현하자 둘은 씩 하고 웃었다.

"와!!!!!"

"기뻐하는 모습 보니까 좋네."

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코치님이 들어오며


"자! 바텀 갱킹은 성공이야. 바텀 갱킹을 올 거란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잘 성공해주었어."

"이번엔 상학이랑 지혁이, 스펠은 세 명 다 점멸이 있는 거로 하고 시작!"

이번에 호흡을 맞출 사람은 이지혁이었다.

"안녕하세요..?"


".. 네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렉사이를 플레이하는 나는 역시 정글을 조금 돌다가 미드에 콜을 했다.

"혹시 어디에 와드가 있나요?"

그는 핑을 찍으며


"여기 25초 뒤 사라져요."

25초 뒤라.. 칼날 부리를 먹고 출발하면 되겠다.


라는 계획을 세우고 칼날 부리를 먹은 나는 와드가 꺼진 수풀로 들어갔고

다음 땅굴 파기의 쿨타임을 기다리며 라인전을 구경하고 있었다.

신과 황제의 대결이라... 수준 높은 라인전을 하고 있었고

"저 땅굴 쿨타임 돌았어요. 들어갈게요?"


"5초 안에 CC 걸어주세요. 5 초안에 배치기 돌아오니까"

나는 그의 초 단위 브리핑을 들으며 땅굴을 파기 시작했고 테이커의 그라가스는 술통을 던지고 점멸을 사용했지만
나는 술통을 피하며 점멸을 사용했고 공중에 띄우는 데 성공했다.

그와 동시에 이지혁의 아지르가 들어와 황제의 진영으로 밀쳐내는 데 성공했고

테이커는 반대 방향으로 배치기를 사용하며 도주를 시도했지만 끝내 죽고 말았다.

나는 기쁨을 드러내며 하이파이브를 제안했고 그는 당황한듯했지만 내 손을 가볍게 쳤다.

"잘 해줬어 혜나야 사실 이번엔 점멸이 다 있어서 안 될 거 같았지만 끝내 갱킹을 성공했네?"

나는 익숙지 않은 칭찬에 머리를 긁적였다.


"헤헤..."


"자 이제는 탑인데.. 라인전 과정에서 내가 솔킬을 당했다 가정하고, 아이템을  온 파이어뱃과의 2:1 과정에서
병기가 등장하기로 하자. 파이어뱃은 점멸이 없고 나도 점멸이 없어 준비!"

코치님은 케넨을 픽한  일부러 파이어뱃의 레넥톤에게 솔킬을 당해주셨다.


나는 이번에는 자르반을 픽한  3레벨을 찍은  갱킹을 시도했다.

"코치님 E 스킬만 빼주세요."

"알았어"

코치님은 일부러  무빙을 해 E 스킬을 뺐고 그때 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큰길에서 내가 나타나자 파이어뱃은 당황해 뒤로 빠지기 시작했으나 깃 창으로 띄워버렸고 동시에 코치님의 케넨이 딜을 시작해
스턴을 걸었으나 병기의 렉사이 또한 등장해 땅굴로 우리의 사이로 들어와 공중에 띄웠고 파이어뱃의 레넥톤 또한 뒤로 돌아
W 스킬을 사용해 케넨을 잡아버렸다.


"혜나야 너라도 도망가!"

"음..  거 같은데..."


나는 쿨타임이 돌아온 Q 스킬로 렉사이를 띄웠고 패시브를 활용해 피가 없던 렉사이를 잡아냈고
다시 도주하는 레넥톤을 점멸을 사용해 W 스킬을 사용, 슬로우를 걸고
잡아내려 했으나 레넥톤은 E 스킬의 쿨타임이 돌아 살아나가고 말았다.

"음.. 합격. 근데 한가지. 레넥톤의 E 스킬이 돌아오는데, 굳이 점멸을 사용해 잡으려 한 건 안 좋았어. 괜히 점멸만 버렸잖아..
그거만 빼면 합격"


"아.. 네..."

"뭐 그런 부분은 차차 고쳐나가면 되는 거니까 이제 종합평가를 들어봐야겠지?"


"네.."


"너무 긴장하지는 말고, 우선  가지 부분에서 내 기준에는 만족할만한 플레이가 안 나왔어.
근데 그거는 내 기준이 높아서 그런 거니까 기죽지 말고 오늘 처음으로 합을 맞춰보는데 이 정도면 잘해줬어."

"네.."


"내 평가는... 합격이야."


"감사합니다!"


"어허! 아직 안 끝났어!"


"네..?"


"롤은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임이 아니잖아? 5:5 게임을 한판 진행할 거야."


"지혁이, 준혁이, 재혁이, 혜나는 이쪽 나머지는 그쪽에서 진행한다."

익숙한 듯 자리를 이동해 방을 파는 모습을 보고 나도 서둘러 자리에 앉아 경기를 준비했다.


"혜나야 이건 어디까지나 테스트니까 너무 긴장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알았지?"


"네."

상대 팀은 주전 라인업이었고 우리 팀의 라인업은 탑 코마, 정글 헤나, 미드 이지혁, 탐과 피카츄의 바텀으로 이루어졌다.

코치님은 적극적으로 밴픽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양 팀은  없이 픽만을 했고 SK 주전의 선택은 갱플랭크, 리신, 리산드라, 칼리스타, 알리스타였고
우리 팀의 선택은 레넥톤, 렉사이, 아지르, 트리스타나, 탐 켄치였고
주전은 블루진영 우리는 레드진영이었다.

"준혁아 우리 블루 쪽에 와드 박아줘."

코치님이 말한 위치에 와드를 박고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인베를  듯 들어오는 주전의 모습이 보였다.


"이거 잘라먹을 시도 해볼까?"


"아 저.. 들켜버려서.."

"괜찮아, 인베온 건 4명뿐이니까 아직 우리가 많아 싸워보자."

"알리부터 알리부터! 준혁아, 너는 뒤로 빼"

탈진을 걸고 점멸로 빠지는 피카츄, 분쇄로 우리를 띄우고 점멸을 사용하여 벽을 넘어 도망치는 폭스

폭스를 잡기 위해 탐은 로켓 점프를 사용하여 폭스를 쫓아갔다.

그와 동시에 병기의 리신 또한 점멸을 사용하여 나를 추격하였고

피카츄의 탐켄치가 나를 삼켜주었다.

그러자 이지혁의 아지르는 고립되었고 그대로 퍼블을 허용하고 말았다.

코치님 레넥톤과 탐의 트리스타나는 위에서 칼리스타를 잡아내었는데 상대방의 리신이 지원을 왔기에


코치님은 점멸을 사용해서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아 이거 스펠 많이 빠지긴 했는데 트리스타나가 킬먹었으니까 아직 괜찮아"


파이어뱃의 갱플랭크는 미드로 내려와 이지혁의 아지르와 라인전을 상대했고

이지혁의 아지르는 갱플랭크를 상대로 강하게 압박을 넣기 시작했다.


그때 리신이 레드만을 먹은 채 이지혁에게 2레벨 갱킹을 시도했으나 이지혁의 점멸은 남아있었기에

살아갈  있었다.


5분 무렵 리신이 다시 한번 미드를 찔렀고 상대방의 늑대를 카정하고 나오던 나는 바로 지원을 하러 갔으나


리신이 음파를 아지르에게 맞춘 탓에 아지르는 죽고 말았다.


"괜찮아 괜찮아 천천히!"

그때 병기의 리신이  쪽으로 갔고

"아 이거 죽었다. "

"...죄송해요.."

"아니야 괜찮아."

스코어는 3:1로 벌어져 버렸다.


그 사이 리신은 다시 미드를 찔렀고 이지혁은 쿨이 돌아온 점멸을 사용하며 살아갔다.


나는 탑을 계속 푸시하고 있는 리산드라를 보며 갱킹을 시도했고

코치님은 점멸 W로 호응해줬고  또한 점멸 돌출로 CC 연계를 넣었지만, 상대의 리신이 역 갱을 노리고 있었고


막타를 치려는 순간 리산드라는 점멸로 빠져나가 버렸다.

 곳을 잃은 나에게 리신은 궁극기를 사용해버렸고 나는 죽어버렸다.


"아... 정말 죄송해요 아..."


"괜찮아 멘탈 잡아 너 이 정도로 멘탈 무너지면 프로게이머 생활 못 해."

"네.."


코치님은 나를 위로하며 조언을 해주셨다.


"내가 복수해줄 게 잘 봐"

코치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갑자기 궁극기를 사용하면서 들어가 버리셨고..

그대로 죽으셨다.


"자 그냥 즐기면 되는 거야. 알았지?"


"네.."

"그래 누구나 안 풀릴 때는 있는 거야, 실수해도 그 실수를 반복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고"

12분 무렵 리산드라가 다시 탑을 압박하고 있었고 타워의 피가 없었기에 내가 백업을 봐주고 있을 때였다.


리신이 움직이는 것이 발소리로 남아 내 시야에 보였고 코치님은 바로 강신을 사용하시며

"지혁이 텔포 타줘"

나의 렉사이는 땅속을 헤엄쳐 리산드라와 리신 둘을 공중에 띄웠고 리산드라는 필사적으로 타워를 깨려 했으나


이지혁이 먼저 도착했고 황제의 진영으로 리신과 리산드라를 밀쳐내 피가 없던 리신을 잡았다.


갱플랭크 또한 뒤늦게 순간이동을 타보았지만 리산드라 또한 이어지는 딜링을 감당하지 못하고 죽었기에

순간이동을 취소했다.


"그래! 이렇게 하나하나씩 천천히 해나가는 거야."

결국 타워는 밀렸고 2차 타워를 공성하는 리산드라와 그것을 지키는 레넥톤


리신이 다시 한번 다이브를 시도했고 병기가 코치님을 리산드라 쪽으로 차긴 했으나 음파를 미니언에 쓰는 실수를 하고 말았고

코치님은 빠지는 리신을 잡아냈고 리산드라까지 노려봤지만, 스킬이 없어 잡지는 못했다.


리신이  갱을 시도하는 사이 나와 바텀라인은 용을 처리했고 그렇게 상황이 마무리되나 싶었던 때

아직 귀환하지 않은 채 미니언을 먹던 코치님을 테이커의 리산드라가 텔레포트를 타고 와 서릿발로 묶고는

천천히 요리를 시작했는데 그대로 요리되기 싫었던 코치님은 점멸을 사용했지만, 얼음 갈퀴 길로 쉽게 추격해낸 리산드라는


결국 요리에 성공했다.

요리에 성공한 테이커는 탑의 2차 타워까지 밀어버렸고 그대로 미드로 내려갔다.


황제의 진영을 통해 그런 리신과 리산드라를 밀쳐내고 도망치는 이지혁이었지만 도망치는 곳에는

폭스의 알리스타가 와있었고 CC 연계를 통해 죽고 말았다.


왜 온 건진 모르겠지만 코치님 또한 뒤늦게 와서 1+1 행사상품이 되고 말았다.

미드 2차 타워를 공성하기 시작하는 테이커와 파이어뱃을 보며 나는 팀원들을 기다렸고


트리스타나와 탐 켄치가 근처에 도착할 때쯤 둘과의 교전을 시작했고

이지혁의 아지르 또한 뒤의 와드로 순간이동을 사용해 포위망을 좁혔고 알리스타가 분쇄로 우리를 띄웠지만

트리스타나는 뜨지 않았고 결국 리산드라를 마무리 지었다.


우리는 계속 추격해 스킬이 다 빠져버린 알리스타를 내가 공중에 띄움으로써 알리스타 마저 끊어내는 데 성공했다.

도주를 시작하는 우리 어느새 도착한 리신이 나에게 음파를 맞춰버렸고 나는 리신이 들어오는 순간

돌출을 사용해 리신을 공중에 띄웠다. 앞에서는 매섭게 칼리스타가 창을 던지며 전진하고 있었기에


나는 곧바로 점멸을 사용해 빠져나갔고 리신 또한 점멸을 이용해 빠져나갔다.

우리가 계속해서 체력에 압박을 넣자 갱플랭크도 궁을 사용해 라인을 정리했고 우리 또한 칼리스타, 리신의 점멸을 뽑았기에

만족하며 집으로 갔다.


하지만 노데스의 갱플랭크와 킬을 잘 먹은 리산드라, 리신은 몰려다니며 역전의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고

게임은 그대로 끝나버렸다.


나는  잘할 수 있었음에도 못했다는 것에 너무 분해서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코치님은

"혜나야 고생했다. 호흡 맞추는  처음 하는데  정도면 굉장히 잘한 거야~"


"그러니까 고개 좀 들어봐 응?"

나를 달래주었지만 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러자 이지혁이 다가와

"너는 네가 할  있는 최선을 다 한 거야   아쉽겠지만 탈락한 거도 아니고 이제 그만 울어라."

무심하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갔다.


상황을 인지한 주전 팀의 팀원들 또한 다가와 나에게 그만 울라며 나를 위로해주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내 눈물은 그쳤다.

연습경기를 눈물 엔딩으로 끝낸 나는 감독실로가 감독님과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했고


나의 입단 축하 겸 롤드컵에서 잘하자는 의미의 파티를 했다.


감독님이 사주시는 밥은 특히나 맛있었기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는데


이를 본 재영 오빠는 '아! 혜나 아까까지 울어놓고 웃는다!!' 라며 연습실 안을 시끄럽게 했고

결국 파이어뱃에게 제압당하고 말았는데 죄목은 '막내를 놀림' 이었다.


···

밥을 먹고  후 주전멤버들과 식스맨인 이지혁까지 스크림을 진행하러 가버렸고
나도 '솔로 랭크나 돌릴까..?' 라고 생각하며 롤 클라이언트를 켰다.


강찬밥 -> 오~ 혜나 오랜만에 접속했네?


<- 응 오빠 오랜만.

-> 그래 그동안 왜 이렇게 뜸했어?


<- 아 그냥 여러 일이 있어서..


-> 무슨 일? 아.. 이런  물어보면 실례려나?


<- 아니야 끝난 일인데 뭐...

-> 그래? 뭐 말 안 해주는 거 보면 좋은 일은 아니겠지.. 건강하고 다음에 듀오나 하자.

<- 응.

솔로 랭크를 끝내고 나니 스크림에서 안좋은 플레이가 나왔는지 코치님은 코초리를 휘두르고 계셨고
연습실의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었기에 나는 눈치를 보며 연습실을 빠져나왔다.


이지혁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빠져나와 있었는데

나는 음료를 꺼내 마시고 있는 이지혁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세요."

"아까 테스트할 때 초 단위 브리핑하시는  보고 놀랐어요."

"그거는 그냥..."


"저는 지금까지 그냥 느낌대로 했었거든요."

"... 그래요?"


갑자기 그의 표정이 굳었기에 나는 사과를 했다.


"아.. 제가 뭔가 잘못한 게 있다면 죄송해요..."

"아니에요. 그냥.. 혜나씨에게도 대입하면  됐는데."

"저 나이가 많이 어려서 편하게 하셔도..."


"그건 나중에 편해지면 할게요. 전 그럼 이만"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연습실로 돌아갔다.

나는 또 뭔가 잘못한 건가 싶어 한숨을 쉬며 소파에 몸을 맡겼는데

편안함에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었나 보다.

누군가가 나를 깨우기 시작했고 눈을 떠보니 fox 선수였다.

"혜나야 우리 이제 숙소 가야 해"

창밖을 보니 달이 중천에 떠 있었다.


"아.. 네"

그는 나와 같이 걸으며

"우리가 요즘 바빠서 신고식도 못 해주고 미안하다."

"신고식이요?"


"응, 신입이 오면 코코팜 마트 알지? 거기 가서 재료 산 다음에 신입이 요리하는 거야.
기존에 있던 선수들은 무조건 먹어야 하고.. 음.. 괴식이 나오더라도 먹어야 하지...
근데 첫날부터 이모님이랑 식사 준비했던 거 보면 괴식 나올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 하하하"

후에도 뭐라 뭐라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요리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들리지 않았다.

"혜나야?"

"아.. 네!"

"우리 그냥 오늘 할까?"

"네?"


"어차피 우리 숙소 가서 야식 먹을 거고"

"음.. 그럴까요?"

"그래, 재료는 나랑 사서 들어가고"

"혹시 매운 거 못 드시는 분이 계실까요?"

"음.. 상학이가 못 먹을.. 껄..?"

"음.. 그러면 다른거루.."


우리는 얘기를 나누며 마트로 걸어갔고 금세 도착했다.

"조금 많이 살 건데 괜찮죠?"


"응, 너는  근육이 안 보이는 거야?"


과장되게 팔에 힘을 주고 있었는데 어딜 봐도 살밖에 안 보였기에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그러면 일단.. 파프리카랑 피망 담고 양파가.. 아 저기 있다.
혹시 숙소에 소고기가 있을까요?"


"어.. 아마  생일에 미역국 끓여 먹고 조금 남아있을걸..?"

"조금이면 안 되는데.. 사 가야겠어요. 또.. 모짜렐라 치즈가..."

나는 나도 모르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재료를 담자 폭스 선수는 나를 신기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쟤는 요리하는 게 저렇게 즐거울까.."


"뭐해요! 빨리 와요!"

"어.. 어! 가!"


나는 그 후로도 밀가루, 버터, 케첩과 칠리소스를 추가로 담고 나서야 계산대로 갔다.


마트에서 나오는 폭스 선수의 양손에는 봉투가 들려있었고 나의 한 손에도 봉투가 들려있었다.

"근데 이거로 뭐 하려고?"


"미리 말해주면 재미없는데.. 말해줄까요?"


"음.. 이상한 거 나오는 거 아니겠지..."


"헤헤. 이상한 거 아니에요~"


바깥에서 부는 선선한 바람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빙그르르 돌며 길을 걷는데...


"혜나야 그쪽 아니야!!"

앗.. 길을 잘못 와버렸다!


어떻게든 숙소에 도착한 나와 폭스.


내가 주방에 사  것들을 내려놓는 사이 폭스는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오늘 야식 드실 분!"


"재영이 너 야식 끊는다고 하지 않았어?"

"오늘은 혜나의 신입 신고식이라 먹어야지. 못 드시겠다 하시는 분은 미리 혜나한테 말씀해주시고."

"신입 신고식을 지금?"


"응 어차피 우리 바쁘잖아. 지금 해버리고 치우는  낫지."

"그것도 그렇네"


···


나는 기억 속의 레시피를 꺼내고 있었다.


우선.. 또띠아를 만들어야 했는데...

나는 풀어뒀던 머리를 묶고 앞치마를 하고 손을 씻었다.


또띠아를 만들려면 채를 찾아야 했기에

"재영 오빠? 여기 주방 기구들 어디 있어요?"


"채는 여기 서랍 안에 도마, 칼은 여기 있고, 프라이팬은 저기 서랍 보이지? 저기 안에 있어."

폭스에게 주방 기구들의 위치를 알아낸 나는 채를 꺼내 밀가루를 쳤다.

채 쳐진 밀가루에 계란을 4개를 넣었고 팬을 달궈 버터를 녹여 넣었고

물을 넣어 반죽했고 반죽한 것을 랩에 싸서 한쪽에 두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꺼내 타이머를 20분에 맞춰두고 다음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팬을 예열시켜두었기에 소고기를 잔뜩 넣고 케첩과 칠리소스를 넣어 볶아주었고


볶아지는 사이 양파, 피망, 파프리카 또한 썰어주었다.


볶다 보니 어느새 타이머가 울렸고 팬의 불을   새 팬을 꺼냈고 예열을 함과 동시에 반죽을 나눠 밀대로 밀었고
냄비뚜껑으로 동그랗게 찍어냈다.


동그랗게 찍어내진 또띠아들을 예열된  팬에 올렸고 공기가 차오르자 뒤집어 주어
역시 살짝 익혔고 그것을 몇  반복하자 필요한 만큼의 또띠아가 완성되었다.

양념과 함께  볶아진 소고기를 그릇에 옮겼고 사용했던 팬은  닦아

또띠아  장을 올렸고 케첩과 칠리소스를 펴 바른 뒤, 볶아둔 소고기와 양파, 피망, 파프리카, 치즈를 올렸고
그것을 반으로 접어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구워 주었다.

그렇게 완성된 퀘사디아를 준비된 접시에 올려놨고

"재영 오빠! 완성됐는데 가져가서 드세요!"


"이야~ 맛있는 냄새 이거 뭐야?"

"퀘사디아에요. 또띠아도 직접 만드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그래 잘 먹을게"

식탁으로 가져가 내가 만든 퀘사디아를 96년생 트리오가 한 개씩 먹었고

"음.. 이 달콤, 짭조름하면서도 칠리소스의 매운맛이 느껴지다가도 그것을 잡아주는 치즈의 부드러움!"

"달면서 짭조름하니까 계속 들어가는데?"


"음.. 맛있네"

"다음 그릇 가져가세요!"

그날 난 인기리에 팔린 퀘사디아 때문에 반죽을 3번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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