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화 〉휴가 (20/100)



〈 20화 〉휴가

"으음... 이모님 5분만 더요..."

"혜나야 차 탈 시간 늦어! 일어나!"

... 번쩍!


"이모님! 지금 몇 시예요?!"

"걱정 마 차 탈 시간 안 늦었어."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세수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다.

음... 그러니까 어제...


"혜나야 우리  할 수 있을까?"

"연습 많이 했잖아요. 자신감을 가져요."


"하지만 이건 롤드컵..."


자신 없어 보이는 폭스의 모습에 나는 공약을 걸었다.


"에잇! 오빠들! 롤드컵 우승하고 오면 내가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줄게요!"

"아싸! 해냈다!"

속.. 속았다..!

"상학아, 준석아 내가 해냈어!!"


소리를 치며 빵과 테이커에게 다가가는 폭스..


"후.."

한숨을 내쉬고 있자 파이어뱃이 다가와 머리를 헝클어 틀인다.

"그러게 쟤한테 속으면  된다니까? 닉네임처럼 여우야 여우."


"그러게요.. 하지만 너무 자신 없어 보여서..."

"쟤는 좋은 의미로 생각이 없고 장난기 넘치는 성격인데.. 일단 속은 거  어떻게 하겠냐? 나도 기대할게"


파이어뱃 마저 뒤통수를 치고 떠나가 버렸다.

어제 일의 회상을 끝낸 나는 정신을 차리고 세수를 했다.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가자 탐과 피카츄 마저 떠났는지 이모님만이 홀로 남아 식탁을 닦고 계셨다.

"혜나 나왔니? 빨리 나가자꾸나 너 데려다주고 나도 집에 가게"

"안 데려다주셔도 돼요. 택시 타고 가면 돼요."

"에헤이! 너는 혼자 보내기 불안해서 그래. 이모 말 들어."


"정말 안 데려다 주셔도 되는데..."

결국 이모님과 택시를 같이 탄 나는 서울역으로 갔고 KTX를 타러 갔는데


KTX 타는 곳으로 들어가는 나를 보고 있던 이모님은 내가 뒤돌아보자 손을 흔들어주셨고

나도 손을 흔들어준 뒤 KTX를 탔고 타자마자 나는 창가 자리임을 확인하고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다.


···


정신없이 자던 사이 도착한  나는 역의 생김새를 보고는 울산역인 줄 알고 잘못 내려버렸는데

그 사실을 안 것은 택시를 탔을 때였다. 어쩐지 기사님이 이상한 곳으로 가시더라고..

"기사님.. 다시 KTX역으로 돌아가 주세요.."


"예~"


나는 다시 KTX역으로 돌아와 울산역으로 가는 표를 구매하고는 잠시 기다려 울산으로 돌아왔다.


역을 나와 택시를 잡은 나는 수업 중일게 뻔한 다빈이, 진아와의 단톡방에


<나왔지롱. 수업이나 열심히 받으라구~>

이라고 남긴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이고 우리 공주~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했을꼬?"

"아! 할머니! 나 울산이야."

"와? 니 보고 이제 나오지 말라카드나?"

"아니, 해외대회 기간이라 안 가는 사람들은 휴가받았어."


"아이고.. 그러면 지금 집에 오고 있겠네. 오랜만에 니 좋아하는 육개장 끓여놓을 테니 빨리 온나!"

"응, 할머니 끊어~"

그 후로 한참을 달려 집에 도착했고 집에 들어가자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나 왔어!"


"왔나? 아이고.. 삐쩍 말라갖고 뼈밖에 없네... 거서는 밥도 안맥이나?"

"에이~ 요새 안 먹이면 잡혀가요~ 할머니."


"근데 와 이래 말라뿟노... 안 되겠다. 밥무라!"


"응."

나는 오랜만에 따듯한 할머니의 손맛을 느끼며 행복한 식사를 마쳤다.

···

한편 진아와 다빈이는 단톡을 보고는


<헐.. 우리한테 말도 없이...>


<우씨.. 혜나.. 너.. 서운하다! 이따가 혼내줄 거야!>


<그래그래. 특별히 휴가의 하루를 너희에게 할양할 테니 일단 수업부터 받아~>

<<이따 보자...>>


둘의 이를 가는 소리가 톡 내용에서도 느껴졌다.

나는 수업이 시작됐는지 갑자기 조용해진 톡방을 지켜보다가 오랜만에 트게더에 들어가 보았다.


트게더에서는 '납치당했다!' 라느니 '아니야. SK랑 컨택했을거야!' 라던지 '사실 헤나는 사고를 당한  아닐까?' 하는 카더라가 난무하고 있었다.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나는 공지를 썼다.

〈오늘 오후 8시 50분. 그동안 왜 방송 안 켰는지에 대한 공지 겸 복귀 방송〉


공지를 올리고  컴퓨터를 켜고 게임을 찾아봤는데

휴가  마저 롤을 하기는 싫었던 난 결국 GAT 5를 켰고 나는 지하철을 점거해 경찰들과 총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아 재미없네..."

긴 휴가를 받아도 나는 할 게 없었다.

나는 결국 제2의 취미인 잠을 청하기로 했다.

너무 심심해서인지 아니면 평소보다 일찍 깨서인데 다행히 잠은 잘  있었고

학교는 마쳤지 나와의 연락은 안 되지 걱정된 친구들이 집에 찾아와 나를 깨울 때까지 푹 잤다.

우리는 집을 나서 카페를 가는 길이었다.

"혜나야 넌 정말 취미가 잠이니..?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잘 수가 있어?!"

"응 나 취미가 잠인데? 물론 2번째 취미지만.."

"..."


"사람은 하루에 12시간은 자야 한다고 보는 사람 중에  명이야."

"히익.. 12시간을 잠에 소비하면.. 공부는?! 연애는?!"

"난 둘 다  하잖아."


썩은 미소를 지어주며 말했더니 진아는 내 양 볼을 잡아당기며


"으이구~! 이 잠만보를 누가 데려가냐!"

"내가!"


옆에서 다빈이가 팔짱을 꼈다.


"푸하핳"


내가 갑자기 웃었더니 의아했나 보다.

"혜나 너.. 설마 아픈 게 좋은 거야?"


"설마.. 평면 LED 읍읍.."

"아니..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이게 일상이었는데.. 지금은 휴식이 돼버린게 웃겨서"

"음.. 정말 그러네... 우린 아직 혜나 너 없이 둘이 다니는 게 어색하지만.."


"이제는 정말 멀리 온 느낌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거 상상도 못 했는데.."


분위기가 가라앉아버렸다.


"어우.. 괜한 얘기를 꺼냈나? 분위기 왜 이래!"


"맞아! 혜나  괜한 얘기를 꺼냈잖아!"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하려 애썼지만

한창 감수성 풍부한 나이의 소녀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고


결국 다빈이가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에헤이! 스톱! 카페에 울면서 들어갈 수는 없잖아! 뚝!"

"히잉... 킁.. 아랐어.."


눈물은 멈췄지만, 코가 막힌 다빈이었다.

그렇게 걷다 보니 카페에 도착했고 카페에 앉아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요즘 학교는 어때?"


"음... 똑같지? 학교가 뭐.. 별일 있겠어?"


"그러니까.. 홍기모찌는 맨날  자식들! 공부 안 해?! 하고 싸장은 맨날 싸이코짓하지.. 뭐 아 그러고 보니 진아야 요즘 우리 담탱이 조금 어두워진 거 같지 않아?"

"그러게? 이상하게 요즘 따라 화도 잘 내시고 뭔가 불안해 보이시기도 하고... 음.. 여친한테 차이셨나?"

"아무튼! 학교에는 별일 없어! 혜나 너는 어땠어?"

"나도 뭐.. 게임하고 자고 보드게임하고 밥 먹고 요리하고? 똑같지 뭐.."

"응? 그럼 혜나  숙소에서 요리를 한 거야? 아니 그거보다도 요리 할 줄도 알았어..?"

"응, 그렇지? 혼자  먹는 거보다 맛있더라고"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너무해!!! 우리한테는 안 해주고!!!"


"아니.. 그거는..."


"혜나의 요리 우리도 먹고 싶은데..."

"해죠해죠!! 요리 해죠!!!"


조금만 더 있다가는 다빈이랑 진아가 카페 바닥에 누워 단비꺼를 시전할것만 같은 분위기라


"후.. 알았어 이번 주말에 해줄 테니까! 그만!!"


""아싸~~""

둘은 손뼉을 마주쳤고 그런 둘을 보며 난 간단한 요리라도 해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대신 재료는 집에 있는 거로  거야.. 다른 거 먹고 싶으면 너희가 사와!"

"응! 당연하지~"


그렇게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가 코인노래방에 가서 압살을 해준 뒤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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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고된 회사 일에 지쳐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으며 볼만한 방송을 찾는 김트수씨

"후.. 헤나가 방송을 안 하니까 볼 방송이 없네.."

그때 그의 핸드폰에 알림이 울렸고

「헤나의 게임방송이 지금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당장 자리에 앉아 시청해주세요!」

김트수는 홀린 듯 자리에 앉아 생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했다.


〔짜잔 내가 돌아왔다.〕
Just Chatting

김트수 : ???

MMA45 : ㅎㅎ~(대충 오랜만이라는 뜻)


KK052 : 헤하! 왤케 방송 안 키심?

"트하트하! 오늘은 아주 중요한 공지를 하는 날이기 때문에 광고... 아니 노래 하나만 더 듣고 갈게요."

오랜만에 방송을 켜서일까? 내 방송은 금방 시청자가 원하는 수치에 도달했다.


"자. 다시 한번 트하트하! 사실 오늘 공지할 내용은 제 거취에 관한 건데요.
트게더를 살펴봤더니 납치당했다더라. 어느팀에 입단했다더라. 사고가 있었다더라 등등 수많은 억측이 난무했기 때문에 그걸 정리할 거예요."

"자 일단 사고설부터 정리하자면.. 음.. 사고가 있긴 했죠? 아주 지독한 사고여서 한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구요."

치킨이닭 : 헐.. 아프지 마세요.. ㅠㅠ


YY0453 : ㅠㅠ 무슨 사고길래..

"음 그다음으로 납치설인데 저는 납치당할뻔했지만, 납치를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LK0456 : 아.. 그거구나...


"다음은 입단설인데.. 사실이에요. 저는 SK에 입단했어요."

ren248 : ???????!!!!!!


AKA3721 : !!!!!!

노라캐욧 : 대박 이제 막 티비도 나오심?

AA0567 : ↑ 입단했으면 이미 나왔지 안 나오는 거 보면 구라핑일 듯

3분간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자자 진정하시구 아직 연습생이라 그래요. 물론 티비에 언제 출연한다 던 지 그런 것도 알려드릴 수 없구요."


KK052 : ㅠㅠ 그럼 이제 혜나님 못보는거임?

"지금은 롤드컵 기간이라 코치님께 못 여쭤봤지만.. 돌아오시면 여쭤볼게요.
저도 비록 여러분들이 저를 괴롭히긴 하지만 심심했거든요."

님이 1,000원 후원!
혹시 QnA도 받나요오?


"네, 질문해주시면 제가 검토한 후에 알려드릴  있는 건 알려드릴게요."

LK0456 : 테이커님 실물 잘생겼나요?


"어.. 네 잘생기셨습니다."


KK052 : 어쩌다 합류하게 되셨나요?

"할머니가 허락해주셔서 코치님이 직접 내려와 계약하게 됐어요."

노라캐욧 : 팀원 중 제일 잘해주는 사람은?


"폭스 오빠가 제일 잘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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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잘생긴 사람 순위는?

"노코멘트 하면 안 될까요? 힘든데.."


ren248 : 이미 입금되었습니다. ^^7

YY0453 : 우리들은  권리가 있다!


치킨이닭 : 우리들의 알 권리를 침해하지마랏!

"... 아니~! 이건 너무 한 거 아니냐고오!!! 트수들의 알 권리만 소중해?! 내 권리도 소중해!!"

님이 10,000원 후원!
그러면 탑 5

"... 5등은 코치님 가산점으로 코치님 드릴게요.
4등은 저랑 가장 친한 재영 오빠 드릴게요.
3등은 ... 아 이거 진짜 해야 해요?"

Need a light : 재밌네. 계속해봐


".. 3등은 저와 가장 먼저 친추를 해주신 병기 오빠 드릴게요."

Need a light : 2등은?

"2등은.. 주장님 가산점으로 파이어뱃 오빠 드릴게요."

Need a light : 그래? 한국 가서 보자.

"??? 누구세요?"


Need a light : 2등


"헐, 잠시만요 파이어뱃 오빠!!!!!!"


이미 나간 건지 대답이 없었다.


ren248 : ㅋㅋㅋ 멘탈이 부숴진건 알겠지만 1등을 발표해라!

AA0567 : ㅋㅋㅋㅋㅋ '누구세요?' '2등' ㅋㅋㅋㅋㅋ


KK052 : ㅋㅋㅋㅋ  넘모 웃기고

"1등은 미래의 구단주 가산점으로 상학 오빠 드릴게요."

트위치 채팅창은 미아핑의 행진이 되었다.

너희 트수들도 당해봐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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